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AP연합뉴스]
트럼프·김정은, ‘당신이 나를 원하기를 바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한 분노를 누그러뜨림에 따라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추진 작업이 다시 정상궤도로 되돌아오고 있다.
북한과 미국이 막후 대화 채널을 가동해 다시 협의하기 시작했고, 여기서 양측이 접점을 찾으면 회담은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이 열리는데 가장 중요한 변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협상
성공 여부는 다음 문제이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빅쇼’가 되겠다는 기대감으로 마음이 끌리고, 기분이 좋아야 회담이 열릴 수 있다.
Carlos Barria / Reuters

그래픽=뉴스웍스, 사진=청와대, 트럼프 SNS>
◆트럼프 게임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북·미 회담이 예정대로 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논의 중이다”면서 “그들은 그것을 무척 원하고 있고, 우리도 그것을 하고 싶다.
심지어 (6월) 12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게임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모두가 게임을 한다”면서 “여러분은 누구보다 그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CNN 등 주요 언론은 ‘모두가 게임을 한다’(Everybody plays games)라는 말의 의미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말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시각을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라는 게 미국 언론의 지적이다.
트럼프는 지난 3월 8일 방북 특사였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전해온 북·미 정상회담 제안을 받고, 즉석에서
수락했다.
그런 트럼프 대통령이 77일만인 5월 24일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형식으로 이 회담 추진 계획을 전격적으로 취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와 동북아 및 세계의 미래가 걸려 있는 북·미 정상회담을 ‘게임’에 임하는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보고 있다.
미국의 AP 통신은 이날 트럼프가 북핵 협상만 게임으로 보는 게 아니라 지난 17개월의 재임 동안 건강보험 개혁 문제, 총기 규제, 연방 정부 셧다운 등 국내외 핵심 정책을 ‘게임’하는 시각에서 접근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인 억류자 3명을 풀어주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했으며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는 일련의 선행 조치를 단행하자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는 게 그의 측근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북한이 남북 고위급 회담을 펑크내고, 북·미 정상회담 재검토 위협을 가하는 게임을 시작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발끈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정상회담 취소 결정을 내린 것은 회담을 진짜로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보다 멋진 게임을 하기 위한 샅바 싸움을 한 셈이다.
AP 통신은 그러나 트럼프가 하는 게임이 군사 충돌의 파국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파트너인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NBC 투데이 쇼에 출연해 북한 문제를 둘러싼 현재의 교착 상태가 조만간 미국의 군사력 동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가 다른 사람들과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다르다”고 말했다.

◆김정은과 트럼프의 밀당
미국의 시사 종합지 ‘애틀란틱’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는 한마디로 “나는 당신이 나를 원하기를 바란다”
(I Want You to Want Me)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말은 미국의 저명한 시인 릭 닐슨(Rick Nielsen)이 1979년에 쓴 시의 제목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로 밀고 당기기, 주고받기를 계속하는 것을 보면 두 지도자가 얼마나 상대방을 간절
히 원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핵전쟁 위협을 가하면서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를 했지만 김 위원장에게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전화하든지 편지를 보내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김계관 외교부 제1 부상을 내세워 즉각 화답했다.
김 제1 부상은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회담 취소를 발표한 것은 우리로서는 뜻밖의 일이며 매우 유감
스럽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 밝혔다.
이는 1976년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이후 북한이 보인 가장 저자세라는 평가를 받았다.
북한의 공손한 태도에 트럼프 대통령의 응어리진 마음이 봄눈처럼 녹아내렸다.
트럼프는 즉각 트위터에 “그들이 발표한 것은 매우 좋은 성명이었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따뜻하고 생산적인 담화이고, 아주 좋은 뉴스를 받았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이것이 어디로 이르게 될지 곧 알게 될 것”이라며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번영과 평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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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
트럼프 '취소' 통보에 놀랐나...김정은 즉각 관계개선 의지 피력
北 트럼프 서한 8시간여 만에 '위임' 담화
정제된 표현 "'적대 청산' 수뇌상봉 절실"
'트럼프방식' 은근 기대…시간 주겠다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북한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정상회담 취소 통보에 '반발'이 아닌
'기다림'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이긴 하지만 '위임'이라고 밝히면서 사실상 김정은국무위원장의 의중이 담겼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북한은 25일 오전 7시께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 제1부상 명의의 담화를 발표했다.
지난 24일 오후 11시께(한국시간)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공개서한을 발표한 지 8시간여만의 일이다.
미국의 강경 메시지에 즉각적으로 반응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내용 면에서는 한층 더 유화적으로 나와 주목된다.
