경찰, 국과수,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관계자들이 27일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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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직원들이 28일 세종병원 1층에서 3차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이날 환자 1명이 숨져 전체 사망자는 38명으로 늘었다. [송봉근 기자]](https://t1.daumcdn.net/news/201801/29/joongang/20180129014724605cqqd.jpg)
147㎡ 불법건축 화재 연관성 조사
7명 발인 .. 4명은 아직 빈소 없어
밀양 다음날 대구 신라병원 화재
발 빠른 신고로 사상자 없어
28일 밀양시에 따르면 하루 전 창원삼성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문모(46·여)씨가 이날 오후 10시20분쯤 숨졌다. 세종병원 2층에 입원했던 문씨는 화재 당시 연기 흡입으로 다쳐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문씨 사망으로 밀양 세종병원
참사 사망자는 38명으로 늘어났다.
또 화재로 대피한 직후 귀가했지만 상태가 나빠져 뒤늦게 병원으로 간 세종요양병원 환자 1명이 경상자로 추가돼
부상자가 151명으로 늘었다.
총 사상자는 189명이다.
경찰 수사도 본격화되고 있다.
전날인 27일 사고 원인을 ‘전기 합선’으로 잠정 결론 낸 경찰은 이날 3차 감식을 했다.
경찰은 3차 감식 결과 불법 증축된 응급실 탕비실 천장에서 시작된 불이 계단과 엘리베이터 등 4곳을 통해 건물 전체로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동으로 작동되는 비상용 발전기는 작동 흔적이 없었고 1, 3층에는 사용된 소화기 9개가 나왔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불법 증축이 대피에 어려움을 주거나 화재를 키우는 요인이었는지 집중 수사하고 있다.
밀양시에 따르면 세종병원은 2006년 1, 4, 5층에 147㎡ 규모의 불법 건축물을 지었다.
밀양시가 이행강제금 3000만원가량을 부과했지만 화재 때까지 한 곳도 철거되지 않았다.
병원 관계자가 평소 화재 안전관리와 사고 직후 신고를 제대로 했는지도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현장에 출동했던 119소방구조대 등이 구조작업을 할 때 ‘3층에서 환자 20여 명 중 18명 정도의 한쪽 손이
침대 끈에 묶여 있어 구조가 지연됐다’는 증언에 대해서도 관련법에 어긋나지 않는지 조사 중이다.
사망자에 대한 첫 장례도 치러졌다.
밀양농협장례식장에 빈소가 차려진 박모씨를 비롯해 밀양·김해에 안치됐던 희생자 7명의 발인이 이어졌다.
대부분 유가족들은 30일까지 순차적으로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하지만 28일 현재 부검 등의 사유로 아직 빈소를
정하지 못한 사망자도 4명이 있다.
밀양문화체육회관에 차린 합동분향소에는 28일 오후까지 4400여 명이 조문했다.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 유가족 30명
가량도 이날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제천 화재 유가족 대표 류건덕씨는 “제천 화재 참사와 밀양 화재 참사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게 당국에서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 달라”고 요구했다.
행정안전부는 세종병원 화재 수습을 할 수 있도록 밀양시에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10억원을 긴급 지원했다.
인구 11만 명에 불과한 밀양시는 도시 전체가 상가가 된 듯 우울한 분위기였다. 부산에 사는 박종우(70)씨는 “태풍
사라 이후 이 같은 참변은 처음이다.
고향에 지인 잔치가 있어 왔는데 밀양 전체 분위기가 침울하다”고 말했다.
밀양에 사는 김영후(57)씨는 “밀양이 좁은 동네인데 한 집 건너면 피해자 친척이나 친구다”며 “매일 누가 죽거나 다쳤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밀양 시민 모두가 화재 트라우마를 겪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대구 달서구의 신라병원에서 불이 났다.
신라병원은 세종병원과 비슷한 규모의 중소병원이다. 하지만 세종병원과 달리 사상자나 중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의료진의 발 빠른 신고와 소방 당국의 체계적인 구출 덕분이었다.
밀양=위성욱·조한대·백경서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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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병원 화재 참사 사흘째인 28일 오전 경남 밀양 세종병원 인근에 마련된
밀양농협 가곡점 기자실에서 이병희 밀양 부시장(오른쪽)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밀양 세종병원, 불법증축 추가 발견.."비상발전기 작동 안해"
1층 응급실 왼쪽 휴게공간·4층베란다 불법 증·개축,
"연기 확산에 영향줬나 수사"
경찰이 경남 밀양 세종병원의 불법증축 시설을 추가로 발견했다.
