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포스트] 신희범 기자
최영무 기자 (www.aving.net)
농협
▲ KTX열차가 강릉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언택트 설 명절, 고향 방문 대신 설날 선물 배송 “비대면으로 마음 전해
올해 설 명절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모습의 명절로 기억될 것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가족 간의 모임조차 조심스러워지면서 직접 찾아가거나 만나는 대신 ‘언택트’로 인사와 마음을 전하게 된 탓이다.
어느 정도 감염이 진정된다 해도 민족 대이동이 이루어지는 설날 긴장을 늦췄다간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될 수 있기에 많은 이들이 언택트 명절 문화에 동참하려는 추세다.
직접 찾아 뵙진 못하더라도 부모님, 그리고 고마운 분들에게 드릴 선물은 빼놓을 수 없다.
때문에 모바일로 간단하게 명절 선물을 골라 택배로 발송하는 것이 언택트 명절의 풍속도다.
특히나 건강과 면역력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인만큼 슈퍼푸드의 인기가 뜨겁다.
슈퍼푸드라 하면 가장 흔하게 떠올리는 것이 바로 홍삼이다.
홍삼이 면역력 증진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명절 선물의 스테디셀러로 꼽혀 왔다.
그러나 최근 홍삼보다도 알로에에 면역다당체가 더욱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홍삼 대신 알로에가 설날 선물로 각광받고 있다.
알로에에 풍부하게 함유된 다당체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면역세포인 NK세포(자연살해세포)의 활성을 증가시킴으로써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알로에틴 성분이 함유되어 해독작용에도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만난이라는 알로에 성분은 항산화 작용을 해 신체 노화를 억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알로에는 익히 알려져 있듯이 위산도 감소 및 대변 수분 보유력을 상승시킴으로써 변비는 물론 장 건강에도 도움을 주며, 피부 주름 개선 및 피부 탄력 증가 등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클레오파트라와 알렉산더 대왕도 알로에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그 효능을 입증 받아온 식물이다.
알로에전문기업 유니베라 아임뮨 관계자는 “알로에의 대표 기능 성분인 면역다당체는 면역 세포의 수와 활성을 증가시킴으로써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평소 감사한 분들의 건강과 면역력을 위하는 마음을 담아 선물하기 좋을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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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을 10여일 앞둔 지난달 31일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을 찾은 가족단위 시민들이
미리 성묘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올해 설 성묘는 비대면으로…전국 봉안시설 사전예약제 운영
이번 설 연휴 성묘를 준비하고 있다면 연휴 전 미리 하거나,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와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14일까지 연장한 가운데 전국 주요 지방자치단체는 설 연휴 기간 묘지와 봉안시설의 잠정 운영 중단 계획을 밝혔다.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납골당 등 전국의 봉안시설은 설 명절 전후(1월 4주~2월 4주) 사전예약제를 운용한다. 또 실내에서 음식물 섭취가 금지된다. 성묘객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생길 수 있는 집단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정부의 '설 연휴 특별 방역 조치'에 따르면 설 연휴 동안 전국 국립묘지 운영이 중단되고 온라인 참배서비스로 대체 운영된다. 또 5인 이상 성묘가 금지되고, 묘지·봉안시설과 기차역 등을 연결하는 무료 순환 버스 운행도 중단된다. 제례실·휴게실도 폐쇄된다.
전국 지자체는 이에 더해 아예 연휴 기간 묘지와 봉안시설 운영을 중단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서울시는 설 연휴 승화원 추모의 집, 용미1묘지의 분묘형 추모의 집 등 봉안당 5곳을 폐쇄한다.
이곳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은 오는 6∼7일과 설 연휴(11∼14일) 동안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지난달 31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묘역에서 가족 단위 참배객들이 설날을
앞두고 미리 참배하고 있뉴스1
경기도 봉안시설도 설 연휴 운영을 중단하거나 예약제로 운영한다. 지난해 추석 때도 운영하지 않은 성남 하늘누리 추모공원은 이번 설 연휴도 문을 닫는다. 대신 연휴 전후인 지난달 29일~2월 26일 예약 방문제를 시행한다.
수원시에 있는 추모의 집은 지난달 29일부터 2월 28일까지, 용인시 평온의 숲은 지난달 29일부터 2월 26일까지 사전예약제로 운영한다.
