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타메인, 우리의 깃발, 우리의 승리 / 사진=트위터 캡처
7일(현지시각) 미얀마 경찰들이 양곤 시내를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양곤=AP/뉴시스]7일 미얀마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대가 시위 진압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자 이를 피하기 위해 흩어지고 있다. 2021.03.07.
수원이주민센터 미얀마 회원들이 7일 오후 수원역 로데오거리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되돌아보는 미얀마의 ‘민주화’ 역사…현 상황은?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미얀마 각지서 불복종 저항운동
미얀마 국민 “군부 독재 이겨낸 대한민국 지지 원해”
“미얀마, 41년 전 광주와 비슷해”…대한민국 지지 물결
1962년부터 53년간 군부 독재가 이어져 온 미얀마.
군정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1988년 8월 8일 이른바 ‘8888 항쟁’을 일으켜 민주화 열망을 드러냈지만, 군부 쿠데타와 유혈진압으로 인해 죄 없는 국민 수천 명이 목숨을 잃은 채 끝내 민주화는 이루지 못했다.
이를 계기로 군부와 대척점에 서게 된 아웅산 수치 여사는 1989년부터 가택 연금됐다. 그런데도 이듬해 총선에서 수치 여사가 결성한 민주주의민족동맹(NLD)가 82%의 지지로 압승했다. 군부는 선거를 없던 일로 규정했고, 군부 독재는 계속됐다.
그러나 2007년 민주화 시위가 유혈사태로 번졌고 군부는 민주화 일정을 발표했다.
2015년 총선에서 NLD가 여당으로 올라서며 군부 독재는 막을 내렸고, 수치 여사는 이듬해 국가 고문으로 미얀마를 이끌게 됐다.
5년간 절치부심하며 설욕을 다짐했던 군부는 지난해 총선에서도 대패했다.
NLD은 전체 664개 의석 중 헌법상 군부에 자동 배정되는 166개 의석(25%)을 제외한 선출의석 498석 가운데 396석을 얻은 데 비해 친군부 정당인 USDP는 33석을, 소수민족 정당들은 69석을 얻었다.
이에 불복한 군부는 수치 여사의 집권 2기가 시작되는 2월 1일 새벽 또다시 쿠데타를 일으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미얀마 국민은 전국민적 불복종 운동을 일으켜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
35일간 투쟁에 나선 반쿠데타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폭행과 총격을 가하며 유혈진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망자와 부상자가 점점 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통신망까지 차단돼 현지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유엔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 수는 55명가량이고, 구금된 인원은 29명의 취재진을 비롯한 1700명 이상이다.
▲ 만달레이에서 열린 쿠데타 규탄 거리 시위. (사진=연합뉴스 제공)
◇ 미얀마에서 광주가 보인다…미얀마 국민 “군부 독재 이겨낸 대한민국의 지지 원해”
미얀마 국민은 현재 대한민국의 지지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과거 군부 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이뤄냈다는 이유에서다.
1980년 5월 18일 우리나라에서도 전두환 전 대통령의 군사 독재에 맞서 일어난 시위대가 진압군과 격한 대립을 벌였다
. 이후 진압군은 광주시민을 향해 총격을 가했고,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광주는 철저히 고립됐다.
미얀마의 현 상황은 그 때 광주의 모습과 유사하다. 군부의 유혈진압으로 인해 수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통신마저 차단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미얀마 국민은 국제사회에 나라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미얀마인들도 매일같이 집회에 나서며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현재 미얀마에서는 민주주의 운동의 대표적 운동가요인 ‘님을 위한 행진곡’이 미얀마어로 울려 퍼지고 있다.
