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대신 '이란' 정권 교체?
며칠 간 북미정상회담의 앞날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와 재추진 등으로 롤러코스터를 탔지만, 결국 결론은, 북미 양국이 여전히 조속한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그에 따른 북한 체제 보장, 경제적 보상 등에 대해 큰 틀의 합의를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지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거친 설전을 벌일 때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도 없었던 상황이 지금 진행 중이다. 또 이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임명에 이어 폼페이오 전 CIA 국장이 국무장관에 지명될 때까지만 해도
미 조야에서는, '백악관의 외교안보라인이 북한의 정권 교체를 주장하던 강경파로 채워졌다'며 트럼프 정부의 북한
핵협상 성공 여부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을 두 차례나 만나며 기꺼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산파 역할을 수행했다.
현재 북미 간 북한 비핵화 협상의 큰 틀은 폼페이오 장관이 잡고 있다는 게 거의 정설이다.
그런데 북한을 협상의 상대로 보고 협상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트럼프 정부의 대 이란 정책은 이전 정부보다 오히려 강경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2015년 이란 핵협정 탈퇴 선언 뒤, 폼페이오 장관의 입을 통해서 나오고 있는, 새로운 이란 핵 합의
제안에 대해, 대부분의 세계언론들이 트럼프 정부가 이란 '정권 교체'를 의도하고 있다고 평했다.

폼페이오의 12가지 조건은 결국 '정권 교체' 요구?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2015년 7월 주요 6개국(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 독일)이 이란과 합의한 핵협정의 탈퇴를 선언한 뒤 처음으로,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직접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 이후 전략'에 대해 밝혔다.
지난 21일 보수 싱크탱크인 미 헤리티지재단 연설을 통해서다.
폼페이오 장관은 새로운 핵 합의를 하자며, 이란에 12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1. 군사적 핵 프로그램의 항구적이고 검증 가능한 포기
2.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 중단
3. 국제원자력기구에 모든 핵 관련 시설 접근 허용
4. 탄도미사일 확산과 핵 탑재 미사일 개발 중단
5. 모든 억류 미국 시민 석방
6. 헤즈볼라, 하마스, 이슬람 지하드 등 중동 테러리스트 그룹 지원 중단
7. 이라크 영토주권 존중과 시아파 민병대의 무장 해제 허용
8. 예멘에서의 후티반군에 대한 지원 중단과 평화 정착 협력
9. 시리아에서의 이란군 철수
10. 탈레반 등 아프가니스탄 테러리스트 지원과 알카에다 지도자 은닉 중단
11. 이슬람 혁명수비대(이란 최고지도자 담당 군조직)의 전 세계 테러리스트 지원 중단
12.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미 우방에 대한 위협 중단
폼페이오 장관은 만약 이란이 이 12가지 조건을 받아들이는 새로운 핵 합의 체결을 거부할 경우, 지난 1980년대부터
취했다 2015년 핵협정으로 단계적으로 해제되는 중에 있었던, 미국의 모든 대이란 제재를 최대 6개월 안에 부활
시키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정부는 현재, 지난 8일 이란 핵협정을 탈퇴하면서 예고한 대로 대 이란 제재를 하나씩 부활시키는 중이고,
폼페이오는 앞으로 이란에 대해 '역사상 최강 제재'가 부과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의 이 '새로운 제안'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냉담하다.
이건 합의를 하자는 게 아니라 선전포고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란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들을 내놓고, 미국이
결국 이란의 '정권 교체'를 의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폼페이오 장관은 연설에서 "이란 국민들이, 20년째 집권 중인 전제군주 하메네이를 못 견디고 결국 자신들의
지도자에 대한 선택을 할 것"이고 "이란 국민들이 그 선택을 더 빨리하면 좋을 것"이라며 이란 정권 교체에 대한 바람을 드러내기를 서슴지 않았다.

이란 "미국, 톰처럼 제리에 패배할 것"
이란은 미국의 제안을 즉각 거부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첫 공식 반응에서, "미국이 톰처럼 결국 제리에 패배할 것"이라고 미국을 비꼬았다.
미국이, 미국판 만화영화 <톰과 제리>에서처럼, 꾀많은 쥐 제리를 잡는 데 늘 실패하는 고양이 톰처럼 되고 말 거라는 거다.
이에 앞서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금 세계는 미국이 결정하는 것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는다.
