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양부모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 관련 경찰의 대처에 대한
비판이 이어진 6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양천경찰서는 정인이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21.01.06. dahora8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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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사건→경찰 불신→검경수사권 조정 비난으로까지
아동학대 사건 무책임한 경찰 모습에 언론비판 쏟아져…
정부·여당, 경찰 수사권확대 추진 기류 난항
SBS ‘그것이 알고싶다(그알)’가 지난 2일 아동학대로 고통받다 세상을 떠난 정인양 사건을 다룬 가운데
경찰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어린이집 교사와 의사가 세차례나 신고했지만 양천경찰서는 이를 무혐의 처리해서다.
현 정부들어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경찰의 수사권한이 강해지면서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검경수사권 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5일자 TV조선 메인뉴스 ‘신동욱 앵커의 시선’에서 신 앵커는 이 사안을 다루며 “분노는 경찰로도 향하고 있다.
세 차례나 신고를 받고도 번번이 무혐의로 처리한 경찰관들을 뒤늦게 징계했지만 다수가 주의·경고에 그쳤다”며 “정부가 검찰개혁을 한다며 수사권을 조정하면서 경찰은 갈수록 큰 권한을 거머쥐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런 경찰을 믿고 의지해도 되는 것인지 걱정과 개탄의 목소리가 크다”고 했다.
▲5일자 TV조선 '신동욱 앵커의 시선' 보도화면 갈무리
보수진영은 그동안 현 정부의 검찰개혁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해 야당의 비토권을 없애 공수처 설치를 진행하는 것에 독재라는 표현을 썼고,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는 권력수사를 막으려는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정권 초에 합의한 검경수사권 조정이 미진하다는 판단에 여당이 검찰의 수사권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조선일보는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1일 “검찰 수사권 아예 없앤다는 文 정권, 이성을 잃었다”는 사설에서 “더불어민주당 친문 의원들은 이미 검찰청 폐지법과 공소청 신설법, 국가수사청 설립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며 “정부는 이미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해 새해부터 검찰의 수사권을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산업·대형참사 등 6개 분야로 제한했는데 이마저도 송두리째 빼앗겠다는 것”
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은 올해도 검찰개혁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31일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권력기관 개혁 TF를 검찰개혁특위로 확대 개편했다”며 “검경수사권 조정과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는 등 새해엔 권력기관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아동학대로 인한 정인양 사망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키자 이를 계기로 야권에선 검경수사권 조정에 제동을 거는 분위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정인이 학대를 막을 수 있었음에도 방치한 경찰에도 결코 책임이 가볍지 않다”며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공수사권 국가수사본부까지 만들게 됐다고 경찰이 의기양앙할 때가 전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인양 사망에 대해 경찰을 ‘공범’이라고 표현했다.
이를 의식한 듯 민주당도 관련 입장을 냈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같은날 서면논평에서 “‘정인이 사건’에서 드러난 경찰의 안일한 초동대응과 부실 수사가 참극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뼈를 깎는 성찰과 쇄신으로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경찰은 검찰이 독점했던 시절처럼 권한이 남용되는 일이 없도록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따른 절제된 공권력을 행사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더해 검찰을 향해 “검사동일체 원칙이 참여정부 때 폐지됐지만 검찰 특유의 상명하복식 조직문화가 여전하다”며 “검찰총장, 대검차장 등이 직보를 받고 총장의 의도에 따라 사건이 다시 배당되는 구태를 고쳐야 한다”고 지적해 검찰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그알 제작진이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를 시작했고, 당분간 아동학대 대책마련이 주목을 끌면서 경찰 책임론도 이어질 전망이다.
▲ 6일 서울경제 사설
6일 서울경제는 사설 “‘정인이 비극’ 방치한 경찰, 수사종결권 자격 있나”에서 “출동 경찰관이 ‘뼈가 부러지거나 어디가 찢어지지 않는 이상 아동학대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니 기가 막힌다”며 “‘경찰 역시 공범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은 1차 수사 종결권에 대공수사권을 갖게 됐다.
지난 4일 국가수사본부가 출범하면서 일선 경찰서의 다양한 수사업무와 관련 인력이 국가수사본부에 편입됐다.
수사권 조정으로 67년 만에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돼 이제 경찰은 경미한 사건의 경우 범죄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면 자체적으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서울경제는 “문제는 경찰이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고 제대로 수사할 의지와 능력을 가졌느냐
여부”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신문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한 사건,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단순 폭행으로 내사종결한 사건 등을 거론하며 “경찰의 자질에 심각한 의문을 던진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6일 “‘학대’ 안일한 대응·제식구 감싸기 징계…불신 자초한 경찰”(세계일보), “경찰은 뭉개고 국회는 입법 외면하고…
‘정인이 사건’의 공범들”(매일경제 사설), “준비 안 된 무능 ‘공룡경찰’ 어떻게 믿겠나”(서울신문 사설) 등 정인이 사건 처리과정에 대한 경찰의 불신을 질타하는 보도가 많았다. 수사기관 개혁을 던진 정부와 여당에겐 또 하나의 문턱이 생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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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만든 양부모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유·무죄를
판단하기 전까지 진정서를 보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이덕인 기자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 양을 애도하는 근조화환이 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앞에 놓여 있다. 양부모에 대한 첫 공판은 오는 13일 열릴 예정이다.
