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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오늘의 기후 지도'서 벌겋게 불타는 지구









엘니뇨가 발생한 태평양의 수온 분포. 태평양 중앙 오른쪽의 흰색 부분이 온도가 평소보다 높아진 지역이다. - 사진 제공 NASA/JPL



극심한 엘니뇨가 발생한 1997년의 태평양 수온 분포. 태평양 중앙 오른쪽의 흰색 부분이
온도가 평소보다 높아진 지역이다.

- 사진 제공 NASA/JPL






역대급 엘니뇨가 닥친 2015년 말께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이 촬영한 태평양 위성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역대급 엘니뇨가 닥친 2015년 말께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이 촬영한 태평양 위성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엘니뇨 현상이 라니냐 현상으로 전환하고 다시 엘니뇨 현상이 반복되는 진동 구조로 표현한 모식도.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엘니뇨 현상이 라니냐 현상으로 전환하고 다시 엘니뇨 현상이 반복되는 진동 구조로 표현한 모식도.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오늘의 기후 지도'서 벌겋게 불타는 지구



美캘리포니아ㆍ포르투갈 대규모 산불…세계 곳곳 폭염
독일ㆍ덴마크ㆍ호주 연구진 “기온 2℃ 상승, 온난기 초래”
고온 현상ㆍ해수면 상승 ‘온난기’…인류가 통제못해
수십년 내 기온 4~5℃ㆍ해수면 10~60m 상승 예측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세계 곳곳이 폭염과 산불로 들끓고 있는 가운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상이변이 일상화되는 ‘온실 지구’가 초래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 미국과 유럽은 폭염으로 인한 대규모 산불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북쪽에서 발화한 ‘멘도시노 콤플렉스 산불’은 7일(현지시간) 오전 현재 29만 에이커(1173㎢)의 산림을 태웠다.

이 피해 면적은 서울시 2배에 달하는 규모로, 주(州) 재난 역사상 최대 규모의 화재로 기록됐다.


 미 기상당국은 역대 10대 산불 중 4개가 최근 5년 사이에 발화한 것이라며 지구온난화에 따른 폭염이 산불의 규모를

키우는 주된 원인이라고 밝혔다.

포르투갈 남부 몬시케 지방의 대규모 산불도 계속 번지고 있다. 포르투갈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몬시케 지역의

 산림 1만5000∼2만 헥타르가 소실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수도인 리스본보다도 큰 면적이다.


미국 CNN방송은 7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이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지구 평균온도가

 섭씨 2도 이상 상승하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더라도 고온 현상과 해수면 상승이 나타나는 ‘온난기’(Warm Period)에 진입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와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호주국립대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상승 지점을 넘어가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이더라도 인류가 ‘온실 지구’를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고 경고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북쪽에서 발화한 ‘멘도시노 콤플렉스 산불’ [사진=게티이미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북쪽에서 발화한 ‘멘도시노 콤플렉스 산불’


[사진=게티이미지]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레이크포트에서 소방관들이 번지는 산불을 잡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있다. 산불로 인해 LA 소방당국은 수천명의 주민들에게 대피ㆍ소개 경보를


 발령했다. [AP 연합뉴스]










연구진은 섭씨 2도 기준을 넘어서면 수십년 안에 지구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4∼5도, 해수면은 현재보다 1

0∼60m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난기에 강은 범람하고 폭풍은 해안 지역을 파괴하고, 극지방의 만년설이 녹아 해수면이 높아져 해안 지방이 침수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 연구에 참여한 호주국립대 윌 스테펜 교수는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 온도를 결정하는 유일한 요인이

아니다”면서 “온도가 섭씨 2도 상승하면 온실가스 방출을 중단하더라도, ‘피드백’이라고 불리는 지구 시스템으로 인해 온난화가 더욱 촉진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세계가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지키더라도 온난기 진입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세계 각국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체결,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가 섭씨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 국제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연구진은 ‘온실지구’를 막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를 다른 에너지로 대체하는 등 인류 생활방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테펜 교수는 “온난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인류의 행동을 ‘지구 착취’에서 ‘지구 시스템의 관리’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mss@heraldcorp.com

      








지구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녹아내린다. 북극곰이 작은 얼음 조각 위에서 바다표범을 먹고 있다.

지구도 인간도 뜨겁게 들끓고 있다.

 /Pal Hermansen




불타는 지구촌, 북극권도 30도 넘겼다


북반구 남반구 곳곳에서 최고기온 경신 릴레이…
광범위한 고온 현상이 보내는 경고 주목해야





“북극권 제트기류(대기 상층부에서 띠 형태로 빠르게 이동하는 바람)가 약해진 가운데 북반구 일대에 걸쳐 강력하게

형성된 고기압이 장기간 세력을 유지하면서 겹쳐져, 유라시아 대륙 전역에 ‘열돔 현상’이 발생했다.

북반구 전역을 강타하고 있는 기록적인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영국 일간지 <가디언> 7월13일치)


덥다. 왜 더운 건지 설명을 듣는 것도 숨이 찬다.

 우리만 더운 게 아니라니,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까? 북극권의 최고기온도 30도대에 들어선 터다.