경찰은 불법증축이 화재와 연기 확산에 영향을 줬는지 수사할 계획이다.
29일 오전 경남지방경찰청은 전날 실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소방청, 가스안전공사 등이 참여한 관계기관 합동
3차 감식결과를 발표했다.
김한수 경남지방경찰청 형사과장(총경)은 "세종병원 1층 응급실 왼쪽 휴게공간, 4층 베란다에서 불법 증·개축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세종병원은 2006년 바로 옆 요양병원을 연결하는 1층 통로와 4층, 5층 등에 무단으로 시설물을 불법 증축해 2012년 무단건축물로 등록돼 있었다.
밀양시는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세종병원은 강제이행금 3000만원만 납부하고 시설물을 그대로 유지했다.
또 이번 화재는 환복·탕비실 천장의 전기배선 문제(전기적 특이점)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연기가 이동한 경로는
△요양병원과 연결통로, △엘리베이터, △중앙계단, △배관 공동구(전기설비 등의 연결로) 등 모두 4개로 확인됐다.
감식결과 비상용 발전기는 수동형 발전기인데 화재 당시 병원 측에서 작동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인공호흡기를 끼고 있던 환자 중 사망자가 나온 것에 대해 화재가 아닌 정전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병원에 설치된 소화기는 총 25개로 1층에서 5개, 3층에서 2개가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사인이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 4명은 부검을 실시했지만 1차 소견에서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 과장은 "1차 부검 결과 사망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며 "정확한 사망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조직검사와 병원 의료기록지 등을 종합해 최종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병원 2층과 3층 임원실에서 병실별 유류품 1244점을 수거하고 유가족과 부상자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밀양(경남)=최동수 기자 firefly@mt.co.kr,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부산·경남=뉴스1) 이경구 기자,박기범 기자,강대한 기자,박채오 기자 =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건 수사본부(본부장 진정무 경무관)는 29일 오전 밀양 경찰서 4층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3차 합동감식 결과를 밝혔다.
경찰은 최초 발화 지점을 ‘환복·탕비실’ 천장으로 재차 지목하며, ‘전기적 특이점’으로 인한 화재로 다량의 연기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연기의 이동 경로에 대해서는 Δ요양병원 연결 통로 Δ엘리베이터 통로 Δ중앙계단 Δ배관 공동구(배관, 전선 등
설비통로)를 지목했다.
이 가운데 요양병원 연결통로는 불법 증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상용 발전기와 관련해서는 사람이 작동해야 하는 수동형 발전기로, 세종병원 화재발생 당시 작동된 흔적이 없던 것
으로 드러났다.
또 세종병원 내 비치돼 있던 소화기는 총 25개이며, 화재로 인해 사용된 소화기는 1층 5개·3층 2개로 확인됐다.
수사본부는 세종병원과 요양병원의 불법 증개축이 화재 및 연기 확산에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세종병원 1층(응급실 좌측 휴게공간)과 4층(베란다 개축)에 불법 건축물이 증·개축된 것으로 파악했다.
사망자 중 사인이 확인되지 않은 변사자 4명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 결과, 1차 소견으로 이번 화재로 인한 질식사는
아닌 것으로 추정했다. 정확한 사망원인은 조직검사 및 병원 의료 기록지 등을 종합해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은 병원 2층과 3층 입원실에서 병상별 유류품 1244점을 수거하고 환자 및 유가족에게 순차적으로 인계할 예정이다. 4~5층에 대해서도 계속 수거할 방침이다.
rok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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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국과수,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관계자들이 27일 오후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밀양 사망자 39명·3명 위독..비상발전기 안켜 사망 가능성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망자가 39명으로 늘어났다.
부상자 가운데 3명은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또 화재 당시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환자가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로 정전이 발생했지만 병원 측이 비상발전기를 가동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인공호흡기가 멈춰 사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밀양시와 밀양보건소는 29일 오전 10시 경남 밀양 세종병원 옆 농협 2층 회의실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세종병원 화재
종합상황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 10시기준 사상자는 총 190명이다. 사망자 39명, 부상자 151명이다.
