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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과 건강관리

심장·신장·간·뇌·혈액 이어 장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미국 코로나19 환자로부터 분리된 코로나19 바이러스(파란색)가 증식 과정에서
 배양된 세포 밖으로 나온 것을 전자현미경으로 찍은 사진.
 
 /사진=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전자현미경 사진이다. NIAID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
CoV-2)의 전자현미경 사진이다.
 
NIAID 제공
 
 
 
 
 

미국 시더스시나이병원은 12일(현지시간) 카프리코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세포치료제 CAP-1002를 중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환자에 주사한 결과 증상이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 로이터=뉴스1

 
 
 

 

 

 

 

심장·신장·간·뇌·혈액 이어 장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인간의 장 세포를 감염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여기에 환자의 대변에서 나온 바이러스가 장 세포를 감염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며 장 또한 코로나19가 전파되는 추가 경로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궉융유엔 홍콩대 신종감염병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가 박쥐와 인간의 장 오가나이드를 감염시켰으며 환자의 대변에서 채취한 바이러스 또한 감염력이 있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이달 13일 발표했다.

오가노이드는 세포를 이용해 실제 장기처럼 조직을 만든 후 실험에 쓰는 ‘미니 장기’다.

 

연구팀은 우선 박쥐가 코로나19 장내감염을 일으키는지를 확인했다.

이를 위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와 유전적으로 96% 비슷하다고 알려진 박쥐 사스바이러스의 숙주인 관박쥐

 오가나이드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중국적갈색관박쥐의 장내 상피세포로 오가노이드를 만든 후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를 감염시켰다.

 그 결과 바이러스가 상당수 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인간 장내 상피세포를 이용해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같은 실험을 했다.

여기서도 박쥐와 마찬가지로 바이러스 복제가 빠르게 일어났다.

 

인간에게서 장내 감염이 일어나는지 추가 검증하기위해 연구팀은 설사를 일으킨 코로나19 환자의 대변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한 후 이 바이러스를 인간 장 오가나이드에 넣었다.

그 결과 대변에서 분리된 바이러스도 감염을 일으키며 바이러스를 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처 메디신 제공
 
 
연구팀은 인간 장내 상피세포로 만든 장 오가나이드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다. 그 결과 바이러스(초록색)이 증식하며 오가노이드 곳곳을 감염시키는 것
으로 나타났다.
 
 네이처 메디신 제공
 
 
 
 

연구팀은 장내 상피세포가 감염될 수 있으나 바이러스가 구강을 통해 장까지 도달한 것인지 혹은 호흡기를 감염시킨 후 장까지 퍼진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봤다. 다만 장에서 나온 바이러스도 감염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궉 교수는 “인간의 장내 감염이 일어날 수 있는 정확한 경로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인간의 장이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추가적인 경로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호홉기뿐 아니라 소화기 세포를 감염시키고 증식할 수 있다는 결과가 계속해 나오고 있다.

 앞서 네덜란드 후브레흐트 연구소와 에라스무스대 등 공동연구팀도 장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분석한 결과 바이러스가 증식했을 뿐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에 맞서 싸우는 역할을 하는 인터페론 유도 유전자가 활성화됐다는 연구결과를

이달 4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두 연구는 체외 세포를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라 실제로 건강한 사람의 체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소화기를 전염

시킬 수 있는지를 확인한 것은 아니다. 다만 두 연구팀은 연구결과가 코로나19 환자 일부가 소화기 증상을 보이고

 대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사실에 잘 맞아떨어진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주장했다.

 

연구팀은 장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면 대변 검사를 통해 추가적인 환자를 찾아낼 수도 있을 것으로 봤다.

 바르트 하그만 에라스무스대 바이러스학 교수는 “기침과 고열 등 코로나19의 전형적인 증상 외에 설사와 구토 등을

 보이는 사람은 코와 목뿐 아니라 직장과 대변에서 채취한 검체로도 진단검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추가되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체 장기가

늘어가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에펜도르프대 연구팀은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 27명을 부검한 결과 감염경로로 알려전 폐와 기도 외에도 심장, 신장, 간, 뇌, 피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RNA가 발견됐다는 연구결과를 이달 13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했다.

 

유산한 임산부 1명의 태반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연구결과도 이달 1일 국제학술지 ‘미국의학회지’에 발표되는 등 몸 곳곳에서 코로나19의 흔적이 발견되는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환자를 부검한 사례가 보고되지 않아 한국인 중 다른 장기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염된 사례가 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코로나19 환자 74명에서 얻은 혈청과 분변 등 총 699건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코로나19 유전자가 24건 검출됐다고 지난달 16일 밝혔다. 다만 배양검사를 했으나 분리된 바이러스는 없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환자 1/3 극심한 신장 손상-美 연구진

 

 

 

 

코로나19 환자 1/3 극심한 신장 손상-美 연구진

 

 

코로나19(COVID-19)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 중 약 3분의 1이 신장 손상을 겪게 되고 이들 중 일부는 투석을 받아야 하는 상황까지 이른다는 미국 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구진은 미국 뉴욕의 대형 의료 기관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살펴본 결과, 이들 환자들 중 3분의 1가량이 '급성 신장 손상'을 겪었고 또 15% 가량은 신장 투석이 요구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뉴욕주 노스웰 헬스의 연구진에 의해 수행됐다.

연구진은 "처음 입원한 5449명의 환자 중 36.6%가 급성 신장 손상을 입었다는 점을 발견했다"며 "신장 기능 장애를

가진 환자 중 14.3%는 투석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급성 신장 손상은 신장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노폐물을 걸러내지 못하는 증상 등을 포함한다.