인천시도 설 연휴 인천가족공원의 화장장을 제외한 모든 시설의 운영을 중단하고 대신 2월 8~21일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제공한다. 온라인 성묘 서비스는 헌화·차례상을 고를 수 있고 절차에 따라 차례 음식을 하나씩 선택해 차례상에 놓거나
헌화할 수 있다.
수도권 외 상황도 비슷하다.
부산시는 설 연휴 영락공원, 추모공원 공설묘지·봉안시설을 폐쇄하고 지난달 30일부터 이번 달 21일까지 설 연휴와 평일을 제외한 주말 6일간 봉안당 추모객 총량 사전 예약제를 시행한다.
봉안당 추모객은 영락공원 하루 1300명, 추모공원 2880명으로 제한한다.
봉안당 추모 때 제례실과 유가족 휴게실은 폐쇄하고 제수 반입이나 실내 음식물 섭취도 금지된다.
5만명의 고인이 안치돼 있어 매년 명절 7만500여 명의 추모객이 방문하는 대전추모공원도 설 연휴 폐쇄한다. 대신 2월 6일부터 21일까지 설 명절 기간을 제외한 전후 각 1주 온라인 사전예약을 받는다.
예약은 20일까지 대전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고 하루 240가족 960명 한도 16부제로 운영한다. 충청도 예산군 등도 추모시설을 폐쇄한다.
광주시 역시 매년 명절 30만 명정도 추모객이 모이는 영락공원과 망월묘지공원 등을 일시 폐쇄한다. 강원도 고성군 추모의 집은 사전예약을 통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8시간 운영하고 한 가족당(4인 이내) 20분 제한해 일일 최대 96가족 총 384명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원주시도 봉안당 휴게실 4곳을 폐쇄하고 설 연휴 기간 하루 최대 이용객을 50명으로 제한한다. 경북도와 각 시·군은 설 연휴 전 봉안시설에 대하여 대대적인 방역과 소독을 하고지역별 확진자 상황에 따라 폐쇄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박대의 기자]
▲사진=신세계백화점
우리 우리 설날은 비대면, 정성가득 선물마저 없다면
유통가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설을 맞을 준비로 분주하다. 롯데백화점은 17일까지 모든 점포에서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인기 선물세트를 가장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로 한우는 10%, 굴비는 20%, 건강기능식품은 최대 7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코로나19로 올 설에도 고향 방문을 선물세트로 대체하는 수요가 늘며 비대면 선물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이번 사전예약 판매에서 지난해 추석 때 많은 고객에게 사랑받은 상품군인 한우와 건강기능식품 위주로 판매 품목 수를 10%, 물량을 30% 이상 확대했다.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찾는 고객이 많아지며 70만~90만원대 명품 한우 선물세트도 사전예약 판매를 통해 한정 수량으로 선보인다. 최근 높아진 집밥에 대한 관심을 고려해 유명 생산자 및 맛집과 연계한 상품과 홈술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 등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대표 상품으로는 `명품 한우2호`를 10% 할인한 53만1000원에 판매하며 `올가 행복사과·배 혼합세트 2호`는 30% 할인한 7만7000원, `영광법성포 굴비세트 5호`는 20% 할인한 24만원에 선보인다.
`의성마늘 로스팜세트`는 30% 할인한 2만9400원에 판매한다. 와인과 비타민 세트는 최대 70%까지 할인 판매한다.
매장 방문 대신 집에서 주문하려는 고객들을 위해 20일까지 롯데온 내 롯데백화점몰에서도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행사가 진행된다. 이번 설에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동시에 판매되는 상품을 대폭 늘렸으며 온라인 전용 상품 물량도 50% 이상 확대했다.
이재옥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은 "이번 설 사전예약 판매에서는 지난해 추석 인기 품목 물량을 집중적으로 늘렸고 특히 프리미엄 선물에 대한 니즈를 반영해 고급 선물세트도 사전예약으로 선보이게 됐다"면서 "미리 명절 선물을 준비하는 고객들은 사전예약 판매를 통해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귀한 분에게 선물하려는 마음을 담아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고향 방문 대신 선물을 전하는 고객들을 위해 프리미엄 축산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첫 명절인 지난해 추석에 고급 선물세트를 구입하는 고객이 늘면서 10만원 이상 축산 선물세트 매출이 2018년 추석보다 9% 신장했다.
