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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특별법 통과로 탄력붙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까지는 '첩첩산중'

 

 

 

 

가덕신공항 예상 조감도. 사진=부산시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방문,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예비
후보 등과 가덕신공항 건설추진 예정지를 둘러보고 있다. 2021.01.21. yulnetphoto@newsis.com








김영은 기자

 

 

 

 

 

 

 

[그래픽] 동남권 신공항 건설 추진 일지(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26일 논란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이 본격적
으로 속도를 내게 됐다.
0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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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부·울·경 의원들 “가덕신공항을 엔진 삼아 동남권 메가시티로”


‘특별법 통과 감사’ 공동 친전…
‘가덕신공항, 이건 이렇습니다’ 자료집도 배포

[부산·경남=일요신문] 더불어민주당 부산·울산·경남 국회의원 7명이 “가덕신공항을 엔진으로 삼아 동남권 메가시티를 꼭 성공시키겠다”고 함께 다짐했다.
부산지역 박재호·최인호·전재수 의원, 울산의 이상헌 의원, 경남지역 김두관·민홍철·김정호 의원 등은 지난 3일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가덕신공항특별법 본회의 통과에 감사 인사를 담은 공동 친전을 보내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의원들은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2002년 김해 돗대산 중국 민항기 충돌 대참사 19년 만에, 노무현 대통령이 안전한 동남권 건설을 추진한 지 15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되어 감개무량하다”며 “가덕신공항을 동남권 메가시티의 관문공항이자, 국가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더불어민주당 내에 설치될 가덕도신공항 특위에 적극 참여해 여와 야, 국회와 정부, 부·울·경 각계각층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등 가덕신공항이 신속하게 건설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아낌없는 성원과 지지를 당부한다”고 전했다.
의원들은 친전과 함께 가덕신공항 건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집 ‘가덕신공항, 이건 이렇습니다’을 제작해 배포했다. 

의원들은 가덕신공항특별법이 통과되기까지 여러 가지 논란과 우여곡절을 거쳤기 때문에 논란이 없을 수는 없지만 성공적인 신공항 건설을 위해서도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오해와 문제제기는 바로 잡아야 하기에 자료집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자료집은 특별법안 논의 과정에서 부산시가 정리한 설명자료를 바탕으로 크게 1부와 2부로 재구성하였다.

제1부에서는 가덕신공항에 대한 일곱 가지 팩트체크(Fact Check)를 다뤘다.
△안전성 △시공성 △운영성 △환경성 △경제성 △접근성 △항공수요 등 가덕신공항에 대한 7개 항목의 사실관계를 정확히 체크하는 형식으로 된 자료로 가덕신공항이 왜 경제성이 높고 안전하며 접근성도 뛰어난지 그 근거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제2부에서는 가덕신공항 건설을 둘러싸고 그동안 제기됐던 25가지 질문을 담았다.
‘정치적 결정론’등 동남권 신공항 입지 결정 과정의 문제제기부터, 가덕도가 왜 신공항으로서 적절한 곳인지, 공사기간이나 안전성 및 환경훼손 등 건설 과정과 관련된 질문, 그리고 관문공항의 필요성과 운영과정에 대해 품을 수 있는 합리적인 문제제기까지 폭넓게 구성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 일요신문(www.liyo.co.kr), 


 






신공항 건설이 추진되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와 부산항신항.(사진-연합뉴스)

 

 

 

특별법 통과로 탄력붙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까지는 '첩첩산중'

예타 면제, 선거 노린 졸속 입법 비판 확산
안정성, 환경성 논란도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하 가덕도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순항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겨낭한 포퓰리즘 공항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데다 공항의 경제성·환경성 관련 논란이 크기 떄문이다.
5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필요한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면제하고 사전타당성 조사도 간소화할 수 있는 내용의 가덕도특별법이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고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신규 사업’에 대해 예타를 실시하고 있지만 특별법 통과로 이를 건너 뛸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당정은 2024년 초에는 가덕도신공항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3일 최고위원회 브리핑에서 “사전 타당성 조사를 가급적 추석 이전에 완료하고 올해 내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추진하겠다”며 “문재인 정부 안에 기본계획을 수립해 2024년 초에는 착공하는 로드맵을 갖고 당 특위가 정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건설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특별법이 입법 추진 과정부터 졸속 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동남권 신공항 사업은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처음 검토 됐다.
이후 가덕과 밀양이 경쟁하다 5년전 박근혜 정부에서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절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부산·경남에 반대가 계속됐고 결국 지난해 11월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 확장안을 사실상 백지화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동남권신공항추진단을 구성하고 가덕도신공항 건설 추진을 가속화했다. 

이를 두고 대형 국책사업을 선거에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입지 선정 과정 없이 가덕도를 공항 예정지로 못 박은 것부터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앞서 2016년 동남권신공항 후보지 선정 당시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연구용역에서 가덕도는 김해신공항과 밀양 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의 투자 비용 대비 효용을 따질 경우 예타의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특별법이 필요한 경우 예타를 면제할 수 있다는 특례 규정을 담고 있으나 강제조항이 아니기 떄문이다. 
국토부가 지난달 초 특별법 심사과정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전달한 보고서를 보면 가덕도 신공항이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사업비 28조 6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또 국토부는 2056년 부산의 국제선 여객 수요가 4604만명이 될 것이라는 부산시의 항공 수요 전망도 비현실적이라고 내다봤다.
안정성도 무시할 수 없다. 국토부는 이미 해당 보고서에서 진해비행장 공역 중첩 등의 이유로 위험성이 증가하고 가덕도신공항을 기존 김해공항과 동시 운영할 경우, 운항 중인 항공기의 김해 돗대산 추락 위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시공 측면에서도 깊은 바다를 매립해 건설하는 공항이기 때문에 부등침하(땅이 고르지 않게 가라앉는 현상) 등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의 반대도 가덕도 신공항 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해양 매립으로 생물다양성, 보호 대상 해양생물 서식지 등으로 보전 가치가 높은 해양생태도 1등급 지역이 훼손돼 환경단체의 반발이 예상되기 떄문이다.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들은 가덕도 특별법 통과에 우려를 나타낸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예타에 대한 특례 조항을 담았다는 점에서 국책사업에 대한 경제성 평가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나쁜 선례가 됐다"며 "가덕도 특별법은 역사상 최악의 국책 사업 추진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국토부가 추정한 가덕도 신공항 총비용은 28조6000억원에 이르나 그간의 국책사업으로 미뤄볼 때 그 이상이 들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엄청난 사업을 비전문가 집단인 국회에서 강행하는 것은 후대에 죄를 짓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항공부문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계획도 없는 상태에서 가덕도신공항은 활주로 건설을 위한 대규모 매립으로 주변 생태계를 크게 훼손할 수밖에 없다"며 "예타 면제와 같은 절차적 정당성 훼손까지 무릅쓰며 급하게 특별법을 처리하려는 것은 4월 재‧보궐 선거를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leehyunzoo12@ilyoeconomy.com

 

 

 

 

 

 

왼쪽부터 김두관, 김정호, 민홍철, 박재호, 전재수, 최인호, 이상헌 민주당 의원. 국회 홈페이지







▲ 자료 : 리얼미터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가덕신공항은 과연 나쁜 결정인가?' 25가지 쟁점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지난달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가덕신공항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부울경남 국회의원 7명은 '가덕신공항, 이건 이렇습니다'라는 자료집을 내고 집중 반박에 나섰다.
이곳에 실린 25개 쟁점을 요약한다.

1. 김해신공항 백지화는 보궐선거용인가?