로이터는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코로나19 환자의 신장 손상을 들여다 본 것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또 환자들 중 상당수가 병원으로 이송된지 초기, 즉 얼마 지나지 않아서 신장 기능 이상이 나타난 것으로 봤다.

병원에 도착하거나 입원한지 24시간이 안된 환자들 중 37.3%가 이미 신장 기능 이상을 보였거나 해당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조사다.

다만 다수의 경우들은 환자들이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단계에서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 "코로나19에 관해 구체적인 내용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런 증상이 나타날 환자들의 비율을 안다는 것은 병원들로 하여금 그들이 필요한 장비와 인력을 계획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부산진구 서면의 한 카페에서 만난 코로나19 완치자 이모씨.
 
 송봉근 기자

 

 

 

 

근육 다 빠져 9kg 줄어..죽음 공포 이기니 우울증"

 

 

부산 92번 환자 아버지 통해 감염..29일만에 완치
아버지는 코로나로 사망..쌍둥이 형은 두달 째 치료중
"죽음의 공포 엄습" .. 우울증에 시달려


심리센터서 치료받고 극복, 20일 복직
"완치자들 따뜻하게 받아달라" 당부

 

 

 


부산 92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였던 이모(50)씨는 치료를 마치고 29일 만에 집으로 돌아왔지만 삶은 송두리째 무너져 내렸다.

아버지(부산 71번 환자)는 코로나로 세상을 떠났고 쌍둥이 형(부산 98번 환자)은 지금도 두 달째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지난 14일 부산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씨는 “아버지와 형이 없는 집에서 혼자 온종일 울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 완치자 1만명을 앞두고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완치 이후의 삶을 싣는다.

 완치자는 우리의 가족이고 이웃이다.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되새겨보고자 한다.
버스 기사로 일했던 이씨는 지난 4월 9일 남자 셋이 오손도손 살던 집에 혼자 돌아왔다.

 

코로나로 사경을 헤맸던 이씨는 몸무게가 9㎏ 줄고, 근육은 거의 모두 빠져나갔다.

평소 등산과 걷기 운동으로 다부졌던 몸은 앙상하게 변했다.

텅 빈 집에 혼자 있으니 우울증이 찾아왔다.

병원에서 퇴원하기 전 음성 판정을 두 차례 받았는데도 코로나에 다시 감염된 것처럼 몸이 아팠다.

 

이씨는 “인후통으로 잠을 잘 수 없어 매일 새벽 3시가 넘어서 겨우 잠이 들었다”며 “퇴원한 지 5일 만에 보건소로 달려가서 코로나 검사를 또 받았다.

성 통보를 받고서야 불안한 마음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보건소에서 연결해준 심리치료센터를 다니고, 친구들을 수차례 만난 뒤에야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씨는 아버지를 통해 코로나에 감염됐다.

아버지는 지역사회에서 감염됐다.

 지난 2월 27일 “떡볶이가 먹고 싶다”는 아버지의 말에 쌍둥이 형이 요리사로 나섰다.

 

이씨는 “떡볶이로 저녁을 때우면서 아버지에게 ‘내년 팔순 잔치 때 여행 보내드릴까요’라고 했더니 ‘용돈이나 많이

달라’며 웃으셨다”며 “그런데 그날이 아버지와 함께한 마지막 저녁이 됐다”고 말했다.

 

 

 

 

 


부산소방본부 소속 119구급대원들이 코로나 환자들을 부산의료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소방본부 소속 119구급대원들이 코로나 환자들을 부산의료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다음날 감기 기운을 느낀 아버지는 보건소를 찾았고, 2월 29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깜짝 놀란 이씨는 형과 함께 보건소로 달려가 검사를 받았다.

 음성 판정이 나왔다. 형과 자가격리를 하던 중 부산의료원에 입원한 아버지의 상태는 점점 악화됐다.

인공호흡기를 달기 직전 의료진의 배려로 아버지와 영상 통화를 했다.

 

“너희들 얼굴도 못 보고 죽을까 봐 무섭다”는 아버지에게 이씨는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다. 진짜 걱정됐지만 그말 말고는 할 수 있는 다른 말이 없었다.

병간호는커녕 병문안조차 할 수 없는 처지에 눈물만 계속 흘러내렸다.

 

아버지가 중환자실로 이송돼 집중 치료를 받던 지난 3월 11일 이씨도 코로나 재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형은 이틀 뒤 확진 판정을 받고 이씨가 입원해 있는 병실로 왔다.

당시 이씨는 체온이 40도까지 오르고, 발가락을 꿈쩍할 수 없을 정도로 통증에 시달렸다.

해열제와 항바이러스제를 수시로 투여했지만, 통증은 일주일 내내 이어졌다.

 

이씨는 “의료진이 코로나 치료로 쓸 수 있는 약이라는 약은 다 썼다고 하더라”며 “사경을 헤매다 겨우 살아날 때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3월 24일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부산 지역사회 감염자 중 첫 사망자였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같은 병실에 있던 형의 상태가 너무 나빠져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애써 버티던 이씨가 심리적으로 완전히 무너져 내린 순간이었다.

그는 “형마저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내게도 죽음의 공포가 엄습해왔다”며 “육체적 고통보다 정신적 고통이

 더 괴롭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형은 지금도 완치 판정을 받지 못했다.

 

이씨는 오는 5월 20일부터 다시 예전의 일터로 돌아간다.

직장 동료들이 불편해할까 봐 완치 후 40일가량 더 쉬었다.

 

이씨는 “하루에 2시간씩 걷고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면서 예전 몸을 되찾으려 애쓰고 있다”며 “형이 퇴원하면 아버지를 모셔놓은 추모공원에 함께 가서 못다한 인사를 하며 평범했던 일상으로 복귀를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상으로 돌아온 완치자들을 사회가 따뜻하게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