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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들이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진행하는 ‘대한민국 농할(농산물 할인) 갑시다’ 행사에
동참하고 있는 17일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계란이 2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고객이 GS25에서 1+1 등 행사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GS25 제공)
▲떡국 ⓒ픽사베이
월급 빼고 다 오른다’…식료품부터 설 물가까지 ‘고공행진
설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식음료, 외식업체들이 연이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는 데다, 명절 장바구니 물가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식음료 기업들은 올해 인건비 상승과 원재료 가격 인상 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음료업계가 올해 물가 인상을 주도하는 양상이다.
코카콜라음료는 지난달 편의점 기준 코카콜라 가격을 100~200원 올렸다.
인상률은 5~10% 수준이다. 캔은 1400원에서 1500원으로, 1.5ℓ 페트병은 3400원에서 3600원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동아오츠카도 지난달부터 편의점용 ‘포카리스웨트’ 245㎖ 판매가를 1300원에서 1400원으로 7.7% 인상했다.
편의점용 ‘오로나민C’ 120㎖는 1200원으로 약 20% 오른다.
해태htb도 편의점용 ‘평창수’ 2ℓ를 1400원에서 1500원으로, ‘갈아 만든 배’ 1.5ℓ는 3900원에서 4300원으로 가격을 올린다.
최근에는 롯데칠성음료가 칠성사이다(6.6%), 펩시콜라(7.9%), 마운틴듀(6.3%), 밀키스(5.2%), 레쓰비(6%), 핫식스(8.9%), 트레비(6%), 아이시스8.0 (6.8%) 등 주요 제품을 평균 7% 인상했다.
이밖에 풀무원도 지난달 초 두부와 콩나물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두부와 콩나물 납품 가격은 10~14% 안팎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외식업계도 가격 인상 카드를 서서히 꺼내들고 있다.
롯데리아는 1일부터 버거와 디저트 등을 포함한 25종(버거류 13종, 디저트류 7종, 드링크류 2종, 치킨류 3종)에 대해 판매 가격을 100~200원 인상한다.
평균 인상률은 약 1.5%다.
앞서 한국피자헛도 ‘치즈포켓 엣지’, ‘블랙 알리오 엣지’ 미디엄(M) 사이즈 가격을 600원, 라지(L) 사이즈는 1000원 인상했다.
각종 농산물 가격도 상승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설을 맞아 서울 25개구의 90개 시장·유통업체(백화점 12곳, 대형마트 25곳, SSM(기업형 슈퍼마켓) 18곳, 일반 슈퍼마켓 19곳, 전통시장 16곳)에서 지난달 21~22일 기간 동안 1차 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산물을 제외한 모든 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선 각 가정의 제수용품 구입비용은 지난해 평균 24만9823원에서 올해 27만3679원으로 9.5% 상승했다. 이는 최근 2년간 평균 상승률 1.4%(2019년 1.4%, 2020년 1.4%)보다 8.1%p 높은 수치다.
유통 업태별로 비교하면 대형마트가 14.9%로 가장 많이 올랐고, 그 뒤로 전통시장(13.5%), SSM(11.4%), 일반슈퍼(4.1%), 백화점(1.8%) 순이었다.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과일(25.7%)이었다. 그 중 배(3개 기준)는 전년 1만1201원에서 올해 1만4909원으로 33.1% 올랐고, 곶감(10개, 상주산)이 전년 8987원에서 올해 1만1639원으로 29.5% 올랐다.
지난여름 태풍과 긴 장마로 인해 작황이 좋지 않아 수확량이 적었던 점이 물가 상승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과일뿐만 아니라 채소 임산물도 평균 10.2% 상승했다. 달걀 가격도 지난해(5378원)보다 25.6% 상승한 6756원이었다.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가격이 급등해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등으로 농산물 수급이 불안정해지며 곡물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에 영향을 주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현상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 합성어다.
특히 국제 식량 가격 상승은 올해 하반기까지 밥상물가와 식료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둔 4일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 선물용 과일이 쌓여 있다. 뉴스1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정부는 수입 신선란 등 계란 가공품에 대한 일시적 관세 면제, 설 성수기에 맞춰 농축산물에 대한 공급 안정과 소비 진작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여전히 거래 가격이 높다”면서 “설 제수용품 가격 안정화에 더욱 노력해 소비자들의 가계 부담이 덜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지예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
출처 : 시사오늘(시사ON)(http://www.sisaon.co.kr)
서울 서초구의 한 대형 마트 채소 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0.5% 올랐으나 농·축·수산물은 9.7%나 올랐다.
[연합]
설 앞둔 먹거리 물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무서운 설 물가…"설 차례상 비용 23만3750원 …11%↑"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최근 식품 물가가 급등하면서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이 지난해 설보다 10% 이상
더 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단법인 한국물가협회는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은 23만3750원으로 지난해 설보다 11.0%(2만3160원) 늘었다고 22일 밝혔다.
서울과 인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6대 도시 전통시장 8곳에서 과일류와 견과류, 나물류 등 차례용품 29개 품목 가격을 21일 조사한 결과다.
조사 품목의 75%인 21개 품목 가격이 상승했고, 7개 품목은 가격이 내렸다.