롯데마트는 2021년 설 선물세트 콘셉트를 `2021년 희망 어게인, 설레는 그날`로 정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서로를 응원하며 희망을 줄 수 있는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지난해 3월 처음 선보인 한우 최고 등급 `1++9(투플러스 넘버나인)`은 올해도 판매한다.
2019년 12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한우 등급 세분화를 발표한 이후 롯데마트에서 판매를 시작한 제품으로, 전체 소고기 도축 물량 중 7% 정도만 나오는 희소성 높은 제품이다.
그중 `어나더 레벨 무항생제 지리산 순우한 한우 1++ No.9 세트 1호`는 등심, 채끝, 안심, 부채살 등 총 6구로 구성됐다.
사전예약하는 고객 대상 90세트 한정으로 59만원에 판매한다. 또 등심, 국거리, 불고기 등으로 구성한 `어나더 레벨 무항생제 지리산 순우한 한우 1++ No.9 세트 2호`는 사전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39만원에 준비했다.
제품에는 브랜드 스토리와 지리산 순우한 한우 명품인증이 기재된 리플릿을 동봉해 선물세트의 가치를 높였으며, 선물을 받는 고객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특징인 대한민국 0.1% 토종우 `호반칡소 한우 선물세트 1호`도 마련했다.
칡소 등심, 채끝, 안심 등으로 구성해 34만8000원에 판매한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소용량으로 포장한 한우 등심·채끝을 구성한 `한우 한끼 스테이크 세트`도 선보인다.
윤병수 롯데마트 신선2부문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고향에 가지 못하는 고객이 늘면서 프리미엄 선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귀한 분께 믿고 먹을 수 있는 최상의 맛을 선물해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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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시 관악구 신원시장 전경. 명절을 앞두고 장을 보러 나온 손님들이 보이지만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이다원 기자 leedw@)
비대면 명절ㆍ높아진 물가에 전통시장 한산…비대면 장보기로 돌파구 찾기도
“명절 앞둔 주말이면 발 디딜 틈 없이 시장이 꽉 차야 하는데…
귀성도 차례도 없는 ‘비대면’ 명절이 아쉽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가 훌쩍 다가왔다.
설날을 앞두고 찾은 전통시장은 명절 전 제수용품을 준비할 수 있는 마지막 주말임에도 비교적 한산했다.
명절 앞뒀지만 시장은 한산…매출 1위는 사과 아닌 딸기
명태전을 뒤집고 떡국용 떡을 포장하면서도 상인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상인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명절 분위기가 좀처럼 나지 않는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유지되면서 간소하게 명절을 보내는 가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악구 신원시장에서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조경선 씨(54)는 “주말 전 명절이면 원래 발 디딜 틈 없이 손님이 많아야 한다”며 “지난해 과일 작황이 좋지 않아 과일 가격도 3분의 1가량 오르면서 어려운 명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조 씨는 “통상 명절 전 주말에는 고향으로 내려가면서 과일을 사 가는 손님이 많았는데 올해는 고향에 가는 사람이 없다”며 “5인 이상 집합금지로 차례를 간소하게 지내거나 아예 지내지 않는 집도 많다”고 설명했다.
암사종합시장 과일 가게에서 일하는 전모 씨(29)도 “명절을 앞뒀다고 딱히 매출이 나아지지 않았다”며 “과일값이 많이 오르기도 했고 시장을 찾는 사람도 많이 줄었다”고 했다. 차례상에 올리는 과일로 사과나 배가 아닌 딸기가 매출 1위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할머니도 “비대면 설날”…‘고공비행’ 물가에 깜짝 놀라기도
전통시장을 찾은 사람들도 대부분 집에서 명절을 보낼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시 강동구에 사는 송모 씨(71)는 대구에 사는 언니와 ‘비대면’으로 설날 아침을 함께 보내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영상통화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기 시작한 송 씨는 “기술이 좋아져서 서로 고생도 안 하고 좋지 않나”라면서도 “아무리 그래도 직접 얼굴 맞대고 할 얘기가 많긴 한데…”라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아이 손을 잡고 시장에 방문한 정모 씨(33)는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하기 위해 전통시장을 찾았다.
그는 “이번 설엔 근교 나가기도 무서워 집에 있으려 한다”며 “시장도 생각보다 많이 북적이지 않아 마음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정 씨는 가족끼리 먹기 위해 명절 음식을 조금만 할 계획이다.