일단 북한은 담화에서 정상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미국에 감정적 대응 보다는 북미 정상회담이 왜 필요한지를 설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담화는 "벌어진 불미스러운 (취소) 사태는 역사적 뿌리가 깊은 조미적대관계의 현 실태가 얼마나 엄중하며, 관계개선을 위한 수뇌상봉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부침을 겪더라도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북미 정상회담을 무산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담화는 그러면서 "'트럼프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조건에도 부합된다"며 "문제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했다"며 비핵화 이행에 있어서 크게 이견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더불어 "국무위원장께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 좋은 시작을 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시면서 그를 위한 준비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오시였다"며 북한이 이번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진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도 어필했다.
당장 지난 24일 오전까지만 해도 북한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 명의의 담화에서 '리비아식' 비핵화로 불리는 '선(先)
비핵화 후(後) 보상' 방식의 비핵화를 요구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얼뜨기'라고 노골적으로 비하하며 "미국이 상상도 하지 못한 끔찍한 비극을 맛보게 할 수 있다"고 대립의 날을 세웠다.
북한이 이러한 태도 변화에는 기본적으로 '절실함'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대화의 끈을 잡으면서 기회를 가져가려고 하는 것"이라며 "그만큼 자신들에게 북미관계 개선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그런 절실함이 담겼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김 제1부상의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커다란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감'이라는 것은 일방적 핵 폐기를 압박해온 미국 측의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고 사실상 해명한 것도 누구의 잘못을 따지고 들기보다는 현재의 북미 적대관계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오히려 북미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김 교수는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군사적 무력시위가 아니라 현재의 상황을 이어가려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예정된 날짜가 아니라도 미국과의 정상회담 개최를 목표로 둘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김계관 제1부상의 성명은 대화를 하고 싶다는 확실한 메시지"라며 "북한이 먼저 움직여주면 더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30년을 끌어온 핵문제를 하루아침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며 "그래도 다행인 건
북한이 자신들의 잘못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자신들의 입장을 잘 정리해서 발표했기 때문에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을 국제사회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를 폭파해 폐기함으로써 그 첫 시작도 알렸다.
본격적인 비핵화를 위한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단절의 역사에 따른 진통을 겪게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표출하려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이날 김 제1부상 명의의 담화에서 "조미수뇌상봉에 대한 트럼프대통령의 (취소) 입장표명이 조선반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인류의 염원에 부합되지 않는 결정이라고 단정하고싶다"며 정상회담 개최 논의를 이어갈 것을 촉구했다.
jikime@newsis.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 강원도 지역에 완공된 고암∼답촌 철길을 살피는 모습. 김 위원장의 방문 시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 발언이 나오기 전으로 추정된다.
AP뉴시스
북한이 180도 태도를 바꿔 사태 수습에 나서면서 북·미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제1부상은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회담 취소를 발표한 것은 우리로서는 뜻밖의 일이며 매우 유감
김 제1부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용단을 치켜세우며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했다.
김 제1부상은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담화도 직접 해명했다.
당초 북·미 정상회담 재검토 가능성을 먼저 꺼낸 쪽은 북한이었다.
북한은 당분간 대미 저자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 정상 모두 대화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양측 간 실무접촉을 통해 정상회담 재개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북·미 정상회담이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대로 열릴지, 날짜가 변경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자료사진)
美 회의론자 잠재우고 신속하게 테이블 복귀시킬 명분도 있어야
뒷문은 열린 정상회담…"문 대통령, 핫라인 통화로 김정은 위원장 설득해야"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6월 12일에 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고 화답했다.
북미 양측 모두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지만 때문에 하룻밤 사이에 정상회담의 운명이 왔다갔다하는 불안정한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외무성 부상들을 내세운 대리전이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북미간 밀고 당기기 과정에서 어렵사리 마련된 북미정상회담과 비핵화 협상의 모멘텀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트럼프 '편지'에 김계관 '담화'는 미스매치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은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귀하의 시간과 인내, 노력에 감사한다"거나 "언젠가는 만날 날을 무척 고대한다", "최고로 중요한 정상회담과 관련해 마음을 바꾸신다면 지체 없이 전화나 편지를 주길 바란다" 등의 표현으로 볼 때, 전반적인 어투는 매우 점잖고, 대화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북한도 이례적으로 신속한 대응을 내놓았다. 김계관 제1부상은 26일 담화를 통해 시종일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지칭하며,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밝히며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를
여기에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며 빠르게 수습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다행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상의 담화에 대해 "따뜻하고 생산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북미 간 대화의 불씨가 완전히
통일연구원 홍민 연구위원은 "위임을 받았다는 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이 상당 부분 반영됐을 테지만, 사태 수습을 위한 내용이 주를 이뤄 구속력이나 적극성이 낮아 보인다"며 "조금 더 높은 급에서 전향적인 발언이 나와 줘야 미국이 신속하게 복귀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 김정은이 직접 나서야 하는 이유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한국사진공동기자단/자료사진)
결국, 북한 최고지도자의 직접적인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비친 대화 욕구를 실천에 옮기기 위한 명분을 쌓는 데는 김 위원장이 화답해 주는 편이 제격이다.
