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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의사당 난입'으로 트럼프 '정치 비즈니스' 망했다

 

 

 

 

 

(베드민스터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현지시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본인 소유 골프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떠나고 있다.
ⓒ AFP=뉴스1






▲ 오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8일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같은 날 워싱턴 DC의 의회 의사당 앞 층계에서 취임사를
발표한 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축하 인사를 받으며 끌어안고 있다. 오른쪽에 바이든 당시 부통령의
모습이 눈에 띈다.
EPA 자료사진 연합뉴스






미국 의회가 지난 대선의 주별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최종 인증하고 조 바이든을 합법적 당선인
으로 확정하기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를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서 개최하고 있던 6일(현지시간)
오후 근처에서 인증 반대를 요구하다 의사당 담벼락을 타고 난입한 시위대가 로툰다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깃발을 들고 소리치고 있다.  워싱턴DC EPA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 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지지자들이 의사당에 난입하기에 앞서 연설하고 있다. [UPI]




의사당 난입'으로 트럼프 '정치 비즈니스' 망했다


정치적 자산 없는 외톨이 전락
탄핵 피해도 법정에 설 수도
각종 소송 줄줄이 이어질 듯

자신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미국 연방의사당 건물에 난입하는 폭력사태가 벌어진 다음날인 지난 7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평화적인 정권이양을 하겠다"고 밝혔다.

개표 결과가 드러났음에도 패배를 인정하기는커녕 "불법선거로 선거가 도둑 맞았다"는 주장을 펴왔던 그가 이날 전격적으로 패배를 인정한 것이다.
두 달여 만에 처음이다.


폭력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 사건은 미 정국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잔뜩 긴장된 표정, 떨리는 목소리로 읽어 내려간 그의 성명에 박수를 보낸 미국인은 아무도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로 인해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몽땅 잃었다.
사건 전까지만 해도 퇴임하는 그에게는 몇가지 선택의 여지가 있었다.

그 첫번째는 차기(2024년)를 노리고 정치활동을 계속하는 것이다.
사건 당일까지만 해도 그는 지지자들에게 "우리의 여정을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도 정치적 행보를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사태에 향후 정치활동은 큰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두 번째는 미디어 분야에 뛰어드는 길. 기존 매체와 손잡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든, 새로운 매체를 설립하든, 그는 대중의 시선을 끄는 일을 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미디어를 통해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세 번째는 이도 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 정계를 떠나 사업가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어느 쪽이든 그의 운명은 극히 불투명해졌다. 정치 활동은 고사하고 임기를 며칠 남겨 두고 하야 하거나, 탄핵을 당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
연방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미국에서도 전직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법정에 서는 비극이 연출될 수도 있다.

앞으로 2주간 트럼프 대통령의 운명은 낸시 펠로시 연방 하원의장의 손에 달렸다.
펠로시 의장은 7일 시위대 난동 책임을 물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행정부가 대통령의 해임을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를 겨냥해 "집무실에 계속 있으면 안 되는 위험한 인물"이라며 정부가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탄핵 하겠다고 압박했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도 더 재임하면 안 된다" 며 수정헌법 25조의 즉각 발동을 촉구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사망하거나 중대한 범죄로 인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 될 경우,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토록 하는 조항. 만약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면 상・하원 3분의 2이상 의결로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다.

NBC방송에 따르면 현재 이 제안에는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애덤 킨징어 의원 등 100여명이 동의하고 있으며 숫자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직무정지든 탄핵이든 임기가 10여일 밖에 남지 않아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퇴임 후 가장 먼저 받게 될 메시지는 연방검찰청의 소환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마이클 셔윈 워싱턴DC 연방검사장 대행은 "사건 관련자 모두 수사대상" 이라며 대통령도 기소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조 바이든 당선자는 이번 사태를 '내란음모'로 간주, 책임자와 배후 조종자를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전직 대통령이 기소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트럼프의 정치적 행보는 매우 비관적이다. 이번 사건으로 중도보수 지지자들의 이반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임기를 불과 10여일 남겨 두고 측근 참모들도 줄줄이 떠나고 있다. 일레인 차오 노동부장관과 벳시 디보스 교육부장관, 믹 멀베이니 북아일랜드 특사, 스태파니 그리셤 대통령 부인 비서실장 등이 잇따라 사표를 냈다.

CBNC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등은 수정헌법 25조 발동 여부를 트럼프 몰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침몰하는 배에선 빨리 뛰어내리는 게 상책이라고 여겼을 법하다.
사실상 단기 필마의 패장 신세로 전락한 그에게 정치적 자산이 별로 남아 있지 않아 보인다.

오죽하면 공화당 출신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이건 민주주의 후진국인 바나나 리퍼블릭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 벌어졌다" 며 탄식했을까.  
영국 로이터통신은 트럼프의 퇴임 후 정치 행보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니키 해일리 전 유엔대사, 마르코 루비오 연방상원의원 등 잠룡들과 경쟁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전망을 내놨다.

미디어 산업 진출 시나리오는 희망적인가. 그의 미디어 진입 가능성에 먼저 찬물을 끼얹은 건 소셜미디어들이다.
주요 소통 수단으로 사용해온 트위터는 트럼프 계좌를 영구 폐쇄시켰다.
페이스북, 스냅챗 등도 계정을 일시 중단시켰다. 의사당 난입사태 등에 사용한 점 등을 의식한 조치이고 보면, 소셜미디어들이 의회보다 먼저 그를 탄핵한 셈이다.

그간 트럼프를 적극 지지해온 원아메리카 뉴스 네트워크나 뉴스맥스와 일할 가능성은 있다.
트위터와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소셜미디어 설립도 그의 선택안 가운데 하나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나서면 줄소송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나 사업상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예컨대 선거 직전 섹스 스캔들 관련 두 명의 여성에게 합의금 조로 지급했던 돈과 관련, 맨해튼 검찰청이 수사해온 사건과 2005년 방송 진행시 발생한 또다른 두 명의 여성에 대한 성폭력 관련 소송이 그것이다.
뉴욕주 검찰청과 연방 검찰청이 제기한 은행 대출 비리, 세금포탈, 개인의 연방소득세 탈루 혐의도 피할 수 없다.

트럼프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또 하나는 자금난.
부동산, 여행, 레저업종이 그의 주력사업인데 모두 코로나 때문에 막대한 타격을 입은 상태다.
포브스가 지난해 9월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그의 순자산가치는 25억달러. 전년에 비해 6억 달러나 줄어 들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회사 빚에 대해 4억2100만달러의 개인보증도 있다.

어느 쪽을 택하든 분명한 건 그는 늘 카메라를 세례를 받는 곳에 서고 싶어 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의사당 난입 사태로 이어진 그의 무모한 정치실험은 미국의 민주주의에만 타격을 준 게 아니라 끝내 자신을 파국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UPI뉴스 / 공완섭 재미언론인 wanseob.kong@gmail.com
[저작권자ⓒ UPI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 의회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상원 본회의장 밖 복도에서 의회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의 상원 회의장 밖 복도가 흰 연기로 가득 찬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선 패배' 승복했지만 점차 드러나는 의회 폭동의 참혹상

 

CNN "트럼프·줄리아니, 의회 폭동에 피신한 의원에 전화해 '대선 뒤집자'"..경찰 방패 탈취해 공격하는 시위대 영상 등 공개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65일만에 패배를 승복했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의 워싱턴 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의 참혹상 등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시위대가 경찰을 참혹하게 공격하는 장면이 공개되고, 의회 인근에서 다량의 폭탄과 총기가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폭도들 난입으로 의원들이 피신할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의원들에게 전화해 ‘선거 결과를 뒤집어달라’고 압박했다는 주장마저 제기됐다.
◆“트럼프, 사태 당일 대피한 의원에 전화해 ‘선거 뒤집자’”...‘시위 선동’ 의혹 조사
9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자들이 워싱턴 의회의사당에 난입한 지난 6일 오후 2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토미 튜버빌 상원의원에게 전화해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추가로 반대 의견을 표명해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전화번호를 잘못 알고 마이크 리 상원의원에게 전화했는데, 리 의원이 튜버빌 의원에게 전화기를 건네는 과정에 통화 사실과 내용이 공개됐다고 CNN은 설명했다. 