밤 최저기온이 42.6도

올해 6월 시작된 불볕더위가 두 달여 세계를 휘감고 있다.

지구촌 북쪽 반구가 아주 뜨겁다.

 폭염과 관련한 기존 기록이 속수무책으로 깨지고 있다.


6월28일 아라비아반도 남동부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 남쪽 바닷가 어촌 마을 쿠리야트에선 기이한 신기록이 세워졌다. 낮 최고기온이 높았던 게 아니라, 밤 최저기온이 42.6도를 기록한 게다.

세계기상기구(WMO)의 공인을 받진 않았지만, 관측 이래 최고 기록이다.


7월5일엔 알제리의 사하라사막 인근에 인구 19만 명이 사는 도시 우아르글라에서 낮 최고기온이 51.3도까지 치솟았다. 알제리는 물론 아프리카 대륙에서 관측 이래 최고치다.

 현재까지 지구에서 기록된 낮 최고기온은 1913년 미국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에서 측정된 56.7도다.


위도를 조금 높여보자.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 남부 코카서스 지방의 내륙국가인 아르메니아는 평균 고도가 해발 990m에 이르는 산악 지대다.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선 7월 들어 수은주가 42도까지 치솟는 등 일주일 동안 40도가 넘는 이상고온현상이

 발생했다.


 예레반의 예년 7월 평균기온은 26.4도에 그친다. 아르메니아에선 올해 2월(19.6도)과 3월(28도)에도 역대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서유럽은 5월 이후 최악의 가뭄과 폭염을 동시에 겪고 있다.


예년 6월 평균기온이 20도를 넘지 않는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선 6월28일 31.9도를 찍었다.

가뭄이 심각해지면서 영국 정부는 북서부 지방 일대에 이른바 ‘호스 파이프 밴’(수도꼭지에 호스를 꽂아 세차하거나

식물에 물을 주는 등의 행위 금지) 조처를 내렸다.

가뭄으로 메마른 산과 들판은 ‘성냥갑’으로 변해간다.


스웨덴에선 7월 한 달 동안에만 산불이 60건 이상 났다.

 이 가운데 10여 건이 북극권에서 났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시베리아 북부지역과 북극해 지역에서도 평년 기온을

 4~5도 웃도는 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7월엔 한때 최고기온이 32도를 넘기도 했다.

북아메리카도 상황은 엇비슷하다. 미국 서부 일대에서도 7월 한 달 크고 작은 산불이 끊이질 않고 이어졌다.


역대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운 콜로라도주와 캘리포니아주에 피해가 집중됐다.

캘리포니아주에선 최고 48도에 이르는 폭염이 주 전역을 강타했다.

 역시 기상관측 시작 이래 최고 기록이다.


밀 가격에 원전 가동까지 폭염의 공습

두 달 넘게 이어진 폭염과 가뭄이 불러온 사회·경제적 파장은 이미 구체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 뉴스 매체 <블룸버그> 통신은 7월25일 “폭염과 가뭄으로 유럽 전역에서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

해지면서, 밀 선물 가격이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실제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에선 6년 만에 처음으로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프랑스와 독일 등지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올해 1월16일 1t에 166.3유로였던 파리상품거래소 밀 선물값은

 7월25일 198.8유로까지 올랐다. 밀값 폭등은 또 다른 파장을 부른다.

 1억 명에 가까운 인구에게 정부가 빵값을 보조하는 이집트에선 식량값 폭등을 염려하고 있다.


전력 부문에서도 파문을 일으켰다.

프랑스 파리의 7월 평균기온은 지난 30년 평균치인 20도 안팎보다 5~10도나 높았다.

프랑스는 전력의 70%를 원자력발전소 58기에 의존하는 전력 수출국이다. 이상 고온에 따라 강물의 수온도높아지면서, 이를 냉각수로 쓰는 원전 가동에도 차질이 빚어진다.

프랑스의 전력 생산량이 줄어들면 주변 전력 수입국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장기적인 폭염으로 냉방용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공급 가격은 더욱 치솟을 수밖에 없다.

폭염의 연쇄반응이다.

북반구뿐이 아니다.

현재 겨울철인 남반구에서도 이상고온현상이 목격된다.


7월5일과 6일 오스트레일리아의 시드니 기온이 25도까지 치솟았다.

기상관측을 시작하고 159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이 이틀 연속 기록됐다.

 사실 이상고온현상은 지난해부터 지구촌 차원에서 꾸준히 나타났다.

지난해 4월 최고기온이 50.2도를 기록한 파키스탄은 전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4월’을 보냈다.


 5월엔 파키스탄 투르바트의 기온이 53.5도를 기록하며, ‘5월 지구촌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6월엔 이란 아흐바즈의 기온이 역시 역대 최고치인 53.7도를 찍었고, 7월엔 에스파냐 남부 코르도바에서 수은주가

 46.9도까지 치솟았다.


 또 10월엔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일대에서 기온이 42도까지 오르는 등 미국 전역에서 10월 최고기온 기록이 잇따라 바뀌었다. 또 지난해 11월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사흘이나 최고기온이 42도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금까지 가장 기온이 높았던 2016년의 폭염은 지구온난화와 함께 강력한 엘니뇨(지구에서 태양에너지 유입이 가장

 많은 적도 부근 열대 동태평양과 중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상시보다 높은 상태로 몇 달씩 유지되는 현상)가 결합돼 생긴 현상이었다.