과일류 중에서는 사과가 상(上)품 5개 기준으로 22.3%, 배는 12.5% 각각 올랐다. 물가협회는 제수용과 선물용 수요가 늘고 있지만 지난해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낙과와 화상병 피해로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대과(大果)를 중심으로 추가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견과류 중에서는 밤과 대추 가격이 올랐다. 밤 1㎏ 구매 비용은 평균 8070원으로 지난해 설 때 7880원보다 2.4% 올랐고 대추(400g) 가격은 12.1% 상승했다. 다만, 곶감(상품 10개) 가격은 6.5% 하락했다.
나물류도 최근 한파 등으로 인한 작황 부진에 따라 출하량이 감소하며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파(1단)는 지난해보다 100% 가격이 올랐고 시금치와 도라지 역시 각각 32.0%, 8.6%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무 가격은 35.7% 하락했다.
육류는 쇠고기(국거리 양지 400g)와 돼지고기(수육용 목삼겹 1㎏) 가격이 지난해 설 때보다 각각 25.7%, 17.6% 올랐다.
물가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밥 수요가 늘었고 작황 부진과 기상 악화, 가축 전염병 등으로 차례 용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명절 수요가 많은 10대 성수품 공급을 평소보다 1.4배 확대 공급할 방침인 만큼 향후 수급 여건은 다소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oh@heraldcorp.com
명절을 앞두고 밥상물가가 오르면서 차례상 준비을 준비하는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계란 한판 1만원' 살벌한 식탁물가… 설 차례상은 어쩌나
설을 앞두고 식탁 물가가 비상이다. 채소부터 과일과 축산물까지 줄줄이 가격이 올랐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팍팍해진 가계 살림살이에 물가가 서민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어떻게 하면 설 차례상을 준비하는 주부의 근심을 덜 수 있을까. 최근 밥상 물가 동향과 인상 이유를 짚어보고 설 식탁 물가를 미리 들여다봤다.
“조상님 올 차례상에서 ‘이것’은 뺍니다”
#. 주부 김모씨는 올해 설 차례상에 배와 사과 등 전통적인 과일 대신 바나나 한 송이를 올릴지 고민이다.
설을 앞두고 과일 가격이 너무 올라서다.
가장 많이 찾는 나주배의 경우 지난해 개화기 저온으로 인한 착과 불량에 이어 수십일 동안 이어진 장마와 잇단 태풍 탓에 생산량 자체가 급감하는 악재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설 명절을 앞두고 나주 현지 공판장에서 판매하는 배 가격이 곱절 이상 급등했다.
김씨는 “조상님께 외래 과일을 올리는 게 찜찜하지만 가족이 잘 먹지도 않는 과일을 비싸게 살 필요 있겠나”라고 말했다.
설을 앞두고 밥상 물가가 비상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여름부터 이어진 이상 기후에 농산물 가격이 치솟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닭과 계란을 중심으로 축산물 가격도 고공행진이다.
명절을 앞두고 주요 성수품의 가격이 더 오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설이 다가올수록 서민의 한숨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급등한 계란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 수입된 미국산
계란(오른쪽 흰색)이 지난 28일 경기 오산의 한 마트에서 국산 계란과 함께 판매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 신선식품 코너에 이날부터 정부가 계란값 안정을 위해
시중에 공급하기 시작한 자연란 특란(30구)이 판매되고 있다. 연합뉴스
◆계란 한판 1만원… 장보기가 무섭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밥상 물가가 전방위로 올랐다.
시금치·애호박·양파 등 농산물 가격뿐 아니라 소고기·닭고기·계란 등 축산물까지 전달 대비 두자릿수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시금치 1㎏ 소매가격은 7717원으로 한 달 전(5839원)에 비해 24.3% 상승했다.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같은 기간 2897원에서 3401원으로 17.3% 올랐다.
애호박 1개 소매가격 역시 이 기간 1735원에서 2589원으로 32.9%나 뛰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같은 날 양파 1㎏ 소매가격은 3313원으로 한 달 전(2437원)보다 26.4% 증가했다.
1년 전(1727원)과 비교하면 47.8% 급등한 수준이다.
대파 1㎏ 가격은 5501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35.7%, 54.6% 올랐다.
과일도 마찬가지다. 사과(부사·10개) 소매가격은 3만4080원으로 한 달 전과 1년 전에 비해 각각 18.1%, 42.1% 올랐다. 배(신고·10개) 소매가격은 4만9802원으로 18.8%, 39.3% 뛰었다.
이처럼 농산물 가격이 일제히 치솟은 건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이상 기후 영향이다.
지난해 여름 사상 최장 기간 장마와 잇따른 태풍으로 과일 출하량이 대폭 줄었다.
올겨울 들어선 한파와 폭설로 농작물 생육이 부진한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밥 수요가 증가한 영향도 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축산물이 대표적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한우와 삼겹살 가격은 지난해 5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크게 오른 뒤 아직까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계란 한판을 9000원에 판매하는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여기에 AI 확산에 따른 살처분과 일시이동중지명령으로 가금산물(고기·계란·부산물)도 뛰었다.
지난해 11월 국내 가금농장에서 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지난 1일까지 1309만7000마리가 살처분됐다.
알을 낳는 산란계가 살처분되면서 계란 가격은 ‘금값’이 됐다. aT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계란(특란) 30개 소매가격은 7432원으로 1년 전(5268원)보다 29.1% 올랐다. 한 달 전과 비교해도 20.4% 상승했다.
마트와 시장에선 계란 한판 가격이
1만원을 웃돈다.
◆물가 고공행진… 설 차례상 어쩌나
밥상 물가가 급등하면서 설 차례상 비용 부담도 커졌다.