부상자 가운데 8명은 중상자고 3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늘어난 사망자 1명은 새한솔병원에서 치료받던 김모씨(여·86)로 불이 난 세종일반병원 옆 세종요양병원에 있던 환자다. 김씨는 경증환자로 분류됐지만 천식이 악화되면서 28일 밤 11시50분 사망했다.
중상자 3명 중 한 명은 90세 고령자로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다. 한명은 폐렴으로 의식이 없고 또 다른 한 명은 뇌경색을 앓고 있는 환자로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다.
추가 부상자 1명은 세종병원 간호조무사 강모씨로 고통을 호소해 28일 밀양 나노병원에 입원했다
이번 화재 때 산소마스크를 착용한 환자 2명으로 이 가운데 한 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공호흡기를 끼고 사망한 1명은 정전 때문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
전날 경찰의 3차 합동감식결과 세종병원의 비상용발전기는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병희 밀양시 부시장 "부검 자료를 받지 못했는데 전기 셧다운(정전)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부검과 경찰 조사로 정확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망자 39명 중 33명은 빈소가 마련됐다. 이날 나머지 4명의 빈소가 설치되고 1명은 장례 없이 화장으로 대신한다.
전날 사망한 김씨의 빈소는 31일 이전에 마련될 전망이다.
사상 최악의 병원 화재인 만큼 자원봉사자의 손길도 이어졌다.
전날까지 26개 단체에서 714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했다. 특히 휴일인 전날에만 372명의 자원봉사자가 화재현장과
합동분향소 주변에서 봉사 활동을 펼쳤다.
밀양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유족 대표단에게 사무실을 제공하고 일대일 맞춤형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합동분향소는 유족과 합의할 때까지 24시간 운영하기로 했다.
합동분향소에는 전날 자정까지 5670여명이 방문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밀양(경남)=최동수 기자 firefly@mt.co.kr

제천화재처럼 스티로폼·불법 증축..밀양 참사 '비극의 도돌이표'
피해 왜 커졌나
불붙은 지 2분 만에 병원이 가스실로
구조대 3분 만에 도착 불구 손도 못 대
'탕비실 발화' 확인.. 전기 합선에 무게
일반병원·부속동 등 12곳 모두 불법
건물 내부 복잡하고 누전 가능성 키워
지난해 12월 21일 29명의 사망자를 낸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 화재와 지난 26일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는 여러 가지 면에서 판박이처럼 닮았다.
불에 타기 쉬운 내장재가 연기와 유독가스를 내뿜으며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했고 건물의 허술한 소방안전관리와
무단증축이 드러난 '인재'의 성격이 짙다.
제천 스포츠센터는 8, 9층 테라스를 무단 증축하면서 건물 내부가 복잡해져 연기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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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감식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소방 당국 관계자들이 28일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 참사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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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탕비실 천장 전선서 불
애초 건축대장에도 없는 시설
세종병원, 1·4·5층 5곳 불법증축
복구명령 외면, 이행강제금만 내
스프링클러·옥내소화전 없어
밀양 화재 참사는 21명이 숨진 2014년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사고(스프링클러 미설치 등), 5명이 숨지고 139명이
다친 2015년 경기 의정부 도시형생활주택 화재사고(드라이비트 외장재 사용 등), 29명이 사망한 지난달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고(셀프 소방점검 등) 같은 대형 화재사고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의 종합판이다.
대형 화재사고를 잇달아 겪고도 세종병원 화재사고를 막지 못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도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 대책본부는 사고 당일인 지난 26일 몇차례 수정을 거쳐 세종병원 입원환자 수를 83명으로
최종집계했다.
하지만 다음날일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사고 현장을 방문했을 때는 입원환자 수를 99명으로 보고했다.
하룻밤 새 환자가 16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대책본부 부본장인 김한수 경남경찰청 형사과장은 “지난 26일 환자 숫자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구조 과정에 많은
혼선이 벌어졌다.
세종병원 꼭대기 층인 5층을 인접한 세종요양병원이 요양병원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를 몰라, 5층 환자 16명을 집계에서 몽땅 빠뜨렸다”고 말했다.
사고 당일 환자 83명보다 많은 사상자가 계속 나오자 소방·경찰 등 구조 당국은 크게 당황했다.
환자 규모를 몰랐던 당국은 당일 추가 수색을 3차례나 하는 등 초동대처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반병원에서 요양병원 병실로 바뀐 세종병원 5층은 곳곳이 무단증축된 것으로 드러났다.