2021.1.6 cityboy@yna.co.kr
경기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에 안장된 정인양의 묘소에 사진과 시민들의
메시지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출처 : 법률방송뉴스(http://www.ltn.kr)
정인이 사건' 재판부 "유무죄 판단 전 진정서 안본다
진정서 모아 제출…양부모 '천안 의붓아들 살해' 변호사 선임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16개월 입양아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를 엄벌해달라는 시민들의 진정서가 법원에 쏟아지고 있으나 재판부는 유·무죄를 판단하기 전까지 진정서를 보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6일 "재판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증거를 다 보고 유·무죄 여부를 판단하기 전까지는 진정서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또 "정인이 사건에 관한 진정서 접수 건수가 직원이 시스템에 일일이 입력하기 어려운 정도에 달했다"며 "이제부터 전산 입력을 하지 않고 기록에 바로 편철해 별책으로 분류·관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인이 사건이 방송을 통해 재조명된 이후 아동단체와 시민들은 법원에 진정서를 제출하며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온라인에서는 진정서 작성 방법과 제출 시기 등이 담긴 '정인이 진정서 작성 방법'이 공유되면서 1차 공판기일 전까지 재판부에 진정서를 보낼 것을 독려하는 메시지가 돌기도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를 통해 사건이 빠르게 전파되고, 유명 연예인들도 동참하면서 현재까지 수백 건의 진정서가 법원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 수사를 맡았던 서울남부지검 김정화 검사도 지난달 31일 검찰에 접수된 시민들의 진정서를 모아 법원에 제출했다.
정인양 양부모의 첫 공판은 오는 13일 열린다. 피고인들이 선임한 변호사 가운데는 '천안 의붓아들 살해 사건'의 항소심 변호를 맡은 A 변호사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에서는 A 변호사에게 사임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캠페인도 벌어지고 있다.
"정인아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양평 장지에 추모 발길 [연합뉴스 자료사진]
traum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정인이 사건, 사후관리無? 왜곡”…반박 자료낸 홀트아동복지회
보건복지부 지도점검서 문제발견無
8개월간 가정방문 3차례·상담 17회 진행
“양모 정신과 치료 기록? 최종 판단은 법원”
“입양 진행과 사후관리 강화할 것”
정인이의 입양 절차를 진행한 홀트아동복지회(이하 홀트)가 사후 관리 부실과 입양 실무매뉴얼 준수 여부 등의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홀트 측은 “문제가 없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홀트 측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사실이 아닌 내용이 보도돼 입장을 말씀 드린다”면서 아동학대 신고 여부와 양부모의 정신과 진료 관련, 입양절차, 매뉴얼 준수 여부 등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홀트는 “지난해 5월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1차 학대의심 신고 사실을 전달받았고 7월 가정방문 이후 학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연락 밀도를 높였다”며 “3차 학대신고가 접수되기 전 가정방문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해 조사 권한을 가진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안전 확인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양모의 거부로 인해 가정방문을 하지 않고 미뤘다는 지적에 대해선 “입양 기관은 양부모의 거절시 강제로 방문하는 법적 권한이 없기에 방문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입양절차상 문제도 없었다고 밝혔다.
홀트 측은 “정인이 사망 후 복지부 지도점검에서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사후관리 과정이 수개월 간 진행되지 않았다는 등 사실과 다르게 왜곡돼 진행 내용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홀트 측에 따르면 입양실무매뉴얼의 사후관리는 1년 중 가정방문 2회와 유선과 이메일 등 상담 2회로 총 4회다.
이에 따라 정인이가 입양된 후 8개월간 총 3회의 가정방문과 17회의 전화 상담을 진행했다고 알렸다.
다만 학대신고를 전달받은 후 가정방문과 상담 등을 진행한 노력에도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난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료에서는 학대 정황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양부모에 주의를 주고 세심하게 보살펴 줄 것을 당부한 사실이
있다고 명시됐다.
또 2차 아동학대 의심 신고 후에는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양모에게 아동의 안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적혔다.
홀트 측이 아동학대를 의심한 이후에는 경찰 수사에 대한 확인과 전화 상담을 줄곧 실시해왔다고 한다.
아이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려고 했으나 양모가 불편한 감정을 표현해 병원 진료 결과만을 공유 받았다.
정인 양의 양모인 장 씨가 정신과 치료 병력이 있음에도 입양이 허가된 것에 대해선 “2017년 치료가 아닌 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하기 위한 이유로 진단서 1회를 발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를 법원에 명시해 최종 판단은 법원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입양 진행과 사후관리 강화를 위해 다각도로 검토해 보완할 것”이라며 “구체적 체크리스트를 통해 면밀히 살펴보겠다. 양육 스트레스 검사 등을 심리상담 센터와 연계해 지원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16개월 된 아이가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은 현재 전국민적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생후 7개월 무렵이던 지난해 1월 양부모에 입양된 정인 양은 271일 만인 10월 13일 세상을 떠났다. 이 기간 동안 무려 3차례에 걸쳐 학대 의심 신고가 있었지만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한편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우)는 정인 양의 양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양부를 방임과 방조 등의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
이들에 대한 공판은 오는 13일 진행된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양을 애도하는 근조화환이 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앞에 놓여 있다. / 사진=연합뉴스
거세지는 ‘정인이 사건’ 살인죄 처벌 요구···검찰 공소장 변경 주목
양모에게 아동학대치사죄만 적용··
·‘미필적 고의’ 있다면 살인죄도 가능
전문가 단체들도 ‘공소장변경’ 주장···
검찰, 사망원인 재감정 돌입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의 양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강력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의사, 변호사단체는 양부모에게 살인죄 적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냈고,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0만명이 넘게 동의를 했다. 양모를 아동학대치사로, 양부를 유기와 방임 혐의로 기소한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할지 주목된다.
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우)는 정인이의 양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양부를 ‘방임과 방조’ 등의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하지는 았다. 살인의 고의를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인양은 등 쪽에 가해진 충격으로 복부에 손상을 입고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검찰은 충격이 가해진 원인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살인죄 기소가 충분하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명백한 살인의 고의가 없더라도 피고인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면 살인 혐의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살인죄의 양형기준은 10~16년으로 아동학대치사죄(4~7년)보다 높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단체는 양부모를 살인죄로 기소돼야 한다는 의견을 전날 검찰에 전달했다.
