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4X-image/gettyimagesbank]
현미경으로 촬영한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병원체(왼쪽부터). [CDC,
Wikimedia Commons]
강석기 과학칼럼니스트 kangsukki@gmail.com
현미경으로 촬영한 에볼라바이러스(왼쪽). 스위스 로잔에 위치한 로잔대학병원에서
한 간호사가 에볼라 실험 백신을 들고 있다.
[CDC, AP=뉴시스]
강석기 과학칼럼니스트 kangsukki@gmail.com
마크 립시치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교수
하버드대 전염병학 권위자 “전세계 인구 40~70% 코로나19 감염될 수도”
“향후 1년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전 세계 성인 인구 40~70%가 감염될 수 있다.”
마크 립시치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5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궁극적으로 쉽게 억제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예측했다.
하버드 전염병역학센터(Center for Communicable Disease Dynamics·CCDD)를 이끌고 있는 그는 전염병학
(Epidemiology) 권위자로 평가 받는다.
앞서 미 시사 월간지 애틀랜틱에서도 이같은 전망을 내놓은 그는 “코로나19는 이미 판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병) 상황이거나, 판데믹이 될 것이란 증거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틀랜틱은 코로나19가 지금처럼 계속 심각해진다면 겨울을 나타내는 상용어가 ‘감기와 독감 계절’이 대신 ‘감기와
독감, 코로나19의 계절’로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40~70% 감염’이란 수치는 어떻게 나온 건가
“과거 유사 유행병 당시 사례와 수학적 분석 모델을 통해 유추한 것이다.
미국 내 인플루엔자 유행 당시 25~40%가 증상(symptomatic)을 보였다.
현 코로나19의 감염률이 (인플루엔자 때보다) 더 높고, 증상 없이 감염된 경우까지 고려하면 더 높은 수치가 타당하다.
이에 더해 수학적 모델 분석을 통해 성인 인구 40~70%라는 수치가 나왔다.
대부분은 치유될 것이고 상당수는 가볍게 또는 무증상을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향후 1년 내 백신 개발이 어렵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비교적 정확한 수치다.”
―첫 임상시험용 백신 개발 소식도 들려온다.
백신개발에 1년 이상 소요될까.
“백신을 상용화하기까지는 아무리 서둘러도 꼭 거쳐야할 과정이 있다.
고무적인 것은 전 세계가 백신 개발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다.
몇 주 차이로 약 12개 유수 업체들이 개발에 나섰다.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어떤 백신은 정말 수월하게 개발되는 반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백신처럼 수십 년을
투자해도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얼마나 심각한 질병인가.
“감염되더라도 대부분 치유 되지만 그렇다고 단순 유행 독감과 같은 건 아니다.
65세 이상이라면 상당한 주의가 요구 된다.”
―한국이 지금이라도 중국인 입국을 차단하면 상황 악화를 막을 수 있나.
“감염자가 1000명이 넘은 상황에서 한국의 중국인 입국 금지는 무의미하다.
한국은 이제 ‘그들이 우리를 감염시키는 걸 막아야 하는 단계가 아니라 우리가 서로를 감염시키는 것을 막아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접근 차단을 했다면 초반에 했어야 했다”
―현 시점 최선의 대응은
“국제보건기구(WHO)가 중국 현장 조사에서 얻은 결론은 접촉 차단이 감염 속도를 상당히 늦출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영구적인 게 아니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경우 감염은 다시 시작 될 수 있다.
접촉 차단·격리가 경제적, 인적 교류 면에서 상당한 타격이라는 점도 문제다.”
▲ 중국 정부의 발표를 바탕으로 한 13일 현재 우한폐렴(코로나19) 감염 현황.
ⓒ미국 존스홉킨스대 현황자료 캡쳐.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R&D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우한폐렴 바이러스가 생물무기라면…
우한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이 두 달째 확산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환자 증가세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2월 초 우한시 등 후베이성 12개 도시를 시작으로 12개성 38개 도시를 봉쇄했다.
이어 공산당 조직을 보내 봉쇄된 도시의 아파트 단지를 일일이 차단하고 있다. 이에 분노한 중국 본토 사람들은
SNS와 유튜브로 중국 곳곳의 실상을 폭로하고 있다.
SNS와 유튜브 등에서 우한폐렴이 중국 인민해방군이 개발한 생물무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퍼지자 중국 본토
사람들이 더 분노하고 있다.
현재 ‘우한폐렴 생물무기’설은 점점 더 확산되고 있지만 누가 왜 이런 짓을 저질렀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설명하지
않고 있다.
소문으로 떠돌던 생물 무기설에 주목한 워싱턴타임스
당초 우한폐렴이 중국 인민해방군이 비밀리에 개발하던 생물무기라는 주장은 1월 하순부터 나왔다. 그러나 이것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지난 1월 23일(현지시간)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과 더선에의해서였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더타임스, 가디언 등 유력 매체들은 소위 ‘카더라 매체’ 또는 ‘지라시’로 폄하 받던 매체들의 보도를 무시했다.