또 미국 내 회의론자들의 뿌리 깊은 불신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김 위원장의 진정성 있는 발언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적으로 밝힌 회담 취소의 배경은 "북한의 최근 성명에서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인 적대감"이지만, 볼턴이나 펜스 등 대북강경파의 목소리를 제어하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 입장에선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어떠한 선제조건 없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억류됐던 미국인들도 귀환
북한이 북미수교를 통한 정상국가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국운을 걸고 있는 상태라는 점도 김 위원장 명의의 메시지 가능성을 높이는 또 다른 이유다.
조성렬 위원은 "북한이 체면을 중시하는 체제이긴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전격적으로 정상회담을 가진 적이 있기 때문에 직접 나서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 신속한 국면 회복 위해선 정부 역할 필요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취소 서한을 공개한 직후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릴 가능성도 있고, 아니면 좀 더 뒤에 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대응에 따라 6월 12일에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얘기다.
만일, 북한이 주저한다면 중재자 역할을 자임해온 우리 정부가 북미 간 직접 대화를 유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CS) 상임위원 긴급회의를 열고 "지금의 소통 방식으로는 민감하고 어려운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정상 간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민 연구위원은 "회담 일정을 연기하기엔 북미 모두 정치적 부담이 크고, 다시 일정을 잡는 소모적 과정을 겪어야 한다"며 "우리 정부가 핫라인을 가동하거나 북한에 비공개 특사를 보내 국면을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성렬 위원도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서게 하려면 문재인 대통령이 또 움직여야 한다"며 "개설된 핫라인을 이럴 때 사용하지 않고 상황을 방치하면 북미정상회담 모멘텀이 아예 죽을수 있다"고 우려했다.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이 평양 공항에서 영접을 나온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평양=AP 연합뉴스

김정은, 트럼프에 김영철 특사 보내 친서 전달해야
-문 대통령, 김정은 비공식 초청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뉴시안=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2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서한에서 먼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기로 예정돼 있던 회담에 관련하여 당신이 시간과
그리고 “당신들의 가장 최근 발언에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에 기반하여, 지금 시점에서 오랫동안 계획돼온 이 회담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느낀다”고 지적하면서 싱가포르 정상회담 취소 방침을 전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가장 중요한 회담과 관련해 마음을 바꾸게 된다면 부디 주저 말고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해달라”라고 밝혀 김정은 위원장의 적극적인 대미 대화 의지가 확인된다면 미북정상회담을 재추진할 의사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이에 대해 북한은 이례적으로 매우 신속하게 25일 오전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를 발표해 김정은 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 계속 추진 의사를 전달했다.
북한은 김계관 제1부상이 ‘위임에 따라’ 담화를 발표했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김계관
김계관 제1부상은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한반도 비핵화와
그리고 “만나서 첫술에 배가 부를 리는 없겠지만 한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
김 제1부상은 마지막으로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않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측에 다시금 밝힌다”고 강조함으로써 북미정상회담 계속 추진 의사를 분명하게 천명했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날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 취소 결정을 발표한 것에 대해 북한이 강렬하게 반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김 위원장은 이 같은 예상을 깨고 김계관 제1부상을 통해 정상회담 계속 추진 의사를 밝힌 것이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유연한 대응으로 인해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재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북미 대화 의지를 재확인한 상황에서 6·12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개최를 재추진하는 것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결정을 번복하기 어렵다면 다른 날짜에 싱가포르나 다른 장소에서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재추진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만약 정상회담이 개최되지 못하고 양국이 다시 적대관계로 회귀한다면 북한은 생존과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다시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 재개를 시사한 것은 매우 중대한 반전이다..
그는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며 “모두가 게임을 하고 있다”고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무엇이 일어날지 지켜보자. 12일에 회담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취소 결정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매우 유연한 대응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김계관 제1부상의 담화 형태로 북미정상회담 계속 추진 의사를 밝히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북한에 두 차례나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특사로 파견해 미북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김 위원장과
따라서 북한도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고위급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북미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미국과 보다 긴밀하게 조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6·12 북미정상회담 취소 결정을 내리는데 ‘조미수뇌회담 재고려’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수 있다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담화뿐만 아니라 최근 북한의 대남 강경 태도도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점을 결코
북한은 지난 5월 15일 남북고위급회담 개최를 제안하고서15시간도 지나지 않아 한미 공군의 연합공중훈련인 맥스 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비난하며 16일로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그리고 5월 17일에는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기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 형식으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초강경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데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노력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했다.