이들은 의견서에 살인죄 또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로 기소돼야 하는 이유를 의학적 논문에 근거해 기술한 것
으로 전해졌다.
한국여성변호사회(여변)도 언론에 보도된 피해와 증거자료만 보더라도 살인죄 적용에 무리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이수연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살인 사건에서 가해자가 자신의 행위로 인해 ‘상대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인식이 있으면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아동학대치사죄와 살인죄를 병기해 기소할 수 있는데도 기소 재량권을 가진 검찰이 범죄 입증 편의만을 이유로 아동학대치사죄만을 적용했다는 비판도 법조계 안팎에서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미필적 고의가 의심되는 사건에서 검찰이 아동학대치사죄 만으로 기소한 것은 기소편의주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입양모를 기소한 이후 부검의 3명에게 정인이에 대한 재감정을 의뢰했다.
검찰이 양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형사소송법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않는 선에서 법원의 허가를 얻어 공소사실 또는 적용 법조를 추가, 철회 또는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은 오는 1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 양부모를 엄벌해달라는 시민들의 진정서 600여건이 법원에 접수된 상태다.
재판부는 유·무죄 판단전까지 진정서를 보지 않겠다고 밝혔다.
© 시사저널e - 온라인 저널리즘의 미래 주재한 기자
jjh@sisajournal-e.com 출처 : 시사저널e - 온라인 저널리즘의 미래(http://www.sisajournal-e.com)
김창룡 경찰청장이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정인이 학대 사망'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책임수사 원년" 외쳤지만, '정인이 사건'에 고개숙인 경찰
'책임수사'를 실현하겠다며 야심차게 새해를 시작한 경찰이 '부실 수사' 도마에 올랐다.
특히 이른바 '정인이 사건'이 다시 주목을 받으면서 경찰의 대응이 질타를 받고 있는 것이다.
결국 김창룡 경찰청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지난해 말 여론의 관심을 받았던 이용구 법무부 차관·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도 '봐주기'·'빈손'이라는 비판이 여전하다. 이에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을 감당할 수 있을 지에 대한 회의적 의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 '책임수사' 외쳤지만, 고개숙인 경찰
김 청장은 6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정인이 사건'에 대해 "학대 피해를 당한 어린 아이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초동 대응과 수사 과정에서의 미흡했던 부분들에 대해 경찰의 최고책임자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담당 관서였던 양천경찰서 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국가수사본부(국수본)를 중심으로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재발방지대책을 내놓겠다고 설명했다.
사건을 담당했던 학대 예방경찰관(APO) 등을 포함한 관련 직원 12명은 지난해 주의·경고 등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솜방망이 징계'라는 의견이 이어지고, 경찰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양천서장까지 경질된 것이다.
정인이 사건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자, 새해 '국민중심 책임수사'를 외쳤던 경찰이 시작부터 난처한 모양새가 됐다. 경찰은 올해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1차 수사 종결권이 생기고, 독립적 수사기관인 국가수사본부(국수본)를 출범시키며 '경찰개혁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었다.
앞서 김 청장은 신년사를 통해 "2021년을 '국민 체감 경찰 개혁'의 원년으로 삼아 확연히 달라진 경찰 모습을 국민께 보여야 한다"며 "고품격 수사로 공감·공정·인권 수사를 체질화해나가면 국민은 수사권 개혁의 혜택을 피부로 실감하며 아낌없는 박수와 신뢰를 보내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주일도 되지 않아 이 선언은 무색하게 됐다.
■ 국민 신뢰 저버려… '수사권 우려'까지
정인이 사건으로 경찰 비판 여론에 불이 붙었지만, 앞서 이 차관에 대한 '봐주기 수사' 의혹, 박 전 시장 관련 '빈손 수사' 논란에서부터 이런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시각이다.
특히 이들 사건 모두 검찰의 수사와 비교되고 있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경찰은 지난해 박 전 시장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자세한 사망경위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음날 서울북부지검은 한 여성단체 관계자를 통해 고소 사실이 박 전 시장에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이 박 전 시장의 사망 경위 설명에 소극적인 것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과 관련해서는 서울중앙지검이 재수사 중이다. 검찰은 경찰이 이 차관을 '봐주기 수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이 연이어 벌어지자,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에 대한 회의적 의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근 "(정인이 학대를)방치한 경찰도 결코 책임이 가볍지 않다"며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공수사권 국가수사본부까지 만들게 됐다고 경찰이 의기양앙할 때가 전혀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경찰은 수사 역량 강화를 통해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 3일 경찰은 수사단계별로 공정성을 기하는 제도적 장치를 내실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수사 전반에 대한 심사제도를 마련하고, 역량 강화를 위해 '수사관 자격관리제도' 등 분야별 전문성도 강화할 방침이다.
김 청장은 이날 사과문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의 기본 사명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앞으로 사회적 약자 보호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온택트 정책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정인이 사건이 다시 불붙인 수사권 논란…野 “경찰 힘 빼야
“더불어민주당이 입법 독주로 경찰에 날개를 달아 주면서 제2의 이용구, 정인이 사건이 나올 위험도 더 커졌다”
6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사건과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검ㆍ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에 다시 일고 있다.
두 사건을 내사 종결하거나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이 커지면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초 민주당이 무리하게 통과시킨 수사권 조정안(형사소송법ㆍ검찰청법 개정안)의 허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공세를 펴고 있다.
특히 지난 1일부터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된 상황에서 경찰 수사권을 견제하는 입법도 야당은 추진 중이다.
주 원내대표는 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인이 사건을 언급하며 “경찰은 수사권 조정에 의기양양할 때가 아니다”며 “3차례나 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도 번번이 무혐의 종결 처리한 경찰은 방조범이자 공범”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법사위 소속 유상범 의원은 6일 중앙일보에 “야당이 ‘경찰 비대화’ 우려를 제기했던 수사권 조정안의 취약점이 최근 사건으로 현실화되고 있다”고 했다.