 올해는 상대적으로 기온을 낮추는 라니냐(엘니뇨의 반대 현상)의 영향 아래 있음에도 예년 평균기온을 5도 이상

 넘기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독일의 소리>(도이체벨레)는 7월18일 이렇게 전했다.


 실제 세계기상기구 자료를 보면, 올해 전반기6개월은 라니냐 현상이 발생한 해 가운데 역대 가장 기온이 높았다.

 올해 말 라니냐가 물러가고 엘니뇨 현상이 시작되면, 내년엔 기온이 더욱 올라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앞서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7월13일치에서 마이클 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지구과학센터 소장의 말을 따 이렇게

경고했다.


엘니뇨 오면 내년 기온 더 오를 수도

“북반구 전역에 걸쳐 폭염이 발생한 것은 규모 면에서 분명 전에는 보기 어려웠던 일이다.

특정 지역의 최고기온이 높게 나온 게 문제가 아니라, 고온 현상이 이처럼 광활한 지역에서 관측된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2100년까지 4.5℃ 오르면 동·식물 절반 멸종... 식량난·전쟁 심화될 듯






이번 폭염의 주 원인으로 지목되는 열돔(Heat Dome)현상을 유발시킨 것은 온실가스로 인한 급격한 지구온난화로 지목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이번 폭염의 주 원인으로 지목되는 열돔(Heat Dome)현상을 유발시킨 것은 온실가스로

인한 급격한 지구온난화로 지목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최악의 폭염' 재난수준으로 관리한다더니…대책은 '전과동'




최악의 폭염에 한반도 타들어간다…재난 수준 
강원 홍천 41도·서울 39.6도…역대 기록 넘어서 
전기료 부담·노동자 안전 등 맞춤형 대책 절실 
개인이 폭염 대처하긴 한계…대책도 재난급으로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역사상 가장 강력한 폭염으로 한반도가 타들어가고 있다.

정부는 폭염을 재난에 포함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는 등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올해 폭염이 재난 수준이라는 평가가 전제된 상태에서다.

 그러나 정부의 대책은 재난 수준으로 보이지 않는다.

 재난의 의미는 이렇다.

날씨 등의 자연현상의 변화 또는 인위적인 사고로 인한 인명이나 재산의 피해를 말한다.


재난 가운데 자연현상과 관련된 천재지변을 재해 또는 재앙이라고 부른다. 사람의 실수 또는 부주의나 고의로 일어난 사고도 재난으로 본다.

그래서 사용하는 말이 인재다.

 올해 폭염은 재난급이라고 불러도 무방해 보인다.
각종 기록들이 이를 증명해 준다.

 기상청에 따르면 기상관측이 시작된 1917년 이후 가장 더웠던 1942년 8월1일 대구의 낮 최고기온 40도를 넘어섰다.

1일 강원도 홍천의 낮 최고기온은 41도를 기록했고 서울은 39.6도까지 치솟았다.  
강원도 홍천에 있는 공식 관측소는 이날 오후 4시께 41도를 기록했다.

전국 공식관측소 기록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서울도 뜨거웠다.


같은날 오후 3시36분께 서울 종로구 송월동 공식관측소의 최고 낮 최고기온은 39.6도로 측정됐다.

 1907년 기상청이 서울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111년만에 최고 기온을 경신한 것이다. 
또 7월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15.5일(평년 3.9일), 열대야 일수는 7.8일(평년 2.3일)로 1973년 통계 작성 이후 1994년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 수준을 유지해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4.5도 이상 오를 경우, 지구의 곤충 숫자가 급감, 주요 곡물들의 수분이 어려워져 식량난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DB)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 수준을 유지해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4.5도

이상 오를 경우, 지구의 곤충 숫자가 급감, 주요 곡물들의 수분이 어려워져 식량난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아시아경제DB)




온열환자도 급증했다.

 지난 5월20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열사병 등 온열질환 사망자는 29명에 이른다.

 질병관리본부가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많다.

온열질환자도 2355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893명)과 비교해 2배가 넘는다. 

 이번 폭염이 얼마나 강력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제는 최악의 폭염이 8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이번 폭염을 재난으로 보고 대응체계를 '긴급폭염대책본부'로 확대 가동하고 있다.

현재 과(課) 단위에서 하고 있는 대응체계를 재난관리실 차원의 긴급폭염대책본부로 확대한 것이다.  

 정부는 독거노인, 노숙인, 쪽방촌 등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노인돌보미, 지역자율방재단과 관련 시민단체를 적극 활용하고 열대야에 따른 무더위 쉼터 운영시간을 연장하도록 조치했다. 농·어촌, 실외작업장 등 취약지역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도 하고 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 많이 나왔던 대책들이다. 폭염이 역대급인 만큼 피해를 겪는 사람들에게 맞춤형 대책이 필요

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소위 살인적인 폭염은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111년 만에 한반도 낮 최고기온을 갈아치운 폭염.[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실제로 전기료 부담이다. 지금의 폭염은 전기료 폭탄이 무섭다고 에어컨을 틀지 않고 정신력으로 버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폭염과 열대야로 잠을 못 이룰 지경이지만 서민들은 마음 놓고 에어컨을 켜기가 겁난다.  