올 설 차례상 차림 비용은 지난해보다 10% 이상 더 들 것이란 분석이다.
aT가 설 성수품 28개 품목에 대해 전국 17개 전통시장과 27개 대형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전통시장 차례상 구입 비용은 26만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4.0% 올랐다.
대형마트 구입비용은 36만3000원으로 같은
기간 14.1% 상승했다.
한국물가협회에서도 올 설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 설보다 11.0% 늘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인천·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전국 6대 도시 전통시장 8곳에서 차례용품 29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비용은 23만3750원으로 집계됐다. 조사 품목의 전체의 75%인 21개 품목 가격이 상승했다.
물가협회는 “코로나19 사태로 집밥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작황 부진·기상 악화·가축 전염병 등으로 차례 용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설 차례 비용 부담은 다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이 임박할수록 제수용 수요가 증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례상 비용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설을 앞두고 농축산물 수급 안정 대책을 내놨지만 소비자가 체감할 수준일지는 미지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무·사과·배·소고기·닭고기·돼지고기·계란·밤·대추 등 10대 성수품의 공급 물량을 농협 및 생산자 단체와 유통업계를 통해 평시 대비 1.4배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사과와 배는 평시 대비 공급량이 각각 206%, 186% 늘어난다. 축산물 공급량도 127% 증가한다.
수급 차질을 빚고 있는 계란의 경우 수입산 공급 물량을 늘린다.
정부는 ‘할당관세 규정 개정안’을 의결해 6월30일까지 계란류 8개 품목 총 5만톤에 대해 관세를 0%로 인하키로 했다.
통상 수입 계란에는 관세율 8~30%가 적용되지만 이번 조치로 관세가 면제된다.
하지만 현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국내 대형마트가 수입 계란 취급을 꺼리고 있고 소비자도 수입 계란을 반기지 않는다. 신선식품 특성상 국내산 계란을 선호하는 탓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수입산을 쓸 정도로 물량이 부족하진 않다”며 “취급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밥상 물가가 오르면서 식재료
구매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사진=김경은 기자
“이모, 다음주면 조기 가격이 오른대. 지금 들여가셔.”
1월2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의 한 생선가게 사장은 손님들을 향해 “설이 다가오지 않냐”며 이같이 말했다.
설 대목을 준비하는 상인들이 목청을 높이면서 시장은 모처럼 활기가 도는 모습이었다.
반면 가게에 진열된 채소와 과일 등은 풀이 죽고 생기가 없었다.
이상 기후 때문이다.
채소는 최근 한파와 폭설로 인해 냉해를 입었다. 과일은 지난해 여름 긴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했다.
시장에 나온 채소는 상태가 좋지 못한 중·하품이 많았지만 가격은 상·특품에 가까웠다.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크게 올라서다. 잎이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한 하품 시금치도 한 단에 2000원에 판매됐다.
작황이 좋을 때에 비하면 2배 수준이다.
파 가격 상승 폭은 더 크다.
이날 시장에서 대파는 한 단에 4500원에 판매됐다. 시장에서 만난 주부 신경숙씨(54)는 “김장철에도 파 한 단을 1000원에 샀는데 명절 물가를 감안해도 너무 비싸다”고 토로했다.
과일도 마찬가지. 차례상에 올라가는 사과와 배 가격은 한 달 전에 비해 18%, 1년 전에 비해 40% 이상 올랐다.
이날 시장에선 사과와 배를 4개에 1만원, 1개당 25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배의 경우 1개당 4000원짜리도 보였다.
계란은 평균 소매가격보다 비싸게 판매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계란(특란) 30개 소매가격은 6722원이었다.
시장에선 대부분 8000원대였고 그나마 저렴한 게 7500원이었다.
AI 발생으로 산란계가 살처분된 영향이다.
◆‘금계란’ 구하기도 어렵다
계란은 대형마트 가격이 전통시장에 비해 저렴했다. 같은 날 저녁 방문한 서울 은평구 이마트에선 특란 30구에 5980원짜리 가격표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계란은 볼 수 없었다. 이미 전부 팔려나갔다는 게 이마트 직원의 설명이다.
이마트 점원은 “(30구에 5980원짜리) 계란은 낮 12시에 들어오는데 금방 동이 난다”며 “미리 줄 서서 기다렸다 사가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 계란을 구매하러 온 한 남성은 “가격이 오른 건 알고 있었지만 구매하기조차 어려운 줄은 몰랐다”고 했다.
해당 상품만이 아니다. 이날 이마트에선 계란 매대 전체가 텅텅 비어있었다.
저녁 7시가 안된 시각에 많은 소비자가 텅 빈 계란 매대 앞에서 발길을 돌렸다.
이 시간대에 남아 있는 계란은 10구에 5480원짜리 고가의 유정란과 구운 계란 및 반숙란뿐이었다.
지난달 25일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계란 한판을 9000원에 판매하는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다른 설 성수품 가격은 대부분 대형마트가 전통시장보다 높았다.
시금치는 한 단에 3480원으로 전통시장에 비해 1.5배 비쌌다.
고사리는 100g에 2980원으로 2배 차이를 보였다.
시장에서 4개에 1만원에 판매하던 배는 대형마트에서 3개에 1만1800원이었다.
일부 가공식품은 대형마트 가격이 더 저렴하거나 동일한 경우도 있었다.
떡국용 떡 1㎏은 대형마트에서 3380원에, 전통시장에선 5000원에 각각 판매했다.
두부 1모(수입산 콩 사용·500g) 가격은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모두 2000원으로 같았다.