2020년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되고 있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검경수사권 조정안(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개정안)표결에 불참했다.
뉴시스
검찰 수사 지휘권 폐지와 경찰의 수사 종결권을 골자로 하는 검ㆍ경 수사권 조정안은 ‘검찰 개혁’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작품이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2018년 1월 경찰에 수사 개시ㆍ진행ㆍ종결권을 부여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고, 이후 백혜련 민주당 의원과 채이배 당시 바른미래당 의원 안을 거친 수사권 조정안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ㆍ최장 330일 이내에 본회의 자동 상정)에 올라탔다.
지난해 1월 13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불참 속에 이른바 4+1(민주당ㆍ바른미래당ㆍ정의당ㆍ민주평화당+대안신당) 주도로 조정안이 통과됐다.
당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현 통일부 장관)는 “검찰을 개혁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완료했다.
참으로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본회의 문턱을 넘은 수사권 조정안은 이달 1일부터 본격 시행돼 경찰 권한이 커졌다.
당초 모든 입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 수사 지휘를 받았던 경찰은 불기소 의견으로 판단한 사건을 자체 종결하는 ‘1차 수사 종결권’을 손에 쥐었다.
송치 대신 사건 서류 등을 검찰에 넘겨 90일 이내에 검토하게 하는 조항이 있긴 하지만 “보충 수사 권한이 사라진 검사가 짧은 기간에 경찰 서류만 보고 문제를 밝혀내기 불가능하다”(김웅 국민의힘 의원)는 지적이 야당에서 나왔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날달 22일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를 들어서고 있다.
우상조 기자
이런 상황에서 터진 이 차관 폭행, 정인이 사건은 야당 공세에 불을 지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6일 서울 서초구 아파트 앞 도로에서 택시 기사의 멱살을 잡아 폭행한 이 차관(당시 변호사)을 입건하지 않고 내사 종결 처리해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정인이 사건에서는 세 차례 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도 사건을 내사 종결하거나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해 ‘부실
수사 의혹’이 불거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수사권 조정 이후 고위 인사가 연루된 사건이나 아동, 지적 장애인 등 피해자의 의사 표현이 원활하지 않은 사건에서 경찰 부실 수사로 사건이 묻힐 우려가 켜졌다”고 비판했다.
야당 내 법 개정 움직임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경찰의 1차 수사 종결권을 견제하는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검찰의 ‘송치 요구권’을 명문화하는 내용이다.
경찰 출신 권은희 의원은 “검찰의 사건 송치 요구권을 보장하면 아동 학대 등의 사건에서 경찰의 충실하지 못한 수사로 인해 생기는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양부모에게 장기간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양을 추모하는 글이 적혀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제2의 정인이' 막으려면? '아동학대 의심'하는 의사 필요
신고 의무자 접촉 유일 수단..건강검진 의무 아니라 한계
"건강검진에 '아동학대 지표' 넣어서 활용도 높여야"
(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학대 사망 아동의 절반 이상이 생후 16개월에 숨진 영아 정인(입양전 이름)양처럼 만 2세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2의 정인이'를 막기 위해 학대에 취약한 영아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대책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이에 영유아 건강검진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말도 못 하고 어린이집에도 가지 않는 영아의 경우 학대 조기 발견이 어려워 건강검진을 통해 신고 의무자인 의사와 만날 수 있도록 해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건강검진 시 경찰이 정인양 학대를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구내염' 진단과 같은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따르면, 2019년에 학대로 숨진 아동 42명 중 만 2세 미만 영아가 24명(57.1%)으로 절반을 넘는 것으로 6일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Δ1세 미만 19명(45.2%) Δ1세 5명(11.9%) Δ3세 4명(9.5%) Δ4세 2명(4.8%) Δ5세 5명(11.9%) Δ6세 2명(4.8%) Δ7세 2명(4.8%) Δ8세 1명(2.4%) Δ10세 1명(2.4%) Δ12세 1명(2.4%)이다.
사망 사례가 가장 많은 2세 미만 아동 중 상당수는 외부의 신고 의무자와 접촉할 기회가 없다.
이들이 어린이집에 가지 않고 집에만 머무른다면, 사실상 학대를 당하더라도 정부 시스템하에서 파악되기 어려운 것이다.
이같은 이유로 정부가 '영유아 건강검진' 제도를 보완하고 적극 활용해 영유아에 대한 학대 의심 정황을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후 71개월까지 총 8번에 걸쳐 진행되는 영유아 건강검진은 상당수 아이들에게는 의사와 같은 신고 의무자와 만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도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일단 영유아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의무가 아니라는 점이다.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등원하려면 부모가 영유아 건강검진 서류를 제출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굳이 검진을 받지 않아도 된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영유아 건강검진을 통해 아동학대를 발견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받지 않는다고 해서 과태료 부과 등 법적인 조치가 없다 보니 아동학대 가해자가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다"며 "아동이 생일자 전후 일주일 이내에 건강검진을 받지 않으면 부모에게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등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를 찾은 추모객이 입양 후 양부모에게 장기간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양을 추모하고 있다.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또한, 정부는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통해 위기 아동 발굴에 '영유아 건강검진' 수검 여부를 활용하지만, 시스템 자체가 빅데이터로 운영돼 데이터가 쌓이지 않은 어린 영아의 경우는 위기 아동으로 판정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시스템상 한계가 있어 학대 피해를 받은 어린 아동을 발견하기 어렵다"며 "만 2세 전에 시행되는 초기 3번의 영유아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아이들은 의료적 방임으로 보고 가정방문을 의무화하는 조치가 도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영유아 건강검진 시에도 '정인이' 사건처럼 의사가 학대 유무를 파악하지 못하고 단순히 구내염으로 진단하는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의료 현장에서의 보완도 요구된다.