 지난 2016년 6단계로 적용되던 전기료 누진제가 3단계로 낮춰져 전기료 부담이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폭탄급'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다.

정부도 전기요금에 대해 제한적 특별배려를 할 수 없는지 검토에 나섰다. 하지만 전반적인 전기요금 인하가 어렵다면 일단 저소득층에 한해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주는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불볕더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피해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지난달 30일 오후 광주 서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60대 노동자가 탈진 증세로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목숨을 잃었다.  

 정부는 지난해말 '산업안전보건기준 규칙'을 개정했다. 옥외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45분 일하면 15분 휴식시간을

주고 그늘막 등 휴식공간을 제공하도록 의무화했다.

지키지 않으면 50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올해 6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옥외 작업자 건강보호 가이드'는 기온 35도 이상(폭염경보 발령)일때 오후 2~5시에는 긴급작업외 작업은 중지하도록 했다. 또 1시간 단위로 10~15분의 휴식시간을 제공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휴식 공간은 그늘진 곳으로 햇볕을 완전 차단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공장 등 현장 작업자들에게 휴식시간은 권고사항일뿐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무용지물인 셈이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건설노조)이 지난달 20일부터 22일까지 토목건축 현장 조합원 2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응답자의 76%가 '휴식시간과 식수, 휴식장소를 제공받아야 한다는 점을 공지 받은 적 없다',

휴식을 취한 노동자들도 74%가 '아무데서나 쉰다'고 답했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정부는 폭염 대책을 이행하지 않는 건설현장을 처벌하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구온난화 등으로 독한 폭염은 앞으로 더 자주 나올 가능성이 높아 대책도 재난급으로 마련해야 한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2029년 폭염사망자수가 99.9명에 이르고 2050년에는 261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폭염일수도 10.7일에서 20.3일로 2배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 관계자는 "이제는 개인이 폭염에 대처하는 건 한계가 있다"며 "대규모의 피해가 가까운 미래에

예상되고 있다. 폭염을 재난으로 명확히 명시하고 후속대책들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도 국민에게 사과했다.  
김 장관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재난 수준의 폭염이 3주째"라며 "약자들에게 해드릴 수 있는 방법이

당장 마땅지 않다. 너무 죄송하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문제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이다.

원래 모든 재난은 약자들부터 먼저 공격한다.

 지금도 전기료가 무서워 있는 에어컨도 안트는 분들이 많다"며 "국민에게 고루 도움이 될 방안이 있어야 한다.


방법을 찾겠다.

이대로 가다간 자칫 더 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mkbae@newsis.com 









사진 = 게티이미지




[연중기획-지구의 미래] '수면 주기 = 에어컨 설정 시간'…밤은 더 뜨거워진다


낮 최고기온 10년간 0.12도 오를때 밤 최저기온은 0.24도 껑충 ‘두배’ 

 온난화 진행 속도 밤에 더 빨라져

기록적 폭염·열대야 생태계 위협





지난 밤도 네다섯 번 눈을 떴습니다. 통잠을 자본 게 언제였는지. ‘밤 시간 만이라도 에어컨 없이 버텨보자’라는 마음과 ‘일단 살고 보자’는 마음이 합쳐져 ‘딱 한 시간만 틀지 뭐’ 했더니 수면 주기가 에어컨 설정시간만큼 줄어들었다.
해도 너무하다 싶은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 새벽까지도 이렇게 더운지 모르겠다.

‘잠 못 이루는 밤’은 문명의 이기 탓에 인간의 인내심이 줄어들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정말 밤 기온이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걸까?


기후학자들은 후자 쪽 손을 들어준다.

지구온난화의 진정한 야성은 해가 내리쬐는 낮이 아니라 컴컴한 밤에 드러난다는 것이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온난화의 이야기를 들려드린다.








한증막 서울 국내 기상관측 111년 만에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 최고기온을

 기록한 1일 지열로 아지랑이가 이글거리는 서울 여의도의 한 도로를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이


재문 기자






◆뜨거워지는 낮, 더 뜨거워지는 밤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올해만큼이나 자주 거론되는 해가 있다.

1994년과 2016년이다.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웠다고 하는 연도다.


1994년은 24년이 지난 지금도 전국 95개 관측지점 가운데 ‘최고기온 1위 타이틀’을 24군데서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더위가 기승을 부렸고, 2016년은 8월 하순에 접어들도록 한여름 무더위가 이어져 온국민을 지치게 만들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이 만일 야행성이었다면, 2013년과 지난해를 기억하고 있을 이다.








2013년과 지난해 8월은 역대 열대야가 각각 두 번째, 네 번째로 많았습니다. 최저기온의 최고값, 그러니까 ‘가장 더운 밤’ 1위 기록을 봐도 2013년과 지난해의 위세는 대단하다.
악명높은 1994년도 남원, 천안 등 4곳에서만 가장 더운 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2013년은 15곳, 지난해는 무려 18곳에서 1위 기록을 새로 썼다. 근래 들어 참을 수 없이 더운 밤이 빈번해진

 탓이다.
‘그냥 어쩌다 극한의 열대야가 나타난 건 아닐까’라고 넘기기엔 밤 기온의 상승세가 심상찮다.