미국이 결정하는 시대는 끝났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계속 갈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란은 오히려, 미국의 탈퇴에도 2015년 핵협정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다른 핵협정 합의 국가들에, 핵협정 이행을 보장하기 위한 6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에 해를 끼칠 경우 유럽이 그 손실분을 사들여 보전, 미국 핵 합의 위반을 반대하는 결의안
발표, 탄도미사일과 이란의 중동 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 중단, 미국의 대 이란 제재 불참과 유럽 은행의 대 이란 거래 지속 등이다.
미국을 뺀, 5개 2015년 이란 핵협정 합의국과 이란은 지난 2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우선 이란이 제기한 요구를 즉각 수용해 '미국의 핵협정 탈퇴에 유감을 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이란과 경제 관계 유지 심화, 이란산 원유.가스콘덴세이트.석유화학제품 판매 수송 지속, 이란과의 효과적 은행 거래, 이란과 해운 육상 항공 철도 수송 지속, 이란 투자 교육 지원 등을 위한 실질적 해법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이란의 요구를 대부분 기본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거다.
하지만 미국이 빠진 이란 핵협정 이행이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2015년 이란 핵협정 합의 뒤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지의 많은 기업이, 세계 3위의 석유매장량을 가진 이란과의 사업을 재개했지만, 지난 8일 미국의 이란햅혁정 탈퇴 이후 일부 기업들은 미국의 제재 부활을 우려해 이란과의 사업 계획을 보류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핵협정 탈퇴 여파가 벌써 시작됐다는 것이다.
바야흐로 미국발 대이란 압박 정책이 새롭게 가동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국의 새 정책 방향이 아직은 외로워 보인다. 중동 내 소수 친미 우방국들(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만 그에 동조하고, 세계의 나머지는 일제히 우려를 쏟아
놓고 있다. 이란을 압박하는 게, 미국의 바람대로 이란의 '정권 교체'로 귀결되기보다, 중동에서의 새로운 군사적 충돌만 부추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결국 이란의 핵무장 부추길 것, 새로운 중동전쟁을 원하는가"
미 언론 CNBC는, 미국이 대이란 외교에서 신중해야 할 이유 중 하나로, 이란이 결코 소국이 아닌 '중동의 강자'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이란은 결코 고립된 국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은 서방의 경제 제재 속에서도 꾸준히 주변 시아파 정부와 시아파 반군을 지원해왔다. 그리고
그 노력은 최근 실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란이 러시아와 함께 시아파인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해 시리아 내전의 전세를 정부군 우세로 뒤집어놓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달 초 레바논 선거에서는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 계열의 정치세력이 최다 의석을 차지했고,
이란의 직접적 지원을 받는 정치세력이 두 번째 다수 의석을 차지했다. 시리아에 이어 레바논까지 이란과의 동맹에
가담할 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압력으로 이란이 무너질 가능성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를 잊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게다가 유럽의 동맹들까지, 미국의 핵협정 탈퇴는 잘못됐다고 하고 있지 않은가.
국제사회가 정말로 걱정하는 것은, 2015년 핵협정이 끝내 무너질 경우, 이란이 다시 핵무장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다.
영국언론 파이낸셜 타임스는 과거 서방이 이라크 같은 수니파 아랍국가들을 이용해 이란혁명을 무마시키려고 했지만, 이란이 오히려 핵 능력과 탄도미사일 개발에 나섰던 역사를 상기시켰다.
현재의 이란 핵협정은, 강경파에 맞서 실용주의자로서 자신의 정권을 연장시킨 로하니대통령의 작품인데, 미국의
핵협정 탈퇴는, 핵 무력을 주장하는 이란 내부 강경파의 입지를 강화할수 있고, 이란에 추가적 군축협상을 거부할 명분만 주게 될 수도 있다.
이란은 이미,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하고, 핵협정에서 제한하지 않은 '실용적 목적'의 우라늄 농축은 이란의 권리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유럽은 현재의 핵협정이 이행돼야, 이란과의 추가 군축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 언론 커먼드림스는, 폼페이오의 12가지 조건은 반대급부는 없는 일방적 요구라고 비판한다. 이스라엘이나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같은 반이란 국가들에 대해서는 어떤 요구도 하지 않으면서 이란에 대해서만, 시리아에서 철수
하고, 다른 나라 반군 지원, 미사일 개발 등을 다 중단하라고 한다면, 이란이 응하겠느냐는 것이다.