건강검진을 담당하는 의사가 이전 검진 기록이나 아동학대 신고 접수 내역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검진 내용에 아동학대 관련 지표를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정인양을 진단한 의사는 3번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고지받지 못했다고 알려졌다.
정 교수는 "아이가 전과 다른 병원에서 영유아 건강검진을 받으면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의사가 전 기록을 볼 수 없어 문제"라며 "이전에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됐다는 것도 의사가 알 수 있게 하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유아 건강검진에 아동학대를 판단할 수 있도록 관련 지표를 넣는 게 중요하다"며 "아동 학대 발견율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건강검진에 관련 지표를 넣을 경우,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의사들의 책임이 커질 수 있어 의료계의 반대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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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기 양평군 서종면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안치된 故 정인 양의 묘지에서
추모객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故 정인 양은 생후 16개월째인 지난해 10월 양부모의
폭력과 학대로 숨을 거두었다. /사진=뉴시스
정인이 '분리조치'라는 말에 양부모 오열..경찰이 포기했다
정인이의 양부모는 3번째 학대신고로 출동한 경찰과 강서 아동보호전문기관(이하 아보전) 직원 앞에서 “억울하다”며 오열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부모가 정인이에 대한 분리조치에 격한 반응을 보이자 출동 직원들은 현장회의를 통해 사후관리로 방향을 틀었다.
6일 정인이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3일 분리조치를 하고자 경찰과 아보전 조사팀이 입양가정을 방문했을 때 당시 양부모는 억울하다며 오열하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당시 아보전 조사팀은 위험성 평가에서 ‘신체 외부 손상 관찰과 신내 내부 손상 혹은 정적 피해가 의심된다’는 항목에 ‘예’라고 체크했다.
이와 함께 ‘즉각적인 처치가 필요하다’고 표시했다.
세 번에 걸친 정인이 학대 신고 중 3차는 가장 심각했다.
아동의 체중이 800g~1kg 감소하고, 현저하게 영양상태도 부족했다.
이를 본 A소아과 원장이 112에 아동학대 의심신고를 했다. 처음에 경찰과 아보전은 지속적인 학대 상황발생으로 응급조치를 고려했다.
하지만 양부모의 격한 반응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또 양모는 체중 감소에 대해 “입안에 염증이 난 상황으로 이유식 및 물 섭취를 하기 어려웠고, 이에 대한 체중감소일 뿐 다른 상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아보전은 신체상 명확한 학대정황이 발견되지 않아 현장회의를 통해 아보전이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사후관리'를 하기로 협의했다. 이와 함께 아보전은 양부와 함께 B소아과를 찾았다.
하지만 B소아과에서는 “아동 입 안의 상처(구내염 등 소견)로 몸무게가 줄었을 수 있는데 1kg 가량 빠진 것은 의문이나, 이 상황만으로 아동학대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소견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B소아과는 “아보전 직원에게 큰 병원에 가서 별도의 검사를 해야할 필요가 있음을 설명했다”며 “체중관련 검사가 시행됐으면 확실한 증거로 아이를 마지막으로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됐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경찰과 아보전의 상황 판단이 아쉬운 부분이다.
당시 적극적으로 분리조치를 했다면 정인이를 살릴 수 있었다.
서울경찰청은 정인이가 사망한 후 진행한 조사에서 “피해아동 보호를 위한 분리조치에 대해 소극적 판단을 했다”며 “아보전과 협업 문제에서도 미흡한 점을 발견했다”고 결론내렸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양부모의 학대로 짧은 생을 마감한 정인이를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정인이가
안치된 경기도 양평의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에서 5일 오후 추모객들이 놓고 간
꽃과 선물들을 한 가족이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정인이 양부 입열다 "내가 뭔 말 할수 있겠나..죄송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죄송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이 없습니다."
아동학대로 숨진 정인이의 양부모에 대한 비판이 거센 가운데, 정인이 양부 A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A씨는 지난 5일 밤 어렵게 연결된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라 한 마디 한 마디가 조심스럽다"면서 "아이가 그렇게 됐는데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죄송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이 없다"고 했다.
지인들 “예민한 아내 챙기던 사람”
A씨의 직장 동료들은 그를 "인성이 좋은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
그의 SNS 계정에 올라온 프로필 사진 등에서도 A씨 부부의 모습은 평범하고 사이 좋은 모습이었다.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 양이 안치된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추모 메시지와 꽃들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정인이 사건'을 알게 된 A씨 지인들은 충격에 빠졌다고 한다. A씨의 한 동료는 "차분하고 가정적인 사람이었다"면서 "아이를 좋아하고 예민한 아내를 챙기는 사람으로 다들 알고 있는데 사건 이후 다들 너무 놀랐다. 하지만 집안에서 일어난 일을 정말 모를 수가 있었을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아이가 숨진 지난해 10월 해당 회사는 A씨를 직무에서 배제하고 대기발령했다.
지난 5일 회사가 해임 처분을 내리기 전에 A씨는 먼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부부는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 때문에 정인이를 입양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A씨의 지인은 A씨가 입양에 관한 뜻이 예전부터 강하게 있는 것 같았다"면서 "가족 수에 따라서 대출 액수가 달라진다는 것은 입양한 이후에 알게 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A씨는 기자에게 "회사에 죄송한 마음뿐이다. 저 때문에 많은 분이 고초를 겪었다"고 말했다.
A씨 부부에 관한 의혹들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현재 경황이 없어서 방송도 기사들도 제대로 보지 않는 상황이다. 죄송할 뿐이다"며 전화를 끊었다.
