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사태 끝 보이는 中…시진핑, 각국 정상에 "돕겠다"
유럽·미국 등 선진국 관련 내용 대부분
시진핑, 이탈리아에 '건강 실크로드' 구축
외교 사상인 '인류 운명공동체' 역설
◇中 관영매체, 유럽·미국 등 전세계가 코로나로 몸살
중국 관영 언론매체들은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지 못해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소식을 중점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스페인이 전국민 이동제한 조치를 내리고, 독일이 상점과 종교시설의 문을 닫았으며 스위스가 국가 비상사태를
17일 중국 관영 CCTV는 미국 유럽 국가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지 못해 몸살을 앓고 있다는 뉴스들을 잇따라 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전날 중국 이외 코로나19 확진자가 8만7000명을 넘어서며 중국 내 누적 확진자수를
이들 매체는 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가들의 코로나19 확산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중국에서만 발생한 게 아니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고 있는 나라들을 되려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인민일보는 지난 15일 하루 동안에만 스페인과 필리핀, 세르비아 등 3개국이 중국에 지원요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중국은 전염병에 맞서 과감한 대응을 취했고, 동시에 다른 나라에 도움을 주는 책임있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초기 대응 실패와 정보 불투명성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던 시 주석도 위상을 되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16일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수개월의 힘든 노력 끝에 중국의 코로나19 예방통제 상황이 단계적으로 중요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동시에 경제사회 발전도 빠르게 회복되고
시 주석은 이어 “이탈리아가 바이러스에 대항해 승리할 것을 확신한다”며 이탈리아에 의료진을 추가로 파견하겠다고
시 주석은 그러면서 이탈리아와 함께 ‘건강 실크로드’를 만드는데 공헌하겠다는 발언도 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전역을 사실상 봉쇄하고 세계 각국의 지원을 받았던 상황과 전혀
앞서 시 주석은 코로나19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한국, 이탈리아, 이란 등 주요 국가에 위로 전문을 보내기도 했다.
시 주석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위로 전문을 통해 “중한은 서로 돕고 한배를 탄 우호 국가”라면서 “중국 정부와 인민은
시 주석은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에게 보낸 전문에서는 “인류는 하나의 운명공동체다.
시 주석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에게 보낸 위로 전문에서는 중국이 이란의 코로나19 방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의료 물자를 제공하고 전문가 자원봉사팀을 파견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유럽의 코로나19 퇴치 노력을 확고히 지지하며 적극적으로 도움을 제공해 유럽이 조속히 이겨낼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며 “중국은 인류 운명공동체 이념으로 유럽과 함께 전 세계 공중위생 안전을 함께 지키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중앙TV 캡처.
싱하이밍(邢海明·56) 주한 중국대사는 17일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전염병 종식
후중한일이 산업 협력을 심화해 아시아의 기회, 번영을 공동으로 모색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 위기를 한중일이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남북과 베이징을 오가며 한국 업무를 20년 가까이 맡아 온 싱 대사는 인터뷰 내내 코로나19와 관련된 한중 협력 사안 등을 유창한 한국어로 설명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우한 코로나’라는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서는 “그건
우리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이라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1월 말 한국 부임 직후부터 코로나19 사태를 겪었는데 지금까지 한중 양국의 대응을 어떻게 평가하나.
“바이러스엔 국경이 없고, 방역은 인류의 공동 책임이다.
기쁜 것은 중한 양국이 함께 바이러스와 싸우는 데 현저한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물자의 상호 지원과 정보 및 경험 공유를 전개하고 코로나19 대응에 관한 공동 협력 체제를 제일 먼저 구축했다.”
―중국 정부나 각 지방정부에서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상향하거나 강화할 가능성이 있나.
“전염병 상황이 안정되면서 양국 간 인적 왕래도 점차적으로 회복될 것이고 예전보다 더 편리해질 것으로 믿는다.
현재로서는 한국인 입국 전면 금지를 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우리 정부가 중국에 한국 기업인의 입국 시 격리 조치 예외를 요청했는데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중국은 양국 간의 문을 절대 닫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요청에 대해) 중국 관련 부서들이 이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한국 측과 과학적이고 효율적이며 믿음직한 방법을 도모해 나가고자 한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직원들의 복직 및 기업의 조속한 생산 재개를 위해 일련의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고 있다.”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한국 기업인 예외 입국이 허용되나.