당시 상원 회의장에 있던 의원들은 시위대를 피해 다른 회의실로 대피한 상태였다고 한다. 10분간 이어진 통화는 의원들이 안전한 장소로 또다시 이동하면서 끝이 났다.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 사태가 일단락되고 상·하원의 인증절차 재개가 결정된 오후 7시쯤,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리 의원에게 전화했지만 통화가 이뤄지지 않자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줄라이니 전 시장도 튜버빌 의원의 번호를 잘못 알고 리 의원에게 전화했다고 리 의원 측은 CNN에 확인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음성 메시지에서 “튜버빌 의원이시죠?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입니다”라고 소개하고 “오늘 오후 8시에 의회 회의가 다시 소집 예정일 텐데 되도록 내일까지 이를 연기했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튜버빌 의원은 이런 사실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기 전까지 줄리아니 전 시장이 전화했다는 사실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지지자들에게 내전, 반란 등 폭력적인 용어를 사용하며 과격 시위를 선동한 정황이 속속 확인돼 이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8800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이번 가짜 선거를 더는 견딜 수 없다. 공화당은 움직여야 한다”고 적었고, 이어 “1월 6일 워싱턴에 큰 시위가 있을 것이다.
 그곳으로 와라. 거칠 게 갈 것이다”라는 등의 트윗을 올렸다.
◆문에 낀 경찰 “살려달라”...의회 인근서 폭탄·소총 등 발견, 의원들 전자기기 분실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의 영상도 여럿 공개됐는데, 당시 경찰이 시위대에 밀려 출입문 사이에 낀 채 얼굴에 피를 흘리며 괴로워하는 영상도 여기에 포함된다.
해당 영상에는 의사당 서편에서 시위대 수백명이 대열을 짜고 내부로 진입하기 위해 경찰을 밀어붙이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은 진압봉과 방패로 무장했지만 숫자에 밀려 역부족이었고, 곳곳에서 살려달라는 비명이 터져 나왔지만 시위대는 기합 소리에 맞춰 경찰 저지선을 압박하며 밀고 들어갔다. 
그때 금속 재질의 현관에 낀 경찰관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시위대가 방독면을 강제로 벗기자 입 주변을 중심으로
피가 보였다. 

이 경찰관은 출입문에 몸이 걸려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살려달라”는 외마디 비명만 질렀다.
시위대 일부는 경찰 방패를 빼앗아 폭력을 가했고, 호신용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기도 했다.
아울러 경찰을 향해 ‘반역자를 체포하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고, 결국 진압 경찰이 소화기에 머리를 맞아 숨지고 시위대 4명도 사망하는 참사가 빚어졌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 의회의사당에서 사상 초유의 시위대 난입 사태가
벌어지자 하원 본회의장에 있던 의원들이 황급히 대피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은 시위대 난입사태 당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 제임스 클라이번 하원의원 등이 노트북과 아이패드 등을 분실됐다면서 향후 사이버보안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연방 의회 난입 사태 당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원을 살해하거나 인질로 잡으려 했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미 연방 검찰에 따르면 지난 6일 수제폭탄 11개와 돌격 소총, 권총 각각 한정씩 보관된 픽업트럭이 의사당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 주차된 것을 폭발물 처리반이 발견해 처리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이 트럭은 앨라배마에서 온 로니 코프먼이 가져온 것으로 당국이 이를 발견하기까지 수 시간 동안 주차돼 있었다. 

의회 난입 사태 당시 지인들에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쏘겠다고 말한 뒤 돌격 소총 1정과 수백 발의 총알을 가지고 워싱턴DC로 왔다가 붙잡힌 남성도 있다.
아울러 하원의장 집무실에 들어가 책상에 발을 올렸던 남성은 출입제한 구역 무단침입과 공공기물 절도 등 3개 혐의로 체포됐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6일(현지시간) 의회를 습격한 트럼프 지지자들. [UPI=연합뉴스]


 美 의회 점거 쇼크···트럼프, 바이든에 '광란의 무리' 안겼다


‘광란의 무리가 미국 민주주의의 성채를 휩쓸었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초유의 워싱턴DC 의사당 점거 사태를 이렇게 묘사했다.
이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 주재로 미 대선 선거인단 투표를 확정짓는 상ㆍ하원 합동회의가 열렸지만, 대선 결과를 거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수백명이 미 의회를 습격하며 의원들이 도망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AP통신과 CNN에 따르면 이번 소요 사태로 4명이 숨졌다. 의회 합동회의는 주방위군이 투입되고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뒤에야 속개됐다.

 
①숙제 떠안은 바이든=이번 사태로 떠나는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 '광란의 무리'를 남겼다. 퇴임 마지막까지 그냥 물러나지 않은 것이다. 
NYT는 이번 사태로 인해 “트럼프 시대는 폭력으로 종말을 맞았다”고 평가했지만, 트럼피즘의 기세는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분열된 미국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이 바이든 정부의 최대 과제가 됐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승리연설에서 “미국이 치유를 해야할 시간”이라고 선언했다.
그런데 이젠 미국의 치유에 앞서 미국의 절단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정권 출범도 하기 전에 국론 통합이라는 숙제를 떠안은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이번 사태는 폭거”라면서도 “이번 일이 미국을 말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오는 20일 바이든의 취임식에서 소요 사태가 다시 일어날 우려도 있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미국센터장은 “공화당 지지자들이 기성세대와 친(親) 트럼프 진영으로 분열된 점 등은 트럼피즘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걸 말해준다”며 “취임 첫해 바이든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 내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시 다수당을 내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하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연합뉴스]



②전통이 무너졌다=이번 사태가 바이든 당선인에게 심각한 이유는 극렬 트럼프 지지자들의 일회성 일탈 행위로만 치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등장 이후 미국 정치의 전통적인 관례들이 상당수 허물어졌다.
특히 선거부정 음모론은 이미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

대선에 사용된 도미니언 투표 시스템은 트럼프 표를 삭제했다', '애리조나주에서 20만표가 바이든 표로 둔갑했다' '애틀랜타에선 투표용지가 가방에서 빼내 졌다' 등 각종 대선 유언비어가 트럼프 지지층 사이에 돌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6일 팩트체크로 거짓임을 알린 대표적인 유언비어들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충성층은 부정 투표, 개표 조작 주장에 마음을 달래며 바이든 정부를 거부하고 있어 문제다.

 그간 미국의 전통은 대선 승복이었다.
2000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에게 패했던 앨 고어의 승복이 대표적이다.

당시 플로리다주에서 박빙으로 패했던 고어는 재검표를 요구했다가 연방대법원이 재검표 중단을 결정하자 이를 수용했다. 최종 승복 연설에서 "다시는 전화하지 않겠다"는 농담으로 대선 승복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공식 확정 당일까지 지지자들을 부추기며 이같은 전통을 무너뜨렸고,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는 온전히 바이든 당선인의 몫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를 불과 2주 남겨놓고 미 정부가 아노미 사태로 빠질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또는 수정헌법 25조 발동이 거론되면서다.
혼란한 정치 상황 역시 결국 바이든 당선인이 떠안을 몫이다.





 

6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인근 엘립스 공원에서 열린 지지자들의 ‘도둑질을 멈추라’ 집회에 도착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③ 초유의 점거=전례 없는 습격 사건에 미국은 충격에 휩싸였다.
민주당 코리 부커 상원의원은 “미국 역사상 신성한 시민의 공간이 점거된 건 1812년 영미전쟁 이후 오늘이 두번째”라며 “미국 민주주의의 어두운 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존 애블론 CNN 선임 정치 분석가는 “미국에 대한 트럼프의 대학살이 쿠데타로 끝났다”며 날선 비판을 했다.

시위대를 자극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앞에 집결한 시위대 앞에서 “우리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또다시 대선 불복을 시사했다.

트위터엔 지지자들을 “오랫동안 부당하게 대우 받은 위대한 애국자들”로 부르며 “이날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상원의원은 “오늘 일은 미 대통령이 선동한 반란 사태”라고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주방위군 투입을 정부 측에 요청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했다고 한다.

병력 투입을 승인한 건 펜스 부통령이었다.  