그런데 24일 미국의 전국지 워싱턴타임스가 이 내용을 보다 깊게 취재해 보도했다. 미 국영 자유아시아방송이 우한폐렴 발병 초기 때 방송했다 지운 프로그램 내용을 바탕으로 이스라엘의 생화학무기 전문가와 인터뷰를 했다.
이스라엘 방위군 정보국 ‘아만’에서 생화학무기 분석관으로 21년 동안 복무했던 대니 쇼햄 박사는 워싱턴타임스
에
“우한시 변두리에는 중국의 유일한 BSL-4(생물학 안전레벨-4, 에볼라 바이러스 등을 다룰 수 있는 수준) 등급의
연구시설이 있다”고 지적했다.
쇼햄 박사는 세계 각국이 생화학무기를 개발했다며, 박쥐 고기를 판다던 우한시 화난수산물시장에서 남쪽으로 32km
떨어진 우한 바이러스연구소가 중국 정부의 비밀 생물학무기 개발 시설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타임스가 진짜 생화학무기 전문가의 분석을 전하자 그제야 세계 각국 언론들도 자체 검증을 하기 시작했다.
쇼햄 박사의 주장은 거의 사실이었다. 데일리메일과 더선이 보도한 내용 또한 대부분 사실이었다.
특히 2018년 1월 우한 바이러스연구소가 BSL-4 인증을 받은 뒤 가동을 시작했을 때 미국 메릴랜드의 생물학 문제
컨설턴트 팀 트레반 박사가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 기고한 글은 화제가 됐다.
트레반 박사는 기고문을 통해 “BSL-4에 해당하는, 위험한 병원체를 다루려면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
하고, 억압적이지 않은 명령체계가 필요하다”며 “공산당 일당독재체제인 중국 사회에서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그의 지적에 공감하는 언론들은 날이 갈수록 늘어났다.
지난 1월 31일(현지시간) 인도 델리대와 인도공과대(IIT)의 생물학 연구진들은 ‘바이오 아카이브’라는 발표 전 논문 의견수렴 사이트에 논문 초안을 올렸다.
내용은 우한폐렴 원인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분석하기 위해 3D 모델링을 하는 과정에서 이상한 점을 찾아냈다는 것
이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우한폐렴 바이러스의 DNA 염기서열은 대부분 사스 코로나바이러스(SARS-CoV)와 비슷했지만 인간 면역세포에 HIV를 집어넣는 공격용 단백질인 ‘스파이크 단백질’ 영역에서 특이한 염기서열 4개를 발견했다.
“이후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이런 염기서열이 존재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의
유전자은행(Gene Bank)을 이용해 조사했다.
그 결과 HIV-1 바이러스 가운데 gp120(바이러스 외막 형성 단백질)과 Gag 도메인(바이러스 복제·생성의 핵심이 되는 단백질)이 우한폐렴 바이러스와 일치했다”고 인도 연구진은 주장했다.
연구진은 “이 독특한 염기서열을 3D 모델링해 보면 수용체 결합부위를 형성한다”고 덧붙였다.
즉,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에 HIV 유전자 일부를 이식해 인간 면역체계에 대한 파괴력을 더 강하게 만든, 인공 바이러스
일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인도 연구진은 과학논문에는 잘 쓰지 않는 “기묘한(uncanny)’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자연적으로, 우연히 생긴
바이러스라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인도 생물학 연구진의 문제 제기, 그리고 치료제 논문이 알려지자 세계의 적지 않은 바이러스 전문가들이 인도 연구진을 공격했다.
모두 이들을 향해 말도 안 되는 사이비 연구”라고 맹비난했다. 결국 이들은 논문을 철회했다.
그러자 이를 보던 인도 정부가 나섰다.
인도는 “중국 우한폐렴 바이러스에 대해 우리 정부가 자체적인 연구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선언했다.
참고로 서방 국가와 달리 신약실험에 대한 규제가 느슨한 인도는 역설적으로 보건의료와 생물학 분야 연구가 앞선 나라 중 하나다.
아무튼 인도 연구진들이 망신을 당하고 있을 때 태국에서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방콕 라자위티 병원의 호흡기 전문의 끄리앙삭 아티포르나왓치
박사팀이 우한폐렴에 걸린 71세 중국 여성을 치료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환자에게 독감 치료용 항바이러스제와 에이즈 치료제를 혼합한 칵테일 요법을 시도했다.
사용한 약은 ‘오셀타미비르’와 ‘로피나비르’ ‘리토나비르’였다.
환자는 약을 복용한 뒤 12시간 만에 의식을 되찾았고 48시간 뒤에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아티포르나왓치 박사는 “이번 치료 성공이 우한폐렴에 대한 광범위하고 보편적인 치료법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밝혔다. 환자마다 다르게 증상이 나타나는 우한폐렴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섣불리 같은 방법을 썼다가 인명 피해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태국 보건부는 이 내용을 전 세계에 알렸다.