="아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수요 발생 이전부터 일정대로 추진해 선거와 무관하다.
2019년 6월 김해신공항 문제를 총리실로 이관하는 데 부울경과 국토부가 합의했고 보권선거 사유는 지난해 4월 발생했다"


2. 대구, 경북의 동의없이 가덕신공항 추진은 불가하지 않나?

="대구, 경북은 국무총리실 검증위원회의 검증방식과 원칙 등 구성 과정에 적극 참여했는데도 '김해신공항 백지화'라는 결과를 부정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타당성이 없고 지역 이기주의에 불과하다"


3. 2016년 사전타당성 입지 순위 적정하지 않았나?

="2016년 최종 공항 후보지는 김해, 밀양, 가덕 순이었다.
하지만 가덕 입지의 장점은 과소 평가하고 단점은 과대 평가돼 합리성이 결여됐다.
당시 정치적 고려도 입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4. 김해신공항 '불가'라는 게 곧 가덕신공항 건설인가?

="총리실 검증위원회에서 객관적으로 검증한 결과 김해신공항은 부적정하고 장애물 절취 등의 이유로 밀양을 제외하면 사실상 영남권 유일한 입지는 가덕도다"

5. 검증위 결론은 김해신공항 백지화가 아니다?

="사실상 백지화가 맞다.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은 모든 분야에서 문제점이 확인됐으며 수정 또는 보완이 불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김해신공항 입지 여건상 공항 확장 불가, 심야운행 불가, 조류 대체서식지 조성 불가 등이 그 이유다"



6. 국토부 상위계획의 미반영 사업을 특별법으로 추진해도 되나?
="해도 된다. 특별법으로 제정하면 국토부는 상위계획인 국토종합계획에 반영하기로 했다.
김해신공항 건설안도 상위계획인 제4차 국토종합계획에 미반영상태로 추진됐다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서야 국토종합계획에 반영된 바 있다"
7. 실시설계와 시공 병행은 가능하나?

="실시설계와 시공 병행 사례는 새만금 신항 북측방파호안과 관리부두 축조공사, 혁신원자력연구단지 구축공사 등 다수 있는 만큼 가덕신공항에도 적용 가능하다"

8. 입지 결정이 되지 않은 사업에 대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한가?

="가덕 후보지는 적법절차인 사전타당성조사를 통해 선정된 최적 후보지 중 하나였다.
국토부가 가덕신공항 건설을 조기에 추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9. 가덕도는 수심과 연약지반이 깊어 공항건설이 부적정하지 않나?

="가덕신공항 여건과 비슷한 국내외 해상공사 사례 다수 있어 부지조성에 문제 없다.
가덕도는 45m 연약지반 아래 기반암이 있어 침하도 제한적이며 기술적으로 관리 가능하다"


10. 대규모 해상 매립 등 어려운 공사로 공사기간이 늘어나지 않을까?

="아니다.
해상공사 사례는 다수 있고 패스트트랙 적용하면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이전에 개항이 가능하다"


11. 해상매립으로 사업비가 과다 책정되지 않을까?

="아니다.
해상매립을 75%에서 43%로 최소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가덕신공항 사업비는 7.5조 원이면 된다"


12. 사업타당성 위해 가덕신공항 규모 축소하나?

="그렇지 않다. 7.5조 원의 사업비로 가덕신공항은 김해신공항보다 충분한 공항시설을 확보할 수 있다.
활주로 길이는 3.5km이고 계류장도 65개 확보하는 등 김해신공항(활주로 3.2km, 계류장 58개)보다 좋다"


13. 가덕신공항 건설 과정에서 환경피해 심각하게 발생하지 않을까?

="아니다. 해상 매립을 축소하고 각종 문화재를 최대한 보존하는 등 환경피해 최소화할 수 있다"

14. 가덕신공항은 태풍 등 자연재해에 취약하다?

="태풍과 월파에 대비한 호안 구축으로 침수 등 자연재해에 안전한 공항 건설할 계획이다"

15. 접근성 불리하고 추가 사업비 들지 않나?

="아니다.
부울경 어디에서나 60분 내 접근이 가능하며 이미 추진 중인 교통 사업도 있어 가덕신공항은 7.5조 원이면 건설 가능하다"


16. 비행기가 가덕수도를 통항하는 선박과 충돌한다?

="아니다. 가덕수도를 지나는 선박 보다 항공기의 비행경로와 장애물 평가표면이 더 높다.
가덕신공항 이‧착륙 항공기와 가덕수도 입‧출항 선박과는 간섭 없어 안전 확보 가능하다"


17. 진해와 가덕 등 공역중첩으로 안전사고 위험하지 않나?

="아니다. 진해비행장 공역 중첩에 따른 ATS 관제소간(김해-가덕-진해) 협조해서 운영하면 된다.
필요시 군과 협의후 진해공역 조정 운영 방안 등도 있다"




자료집 일부. 김정호 의원실 제공

18. 코로나 영향으로 항공 수요 감소, 별도 수요조사부터 다시 해야 하지 않나?
=아니다. 가덕신공항의 수요는 과거 3차례 항공수요 조사 내용을 활용해 보완가능하므로 별도 수요 재조사 불필요하다"

19. 국제선만 이전해 환승불편 등 공항 운영에 비효율적이다?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나리타-하네다, 히드로-게트윅 등 복수공항 운영사례 다수 있다"

20. 특별법 제정이 적법했나?

="적법했다.
가덕신공항 특별법에 제기된 부처 검토의견을 최대한 수용했고 기존 법질서와 절차를 존중했다"


21.정권이 바뀔 때마다 동남권 신공항 정책이 바뀐다?

="그렇지 않다. 부울경과 국토부 합의에 따라 구성된 검증위원회의 기술적 검증결과로 김해신공항이 사실상 백지화 된 것이지 정권변경에 따른 정책 변경이 아니다"

22. 영토가 좁은 나라에서 관문공항이 2개나 필요할까?

="필요하다. 가덕신공항은 영남권 항공수요 처리를 위해 그동안 추진해왔던 김해신공항의 대안입지다. 이미 충분한 수요가 예측돼 정부 항공정책에 반영된 사업이다"

23. 예산낭비로 고추 말리는 공항 짓는 것 아닌가?

="국내 무안과 양양 공항 등 소규모 지역공항과는 비교가 불가하다.
충분한 흑자를 내고 있는 김해공항은 포화상태로 영남권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은 기존 연구에서 수차례 확인됐다"


24. 지금에서 가덕도가 최선인 이유는?

="검증위원회에서 객관적으로 검증한 결과 김해신공항은 부적정하다고 나왔다.
김해신공항 계획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으며 동남권신공항 유일한 입지 대안은 가덕도다.
밀양은 장애물 절취 등의 문제로 공항 입지에 부적절하다"


25. 동남권 메가시티와 가덕신공항 관계가 있나?

="있다. 가덕신공항 건설은 동남권 메가시티 코어 시설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조건이다.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생상효과 88조 원, 부가가치 37조 원, 취업효과 53만 명이다"


tak@cbs.co.kr

 

 

 

 

 

 

문재인 대통령이 2월25일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를 어업지도선을 타고 시찰하며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청취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어업지도선을 타고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시찰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대통령의 가덕도 방문, 아직은 ‘무풍無風’ [배종찬의 민심풍향계]


‘태풍일까, 역풍일까’ 초미의 관심사 된 대통령 고향 방문
민심의 큰 변화는 감지 안 돼


문재인 대통령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통과 하루 전에 부산을 방문했다. 물론 가덕도를 빠트리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가덕도 방문으로 4월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부산 지역의 판세는 뒤집어졌을까.
아니면 대통령의 선거 전 방문에 반발한 야권 지지층이 오히려 더 결집하는 역풍으로 작용할까.