상황이 고조되자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애국자 발언’ 트윗을 삭제하고 계정을 열두 시간 동안 폐쇄했다.
페이스북ㆍ유튜브도 트럼프 대통령의 비디오 연설 영상을 삭제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2020년 대선 결과 인증
반대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 난리통에 청탁전화? 트럼프 “바이든 인준 늦춰달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상 초유의 워싱턴DC 의회의사당 점거 사태 와중에 대피 중인 상원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조 바이든 당선인의 인준을 늦추라는 청탁을 했다고 미 CNN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직 대통령인 트럼프가 시위대가 난입한 의사당을 복구하기는커녕 선거인단 투표 결과 발표를 늦추기 위한 공작을 벌인 것이다.

CNN은 지난 6일(현지시간) 오후 2시쯤 공화당 소속 마이크 리 상원의원이 시위대를 피해 대피하던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리 의원 보좌관의 제보를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토미 튜버빌 상원의원에게 전화를 건네 달라고 한 뒤 10분간 통화했다.

CNN에 따르면 당시 트럼프는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모을 때 반대 의견을 내어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인준을 늦춰달라는 청탁을 했다.






미국 워싱턴 국회에서 6일(현지시간) 경찰이 진입 중인 트럼프 지지 시위대를 막고 있다.
AP 연합뉴스


올해 앨라배마 상원의원 선거에서 새로 당선된 튜버빌 의원은 선거에 문제가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하는 태도를 보였다.
상원의원들이 시위대를 피해 또 다른 대피 장소로 이동하면서 통화는 끝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오후 7시에 리 의원은 비슷한 청탁 전화를 또 받았다.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었다.
리 의원이 사정상 전화를 받지 못해 줄리아니 전 시장은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고 한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튜버빌 의원이시죠?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입니다”라고 소개한 뒤 “오늘 오후 8시에 의회 회의가 다시 소집 예정인데 되도록 내일까지 이를 연기해달라”고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튜버빌 의원의 번호로 오해하고 리 의원에게 전화한 것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가 진압된 당일 오후 의회가 재소집된 뒤에도 상원의원들에게 선거인단 투표 인증을 막아달라는 청탁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대통령 취임식 준비 중인 미 국회의사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20일(현지시간) 예정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바이든 당선인은 8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극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불참이 “잘된 일”이라고 응수했다.
/사진=윌밍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반대 시위대가
내건 풍자 사진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미국 국기를 흔들며 대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트럼프 사퇴 압박 심화…의원 200여명 탄핵안 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사퇴 압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원 민주당 의원들이 공동 제안해 11일(이하 현지시간) 발의할 예정인 탄핵안에 이틀 동안 의원 200여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세력을 부추겨 지난 6일 결국 의사당 점거 폭동을 일으켰다면서 트럼프가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탄핵으로 쫓아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당시 폭동으로 진압 경찰관 1명을 포함해 모두 5명이 목숨을 잃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 하원 의원들이 공동으로 작성한 탄핵안에 200여 의원이 서명했다.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하원 의장은 아직 민주당 동료 의원들의 탄핵안을 표결에 부칠지 여부는 확실하게
밝히고 있지 않다.
다만 트럼프가 사임하지 않으면 탄핵 절차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지지자들에게 밝힌 상태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탄핵과는 거리를 두고 정권 인수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하원에서 13일 표결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탄핵안이 하원 표결을 통과하면 트럼프는 미 역사상 최초로 하원에서 2번 탄핵안이 통과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민주당은 앞서 2019년 12월에도 하원에서 트럼프 탄핵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그렇지만 트럼프가 탄핵으로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현실성이 낮다.

미치 메코널(공화·켄터키) 상원 공화당 대표 메모에 따르면 상원은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 하루 전인 19일까지 휴회에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 되는 바이든 취임 이후에나 상원 표결과 통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상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된다면 트럼프는 이미 퇴임한 뒤라 그를 대통령 자리에서 쫓아내는 의미가 없다.

그러나 그가 2024년 이후 대통령 선거에 다시 도전하는 것은 막을 수 있다.
공화당 하원 대표인 케빈 매카시(캘리포니아) 의원은 트럼프 탄핵이 분열을 가속화할 것이라면서 탄핵에 반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공화당 내에서도 6일 의사당 폭동 뒤 트럼프 사임 목소리는 높아지는 상황이다.
공화당 상원 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의원이 8일 트럼프에게 사임을 촉구했다.

또 대표적인 공화당내 트럼프 반대파인 벤 새시(네브래스카) 상원 의원은 민주당이 탄핵안을 발의하면 표를 던지는 것을 '확실히 검토'하겠다고 밝혀 찬성 의사를 나타냈다.
새시 의원은 "대통령이 취임선서의 맹세를 뭉갰다"면서 "그는 사악하게 행동했다"고 말했다.
팻 투미(공화·펜실베이니아) 상원 의원도 트럼프에게 이날 사임을 촉구했다.

공화당 하원 의원 애덤 킨진거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수정헌법 25조항을 발동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25조항에 따르면 대통령이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내각 다수가 동의하면 부통령이 대통령에게서 권한을 박탈할 수 있다.
탄핵안이 세를 불리는 가운데 미 법무부는 6일 폭동과 관련해 3명을 더 체포했다.

이들 가운데 앤서니 챈슬리는 트럼프 지지세력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로 음모론을 퍼트리는 큐어난(QAnon)의 상징적 인물이다.
'큐어난 주술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챈슬리는 6일 의사당에 난입해 펜스 부통령 자리에서 맨 가슴을 드러낸채 머리에는 뿔 모자를 쓰고, 창을 들고 서 있는 자세로 사진을 찍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의사당 난입과 무질서 행위로 체포됐다.

챈슬리와 함께 체포된 또 다른 인물은 웨스트 버지니아주 주하원 의원인 데릭 에번스다.
법무부는 에번스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의사당에 진입하면서 "우리가 들어왔다.
우리가 들어왔다! 데릭 에번스가 의사당에 있다!"고 외치는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고 밝혔다.
또 3번째 인물인 애덤 존슨은 펠로시 하원의장 독서대를 들고 돌아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애틀랜타 연방 지검장을 해임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애틀랜타 연방지검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 뒤 조지아주 선거 관리 책임자에게 전화를 걸어 '부정선거' 증거를 수집하라고 지시한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미국 민주당이 지지자들을 선동해 의사당에 난입하게 하는 등 혐의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AP·뉴시스



 탄핵안 11일 상정"…`신속추진`해도 절차상 걸림돌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두번째 탄핵소추안을 이르면 11일 상정한다는 계획이지만, 탄핵을 추진해도 의회 절차 상 조 바이든 당선인 취임 전에는 진행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전날 같은 당 의원들에게 하원 탄핵안이 통과할 경우 상원의 탄핵 절차와 전망을 설명하는 메모를 보냈다.

매코널 대표는 메모에서 상원은 19일까지 실질적인 업무를 위해 재소집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소속 캐서린 클락 하원 부의장은 지난 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하지 않으면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탄핵소추안이 언제 하원에 나올 수 있다고 보느냐는 물음엔 빠르면 다음주 중순 투표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상원은 12일과 15일에 각각 회의를 열 예정이다. 하지만 이는 안건을 처리하지 않는 형식적 회의이며 업무 회기는 19일에 시작된다.
매코널 대표는 "19일 이전에 안건을 처리하려면 상원의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이 기간에 탄핵에 관한 조치를 하려면 상원의원 모두가 동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WP는 상원이 탄핵 심판 착수를 만장일치로 동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하는 20일 이후 심리가 시작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11일 하원에 탄핵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매코널의 전망에 따르면 상원은 19일 하원이 탄핵 심판에 참여할 소추위원을 지명했다는 통보를 받고 19일이나 20일에 하원 소추위원들이 상원에 탄핵안 내용을 제시한다.

