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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평창올림픽] ‘22개월’ 윤성빈이 영웅을 끌어내리기까지 걸린 시간

 강릉 올림픽파크에 입장한 이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현수막.



강릉 올림픽파크에 입장한 이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현수막.


ⓒ 유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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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윤성빈 남자스켈레톤 우승 후.


사진(평창)=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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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스켈레톤 라트비아국가대표 마르틴스 두쿠르스가 대회 1차

 주행에 임하는 장면.


 사진=AFPBBNews=News1





대한민국 윤성빈이 16일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결승 4차 주행 후 금메달을 확정짓고 관중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있다.

 2018.2.1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평창올림픽] ‘22개월’ 윤성빈이 영웅을 끌어내리기까지 걸린 시간



[매경닷컴 MK스포츠(평창) 강대호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윤성빈 남자스켈레톤 금메달은 687일(1년10개월16일) 전에 밝힌 자신의 영웅이 노메달에 그쳤기에 더 인상 깊다.
윤성빈은 15~16일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스켈레톤 1~4차 주행 결과 합계

 3분20초55로 1위에 올랐다.

2위 이하와 윤성빈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스켈레톤 격차는 1.63초 이상에 달한다.

기록 스포츠로는 이례적인 차이를 보이며 압도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프로필에 따르면 윤성빈은 2016년 4월 1일 ‘당신의 영웅은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마르틴스 두쿠르스(라르비아)를 꼽았다. 2010·2014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두쿠르스는 이번 대회 4위에

 그쳤다.

윤성빈이 아니라면 마르틴스 두쿠르스는 동메달은 땄을 수도 있다. 영웅의 몰락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네덜란드 통계회사 ‘그라세노터 스포츠’는 13일 올림픽정보서비스(OIS)에 제공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스켈레톤 프리뷰에서 “두쿠르스가 메달을 획득하면 2010·2014올림픽 준우승에 이어 해당 종목 유일한 올림픽 3회 입상자가

된다”라고 설명했으나 결과는 이와 달랐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스켈레톤 4차 시기 윤성빈 50초02는 올림픽슬라이딩센터 트랙 신기록. 1차 주행(50초28)과

 2차 시기(50초07)에 이어 금메달 획득과정에서 3차례나 코스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올림픽슬라이딩센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직전 남자스켈레톤 트랙 최고기록은 2017년 3월 17일 마르틴스 두쿠르스가 작성한 50초64였다.

윤성빈은 2017-18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시리즈 남자스켈레톤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금5·은2로 8년 연속 세계일인자로 군림한 마르틴스 두쿠르스(금2·은3)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냈다.

마르틴스 두쿠르스는 남자스켈레톤 황제이자 비운의 이인자이기도 하다.

IBSF 세계선수권 5회 우승 및 유럽선수권 9연패라는 전무후무한 위업을 달성했으나 동계올림픽 금메달은 없다.

2016 IBSF 세계선수권 남자스켈레톤 부문 윤성빈의 은메달 당시 우승자가 바로 마르틴스 두쿠르스다.
황제는 자신의 경력을 완성할 올림픽 금메달을 손에 넣기는커녕 2년 만에 메이저대회에서 윤성빈에게 앙갚음을 당하며 폐위되고 말았다.



 dogma01@maekyung.com








윤성빈 \'간절했던 평창올림픽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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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윤성빈 남자스켈레톤 3차 주행 준비 모습.


사진(평창)=천정환 기자




대한민국 윤성빈이 16일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결승 3차 주행을 마친 후 중계 카메라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평창=뉴스1]



대한민국 윤성빈이 16일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

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결승 3차 주행을 마친 후 중계 카메라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평창=뉴스1]





[평창올림픽] 황제·황태자 3차 주행 후 더 멀어진 윤성빈



매경닷컴 MK스포츠(평창) 강대호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스켈레톤 종목에 출전한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

(라르비아)와 황태자 니키타 트레구보프(러시아)는 윤성빈만 아니었다면 금메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인자 다툼이 되고 있다.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는 15~16일 1~4차 주행으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스켈레톤 금메달의 주인을 가린다.