“이달 6일 중한 양국 간 국장급 협의가 있었는데 (기업인 입국 예외 조치를) 한국이 제의한 것 같다. 중국은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중국인들 ‘유럽 엑소더스’…런던→상하이 3200만 원 항공권 매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되는 유럽에서 빠져나가려는 중국인들이 몰리면서 유럽과 중국을
잇는 항공권 가격이 크게 오르고, 3000만원이 넘는 항공권까지 등장했다.
중국 남팡두스(南方都市)보는 중국 하이항(海航)그룹 산하 ‘진루(金鹿)상용제트기 유한공사’가 18일 런던에서 스위스 제네바를 거쳐 상하이(上海)로 가는 상용 제트기의 항공권이 18만 위안(약 3200만 원)에 달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업체 직원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판매하는 방식이었지만 “판매 시작 뒤 40석 좌석 표가 금방 매진됐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도널드 트럼프(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워싱턴ㆍ런던ㆍ도쿄ㆍ모스크바
=AP 연합뉴스
푸틴은 여유ㆍ흔들리는 트럼프ㆍ시진핑은 재기 기회’
코로나19 확산에 엇갈리는 세계 정상들 행보
아베ㆍ존슨 ‘무능의 팬데믹’
메르켈ㆍ마크롱은 EU 못 돌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기는 세계 각국의 공중보건 수준뿐 아니라 정치 엘리트들의 성격과
이념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16일(현지시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 주요국 지도자들이 자신을 드러내도록 강요 받고 있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전 세계에 불어닥친 감염병 위기로 지도자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는 얘기다.
지구촌 전체가 코로나19 쓰나미에 휩쓸리면서 세계 각국에서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만큼은 온전히 예외인 듯하다. 사실상의 종신집권을 향해 개헌안을 밀어붙이고 있는 푸틴 대통령 입장에선 코로나1
9 광풍으로부터 되레 도움을 받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사실 푸틴 대통령이 2024년 4기 임기를 마친 뒤 대선에 재도전할 수 있도록 연임 규정을 개정하는 헌법 개정안에 대해선 반대가 적지 않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명분으로 5,000명 이상 집회가 금지되면서 반대 의견이 표출될 공간 자체가 사라졌다.
상ㆍ하원을 일사천리로 통과한 헌법 개정안은 다음달 22일 국민투표만을 남겨두고 있는데 기왕의 여론통제 수준을
감안할 때 반대파의 목소리가 반영될 여지는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다.
극명하게 대비되는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전문가 조언을 무시하고 상황 축소에 집착하다 결국 리더십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사전 준비 없이 유럽발(發) 입국 금지 조치를 단행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고, 등 떠밀려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에서도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고 낙관론을 폈다.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정치 무능의 팬데믹’으로 규정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거명했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하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뒤늦게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미 CNN방송은 “최근 시 주석이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을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한 것은 그가 코로나19로
창출된 중국의 기회를 주시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국제 시장에서의 충격도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현재 회복의 선봉에 서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했다.
실제 시 주석은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한 서방 주요국에게 의료물자를 적극 지원하는가 하면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기능 회복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제사회 주요 갈등 이슈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국 내 사정을 돌보는 데 갇혀 있다. 포린폴리시는 두 지도자의 상점 영업 제한 등의 대응책을 “유럽 내 조율에 대해선 모호한 설명에 그쳤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나마 자국에 한해서라도 극약 처방에 나선 프랑스ㆍ독일과 달리 미온적이었던 영국은 수석 과학고문이 국민 60~70%가 감염되면 저절로 면역이 생긴다는 ‘집단 면역 전략’을 주장해 논란만 키웠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보리스 존슨 행정부가 코로나19 통제력을 완전히 잃었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도쿄올림픽을 대내외 정치적 위기의 돌파구로 삼으려 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힌 대표적인 사례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우한=신화/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방문해 집에서 자가 격리 중인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2020.03.11. Copyright © 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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