세종병원은 다섯곳 147㎡를 무단증축해 2011년부터 해마다 밀양시로부터 원상복구 명령과 함께 이행강제금을 부과
받고 있다. 5층은 창고·식당 등을 만드느라 세곳 98.83㎡가 무단증축됐다.
세종병원과 세종요양병원을 연결하는 1층 통로도 23.2㎡ 무단증축됐는데, 현장감식반은 28일 병원 1층에서 발생한
연기가 건물 전체로 퍼진 경로 중 하나로 이곳을 지목했다.
하지만 세종병원은 이행강제금만 납부하며 단 1건도 원상복구하지 않았다.
천재경 밀양보건소장은 “경남도·보건복지부 등 상급기관과 협의했지만 5층 병실을 요양병원으로 바꾸는 것을 거부할 법적 근거가 없어, 2015년 4월20일 일반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변경을 허가했다”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현장감식 결과, 최초 불이 난 곳은 1층 응급실 안 환복·탕비실 천장 전선으로 밝혀졌다.
환복(탈의)·탕비실에서는 전기주전자 2대, 멸균기 2대, 냉장고 1대, 전기온수기 1대, 변압기 1대, 산소통 1개가 있었다. 그러나 환복·탕비실은 애초에 없던 간이시설로, 건축대장에 표시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재모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안전과장은 “천장 전선 문제가 환복·탕비실 설치 과정에 발생한 것은 아닌지, 환복
·탕비실을 운영하며 문제는 없었는지 등은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제천 화재 참사에서 지적된 ‘셀프’ 소방안전점검도 여전했다. 세종병원은 소방안전점검을 병원 직원에게 맡겼다.
밀양소방서 쪽은 지난 3년 동안 이 병원의 소방안전점검에서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류상일 동의대 교수(소방행정)는 “중소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 가운데 스프링클러, 비상발전기, 배연장치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소방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춘 곳은 거의 없을 것이다.
비용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밀양/최상원 김영동 기자 csw@hani.co.kr


◇스프링클러 미설치…법 위반만 아니면 되나, 안전은?
밀양 세종병원 곳곳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규정만 어기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은 막상 사고가 터졌을 때
걷잡을 수 없는 참사를 부를 수 있다.
대표적인 게 스프링클러 미설치 문제다. 밀양 세종병원에는 아예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근린생활시설은 연면적 5000㎡ 이상이거나 수용인원이 500명 이상일 때만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5층짜리에 연면적 1489㎡ 규모인 세종병원은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었다.
김유식 한국국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스프링클러는 열이나 연기를 감지하는 설비로 초기 대응에 중요한 장치"라며 "스프링클러가 작동했으면 피해 규모가 훨씬 적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종병원에 연기가 피어오른 장면이 CCTV(폐쇄회로화면)에 찍힌 것은 26일 오전 7시25분이다.
그로부터 신고가 접수되기까지는 7분이 걸렸다. 초기 대응 논란이 나오는 지점이다.
◇저렴한 외장재… 순식간에 유독가스 분출, 사망자 대부분 질식사
천장 마감재로 사용한 스티로폼은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단 불이 나면 다량의 유독가스를 발생시킨다.
세종병원 천장은 석고보드-전기배선-난연재-스티로폼(단열재)-콘크리트 구조로 돼 있는데 스티로폼이 타면서 연기가 빠르게 번졌다.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1층 응급실 내 탕비실 천장 구조는 불과 한 달 전 참사가 일어난 제천스포츠센터 주차장의
천장과 같은 구조였다.
고재모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안전과장은 "이번 세종병원 화재는 제천 화재와 비슷한 유형"이라고 진단했다.
스티로폼 등 가연성 단열재는 △2015년 의정부 화재(5명 사망, 125명 부상) △2008년 이천 창고 화재(40명 사망, 9명
부상) △1999년 화성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23명 사망) 등에서 피해를 키운 주원인으로 꼽혔다.
국토교통부는 의정부 화재 이후인 2015년 건축법 시행령 개정으로 6층 이상 건물에 불연성 외장재(단열재 포함)를
써야 한다는 규제를 만들었다. 이전에는 30층 이상 건물에만 적용됐다.
하지만 이미 지어진 건물은 강제할 방법이 없었다.