상원은 20일이나 21일 오후 1시에 탄핵 심판을 정식으로 시작한다.
WP는 트럼프 임기가 끝날 경우 전직 대통령 탄핵 심리를 누가 주재할 것인지의 문제도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WP는 "상원 규칙에는 (연방) 대법원장이 현직 대통령 탄핵 심판을 주재하게 돼 있다"면서 매코널 메모에는 트럼프가 더는 대통령이 아니라면 대법원장이 주재자가 돼야 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적혀있다고 전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공화당 상원의원 50명 중 밴 새스, 리사 머코스키 의원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나란히 배치한 사진.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불복투쟁"…바이든 "권력은 국민이 주는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투쟁을 이어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현안에 집중하기 보다 대선 패배를 불평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은 상원 과반을 결정하는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결선투표를 하루 앞두고 현지 유세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주 달튼 유세에서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원을 장악한다면 나는 지금 백악관을 장악하겠다"며 "우리는 맹렬하게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가 조작돼 여전히 싸우고 있다"며 "나는 선거를 두 차례 치렀는데 모두 이긴 게 놀랍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조지아주 애틀란타를 방문해 결선 투표 지원에 나섰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전만 일삼는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백신접종은 이 나라가 직면한 최대 난제 중 하나이지만 이 정부는 지독하게 나쁜 출발을 보여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에 대해 뭔가 하기보다는 징징거리고 불평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어어 "그 사람이 일도 안 하면서 왜 아직도 그 보직을 원하는지 모르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정치인은 권력을 주장하고 빼앗고 장악할 수 없다. 그것은 오직 국민에 의해 인정되고 주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이 지원에 나선 조지아주는 작년 11월 대선과 함께 진행한 의회선거에서 과반 득표자를 내지 못해 이번 결선투표에서 2명의 승자를 확정한다. 

현재 미국 연방 상원의 100석 중 공화당은 50석, 민주당은 48석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이 조지아주 결선 투표에서 승리해 2석을 가져간다면 의석수가 같아진다.
이럴 경우 상원의장인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급진적인 민주당은 당신의 삶의 모든 면에 견제받지 않고 제한되지 않는 절대권력을 휘두르려고 조지아 상원의석을 차지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힘은 여러분의 손에 있다"며 "두 사람을 선출함으로써 여러분은 워싱턴 정가와 이 나라를 사로잡았던 교착을 타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3일 개최된 미 대선 결과를 연방 의회가 그대로 인증하면 바이든 당선인은 오는 20일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신용현 기자 yonghyun@hankyung.com




2020 미국 대선 선거인단 확보 수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트럼프 친정' 공화당, 바이든 당선확정 의회인증 놓고 분열



상·하원서 인증 반대 의원 속출…
바이든 승리 결과는 못바꿀듯
지도부는 물론 의원간 균열 양상…
"트럼프 퇴임후 관계형성 위한 내부투쟁" 해석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이 오는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 확정 문제를 놓고 분열에 휩싸였다.
일부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을 받아들여 승리 인증을 거부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는 이를 반박하며 당선 확정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언했다.
의회는 6일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어 주별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고 당선인을 확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지금까지 개표 결과 바이든 당선인이 306명의 선거인단을 얻어 232명의 트럼프 대통령을 넉넉히 앞섰다.
3일(현지시간) 밤 기준 워싱턴포스트의 집계에 따르면 공화당 상원 51명 중 당선 인증 반대 입장을 밝힌 의원은 12명이고, 인증에 찬성하는 의원이 19명이다. 20명은 입장이 불분명하거나 답변하지 않았다.
CNN방송은 하원의 경우 최소 140명의 공화당 의원이 인증에 반대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수준으로는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가 부인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외신의 평가다.
우선 민주당은 대선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모두 바이든의 승리를 인증하겠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당선인(왼쪽)과 트럼프 대통령  [EPA=연합뉴스]

100석인 상원의 경우 공화당에서 인증 반대 입장을 밝힌 의원 12명에다 입장을 밝히지 않은 의원 20명이 모두 반대표를 던진다고 가정해도 과반에 못 미친다.
민주당이 과반인 435석의 하원 역시 140명의 공화당 반대표가 나와도 과반에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문제는 인증을 둘러싼 공화당의 분열 양상이다.
상원의 경우 일인자인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가 이의제기를 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먹혀들지 않은 셈이 됐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의석 분포상 인증 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적은 데다 인증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모양새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세웠다.
반면 공화당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는 반대 표결할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상원과 하원의 원내 사령탑이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한 것이다.
개별 의원의 경우에도 테드 크루즈 등 11명의 상원의원이 지난 2일 10일간 주요 경합주 개표 결과에 대한 긴급감사 실시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반대 표결을 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반해 밋 롬니 등 4명의 공화당 상원의원은 3일 인증 찬성을 호소하는 성명에 동참했고, 토마스 매시 등 공화당 하원의원 7명도 비슷한 취지의 입장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 의원은 인증 반대 움직임을 성공 가능성이 '제로'(0)인 정치적 술수라고 깎아내렸고, 공화당 소속 폴 라이언 전 하원 의장도 미국의 토대를 공격하는 것이라는 비판에 가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합동회의를 선거를 뒤집을 기회라고 보고 공화당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트윗에서 "인증받아야 할 숫자가 틀렸는데 어떻게 인증할 수 있느냐"며 "공화당 내 '항복 의원모임'은 약하고 무능한 보호자라는 오명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경합주였던 조지아주 국무장관과 통화에서 표를 다시 계산하라고 압박하는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에 휩싸여 있다.
보수 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2일 조지아, 애리조나 등 경합지역의 주 의원 약 300명과 화상통화에서 부정선거 증거를 찾아내고 바이든의 당선 인증 거부를 고려하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과 동료들의 선거 뒤집기 노력이 골치 아픈 싸움에서 공화당을 찢어놓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이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다"며 "퇴임 후에도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얼마나 긴밀한 관계를 만들지를 놓고 공화당 내부에서 일어나는 더 큰 투쟁을 요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jbryo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내란 수괴' 트럼프…무엇이 지지자들을 괴물로 만들었나

 

● 사상 초유의 '쿠데타 미수' 사건…


사면초가 처한 트럼프 지난해 최악의 코로나 사태와 격렬했던 인종차별 반대 시위, 사상 초유의 탄핵 사건 등 워싱턴DC에서 볼 수 있는 충격적인 사건은 거의 모두 경험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착각이라는 걸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00년 만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능가하는, 200년 만의 의회 폭동 사태는 이걸 지켜보는 저 같은 외국인 기자의 눈에도 충격 그 자체였다.
아무리 그동안 막무가내로 행동했던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해도 문명사회의 일원으로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충격적인 의회당 폭동은 내란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었고, 이를 부추긴 건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것도 부인할 수는 없다.
모든 것이 영상으로 녹화돼 있고, 평소처럼 트럼프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켰던 평지풍파 가운데 이번 사태가 가장 파장이 컸고, 책임론 또한 거세게 일고 있다.
미 의회 의장 책상에 구둣발…단상서 트럼프 승리 선언도 미국 사회가 받은 충격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현지 시간 지난 6일, 의회 폭동 사태 당일에는 미국 지상파들도 정규 방송을 모두 끊고 상황을 생중계했었다.
정치권에서는 진보, 보수가 모처럼 한목소리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견디지 못하고 나와서 사실상 대선 패배를 시인하기도 했다.
(물론 이 연설에는 승복이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승복하지 않겠다던 평소의 호언장담을 이런 식으로 소극적으로 지키면서도 결국 패배를 인정한 것이다.)
그는 평화로운 정권 교체를 약속하고, 의회 폭력 사태 가담자를 강력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말잔치가 마지못해 나온 거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
사건 당일만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로 가서 지지자들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며, 극한 시위를 부추겼다.
폭력 사태가 벌어진 뒤에도 시위대는 특별한 사람들이라며, 사랑한다는 세심한 응원 메시지를 남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일단 이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일부 자기 지지자들까지 버리는 모양새를 취했다.
트럼프 음모론자들은 의회당을 습격한 세력이 극좌 세력인 '안티파'라는 주장을 또 근거 없이 하고 있는데, 이런 주장에 힘을 얻어 이번 폭동 세력은 트럼프 지지자를 가장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 탄핵 추진에 수사에…임기 완주를 걱정 해야 하는 트럼프 수정 헌법 25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 시키는 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펜스 부통령의 미온적인 태도로 실현되기 어려운 분위기다.
일단 실현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이지만 현실ㅎ적인 가능성이 크지 않다.

탄핵 추진 논의는 민주당에서 펠로시 하원 의장과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지만 이것도 끝까지 잘 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탄핵 사건을 촉발 시켰던 우크라이나 스캔들보다 훨씬 범죄 혐의가 크지만,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너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데 있다.