"양부 법정구속, 양모 살인죄 가능"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의 모습. [뉴스1]
지난해 12월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이정우 부장검사)는 A씨를 유기와 방임 혐의 등으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재판이 시작되면 A씨의 친자에 대한 보호 조치 이후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될 가능성도 나온다.
부장판사 출신 도진기 변호사(법무법인 서울센트럴)는 "부친이 몰랐다는 이유로 방조범으로 기소가 됐지만, 죄질이 안 좋다"면서 "어린 친자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구속을 면한 거로 보이나 재판 과정에서 아이 때문에 면죄를 시켜주는 건 아니기 때문에 친자가 위탁된 뒤 구속돼 실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양모에 대해서는 "아동학대 치사로 기소하면 무조건 유죄가 나오지만, 죄에 상응하는 처벌인지는 다른 문제다. 이런 사건을 살인이 아니라 아동학대치사로 기소한 건 수사기관의 편의주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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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 묘원에 양부모의 학대로 16개월의
짧은 생을 마감한 정인 양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 액자가 놓여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정인이 사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고래 꿈을 꾸는 아이] 아동학대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게 해답일까
더 이상 뉴스를 보고 싶지 않을 만큼, 정인이 관련 이슈가 뜨겁다.
나는 어린이집의 운영자이기도 하지만, 뒤늦게 늦둥이를 낳은 16개월 된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다.
그래서 정인이 관련 뉴스가 언론에 보도됐을 때, 그 해맑은 웃음 속 그 아이가 잊히지 않아, 아이와 함께 하는 일상 속에서 까르르 터지는 아들의 웃음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 한구석 아프게 저미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왜, 아이의 부모는 악마가 됐을까?
어린이집을 처음 하면서 가장 놀란 것은 '부모'됨의 편차가 아주 크다는 것이었다.
어떤 부모는 꼬박꼬박 정성스런 식사준비와 어떻게 보면 보육교사보다 더 잘 상호작용하며 아이를 밝고 건강하게 키우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하루 3번 먹는 약이 귀찮아 어린이집에서 오전 간식, 점심, 오후 간식 후 약을 먹여 달라 부탁하는
부모가 있기도 하다.
아이의 머리는 감지 않아 일주일이 지나도 월요일 놀이했던 밀가루가 머릿속에 하얗게 앉은 채로 등원하는 아이도 있다.
그런데 부모에게 관심을 갖고 이야기하다보면 그 '부모'됨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신도 그런 육아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자랐고, 어른이 됐다.
성인이 돼서 아이를 낳았는데 역시, 대가족 사회가 아닌 핵가족 사회에서 단일가구를 이뤄 살다보니 어떻게 훈육을 해야 하고 어떻게 먹이고 입혀야 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이제 막 '부모'의 타이틀을 달게 된 초보 부모의 몫으로 오롯이 남겨진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이것이었다. 아이에게 사랑과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안내문을 보내고 읽지 않는다. 아이들의 양육을 지켜보다 꼭 필요한 것 같아서 부모교육의 목록을 정하고 매월 정기적으로 교육이 실시되지만 참여자는 안타깝게도, '더 좋은 부모'가 목표인 좋은 부모들이 대부분이다. 정작 내가 목표로 한 '교육대상'은 불참이다.
어린이집의 일개 원장이 강제할 수가 없다. 안타까운 일이다.
맘 카페에서는 교환 글이 올라온다. 지급받은 우유나 고기류를 커피쿠폰으로 교환을 원하거나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받아온 교구들도 부모에게 유익한 것으로 교환되고 판매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불필요하다면 교환하거나 판매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아이는 잘 먹고 있을까, 그 아이는 그 놀잇감이 없어도 부모가 잘 놀아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우리나라는 부모를 부모답게 만드는 기본교육을 하고 있지 않는다는 것은 아무도 문제 삼지 않는다.
양육수당, 아동수당 돈으로 챙겨줄 때는 그에 합당한 '부모다움'도 교육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당을 받고 아이를 키울 권리에 따른 의무와 책임이 빠졌다.
아동학대의 80%는 가정에서 일어난다고 통계가 이야기한다.
이번 정인이 사건의 가해자 역시, 어쩌면 제대로 된 양육을 받아보지 못한 악순환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가해자의 편을 두둔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아쉽고 아쉬운 것은, 처벌을 높인다고 해서 아동학대의 예방이 잘 될까, 하는 의문이다.
처벌수위가 높여져도 범죄는 완전 사라지지 않는다.
처벌강화만 외치지 말고 인력 보강만 외치지 말고, 부모교육을 강화했으면 좋겠다.
정부에서 '우리의 아이들'이라고 이야기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우리의 아이들'을 잘 키울 시스템을 마련했어야 했다.
한 명의 아이도 놓치지 않는 망이 필요하다. 영아기부터 유아기까지 아우르며 아이들을 모니터링 할 기관이 필요하다. 나는 그 기관이 어린이집이 돼도 좋으니 부모 교육을 위한 종합적인 서비스 안내자가 되고,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더라도 신고 의무기관을 통해 아이들이 정기적으로 노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지역사회 내에 어린이집이 공헌하는 기관으로, 함께 키움의 가치를 실현하는 기관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목사 아버지고 어린이집 원장이 어머니이면 바르게 성장한다고 하는 것도 사회적 편견일 뿐이다.
지난 일이지만, 교생실습을 했던 곳에서, 어린 나의 지도교사 선생님이 아이들을 함부로 대하는 것을 봤다.
고작 다섯 살 난 아이에게 "이거 정말 맛있는 거야. 더 먹고 싶지?"라고 이야기하며 큼지막한 떡갈비를 6개씩 올려준다.
아마 결석이 많아 남은 음식을 잔반 없이 처리하고 싶었을 테다.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2시간동안 꾸역꾸역
밥을 먹어야 했다.
"네가 먹는다고 했어. 엄마한테 가서 말 똑바로 해!"