한껏 높아진 물가에 시장을 찾은 사람들도 많았다.
어머니와 함께 전통시장에 자주 방문한다는 박모 씨(27)는 “최근까진 물가가 올랐단 생각을 못 했는데 채소와 달걀 가격이 너무 올라서 놀랐다”며 “마트와 물가를 비교해봐도 시장이 1000원 차이는 기본으로 싸고, 깐 밤이나 깐 마늘처럼 인건비 들어가는 제품은 질도 더 좋아 시장으로 왔다”고 말했다.
비대면 장 보기로 어려움 타개…매장 대신 배달로 만나는 시장 음식
▲6일 오후 서울시 강동구에 위치한 암사시장에 전통시장 방문을 장려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이다원 기자 leedw@)
한편 비대면 명절을 타개하기 위해 ‘비대면’ 장보기에 나선 시장도 있다.
서울시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은 2019년부터 네이버와 손잡고 ‘전통시장 장보기’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플랫폼이나 놀장 앱을 통해 주문ㆍ결제하면 상인들이 제품을 물류센터에 모으고, 배달기사들이 집 앞까지 배송해준다.
명절 당일을 제외하고 전날까지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암사시장에서는 많은 상인이 바쁘게 비대면 물류센터를 오가고 있었다.
배송 수요가 높아지면서 처음 마련했던 물류센터 자리가 좁아져, 큰 사무실을 빌려 새로운 센터도 마련했다.
암사시장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김영주 씨는 비대면 장보기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김 씨는 “매장 매출은 많이 줄었지만, 비대면 주문이 늘어나면서 매출을 많이 잡아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강동구를 넘어 서울 전 지역에서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
다만 김 씨는 “다들 행복한 명절 맞이하시면 좋겠다. 시장이란 원래 손님들이 북적북적해야 하는 곳”이라며 “얇아진 손님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고 시장에서 많은 분을 맞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다원기자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완제품으로 판매 중인 명절 음식 투 고(TO GO) 상품 모습.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
코로나가 바꾼 설 상차림…대목 앞둔 남대문시장 텅 비었다
서울의 한 대기업에 다니는 홍모(42)씨는 올해 설에는 경기도 연천의 아버지댁을 홀로 찾는다. 아내와 딸은 서울 집에 그대로 있기로 했다. 홍씨는 7일 “장손인 아버지가 올해 설엔 차례를 안 지내겠다고 선언하셨다.
일흔 된 어머니는 ‘시집온 지 50년 만에 차례를 안 지낸다. 계탔다’고 하시더라”며 웃었다. 그는 “맏며느리인 어머니께선 명절이면 20인분의 상차림을 하셨지만 올해는 직계가족만 먹을 수 있을 만큼만 준비하신다”고 했다.
전통시장은 설 대목 실종에 울상
설날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방역조치인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적용되면서 차례를 포기하거나 제사상을 차려도 간소하게 준비하겠다는 추세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추석만 해도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은 귀성 자제였지만, 올해 설날은 가족 간에도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위반하면 과태료 10만원을 물린다.
코로나19의 강화한 방역지침은 설을 앞둔 제수 용품 시장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온라인에선 용량을 확 줄인 소량 상품이 잘 팔리고, 설 대목을 기대했던 전통시장은 발길이 끊기다시피해 울상이다.
전통시장 설 대목 '실종'
설 연휴를 앞둔 주말인 7일 서울 남대문 시장 한복 판매점에 아동 한복이 걸려있다. 업계에 따르면
남대문시장은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힌 이후 내수만으로 굴러가던 시장보다 타격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설 직전 주말인 지난 6일 찾은 서울 남대문시장은 오가는 사람이 별로 없어 시장통이 한산했다.
상점 앞은 썰렁했고 흥정하는 상인들의 목소리도 활기가 없었다. 만두나 도너츠, 호떡 등 먹거리를 파는 매대 앞에만 예닐곱명이 줄을 선 모습이 보였다.
시장 입구에서 유아 한복집을 파는 이모씨는 “예년 설이면 설빔을 사러 오는 손님 발길이 끊이지 않았는데 오늘은 오후 늦도록 열 댓명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축산물을 팔고 있는 조경옥씨는 “말그대로 대목이 사라졌다”며 “설 선물세트도 거의 안 나가서 죽을 맛”이라고 했다.