바이든 당선인이 의지를 가지고 탄핵을 추진한다면 불이 붙을 수 있겠지만, 바이든이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취임식이 눈앞에 다가왔는데,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감당하기 어려운 큰 숙제를 안고 출발하는 상황 때문일 것이다.
트럼프 탄핵을 추진하면 국정 동력이 분산될 게 뻔하고 정권 초기 가장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일단 급한 불을 끄는 데 탄핵은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탄핵은 그 자체로 정치 행위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부작용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
지금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세력이 탄핵을 계기로 똘똘 뭉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바이든 정부는 정권 시작부터 팬데믹이 아니라 트럼프의 그림자와 싸워야 할 수도 있다
. 야간 통행금지가 내려진 미 의사당 주변에 주 방위군이 투입된 모습 의회 폭동 수사는 눈여겨볼 부분이다.
이번 사태를 내란 음모 혐의로 수사하겠다는 셔윈 워싱턴DC 검사장 대행의 발표가 나왔다.
트럼프도 수사 대상이냐는 질문에 셔윈은 "혐의가 입증되면 모두 수사 대상"이라고 답변했다.

원론적인 내용이기는 하지만, 대통령도 기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읽을 수 있다.
(워싱턴DC 검찰청은 웰컴 투 비디오 손정우 사건을 담당했던 곳이기도 하다.)
트럼프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형사 기소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임기 직전에 셀프 사면을 통해 수사의 예봉을 피하려 하겠지만, 그 행위 자체가 또 복잡한 정치적 파장을 낳게 될 수도 있다.
셀프 사면권을 행사해도, 적법성 논란이 벌어지면서 소송전이 벌어질 게 거의 확실하다.
결국 법원까지 가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고, 사면권을 행사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 사법적 잘못이 있었다는 걸 인정하는 일일 수도 있다.

게다가 수사에서 의회 폭동 사태에 트럼프의 잘못이 있었다고 나오면 탄핵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임기가 보름도 안 남은 대통령이 끝까지 백악관을 지킬 수 있을지 걱정해야 하는 딱한 상황이 된 것이다.
난파선에 탄 참모들도 제 살길 찾겠다며 저마다 사표 내기 바쁜 상황이다.

예전에는 트럼프와 호흡이 잘 맞았던 교통부 장관, 교육부 장관까지 사표 대열에 참여했다.
백악관, 내각의 주요 보직자 여러 명이 사표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시간차 트윗 해고를 통해서라도 떠나려는 참모를 해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직성이 풀렸는데, 부하들에게 이런 식의 버림을 받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듯하다.

● 트럼프 연설 전후로 완전히 달랐던 시위 분위기 지난 6일(미국 시간), 미 상하원이 바이든 당선인을 대통령으로 확정하는 날 열렸던 트럼프 지지자들의 집회는 ㅎ 부분은 평소 집회와 다르지 않았다.
이날 집회는 트럼프가 오래전부터 지지자들을 불러 모았고, 심지어 전날 자기가 연설한다고 공지까지 했다.

현장에서 보니 평일인데다 날씨가 추워 사람이 많이 모이기 쉽지 않았는데도 흥행에는 상당히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15일 처음 열렸던 대선 불복 집회만큼 엄청난 규모는 아니었지만, 지지자들이 컨스터튜션 애비뉴를 가득 채우고 워싱턴 모뉴먼트 언덕 위까지 서 있어야 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수만 명이라고 충분히 말할 수 있는 규모였다.
차로 몇 시간 씩 걸리는 다른 주에서 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대통령으로 트럼프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 지지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방탄조끼에 가스총 스프레이 등으로 중무장을 하고 나온 트럼프 지지자들도 상당수였지만(DC는 진짜 총기를 다른 사람 눈에 보이게 휴대하면 체포된다.)
이런 무장한 복장을 워낙 좋아하는 지지자들의 성향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평소와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았다.

마스크를 쓴 사람은 여전히 거의 없었고 트럼프 깃발은 기본 소품처럼 거의 다 들고 나왔다.
(코로나 관련해서 질문도 꽤 해봤는데, 백신 맞겠다는 사람이 드물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백신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있다는 걸 이번에도 느낄 수 있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인터뷰할 때마다 대통령과 일체감이 너무 커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사실 관계는 따져보지도 않고 거의 복사 수준으로 트럼프 발언을 따라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특히 이번에는 법원 소송에서도 모두 지고 패배가 확정된 상황이었지만, 관련해서 질문하면 지지자들은 오히려 법원을 비난했다.

정치인의 팬으로 부정 선거가 있었다고 믿는다는데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근거로 거의 모두 페이스북, 유튜브에서 본 음모론을 말하니 더 이상 질문을 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일부는 음모론을 신봉하는 신도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수많은 사람이 모뉴먼트 앞 잔디밭에 모여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진행될 때는 정말 조용했다.

트럼프의 연설을 경청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라 몰입도가 아주 높았다.
워낙 사람이 많아서 앞으로 조금 움직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잘 안 보인다고 생각한 사람들 일부는 아예 나무 위에 올라가서 듣기도 했다.
너무 많이 올라가서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다.

어쨌든 지지층 사이 트럼프의 지지 열기는 여전히 뜨거웠던 건 분명했다.
이날 트럼프의 연설은 지나치게 선동적이었다.
승복은 죽어도 못하겠고, 의회로 몰려가서 힘을 보여주자는 발언을 이어갔는데, 사람들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자극제 주사를 맞은 사람들처럼 씩씩거리며 의회 행진을 했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인터뷰를 해도 지나치게 적대적이었고, 외국 언론인데도 분노를 드러내는 사람도 꽤 많았다.
자유의 국가 미국에서 마스크는 왜 쓰는 거냐며 시비 거는 사람부터, 중국 언론사로 착각한 지지자들이 취재진을 향해 돌아가라며 욕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대선 레이스 기간 꽤 많은 트럼프 지지자들을 실제 만나보고 인터뷰도 해봤지만, 이 정도로 거칠고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사람들을 만난 건 처음이었다.
(물론 전부는 아니었다

.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친절하게 인터뷰에 응해줬고, 자기가 의사당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현장에서 클라우드 서비스에 올려서 쓰라고 건네준 사람도 있었다.
) 트럼프가 지지자들에게 폭력을 사주한 게 맞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의회로 몰려가 힘을 보여주라는 것은 위력으로 헙법에 보장된 의회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라는 지시다.
대통령의 지시는 일종의 공적 업무 지시라고도 볼 수 있다.
의사당에 난입한 사람들은 자기가 이런 행동을 해도 대통령이 뒤를 봐준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을 사면도 해주는 대통령인데 든든한 마음에 불법 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했을 수도 있다.
물론 선봉에 서서 기물을 부수고 들어간 사람들은 일종의 범죄 전문가라고 볼 수 있겠지만, 뒤따라 우르르 들어간 사람 가운데는 일반 시민도 많았다.
그냥 트럼프가 가라고 해서 갔고, 남들이 들어가니까 들어간다는 일종의 군중 심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의사당 안에 들어갔다가 나온 사람을 붙잡고 왜 거기 들어갔냐고 물어보니 답변이 황당했다.
하도 불법적인 일이 많이 진행돼서 의회에서 적법하게 일하는지 들어가서 확인하려는 것이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의회의 주인이 국민인데, 주인이 자기 집 들어가는 게 문제냐는 단순한 논리였다.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여럿이었는데, 음모론 사이트를 통해 널리 공유된 내용이었다.

의사당 진입 과정에 유리창을 깨부수고, 공성전 하듯 담벼락을 기어오르고, 의사당 안에서 경찰과 스트리트 파이트 하듯 주먹질을 하는 장면은 모든 사람이 느끼듯 충격 그 자체였다.
경호원들이 총기를 발사하고, 최루탄을 쏘는 장면은 어느 나라에서 일어났어도 대서특필 됐을 사안이다.
밤에는 주 방위군들이 방패로 시위대를 밀어내는 걸 또다시 경험했다.

현장에서 만나는 군인들은 경찰들과는 차원이 다른 위압감을 준다.
뭉그적거리다가 방패로 한 대 얻어맞아도 하소연도 못할 분위기다.
의사당 폭동과 진압 과정에 또 군이 투입된 것은 모두 미국의 수치다.