 첫날 중간 선두 윤성빈은 16일 3차 주행 50초18로 합계 2분30초53이 됐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스켈레톤 3차전 후 마르틴스 두쿠르스(라르비아)의 합산기록은 2분31초55, 니키타

트레구보프는 2분31초62다. 윤성빈과 격차는 각각 1초02초와 1초0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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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윤성빈이 남자스켈레톤 1차 주행에 임하고 있다.


사진(평창)=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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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빈(사진)과 김지수가 한국 스켈레톤 새 역사를 써냈다.


사진(평창)=천정환 기자






니키타 트레구보프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스켈레톤 첫날 1·2차 주행 후 윤성빈을 0.74초, 마르틴스 두쿠르스는
0.88초 차이로 쫓았다.
하지만 이 차이는 3차전이 끝나고 더 벌어지고 말았다.

이번 대회 직전 올림픽슬라이딩센터 남자스켈레톤 트랙 최고기록은 2017년 3월 17일 마르틴스 두쿠르스가 작성한
 50초64였다.

윤성빈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스켈레톤 1~3차 주행 기록은 대회가 열리기 전이었다면 모두 코스 신기록이었다. 수그러들지 모르는 윤성빈의 기세가 황제와 황태자의 위엄을 땅에 떨어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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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윤성빈 남자스켈레톤 4차 주행 출발 모습.


사진(평창)=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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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남자스켈레톤 라트비아국가대표 마르틴스 두쿠르스가 대회 1차 주행에 임하는 장면.


사진=AFPBBNews=News1 


          



2017-18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시리즈 남자스켈레톤 세계랭킹은 윤성빈이 1위, 마르틴스
두쿠르스는 4위, 니키타 트레구보프는 5위에 올라있다.
윤성빈은 이번 시즌 IBSF 월드컵시리즈 남자스켈레톤 금5·은2로 8년 연속 세계일인자로 군림한 마르틴스 두쿠르스
(금2·은3)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냈다.

마르틴스 두쿠르스는 남자스켈레톤 황제이자 비운의 이인자이기도 하다.
 IBSF 세계선수권 5회 우승 및 유럽선수권9연패라는 전무후무한 위업을 달성했으나 동계올림픽 금메달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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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스켈레톤 첫날 중간 2위 니키타 트레구보프는 이번 시즌 세계주니어선수권 4연패를 달성했다.


사진=AFPBBNews=News1 



          



니키타 트레구보프는 2017-18시즌까지 IBSF 세계주니어(23세 이하)선수권 남자스켈레톤 4연패를 달성했다.
 마르틴스 두쿠르스가 황제라면 니키타 트레구보프는 황태자라 할만하다.

2016 IBSF 세계선수권 남자스켈레톤 부문 윤성빈의 은메달 당시 우승자가 바로 마르틴스 두쿠르스다.
황제는 자신의 경력을 완성할 올림픽 금메달을 손에 넣기는커녕 윤성빈에게 폐위되기 직전까지 몰렸다.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NBC 진행자도 '울컥'... 뉴욕에서 즐기는 평창올림픽



먼저 말하지만 난 동계올림픽을 반대하던 사람이다. 

메달권은 언감생심이고 자연파괴만 명약관화한데 어느 누가 좋다고 할 수 있겠나.

(관련 기사 : 이 사진 한 장에 평창올림픽 '성공 열쇠' 담겼다)

그러나 경기는 시작됐고 우리가 만든 새 정부는 성공을 위해 애쓰고 있다.

덕분에 살얼음판 같던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되고 있다. 마음을 돌려먹었다.

 이왕이면 잘 치르고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18대 대통령 선거 후 당선자 박근혜가 TV를 장식하고 있던 2013년 1월 미국에 들어갔으니 꼭 5년 만에 다시 찾은 대한민국서 아흐레를 보냈다.

건강검진, 적성검사, 은행업무 등 짧은 일정 속에 꼭 해야 할 것을 죽 적어왔는데 그 중 굵은 글씨로 별 세 개를 표시한 것이 있다.

바로 평창 동계 올림픽 직관!






 강릉역 앞 오륜동상 앞에서 강릉을 찾은 외국인 한국인 관광객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릉역 앞 오륜동상 앞에서 강릉을 찾은 외국인 한국인 관광객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최현정




 개막식 아흔 한번째 국가로 코리아 팀이 입장하고 있다.