언론들은 그래서, 미국이, 이란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12가지 조건을 제시한 이유가, 결국은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등 동맹과 함께 이란을 군사적으로 압박할 명분을 만들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한다.
실제로 시리아와 골란고원에서는 미국의 이란핵협정 탈퇴와 이스라엘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이후로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전의 처절한 실패를 기억하고 있는 서방의 국가와 국민들이 중동에서 새로운 전쟁에 나설 리는 만무하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이란과의 전면적은 애초에 선택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란을 이렇게 계속 몰아붙이기만 한다면, 유럽과 미국 사이의 동맹관계가 약화하고, 이란대 반이란 대결로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지고, 그것은 미국
국민들의 안보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CNBC는 우려했다.

"최대 압박으로 이란 국민 자극해 정권 교체? 성공 사례가 없어"
직접적 군사 공격이 아니라면, 이란 국민들이 스스로 정권 교체에 나서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이란에 최대의 제재를 가해 이란 경제를 피폐화하고, 이란 국민들의 불만을 고조시키고, 현 정부에 대한 내부 반대세력과 반군을 지원하다
보면, 결국 이란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 현 정권을 전복하고 정권 교체를 달성한다'는 시나리오다.
이스라엘 언론 하레츠는 '어디서 많이 듣던 시나리오'라고 비꼰다. 쿠바, 파나마, 리비아 그리고 북한에 대해 미국이
오랫동안 추구해오던 것이었지만 한 번도 성공한 역사가 없는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오히려 수십 년 동안 서서히
국민들이 자각한 동독의 사례가 더 현실적이라면서 말이다.
미국의 다소 억지스러운 요구가, 오히려 이란의 강경파를 자극해 이란 국민들을 더 결속시키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사실 로하니 대통령은 최근 정치적 위기에 처해있다.
사회적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동시에 강경파의 지역 군사력 확장 요구에도 응해야 하는 상황
이어서, 오랫동안 제재에 시달려온 이란 정부의 재정 상태가 좋지 않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가 78살이어서
실제로 권력 교체 안이 논의되기도 했었다. 외부 정보에 대한 접촉도가 높아지고 있는 이란의 젊은이들은 이란의 개혁과 국제사회 편입을 바라고 있다. 즉 이란 내부적으로 정권 교체의 분위기가 스스로 무르익는 중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실용주의자 로하니 대통령이 강경파의 압박을 물리치고 합의한 2015년 핵협정이 끝내 무위로 돌아간다면, 이란은 다시 핵무장에 나설 것이고, 이란 정부는 이란이 겪고 있는 모든 경제적 어려움이 미국 탓이라고 대대적인 대국민
선전전에 나설 것이다.
쿠바와 북한이 서방의 제재를 견뎠던 방법이다. 이란 내부에서의 다양한 정치적 토론은 더 위축될 수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원래 다른 목소리를 내던 이란 언론들이, 폼페이오 장관의 12가지 새로운 핵 합의 조건에 대해서는, 한목소리가 되어 비난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관영언론, 최고지도자측 언론, 개혁언론들이 모두 폼페이오의 제안이 헛된 환상이라며 조롱했다.
물론 트럼프 정부가 정말로 이란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거나 군사적 공격을 하려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기존 이란 핵 합의가 미흡하다는 입장 속에,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등까지 확장되는 친미적 아랍 동맹 전선이 현재 미국에 유리하기 때문에, 친러시아계인 이란을 압박해 일단 세력 확장을 억제하는 외교적 성과를 거둔 뒤 향후 대응을 모색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또 미국 내에는, 영구적이지도 완전하지도 않은 이란과의 2015년 핵 합의는 당연히 파기하고 새로 핵협상을 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지지하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폼페이오가 현재 이란에 대해 적극적인 외교적 협상 전략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본인다.
워싱턴포스트와 살롱지 등은, 가장 큰 문제는, 이란 핵협정 탈퇴 이후 다른 유럽 동맹국들과 함께 새로운 협상을 추동할 전략이 무엇인지, 트럼프 정부의 중동 외교로드맵이 무엇인지폼페이오가 전혀 제시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란' 대신 '북한'을 협상 상대로 선택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에 대해, 미국이 이전 정부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쉽게 깨버리는 것은 북한과의 협상에 신뢰 문제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비판적 시각이 있었다. 이런 비판에 대해 트럼프 정부는 '북한에 강경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북한과도 만족스럽지 못한 합의는 결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란에 요구한 12가지 조건이 북한에도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이란에 요구한 것보다 북한에 덜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국무부 관리의 말을 인용했다.