세종병원 역시 1992년 지상 5층 규모로 신축된 건물이라 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제천 스포츠센터도 개정된 시행령이 시행되기 5개월 전 건축허가를 신청하면서 관련 조항을 피해갔다.
◇서류상 '안전에 이상 無'… 불법 증축 시설도 돈만 내고 '버티기'
그러나 세종병원은 서류상으로 안전한 건물이었다. 불과 반년 전인 지난해 6월 관할 밀양소방서에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내용의 자체 점검보고서를 제출했다.
실제로는 곳곳에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었다.
발화지점으로 지목된 병원 1층 응급실 내 탕비실은 애초 도면에 없는 장소였다.
경찰과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은 탕비실의 불법 개조 여부를 확인 중이다.
또 병원이 화재 당시 환자들 대피에 활용한 구조대(피난 미끄럼대)는 5개 모두 제조된 지 10년을 훌쩍 넘긴 것들이었다.
구조대는 소화기처럼 내용연수(안전상 그 목적을 달성하도록 견딜 수 있는 연수)가 없어 병원이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구조대가 10년이 넘을 경우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교체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세종병원은 불법 증축도 했다. 2006년 바로 옆 요양병원을 연결하는 1층 통로와 4층, 5층 등에 무단으로 시설물을 불법 증축해 2012년 무단건축물로 등록돼 있었다.
밀양시는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세종병원은 강제이행금 3000만원만 납부하고 시설물을 그대로 유지했다.
결국 이 같은 부주의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대참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하성 경일대학교 소방방제학과 교수는 "자체안전점검을 실시한 소방안전관리자가 교육훈련을 안 했을 수 있다"며
"법은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법만 지키면 된다'는 생각보다 관리 주체가 스스로 안전의식을 가지고 제대로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밀양(경남)=최동수 기자 firefly@mt.co.kr,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밀양의 눈물..같은 날 '두 어머니' 잃은 60대 딸의 사모곡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이기민 수습기자] 찌푸린 겨울 하늘, 손끝에 전해오는 냉기가 이날처럼 가슴을 파고 든 적은 없었다.
이번 화재로 하루 아침에 '두 어머니'를 잃은 신수금(68ㆍ여)씨. 사흘을 울부짖었지만 흐르는 눈물을 멈추기 어려웠다.
'친정엄마' 류분남(91)씨와 '시어머니' 민흥화(91)씨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는 29일 오전 경남 밀양시 농협장례식장과
행복한병원장례식장을 차례로 나섰다. 신씨의 '두 엄마'는 유족들의 울음을 뒤로 한 채 황망하게 화장장으로 떠났다.
이승에서 함께 한 세월은 길었지만 작별은 짧고도 허망했다.
정정했던 류씨는 최근 방광염(신우신염) 증세가 심해져 세종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8년 전부터 치매를 앓던 신씨의 시어머니 민씨는 인근 요양원에서 지내다 폐렴 증세 탓에 같은 병원에 입원했다.
고령에다 질병으로 몸이 쇠약했던 두 사람에게 화재로 발생한 유독 가스는 치명적이었다.
20여 년 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신씨는 홀로 된 후 친정엄마와 시어머니에게 의지하며 살았다.
신씨에게 시어머니 역시 그냥 '엄마'였다.
발인 전까지 담담했던 유족들은 관이 운구차에 실리고서야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스무명가량 되는 손자ㆍ손녀들은 연신 눈물을 훔쳤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신씨는 "두 분 다 연세가 많으셨다"면서도 "아프시기 전에는 정정하셨는데 이렇게 보내니 황망하고 안타깝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28일 자정을 앞두고 화재 발생 당시 세종병원 바로 뒤 세종요양병원 3층에 입원해 있던 김모(86ㆍ여)씨가 숨지며, 이번 화재 참사 사망자는 39명으로 늘었다.
천식과 부정맥 등을 앓던 김씨는 화재 당시 구조돼 다른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호흡 곤란 등 증세가
악화돼 숨을 거뒀다.
화재 참사 나흘째인 29일 오전에는 희생자 15명에 대한 발인이 엄수됐다. 장례식장 부족으로 빈소를 마련하지 못했던 사망자 네 명은 이날에야 빈소를 마련해 장례 절차를 시작했다.
연달아 합동 감식을 벌인 경찰은 전방위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경찰은 전날 벌인 감식을 통해 병원 내 비상발전기가 사실상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이 부분이 사상자 증가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또 일부 입원 환자 결박의 불법 여부, 건물 불법 증축, 소방 점검 부실 여부 등도 다각도로 들여다보고 있다.