 개막식 아흔 한번째 국가로 코리아 팀이 입장하고 있다.


ⓒ 최현정




 개막식 행사중


ⓒ 최현정




낮에 강릉에서 만났던 한 기사님은 '한여름에도 밤엔 파카를 입어야 하는 곳'이라며 평창을 정의하셨다.

 한 번 더 목도리와 모자를 여미며 평창 스타디움이 보이는 주차장에 내려선다. 유명한 황태 덕장이었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바람이 매섭다.

오뎅과 컵밥으로 후다닥 요기한 후 입장권에 적힌 번호를 찾아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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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생각보다 춥지 않다.

촘촘히 둘러선 사람들의 기운인 듯도 했고 설렘 탓도 있는 듯하다.

좌석마다 놓여진 두툼한 평창 5종세트 가방 안엔 방석에 핫팩, 담요 등이 들어 있다.

 정 추우면 뒤집어 쓸 수 있는 튼튼한 비옷까지 방한복으론 충분해 보였다.

오후 8시 정각, 성덕대왕 신종이 울리며 시작된 개막식. 세련된 식전 공연 후 선수 입장이 시작됐다.

한국어보다 더 많이 들리던 주변 낯선 언어 사람들의 국적이 확실히 드러나는 순간이다.

 저 사람은 스위스, 러시아?


아 프랑스 사람이구나. 선수단을 위해 비워뒀던 자리가 거의 찰 무렵, 아흔 한 번째 나라의 깃발이 모습을 드러낸다.

장내가 파도처럼 술렁거린다.


"꼬레""코리아"
"코.리.아"

일행 없이 혼자 조용히 앉아있던 나도, 잠시도 쉬지 않고 수다를 떨던 뒷자리 외국인도,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총 출동한 앞자리 대가족도 아기를 안고 온 옆의 젊은 부부도….

다들 우와아 소리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난 내가 이렇게까지 환호성을 지를 줄 몰랐다. 그건 얌전하던 옆 사람들도 마찬가지.

 백의 민족을 상징하는 하얀 패딩의 남북 단일팀이 운동장을 한 바퀴 도는 짧지 않은 시간 내내 감동과 흥분과 뭔지

모를 울컥한 감정이 마음속에서 출렁댔다. 그리고 생각했다.

'아, 내가 지금 역사적인 순간에 있구나. 참 잘 왔다!'
대통령의 개막 선언과 화려한 후반 행사 내내 코리아 팀이 앉아 있는 자리에 자꾸 눈이 간다. 도대체 누가 남이고

누가 북인지 모르게 섞여 있는 그들 모두가 비현실적이고 신기하다.


 멋진 두 시간의 개막 행사가 끝나고 나오는데, 같은 층에 앉아 있던 북한 응원단이 궁금해졌다.

출입구를 찾던 다른 관객들도 길을 만들어 그녀들을 먼저 보내며 인사한다.

"반갑습니다."
"참 고우세요."
"우리 자주 만나요."





 개막식장에서 퇴장하는 북한 응원단



 개막식장에서 퇴장하는 북한 응원단


ⓒ 최현정




갈 길을 재촉하던 북에서 온 그녀들도 우리처럼 볼이 빨갛게 상기돼 종종 걸음으로 객석을 빠져나간다.
누구보다 북한에 감사해야 할 이들, NBC

개막식 며칠 후 예정된 일정 때문에 미국으로 돌아왔다.

아침에 일어나 TV를 켜 채널4의 NBC을 누른다.

 앞으로 한 달간은 이 채널만 고정일 것 같다.

한국과 다르게 미국에선 NBC만이 올림픽을 중계한다.

소치 때보다 24%p 증가한 963만 달러의 금액을 IOC에 지불하고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것이다. 하지만 작년말까지만

해도 도핑 파문으로 인한 러시아의 불참과 23년 터줏대감 앵커 매트 라우어의 성 추문 해고, 미 정가의 올림픽 보이콧 발언 등이 겹쳐 암울했던 분위기가 분명했다.

그러다 올 초 기사회생했다. 북한 참가가 결정된 이후다.