교사는 밥을 다 먹지 못하고 물고 있는 아이에게 소리를 질러댔다.
준비물을 안 가져 온 날에는, "너 지난학기에도 그랬어. 너네 엄마 항상 나중에 준다고 그러잖아. 너네 엄만 항상 이런 식이야. 내가 기억하고 있을 거야"라고 모든 아이들이 있는데서 아이를 무안하게 한다.
더 속상했던 건, 교사의 분노와 짜증이 특정아이를 향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였다.
아이는 동생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심리적으로 분노와 우울을 가지고 있는 듯 해보였다.
선생님에게 늘 반응 없음으로 대적했고, 담임 선생님이 안 계실 말을 걸면, 또 그렇게 예쁘고 착한 아이가 없었다. "선생님을 왜 맨날 화나게 해?" 라고 물으면 그저 배시시 웃으며 "나도 모르겠어요" 하던 아이.
그녀에게 실망을 넘어 분노를 했지만 나는 일개 실습생일 뿐이었다. 있는 동안 여러 아동학대의 여러 정황들을 찾아보아도, 딱히 선생님에게 해당되는 확실한 증거나 정황은 찾기 어려웠다. CCTV도 없었고, 몰래 녹화를 하며 실습을 할 수도 없었다.
선생님이 수시로 울리는 것을 그냥 보고 있을 수 없어 비겁하게도 자리를 피하거나 고개를 돌리고 다른 곳을 보는 날이 잦았다. 어느 날은 아이를 울리며 나에게 "선생님, 애들 울려 먹는 거 너무 재미있지 않아요"라고 깔깔대며 나에게 이야기를 했다. 악마 같았다.
나는 아이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이야기를 하며, 아이가 동생이 태어나 그런지 소아 우울이 있는 것 같아 보인다고 그래서 반항심과 관심 받고 싶은 마음이 함께 있어서 선생님에게 더 날을 세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니 울려야 할 아이가 아니라 품어야 할 아이라고. 실습생 주제에 주제넘게 말했다.
"에이, 애들이 우울증이 어딨어요?"
4년제 유아교육과를 졸업한 선생님의 말이었다.
소아 우울에 대해 한참 설명을 했더니, 뭔가 생각했는지 선생님이 먼저 말을 꺼냈다.
지도선생님의 엄마가 유치원 원장이라고 했다.
그래서 어릴 때는 너무 너무 바쁜 엄마가 싫었고 미웠다고 했다.
엄마의 관심을 끌기 위해 중고등학생 때 탈선과 비행을 일삼았었다 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스무 살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부모에게 외면 당한 듯한 그 마음이, 자신의 그 어린마음이 치유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실습 내내 나에게 분노를 느끼게 했던 그녀였다. 그런데 이 사람 역시, 상처받은 어린 아이였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아동학대에 있어서 진정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분은 어떻게 해야 할까.
실습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얼마나 무서웠는지, 나는 내 아이들을 잘 양육하고 있기는 한 것인지.
머릿속에서 생각이 요동을 쳤다.
부모. 누구나 처음이다. 누구나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했을 테다. 아이의 기질과 나의 기질이 맞지 않아 힘들었을 테고, 사회에서 요구하는 부모의 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 느끼는 자신에 대한 분노와 좌절도 절망스러웠을 테다.
적절하게 내 감정과, 내 아이의 감정을 알아채고 나의 어린 내면 아이를 잘 토닥이면서 가야 하는데, 초보 부모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부부가 가정을 이루고 첫 '부모'가 되었을 때 일정 기간 양육 상담이 전문가를 통해서 실시되어야하고, 함께 성장하는 육아 공동체, 그리고 육아 멘토가 있어야 한다. 시대는 변하고 변해 핵가족이 늘어나면서 전통적인 가족에서 받았던 멘토는 없다.
그 역할을 나는 국가가 대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이 낳으라고 독촉하고 돈으로 회유하는 대신, 육아가 얼마나 가치 있고 즐거운 일인지 깨우치는데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육아는 재미있다.
설령 아이에게 장애가 있더라도, 발달이 느리더라도 까칠하고 세상 예민한 아이라고 하더라도. 아이의 성장을 함께 한다는 것은 늘 재미있는 일이다. 그래서 하루하루 아깝다.
웃는 것도 아깝고 오물오물 먹는 입고 아깝다.
심지어 가끔 눈에 콩깍지가 씌인 날에는 기저귀에 싸놓은 똥도 예뻐 보일 때가 있다. 아기반 선생님은, 변비가 있는 아이가 똥을 싼 날은 호들갑스럽게 아이를 칭찬하고 교실마다 찾아다니며 아이의 똥 자랑을 하기도 한다.
어쨌든 그렇다. 아이는 모두 예쁘다.
진정한 저출산 지원은, 부모가 아이의 다시 오지 않을 그 시기, 그 예쁨을 볼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그러려면, 부모가 여유가 있어야 한다. 경제적 여유와 시간적 여유.
부모가 못 받는 돈 어린이집에 지원해서 가정육아가 가능함에도 육아가 힘들어 어린이집을 보내는 부모가 없도록 부모의 직장에 돈을 더 줘라.
그 지원금이 육아를 하는 부모에게 돌아갈 수 있게 일을 하지 않아도 혹은 적게 해도, 아이와 있을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고, 아빠의 육아참여를 법적으로 명시하고. 엄마의 재취업을 보장하는 게 우선이다.
육아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풀려고 하지 말고, 어린이집에 떠밀지 말고, 육아를 하면서 경제적으로 쪼들리지 않게 부모의 직장을 더 단단하게, 바꾸는 노력이 첫 번째다.