장을 보는 이들의 표정은 대형마트나 전통시장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채소를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으며 고심하는 주부, 과일 구경하는 아이와 “못 사겠다”는 엄마, “버섯 하나가 3000원”이라며 툴툴거리는 부부까지 이들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전통시장·대형마트·온라인 가격 비교해보니
지난 29일 오후 대전 유성구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설날을 앞두고 상인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그래픽=김민준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온라인 장보기가 느는 추세다.
설 성수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면 어떨까.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설 차례상 구입 비용을 각각 비교해봤다.
aT가 설을 3주 앞두고 설 성수품 17개 품목에 대해 전국 17개 전통시장과 27개 대형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은 11만2214원, 대형유통업체는 14만8251원 선으로 나타났다.
17개 품목은 ▲흰떡 ▲소고기 ▲두부 ▲동대 ▲북어 ▲시금치 ▲고사리 ▲도라지 ▲무 ▲다시마 ▲북어포 ▲대추 ▲밤 ▲곶감 ▲배 ▲사과 ▲약과 등으로 간소화 차례상을 기준으로 삼았다.
해당 품목을 온라인에서 최저가로 구매할 경우 약 12만8191원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품목마다 배송료가 별도로 부과된다. 각 품목별로 판매자가 달라서다. 대형마트가 운영하는 SSG닷컴이나 홈플러스 온라인몰 정도를 제외하면 온라인에서 식재료를 살 때 묶음배송이나 무료배송은 사실상 불가하다.
만일 17개 품목에 따로따로 배송비가 붙는다면 각각 2500원씩 총 4만2500원의 배송비가 추가돼 결과적으로 17만원이 넘는다. 이 점을 고려하면 최종 가격은 전통시장, 대형유통업체, 온라인 순으로 비싼 셈이다.
식재료비 치솟는데… 차례 음식 사먹는 게 나을까?
더반찬& ‘프리미엄 차례상’. /사진=동원홈푸드
밥상 물가가 치솟다보니 올해 설에는 차례상을 직접 마련하지 않고 주문하는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명절 문화가 간소화된 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가족·친지 모임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점도 이런 수요를 부추긴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차례 음식 주문 건수는 매년 늘고 있다.
전과 나물 등 일부 품목을 완조리 형태로 구매하는 것은 물론 차례상 음식을 통째로 구매하는 상차림 세트나 가정간편식(HMR)을 통해 준비하는 풍속도도 생겼다.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더반찬&’은 2018년 프리미엄 차례상을 출시한 이후 명절마다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명절인 지난해 추석에는 예약 주문량이 50% 이상 증가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계에서 선보이는 HMR도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첫 비대면 명절을 보냈던 지난해 추석 간편 제수용품 매출이 증가했다.
추석을 앞둔 지난해 9월17일부터 같은해 10월1일까지 보름 간 피코크 간편 제수용품 매출을 살펴보면 이마트는 전년대비 18.4%, SSG닷컴은 58.5%으로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올해 설에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대면 명절에 많은 가족이 모이지 못하는 만큼 일손이 부족해 손이 많이 가는 차례 음식을 준비하기 어려워진 까닭이다.
이와 더불어 명절 음식에 많이 사용되는 계란과 양파, 소고기 등의 신선식품 가격이 최근 상승한 탓에 재료를 개별 구매해 만들기 보다는 간편 제수용품을 구하려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본격적인 제수용품 구매 기간 전임에도 이런 경향은 나타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지난달 26일~지난 1일) 피코크 제수용품 매출은 전년 대비 20%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본격적인 제수용품 구매 시기인 이번 주말부터는 상승폭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가격은 어떨까. 제수음식과 과일 등 16종으로 구성된 ‘더반찬&’의 프리미엄 차례상은 25만원. 구매 비용으로만 따지면 전통시장에서 식재료를 구매해 17종의 차례 음식을 차릴 때보다 13만원가량 비싸다.
물론 손수 음식을 만드는 정성과 노동력은 가격과 별개다.
김경은 silver@mt.co.kr |
설을 앞둔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의 한 가게에서 사과와 배 등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진=뉴시스 DB)
사과 85%, 달걀 43% 껑충, 설 차례상 물가 비상
한우 1등급 등심 ㎏당 10만원 돌파
김용범 기재부 차관 “에그플레이션”
달걀 수입, 과일 공급 확대하기로
설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먹거리 물가 오름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달걀을 수입하고 농수산물 비축 물량을 시중에 풀고 있지만, 장바구니 부담은 설이 지난 후에야 덜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달걀(특란) 한 판(30개) 소비자가격은 전국 평균 7432원까지 올랐다.
전년 대비 43.3% 오른 가격이다.
달걀값은 지난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명절 수요 증가까지 겹쳐 급등하고 있다.
닭고기는 ㎏당 5868원으로 전년 대비 15.9% 올랐고, 오리고기도 1만5057원으로 36.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2월 들어서는 차례상에 오르는 성수품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다.
한우 등심(1등급) ㎏당 10만1448원(4일 기준)으로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밥 수요가 늘고 전 국민에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한우 등심 가격은 지난해 6월 처음으로 10만원을 돌파했다.
이후 10만원선을 오르내리던 한우 가격은 지난 1월 말 잠시 9만원대로 떨어졌다가 2월 들어 다시 오르고 있다.
과일 가격의 상승폭은 더 크다. 특히 사과(부사) 10개 평균 가격은 3만6233원으로 전년 대비 84.7%, 이달에만 7.2% 올랐다.