그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지난달 초, NBC의 저녁 뉴스 간판 앵커와 사장이 직접 북한을 방문해 마식령 스키장을

비롯한 북한 현지에서 방송을 내보내 미국인들의 호기심을 부추겼다.


시차 탓에 일찍 눈이 떠진 월요일 아침 NBC Today Show를 켜니 클로이 김(Chole Kim) 특집을 한다. 17살 재기 발랄한 한국계 미국인인 그녀가 부모님의 헌신적인 지원 속에 스노보드 국가대표가 되어 오늘 밤(한국시간으론 다음날 아침) 금메달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다각도로 보여준다.

"난 클로이 아버지의 이 말이 너무 울컥했어요. '내 딸은 나의 아메리카 드림이다'."
공동 진행자 호다가 목소리까지 젖어가며 앵커 사반나에게 클로이 김 가족의 스토리를 소개한다.

기상캐스터 알은 매번 미국 날씨를 전하기에 앞서 평창, 강릉, 진부 등 강원도 날씨부터 소개하고 있다.

이렇듯 NBC <투데이쇼>의 간판 앵커들이 모두 평창 현지에서 방송하며 아침 방송 2시간 중 절반 이상을 올림픽과

평창, 한국에 관해 직접 취재해 보여준다. 한국의 A-Z까지가 매일 매일 미국 공중파를 타고 있는 게 마치 강원도 시골집에 앉아 한국 방송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이들에겐 한국의 거리 음식이며 목욕탕 문화, 손가락 하트까지 모든 것이

취재 대상이다. 


역시 한국에서 생방송 중인 저녁 뉴스 진행자 레스터 홀트의 <나이틀리 뉴스>가 끝나는 7시부턴 새로운 편성이

들어간다. 마감뉴스 시간인 11시까진 미국 선수가 나오는 올림픽 경기가 미 전역에 생방송되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같은 공중파인 CBS, ABC, FOX-TV와는 비교 불가의 시청률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더불어 올림픽을 통한 한반도 긴장 완화와 북미 대화의 가능성은 스포츠뿐 아니라 정치.사회 뉴스의 헤드라인으로도

손색이 없다.

이렇듯 올림픽 흥행을 통해 NBC 중계가 힘을 받는 데는 북한의 역할이 엄청나다. 신기록도 경쟁자도 없는 맥없는 대회였을 수 있던 올림픽이 '북한 참가'라는 호재 하나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부분의 뜨거운 뉴스로 등장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나오는 말이다. 누구보다 북한의 열린 행보에 감사해야 하는 이들은 바로 미국 NBC방송이 아닐까.



절약 올림픽 '그레윗~'





 미국 시간 2/15 NBC 아침 방송 Today show에서 캡쳐. 메인 앵커인 사반나, 호다, 알이 평창에서 올림픽과 한국에 관한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시간 2/15 NBC 아침 방송 Today show에서 캡쳐. 메인 앵커인 사반나,

호다, 알이 평창에서 올림픽과 한국에 관한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 NBC 화면 갈무리




 미국 시간 2/15 NBC 아침 방송 Today show에서 캡쳐. 메인 앵커인 사반나, 호다, 알이 평창에서 올림픽과 한국에 관한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시간 2/15 NBC 아침 방송 Today show에서 캡쳐. 메인 앵커인 사반나,

호다, 알이 평창에서 올림픽과 한국에 관한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 NBC 화면 갈무리









"개막식장에 지붕이 없는데 괜찮을까?"
"문화 행사장이 다 임시 건물이네요."
"주경기장 미닫이 문은 비닐로 만든 건가 봐?"

평창에 있을 때 비싼 표 구입해 왔는데 생각보다 시설이 열악하다 느낄 때마다, 난 솔직히 다행이다 싶었다.

지금은 쌍팔년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88 서울 올림픽에선 매스게임으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은 호주 현지 취재(관련 기사 : 매일 경고받는 한국 '공식'

응원단)를 하며, 2002년 월드컵도 공중파 라디오 방송 스태프로 행사를 가까이서 지켜봤다.

외국의 시선을 의식해 살림 집을 철거하고 과도한 시설과 허례허식 서비스를 남발해 도대체 누구를 위한 대회인지

화를 돋우는 행태들을 수두룩하게 보아왔던 터다.