허드슨연구소 린드버그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 논평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시부터 이란 핵 합의 내용이 미국에 불리하다는 점을 절감하고 있었으며, 따라서 이를 방치할 경우, 북한 측이 향후 협상의 시작점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며, 이란 핵 협상 탈퇴는 '나쁜 선례를 없앤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트럼프 정부가 '이란'이 아닌 '북한'을 택했다는 것이다.
그게 오바마 정부의 성과를 무너뜨리고 훨씬 더 나은 업적을 이뤄 노벨평화상에 도전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야심
이든, 결코 미국을 위협하는 핵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신념이 문재인 정부의 중재를 만난 외교적 성과이든, 이란이 망하기만을 오랫동안 고대해온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주변국이 없는 북한의 지정학적 운이든,
어쨌든 분명한 건, 트럼프 정부는 오히려 협상이 더 쉬워 보이는 '이란' 대신 협상이 더 어려워 보이는 '북한'을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하는 협상의 상대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백악관 강경 안보라인의 화살은 북한 대신 이란으로 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심지어 '이란 핵협정이 깨진 이유는 그 합의가 의회를 통과하지 못한 대통령의 행정명령 수준이었기 때문'이라며, 향후 이뤄질 북한과의 핵 합의는 반드시 의회를 통과시켜, 이후 정부가 함부로 깨지 못하게
만들겠다고까지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이 거론한 '리비아 모델', 즉 핵 합의를 하고도 합의의 당사자인 카다피가 죽은 것과는
김정은 정권에 대한 체제 보장을 의회 동의를 거친 '국가 간 조약으로 명문화'하는 정도까지 생각 중이라는 거다.
그러나 대이란 정책에서 보여지듯, 백악관의 안보라인은 결코 협상파가 아니라 여전히 강경파로 평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다시 열겠다고 했어도, '만족스럽지 않은 합의라면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는 그의
기본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니다.
이 상황이 영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계속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사진출처 : AP=연합]
박에스더기자 (stellar@kbs.co.kr)

▲ 미국의 이란핵협정 탈퇴 선언에 이란서 성조기 태우며 反美시위 - 5월 11일 테헤란에서는 금요기도가 끝난 뒤 수천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트럼프 대통령의 핵협정 탈퇴와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격을 성토하는 시위를 벌였다.
美 “이란핵협정 탈퇴할 것” 공식 선언
이란, 중국·러시아 거쳐 EU로 ‘핵 합의’ 유지 강화
이란핵핵정 파기로 북한에 경고메시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월 8일(현지시각) 이란핵협정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이에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미국의 우방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지지를 표시했다.
반면, 이란을 포함한 합의의 주요 당사국들은 강력한 유감 표명과 함께‘합의준수’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안보 불안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
히. 이번 합의 파기를“불충분한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
”는 경고 메시지를 북한에 전하는 것으로 해석함으로써 북미정상회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란핵 12년만에 합의, 3년만에 파기 위험
이란핵협정은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이란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 이란은
핵개발을 포기하고 6개국은 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란핵협정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과 무기급 플루토늄을 15년간 생산하지 않고, 농축 우라늄을 10t에서 300㎏으로
축소하며, 1만 9천개인 원심분리기를 10년 동안 6104개로 유지하게 했다.
이란핵협정문에는 이란은 핵 개발을 포기하고 6개국은 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재앙적이고 끔찍한 협상”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이란핵협정은 일방적이며 재앙적이고 끔찍한 협상으로 애초 체결되지 말았어야 한다.”며“,
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며“, 이 협정으로는 이란 핵폭탄을 막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내용이 없고, 10~15년의 일몰 기간이 끝나면 이란의 핵개발을 막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英佛獨 공동성명 “다른 당사국들과 함께할 것”
2015년 협정에 공동 서명했던 유럽 동맹국들과 이란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란 핵 합의를 지키기 위해 전념할 것이라면서“다른 당사국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이란의 핵 합의 준수를 기대한다며, 유럽 국가들은 이란에 대한 제재 면제를 유지하겠다고 강조
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로“프랑스와 독일, 영국은 미국의 결정에 유감”이라며“. 비확산체제가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 이란 핵 합의 불투명으로 불안감 감도는 테헤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까지 핵합의를 재협상하지 않으면 핵합의를 철회하겠다고 위협하면서 핵합의의 앞날이 극히 불투명해졌다. 이란에서도 핵합의가 무효로 될 경우 후폭풍을 우려하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7일 이란 테헤란 북부 타즈리시 시장의 시민들.