배(신고) 가격은 10개당 4만8875원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달걀 등 설 성수품 가격 안정을 위한 민관합동 협의체 회의를 처음으로 열어 농축산물 공급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최근 농축수산물 물가 부담을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 아닌 에그(egg·달걀)플레이션으로 바꿔 부를 만큼 달걀 가격 상승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달걀 수급 여건이 악화하는 경우 추가 수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어 “설 명절에 수요가 집중되는 사과·배 등의 공급을 평년 대비 2배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라며 “성수품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매점매석 금지 고시, 긴급수급수정조치 등의 조치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공급 확대 대책이 일시적인 수급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고병원성 AI 등의 문제가 해소돼야 ‘밥상 물가’가 잡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환 안양대 무역유통학과 교수(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는 “국내산 달걀의 경우 살처분된 산란계가 많아 기존 공급량을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올해 농산물 작황이 개선되고 고병원성 AI도 잡히면 먹거리 물가 상승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 관계자도 “올해 전체 소비자물가가 오르는 데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수입 달걀 등에 대한 국내 선호도가 낮기 때문에 결국 국내산 물량 공급이 늘어나야 농축수산물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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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설 물가…축산물 11.5% 농산물 11.2% 올라
설 명절을 앞둔 1월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농산물과 축산물 물가가 10% 넘게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강타한 한파와 폭설은 물론 올해까지도 기승을 부리는 조류 인플루엔자(AI) 탓이다.
특히 AI로 인해 폭등한 달걀 값은 정부의 공급안정 대책 이후에도 안정화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6.47(2015년=100)로 전년 대비 0.6% 올랐다.
작년 10월(0.1%), 11월(0.6%), 12월(0.5%)에 이어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이다.
그러나 밥상물가는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상품은 0.9% 올랐는데, 농축수산물이 10% 상승하며 지난해 11월(11.1%), 12월(9.7%) 이후 계속해서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에서도 축산물(11.5%)과 농산물(11.2%)의 상승 폭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이정현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농산물의 경우 작년 한파나 폭설 등으로 생산량이 줄어 채솟값 등이 많이 상승했다"며 "축산물은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수요 증가와 전년도 기저효과로 인해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전체적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농산물 가운데 주요 등락품목은 사과(45.5%), 파(76.9%), 고춧가루(34.4%), 양파(60.3%), 쌀(12.3%) 등이다.
축산물 중에서도 돼지고기(18.0%), 국산쇠고기(10.0%) 등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더구나 달걀은 지난해 3월(20.3%) 이후 최대 상승 폭인 15.2%를 기록했다. AI 확산으로 산란계가 1000만마리 이상 살처분되면서 공급 대란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일단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는 수급 안정을 위해 달걀에 매겨지는 관세 면제 조치나, 미국 등 외국에서 달걀을 공수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와 반대로 저유가 영향에 공업제품은 0.6% 떨어졌다.
석유류가 8.6% 감소했고, 가공식품은 원자료의 가격이 상승하며 1.6% 올랐다.
전기·수도·가스도 5.0% 내렸다.
서비스는 0.4% 올랐다. 재료비와 인건비가 오르면서 개인서비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5%로 집계됐다.
외식물가는 1.1%, 외식 외 개인서비스 물가는 1.8% 각각 올랐다.
고교 납입금 무상화, 통신비 지원 등 영향으로 공공서비스는 2.1% 내렸다.
집세는 0.7% 오르며 지난해 5월부터 9개월째 상승 중이다. 전세와 월세 상승률은 각각 1.0%, 0.4%였다.
지출목적별로는 식료품·비주류음료가 6.5%, 음식·숙박이 0.9% 올랐다.
오락·문화(-0.8%), 통신(-1.3%), 교육(-2.9%), 교통(-2.9%) 등은 떨어졌다.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는 0.9%,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0.4%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도 0.3% 올랐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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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5
배 5200원·사과 5900원..."설 앞두고 물가 오른다지만
과거와는 수준이 다르네요"
[파이낸셜뉴스] "원래 설 앞두고 물가 오른다지만 과거랑은 수준이 다르네요" (한 여성 중심 커뮤니티 이용자)
최근 온라인 맘카페 등 커뮤니티에선 '설 상차림 고민'이 화두다.
설을 일주일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가 천정부지로 뛰고 있어서다.
지역을 막론하고 맘카페를 이용하는 주부 다수는 "산 거 없이 10만원, 20만원이 우습게 나간다" "집었다가 가격보고 다 내려놓는다" 등 고충을 털어놓고 있었다.
경기도 광주 지역에 기반을 둔 한 맘카페 이용자는 "계란에 양파, 오이, 시금치, 대파 등 서민음식이라 했던 것들이 다 비싸다"면서 "들었다놨다를 반복하다가 채소는 포기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SSG 등 온라인 쇼핑포털을 살펴본 결과 배 3개(1.9kg)에 1만5800원, 국내산 사과 2개(370g 내외)에 1만1800원, 흙대파 1봉지(800g)에 5980원 등 주요 식재료 및 과일은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식재료 가격에 '설 상차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은 미리 사둘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 이용자는 "마트를 오랜만에 온 것도 아닌데 물가가 너무 올라서 차례상에 예쁜 사과, 배 올리려면 심호흡 하고 사야할 것 같다"며 "명절엔 더 오를 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 워킹맘 커뮤니티 이용자는 "안 그래도 설엔 과일값이 비싼데 여기서 더 오를 걸 생각하니 정말 월급 빼고 다 오르는 것 같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소비자물가가 넉 달째 0%대를 기록했지만 농축수산물 등 가격이 급등하며 ‘밥상 물가’는 치솟았다.