그래서 저렴하게 준비했다는 이번 올림픽이 맘에 든다.

러시아 소치의1/5라는 소리에 잘한다 싶고 중국 베이징의 1/10이라니 더 좋다. 열정 페이를 강요하는 게 아니라

내 돈 아니라고, 눈 먼 돈이라고 펑펑 쓰는 게 아닌 것 같아서다.

 좀 불편하지만 다리 품 좀 팔고 조금 더 추위에 떠는 고생쯤은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까닭에 뭔가 불편을

얘기하는 외국인에게 설명을 자원했다.

"지붕 없이 안전을 감안하고 만들었는데도 무려 84억짜리 경기장이야. 관리 비용 때문에 경기 끝나면 모두 철거할 건물인데, 이 정도면 훌륭한 거 아니야? 안 그래?"
"셔틀을 너무 자주, 촘촘하게 배치하면 돈이 얼마나 많이 들겠니?


그러면 납세자인 한국인들이 올림픽을 싫어하게 되지 않을까. 관광객인 우리가 좀 불편하더라도 올림픽파크에서

주차장 가는 셔틀을 타서 거기서 다시 갈아타 경기장 가면 돼. 안 어려워."
"맞아, 활강 경기장 슬로프를 남녀가 같이 이용하는 건 처음이라고 하더라구.

 아름다운 가리왕산 훼손을 최소로 하려는 묘책이라니까, 이해해 줄 수 있지?"

이렇게 얘기하면 정상의 사고를 가진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오히려 환경 올림픽에 동참하고 현지 주민들의 삶을 방해하지 않게 돼서 기쁘다고 한다. '평화와 착한' 올림픽에 참여한 '착한' 관광객의 자부심을 심어주기 충분하다. 그리고 말한다. 조금 불편해도 괜찮다고.

그냥 내가 품 좀 들여서 알뜰히 설명해주면 그게 다 우리 세금 굳는 일이다 싶다.

더불어 말이 안 통해 겪을 쓸데없는 오해를 메울 수 있겠다 생각할 뿐이다.

성심껏 설명하면 중학생 정도의 영어로도 충분하다. 목은 좀 아프지만 덕분에 나도 조금 힘 보탰다는 자부심 같을 걸

얻을 수 있다.

내 인생 마지막 동계 올림픽?!

일정 때문에 올림픽 초반에 뉴욕으로 돌아오게 돼 너무 아쉽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를 저렴하고 편하게 직관할 좋은 기회를 놓치니 말이다.

션 화이트, 클로이 김 등 한 자리에서 보드 천재들의 세계 최고의 연기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두 번 다시 없을 것 같다.

특히나 동계 스포츠는 10대들의 무대다.

 미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레드먼드 제라드, 한국말도 유창하게 하는 클로이 김은 모두 2000년생 17살이다.

 그들의 솔직하고 서글서글한 매력까지 더해져 미국에서 만나는 틴에이저를 비롯한 젊은이들이 평창을 동경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인들에게 강원도는 화성만큼이나 너무 멀고 비싸다.

 그래서 한국 어디에서건 두세 시간만 움직이면 직관할 수 있다는 말에 부러움을 숨기지 않는다.

그래서 한국 친구들에게 마구 권하고 있다. 인생 두 번 다시 없는 이번 기회를 위해 하루 이틀 투자해 보라고 말이다.

개인 페북에 사진과 함께 개막식 현장 포스팅을 했더니 다들 깜짝 놀란다.

인터넷에선 벌써 매진된 그 귀한 표를 어떻게 구했냐고, 암표냐고, 아는 사람이 있냐고 난리다.

방법은 단순하다. 평창 티켓 판매소에 가 현장 판매분을 문의했을 뿐이다.

굳이 강원도 경기장이 아니어도 된다. 서울시청 지하도 있고 강릉 시청에도 있다.

인천 공항을 비롯해 청량리역, 서울역에서도 구할 수 있다. 그렇게 구해서 꼭 한번이라도 이 역사적인 현장의 주인공이 되셨으면 좋겠다.