러시아·시리아, 미국의 핵 합의 탈퇴 비난
러시아는 미국의 이란 핵합의 파기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내고, 미국의 결정에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시리아도 국영방송을 통해“다시 한번 미국은 국제적인 합의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미국의
핵합의 탈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핵 합의 당사국은 물론 유엔과 유럽연합(EU) 지도층도 앞다퉈 미국의 탈퇴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이란, 미국 없이 핵협정에 남을 것
이란은 일단 미국이 협정에서 탈퇴하더라도 핵 합의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선언 직후 이란 TV에서 미국의 핵 합의 탈퇴를 ‘심리전’으로 규정하고“,
이란은 미국 없이 핵협정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앞서는“여러 문제에 직면하겠지만 잘 헤쳐나갈 것”이라며“, 우리 정책의 기본 방침은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국제사회에 건설적으로 관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이란, ‘핵 합의 유지’ 위해 연계 일치
중국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무부장은 13일 방중한 이란 자리프 외무장관과 베이징에서 회담을 갖고, 핵 합의
유지를 위해 앞으로도 양국이 연계해 가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중국은 핵 합의가 체결되기 전부터 구미 등 경제 제재를 강화한 가운데에서도 이란에 대한 무역과 투자를 지속해왔다.
자리프 장관은 이날 중국을 시작으로 러시아와 브뤼셀 EU 본부를 차례로 방문해 영국, 프랑스, 독일 외무장관과 만나 핵 합의 존속과 미국의 탈퇴에 대한 대처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같은 듯 다른 이란과 북한 핵문제 해법
트럼프 정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역시 이란핵협정 파기론자였다.
미국은 그동안 중단한 이란제재를 90일과 180일인 유예기간이 끝나는 대로 재개하기로 했다. 미 재무부는 이란의 원유 부문과 중앙은행 거래도 제재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핵협정 탈퇴 선언을 북한 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신호로도 보인다.
이번 이란핵협정이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 해법의 대표적 사례 중 하나였다는 점은 앞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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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12가지 요구 제시미국, 이란 핵합의 탈퇴 이어 이란에 최대 압박 이란, “미국이 세계 좌지우지하던 시절 끝났다” 반박 전문가, “미국 이 요구는 암묵적인 체제 교체 전략” [일요서울 | 곽상순 언론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재의 핵 합의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하다”고 했다. 이는 2015년 7월 이란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5개국 에 독일을 더한 6개국(P5+1)과 맺은 ‘포괄적 공동행동 계획(JCPOA)’에서 탈퇴한 데 이어, 미국이 이란의 체제 변화를 겨냥한 ‘플랜B’를 공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보수 성향의 미국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에서 ‘이란 핵합의 탈퇴 이후 전략’을 주제로 연설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단순한 이유 때문에 그 합의에서 탈퇴했다”며 “그것은 이란이슬람공화국 지도자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위험으로부터의 미국민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란에 대한 12가지 요구를 담은 새 합의를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2가지 요구에는 ▲우라늄 농축 중단 및 플루토늄 재처리 금지 ▲핵 시설에 대한 완전한 접근 허용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등 테러단체 지원 금지 ▲시리아에서의 모든 군사력 철수 등이 포함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어떤 사람들에게 12가지 목록이 길어 보일 수 있지만 이것은 단지 이란의 광범한 악행을 반영한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으면 “전례 없는 재정적 압박을 이란 정권에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 낸 ‘최대의 압박’ 전략을 이란에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 누구라도, 특히 이란의 지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가 가진 비전의 진정성을 의심한다면 북한과의 외교를 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눈은 이란 정권의 본질을 꿰뚫고 있지만, 우리의 귀는 열려 있다”며 이란이 변한다면 모든 제재를 해제 하고 외교관계를 복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란은 미국 제안을 곧바로 거부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 직후 “이란과 전 세계를 좌지우지하려는 당신(폼페이오)은 도대체 어떤 자인가”라면서 “(12가지 조건을)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맞받았다 . 로하니 대통령은 “각 나라는 독립적인 만큼 미국이 세계를 위해 결정하는 것을 세계는 수용하지 않는다.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이란 외교부도 “폼페이오의 무례한 발언은 이란 내정에 노골적으로 간섭하는 주권 침해행위”라고 반발했다. 이란 핵합의 유지를 주장해온 유럽연합(EU)도 미국의 새 제안을 일축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성명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의 연설은 우리가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해도 유리한 위치에서 이란의 행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데 대해 설명하지 못한다”며 “이란 핵합의의 대안은 없다”고 말했다. 