그는 “고기를 사가도 넉넉히 구입하는 손님은 거의 없고 대부분 조금씩만 사간다. 이 정도로는 이문이 안 남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서울특별시상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소재 전통시장은 2019년보다 적게는 20%, 많게는 80%까지 매출이 빠졌다.
편정수 상인연합회장은 “지난 한해 동안 코로나 직격탄을 맞아 임대료 내기도 힘든 곳이 많은데 방역지침이 강화돼 그나마 기대했던 설 대목도 전혀 살아나지 않아 걱정”이라고 했다.
설 상차림은 소용량으로 간소하게
코로나19로 비대면을 원하는 쇼핑객이 몰리는 온라인 쇼핑몰에선 간편식 설 상차림이나 소용량 판매 추세가 두드러진다.
온라인쇼핑몰인 SSG닷컴에선 최근 2주간 간단히 굽거나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 제수음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0% 늘었다. 동그랑땡·떡갈비는 355%, 모듬전은 120%, 소고기버섯잡채나 해물부추전은 160%씩 매출이 늘었다.
제수음식도 예년과 달리 소용량 상품이 잘 팔린다.
최근 2주간 한우국거리는 300g보다 150g짜리가 5배 더 많이 팔렸다.
양파도 2.5㎏보다 1㎏ 제품이 3배 넘게 잘 나갔다.
소용량 제수용품 선호. 그래픽=김은교 ki m.eungyo@joongang.co.kr
또 다른 온라인쇼핑몰인 마켓컬리에선 아예 완제품으로 판매되는 설 상차림 세트의 인기가 좋다.
잡채, 갈비찜, 모둠전 등을 한 데 모아 담은 명절 상차림 세트(10만원)는 지난 1일~4일 판매량이 전년 추석 동기간 대비 56% 증가했다. 수령일을 설 전날(11일)로 선택한 비중이 52%, 설 당일 오전(12일)도 48%나 된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코로나19인데다 가족도 적게 모이다보니, 일일이 장을 보러 다니기보다 간편하게 상차림을 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명절용 단품 음식도 전년 추석 때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동원그룹의 온라인몰인 더반찬의 프리미엄 차례상 세트(25만원) 판매량도 전년 추석 대비 20% 늘었다. 각종 제수음식과 과일 등 차례상 완제품을 설 전날 배송해준다.
마켓컬리의 명절 상차림 등 작년 추석 대비 판매 증가율.
그래픽=김은교 ki m.eungyo@joongang.co.kr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설 차례상 구매비용 조사 결과 전통시장에서는 26만7392원, 대형유통업체에서는 37만4370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보다 각각 15.8%, 17.4% 상승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달걀, 과일, 채소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물가도 오르고 차례도 간소하게 지내다보니 매장마다 소용량, 간편식 제품 가짓수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백민정ㆍ이병준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동원F&B '설 선물세트'(위), CJ제일제당 '비비고 풍성한 한상차림', 롯데푸드 '설 선물세트'
/사진제공=각 사
귀성 대신 한우 기프티콘…설날 선물세트도 '비대면·프리미엄
설날을 앞둔 식품업계가 비대면·프리미엄을 내세운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영향으로 지난 추석에 이어 이번 명절에도 귀성 대신 고급 선물을 준비하려는 소비자를 겨냥한 전략이다. 집밥·가치소비 트렌드에 맞춘 실속형, 친환경 선물세트도 확대했다.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번 설날 선물세트 키워드는 △비대면 △프리미엄 △집밥 △친환경 등으로 나뉜다.
식품업계는 코로나19로 변화된 명절 선물 소비 트렌드에 따라 다양한 구성의 선물세트를 줄지어 내놓고 있다.
식품업계는 비대면 소비를 겨냥한 온라인 판매를 더욱 강화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주요 온라인 유통채널 매출은 전년동월대비 20%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는 온라인 전용 선물세트를 확대하고 사전예약·대량구매 등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푸드는 온라인 판매물량을 지난 추석 대비 약 200% 확대하고, 온라인 전용 세트 2종을 추가했다.
동원F&B가 운영하는 동원몰은 명절 선물세트를 문자메시지로 전송할 수 있는 '기프티모아' 서비스를 운영한다. 동원몰에서는 최대 15% 할인, 경품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도 진행한다.