문 대통령은 2월25일 부산을 방문했다. 전격 방문은 아니고 예정된 일정이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어떤 정치적 의미가 있을까.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대선 때 부산 지역에서 후보들 중 가장 많은 득표를 했다.
울산에서도 최다 득표였고, 경남만은 아슬아슬하게 최다 득표 자리를 경남지사 출신이었던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홍준표 후보에게 내주는 정도였다.


부산은 문 대통령의 출신 지역이다.
대통령으로서 임기 마무리를 성공적으로 하는 데 부산 여론은 중요하다.
고향 주민들이 문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다면 국정 평가는 반감된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도 PK(부산·울산·경남)

민심은 중요하다.
지난 대선에서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민주당 후보로는 처음으로 부산에서 승리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부산이 전통적 텃밭이므로 결코 놓칠 수 없는 선거다.
4월 보선을 한 달여 앞두고 부산 민심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가덕도,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듯

먼저 부산을 포함한 PK 지역의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에 무게가 실린다.
여론조사마다 다소 다른 결과가 있기도 하지만, 한 조사기관의 PK 지역 지지율 추세를 보면 국민의힘이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 정서에 더해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실망이 배경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PK 지역 정당 지지율 조사 추이(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를 보면, PK 지역 정당 지지율은 극적인 변화를 거듭해 왔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했던 지난해 총선 직후 PK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0%를 넘었다.
대통령의 부산 및 가덕도 방문이 있었던 2월22~26일 정당 지지율에서는 국민의힘이 더 높게 나타났다.

국민의힘 39%, 민주당 27.6%로 나타났다(그림①). 대통령이 부산을 방문했지만 민주당 지지율에 탄력이 붙지는 않았다.
부산의 정치적 구도는 아직은 ‘정권 안정’보다 ‘정권 심판’ 쪽에 더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통과에 따른 ‘여당 수혜 효과’는 있는 것일까.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당 주도로 특별법이 통과되었고, 대통령까지 방문하면서 여당 후보에게 힘이 실리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 특별법이 여당 후보에게만 힘이 실리는 결정적 이슈는 아니다.
왜냐하면 국민의힘 후보나 당 차원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적극적으로 찬성하기 때문에 후보 사이에 차별화되기 어렵다.


리얼미터가 뉴시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12월28~30일 실시한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를 물어보았다. 전체적으로 찬성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민주당 지지층은 10명 중 7명이 넘는 응답자가 찬성 의견이었고, 국민의힘 지지층은 절반 이상이 찬성 응답으로 나타났다(그림②). 민주당 지지층에서 찬성 의견이 더 높지만 국민의힘 유권자들도 이미 지난해 말부터 찬성 의견이 반대보다 더 높은 결과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으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대한 주목도는 높아졌지만 후보의 선거 유불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장 선거 판세, ‘50대’와 ‘서부권’에 달려

한 달 남짓 남은 부산시장 보선 판세는 ‘50대’와 ‘서부권’ 민심에 더 달려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산은 다른 지역과 정치 지형의 온도차가 존재한다. 같은 영남권이지만 TK(대구·경북) 지역과도 큰 차이가 있다.
문 대통령이 부산 출신이라는 점에서 기대감과 ‘정권 안정’ 심리가 작동하지만, 보수적으로 ‘정권 심판’ 정서가 강하게 깔려 있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50대 표심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더 각별하다.
전국적인 선거가 아니고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50대는 비교적 다른 연령대에 비해 투표에 더 적극적이다.
50대 중반을 기준으로 진보와 보수 성향이 교차하기 때문에 50대 지지를 어느 후보가 더 많이 가져가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는 좌우된다. 지역적으로는 서부권이다.

부산의 서부 지역은 낙동강에 가까워 이른바 ‘낙동강 벨트’로 불린다. 부산의 다른 지역에 비해 민주당의 경쟁력이 더 나타났던 곳이기도 하다.
서부권은 강서구·서구·북구·사하구·사상구·부산진구·영도구 등이다.

강서구와 북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던 곳이고, 사상구는 문 대통령의 국회의원 지역구였던 곳이다. 부산진구는 김영춘 민주당 후보의 국회의원 지역구였다.

리서치앤리서치가 부산MBC와 KBS부산의 의뢰를 받아 지난 2월21~22일 실시한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양자대결에서 누구에게 투표하겠는가’ 물어보았다.

50대에서 민주당 김영춘 후보 36.6%,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49.4%로 나타났다. 서부 권역인 강서낙동권(강서구·사상구·사하구·북구)에서 김 후보는 33.8%, 박 후보는 44.9%로 나왔다(그림③). 양자대결 조사에서 특히 50대와 서부권역에서 김 후보가 박 후보에게 밀리고 있지만, 선거 때까지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는 후보가 주인이 아니라 유권자가 주인이다.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각 정당과 후보는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오는 4월 실시되는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부산 시민을 위한 선거다.
2월25일 문 대통령이 부산을 방문했지만, 유권자들의 표심에 결정적인 변화는 감지되지 않는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었지만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으로 작동하지도 않는다.

가덕도 신공항 이슈가 선거의 핵심 이슈지만 투표할 후보를 선택하는 결정적 이슈는 아니다.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국회의원 선거를 참고한다면 ‘정권 심판’과 ‘정권 안정’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가 더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

부산시장 선거의 더 큰 변수는 디테일에 있다.
‘50대’와 ‘서부권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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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비가 내리던 지난 1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예정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대항전망대.
가덕도 주민이 내건 공항 건설 반대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이신영 영상미디어기자



가덕도 주민들 "고마해라! 대통령도 사람보다 공항이 먼저더라


선거용 공항 논란
가덕도를 가다
“가덕공항 고마해라! 가덕 주민 신물 난다!”
지난 1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의 대항전망대엔 거센 비바람이 불고 있었다.
전망대 곳곳에 붙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 반대 현수막이 격렬하게 나부꼈다.
길가에 세워둔 차가 흔들릴 정도였다.
곳곳에 안개도 자욱했다.

전망대를 지키던 한 가덕도 주민은 “여기는 비가 조금만 와도 태풍 같은 바람이 불고 안개가 메뚜기 떼처럼 깔리는 동네”라며 “이런 데서 비행기가 뜨고 내릴 수 있겠느냐”고 했다.
대항전망대에선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가덕도 신공항 예정 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공항이 들어서면 통째로 없어질 대항마을이 거기 있었다.

인구 400명 남짓의 작은 어촌 마을 주민 대부분이 여기서 나고 자란 이들이다. 대구와 숭어가 이 대항마을 특산품이다.
대를 이어가며 어부를 하고 있다는 대항마을 주민 김상수씨는 “대항 대구는 조선시대부터 임금님 수랏상에 올리던 대구”라며 “태풍과 싸워가며 대구와 숭어를 잡아 부산 사람들 저녁 반찬 책임지고 번 돈으로 자식들 대학까지 보냈다”고 말했다.
부산 시민들은 신공항을 반기지만, 대항마을 주민들은 평생 일궈온 삶의 터전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지난 한 달간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이낙연 민주당 대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정치인들이 앞다퉈
가덕도를 찾았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추문으로 사퇴한 뒤 오는 4월 치러지는 보궐선거에서 가덕도 신공항 문제가
최대 이슈가 된 탓이다.

선거 승리에 혈안이 된 여야가 합심해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까지 통과시켰다.
10여년 넘게 말만 무성하던 공항이 성큼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은 물론, 가덕도에 온 여야 정치인 중 누구도 대항전망대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대항마을은 찾지 않았다.
공항이 들어서면 살아온 마을은 물론 평생 직업까지 그만둬야 할 사람들에게 위로 한마디 건네지 않았다.
대항마을 주민 황영우씨는 “한 달 동안 정치인 코빼기도 못 봤다”며 “그 사람들한테야 공항이 먼저지 여기 사람이 먼저겠냐”고 말했다.