긴 설 연휴에 외국에 나가는 것보다 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개막식밖에 못 보고 한국을 떠나 온 사람

입장에선 너무 부러운 기회들이 아직 여러분에겐 많이 남아 있다.
창을 녹여서 보습을 만드는 진정한 의미의 평화 올림픽이 바로 우리 땅 '평창', 그 곳에서 열리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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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행이론'의 포스터.





평행이론으로 본 서울과 평창 올림픽



# 평행이론 하면 뭐 거창한 것 같지만 사실 별거 아니다. 기가 막힌 ‘우연의 일치(coincidence)’ 정도로 보면 된다.

 기본적으로 과학적 근거가 취약하다. 말이 ‘이론’이지 ‘상대성이론’이나 ‘빅뱅이론’처럼 학문적 권위가 없다.

쉽게 말해 네이밍에 속는 측면이 강하다.


미국에서 1999년 프랭크 조셉이라는 사람이 ‘Synchronicity And You’라는 책을 냈는데, 사례분석을 통해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두 사람의 운명이 같은 패턴으로 반복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것이 비운의 미국대통령인 에이브리햄 링컨과 존 F. 케네디다.


둘이 100년의 세월 두고 닮은꼴 운명을 겪었다는 것이다. 궁금하신 분들은 찾아보시라.

감탄이 나올 정도로, 혹은 정말 잘 끼워맞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삶의 궤적이 흡사하다.

예컨대 링컨의 비서관 이름이 케네디, 케네디의 비서관은 공교롭게도 링컨인데, 이들은 대통령의 암살 전에 극장

(링컨), 댈러스(케네디)에 가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 평행이론의 사례는 이 외에도 나폴레옹-히틀러, 마릴린 먼로-최진실 등 흥미로운 것들이 많다.

그런데 가장 극적인 것은 평행이론의 주창자 프랭크 조셉의 얘기다.

자신이 100년 전 인물로 미국에서 고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그나치우스 도넬리와 같은 운명이라는 것이다.


압권은 싱크로니서티(Synchronicity)를 안 덕분에 불운을 피했다는 것. 1901년 1월 1일 도넬리는 심장발작으로 사망

했는데, 100년 후 자신은 심장약을 휴대하고 다녀 심장발작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지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쯤이면 ‘신기한 TV, 서프라이즈’에 제격인 소재다. 이 평행이론이 한국에서 좀 과대평가된 것은 2009년 이런 내용을 소재로 한 한 영화가 ‘평행이론’(영어제목은 Parallel Life)이라는 그럴듯한 제목을 달았기 때문이다.


 이를 여러 언론이 보도하면서 평행이론이 무슨 대단한 이론처럼 부풀려진 측면이 강하다. 다시 강조하지만 영어

 표현에도 평행이론 따위는 없다.

그냥, 싱크로니서티로 ‘절묘한 우연의 일치’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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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 올림픽 남자 유도 60kg급에서 금메달을 딴 김재엽이

추석날 시상식에 한복을 입고 등장했다.


 [사진=대한체육회]





# 한창 열기가 뜨거운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88 서울 올림픽을 두고 ‘평행이론’ 얘기가 나오고 있다.

맞다. 절묘하게 닮은 구석이 많다.

먼저 두 대회는 한국의 명절 기간에 겹쳤다.

평창 올림픽 개회식(9일)의 꼭 일주일 뒤인 16일이 설날이었다.


30년 전 서울 올림픽은 9월 17일에 시작됐고, 8일 후인 25일이 추석이었다.

 1988년 추석날 김재엽은 유도 남자 60㎏급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는 추석을 고려한 듯, 미리 준비한 한복을 입고

시상대에 올랐다.


이번 설날에는 ‘아이언맨’ 윤성빈이 스켈레톤에서 완벽에 가까운 레이스로 아시아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팬들을 향해 넙죽 세배를 해 ‘황금세배’가 큰 화제가 됐다.

김재엽과 윤성빈의 우승은 각각 해당 올림픽에서 한국이 딴 2번째 금메달이었다.


1988년 한국은 종합 4위(금메달 12개)에 올랐고, 2018년 평창의 목표도 4위다(금메달 8개). 30년 전 김재엽의 두 번째 금메달이 후 금맥이 터지면 10개의 금메달이 나왔다.