주목할 대목은 중국 보건당국은 우한폐렴이 확산 초기인 1월부터 환자들에게 에이즈 치료제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중국 보건당국은 “HIV도 우한폐렴 바이러스처럼 RNA바이러스이고, 그 단백질 피막을 공격하는 치료제라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나라 의료진들은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 중국 장쑤성 쿤샨에서 며칠 전 흘러나온 영상. 중국 공안들이 자가 격리 중인
사람들을 집에서 끌어내 어디론가 끌고 가는 모습.
ⓒ미국의 소리 방송 유튜브 캡쳐.
설립 과정부터 의심스러운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많은 사람들은 BSL-4급 연구소를 그냥 만들면 되는 줄 알지만 국제기준을 충족해야 인증을 받는다.
특히 파스퇴르연구소 등을 운영하는 프랑스는 이런 생물안전기술 수출에 적극적이다.
실은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도 프랑스 기업의 도움으로 지어진 것이다.
프랑스의 한 주간지가 최근 보도한 데 따르면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는 당초 2003년부터 설립을 추진했다.
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SARS)으로 수백여 명이 사망한 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위험한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할 고급 연구소의 필요성을 느꼈다.
중국 정부는 그나마 호의적인 프랑스 측에 건설 가능성을 타진했다.
프랑스 기업들이 나섰다.
그러나 대외정보총국(DGSE)가 연구소 건설 및 기술 수출에 제한을 걸었다.
중국이 BSL-4급 생물학 연구시설을 갖게 되면 분명 위험한 생물무기를 만들 것이라는 이유를 내세웠다.
중국은 2013년에도 H1N1과 H5N1 바이러스를 섞어 슈퍼 인플루엔자를 만든 뒤 자랑한 전적이 있었기에 프랑스 정부나 기업은 이 논리를 반박하지 못했다.
결국 몇 년 동안의 사업 연기 끝에 중국 정부가 “생물 무기 개발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다음에서야 연구소 건설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연구소 건설이 한창이던 때 일이 생겼다. 중국 정부가 당초 지정했던 프랑스 기업을 내쫓고 인민해방군 산하 건설업체에 공사를 맡긴 것이다.
그러면서 설계까지 변경했다. 이때 인민해방군 건설업체가 비용을 아낀다며 위험 병원체 보관시설의 음압장비를 설치
하지 않았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병원체 보관시설에 음압장비가 없으면 문을 열 때마다 바이러스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 일은 프랑스와 중국 간 외교 분쟁으로 이어졌다.
이 갈등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절정에 달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바이러스연구소는 2017년에야 완공됐다.
그리고 2018년 1월 BSL-4급 인증을 받은 뒤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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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임종철 디자인기자 |
생물학무기라고 한다면…이해되지 않는 공격 대상
여기까지만 보면 우한폐렴 바이러스는 생물무기가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가장 큰 부분에서 모순에 부딪힌다.
전에는 사망자의 99.9%는 모두 중국인 또는 중국계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 점을 부각시켜 ‘미국제 생물무기설’을 퍼뜨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생물무기를 만들 때 백신이나 치료제를 함께 만드는 속성이 있다.
게다가 미국은 계속 후베이성에 의료지원을 보내겠다고 요청하고 있고, 중국은 이를 거듭 거절하고 있어 신빙성이
떨어진다.
이런 점 때문에 현재 세간에 도는 음모론은 ▲중국 연구소 측의 부실 관리 ▲홍콩 시위대에 유포하려다 실수로 유포됐다 ▲시진핑 반대파의 내부 공격설 정도다.
이 가운데 중국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는 설이 연구소 측의 부실 관리다.
지난 2월 2일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우한폐렴 원인 바이러스를 만든 것으로 지목된 실험실의 연구원 스정리는 위챗을 통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대자연이 인류의 비문명적인 생활습관에 대해 내린 징벌이다.
나는 이번 바이러스와 실험실이 무관하다는 데 생명을 걸겠다”고 밝혔다.
서슬 퍼런 주장에 대부분의 사람은 침묵했지만 ‘우샤오화 박사’라는 필명의 과학자가 나서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우샤오화 박사는 “스정리는 2개의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첫 번째는 바이러스의 변이 과정이다.
과일박쥐에서 기생하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염되려면 한두 차례 중간 숙주를 거쳐야 한다는 게 의학적
상식이다.
특히 영장류가 적합하다.
그런데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는 영장류로 실험을 하는 일이 많다.
두 번째는 중국의 생물학 연구소 관리가 엉망이라는 점이다.
우샤오화 박사는 연구원들이 실험 대상인 동물들을 마치 애완동물처럼 연구소 바깥으로 데리고 나가는가 하면, 실험용 동물이 낳은 알을 삶아 먹거나, 실험을 하면서 죽은 동물 사체를 시장에 내다 팔기도 한다는 것이다.
믿기지 않는 이야기지만 적지 않은 중국인들이 “사실”이라며 동조했다.