 

가덕도 공항 부지로 포함된 대항마을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민주당 행사 방해할까 양동작전?
2일 오후 2시, 대항마을 북쪽에 있는 천성항(港)에서 민주당은 부산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대회를 열었다.
천성항은 공항 건설 부지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배후지로 개발될 거란 기대로 땅값이 들썩이는 곳이다.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물론, 이낙연 대표까지 경선대회 현장을 찾았다.

이 대표는 “부산의 역사는 신공항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며 “8년 안에 공항을 완공시킬 것”이라고 했다.
김영춘·변성완·박인영 등 경선에 나선 후보들도 입을 모아 신공항 이야기만 했다.




 

지난 2일 부산 가덕도 천성항의 한 카페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선출 경선대회 현장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방문한 모습./ 김동환 기자




같은 시각 대항마을 어촌계 사무실을 민주당 부산시당 소속 고위 간부 2명이 방문했다.
당 대표까지 참석하는 시당 차원의 중요 행사가 치러지고 있을 때 고위 간부 2명이 이곳을 찾은 일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었다.
대항마을 주민들의 공항 건설 반대 여론을 청취한다는 명분이었다.
대항마을 어촌계·청년회 등 주민 대표들이 민주당 측에 끈질기게 면담을 요청해 이뤄진 것이다.

한 주민대표는 “지난달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대항전망대에 왔을 때 우리가 시위하겠다고 하니까 민주당 사람들이 ‘시위를 자제해주면 면담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해서 만들어진 자리”라고 했다.
주민 대표들은 이 간부들에게 “우리 주민들은 공항 건설에 결사 반대한다” “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민주당 정치인들 중 책임 있는 사람 누구도 우리 마을에 찾아온 적이 없다”, “몇십 년간 살아온 곳을 송두리째 잃어버리게 됐는데 보상 몇 푼 쥐여 주면 끝이냐”는 등 불만을 쏟아냈다.
민주당 간부들은 “여러분 이야기를 충분히 전달하겠다” 정도의 대답 외엔 별다른 말 없이 1시간 정도 있다가 돌아갔다.

비슷한 시각 민주당 경선대회가 끝났지만 이 대표와 시장 후보들 모두 이번에도 대항마을을 찾지 않았다.
뒤늦게 경선대회가 열렸다는 사실을 안 주민 이모씨는 “우리가 경선대회장 찾아가서 ‘깽판’ 놓을까 봐 미리 양동작전 쓴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대항마을 주민들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대항마을과 함께 공항 부지에 포함된 외양포항(港)에 사는 한 주민은 “찍소리라도 내야 보상 한 푼 더 받을 수 있을 거란 속셈이니 저러는 것 아니냐”며 “어민 몇 명이서 온 나라와 부산 시민들이 바라는 수십조짜리 사업을 무슨 수로 막느냐”고 했다.
기자가 만난 가덕도 주민 중에는 “보상 문제만 해결되면 공항이야 무슨 상관이냐”는 식의 말을 하는 이도 여럿 있었다.
가덕도 수달을 위한 투쟁은 없다?
정치인만 무관심한 건 아니다. 이런 유의 대형 개발 사업이 시작되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에 나서는 각종 시민단체들도 이번에는 잠잠한 편이다.
보수 정권 때 벌어진 각종 건설 사업마다 반대에 앞장서던 환경단체들이 대표적이다.
가덕도 공항 예정 부지는 현행 환경법상으로는 개발이 불가능한 곳이다.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 6곳, 녹지자연도 8등급 이상 지역 3곳이 있다.
특히 천연기념물 179호인 철새도래지가 포함돼 있고, 곰솔군락, 동백군락 등 자연적 가치가 높은 지역이 대부분이다.
가덕도 일대는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330호 수달이 출몰하는 서식지이기도 하다.

대구와 숭어, 쥐치 등 어족 자원도 풍부하다.
공항이 들어서면 이 모든 자연 자원이 파괴될 수밖에 없다
.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도 환경영향평가 절차는 면제하지 않았다.
그만큼 환경적 가치를 무시할 수 없는 곳이다.









가덕도 곳곳에 공항 건설 반대 현수막이 붙어있었지만, 환경단체에서 내건 현수막은
보이지 않았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하지만 2일 현재까지 대항마을 주민들로 꾸려진 ‘가덕도 신공항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측에 연대 투쟁을 제의해온 단체는 한 곳도 없다고 한다.
실제로 기자가 가덕도 전체를 차로 둘러봤지만 환경단체에서 만든 공항 건설 반대 현수막이나 대자보는 발견하지 못했다.

지난달 25일 환경운동연합 등 부산·경남지역 환경단체 회원들이 부산시청 광장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반대하는 집회를 연 것이 전부였다.
비대위원장을 맡은 황영우씨는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아직 ‘도와주겠다’고 제안해 온 곳은 없다”며 “부산 강서 지역은 철새도래지나 늪지 같은 환경 자원이 많아서 강성 환경 단체가 많은데 우리에겐 왜 이리 무관심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모씨는 “천성산에 터널 지을 땐 도롱뇽 하나로 그 난리가 났고, 제주도엔 안보에 필요한 해군 기지 짓는다는데도 구럼비 바위 지킨다며 구름떼처럼 몰려갔던 사람들이 이번엔 다 어디 갔느냐”고 말했다.
전국철거민연합회 등 재개발 사업 현장에 개입해 원주민들의 생존권 등을 명분으로 투쟁을 벌이는 소위 ‘전문시위꾼’들도 조용하다. 부산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현재로선 시위 현장에 자주 등장한다는 외부 단체들이 가덕도 주민들과 접촉한다거나 뭔가 행동 준비를 한다는 동향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가덕도 토지거래 7배 폭증
기자가 만난 대항마을 주민 몇몇은 “나라에서 저렇게 밀어붙이는데 우리가 뭘 할 수 있겠느냐”는 말도 자주했다.
비대위 역시 꾸려졌지만 아직 구체적인 투쟁 계획은 마련하지도 못한 상태다. 같은 가덕도라도 공항 부지에 포함되지 않은 천성항 등 다른 지역 주민들은 비대위 참여를 약속했지만, 그 이상의 행동은 하지 않고 있다.
속도가 느린 공항 반대 투쟁과 반대로 발 빠르게 잇속을 챙기는 외지인들도 있다.
대항마을로 들어서는 길목 곳곳엔 공사판이 벌어져 있었다.
대부분 주택 공사였다.
여기저기 자재가 쌓여 있고 굴착기와 트럭, 크레인도 여러 대 서 있었다.

하지만 완성된 건물은 하나도 없었다.
공사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곳이란 뜻이다.
작년 말부터 가덕도 신공항 논의가 불붙으면서 공사판이 벌어지기 시작했다는 게 주민들 전언이다.







공항 건설에 탄력이 붙으면서 가덕도 곳곳에 공사판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 가덕도 원주민들은
"보상을 노리고 들어온 외부인들"이라고 말했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곧 사라질 마을인데 가구 수가 늘어나는 ‘기이한’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대항마을 통장 허섭씨는 “1년 전만 해도 마을 가구 수가 230가구 정도였는데 지금은 350가구까지 늘었다”고 했다.
대부분 공항 부지가 수용되고 이주 계획이 나오면 마을 주민들에게 주어질 보상을 기대하고 들어왔을 가능성이 큰 사람들이다.
전입 신고는 했지만 얼굴도 못 본 이들도 있다고 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2월 두 달간 가덕도 천성동·대항동 일대 토지 매매 건수는 무려 44건이었다.
작년 1~2월에 거래가 6건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7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거래 가격도 평당 400만~500만원 수준으로 2~3배가량 뛰었다.
부산시는 뒤늦게 지난달 15일 가덕도 공항부지 일대를 5년간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지정했다.