● 음모론 집착이 부른 참사…측근 모두 적으로 돌린 트럼프 하루에도 수십 개씩 부정 선거 증거라며 트위터에 음모론을 올렸던 트럼프 대통령을 보면서 '진짜 믿고 있나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정치 자금 수금이 목표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주변에 워낙 음모론을 신봉하는 사람이 많았고, 그들이 음모론을 동원해 자신의 패배를 부정해주는 것에 경도됐던 게 사실로 보였다.

트럼프는 언론이 아무리 부정 선거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도, 대중에게는 음모론으로 진실이 은폐된 것일 뿐이라고 선동했다.
어느 순간부터 음모론에 대한 집착의 정도가 도를 넘는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결국 대선 결과까지 지지자들의 폭력 행위로 원하는 대로 탈취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게 큰 패착이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는 자신의 가장 충성스러운 부하 펜스 부통령을 적으로 만들었다.
ABC 백악관 출입기자 조나단 칼도 트럼프에 가장 로열티가 높은 사람이 펜스라고 주저 없이 말하곤 했는데, 실제로 그동안 펜스는 거의 대다수 대중 연설에 트럼프 칭찬을 제일 앞에 넣어서 말하곤 했다.
대통령에 반기를 든 적도 없었고, 트럼프 부통령으로 시키는 대로 충직하게 직무를 수행해왔다.

하지만 상하원 회의에서 선거 결과를 바꾸라는 트럼프의 명령은 북한 수준의 독재국가가 아니면 실현 불가능한 얘기다.
부통령이 자기 마음대로 당선자를 선언할 수 있다면 뭐 하러 돈과 시간을 들여 대선을 치르는 거냐는 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당선을 확정 짓는 의회 회의에서 사회 역할을 하는 게 부통령이다.

아카데미 시상식 상 이발표하러 나온 사람이 자기 마음대로 수상자를 발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런 민주주의의 기본조차 무시하고 자기 뜻대로 이직이지 않는다고 트럼프는 펜스를 비난했고, 의사당에 난입했던 지지자들은 "펜스를 교수형에 처해라"고 험악하게 외치기도 했다.

이런 상사에게는 충성을 다할 수는 없다.
펜스 부통령까지 등을 돌리면서 트럼프 주위에는 유명세나 돈, 사면 같은 대가를 바라는 음모론자들만 남은 상황이다.
작년 한 해만 돌아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수많은 기회가 있었다.
코로나 초기에 이 병의 실체를 인정하고 마스크 쓰기 한 가지만 강조했어도, 미국이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설사 지금과 똑같은 피해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코로나 피해자들에게 공감하고 그들을 조금만 더 위로했어도 이렇게 민심이 떠나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트럼프는 도저히 질 수 없는 대선에서 자신의 잘못으로 패배했다.

그리고 그 패배조차 인정하지 않고 무리수를 두다가 안전한 퇴임의 기회조차 날려버렸다는 역사의 평가를
받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수형기자

출처 : SBS 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9일 스코틀랜드로 골프 여행을 갈 거라는 소문이 일면서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에 불참할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최근 미국 버지니아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에서 골프를 치고 있다. 2020.11.22./사진=[스털링=AP/뉴시스]




트럼프, 바이든 취임식 전날 플로리다행?…펜스는 참석 계획


참모들 전날 백악관 출발 논의…"트럼프 전용기로 이동 희망"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에서 28일(현지시간) 차기 대통령 취임식장 조성이 한창이다.
취임식은 내년 1월 20일 열린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취임식 규모를 크게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플로리다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는 전직 대통령이 참석해 새 대통령을 축하하는 것이 관례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여파로 이 전통마저 깨질 개연성이 커 보인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취임식에 갈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 당일 워싱턴에 있지 않도록 퇴임 후 거주지가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로 전날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떠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당선인 취임 전 출발하길 희망하는데, 이는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으로 이동하길 바라기 때문이라는 참모들 발언을 전했다.
취임 후 전용기를 이용하려면 바이든 당선인에게 사용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펜스 부통령 [EPA=연합뉴스]


CNN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펜스 부통령은 취임식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전하면서 이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과 또 다른 주요한 결별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인증을 위해 의회 합동회의를 주재한 펜스 부통령에게 바이든의 당선인 인증을 거부하라고 압박했지만 펜스 부통령은 이를 따르지 않았다.
당시 회의 도중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는 바람에 펜스 부통령을 비롯한 의원들이 회의를 중단하고 대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때 펜스 부통령은 의회에 함께 있던 부인, 딸과 긴급히 대피하고 시위대가 펜스 이름을 외치며 의사당을 돌아다니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안부를 확인하기 위한 전화도 하지 않았다고 CNN은 보도했다.

jbryo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친 트럼프 시위대 "바이든 취임식날 100만 행진"…폭력사태 재개 우려


"트럼프 아니면 전쟁"...폭력시위 예고

워싱턴DC, 취임식날까지 비상사태 선포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날 전후로 또다시 대규모 폭력시위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져 미 보안당국이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DC는 취임식날까지 비상사태 상황을 유지하고 경비병력의 무기소지 허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극성지지자들 사이에서 오는 20일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 당일 전후로 대규모 폭력시위를 개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P에 따르면 친 트럼프 사이트를 중심으로 취임식 당일 워싱턴DC에서 '100만 민병대 행진'을 벌이자는 얘기부터 취임식 전 마지막 주말인 17일에 연방의회와 주의회로 무장행진하자는 제안 등이 온라인 게시판을 타고 확산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일부 친 트럼프 사이트에서는 '트럼프 아니면 전쟁을', '총 쏘는 법을 모르면 지금 배우라', '정부청사를 습격해 경찰을 죽이고 직원을 죽이고 재검표를 요구할 것' 같은 무력시위를 선동하는 게시물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해당 사이트들에는 "트럼프가 20일 두 번째 임기를 위해 취임할 것이다. 우리는 사회주의자들이 이기도록 놔둘 수 없다.
워싱턴DC를 불태워야 한다고 해도 우리는 워싱턴DC를, 우리나라를 되찾을 것"이라는 게시물도 올라왔다.
지난 의사당 난입 같은 폭력시위 우려가 커지자 트위터는 앞서 8일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영구정지하는 극약처방에 나서기도 했다. 무장 시위 계획을 담은 게시물이 트위터 안팎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선동, 사태를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 보안당국은 크게 긴장하고 있다.
워싱턴DC는 취임식 때까지 도시 전체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 당일 경비병력에 무기 소지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토론토대 사이버보안 연구팀의 존 스콧 레이턴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취임식이) 끔찍하게 걱정스럽다"며 "의회 난입에 대중이 경악했으나 극우 일각에서는 이를 성공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 6일 백악관 앞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의사당 실내로 난입한 트럼프 지지자들. ⓒAP=연합뉴스

 

 

 

[노원명 칼럼] 트럼프 사태에서 배운것 세가지

 

노원명 기자 

트럼프가 하는 짓을 보면 로마를 불태운후 누각에 올라가 리라 반주와 함께 노래를 불렀다는 네로의 일화가 생각난다. 이 일화는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단지 전설일 뿐이다.
트럼프는 폭도를 선동해 민주주의 성전인 미국 의회를 `강간`했다. 그 과정에서 다섯명이 죽었다.
민주주의가 활활 불타고 있을때 트럼프는 네로가 리라를 켜듯 트윗질을 해댔다. 이것은 전 세계에 중계된 역사적 사실이다.


 폭군·혼군은 제국 몰락의 시작이 아니라 이미 상당히 진행된 단계에서 출현한다. 미국은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팍스 아메리카나가 기어코 무너진다면 트럼프는 로마제국 쇠망사에서 네로가 맡은 것과 동일한 배역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나는 트럼프 사태를 보며 세가지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


■지도자는 인격이 전부다

 2016년 미국 대선때 예상을 깨고 트럼프가 당선됐을때 나는 나쁘지 않다고 봤다.
오바마 8년을 거치며 미국 민주당은 너무 좌경화됐고 미국은 나약해졌고 그것이 세계와 한국에 미칠 영향이 걱정됐다.
트럼프가 지향하는 세계는 미국 우선주의와 중국에 더 큰 몽둥이를 든다는 것이었는데 이것은 한국에 불리한 측면과 유리한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을 통제할수 있는 세상이 한국의 근본적 이익에 부합한다는 생각은 그때와 지금이 다르지 않다.