이번 평창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제법 있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빛 레이스가 제법 남아 있기 때문이다.

# 사실 30년의 세월을 둔 서울과 평창 올림픽의 평행이론(다시 말하지만 우연의 일치다)은 보다 거시적인 차원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영화 ‘1987’에서 알 수 있듯 서울 올림픽 1년 전 한국은 정치적으로 격동의 세월을 보냈다.

전두환이 서울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내세워 호헌(4.13)을 내걸었다.


이에 민주시민들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히자 또 한 번 계엄을 통한 무력진압을 고려하기도 했다.

그랬다가는 국제적으로 큰 비난을 사 서울 올림픽의 정상적인 개최가 힘들어진다고 판단해 대통령직선제를 받아들였다(6.29선언). 평창 올림픽도 유사하다.


2017년 한국은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평화적인 방법(촛불혁명)으로 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고, 새 대통령을 뽑았다. 두 올림픽 모두 1년 전 한국 정치사의 기념비적인 사건을 겪은 것이다.

그리고 올림픽 개최를 이끌어낸 대통령(전두환 이명박)이 올림픽 후 법의 단죄를 받는다는 공통점도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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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강원도 평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시상식에서 윤성빈이 금메달을 보이며 미소짓고 있다.


 [사진=osen]



 # 그럼, 한국을 넘어 세계사적인 의미도 있을까?

지난 해 작고한 고 김운용 IOC수석부위원장은 서울 올림픽 회고록의 제목을 ‘위대한 올림픽’으로 명명했다. 한글도

참 거창한데, 영어는 더욱 그렇다.

 '가장 위대한 올림픽(The Greatest Olympics)'이다. 올림픽은 4년마다 열리지만 서울 올림픽은 특별하다는 자부심이 배어 있다.

역대 최대 규모, 동서화합, 최초의 개발도상국 올림픽 개최 등 서울 올림픽은 세계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남겼다.


 실제로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 국가들은 식민지를 겪었던 동방의 작은 나라가 올림픽을 치를 정도로 경제발전을 이룬 현장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것이 이후 사회주의 몰락의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 평창은 어떨까? 전격적인 북한의 참가가 큰 화제가 됐다.

 여자 아이스하키팀 단일팀이 꾸려지고, 북에서 응원단이 내려오고, 관현악단과 태권도시범단의 공연이 있었다.


무엇보다 북한 최고 권력자 김정은의 친동생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이 내려와 개회식 등 주요일정을 함께

했고, 남북 정상회담까지 제의했다.

이에 한쪽은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한반도 평화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높이 평가하고, 반대쪽은 ‘쇼에 불과하다. 북한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공격한다.


올림픽을 앞두고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당사자인 남북한은 ,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이 관계된 지구촌의 골칫거리였다. 서울 올림픽이 냉전시대의 종말을 앞당겼다면, 평창 올림픽은 한반도에서 핵무기는 물론, 전쟁의 위험을 완전히

없앨 수 있을까? 그렇다면 서울 올림픽을 능가하는 더욱 위대한 올림픽이 될 것이다.

# 재미삼아 얘기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평행이론을 정말 과학적으로 믿는 것은 우스운 태도다.

그런데 한국에서 열린 두 올림픽의 평행이론은 여러모로 꼭 맞아떨어졌으면 좋겠다.

그 결과는 상상(이매진-평창 개회식의 노래)만 해도 멋지기 때문이다.


조금 묻힌 감이 있는데 지난 12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눈길이 가는 제안을 하나 했다.

꼭 100회째를 맞는 전국체전이 내년에 서울에서 열리는데 이를 ‘서울-평양 동시 개최’로 하자는 것이다.

경평축구 부활도 언급했지만 신선함과 파급력에서 전국체전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어쨌든 한반도의 운동선수들이 수시로 휴전선을 오가며 경기를 하는데, 전쟁을 운운할 틈이 있겠는가? 북한도 스포츠를 통한 진정한 남북교류와 평화를 원한다면,  올림픽 참가를 넘어, 지속가능한 스포츠교류에 문호를 열어야 한다.


그래야 평화에 대한 진정성이 대내외로 검증될 것이다. 평창의 평화 올림픽 꿈은 올림픽 기간인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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