밀양(경남)=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이기민 수습기자 victor.lee@asiae.co.kr

밀양 세종병원 (사진= 스마트뉴스팀)
경남 밀양 세종병원
10명 구한 사다리차 주인 "장모님은 못 살려" 눈물
손반석 씨(26)는 ‘할머니바라기’였다. 중학교 때까지 할머니 팔다리를 주물러드린 후에야 잠을 잤다.
기숙형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도 매달 한 번씩 할머니를 만나러 왔다.
‘할머니표’ 시골된장찌개와 김치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지난해 배탈 난 할머니 배를 “손자 손은 약손”하며 쓸어드린 게 마지막 추억이 됐다.
“마지막 가는 길이 편하셨으면 좋았을 텐데….” 신모 씨(85·여)의 발인을 앞두고 손자는 고개를 떨구었다.
신씨를 비롯한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 희생자 첫 발인이 28일 열렸다.
오전 7시 반 세종병원장례식장에서 박모 씨(93·여) 유족들은 영정사진을 뒤따르며 눈물을 흘렸다.
울음을 참던 아들도 관이 화장장 불 속으로 들어가자 끝내 “엄마 가냐”며 오열했다. 이날 7명이 발인을 마쳤다.
각 병원 빈소에서는 자식들의 한탄이 이어졌다. “귀 어두운 어머님 보청기 맞춰드리고 이야기 많이 나눌걸….
” 칠순 맏며느리 박모 씨는 잘 듣지 못하는 시어머니 이모 씨(95)와 대화가 잘 안 됐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보청기 구입을 차일피일 미뤄왔다.
‘호랑이 할머니’로 불렸지만 가족이 모이면 직접 지은 밀로 수제비를 해주는, 속정 깊은 노인이었다.
입원하면서도 당신보다 지적장애가 있는 막내아들을 걱정했다.
안타까운 사연들도 속속 드러났다.
사지와 장기, 근육이 점차 마비되는 루게릭병으로 3층 중환자실에 입원한 박모 씨(59)는 기계호흡기가 벗겨진 상태로 구조됐다.
박 씨는 걸을 수는 있었지만 횡격막이 마비돼 스스로 숨 쉴 수가 없었다.
그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박 씨 아들은 “호흡기를 부착한 상태로 아버지를 구출해야 했는데…
”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박 씨 유족은 경찰의 무성의함에 두 번 울었다. 박 씨 시신은 사인이 불분명한 것으로 분류돼 부검을 해야 했다.
그러나 경찰은 부검 이유와 절차를 설명해주지 않았다. 박 씨 아들이 검안서를 보자고 요구했지만 “바빠 죽겠는데
왜 유난이냐. 궁금하면 직접 찾아오라”는 경찰의 답을 들었다. 정부 관계자들이 장례식장을 찾았을 때 이 사실을 말하고 나서야 검안서를 볼 수 있었다.
박 씨 아들은 “경찰이 어떻게 유가족한테 그럴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다리차 영업을 하는 50대 남성은 이 장비로 환자는 10명 넘게 살렸지만 정작 자신의 장모는 살리지 못했다.
정모 씨(57)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장모님이 입원한 3층은 접근이 어려워 5층 사람들부터 구조했다. 장모님을 구하지 못해 비통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는 지난해 12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찾았다. 유가족 대표 류건덕 씨(60)는
“이 땅에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들은 밀양 시내 장례식장 18곳에 빈 곳이 없어 발을 동동 굴렀다.
28일까지 희생자 38명 가운데 5명이 빈소를 차리지 못했다. 유족 박모 씨(64)는 전날 “밀양 시내 장례식장에 전부
전화했는데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날은 추운데 오도 가도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그의 아들이 인터넷을 뒤져 창녕군의 장례식장을 겨우 구했다.
박연택 씨(48)도 전날 오후 2시까지 어머니 빈소를 차리지 못했다.
박 씨는 “밀양시에서는 전화 한 통 없고 돌아버릴 지경이다.
공무원들은 대체 하는 일이 뭐냐”고 말했다.
전날 밀양문화체육회관에 차려진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이날까지 밀양시민 등 5500명이 찾아 조문했다.
밀양=최지선 aurinko@donga.com·안보겸·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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