홍콩 시위와 관련이 있다는 두 번째 음모론은 최근 중국 선전 지역 인민해방군 동향과 맞물려 설득력을 얻었다.
시진핑은 홍콩 시위가 장기화되자 이를 진압하기 위해 우한폐렴 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강력한 전염병이 퍼지게 되면 홍콩 시민들이 바깥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다가 관리 소홀로 바이러스가 유포돼 지금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세 번째 음모론은 중화권에서 큰 관심을 얻고 있다.
“국가주석 임기는 10년으로 제한한다”는 공산당 최고위층의 묵계(默契)를 시진핑 주석이 깨버리자 이에 반발한 장쩌민·후진타오 파벌이 그를 몰아내기 위해 벌인 일이라는 주장이다.
시 주석의 반대파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장쩌민 파벌이다.
그러나 장쩌민 파벌만으로는 현재 권력자를 넘어뜨릴 음모를 진행하기 어렵다.
그래서 손을 잡은 것이 중국을 실제로 움직이는 후얼다이(紅二代, 공산주의 최고위 간부의 2세들) 1000여 가족이다.
이들은 시 주석의 ‘돌돌핍인, 기세 등등하고 들고 일어서는 모습)’에 부정적이다.
미국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지금 미국과 중국의 정면 충돌 양상이 시작된 뒤 적지않은 재산과 자녀들을 해외로 내보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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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 고범준 기자 =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도착한 중국 지난발 비행기에서 물안경을 쓴 중국인 어린이가 들어오고 있다.
2020.01.29. photo@newsis.com |
시 주석 때문에 자신들의 권력과 부가 무너질까 두려움을 느낀 후얼다이들이 상하이방 장쩌민과 손을 잡고 우한
바이러스 연구원을 매수해 우한폐렴을 퍼뜨렸다는 주장이다.
이들이 특별히 우한과 후베이성을 노린 것은 시 주석의 후계자로 알려진 후춘화 부총리의 고향이자 정치적 발판이
바로 후베이성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해외 중화권 매체들에 따르면 후춘화 부총리는 공산당 중앙정치국원 25명 중 한 명으로 중국 사회에서 ‘샤오후’라고
불린다.
‘샤오후’는 ‘차기 지도자’를 의미한다. 중국에서 가장 교조적 공산주의 집단인 공청(공산주의 청년당)의 강력한 지지를 등에 업고 있다.
그런 후 부총리가 우한폐렴으로 우한시 봉쇄를 시작한 지난 1월 23일 이후 관영매체에서 전혀 동정을 보도되지 않고 있다.
천안문 사태보다는 체르노빌 사태를 닮은 우한폐렴
아무튼 시 주석과 중국 당국의 우한폐렴 대응은 엉망이다.
전 세계에서 보내온 의료장비와 마스크 등 보호구는 홍십자(중국 적십자)가 공항과 항만에서 모두 빼앗아 공산당 간부와 가족들에게 배포하고 심지어 우한폐렴 치료에 쓸 수 있는 에이즈 치료제까지 환자가 아닌 공산당 간부용으로
돌린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우한시와 후베이성을 봉쇄한 데 이어 차례차례 곳곳의 대도시를 봉쇄하더니 이제는 전국 80여개 도시를 봉쇄했다. 여기에 인민해방군을 대거 동원했다. 문제는 지금 인민해방군에도 우한폐렴 감염자가 수천 명을 넘는다는 것이다.
에포크 타임스 등 중화권 반공매체에 따르면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은 물론 핵잠수함 부대까지 환자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예정한 훈련도 못하는 실정이다.
중국 곳곳의 봉쇄된 도시에서는 “공산당과 시진핑은 지금 뭐하느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숨다시피 하고 있다. 우한시와 후베이성을 인민해방군으로 둘러싸 탈출하려는 사람을 막고 있다.
다른 성과 도시에서는 집집마다 방문하며 우한시와 후베이성 출신자를 강제로 격리 수용소에 가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이 후베이성 외부로 빠져 나가려는 사람들을 사살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공산당과 시 주석 지지자들은 우한폐렴이 최악의 상황으로 가도 천안문 사태처럼 언젠가는 잊힐 거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는 다르다.
1989년에는 없던 인터넷과 SNS, 스마트폰, 노트북과 컴퓨터가 중국 곳곳과 세계를 연결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열심히 방화벽으로 막으려 하지만 해외의 가상 사설망(VPN) 업체와 인권단체들은 이를 빗겨갈 대안을
꾸준히 제시하고 있다.
길거리에서 쓰러져 죽는 사람, 자기 집에서 끌려 나가는 사람, 병원에서 5분 만에 시신 5구가 나오는 모습 등이 모두
이렇게 세상에 알려졌다.
세계 사람들은 중국 본토 사람들이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며 “나라 안의 목소리는 하나여서는 안 된다”는 말을 외치는 것을 보며 중국 내부 분위기가 예전과는 다르다고 평가하고 있다.