수전 디마지오 뉴아메리카재단 선임연구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폼페이오가 발표한 이란 ‘플랜B’ 전략은 평양에 대한 최대의 압박을 테헤란에도 적용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끈 건 경제 제재와 군사 압박보다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진보에 따른 것 이었으며, 이란과 새 합의를 위해 동맹국과 파트너의 협조를 얻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플랜B 전략은 궁극적으로 이란의 체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이란 전문가 수전 멀로니는 “이것은 암묵적인 레짐 체인지(체제 교체) 전략”이라며 “그것 말고 는 (폼페이오의) 연설을 해석할 다른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폼페이오 장관의 플랜B는 사실상 현 이란 지도부 교체를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 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노골적으로 이란 정권 교체를 촉구하지는 않았으나 현 이란 정부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무리한 요구 조건을 내세운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의 요구는 현 이란 정권 교체를 시도하고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15년 JCPOA 협상의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웬디 셔먼 전 국무차관은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직접적이지는 않더라도 정권교체를 조장하려는 것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중앙정보국(CIA) 관리 출신으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을 지낸 네드 프라이스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은 요구 조건은 ‘실행이 명백히 불가능한 것'으로 단지 ‘이성과 실용주의의 겉치레로 포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혹평했다. 반면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 이란 실장을 지낸 마이크 싱은 폼페이오 장관의 ‘불만'이 역대 미 행정부 가 표명해 온 우려와 일치하는 것이라고 두둔했다. 요구 조건이 급진적인 것도 아니고 정권교체를 조장하기 위한 것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는 그러나 동맹들이 미국의 입장에 동조하지 않고 있고, 협상 타결의 간극이 지나치게 큰 점을 단점으로 지적했다. 셔먼 전 차관은 “물론 폼페이오 장관이 제시한 요구 중 되도록 많은 것이 이뤄지기를 희망하지만 문제는 그 방법" 이라면서 특히 유럽 동맹들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로부터도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만큼 (폼페이오의 요구는) 방법에 관한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플랜B에서 열거한 12개 항을 동시에 모두 달성하려면 “아마도 수십 년이 소요되는복잡하고 장기간의 협상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합의 파기와 제재 부활을 결정하면서 국무부 관리들은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이른바 ‘플랜 B' 성안에 급거 착수했으며 이번 주 유럽 동맹들과의 회합에서 이에 대한 전략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관리들은 현재 78세로 건강이 좋지 않은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하메네이의 후계구도를 내다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메네이가 사망할 경우 이란 정국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말과 연초 이란 내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에 주목하면서 역풍이 일수 있는 시위에 대한 직접적인 지지 대신 주민들의 인터넷 접속을 지원하는 등 이란 정권의 외부 정보 차단 공세에 맞서고 있다. 그러나 프라이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주민들이 혁명 직전이라는 오도된 판단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이날 사설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요구를 ‘강요에 의한 외교'로 비판하면서 이란이 수락하기 힘든 요구 를 제시함으로써 상황을 미-이란 간 전쟁이나 이란의 정권교체 방향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상순 언론인 ilyo@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 ||||||

![이스라엘의 F-35 전투기[AP=연합뉴스자료사진]](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8/05/23/AKR20180523092900111_01_i.jpg)
미 '경제戰', 이스라엘 '군사戰' …두 전선 앞 이란 선택은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이 두 개의 전선(戰線) 앞에 동시에 서게 됐다.
미국이 선전포고한 것이나 다름없는 '경제 전쟁'과 이스라엘의 점증하는 '군사 전쟁'의 압박을 한꺼번에 받는 양상이다.
이란이 외부의 압박에 속절없이 흔들리는 약소국은 아니지만, 이들 두 강대국의 다양한 압박과 위협을 한꺼번에 대처
하는 일은 만만치 않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이란에 '역사상 가장 강력한 경제 제재'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에 이란 혁명수비대의 상주 기지가 있다면서 올해 초부터 이를 공습하기 시작했다. 또 시리아 내전 초기부터 깊숙이 개입한 친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도 국지적으로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시리아에 파견된 이란군 장교가 여럿 사망해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긴장이 여느 때보다 고조했다.