다만 꺼림칙한 것은 트럼프의 `인티그리티(integrity)`였다. 인티그리티는 한국어로 맞춤한 표현을 찾기 어려운 개념인데 `통합적 인격` 정도로 보면 될 것이다. 세상 일은 결국 사람이 한다.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특히 대통령이라는 사람 자체가 중요하다.

대통령은 상식에 기초해 판단해야 하고 일의 경중을 구분할줄 알아야 하고 분노의 포로가 되지 않아야 하며 본인의 오류 가능성에 열려 있어야 하고 선택의 기로에서 역사를 참고할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인티그리티다.

트럼프 집권기간이 늘어날수록 `이 사람은 인티그리티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그는 김정은 푸틴 시진핑의 절대권력을 부러워했다. 경멸해야 할 상대에게서 부러움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저열한
인격의 전형이다.

개인적으로 훌륭한 인격과 덕성을 지녔지만 지도자로서는 무능했던 사람들이 역사에는 무수히 많다.

이것은 인격이 지도자의 충분조건이 아님을 의미한다.
그러나 인격이 형편없으면서 위대한 지도자가 된 사례는 단언컨대 단 한건도 없다.
인격미달 지도자는 본인과 세상을 파탄시킨다.

히틀러를 보라. 역사에서 예외를 기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트럼프의 함량미달 인격에 확신을 갖게 된 2020년 대선에서 나는 그의 낙선을 조바심치며 기원했다.









■간신은 어디에나 있다

 트럼프 사태에서 놀라운 대목중 하나는 아주 멀쩡해 보이는 인간들이 트럼피즘의 노예로 오랫동안 복무했다는 사실이다.
부인을 제외한 여성과는 단 둘이 식사하지 않을 정도로 금욕주의적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의 부정선거 선동에 대꾸 한번 안하다 막판에야 마지못해 돌아섰다.

그가 섬기는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이 아니었던가.
몇차례 감동적인 연설로 중국과 북한을 상대로 `정의`를 강론한바 있는 그가 보스의 불의에는 `쫄보`처럼 우물쭈물했다.


 펜스는 그나마 점잖은 편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대선이후 모든 언론이 바이든 승리를 선언한 상황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로의 순조로운 전환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대선불복을 국무장관이 뒷받침한 꼴이다. 폼페이오는 웨스트포인트를 수석 졸업하고 하버드 로스쿨을 나온 수재다.
그런데 그런 헛소리를 한다.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것이 본인한테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펜스와 폼페이오는 차기 대선을 노리고 있다.
트럼프 팬덤의 계승자가 되길 원한다. 출세 욕망앞에 믿음과 지성을 헌신짝처럼 저버리는 인간들. 우리는 그런 인간형을 간신이라고 부른다.

간신은 어느 시대에나 어느 나라에나 있다.
`멀쩡하게 생긴 인간이 진짜 그렇게 생각해서 저런 말을 하나` 하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인간들은 대한민국에도 많다.


■대중은 사실에 관심이 없다

 그러나 가장 놀라운 것은 트럼프가 4년 임기를 꼬박 채웠다는 것이다
(남은 10여일간 탄핵당하지 않는다면). 그는 심지어 재선될뻔 했다.
여전히 거의 절반에 가까운 미국인들이 그를 지지한다.

이것은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지지율 40%는 깨졌지만 열렬 지지층은 결속하고 있다.
지금은 정부에 대한 실망이 10%대, 혹은 한자릿수 지지율로 연결되는 시대가 아니다. 과거 여론이 순수한 도덕적 분노로 움직이던 시대가 있었다.
스캔들이 정권 지지율에 즉각 영향을 미쳤고 드러난 `사실`이 민심을 견인했다.


 신문을 통해 세상을 접하던 과거에는 싫건좋건 확인된 사실을 중심으로 의제가 굴러갔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사실이 본인의 생각과 다르면 사람의 마음은 불편해진다.
유튜브와 인터넷 공간은 이 불편한 마음을 다독이는 수많은 `대안적 사실들`로 차고 넘친다.
이중 마음에 드는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미국 대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철석같이 믿는 한국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즐겨보는 유튜브 방송에 달리는 댓글을 보면 소름이 끼칠 정도다. 한때 보수진영에서 지식인 소리를 들었던 인사가 진지한 표정으로 몇달째 음모론을 퍼 나르고 시청자들은 `아멘`을 외친다.
 나는 이 유튜버의 최초 동기는 돈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구독자가 곧 돈이며, 구독자를 끌어모으는데는 사실보다 음모론이 몇배 유리하다는 것을 안다.

목적을 어느정도 달성한 지금은 본인이 생산한 음모론에 스스로 취한 단계가 아닐까 싶다. 방송 한편에 수백 수천개의 찬양 댓글이 달리는데 어지간한 분별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교주가 된듯 우쭐해질 것이다.

우리는 희안한 시대를 살고 있다. 트럼프는 끝났으되 트럼프적 인간형은 계속 늘어만 간다.

그런 인간형을 걸러낼 대중의 분별력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유튜버 세계의 교주들이 사람들을 좀비로 만들고 있다.
이런 교주들이 생산한 대안적 사실들이 소비되는 시대에는 객관적 선과 도덕적 당위라는 것이 없다.
그저 난립하는 세계관이 있을 뿐이다. 그 와중에 가장 득보는 것은 무능력자와 위선자, 사기꾼 그리고 독재자들이다.



[노원명 오피니언부장]
[ⓒ 매일경제 & mk.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치고 있다./사진=[웨스트팜비치=AP/뉴시스]







▲  미국 워싱턴DC 연방 의회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상원 본회의장
밖 복도에서 의회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상ㆍ하원은 이날 합동회의를 개최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할 예정이었으나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로 회의가
6시간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연합뉴스=AP



 

트럼프주의를 끝장내기 위해 바이든이 해야 할 일

 

 
지난 6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미 연방의회 의사당에 침입해 난동을 부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 결과 각 주에서 확보한 선거인단의 투표를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확인하는 자리였다.
역사적인 회의 도중 시위대가 갑자기 의사당 유리창을 깨고 침입한 것인데, 이는 미국 역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워싱턴 정가 및 세계 모든 민주 국가들이 한 목소리로 이성을 잃은 트럼프 지지자들을 비난했다. 물론 그들의 뒤에서 시위를 선동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임기 말에 이르러 마지막 실착을 범한 것처럼 보도됐다. CNN을 비롯한 언론뿐 아니라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원들까지 트럼프를 최대한 빨리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높아졌다.

트럼프의 이같은 광폭한 행동의 이면에 숨어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언론은 2024년 대선에 트럼프가 재출마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그의 지지세력을 계속 묶어두기 위한 장기적 포석이라고 진단하는 정도다.
그러나 4년 후에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 일부러 현재 대통령 선거 결과를 두 달 동안이나 부정하면서 저토록 싸우는 것일까. 조금이라도 트럼프가 이성적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주장과 해석은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4년 후라면 아직 먼 이야기이며, 그 전에 공화당 내 지형뿐 아니라 미국 및 세계의 정치적 판도도 변할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6일 의회에서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를 집계해 차기 대통령을 인증하는 절차를 거부하라고 펜스 부통령에게 압력을 넣었다.
국민의 투표 결과를 뒤집기 위한 마지막 투쟁에는 공화당 상원의원 12명과 하원의원 140명까지 합세했다.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지난달 CNN 방송은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선거를 도둑 맞았다는 트럼프의 말을 믿는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었다.
그들은 정말로 두 달 전 선거가 사기와 부정으로 얼룩졌다고 믿고 있었다.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의 심리는 과연 무엇인가. "선거를 도둑 맞았다"면서 싸우는 저들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 즉 선거는 불만족스럽지만 정당성을 부정할 만큼 괴상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분노하면서 싸우는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하는 게 맞는 것인가.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은 스스로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진정한 믿음이 과연 없겠는가.


사실 그들의 정치적 신념은 신실한 신앙과 같이 굳건해 보인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트럼프주의(Trumpism)이라고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트럼프 교회(Trump's Church)라고도 할 수 있는 신념에 기초한다.
그만큼 종교적 신앙과도 같이 트럼프'주의자'들은 자신들의 분노가 정당하다는 강한 신념에 사로잡혀 있다.