국립기상과학원에 따르면 1912년부터 지난해까지 낮 최고기온은 10년마다 0.12도 올랐는데, 밤 최저기온은 0.24도씩 두 배 빨리 올랐다.

비유하자면 지구온난화가 낮에는 고속도로 위를 달리다 밤에는 KTX로 갈아탄 셈이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미국도 밤 기온이 낮보다 두 배 빨리 상승했고, 이런 현상은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밤 기온이 빨리 오를 수밖에 없는 까닭




왜 밤은 자꾸 더워지는 걸까요?



‘더운 밤’이라고 하면 연관검색어처럼 ‘도시 열섬’(Urban heat island)이 떠오른다.

도시화가 되면서 아스팔트가 깔리고 인공열이 늘어나니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고 뜨거운 현상 .


2015년 기상청 연구과제로 수행된 ‘한반도 장기기온 변화 및 도시화 영향 분석’ 보고서를 보면 대도시의 낮 최고기온은 10년마다 0.26도 올랐는데 밤 최저기온은 0.44도 올랐다.

소도시에서도 낮에는 10년마다 0.16도, 밤에는 0.37도가 올랐다.

밤 기온을 올리는 데 도시화가 한몫한 건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이게 다 도시화때문이다’라고 하기는 곤란하다.

 밤의 빠른 온난화는 장소(도시·시골)와 계절을 불문하고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Climate Reanalyzer









일본 오카야마 현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얼굴에 아이스팩을 대고 더위를 식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래서 학계에서는 좀 더 보편적인 원인을 찾기 위해 십수년 전부터 연구를 해오고 있다.

그러면서 몇 가지 단서를 찾았는데 구름과 비, 토양습도가 그것이다.

기후모델로 분석을 해보니 온난화가 진행되면 고위도로 갈수록 구름이 많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구름은 햇빛을 반사시켜 낮 기온을 떨어뜨리지만, 밤에는 솜이불처럼 열기가 식는 걸 방해한다.

 그래서 구름낀 날에는 일교차가 적다.

서울의 가장 더운 밤(29.2도)이 찾아온 지난 23일도 구름이 잔뜩 끼어있었다.

하지만 구름 탓만 하기도 석연찮다.
민승기 포항공과대 교수(환경공학)는 “(관측이 아닌) 모델 결과라는 점과 온난화가 진행되면 고위도 운량이 늘어나는 건 맞지만 중·저위도에서는 오히려 운량이 줄 수 있다”며 “낮밤 온난화 차이를 구름 양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비와 토양습도 또한 지역별 효과가 제각각이어서 속시원한 설명이 되지는 못하ㅏ=다.
아직 이렇다할 이론이 있는 건 아니지만, 2년 전 노르웨이 연구진은 밤의 빠른 온난화는 대기의 고유한 특성 때문에

 빚어진 ‘숙명’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밤은 낮보다 대기 두께가 얇아서 쉽게 데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기 두께가 얇다니, 공기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한다는 걸까.

우리가 잘 아는 현상 중에 대류가 있죠. 뜨거워진 입자는 올라가고, 입자가 식으면 다시 내려오고 하면서 빙빙 도는 것 말이다.

 대기도 마찬가지로 낮 동안 지표가 뜨거워지면 지표 가까이에 있던 공기는 하늘로 올라간다.


공기가 올라가다 식으면 다시 땅으로 내려온다.

이렇게 지표 가열로 직접 영향을 받는 구간을 굳이 어려운 말로 ‘대기경계층(PBL·planetary boundary layer)’이라고

부른다.

밤보다는 낮의 지표가 더 뜨거울테니 달궈진 공기가 올라갈 수 있는 높이는 낮에 더 높다.

PBL 두께가 밤보다 낮에 더 두꺼운 것이다.
서명석 공주대 교수(대기과학)는 “똑같이 가열했을 때 물 1㎏이 담긴 주전자가 10㎏ 담긴 주전자보다 빨리 끓듯이

 PBL 두께가 얇은 밤에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다.










1일 오후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에서 직원이 역대 최고인 ‘39.6도’로

 표시된 기상실황 모니터를 가리키고 있다.

뉴스 1




◆소리 없이 당신의 건강을 노리는 열대야

열대야가 늘어나는 것만도 힘든데, 폭염이라는 달갑지 않은 친구를 끌어들여서 더 걱정이다.
이명인 폭염연구센터장(울산과학기술원 교수)이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열대야 발생 추이를 살펴봤더니 열대야가

일어난 날 폭염도 같이 일어나는 빈도가 급증했다.

과거 10년(1973∼1982년) 동안에는 열대야 10일 중 7∼8일은 열대야만 일어나고 2∼3일만 폭염과 열대야가 함께

일어났었다.

 그런데 최근 10년(2008∼2017년) 사이에는 열대야만 일어나는 날이 엿새로 줄고, 나흘 정도는 폭염과 열대야가 함께 들이닥쳤다.