선물세트 구성은 취향에 따라 프리미엄과 실속형 모두 확대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고향을 직접 방문하는 대신 고급 선물을 준비하려는 소비자를 위한 프리미엄 선물세트부터 집밥 트렌드에 맞춘 실속형 선물세트까지 다양하다.
현대그린푸드는 김형석, 라진석 등 유명 셰프와 협업한 '세프가 만든 스테이크' 3종을 출시했다.
프리미엄과 집밥 트렌드를 모두 반영한 상품이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외식을 하지 않고 집에서 요리하는
가정이 늘어난데다, 간편한 조리법 등으로 스테이크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귀향을 자제하고 선물로 대체하려는 트렌드를 반영해 프리미엄 스테이크 선물세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집에서 해먹기 좋은 인기 HMR(가정간편식) 제품으로 구성한 선물세트 종류를 지난해 7종에서 올해 9종으로 늘리고 물량도 확대했다.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흑삼을 주력으로 한 '한뿌리 선물세트'도 준비했다.
친환경·지속가능성 등 가치소비를 위한 선물세트도 강화됐다. 동원산업은 '해양생태계 보호 인증(MSC)' 참치로만 구성된 참치회 세트 3종을 선보였다. 동원F&B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완전히 없앤 '노 플라스틱' 선물세트 2종을 출시했다.
CJ제일제당도 플라스틱 뚜껑을 없앤 '스팸 선물세트' 2종을 지난 추석에 이어 선보였다.
'백설 고급유' 선물세트는 모두 투명 용기로 바꿔 재활용이 용이한 제품으로만 구성했다.
올해 추석부터는 모든 스팸 선물세트에 뚜껑 없는 스팸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변화하는 트렌드와 높아지는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집밥'과 '실속', '친환경' 중심의 설 선물세트를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특별한 가치를 선물할 수 있는 제품을 지속 선보여 소비자 만족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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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매장에 설 선물세트가 진열돼 있다./홈플러스/
롯데마트
5인 모임 금지'로 친척들 질문 공세 피했다"⋯
'비대면 설날'을 반기는 사람들
지난해 취업문을 뚫지 못한 서울 소재 대학 졸업예정자 김모(27)씨는 최근 정부가 설 연휴에도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지침을 유지한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취업을 못해 부모님이나 친척들을 만날 생각에 눈 앞이 캄캄했는데, 가족 모임을 피할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김씨는 "당장 아무 소속도 없는 취업준비생 신분이 될 생각에 명절 기분이 전혀 들지 않는데 차라리 잘됐다"며 "취업을 하기 전까지는 ‘비대면 명절’이 계속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이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를 실시한다.
[사진=SSG닷컴 제공]
최근 정부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방역지침을 이번 설 연휴에도 유지하기로 결정, 친척들간 왕래를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이와 관련해 입시와 취업, 결혼 문제 등으로 명절 모임이 불편한 사람들은 "코로나 방역지침 덕에 친척들의 명절 잔소리를 피할 명분이 생겼다"며 반기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최근 성인남녀 1609명을 대상으로 설 계획 방문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는 ‘설날 친지 모임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불참 이유로는 ‘코로나 우려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86%)’이 가장 많았다.
이들이 명절 친지 모임을 기피하는 건 송곳 같은 친척들의 질문 공세 때문이다. 원하는 대학 진학에 실패해 재수를 하는 학생, 대학을 졸업했지만 취업을 못한 학생, 결혼을 하지 못한 미혼의 직장인들은 매년 명절 때마다 친척들로부터 쏟아지는 질문 공세에 곤혹을 겪는 일이 많았다.
이들을 힘들게 했던 건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이었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성인남녀 339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설 명절 친척들로부터 절대로 듣고 싶지 않은 말 1위는 ‘앞으로 계획이 뭐니?(29.1%)’였다.
이어 ‘취업은 언제쯤 할거니?(26.6%)’와 ‘나 때는 말이다(25.8%)’, ‘결혼·출산해야지(21.9%)’, ‘너희 회사(학교) 전망은 어떠니?(17.6%)’ 등이 뒤를 이었다.