가덕도 주민 조모씨는 “집 하나 대충 지어 놓고 소파랑 가재도구 몇 개만 갖다 놓아도 여기 산 것으로 쳐주고 보상금이 나간다”며 “결국엔 다 ‘딱지(토지보상으로 받는 이주권을 뜻하는 은어)’ 받아 한몫 챙기려는 속셈일 것”이라고 말했다.







가덕도 곳곳에 펼쳐진 공사판 모습.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가덕도 곳곳에 펼쳐진 공사판 모습.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가덕도 곳곳에 펼쳐진 공사판 모습.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 조선일보 & chosun.com, 





 1년 내내 강풍에 파도... “가덕도 살아보면 공항 짓자는 얘기 못할 것”


이 땅에 평생 산 사람으로서 말하는 겁니다.
여긴 공항 지으면 안 되는 땅이에요.”

평생 가덕도에서 살았다는 주민 황영우(57)씨는 “가덕도에서 1년 만 살아보면 여기에 공항을 짓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가덕도 대항마을 주민들로 이뤄진 가덕도 신공항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위원장이다.

2003년 가덕도가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 중 하나로 거론될 때부터 공항 건설에 반대해왔다.
가장 큰 이유는 물론 삶의 터전이 사라진다는 것이지만, 그만큼이나 중요한 이유가 안전이다.
가덕도는 외해(外海) 쪽으로 돌출된 지형이다.
이 때문에 조금만 기상이 나빠지면 강풍이 불고 높은 파도가 치며 짙은 안개가 끼는 날도 많다는 것이다

. 비행기는 조금만 바람이 세게 불어도 이착륙이 어렵고 대형 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
비대위에 참여한 대항마을 주민 다수가 황씨와 같은 의견이다.










주민들의 이런 우려를 비전문가의 기우로 치부하기만은 어렵다. 실제로 기자가 가덕도에 방문했던 지난 1일 이슬비가 내리는 정도의 날씨였는데도 가덕도 바닷가에선 자동차가 가볍게 흔들릴 정도의 바람이 불었다.
섬 곳곳에 안개도 자욱했고 몇 시간 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두 달간 가덕도 일대에 강풍주의보가 발령된 것만 3차례였다.

모두 초속 20m를 넘는 강풍이 불었다.
게다가 현재 거론되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안에 따르면 활주로는 동서 방향으로 만들게 된다.
가덕도 주민들은 “여긴 낮에는 남풍, 밤에는 북풍이 부는 곳”이라고 말한다.
가덕도 공항에 이착륙하는 비행기들은 강한 측풍(側風)을 받으면서 운항해야 한다는 뜻이다.

비행 경력 10년이 넘는 민항기 조종사 정모씨는 “측풍이 초속 15m 이상으로 계속 부는 상황에선 사고 위험 때문에 통상 이착륙이 금지된다”며 “가덕도처럼 기상이 변화무쌍한 곳에다가 공항을 세웠다가 대형 참사라도 나면 지금 공항 추진한 정치인들이 책임질 건가”라고 말했다.
아이러니한 건 동남권 신공항 논의가 시작된 계기가 안전 문제였다는 점이다. 2002년 김해공항에 착륙하려던 중국 민항기가 공항 북쪽 산에 충돌해 12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지면서 김해공항 안전 문제가 현안이 됐다. 당시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가 8개월간 검토를 거친 끝에 김해를 대체할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도 안전상의 문제였다.

그러나 이후 동남권 신공항 문제에 정치권이 개입하면서 본래의 안전 논의는 사라지고 복잡한 선거용 정치공학만 남게 됐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관계자는 “가덕도는 태풍 경로에 위치한 곳이기 때문에 강풍과 높은 파고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곳”이라며 “항공 안전을 위해서라도 신공항 건설 과정에 민항기 조종사, 관제사 등 전문가들이 반드시 참여해 안전 문제를 철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승준 기자

 

 

 

 

 

 





가덕도 신공항 3개월 만에 통과 됐는데…

흑산공항 ‘13년째 표류’ 전남도민 박탈감


가덕도는 사업비 28조 소요 전망

흑산도는 1833억 불구 지지부진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법안 발의 3개월 만에 일사천리로 통과된 반면에 흑산공항(조감도)은 13년째 답보상태에 있어 전남도민들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4일 전남도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달 26일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해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이 공항은 활주로 2개와 국내선 청사, 군 시설까지 옮겨 지으려면 28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흑산공항 건설에 필요한 사업비는 1833억원이다.
54만7646㎡ 부지에 길이 1.2㎞, 폭 30m의 활주로를 지어 50인승 비행기를 이착륙시킬 수 있는 소형 공항이다.
전남도 현안 과제 중 하나인 흑산공항 설립은 2008년 시작된 사업계획이 환경문제 등에 막혀 지난해까지 13년간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국립공원 계획 변경과 철새 대체서식지 확보 등 기존 제기됐던 문제 해결을 위한 준비가 완료된 데다, 흑산도권 섬 주민들의 교통기본권 보장과 관광산업 활성화의 교두보 역할을 할 흑산공항 건설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2016년 11월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에서 공항 건설부지에 대한 국립공원 제외를 담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변경안에 대한 ‘보류’ 결정이 내려지면서부터 암초를 만났다.

흑산공항 건설사업은 환경단체들이 흑산도 식생과 철새서식지 보존 문제를 들어 반대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전남도와 신안군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흑산공항 부지(1.21㎢)를 공원구역에서 해제하고 대체부지로 신안군 갯벌(5.32㎢)을 국립공원구역으로 편입하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구역조정 총괄협의회는 지난해 말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올해 1월로 연기됐다가 다시 이달 말로 순연된 상태다.

흑산공항은 단순히 민간공항 역할 이외에 중국 어선의 불법 어로 행위 단속 등을 위한 해경의 전초기지이며, 대규모 해상선박 사고 등 응급환자 발생 시 ‘골든타임’ 확보 등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시설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고 울릉공항이 이미 착공한 만큼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업인 흑산공항 건설이 조속히 추진되길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무안·신안=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지난 2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기후위기
가속하는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덕 신공항 비난하는 정의당, 왜 이건 모릅니까

 

[
2010년 3월 천안함의 비극이 있은 후 권혁범 대전대 교수는 희생장병들을 애도하며 한 신문에 '군복무의 불평등'이라는 칼럼을 쓴다.
희생자 46명 거의 대부분이 '지방' 출신이고, 32명이 고졸인데 유달리 공고 출신이 많았다고 한다.


판검사, 의사, 대기업 사장, 국회의원 등 이 나라 엘리트의 아들들은 천안함 같은 군함에 근무하지도, 그래서 희생당하지도 않는다는 현실을 지적한다.
자신도 '지방대' '비명문대' 출신인 제자들이 한결같이 인제, 원통, 고성이나 최전방 GOP에서 근무한다는 사실이 곤혹스러웠다고 고백하면서.


아무도 주목하지 못했던 사실을 끄집어낸 그 칼럼이 사내에서 회자된 듯하다.
얼마 후 나는 그 언론사 기자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한 기자가 나에게 묻는다.


"교수님. 지방에 있으면 그게 보여요?"

나에겐 지금도 생생하기만 한 그 질문의 의미는, 그에게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방의 문제 말이다.
그렇다. 기자정신 충만한 이들의 눈에도 지역의 문제, 지역에 대한 차별은 보이지 않는다.

20년 넘은 부산의 간절함, 단지 '선거용'이 아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가덕신공항 특별법 통과를 '선거용' '선거공항' '매표공항' '야합정치의 산물'이라 맹비난한다.
나는 심상정 의원의 이러한 언행에 동의할 수 없다. 부산인들의 간절함은 외면한 발언이다.