그런데 북한이 한국정부와의 고위급회담 개최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문재인 정부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그러므로 만약 북한이 미국과 진정으로 관계개선을 원한다면 한국정부와 먼저 관계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이미 남북한은 지난 3월초 한국 특별사절단의 방북을 통해 남북 정상 간 핫라인 설치와 남북정상회담 이전 첫 통화에
그러나 아직까지도 남북 정상 간 통화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해서 북미정상회담 계속 추진 의사를 직접 전달하는 것은 북미 정상 간 핫라인이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그러므로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직접 통화를 통해 자신의 북미정상회담 계속 추진 의사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해줄 것을 요청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김계관 제1부상 담화를 통해 북미정상회담 계속 추진 의사를 밝혔으므로 한국정부도 북미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정부는 6·12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이 재추진되는 것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만약 회담 일정이 조정된다면 한국의 판문점이나 제주도에서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미국과 북한에 제안할 필요가 있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전통의장대와 행렬하던 중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청와대에 오시면 훨씬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말하자 김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초청해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다”고 답했다.
그러므로 문재인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내에 (가능하면 이번 주말에라도 신속하게) 김정은 위원장을 청와대로 비공식 초청해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북미정상회담이 다시 적극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북한과의

2018 남북정상회담이열린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정은 위원장(사진=YTN 방송화면)
문재인·김정은 둘에게 던진 트럼프의 불신과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5월24일 돌연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보낸 서한에서 “최근 당신들의 발언들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을 보건대 애석하게도 지금 시점에서 회담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트럼프의 미·북정상회담 취소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들은 “믿을 수 없다” “진의 파악을 해봐야 한다”며 충격에 빠졌다. 대체적으로 언론과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정상회담 취소 ‘진의’로 김정은의 최근 대미 강경 비난태도를 지적했다. 김정은은 외무성 부상(차관)들을 동원해 미국의 ‘리비아식 북핵 폐기 모델’ 요구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주장을 반대하며 북·미정상회담도 취소될 수 있다고 협박했었다. 하지만 트럼프의 미·북정상회담 취소 진의는 거기서 그 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불신으로 연장된다는 데 주목하지 않으면 아니 된다. 문 대통령은 올 3월 초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백악관으로 보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이 트럼프를 “되도록 빨리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고 전 했다. 또한 김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갖고 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위해 대북 문턱을 낮춰 달라고 설득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미·북정상회담 중재를 즉각 받아들였다. 트럼프의 정상회담 수락을 계기로 트럼프·문재인의 노벨평화상 수상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노벨상 수상을 위해 완전한 북핵 폐기 보다는 미·북정상회담 성사에만 몰두하는 게 아니냐는 불신도 나돌았다. 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김정은 편으로 기우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게도 했다.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이 친북·북반미로 경도되었던 지난날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거기에 더 해 문 대통령은 4월 27일 김정은과의 판문점회담 이후 김정은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갖고 있다는 분위기 연출에 적극 나섰다. 문 대통령은 김과의 ‘판문점 선언’에서 비핵화에 관해선 맨 끝 부분에서 3문장으로 짧게 언급하는 것으로 그쳤다. 김은 공동발표에서 비핵화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치 않았다. 그래서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쇼에 넘어간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5월 22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동에서 김정은이 성의를 보인 만큼 북한을 달래 회담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대북 강공 자세에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언젠가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김정은에 대해 긍정적으로 얘기한 게 사실과 다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고도 한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 편으로 기운다는 불신 표출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선임 대통령들이 지난 25년간 그랬던 것처럼 자신도 북한 김씨 왕조에 기만당한다는 불안감 에 빠졌다. 거기에 더해 한국마저 미·북정상회담에서 북한 편으로 기운다는 불신에 잠겼다. 트럼프는 북핵 폐기 문제에서 한국이 북한 편에 선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트럼프의 북·미정상회담 취소는 김정은과 문 대통령 둘에게 던진 불신과 경고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이서 ‘중재자’ 또는 ‘특사’ 역할이 아니라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추구하는 혈맹 미국과 흔들림 없는 공조로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고 어정쩡한 ‘중재자’로 설 때 북핵 폐기의 기회도 잃고 한·미동맹도 잃는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 본면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용석 교수 ilyo@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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