트럼프주의의 탄생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을 이틀 앞둔 지난해 11월 1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롬의 리처드 B 러셀 공항에 마련된 유세장에서 "4년 더"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환호하는
지지자들 앞에 두 팔을 활짝 펴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주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고자 노력했던 2016년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트럼프주의는 기본적으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공화주의 (Republicanism)에서 비롯된다.
세금을 낮추고, 정부 규제를 완화하고, 문화종교적으로 보수주의를 주창하면서, 애국심을 내세워 해외로 떠나간 미국 기업들을 불러오는 동시에 중국 등 대미 무역흑자국들에게 경제전쟁을 벌이는 것 등을 포함한다.

1980년대에 레이건이 '강한 미국'을 내세우면서 1970년대 말에 오일 쇼크로 휘청거리던 미국이 부흥하고 그에 맞섰던 공산권이 붕괴했던 역사를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후 레이건주의에 기초해서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세계적으로 각종 규제는 철폐되고, 무역장벽은 무너졌다.

국제 자본은 국경선에 관계없이 각국을 종횡무진 휘몰아쳤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미국의 무역적자는 개선되지 않았고, 누적된 경제적 모순은 새로운 경제공황을 불러왔다.

2000년 닷컴 버블과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신자유주의의 파급력이 얼마나 근거가 없는지, 또 그 결과로 얼마나 세계적인 양극화가 진행됐는지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게 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열린 다보스 포럼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기존 자본주의 시스템이 더 이상 올바로 작동되지 않으며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보수주의 세력 역시 겉으로는 이런 발언에 동의하면서도, 여전히 다시 한번 레이건주의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다만 이번엔 미국 엘리트층이 아니라 양극화 과정에서 소외됐던 미국의 중저소득층 백인들이 그 신념을 따랐다.

신자유주의의 폭풍이 30여 년간 몰아친 후 디트로이트를 비롯한 미국 중서부 지역, 소위 러스트 벨트에는 경제적 피폐의 자취가 넘쳐흘렀다.
한때 미국과 세계를 호령했던 산업이 거의 붕괴하고, 기업들은 해외로 떠난 상황이었다. 시카고 출신의 오바마가 8년이나 대통령직을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양극화에 의한 상대적 박탈감은 여전히 증가했다.


트럼프는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했다.
이미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서 큰 인기를 누렸던 오바마 그리고 그 이전부터 워싱턴 정가의 강력한 지도자였던 힐러리 등 민주당 본진에 대항하면서 공화당은 당내에서 변변한 인물을 찾지 못한 채 결국 트럼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부동산 재벌이었던 트럼프는 미국의 경제적 후퇴 문제뿐 아니라 이민자 이슈를 크게 부각하면서 이번에야말로 다시 한번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웠다.

그는 자신의 인기를 높이기 위해 민중이 함께 손가락질 하고 싶은 '적'을 필요로 했는데, 그 대상이 이민자들이며 중국과 같은 대미 무역흑자국이다. 기후온난화 같은 환경 문제 또는 국제적 무역 협약 등은 세계의 평화에 기여하는 것일 뿐 미국 제일주의에 적합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했다.


트럼프는 오바마나 힐러리와 민주당이 가장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던 이슈들, 이민과 환경 같은 이슈들을 과감히 집어던지고 반대 길을 제시하면서 레이건 시대와 같은 환영을 미국민에게 내세웠다.
트럼프는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거대한 장벽을 세우고, 환경 개선을 위한 국제 조약에서 탈피했다.


환경 등에 쓸 예산으로 미국을 재건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벌어진 경제적 향연에서 찬밥 신세가 됐던 저소득 저학력 미국 백인들에게 메시아적 메시지처럼 보였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주식을 비롯한 자산시장은 민주당이 주도한 무제한 지원으로 크게 부흥했지만, 교육 수준이 낮고 소득이 높지 않은 백인 보수주의자들에게 열매는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

.무제한 양적완화를 통해 금융위기를 벗어나고 있었던 오바마 시대에 그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심해졌다. 그 앞에 나타난 이가 트럼프였다.

그들은 정말로 트럼프가 메시아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미국을 세계 최고로 재건하고, 자신들에게 물질적 축복도 내려주면서, 공화당이 추구했던 전통적 가치들 - 감세, 작은 정부, 소중한 가정을 비롯한 복음주의적 기독교 가치, 힘에 기반한 외교와 세계 통치, 미국의 특권주의 등 - 되살릴 수 있는 지도자, 그가 바로 트럼프라는 믿음 말이다.

트럼프주의의 발전

마땅한 지도자가 없는 공화당은 2016년 대선에서 어쩔 수 없이 희망을 포기한 채 트럼프를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게 됐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당연히 패배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트럼프는 되살아났다. 


보수적인 전통적 가치를 가지고 있으면서 경제적으로는 어두운 그늘에 가려졌던 백인들을 중심으로 트럼프에 대한 희망이 급속히 솟아올랐다. 그 희망이 트럼프를 믿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변질되면서, 그를 옹위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사명감까지 생겨났다. 그들은 트럼프를 가짜로 믿는 '척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트럼프를 사모하고 그를 존경하는 진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 믿음을 자신감있게 내보이고 전파하고자 노력해왔다.

이방인 같았던 트럼프의 공화당 내 입지는 더욱 강화됐고, 그를 따르는 상하원 의원들은 불어났다.

공화당원들과 보수 유권자들의 지지가 없다면 선거를 통해 다시 의회에 돌아오지 못하겠다는 불안
때문이었다.
이 불안은 트럼프주의에 대한 신념으로 변했다.
그들의 눈엔 2012년 대선에서 패배한 미트 롬니나 매코넬 상원 원내총무들은 공허하게 '공화주의'만 입에 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미국의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자들과 복음주의적 기독교인들이 온통 트럼프주의의 휘장 아래로 몰려든 것은 현실적 힘의 논리 때문이었다.


미국적 민주주의 제도 아래서 완전한 독재자나 폭군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전횡은 오히려 애국적 행동으로 보였다. 이는 공화주의자들을 열광시켰다.
그러나 광적인 믿음은 부작용을 낳았다. 트럼프주의자들이 대선 결과를 믿지 않는 게 대표적 사례다. 트럼프가 '선거는 사기고, 가짜이며, 도둑 맞은 것'이라고 말하는 걸 그대로 믿었다. 

트럼프가 몰락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골수 트럼프주의자들은 버틸 것이다.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아무리 '미쳤구나'라고 말해도 소용 없어 보인다. 그들은 자신들이 미친 게 아니라, 트럼프를 짓밟고 진실을 왜곡한 세상이 미쳤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트럼프주의의 종말은 오는가


 


연합뉴스



미 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민주당은 트럼프 탄핵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연방수사국(FBI)은 의사당을 침입한 시위자들을 조사할 것이다. 트럼프는 마지막 전투에서 패배함으로써 재기 불능이 될 수도 있다.

본질적으로 트럼프주의는 미국 서민의 심리학적 동요에서 비롯됐다.
수십 년간 경제적으로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렸던 그들이 트럼프의 입을 통해 울분을 달랠 수 있었다.
그들은 미국 도시 엘리트 그룹이 통제하는 세계적 양극화 과정에서 상대적 피해자들이었으므로, 기꺼이 트럼프를 자신들의 지도자로 인정하고 따랐다.


트럼프는 종교적 메시아와 같이 무릎을 꿇지 않고 십자가 위에서 못 박히는 패배를 꿈꿀지도 모른다.
그래야만 그를 따르는 '광신자들'도 계속 힘을 낼 수 있다. 그래야만 그 힘을 바탕으로 다음 선거에 나설 수 있다.
지금에 와서 트럼프가 백기를 든다면? 그건 트럼프주의의 몰락이다. 
트럼프주의의 몰락은 저학력 저소득 백인들의 희망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수십 년간 쌓인 상대적 박탈감과 울분을 달랠 빛이 사라지는 것일 수도 있다.

바이든에게 주어진 시급한 과제가 있다. 그가 자신의 말대로 모든 국민을 포용하려면 21세기 신형 자본주의에 의한 양극화를 막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제2의 트럼프가, 제2의 트럼프주의자들이 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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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사당에 난입한 친트럼프 시위대/ AFP=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