김영삼 정부 때 부산의 경제인들로부터 시작해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치며 부산인들은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하고, 산으로 둘러싸이지 않은, 안전한 공항을 요구해왔다.

심 의원의 말대로라면 부산인들은 임기 1년짜리 시장 뽑는 보궐선거를 위해 지난 20년이 넘도록 선거용 매표공항을 위해 야합하며 그토록 울었다는 것인가.


가보면 알겠지만 김해공항은 사실 공항이라기보다는 비행장 수준이다.
청사는 건축물이라기 보다는 가건물에 가깝다.
이 공항은 한마디로 '간이공항'이다.

문제점은 이미 잘 알려졌다.
첫째, 바로 밑에는 철새도래지 을숙도가 있으며, 공항 주변 김해 주민 수만 명이 소음에 시달린다.


둘째, 산으로 둘러싸여 조종사들조차 위협적으로 느끼는 공항이다. 김해공항 착륙난이도는 국제적으로 악명이 높다.
2002년 중국 여객기가 착륙 중 산에 충돌해 129명이 희생되기도 했다.
대부분 한국인이었고 당연히 부산경남사람들이다.

김해공항 확장 때 만들어질 활주로는 착륙 시 지면과 너무 가까워 산등성이와 아파트 옥상 불과 140여 미터 위를 차이로 스치듯 지나간다.


셋째, 밤이면 이착륙이 금지된다. 그래서 아침 6시경 동남아에서 밤새 날아온 비행기들이 김해 상공을 선회하며 착륙전쟁이 벌어진다. 당연히 슬롯(이착륙 가능 횟수)이 부족해 새로운 노선 추가도 불가능하다. 낮에는 공군과 활주로를 나눠 써야 한다.
활주로가 짧아 보잉747 같은 대형기는 이륙할 수가 없다. 당연히 오지도 못한다.


넷째, 야간엔 쓰지도 못하고, 낮에는 공군이랑 나눠 써야 하고, 대형기는 뜨지도 못하는 조건인데도 2018년 이미 1700만 명이 이용했다. 국제선 이용이 970만 명이다. 국제선 수용능력은 630만 명이다. 가보면 도떼기시장이다.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는 사람으로 미어터지고 앉을 의자도 없어 캐리어 깔고 앉는다. 새로운 노선의 추가가 불가능할 정도로 쉴 새 없이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일부 서울 사람들은 '지방공항=고추 말리는 공항' 운운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활주로에 고추를 말리고 멸치를 말리나. 무엇보다, 서울 사람들이라면 이런 공항 쓰겠나?


가덕신공항특별법 통과 직전, 국토교통부가 마지막 저항을 감행한다.
실상은 언론플레이다.
가덕신공항 공사비가 갑자기 28조 원으로 둔갑한다.
그러면서 "반대 안 하면 직무유기"라며 드러내놓고 국가 정책에
반기를 든다.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허무맹랑 그 자체다.
활주로 1본으로 추진 중인 가덕신공항 계획에 난 데 없이 활주로 하나를 더 추가하고, 김해공항 공군시설 전체 이전비용까지 꾸겨 넣어 28조6천억 원으로 뻥튀기 한 것이다.


당초 예산은 7조5천억 원이다. 2018년엔 5조9천억 원이었다.
지난 몇 년 동안 6~7조 원대였던 공사비가 갑자기 28조로 둔갑한 것이다.
여기에 국토부는 항공기가 바다의 선박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놀라운 상상력까지 보탰다.
그러면 저 머나먼 영종도엔 도대체 어떻게 공항을 지었나?

예타조사는 서울 아닌 지방에 원천적으로 불리하다

 정재민 정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의 기고문을 봤다.
지난 20여 년의 사연은 아는지 모르는지, 기만과 왜곡으로 일관된 국토부 보고서를 그대로 베껴쓰기 한 수준이다.
(관련기사 : 결국 통과한 가덕도 특별법,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http://omn.kr/1saez)

  
정재민 위원장은 국토부의 '언론플레이용' 보고서를 집어들고는 가덕도특별법은 "대한민국 입법 역사상 최악의 오점"이라며 "막장도 이런 막장법이 없다"고 외친다.
이런 최악의 막장법도 국회의 절차를 다 거쳐서 결론이 난 것이다.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이라면 공무원들의 왜곡된 언론플레이용 자료를 집어들고 공개적으로 비난하기 전에 상대방 주장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부산인의 시선으로 봤을 때, 최근 서울지역 언론의 가덕신공항 관련 기사들 또한 균형감을 잃은 듯하다.
"대한민국의 수치" "미친 정권" "망조" 등 표현도 극단적이다.
그 비난의 초점 중 하나가 바로 특별법에 명시된 '예비타당성조사는 필요한 경우 면제할수 있다'는 조항이다.
정 위원장이 특히 문제 삼는 것 역시 바로 이 부분이다.


나는 이 예비타당성조사(아래 예타조사)야말로 지역차별을 조장하는 정도가 아니라 강화하고 영속화하는 대표적 악법이라고 판단한다. 동시에 예타조사는 서울의 국가자원 독점을 가능케 하는 자원독점법이다. 아주 나쁜 법이다.
예타조사는 인구와 경제력이 작은 지역에겐 원천적으로 불리한 제도다. 인구와 경제력에 근거한 차별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지금 서울을 중심으로 GTX가 건설 중이다.
서울과 인근 지역은 이미 사방팔방으로 도로가 뚫려있고 전철, 지하철까지 거미줄처럼 얽혀있는데 여기에 GTX까지 얹어준다. 이런 편하고, 좋고, 비싼, 대규모 시설은 모두 서울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땅값, 아파트값은 자동으로 오른다. 서울인들은 이 편한 세상에 살면서 더욱 부자가 된다.

결국 이러한 제도를 통해 서울 '일극주의'가 제도화되고, 서울의 '지속가능한 독점'과 지방에 대한 '지속가능한 차별'이 고착화되는 것이다.

나는 세상의 모든 차별에 맞서야 할 정의당 측이나 서울의 지식인들이 지역의 오랜 숙원인 공항 하나 가지고 부산이라는 지역을 차별하는 지금의 행태가 매우 유감스럽다.

부산에게는 생존의 문제다. 서울이 추구하는 편리함이나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그리고 '예타조사를 면제할 수도 있다'는 조항이 그토록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모습이 의아하다.
이제까지의 많은 특별법들이 그러한 조항을 가지고 있다.
과거의 모습과 지금의 너무 달라 보여서 하는 소리다.


무엇보다 위 김해공항의 현실과 조건에서 설명했듯 동남권 관문공항이 김해에서 가덕도로 옮겨가면 예타조사이든 비용편익분석이든 기준치는 거뜬히 넘긴다.
국회에서 여야가 특별법에 합의한 이유 중 하나도 현재의 상황과 미래 수요를 감안할 때 예타조사는 사실상 하나마나이기
때문이다.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이 있다
. 그가 이루고자 했던 게 무엇이었나. 핵심이 지역이었다.
지역감정을 없애고 국가균형발전을 이루는 것이었다.

그가 대통령이 되어서 이루고자 했던 것이 바로 함께 사는 세상이다.
선거 때만 그의 이름 꺼내 들지 말고 그가 쫓고자 했던 이상, 그의 사상에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가운데)이 5일 국회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투기 의혹을 보고한 뒤 당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




 LH 투기 의혹에 불난 민심…민주당 ‘선거 악재’ 진화 총력전

 

이낙연, 변창흠 장관 불러 질책
당엔 선출공직자 ‘전수조사’ 명령
야당 국정조사 수용 가능성도 언급

당 지지율 32%’ 정권 출범 후 최저
“정권, 부동산 잘못하고 있다” 74%
여당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투기 의혹’ 파문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을 질책하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야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 수용 가능성까지 열어놓았다.