과거와는 다른 인민들의 생활환경, 3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공산당 지도부의 사고방식, 그리고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계속 내놓는 언론들의 가짜뉴스를 보는 세계 사람들은 이번 우한폐렴이 1986년 4월 일어나 결국 소비에트 연방과
동구권 바르샤바 조약 체제를 무너뜨린 체르노빌 사태처럼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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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웅 미래한국 객원기자
강석기 과학칼럼니스트 kangsukki@gmail.com
바이러스와 인류의 사투는 계속된다
전염병의 경제학…1981년 에이즈 발병 후 경기 흐름 바뀌기도
전염병은 때로 역사를 바꾼다. 중세 흑사병이 그랬다.
1346년부터 약 8년간 이어진 흑사병으로 유럽과 아시아에서 모두 합쳐 많게는 3억 명이 죽었다.
흑사병 때문에 줄어든 세계 인구가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는 데는 300년이 걸렸다.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유럽 중세의 장원 경제는 붕괴했다. 생산량이 줄고 봉건 영주의 힘은 약해졌다.
교회의 권위는 무너졌고 봉건 영주와 교회를 대신한 자리에 강력한 왕권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유럽의 중세가 막을 내린 것은 르네상스와 종교 개혁이 아니라 흑사병 때문이었다.
너무 극단적인 사례를 든 것 같다.
흑사병에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서 비롯되는 공포감도 작지는 않다.
감염은 이미 중국을 넘어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북미 대륙까지 상륙했다.
세계경제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라는 점에서 ‘블랙스완’이라고 할 수 있다.
하필 발생한 시점이 중국과 미국의 무역분쟁이 일단 합의에 이르러 고비를 넘긴 때였다.
상황이 바뀌었고, 세계경제는 다시 큰 불확실성을 안게 됐다.
역사까지 바꾼 전염병
사실 최근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일은 드물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비상사태를 선언한 것도 2009년 H1N1 바이러스에 의한 신종플루, 2014년 소아마비,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2016년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2019년 콩고의 에볼라에 이어 6번째다.
이 중에서 이번처럼 세계적 비상사태가 선포된 것도 이미 신종플루와 에볼라가 있었다.
전염병은 이미 세계경제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데, 2017년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연간 5000억 달러 수준이다.
잦은 전염병의 확산은 공중위생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고, 도시화로 인구의 밀집 현상도 늘어났지만
동시에 인구의 이동 역시 잦아지고 증가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의 경우 역시 철도망이 잘 짜인 중국에서 하필 중국인들이 명절 대이동을 시작하는 춘제 직전에 병이 발생했다.
게다가 우한이라는 곳은 중국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교통 요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마찬가지일 텐데, 전염병의 충격은 전파력과 치사율이 결정한다.
항상 그렇지만 문제는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다는 점이다.
사스와 메르스는 박쥐의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침범해 발생한 전염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박쥐에서 사람으로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지만 사스를 일으킨 것과는 약간 유전체가 다르다.
그래서 이번 바이러스의 전파력과 치사율은 사스에서 얻은 지식으로 예단할 수 없다.
일단 치사율은 사스의 9.6%나 메르스의 34.5%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전염성 수준에 대해서도 확실하지는 않은데
그래도 지금까지는 사스의 전염성보다는 낮은 것으로 보인다.
전염병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확산 범위와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1981년 에이즈의 발병 이후 전염병의 공포가 경기의 방향을 바꿔놓은 적은 없었다.
미국의 웰스파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제적 피해를 전망하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제에 미칠 피해는 단기적
이며 미국 경제 역시 최소한의 영향을 받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은 중국이 전염병 확산 방지와 대규모 예방에 성공할 것으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재난과 달리 전염병 확산의 경우 심리적 영향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더 크다. 전염병에 대한 공포의 정도, 또 그 공포가 유지되는 기간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전염병의 충격은 보통 1분기, 그러니까 3개월 정도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계절이 바뀌면 바이러스의 활동력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개 공포의 정점은 발병 후 2개월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우한 현지에서 첫 사망자가 나온 게 1월11일이니까 이번에도 사스와 비슷하다면 3월 중순이다. 금융시장은 물론이고 실물경제에도 적어도 1분기 정도는 적잖은 타격을 주게 될 것이다.
사스 충격으로 2003년 1분기 11.1%였던 중국의 성장률은 2분기에 9.1%까지 떨어졌다.
물론 3분기부터는 10%를 기록하면서 회복됐다.
당시 사스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40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됐다.
전 세계 GDP의 0.1% 정도였다.
우리나라도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경제적 손실은 20억 달러에서 33억 달러 정도로 추정됐다.
이번의 경우를 사스 때와 비교하면 어떨까.
사스 때와 유사할 것으로 가정한다면 중국 경제는 1분기 정도 성장률이 0.5~1.0%포인트쯤 하락했다가, 그 후에는 정부의 강력한 부양 조치로 성장 목표인 6%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사스와 비슷한 수준의 전염력이라 해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수 있다.