이스라엘군은 22일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기를 처음으로 실전 투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6년 12월 이스라엘에 도입한 F-35가 기동한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발표 시점상 이란에 대한 위력 시위라고 볼 수 있다.
이란이 군사 강국이지만 공군력은 이스라엘과 걸프 수니파 왕정과 비교해 뒤진다고 평가받는다.
F-35의 작전 반경은 2천200㎞로 이란을 포함한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24일 자에 "이스라엘군이 F-35기를 실전에 투입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이란 혁명수비대가
시리아 내 드론 기지와 같이 이스라엘 국경을 넘나드는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최고지도자실]](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8/05/23/AKR20180523092900111_02_i.jpg)
이란은 양자택일해야 한다.
미국의 핵합의 탈퇴에 맞서 '강대 강' 전략으로 핵합의에서 제한한 핵프로그램, 즉 우라늄 농축활동을 재개하거나,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 앉는 선택이다.
전자를 택한다면 핵합의라는 외교적 해법으로 진정됐던 이란 핵위기가 핵합의 이행 2년여 만에 다시 시급한 국제문제가
된다.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핵합의에서 탈퇴하겠다고 위협하자 여러 차례 '더 높은 수준의 핵활동 재개'를 경고했다.
이란 내 강경 보수파와 군부에서는 핵활동 재개뿐 아니라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겠다는 급진적인 주장까지
나온다.
이런 대치 국면은 이스라엘이 이란 내 핵시설을 폭격하는 빌미가 될 수도 있다.
반대로 이란이 미국과 핵합의 수정에 전격적으로 나선다면 미국이 대이란 제재 부활을 보류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이란 핵위기도 다시 진정세에 접어들게 된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이 대이란 제재를 유보하는 조건으로 내민 12가지는 사실상 이란의 손발을 묶어 '백기 투항'하라고 요구하는 수준이다.
핵프로그램 포기, 탄도미사일 개발 중단과 사찰, 이란의 중동 내 개입 중지 등 이란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거의 없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란은 폼페이오 장관이 이를 언급하자마자 "값싸고 무례한 언사"라면서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게다가 미국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면 이란 현 정부가 크게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미국의 경제 전쟁 선포에 대해 이란은 일단 유럽 핵합의 서명국(영·프·독)과 중국, 러시아와 일단 공조하면서 대응책을 모색하는 양자택일의 중간 영역에 머물고 있다.
특히 유럽 측에 미국의 대이란 제재와 관계없이 이란산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을 실질적으로 보증하라고 압박을 높이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AP=연합뉴스자료사진]](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8/05/23/AKR20180523092900111_03_i.jpg)
이란은 6월 중순 정도를 핵합의를 유지하기 위한 유럽과 협상의 '데드라인'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향후 2∼3주 안으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이란도 핵합의를 탈퇴하는 강경한 길로 기울게 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설사 유럽 측이 핵합의를 지키겠다고 정치적으로 맹약해도, 과연 유럽 기업이 이를 믿고 이란 사업과 투자를 계속할지는 미지수다.
최근 이란 투자를 유보한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의 패트릭 푸얀네 최고경영자(CEO)는 24일 "토탈처럼 사업장이 세계 곳곳에 있는 큰 회사는 미국과 엮이지 않을 도리가 없다"며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피할 방법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란도 유럽 기업의 철수 움직임을 예상하고 미국의 영향권에서 상대적으로 벗어난 터키, 인도, 중국, 러시아와 인근
중앙아시아 국가와 긴밀한 정치·경제적 연대를 구축하는 데 분주하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 이란에 적대적인 두 강대국이 동시에 이란을 압박하는 것은 중동에서 이란의 정치·군사적 영향력이 최근 수년간 이들에게 위협적일 만큼 확장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장기화한 시리아, 예멘 내전과 이슬람국가(IS) 사태는 이란은 시리아, 이라크, 레바논, 예멘 등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명분이 됐다.
지리적으로도 시리아 내전은 이스라엘과, 예멘 내전은 미국의 전통 우방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리인이 국경을
마주 보고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긴장 국면이 조성됐다.
이스라엘과 사우디가 '공적' 이란의 군사력에 물리적으로 가장 근접한 셈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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