‘선거용’이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4차 재난지원금과 가덕도신공항을 추진한 상황에서 LH 투기 의혹이 부동산 이슈와 맞물려 보궐선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비공개로 변 장관과 장충모 LH 사장직무대행을 국회로 ‘소환’했다.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경위와 조사 상황 등을 보고받는 목적이었지만 사실상 이들을 질책하는 자리였다.

이 대표는 ‘변 장관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라는 질문에 “본인이 누구보다 먼저 조사받기를 자청할 정도의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LH 투기 의혹 일부가 변 장관의 LH 사장 재직 당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변 장관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정부 전수조사에 임하는 국토부와 LH의 자세에 대해 심각할 정도로 매섭게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5일 강원 춘천시 중앙시장을 방문하던 중 ‘춘천 레고랜드
조성 사업’ 반대단체 관계자가 던진 달걀을 맞아 몸을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강경 대응’ 기조 아래 의혹 확산을 차단하고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당 소속 모든 국회의원과 보좌진,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및 가족의 3기 신도시 토지거래 내역을 정밀 조사하도록 당 윤리감찰단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LH 등 주택 관련 기관 임직원이 직무상 정보로 투기해 얻은 이익을 환수하고, 이들의 주거 목적 외 부동산 소유·거래를 금지하는 등의 입법 방안도 쏟아지고 있다.
여야 국정조사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최 수석대변인은 ‘야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를 수용할 가능성이 있나’라는 질문에 “그 어떠한 의정활동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의논할 수 있다”고 여지를 열어뒀다.

“무턱대고 국정조사를 하자는 것은 현 상황에서 도움이 안 된다”(조응천 민주당 국토교통위원회 간사)며 진상조사가 우선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국토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LH 등을 감시할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에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여당이 LH 투기 의혹 수습 ‘총력전’에 나선 것은 4월 보궐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선거의 최대 화두인 부동산 정책과 연결돼 민심 악화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2·4 부동산 공급대책’과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5년간 30만호 공급’ 공약이 ‘공공 주도’에 방점이 찍힌 터라, LH 투기 의혹은 공급 주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부담이다.

여당이 무리하면서 추진한 4차 재난지원금 3월 내 지급과 가덕도신공항 입법 등 ‘선거 호재’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당장 민심 이반 분위기가 감지되는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지지 정당을 물은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4%포인트 떨어진 32%를 기록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74%로, 현 정부 출범 후 부정평가 최고치를 경신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은 전방위 공세를 펼쳤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변 장관의 즉각 사퇴,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 실시, 국정조사 등을 요구했다.

 


박광연·박순봉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본회의 통과에 "부산은 운명을 바꿀 수
있게 됐다"며 환영했다. 국회 본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이 재석 229인
찬성 181인 반대 33인 기권 15인으로 가결된 모습. /국회=남윤호 기자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 등 부산시 직원들이 26일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국회
통과를 환영하고 있다./사진제공=부산시




 가덕도 신공항 논란 도대체 누가 불을 붙였나?


철저한 검증을 통해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지난달 26일 찬성 181표, 반대 33표, 기권 15표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11월 17일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지 불과 3개월여 만이다.
그러나 특별법에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등 각종 특혜를 담았고, 입법 검토과정에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작성한 보고서에서 안정성, 시공성, 환경성, 경제성, 접근성, 항공수요 등 총 7개 항목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고, 사업비도 부산시 추산 예산보다 훨씬 많은 최대 28조원(국토교통부 추산)이 들어갈 것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특별법 통과로 가덕도 신공항은 되돌릴 수 없는 국책사업이 된다”며 “18년간 소모적 논쟁도 종지부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말은 바로 하자. 도대체 18년간 이어진 논쟁에 누가 불을 붙였나?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 18년간 민주적 논의와 합의를 뒤집은 법
동남권 신공항은 2002년 4월 중국 민항기의 김해공항 돗대산 추락 사고를 계기로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타당성 검토를 공식 지시한 후 18년 동안 수많은 논의와 검토를 거치면서 진행되어 온 사업이다.
어느 곳에 신공항을 지을지 입지 선정을 놓고 밀양 하남과 부산 가덕도로 나뉘어 지방자치단체 간 첨예한 갈등이 지속되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결국 2011년 이명박 정부에서 동남권 신공항 사업이 전면 백지화됐다.

그러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2015년 1월 영남권 5개 시도 단체장들의 합의를 바탕으로 2016년 국토부가 사전타당성조사를 거쳐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김해신공항을 짓기로 부지를 확정하고, 예비타당성조사, 기본계획 수립 등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다.
한마디로 18년간 수많은 논의 끝에 5개 시도의 정치적인 합의를 보고, 국토부가 절차를 거쳐서 김해신공항 부지를 확정하고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었으나 이번에 진행되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추진하고 국민의힘이 야합을 함으로써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그것도 그동안 신공항 부지 선정과정에서 낙제점을 받았던 가덕도를 특정해서 특별법을 추진했기에 문제가 폭발한 것이다.
막장도 이런 막장법이 없다
이번에 통과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대한민국 입법 역사상 최악의 오점으로 기록될 법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법에 정부의 부처들이 나서서 우려와 반대를 표명하는 법이 또 있을까?
주무 부처인 국토부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법무부•국방부•해수부•환경부 등 모든 관련 부처가 경제성•안정성•형평성 등을 지적하며 반대와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집권여당은 모든 것을 무시하고 숫자로 밀어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부처의 의견을 경청하고 신중한 입법을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법이 통과되기도 전에 가덕도를 찾아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독려하고 “국토부가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공개 질책했으며,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마치 국토부가 가덕신공항을 반대한 것처럼 비춰져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가덕도‘라는 지극히 협소한 특정 지역이 법안명과 법안 본문에 들어가는 법을 만드는 것도 전례가 없다.
이는 앞으로 ○○공항, △△철도, ◇◇도로 특별법 등 수많은 특별법이 추진될 수 있는 선례를 남긴 것이다.
공항·항만·도로를 포함한 모든 사회 기반 시설은 정부의 사전 타당성 조사를 통해 입지를 정하고 사업비 등을 추산한 뒤 그에 기반해 사업을 추진해야 하지만 ’가덕도 특별법‘은 아직 부지도 선정이 안됐는데 무조건 가덕도에 공항을 지으라 명령하는 법을 만든 것과 같은 것이다.

게다가 이 법은 군사시설보호법·물환경보전법·하천법·하수도법·농지법·대기환경보전법·산림보호법·항만법·화재소방안전법 등 31법에 따른 각종 인·허가, 승인 절차도 다 건너뛸 수 있도록 했다.
막장도 이런 막장법이 없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이러나
이쯤되면 심각하게 물을 수밖에 없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이런 법을 만든 것인가? 오로지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서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승리를 해야만 차기 정권을 지키거나, 찾아올 수 있다는 계산 때문에 매표를 위해서 이런 말도 안되는 법안을 추진한 것이다.
고작 1년 남짓한 임기의 부산시장 공약을 위해 지난 모든 논의와 절차를 일거에 무력화하고,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는 법을 만드는 것이 과연 맞는가? 백번 양보해서 가덕도 신공항이 건설된다 해도 언제 지어질지는 알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더 길어질 수도 있다.
무려 10년 후에나 지어질 공항을 두고 오직 선거에 눈이 멀어 이런 말도 안되는 법을 추진하다니 염치가 있어야 한다.
문제는 이제 시작이다.
법은 통과됐지만 가덕도 신공항이 예정대로 건설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안정성 문제이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파리공항공단(ADPi)는 가덕도 일대 바다는 수심이 깊고, 산이 가파르며, 확장성도 적어 공항입지로는 최악이라는 평가를 했다.