무엇보다 소비 감소에 미치는 충격이 더 크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가 글로벌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4.3%에서 지금은 16.3%로 약 4배로 증가했다.
게다가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서비스 산업의 역할도 17년 전과는 다르다.
일본의 노무라연구소는 지난해 4분기 6%였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올 1분기에는 4% 이하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렇게 보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사스 때보다 커진다.
우리나라 수출의 25%를 소화하는 중국이니까 말이다.
17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사스로 하락한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0.25%포인트 정도였다.
제2 스페인 독감 창궐 때 ‘대공황’ 올 수도
우리나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전염병은 2009년의 신종플루가 꼽힌다.
1만5160명이 확진을 받았고 260명이 사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까지 겹치면서 성장률은 3분기 2.8%에서 4분기0.4%까지 떨어졌다.
20세기에도 인류는 치명적인 전염병의 기억이 있다.
1918년부터 1920년까지 유행했던 스페인 독감은 5억 명이 감염돼 1차 세계대전 사망자보다 많은 5000만 명에서
1억 명의 희생자를 낳았다.
우리나라에서도 14만 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제2의 스페인 독감이 된다면?
끔찍한 일이지만 전염병은 공황으로 이어질 것이다.
전 세계 총생산이 4.8% 감소할 것이라는 추정이다.
물론 그럴 것 같지는 않다.
바이러스도 진화하지만, 전염병에 대한 인류의 대응 능력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바이러스와 인류의 경쟁은 계속된다.
시간이 지나 코로나바이러스가 가라앉고 나면 언젠가 또 다른 전염병이 나타날 것이다.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는 수밖에 없겠다.
일단 손부터 잘 씻자.
김상철 경제 칼럼니스트(MBC 논설위원) (sisa@sisa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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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강민구 기자
바이러스 죽일 수 있을까...완전 박멸하면 또 다른 변이 일어날수도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사스(SARS), 메르스(MERS), 지카바이러스, 에이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코로나) 등. 최근 수년 동안 인류에게 위협이 된 감염병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바이러스’다. 인간에게 바이러스는 곧 감염병과 죽음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인류 탄생 이전부터 자연계에서 수만가지 형태로 존재하며 인류와 공존해왔다.
이중 일부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해 바이러스성 감염병으로 인류에게 위협이 됐다.
감염병은 전 세계에 사상자를 만들고, 경제적 피해도 초래한다.
전문가에 의하면 신종 코로나로 인한 피해는 사스(400~500억 달러)의 3~4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인류는 스페인독감(1918년), 웨스트나일바이러스(1937년), 아시아독감(1957년), 에볼라바이러스(1976년) 같은 감염병에 대항할 백신을 만들며 바이러스와 끊임없이 전쟁을 펼쳤다.
바이러스, 세균과 달리 자가 증식 못해...동물, 사람 숙주로
바이러스는 DNA나 RNA로 구성된 핵산에 단백질 껍질이 이를 둘러싼 형태를 갖는다.
바이러스는 핵산에 따라 DNA 바이러스와 RNA 바이러스로 구분할 수 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천연두가 DNA 바이러스이며 조류 인플루엔자바이러스, 신종코로나, 메르스, 광견병 등은 RNA
바이러스로 구분할 수 있다.
RNA와 DNA는 모두 화학 구조상 불안정해 변이가 발생하는데 RNA가 더 변이가 잘 발생한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바이러스를 생명체로 보기도 한다.
바이러스는 유전적 돌연변이가 발생해 진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거나 물질 대사를 하지 못한다. 세
균이 스스로 증식하는 것과 달리 세포질이 없어 증식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동물, 사람, 식물을 숙주로 삼아 세포에
침투해 세포내에서 효소를 이용해 증식하고, 생명체로 기능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바이러스가 신변종 감염병으로 출현하는 것은 돌연변이와 우연성이 합쳐진 결과다.
바이러스는 생존 과정에서 특정 숙주의 세포에 침입할 수 있도록 변이된다. 숙주 세포의 대사계에서 효소 단백질을
합성하고,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들어낸다.
이때 숙주 세포를 파괴하거나 변형시키며 병원성을 나타낸다.
여기에 숙주와 병원체 간 상호작용으로 새로운 감염병이 출현한다.
백신 사용이 바이러스 변이를 촉진하기도 한다.
가령 중국, 베트남 등서 조류인플루엔자 백신을 사용하면서 바이러스가 내성을 가져 변종 바이러스로 진화했다.
아직까지 바이러스는 치사율과 전염속도 중 한쪽 특성만을 갖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특성을 모두 갖춘 신종 감염병도 출현할 수 있다고 본다.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돌연변이와 우연이 겹쳐 신변종바이러스가 출현해 병원력이나
전파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앞으로 병원력과 전파력을 모두 갖춘 감염병 출현 가능성도 존재하며, 글로벌화로 전파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사전에 감염병 대비 기술을 개발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 죽일 수 있을까...완전 박멸하면 또 다른 변이 일어날수도
세균은 항생제를 활용해 죽일 수 있지만 바이러스는 죽일 수 없다.