최근 5년으로 기간을 더 좁히면 열대야 단독 발생일과 열대야·폭염 동반 발생일이 거의 5:5로 비등한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열대야와 폭염이 서로를 불러들이는 형국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밤낮없이 폭염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더위에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지면 졸리고 짜증이 난다.

그런데 어떤 이들에게는 열대야가 단순히 피곤한 나날들이 아니라 생사를 오가는 순간이 될 수도 있다.

영국 런던 위생열대 의학대학원(LSHTM)은 1993∼2015년 사이 런던 시민의 사망률과 기온와의 관계를 분석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낮기온이 상위 1% 수준까지 치솟은 ‘극한 더위’가 펼쳐졌을 때는 상위 20% 수준의 ‘평범한 무더위’일 때보다 만성

허혈성(혈관 이상으로 인한 빈혈) 질환자의 사망률이 29% 높았다.

 그런데 밤기온이 ‘극한 더위’를 보일 때는 그 비율이 46%로 올라갔다.

뇌졸중도 극도로 더운 날에는 사망률이 32% 올라갔지만, 극도로 더운 밤에는 70%나 상승했다.

신경계질환, 정신질환 등도 폭염보다는 열대야 때 더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조금 복잡한 통계를 소개했지만, 요지는 밤낮없이 더우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밤에라도 몸이 쉬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탈이나고 마는 것이다.

식물도 괴롭긴 마찬가지다. 식생이 얼마나 자라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식생지수(NDVI)’라는 것이 있다.

그런데 북반구에서는 대체로 최저기온의 온도가 올라갈수록, 그러니까 밤이 더워질수록 NDVI값이 줄어든다.

필리핀에서는 최저기온이 1도 오르면 쌀 생산량이 10% 줄어든다는 연구도 있다.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야경을 감상하고 있다.
뉴시스



밤 기온이 빠르게 올라 일교차가 줄어드는 일은 언제까지 지속될까요? 지구 기후와 동식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티핑포인트’ 같은 순간도 올까?
앞서 전해드린 PBL과 밤 온난화를 연구한 리처드 데이비 노르웨이 난센 환경원격탐지센터(NERSC) 연구원은 세계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시간이 가면 속도가 조금 줄어들 수는 있어도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는 한 밤 기온은 계속 빠르게 오를 것이다.

 그간 (폭염만큼) 많은 관심을 받진 못했지만 이미 밤 기온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낮에 받은 열 스트레스가 밤에 풀리지 않고 계속 누적되기 때문이다.

이러다 정말 티핑포인트가 찾아올지도 모르고. 이 부분은 저희 연구팀의 다음 연구 주제이기도 한다.”

이러다 언젠가는 ‘안녕히 주무세요’란 인삿말이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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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4일 서울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치솟으면서 여의도 주변 아스팔트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이달 4일 서울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치솟으면서 여의도 주변 아스팔트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온난화·열섬·동풍·고습도…폭군 넷이 몰고온 熱반도

티베트 고기압에 인공열·이례적 풍향 등 더해져





전국 낮·밤 최저·최고 기온이 역대기록을 갈아치우면서 ‘더워 쓰러지겠다’는 비명이 연일 나온다.
 올여름 장기간 맹위를 떨치는 폭염은 북태평양과 티베트 고기압의 영향으로 뜨겁게 달궈진 대기가 마치 반구형
 지붕을 형성하는 ‘열돔’ 현상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기후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열섬 현상 △때아닌 동풍 △치솟는 습도 등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한다.

지구온난화에 유독 취약한 한반도=살인적 폭염은 온실가스를 통한 지구온난화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온난화로 데워진 한반도의 지표면 열기가 뜨거운 고기압 기류와 만나 혹독한 ‘찜통더위’를 만들었다는 것.
유엔(UN)은 온실가스가 지금 같은 수준으로 배출될 경우, 지구 평균 기온이 10년에 0.2도씩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온난화는 세계적 추세지만 한반도는 상대적으로 기온상승 속도가 빠르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 지구적으로 100년간
0.75℃ 오르는 동안 서울, 대구 등 국내 6대 도시는 2배가 넘는 1.8℃나 올랐다.

◇도시에 사로잡힌 열…잠못 이루는 열대야=밤 기온 상승세도 심상찮다.
열대야는 공기의 흐름이 둔한 내륙, 특히 인구가 집약된 도시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기상청의 ‘한반도 장기기온
변화 및 도시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도시의 밤 최저 기온은 최근 10년간 0.44도 올랐다.

아스팔트가 깔리고 인공열이 늘어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현상이 지속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대기 밖으로 방출시켜야 할 열기를 붙잡는 열섬 현상 때문이다.
미국기상학회(AMS)에 따르면 지구 표면 이산화탄소 농도는 도시화 등 영향으로 405ppm까지 치솟아 대기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증가율은 1960년대 초반 이후 약 4배에 달한다.




서울 최고 기온이 39.6도를 기록하면서 국내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송월동 공식관측소 내 모니터에 서울 기온이 표시되고 있다.