디지틀조선일보
그러나 이번 설에는 코로나 여파로 친척간 왕래가 줄면서 명절 갈등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원 최모(43)씨는 "명절 때마다 결혼을 언제 할 건지 묻는 질문이 불편해, 부모님께는 친척들에게 회사 당직이라고 둘러대라고 말하고 도심 내 호텔을 예약해 명절을 보냈다"면서 "코로나 덕에 이번 설에는 맘 편히 집에 있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박모(30)씨는 "올해 나이가 서른인데 아직도 취업을 못했다는 따가운 시선이 불편해 중소기업이라도 알아봤지만 코로나 때문에 그마저도 어려웠다"며 "명절만 되면 왜 취업을 못했는지 묻는 친척들의 질문이 걱정돼 밤잠을 설쳤지만, 이번 설에는 좀 맘 편히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들도 이번 설에는 "명절 스트레스가 줄어들 것 같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주부 김모(49)씨는 "이번 설은 차례도 모여서 지내지 않고, 형님 집에서 음식을 온라인으로 주문해 온라인으로 다같이 지내기로 했다"며 "평소 같았으면 설 연휴 내내 음식을 만들고, 뒷 정리를 했어야 했을텐데 그런게 사라져서 너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1년에 한번 설날에 고향을 찾아 친척들을 만나 세배를 드리고 인사를 해야 하는 도덕적 책무 같은게 있었는데 코로나가 명분이 돼 그러한 부담을 없앤 건 맞다"면서 "이러한 만남 기피 현상은 코로나로 인한 영향이라기 보다는 사회가 개별화 되면서 친척간 정서적 공동체가 많이 약화된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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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쇼핑에서 1월 18일부터 2월 5일까지 전국 특산물을 최대 40%
할인하는 ‘2021년 설 선물대전’을 진행한다.
100년 前 설날 풍경… 세뱃돈도 격세지감
2020년은 세상 처음 겪는 코로나19로 인해 정신이 없었던 한 해였다. 그
래도 세월은 쉼 없이 흘러 새로운 한 해가 밝아왔고 이제 곧 설날이 다가온다.
세상이 아무리 힘들어도 명절은 명절이다. 100년전 설날은 어땠을까. 그 시절로 과거 여행을 떠나보자.
일제(日帝) 강점기 민족의 명절 설날은 숱한 수난을 당했다. 일제는 양력설을 강요했고 음력 설은 쇠지 못하도록 막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민초들은 일제 저항과 전통 중시의 마음으로 음력설을 쇘다. 평소엔 식민지의 우울함이 자욱했지만 설날 즈음이 되면 명절 분위기로 들썩였다. 1921년 2월 10일자 매일신보의 '음력 정월의 번화한 시중(市中)'이란 기사를 보면 당시 모습이 잘 나와 있다.
"아침부터 시중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인산인해를 이루어 복잡하다. (중략) 밤 열두시가 지나도록 거리거리에 취한 흥을 못 이겨 노래를 부르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아 전차마다 만원이요, 길가마다 우뚝우뚝 선 것이 모두 사람뿐이다.
사람들은 밤이 너무 짧음을 한탄하는 듯, 집에 일찍 돌아가기를 주저한다. 여흥이 미진하다 하여 친구의 집을 다시 찾아 토주(討酒;술을 억지로 달라고 하여 마심)하는 사람도 많다. 이 날은 어쨌든지 주야를 물론하고 시중은 참으로 파천황(破天荒;새로운 세상을 만듬)의 대활기를 띠어 양춘(陽春)의 기쁨이 처처(處處)에 가득하더라."
총독부의 양력 사용 강요에도 이처럼 조선인은 여전히 설을 쇠고 있었다. 거리에는 갖가지 세찬(歲饌)을 이고 지고 다니는 사람들로 붐볐다. 1926년 2월 14일자 동아일보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려있다.
"천재지변이 거듭 일어나 조선 천지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놓은 을축년(乙丑年)이 지나고 새 희망의 큰 기대로 맞이하는 병인년(丙寅年)의 설 명절은 전례 없이 활기를 띤다.
서울 북촌 거리는 수일 전부터 갈비, 꿩, 귤, 술병 기타 각양각색의 세찬을 이고 지고 다니는 남녀노소로 때 아닌 장터를 이룬다. 귀여운 아이들의 손을 잡고 설빔을 장만하고자 옷가게, 신발가게로 부녀자들은 분망하고 섣달그믐이라 하여 한 해 동안에 남에게 진 부채와 꿔주었던 채권을 정리하고자 왔다 갔다 하는 남자들이 많아진다."
여기에서 '세찬'이라 함은 설날 가족들이 먹거나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음식을 가리킨다.