바이러스는 치료제가 없다.
주로 백신을 이용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거나 사람의 면역력을 증가시켜 항원이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시키도록 한다. 최근에는 항바이러스제의 일종으로 독감 치료에 효과가 있는 타미플루 같은 백신치료제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진화하나 전염성 소아마비를 유발하는 폴리오바이러스처럼 인류가 바이러스를 이긴 사례도
존재한다.
바이러스가 항상 인간에게 나쁘게만 작용하는 것도 아니다.
식물에게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인간 면역력 증진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연구결과도 있다.
류 센터장은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관점에서 감염병을 보면 바이러스는 지구상에서 가장 잘 적응한 생명체로, 이를 완전 박멸하는 것은 또 다른 신변종 바이러스를 유발해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바이러스가 앞으로도 끊임없이
인류를 괴롭힐 것으로 예상되며, 인류가 지구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이러스로 인류 종말 올 수 있다’는 AI의 억측
면역력으로 수십만 년 버틴 인류
바이러스 관련 과학기술 발달해
이젠 방역·진단·증상관리 가능
정말 경계할 건 ‘가짜 정보 전염’
세계적으로 ‘코로나19(COVID-19)’를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섭게 퍼지고 있다.
보다 정확히 말해 중국 우한(武漢)에서 등장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다. 감염 속도가 2002~3년의 급성중증호흡기
증후군(SARS·사스)보다 훨씬 빠르다.
더 끔찍한 바이러스도 많다.
지구 남북을 오가며 계절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있다.
백신이 있는데도 매년 30만~65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다. 올겨울 미국에서도 1만 명 넘게 사망했다.
대항해시대에 신대륙을 초토화한 천연두·소아마비도 바이러스 때문이었다.
간염·면역결핍증(HIV)·에볼라·유두종·한타 바이러스의 피해도 심각하다.
가축을 괴롭히는 바이러스도 넘친다.
인류가 바이러스 때문에 멸종할 것이라는 종말론적 주장을 부추기는 인공지능(AI)도 있다.
감염성 질병의 병원체는 대부분 생물 종 사이의 장벽을 비교적 자유롭게 넘나드는 바이러스·박테리아·진균·기생충 등 하찮은 미물들이다.
생태계의 구성원인 병원체 입장에서 인간은 치명적인 공격의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서식 후보지일 뿐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병원체의 공생 요구를 무작정 수용해주는 것은 아니다.
강력한 면역체계를 가동해 물리쳐 버리기도 한다.
그런 과정에서 심각한 피해를 보기도 한다.
우리 면역체계의 과잉대응으로 일어나는 ‘사이토킨 폭풍’ 때문에 피해가 더 커지는 경우도 있다.
인류 역사와 함께 한 인수공통전염병
사람과 동물을 모두 감염시키는 인수(人獸)공통 전염병은 어제오늘에 시작된 게 아니다.
야생동물을 식용·약용으로 사용하던 인류에게 인수공통 전염병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단순한 접촉만으로도 병원체 감염이 가능하다.
가축·반려동물·야생동물에 대한 관심을 포기하지 못하는 지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환경파괴로 야생동물과의 접촉이 늘었다는 지적은 온전한 착각이다.
오히려 산업화·도시화로 자연과의 거리가 더욱 멀어지고 있다. 사람에게 서식처를 뺏긴 야생동물이 모두 멧돼지처
도심에 출몰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맹목적인 환경·생태주의가 새로운 인수공통 전염병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우한 발 사태를 일으킨 코로나바이러스는 3만 개 정도의 염기로 구성된 RNA형 유전물질이 왕관 모양의 독특한 돌기를 가진 둥근 단백질 껍질 속에 들어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농경을 시작한 1만여 년 전에 사육하던 개·소·돼지·말과의 밀접 접촉을 통해 인류에게 토착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1960년대 전자현미경을 통해 닭의 가검물에서 처음 그 모습을 확인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에게 두통·인후염·기침을 동반한 일반 감기를 일으킨다.
소·돼지에게는 설사를 일으키기도 한다.
주로 침방울이나 배설물을 통해 확산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돌기의 세부적 특성에 염성과 증상이 크게 달라진다.
우한에서 출현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박쥐와 천산갑을 거쳐 인간에게 전파된 것으로 보도됐다.
박쥐와 평화롭게 공생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에게 감염력이 없다.
천산갑의 세포 속에서 유전물질의 20%를 교체해야만 인간을 괴롭히는 변종이 된다.
1918년 5000만 명의 사상자를 낸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
[중앙포토]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은 부쩍 잦아지고 있다. 사스 이후 벌써 3번째 바이러스 대유행(판데믹)이다.
그런데 바이러스의 유전적 변신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지극히 일상적이다. 숙주의 면역작용을 회피하고 새로운 숙주를 찾아내는 탁월한 생존전략이다.