서울 최고 기온이 39.6도를 기록하면서 국내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송월동 공식관측소 내 모니터에 서울 기온이 표시되고 있다.




◇‘대프리카’ 못지 않은 서울·강원…여름철 이례적 ‘동풍’=지난 1일 강원도 홍천이 41도를 기록하며 우리나라 역대 일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덥기로 유명해 이른바 ‘대프리카’로 불리는 대구에서 1942년 기록한 40도를 뛰어넘는다.
 76년 만에 역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기온이다.

전통적으로 대구 등 영남권에서 최고기온을 기록해 온 것과 대조적으로 이번 폭염은 서울, 강원 등 중부에서 무서운
기세를 떨치고 있다. 태백산맥을 넘어오는 ‘동풍 효과’ 때문이란 분석이다.
현재 한반도에는 뜨거운 수증기가 유입돼 태백산맥을 넘어 중부로 유입되고 있다.

 산 정상을 오르며 단열팽창한 공기가 다시 산에서 내려오면서 압축돼 고온건조한 바람이 된다. 이 같은 동풍 현상은 한반도 여름 기후 특성상 이례적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후덥지근한 날씨 지속…1℃ 오를 때 습도 6%씩↑=기온 상승으로 습도도 부쩍 늘어 불쾌지수를 높인다.
 습도는 공기가 머금고 있는 수증기의 양으로 기온이 오르면 공기 부피가 커져 수증기를 더 많이 담을 수 있게 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일부터 19일까지의 습도는 82.8%로 역대 2위. 이후 이 같은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북태평양 기단보다 서쪽에 있다”며 “이 기단이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남쪽에 위치한
북태평양의 덥고 습한 공기를 들여오는 통로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습도 변화는 전 세계적 현상으로 온난화에서 비롯됐다고 학계는 분석한다.
미국 예일대 등은 기온이 1℃ 오를 때마다 습도6%씩 높아져, 2100년까지 습도가 12~24% 증가할 것
이라전망했다.         


 

          

류준영 joon@mt.co.kr








제주 자생지에 개화한 황근. 멸종위기식물로 무궁화 속 식물 가운데 유일하게 우리나라에 자생한다. 황근은 ‘노란 무궁화’란 뜻이다. 제주/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제주 자생지에 개화한 황근. 멸종위기식물로 무궁화 속 식물 가운데 유일하게 우리나라에 자생한다. 황근은 ‘노란 무궁화’란 뜻이다.


제주/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불타는 입추, 매미 합창은 곧 물러갈 여름 알려

 

이강운의 홀로세 곤충기
횡성 산골짜기도 41.4도 찍은 더위
매미와 무궁화로 여름 절정 넘었다

 



절절 끓는 지구로 절기가 무색하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오늘은 입추. 그러나 진작부터 시작된 폭염이 한 달 이상 가면서 아직도

 후끈 달아오른 대지에 대번에 숨이 막혀오고, 얼마나 햇볕이 뜨거운지 정수리가 탄다. 살인적인 햇볕만 내리쬐고

 열기만 쏟아내는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이 무시무시하다.


41.3℃. 우리나라 기상청 사상 최고 기록을 바꾼 횡성. 횡성 중에서도 깊은 산 속에 있는 연구소 온도는 그보다 더 높은 41.4℃다.

 완전한 분지 형태라 주변보다 온도가 높고 해가 지면 곤두박질쳐 일교차가 무려 20℃, 롤러코스터를 탄다.

폭발적인 더위와 가뭄으로 연구소 주변의 식물들이 타들어 가고 있다.





8월 1일 연구소에서 잰 온도계가 기록적인 41.4도를 나타내고 있다.



8월 1일 연구소에서 잰 온도계가 기록적인 41.4도를 나타내고 있다.




대기가 꼼짝 않고 제 자리에 있게 되면서 끊임없이 열은 올라가고, 순환이 되지 않으니 미세먼지도 많고 오존 농도도

높다.

뜨거운 열기로, 또 먼지로 사람도 힘들고 자연 속 다른 생물들도 힘들어하고 있다.


태풍과 홍수 그리고 이제는 폭염도 자연재해라 하는데, 그저 자연에서 일어나는 폭발적인 자연 현상으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 불타오르는 지구를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면서도 인간이 만들어 낸 지구온난화를 모른 체할 수 있을까?

이 무시무시한 더위에 그나마 연구소 숲 속을 거닐면 숨 쉴 만하다.


게다가 아침부터 울어대는 맴, 맴, 맴 청량한 매미 소리는 잠시 찜통더위를 식혀준다.

매미 소리는 자신을 알리고 짝을 찾는 신호지만 여름의 클라이맥스, 곧 내려갈 여름을 가리킨다.

늘 시끄럽다 표현했던 매미 소리가 이토록 반가운 적이 있었는지. 옛날부터 한창 무더울 때쯤 청량한 매미 소리와

 무궁화 꽃이 무더위와 시름에 젖은 농민들을 위로했다는데, 과연 매미 울고 무궁화 꽃이 피었다.


3년 전 심었던 멸종위기식물인 노랑 무궁화 ‘황근(黃槿)’이 종 모양의 노란색 커다란 꽃을 피웠다.