2 / 사진=뉴스1
한편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9.2% 상승했다. 지난해 8월부터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이다가 1월에 들어 겨우 한 자릿수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가파른 상승세다.
이 가운데 체감물가와 직결되는 농축수산물은 10.0% 오르며 지난해 11월(11.1%), 12월(9.7%)에 이은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농산물 11.2%, 축산물 11.5%, 수산물 3.2% 등이다.
특히 폭설과 한파 등 영향을 받은 농산물 중에선 파 가격은 1년 전보다 76.9% 급등해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양파 60.3%, 사과 45.5%, 고춧가루 34.4% 등이 뒤를 이었다.
달걀과 국산 쇠고기, 돼지고기는 각각 15.2%, 10.0%, 18.0% 상승하며 축산물 상승세를 이끌었다.
기획재정부는 "설을 앞두고 서민 물가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주요 성수품을 중심으로 공급량 확대에 역점을 둘 예정"이라며 "유통질서 교란행위 등 지역 차원의 점검도 강화해나갈 계획이며 선제적 대응을 위해 오는 14일까지 정부와 지자체 공동으로 ‘물가대책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는 한편 시군구별로 소비자단체 등이 참여하는 ‘지역물가 안정 대책반’도 구성, 운영
하겠다"고 말했다.
jo@fnnews.com 조윤진 인턴기자
설·추석 등 명절 풍경 CG. 사진=연합뉴스
코로나가 바꾼 차례상 문화”… 5인이상 집합금지‧
설 물가 폭등에 ‘간편식’으로 뚝딱
코로나 장기화로 비대면 명절 트렌드 한층 짙어져
계란·야채 등 농·축수산물 치솟자 차례상도 간소화
대형마트·호텔, 소규모 가족 겨냥 설 ‘간편 차례상’ 내놔
간편식도 프리미엄 강세…명절 트렌드된 ‘투고 열풍’
[뉴스워치= 김주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명절 차례상 문화가 바뀌는 양상이다.
과거에는 많은 친척들이 모여 차례를 지내고 차례상에 놓인 음식을 나눠 먹던 풍경과 달리 직계 가족만 단촐하게 명절을 보내는 추세다.
이번 설엔 확산세에 더해 계란, 양파, 소고기 등 주요 식재료 가격도 치솟고 있어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들은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재료를 직접 구매해 만들기 보단 반조리·완조리 간편식이 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있다'는 판단에서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1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6% 상승한 106.47(2015년=100)로 집계됐다.
AI 확산세로 달걀 등의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축산물 물가는 11.5% 올랐다. 이 가운데 계란 물가는 1년 전보다 15.2% 오르는 등 밥상 물가 급등세를 나타냈으며, 돼지고기(18.0%), 국산쇠고기(10.0%) 등도 상승률을 끌어올렸다.
3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농축수산물은 13.3% 올랐다. 채소류가 20.2% 오르면서
농산물이 18.7% 오른 영향이 반영됐다. 3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농산물과 채소 물가는 지난해보다 11.2%, 3.0% 상승했다. 특히 파(76.9%), 양파(60.3%), 사과(45.5%) 물가는 무섭게 치솟았으며, 고춧가루(34.4%), 쌀(12.3%)도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게다가 정부당국이 코로나 재확산세 우려로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면서 가정에서는 설 차례상도 간편식으로 대체하려는 고객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재료를 직접 구입해 조리하는 것보다는 반조리·완조리 간편식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측면에서 더 싸다는 판단에서다.
5일 이마트가 지난해 첫 비대면 명절이었던 추석(2020년 9월 17일~10월 1일) 이전 15일간 간편 제수용품 평균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마트에서 판매한 피코크 간편 제수용품 매출은 전년 대비 18.4% 증가했으며, 온라인몰인 SSG닷컴에서도 58.5% 늘어나는 등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코로나 재확산 우려로 직계가족만 모여 간소하게 명절을 보내는 추세다. 이에 차례상도
예년에 비해 한결 간소해졌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직계가족만 모여 조용하게 명절을 보내는 추세가 반영되면서 장을 봐서 일일이 조리해야 하는 차례 음식보다는 간편 제수 용품으로 간단하게 차례를 지내려는 수요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 추세는 이번 설에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최근 일주일 간 이마트 피코크 제수 용품 매출은 전년 대비 20% 상승했다.
이마트 자체브랜드(PB)피코크에서 선보인 설 차례상. 사진=이마트
이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발 빠르게 가정간편식(HMR)과 신선식품 밀키트를 앞세워 고객 공략에 나선다.
이마트와 SSG닷컴은 피코크 간편 제수 용품 행사를 진행한다.
물량을 20% 확대한 것은 물론 신세계 상품권 5000원 증정한다.
주요 행사 상품은 명절 대표 음식인 각종 전을 포함해 △피코크 동그랑땡 △피코크 오색꼬치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떡국떡 △사골육수 △잡채 등 45종이다. 이들 제품은 전자레인지나 후라이팬에 데우기만 하면 된다.
편의점도 명절 간편식 대열에 합류한다.