바이러스가 자신들의 서식 환경을 함부로 파괴하는 인간을 응징하기 위해 더욱 치명적인 악성으로 변신한다는 주장은 황당한 것이다.
유전적으로 많은 것을 물려받지 못한 바이러스에게 허용되는 변신의 폭은 대단히 크다.
심지어 다른 생물의 유전자를 통째로 훔쳐내 자신의 유전물질에 삽입시키는 ‘상동 재조합’이라는 극단적 방법도 쓴다. 그래서 바이러스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의 세포에서 기생하는 탁월한 능력을 갖추게 됐다.
심지어 세포 한 개로 어렵사리 살아가는 박테리아에 빌붙어 살기도 한다.
바이러스의 화려한 변신이 생태계의 유전적 다양성을 증가시켜준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바이러스의 변신이 언제나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실패로 끝난다.
2002년 11월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처음 등장해 세계적으로 8098명을 감염시키고 774명을 희생시킨 사스도 9개월
만에 지구상에서 영원히 퇴출당했다.
과학기술로 중무장한 인류 사회의 거센 집단 대응에 밀려나 버렸다.
치사율이 30%에 이르는 최악의 천연두 바이러스도 18세기 말에 개발된 백신 때문에 1980년 지구상에서 종적을 감췄다.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언제나 힘겨웠다. 1918년 스페인 독감은 세계적으로 5000만 명 넘는 사람들을 희생시켰다.
우리나라에서도 3·1운동 직전까지 20만 명이 사망했다.
당시 인구의 1%에 가까운 엄청난 규모다.
바이러스의 정체도 알지 못했던 인류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강한 생명력을 가진 우리가 인제
와서 갑자기 겁에 질릴 이유가 없다.
전염병 잦아진 원인은 인구·이동 증가
100년 전 스페인 독감 환자 격리 시설. 우리나라에서도 20만 명이 사망했다.
[중앙포토]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이 부쩍 심각해지고 있다고 해서 독성이나 전파력이 더강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구가
늘고, 이동이 잦아진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원인이다.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인구가 줄 것을 기대할 수도 없고, 산속에서 고립된 ‘자연인’으로 살아갈 수도 없다.
인류가 지금까지 정체불명의 역병(疫病)을 극복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개인적인 면역력이 유일한 방어무기였다.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물론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희망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바이러스의 유전적 변신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항생제 개발이 슈퍼박테리아의 출현을 부추긴 아픈 경험도 잊을 수 없다.
그러나 지금은 과학기술을 활용한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포기할 이유는 없다.
깨끗한 물과 비누, 마스크와 손 세정제는 일차적인 집단 방역수단이다.
‘중합 효소 연쇄반응(PCR)’ 이란 것을 이용한 진단 키트가 있고, 열 감지 화상 카메라도 있다.
감염자들의 증상을 관리하는 현대 의학도 있다. 음압(陰壓) 병실이 있고, 암모늄·알코올 소독제는 감염 확산을
막아준다.
방역에 필요한 정보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위험 지역의 국민을 안전하게 귀국시킬 수 있는 경제력도 갖췄다.
집단 혼란을 부추기는 가짜뉴스에 의한 인포데믹(정보 전염병)을 경계하고, 정부가 확실하고 합리적인 방역대책을 실행하면, 바이러스 퇴치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단순한 확산 방정식에만 매달리는 인공지능의 어설픈 종말론 예언에 주눅이 들 이유가 없다.
인류의 집단지성과 과학기술의 힘을 믿어야 한다.
■ 어설펐던 이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2일 ‘2019년에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 질병’이라는 뜻으로 ‘COVID-19’라는 기호를 사용
하기로 했다.
앞서 청와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명칭을 권고했다.
어딘지 어설프다. 메르스나 사스처럼 호흡기증후군이 명백한 질병을 굳이 ‘감염증’이라고 불러야 할 이유가 없다.
짧고 간결한 단축어를 선호하는 언어 환경에도 맞지 않는다.
‘신종’(新種)이라는 수식어도 어색하다.
2009년 ‘신종 플루’도 우리만 사용한 엉터리 작명이었다.
무엇보다도 새로운변종이 등장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신종’이라고 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란 이름은 아마 WHO가 한동안 ‘novel coronavirus’라고 했기에 나온 듯하다.
그러나 여기서 ‘novel’은 단순히 ‘정체가 확실하지 않다는 점에서 새로운’이라는 뜻이다.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에도 공식 명칭이 확정될 때까지 8개월 동안 같은 이름(novel coronavirus)을 썼다.
전염병의 이름을 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지역이나 동물 이름을 넣었다가 불필요한 차별과 혐오가 확산하는 안타까운 일을 겪었다.
WHO는 2015년 사스(SARS·급성호흡기증후군)처럼 병원체와 증상만을 근거로 이름을 붙이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출처: 중앙일보] [이덕환의 미래를 묻다] ‘
© News1
베이징=윤완준 특파원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