어린이집에 주지 말고, 부모에게 주지 말고 기업에게 지원해, 유아기 부모들이 적게 일하고 부족하지 않을 경제적 여건을 제공하는데 힘쓰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
지난해 12월 14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앞에 ‘16개월 영아 학대 사망사건’과
관련해 숨진 아이를 추모하는 근조화환이 늘어서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그리고 꼭 부모를 가르쳐라. 부모다움을 가르쳐라.
누구나 때리면 학대다. 이야기하는 건 참 쉽다. 때리지 않고 키워라 이야기는 누구나 한다.
그래서 어떻게, 아이가 고집 부리고 울 때는 어떻게 하라고, 더 어린아이에게 가르쳐도 알아듣는 것과 지금 말해도 못 알아듣는 것을 부모가 알게 해줘야 한다.
그래야 고작 돌도 안 된 아이에게 아멘을 해야 밥을 주는 학대를 범하지 않는다. 아이가 어떻게 성장해나가는지, 아동발달을 가르쳐야 한다. 지금 시기의 아이에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왜 한글 수보다 바깥에서 놀이하는 게 왜 중요한지, 부모를 가르쳐라.
이런 주장에, 어른이 되서 가르치면 이미 늦다, 라고 이야기한다.
그 말도 맞다.
핵가족 사회에서, 출산율이 1도 안 되는 저 출산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가 키우고 있는 이 한 자녀, 혹은 기껏 두 자녀들은 자신이 어떤 양육을 경험하며 성장했는지 기억하지 못할 테다. 과거에는 출산 시기가 길었고, 아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주변의 어린아이들을 보면서 부모의 역할을 간접 학습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한 자녀들이 성장해 가정을 이룬다면, 이보다 더 한 아동학대의 문제가 대두될 수 도 있다는 가정이다.
캐나다의 유치원 교사였던 메리 고든(Mery Goden) ‘아무것도 모르는 갓난아기가 가진 힘’을 발견하고 지역에 사는 갓난아기를 유치원과 초·중등학교에 초대해 아이들로 하여금 1년 동안 갓난아기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도록 하는 ‘공감 능력을 높이는 심리 교육’ 프로그램, ‘공감의 뿌리’를 시작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은 갓난아기의 눈부신 성장을 지켜보고 사회 편견이나 고정 관념에 노출되지 않은 아기를 만나면서 자신의 순수한 마음과 따뜻한 감정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또 ‘공감 능력’을 배운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을 ‘왕따’시키거나 폭력을 행사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이의 사소한 놀림도 그냥 지나치지 않게 됐다.
그리고 부모가 된다는 것과 아기가 받아야 할 보살핌 등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서 십대 미혼모 문제도 줄어들었다
(출판사 서평 인용).
메리고든이 쓴 '공감의 뿌리'에 나오는 내용이다.
아이들은 갓난아기를 초록색 카페트 위에 눞여 놓고 매달 관찰한다.
아이가 왜 우는지, 무엇이 필요할지, 한 달 뒤에는 어떻게 바뀌었을지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나눈다.
책 내용에서 한 탈선 아이들이 갓난아이의 성장을 함께 기뻐하는 일 년을 보내고 난 후 "나는 사랑받고 자라지 못 했지만, 아이를 낳으면 좋은 부모가 될 수 있겠어요",
"부모님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나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였을 때는 우리 부모님도 안아주고, 사랑해줬겠지요"라는 이야기했다고 한다.
교육의 힘이다. 유아기의 최초기억은 보통 만 4세, 6세라고 이야기한다. 그 이전의 육아에 대한 기억은 대부분하지 못한다
. 그러니 홀로 자란 아이가 부모가 되고 나서도 얼마나 막막할지 짐작이 된다.
아이들은 육아를 간접적으로라도 경험할 기회를 아주 어린 시절부터 가져야 한다.
육아의 힘듦도 육아의 즐거움도 알게 할 방법을 찾아 아이들에게, 그리고 부모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그게 메리 고든이 실시한 '공감의 뿌리'와 다른 방법이어도 좋다.
아이들을 바르고 건강하게 키우기 위한 노력은 아동학대의 처벌의 수위를 높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사회가 육아에 관심을 갖고, 육아에 대한 즐거움을 알게 하는 교육이 전 국민 대상으로 실시돼야 한다. 아이들을 위해 교육자들이, 어른들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정인아미안해
*칼럼니스트 박현주는 유아특수교육을 전공해 특수학교에서 근무했다. 결혼과 출산을 겪으면서, 내 아이를 함께 키우고 싶어 어린이집을 운영하게 됐다.
화성시에서 장애통합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부모님들과 함께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데 동참해, 현재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에서 장애영유아 발달상담도 함께 하고 있다. 다양한 아이들을 키우는 일, 육아에서 시작해 아이들의 삶까지, 긴 호흡으로 함께 걸음으로 서로의 고민을 풀어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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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사건’ 피의자 입양모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일주일 앞둔 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
남부지방법원 앞에 시민들이 보낸 조화가 놓여있다. /뉴시스
13일 ‘정인이 사건’ 첫 공판… 법정 2곳에서 생중계
생후 16개월 입양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른바 ‘정인이 사건’을 두고 국민들이 공분하는 가운데 법원이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인이 양부모의 재판 과정을 중계법정을 통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법은 "양부모의 재판에 국민적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계법정 2곳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두 사람의 공판은 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신혁재) 심리로 306호 법정에서 진행되고 같은 층 민사법정 312호와 315호에서 재판이 실시간 생중계 될 예정이다.
방청객이 몰릴 것을 우려해 방청권은 선착순이 아닌 무작위 추첨제로 배포된다.
법원 관계자는 "오는 13일 ‘정인이 사건’ 첫 재판 뿐만 아니라 향후 공판 과정 역시 생중계할 계획"이라며 "향후 다른 사건에 대해서도 법정 공개를 확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숨진 정인양의 양모 A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양부 B씨는 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의 첫 공판은 오는 13일 오전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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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룡 경찰청장이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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