세븐일레븐은 배우 김수미와 손잡고 ‘수미네모둠전’, ‘수미네돼지갈비찜’, ‘수미네오색잡채’ 등 도시락 4종을 내놨다. CU도 곧 여러 명절 음식을 담은 한식 도시락과 전 모듬 세트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호텔월드가 갈비찜·잡채·전복초·삼색전·오곡밥·대하찜·조기구이·나물 4종 등 명절 음식을
한 상 도시락으로 선보인 ‘딜라이트 박스’ 사진=롯데호텔
호텔들도 특급 세프가 만든 설 음식 완제품 서비스를 진행한다.
롯데호텔은 8~14일 설 대표음식 13종의 메뉴를 차에서 내리지 않고 구매할 수 있는 ‘설 스페셜 드라이브스루’
서비스를 선보인다.
그랜드 인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이달 14일까지 갈비구이·삼색나물·삼색전·잡채·토란국 등 명절 대표 음식으로 구성한 1인용 도시락 ‘설 스페셜 그립앤고’와 한식 전문 셰프가 최상급 식재료로 만든 차례상 세트를 판매한다.
차례상세트는 호텔 직원이 집 앞까지 직접 배송해준다.
롯데호텔 월드는 명절 음식을 도시락으로 옮겨 닮은 ‘딜라이트 박스(Delight Box)’를 선보인다.
총 3단으로 구성된 도시락을 갈비찜, 잡채, 전복초, 삼색전, 오곡밥, 대하찜, 조기구이, 나물 4종 등으로 빼곡히 채웠다.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은 깻잎전·새우 튀김·오미산적 등 11가지 메뉴로 구성한 ‘명절 투고’를 선보였으며,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강남도 삼색 나물과 모듬전 등 명절 음식으로 구성된 ‘명절 투고’를 내놨다.
밀키트 전문 기업 ‘프레시지’는 카카오쇼핑라이브와 손잡고 라이브 방송을 통해 간편식을 선보인다
. △정통 스테이크 방식의 두툼한 스테이크 세트 △쉬림프 로제파스타 △허니 치즈 프라이로 구성된 ‘블랙 라벨 스테이크 세트’를 정상가 대비 25%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3만 원 이상 구매 고객에 한해 ‘갈릭바게트볼’을 증정하고, ‘프레시지’ 톡스토어 친구 추가한 고객에 한해 4만 원 이상 구매 시 2000원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CJ몰은 온라인으로 주문한 불고기, 함박스테이크 등 유명 맛집 상품을 한 번에 주문하면 부모님 집과 자녀 집으로
나눠서 보내준다.
동원홈푸드 더반찬에서 선보인 프리미엄 차례상. 사진=동원산업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온라인 장보기 마켓 ‘더반찬&’ 역시 프리미엄 차례상을 판매 중이다.
프리미엄 차례상은 나물·쇠고기산적·수제 모둠전·잡채 등 더반찬& 셰프들이 직접 조리한 각종 제수음식과 건대추·곶감·사과등 다양한 과일들로 구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세로 고향에 내려가는 대신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설 연휴를 보내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데다 명절 음식 준비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자 간편식이나 호텔의 ‘투 고’ 상품의 선호현상은 앞으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주경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설 연휴를 앞둔 지난달 31일 부산 해운대구 반여농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들이 과일을
포장하고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설 물가' 고공행진하는데···물가안정 대책 실종?
쌀·과일·달걀·한우 등 가격 상승···현재는 수급대책 외 물가 안정 수단 없어
심화된 대책 필요성···생산자 조직 육성·비축 품목 확대·상하한제 등 대안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두고 농산물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공급 부족으로 쌀과 과일, 한우 등 설 제수용품 가격이 치솟으면서 명절을 준비하는 국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단기적인 수급조절을 넘어 차원 높은 농산물 가격안정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통계청과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농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0.0% 오르며 지난해 11월(11.1%), 12월(9.7%)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조류인플루엔자(AI)로 수급차질을 빚는 달걀은 15.2% 올라 지난해 3월(20.3%) 이후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돼지고기(18.0%), 국산쇠고기(10.0%), 사과(45.5%), 파(76.9%), 고춧가루(34.4%), 양파(60.3%), 쌀(12.3%)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배추와 무, 토마토, 애호박 등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최근 농산물 가격이 수급문제 때문에 올랐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품목별로 가격이 오른 요인과 양상은 각각 다르다는 분석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사과, 배 등 과일은 지난해 태풍, 장마, 냉해 등으로 인해 공급량이 많이 줄었다”며 “이들 품목은 1년에 한 번 수확하고 연중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당초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에 연중 공급량이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계란은 AI 영향으로 공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올랐다”며 “종합적으로 보면 평년보다 20% 정도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한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농산물 가격 상승은 1차적으로 수급문제이다.
공급이 부족하고 밀가루 같은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는 영향도 있다”며 “수입 농산물의 경우 원료 농산물은 통화 팽창으로 인한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김호 단국대 환경자원경제학과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해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이 올랐다”며 “농산물 가격은 공산품과 달리 가격이 일정한 변동이 있는 게 정상이다. 폭락, 폭등은 문제지만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농산물은 수급 탄력성이 낮아 조그마한 외부 변수에도 가격이 출렁이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대책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단기적인 물가안정 수단은 저장해 놓은 농산물을 풀거나 수입해서 공급하는 것 외에 다른 정책이 사실상 없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수급조절을 넘어 농산물 물가 안정을 위한 장기적이면서 근본적인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시장 개입은 통상 문제를 야기하고 신속 추진이 어려운 제약이 있기에 수급은 생산자 조직이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국승용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장은 “대부분 선진국들은 정부가 개별품목 물가에 개입하지 않고 생산자 조직들이 정부와 협력해서 하고 있다. 협동조합이 전체적으로 수급을 관리하고 정부와 협력해서 가격을 안정시키기 때문에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고 추진할 수 있다”며 “우리는 협동조합들이 그런 역할을 못하고 있다. 정부가 항상 나서서 하다보면 타이밍이 늦거나 여러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개별 생산자 조직을 키워 그들이 수급을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게 근본적인 처방”이라고 말했다.