그런데 나열된 세찬 중에서 꿩이 왜 들어 있을까? 당시 꿩고기는 쇠고기보다 국물을 만드는 데 훨씬 많이 쓰인 재료였다.
노동력을 제공하는 소보다 꿩은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가격도 쌌다.
그래서 육고기가 필요하면 닭보다 꿩이었고, 국물을 내려면 쇠고기보다 꿩고기였다.
하지만 식용을 위해서 소를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하면서 꿩고기보다 쇠고기가 떡국 국물을 만드는 데 더 자주 이용되었다.
또한 설날을 맞아 사람들은 극장을 찾던가 윷놀이를 하면서 여흥을 즐겼다.
다음은 1921년 2월 9일자 매일신보에 게재된 '정월(正月)의 연예계'란 기사다. "음력 정월 초하루 날부터 초닷새 날까지 단성사 활동사진관에서 직수입한 걸작 사진으로 주야 흥행을 한다는데, 연속사진 '침묵의 비밀'은 물론이요 기타 5개의 문예사진 등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고 하더라." 이틀 후인 11일자 매일신보에는 '시민척사회(擲柶會, 윷놀이 대회), 해동관에서'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인다.
"해마다 음력 정초를 만나면 예로부터 내려오는 윷을 놀아 정초의 활기를 돕던 바, 시내 해동관이 정성을 다하여 시민척사대회를 오는 13일 정오부터 해동관에서 개최한다는데, 정원은 100 명이요 회비는 3원인 바, 12일 정오까지 신립(申立;신청)함을 바란다 하며, 아무쪼록 이러한 장쾌한 놀음에 무한한 흥미로 다대(多大)히 찬성하여 다투어 참가하기를 바란다는데, 승부에 의하여 상품의 수여까지 있다고 한다."
세배 역시 설날에 절대 빠지는 않는 것 중 하나다. 아이들은 세뱃돈 받을 생각에 설레였다. 돈은 한자로 전(錢)이라고 쓴다. 즉 창(戈)이 두 개나 달린 것이다. 그래서 잘 쓰면 복이 되지만, 잘못 쓰면 자신을 해치는 창이 된다.
1936년 1월 29일자 매일신보에 충격적인 기사가 실려있다. 제목은 '세뱃돈 뺐었다고 16세 소년이 액사(縊死;목을 매어 죽음)'다.
"함흥부에서 음식점을 하는 김봉기씨의 장남 김송학(金松鶴, 제1공보 5학년·16세)군이 함흥부에 사는 친척 최모 씨로부터 설날 세뱃돈으로 1원을 받았는데, 학송의 아버지가 아이들에 돈을 주면 못 쓴다고 하여 세뱃돈 1원을 빼앗았다는데, 학송군은 아버지를 원망한 나머지 목을 매 자살하였다고 한다."
세뱃돈에 대해 훈계하는 기사들도 많이 보인다.
1932년 2월 5일자 조선일보 기사다. "어른들이 가는 곳마다 세배 절을 하는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 아이들이 병이 들고, 또 어른들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세배를 다니게 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위하여 '다리의 기운이 있는 대로' 세배를 다니게 된다.
따라서 돈 대신 장난감 같은 것이나, 아니면 아이들에게 실용적인 물품을 주도록 해야겠다.
돈을 주게 되면 아이들끼리 노름을 하며 딱총이나 화약 같은 것을 사 가지고 함부로 놀다 집에 화재가 일어나는 일도 많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세뱃돈을 받아 다른 짓을 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1933년 2월 25일 매일신보에는 '세뱃돈을 만주로, 조국을 위하는 군대와 동포에게'라는 제목의 기사가 게재되어 있다.
"경성부내 어의동 공립보통학교 1학년 유현태(劉鉉泰·8세)군이 설날 받은 세뱃돈 1원을 보내오면서, 설날을 반갑게 맞지 못하는 만주에 있는 가난한 동포에게 50전을, 나머지 50전은 군대에 보내달라는 편지와 함께 동대문경찰서에 보내 왔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번 설날 명절에는 귀향객이 줄고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모임이 많아질 것이라 한다. 비록 코로나19로 온 가족이 다 모일 수 없다 해도, 100년 전에도 그랬듯이 마음이 다 함께 하는 설날이 되시기를 기원한다.
[송종훈의 근대뉴스 오디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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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노동자들이 물품을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서영 기자 chsy1103@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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