 귀한 여름꽃과 여름의 클라이맥스를 알리는 매미 소리로 노곤했던 무기력증이 조금 사라진다.

아무리 더워도 꽃은 피고, 짝을 짓고 번식은 계속된다.






유지매미



유지매미




짝짓기하는 참매미.



짝짓기하는 참매미.




황근




황근



몇 해 전인가 도법 스님이 전국 생명평화탁발순례 도중 연구소를 방문하셨다.

식사를 방해하는 파리를 보시고, 선문답같이 “파리를 죽여야 합니까? 살려 줍니까?”라고 물으셨던 적이 있다.

아마 곤충학자이므로 어떤 이유를 대서라도 살려야 한다고 답할 줄 기대하셨건 것 같다.

 “집 안으로 들어와서 밥상을 더럽히거나 윙윙거리며 귀찮게 하면 잡고, 밖으로 나갔을 때 만나면 제가 피하죠.


 각각 다른 생명체의 영역은 존중해야 하니까요. 인간도 생태계의 한 구성원이므로 죽일 수도 잡아먹을 수도 있고

기꺼이 다른 생물을 위해서 자리를 비켜줄 수도 있어야 하지요”

스님이 어떻게 생각하셨는지는 몰라도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넘겼던 기억이 있다.

같은 매미라는 돌림자를 쓰더라도 신부날개매미충, 꽃매미, 갈색날개매미충, 매미나방은 싫다.


이름은 예쁘다.

배 끝에 달린 부드럽고 하얀 실루엣(사실은 흰색의 미끈미끈한 밀랍 물질)이 신부가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듯

예뻐 보여 신부날개매미충이라 한다. 꽃매미!

꽃처럼 아름다운 매미. 역시 이름이 예쁘다.


붉은빛 뒷날개가 특징이어서 한 때 주홍날개꽃매미라는 애칭을 갖고 있었다.

갈색날개매미충은 갈색 날개에 나름 패셔너블한 물결 모양의 무늬가 있다.

 이런 매미충들은 다른 매미들처럼 소리를 내지 않고, 줄기 속이나 나무껍질 틈에 산란해(신부날개매미충, 갈색날개

매미충) 미리 살피는 데 어려움이 있다.


닥치는 대로 모든 식물의 신선한 즙을 짜 먹어 생장을 떨어뜨리며, 2차로 배설물은 아래쪽 잎에 떨어져 그을음병을

 유발하여 심하면 식물을 말라죽게 한다.





신부날개매미충 애벌레.


신부날개매미충 애벌레.



꽃매미 애벌레.


꽃매미 애벌레.



꽃매미


꽃매미



이들 매미충과는 다른 곤충인 매미나방. 알을 낳기 위해 나무에 붙어있는 모습이 마치 매미처럼 보여 매미나방이라

 하고, 영어 이름은 유랑 집단을 뜻하는 ‘집시 나방’이다.

어디든 떠돌아다닐 수 있으며 어떤 식물이든 이파리 하나 남기지 않고 먹어치우는 가장 파괴적인 나방이다.






매미나방 애벌레.



매미나방 애벌레.




산란 중인 매미나방.


산란 중인 매미나방.




가뭄과 찌는 듯한 더위의 고통에 굴하지 않고 잘 버틴 식물의 고혈을 짜내고 주변의 다른 생물 먹거리를 다 빼앗아

결국에는 식물까지 죽게 하는데, 곤충학자라고 어찌 이들 벌레를 좋아할 수 있는가?

너무나 파괴적이고 나무 전체를 빼곡하게 점령한 점령군 같아 필자도 스스럼없이 해충이라 한다.


더욱 큰 문제는 이들이 불청객이라는 사실. 이들은 최근에 기후변화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침입 외래종으로 돌발적으로, 폭발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농작물은 물론 주변 야생생물까지 무사하지 못할까 큰 걱정이다.


폭염이 이어졌던 불타는 지옥을 몸으로 느끼며 ‘여섯 번째 대멸종’이 정말 바짝 다가온 것 같은 특별한 경험을 한 2018년 여름이다.


인간의 자연 파괴적인 활동으로 지구를 달궈 생물을 멸종시키고 전 세계적으로 생물들을 그들의 안식처에서 떠나게

해 결국은 모든 생물 종을 외래종으로 만들고 있다.

 마침내는 원인 제공자인 인류의 생존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른 것 같다.


기후변화로 인한 모기 같은 위생 해충이나 침입 외래종의 대 발생으로 인간의 생명과 식량이 위협받고 있다. 미세먼지와 불규칙한 자연재해가 일상이 된 지금은 환경과 생명, 안전이 중심 가치가 되어야 한다.

당장의 편리와 단기적 경제성을 이유로 개발을 더 늘리겠다는 건 궁극적으로는 경제를 망치고 미래 세대에게 죄를 짓는 일이다.


환경친화적인 삶을 살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환경친화적으로 살 것이냐가 우리의 화두다.



글·사진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소장

 








미국 데스밸리 52.7도…지구촌, 연일 최고기온 경신(CG)



미국 데스밸리 52.7도…지구촌, 연일 최고기온 경신

(CG)[연합뉴스TV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