가격 상한제와 비축 확대 방안도 나온다. 김호 교수는 “가격 상하한선을 두고 그 안에서 변동은 허용하되 가격이 많이 올랐을 때 가격에 대한 일부 보전을 전제로 가격을 낮추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가격 안정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김한호 교수는 “비축 품목을 늘릴 필요가 있다.
우리는 쌀 위주로 비축을 하고 있는데 물가 영향이 큰 밀과 콩도 비축 품목으로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정부는 발빠르게 농산물 물가 대책을 내놓고 있다. 현재 쌀의 경우 부족분이 약 20~30만톤, 정부 비축량은 100만톤 이상이다. 지난달 8만톤 가량을 농협, 도정업자에게 인도했으며 앞으로 37만톤 정도를 단계적으로 방출할 계획이다.
사과, 배의 경우 정부 비축분은 없지만 농협을 통해 직거래방식으로 낮은 가격에 많은 물량이 공급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달걀은 최근 미국에서 긴급 수입했지만 소비자들이 수입달걀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이 변수다.
당장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가공식품, 빵 쪽으로 공급이 되면 전체적인 달걀 공급량이 늘어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국 본부장은 “소고기는 명절 지나면 떨어질 것이다. 쌀은 올해 햅쌀 나오는 시점까지 평년보다 높은가격이 계속될 것”이라며 “달걀은 AI가 날씨가 따뜻하면 줄어들기 때문에 3~4월 정도면 가격이 완만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성수품 및 축산물 수급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이 시행되면 물가가 지금 수준보다 더 올라가지 않고 설명절 수요가 끝난 뒤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배추, 무는 비축하고 있는 것을 가격 상황에 따라 추가로 방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호 교수는 “농산물 가격은 갈수록 변동폭이 커질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작물들 작황이 늘거나 줄어드는 품목이 있다.
시장 개방으로 외국농산물이 들어오면 가격이 폭락하고, 이 영향으로 농가에선 소득작목에 집중하면 과잉생산이 일어나는 등 가격 변동이 커질 것이다. 정부에서는 가격안정을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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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설 명절을 나흘 앞둔 7일 서울 중구 중부건어물시장에서
시민들이 제수용품을 고르고 있다. 2021.02.07. radiohead@newsis.com
설명절을 앞둔 7일 경북 도내 최대전통시장인 포항죽도시장 어물전에 제수용 생선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2021.2.7/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살다살다 이런 명절 대목장은 처음"..포항 죽도시장 상인들 울상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40년 넘게 장사해 봤지만 올해 같이 한산한 설 대목장은 처음 겪어 보니더'
설 명절 연휴를 나흘 앞둔 7일 오후 경북도내 최대 전통시장인 죽도시장에는 평년보다 다소 많은 사람들이 분주히 오갔지만 제수용품을 구입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명절이면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어물전과 제수용 생선을 파는 골목길에는 평소 주말보다 더 한산한 모습에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어물전에서 제수용 생선 장사를 40년 넘게 했다는 70대 상인 A씨(여)는 "이 맘때면 점심 먹을 시간없이 생선을 손질해야 했는데 올해는 사람(손님) 구경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했다.
그는 "코래난(코로나)지 뭔지 그 놈의 병이 돌고부터는 지난해 추석장에도 얼마 팔지도 못했고 올 설 대목에는 약(백신)도 나온다는 소리도 있고 해서 경기가 좀 좋아질 줄 알았는데 추석장보다 더 못한 것 같아 속이 탄다"고 말했다.
설명절을 앞둔 7일 경북 도내 최대전통시장인 포항죽도시장 어물전에서 문어 상인이
제수용 문어를 삶아내고 있다. 2021.2.7/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A씨 건너편에 앉아있던 상인도 "말 그대로 손님 보기가 하늘에 별따기 보다도 더 힘든 것 같다"며 "올 설 대목장에 빚만 안지면 좋겠다"고 했다.
제수용 생선 상인들뿐만 아니라 동해안 최대 문어 골목에도 손님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문어 상인 B씨(60대)는 "지난해 설 대목장에는 제수용 차례상에 많이 올리는 문어의 경우 1㎏이 5만원선을 오르내렸는데, 지금은 물건(문어)에 따라 3만~3만5000원 선이면 구입이 가능한데도 찾는 손님이 없다"고 했다.
그는 "문어값이 떨어진 것은 고향을 찾는 사람들이 설 필수품처럼 구입해갔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정부에서 5명 이상 모이지 말라는 방송이 나온 후 문어를 찾는 손님이 왕창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어물전과 문어 골목길과는 달리 건어물 골목과 대게 판매 골목에는 평소 주말과 비슷하게 손님들로 북적여 큰 대조를 보였다.
설 명절을 앞둔 마지막 휴일인 7일 경북도내 최대 전통시장인 포항죽도시장 건어물
골목에는 평소 주말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2.7/© 뉴스1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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