또한 국토부도 가덕도는 내해에 위치한 해외 공항들과는 달리 외해에 들어서기 때문에 파도와 바람의 영향을 훨씬 많이 받으며, 활주로가 해상+육상+해상 2번 이상 외해에 노출되어 부등침하 가능성이 매우 높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고 확인했다. 공군은 항공안전사고의 위험성이 크게 증가된다고 했고, 해수부는 부산신항을 오가는 대형선박과의 충돌을 경고했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공항을 짓겠다고 나서는 꼴이다.
둘째는 엄청난 환경파괴 문제이다. 외해에 공항을 만든다는 가덕도의 입지적 한계 때문에 연약지반 최대 35미터, 표고 40미터를 합쳐 최대 106미터의 성토가 필요하며, 매립면적은 인천공항의 12% 수준이지만 매립토량은 1.4배에 달하고 가덕도 해상매립공사기간만 6년이 소요될 것으로 국토부는 예측하고 있다.

해상 매립에 필요한 1억6300만㎡의 대규모 토량을 주변 생태자연 1등급의 국수봉, 남산, 성토봉에서 전량 확보할 계획으로 엄청난 환경파괴가 예상된다.
오죽했으면 심상정 국회의원이 “산이 바다로 가는 가덕도 신공항,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사업”이라고 했겠는가.
셋째, 천문학적인 예산수반과 유지보수비용 문제이다. 국토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선과 국내선 활주로 2본(개)을 건설하고, 여기에 기존 김해공항에 있는 군시설을 이전할 경우 최대 28조 6천억원의 예산이 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이 또한 공사기간이 지연되거나 길어지는 과정에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반 침하에 따른 유지보수비용이 계속 수반되며 일본 간사이 공항이 비슷한 이유로 개항 후 유지•보수•관리 비용에 10조원 가까이 투입된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누가 책임져야 하나
가장 큰 책임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있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을 단군 이래 최대 환경파괴, 토건 적폐사업이라고 비난해왔기 때문이다.
그런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의 23조원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30조원 규모의 최대 토건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면제할 수 있도록 법에 명시하면서 수많은 절차상 문제들을 무시하고 선거용 토건사업을 밀어붙였으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문재인 정부는 기후위기 비상대응을 위해 2050년 탄소배출 제로 선언을 했고, 국회에서도 ’기후위기 비상 대응 촉구 결의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앞에서는 그린뉴딜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운송수단인 항공 부문의 감축에 역행하는 이율배반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장관인 한정애 의원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대표발의 했다는 것은 얼마나 앞과 뒤가 다른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청와대와 집권여당의 책임이 가장 크지만 이런 수많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오직 선거의 유리함만을 놓고 PK와 TK로 나뉘어져 갈팡질팡하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통과에 야합한 무능력한 제1야당의 책임 또한 작지 않다. 이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특별법이 통과됐다 하더라도 모든 절차가 끝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수많은 문제점을 지적했던 국토부, 기재부, 환경부 등 정부 부처는 철저한 검증에 나서야 하며, 국회는 지금이라도 이런 절차들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야 한다.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대한 제대로 된 사전타당성 조사와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위와 같은 심각한 문제점들에 대해서 철저히 검증을 해야한다. 또한 예비타당성 조사 역시 면제할 수 있다고 했지 완전히 면제하는 것은 아니다.
엄격한 예비타당성 조사 검증을 통해서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안정성, 경제성, 형평성 등 문제를 검증해야 한다. 만약 부적격으로 결론이 난다면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은 당연히 폐기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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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가덕도신공항을 만드는데 최대 28조 6000억원의 사업비가 들 것으로 추정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2021년 2월 24일 오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항 상공에서 드론을
이용해 360도 파노라마 사진으로 찍은 가덕도의 모습/김동환 기자




황금빛 수도꼭지’ 가덕도

좀 오래된 우스갯소리다.
40여년 전 아프리카 A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얘기다. 당시 북한과 외교 경쟁을 벌이던 우리 정부는 제3세계에 영향력이 큰 A 대통령에게 무척 공을 들였다고 한다.
최고급 숙소와 산해진미로 ‘국빈 대접’을 했다.

국민을 사랑했던 A 대통령은 귀국하면서 묵었던 호텔 욕실의 ‘황금빛 수도꼭지’를 가져갔다고 한다. 흙탕물 마시고 배탈 나서 고생하는 국민을 구해줄 수도꼭지가 탐났다는 것이다.
대통령궁에 도착한 A 대통령이 수도꼭지를 설치했지만, 맑고 깨끗한 물은 ‘당연히’ 나오지 않았다.
상수도는 수도꼭지가 아니라 시스템이다. 맑은 물을 공급하는 수원(水源)이 있어야 하고, 수도꼭지까지 물을 공급할 관로(管路)가 필요하다.
사회간접자본(SOC)도 같은 이치다.
공항이나 항만은 수도꼭지, 도로와 철도, 지하철은 관로, 인구와 산업은 수원에 해당한다.
최근 신공항 예정지로 논란의 중심이 된 가덕도는 부산 서쪽 끝에 있는 섬이다. 면적 21㎢, 남북으로 9~10㎞가량 길게 뻗어 있는데 신공항은 그 남쪽 끝에 지어진다. 섬 전역이 산지이고 일부 평지에 마을이 있다.
이런 지형과 지리적 특성 탓에 거주자는 1500여 가구, 3600여 명에 불과하다.
주변 자연환경은 ‘해금강급’이다. 부산 강서구의 ‘강서 8경(景)’ 중 두 곳이 가덕도에 있다.
현재 가덕도 길은 대개 좁은 지방도, 소로(小路)다.
육지인 강서구 송정동과 섬을 잇는 통로는 왕복 4차로 가덕대교 하나다. 거가대교와 이어지는 접속도로가 거의 유일한 대로(大路)다. 앞으로 신공항 진출입도로(1.42㎞)는 이 접속도로 중 천성 IC와 이어져 외부와 연결된다.

철도망도 경전선(밀양~광주)이나 마산~부전선에서 빠져나온 가덕도 북쪽 끝 부산신항 남컨테이너 부두 배후 철도를 신공항과 연결하는 노선(6㎞)만 계획돼 있다.
부산시가 추정하는 연간 3800만명이 드나들 ‘제2 관문공항’ 관로로선 너무 옹색하다.

바다와 강으로 둘러싸여 있고, 산지가 즐비한 가덕도에 도로와 지하철, 철도와 KTX 등을 더 촘촘히 깔려면 공사비는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다. 천혜의 자연환경 훼손 논란도 거세게 일어날 것이다.
인구와 산업은 어떨까? 대구통합신공항이나 새만금신공항 등이 생기면 가덕도 신공항의 잠재적 이용객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가덕도 주변에는 조선·자동차·기계 등 ‘항만형 중후장대 산업’이 밀집해 있지만, 삼성전자·구글·애플 같은 IT업체나 화이자·모더나 같은 바이오 기업 등 ‘공항형 경박단소 산업 생태계’는 미미하다.
결국 7조5000억원(부산시 추산)짜리 ‘황금빛 수도꼭지’를 설치해도 수돗물이 ‘콸콸’ 쏟아지기는커녕 낭패를 볼 수 있다.
몇 년 후 이 사달이 벌어지면 피해는 누가 입고, 책임은 누가 질까.

박주영 기자

 

 

 

 

 

 

 

 

가덕신공항이 들어설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 인근에 가덕신공항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은지 기자
[출처: 중앙일보]




 

가덕도 사유지 외지인 소유 현황 [출처: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