전두환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 운동의 선구자이자 ‘님을 위한 행진곡’ 가사의 모태가 된 장편시 ‘묏비나리'의 원작자인 고 백기완 선생의 저항 정신이 미얀마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처럼 이겨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미얀마 군인들이 시민들을 조준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 “미얀마, 41년 전 광주와 비슷해”…지지 물결
대한민국 각계 인사들도 미얀마 군부를 강력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6일 미얀마 군부를 향해 “미얀마 국민들에 대한 폭력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며 평화 시위대를 잔인하게 탄압하고 살인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날 오전 9시 자신의 SNS에 “더 이상 인명의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미얀마 군과 경찰의 폭력 진압을 규탄하며 구금된 인사들의 즉각 석방을 강력히 촉구한다. 민주주의와 평화가 하루속히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라는 글을 올렸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6일 쿠데타 반대 시민들에 대한 미얀마 군·경의 무력 진압을 비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미얀마의 죄 없는 시민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미얀마 당국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자국민을 향한 총부리를 당장 거두어달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피 흘리며 쓰러진 시민들을 보며 삭혀지지 않은 41년 전 광주의 아픈 기억이 되살아난다”며 “불의에 저항하는 용기가,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양심이 죄일 순 없다. 진실을 묻을 순 없다”고 했다.
이낙연 대표도 “군인들 앞에서 총을 쏘지 말라고 호소하는 수녀, 거리에서 헬멧과 보호조끼를 나눠주는 시민들. 1980년 5월의 광주가 떠오른다”며 “미얀마 군경을 강력히 규탄한다.
미얀마 군부는 총칼로 자국민의 민주주의 열망을 짓밟는 만행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미얀마는 40여년 전 5월의 광주”라며 “역경을 이겨낸 대한민국 민주주의처럼 민중 의지로 진정한 민주체제로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 한국미얀마연대 등 단체들은 7일 오후 창원 한서병원 앞 광장에서 "미얀마 군사 쿠데타 규탄,
한국-미얀마 민주주의 연대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윤성효
죽음 두려워하지 않는 미얀마 국민은 이미 이기고 있다
"학살 중단, 군부 퇴진."
미얀마(버마) 사람들과 '촛불시민'들이 "우리가 미얀마다"라며 이 같이 외쳤다.
7일 오후 창원에서 '미얀마 군사 쿠데타 규탄, 한국-미얀마 민주주의 연대를 위한 결의대회'가 열린 것이다.
이날 집회는 한국미얀마연대, 버마활동가모임(재한미얀마사라들), 경남이주민센터, 창원촛불시민연대, 상남영화제작소가 마련해 열렸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창원에서 집회가 열리기는 처음이다.
미얀마 사람들은 민중가요(Thway Thitsar)를 불렀다.
이 민중가요는 "긴급 상황이니까.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한다.
가만히 있지 말아. 같이 싸우자"라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또 한국 사람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참가자들은 광장에 원을 그려 서 있었고, 갖가지 후보를 적은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다양한 손팻말을 제작해 오기도 했다.
또 집회에 참석한 미얀마 일부 사람들은 휴대전화로 촬영해 페이스북을 통해 미얀마에 생중계로 알리기도 했다.
조우모아 한국미얀마연대 대표와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고문은 하루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미얀마 군과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을 규탄하며,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비롯해 구금된 인사들의 즉각 석방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미얀마 국민들에 대한 폭력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 더 이상 인명의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조우모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글을 봤다. 감사드린다"며 "어느 나라든 국민들은 자유롭게 살아야 한다.
우리는 버마 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군사독재 물러가라"고 했다.
그는 "창원(마산)은 한국 민주주의가 시작되었던 곳이다.
한국은 민주화운동의 선배다.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미얀마에 나눠달라.
요즘은 더불어 사는 사회다.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한국 시민들의 연대를 호소드린다"고 했다.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고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입장을 냈다.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는데도 문 대통령이 그런 메시지를 보낸 것은 대단하다.
박수를 보낸다"라고 했다.
김 고문은 "문 대통령이 그런 말씀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믿는 데가 있기 때문이다
. 바로 대한민국 촛불혁명을 일으킨 국민들을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주열 열사(3.15의거)의 눈에 박힌 최루탄 모형을 들어 보인 김영만 고문은 "민주주의는 쉽게 오지 않는다.
저는 15살 때부터 독재정권 총칼 앞에 서고 최루탄도 마셔 봤다. 70살이 넘어서 촛불혁명 때 촛불을 들었다.
민주주의를 위해 수십년 동안 싸웠다. 민주주의가 쉽게 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느 나라든 군사쿠데타는 폭력과 분열, 폭압을 자행하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군사독재는 오래 가지 않는다, 어느 순간 뒤집어지게 된다"며 "미얀마는 지금 공포 속이지만 국민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저항하고 있다"라고 했다.
김영만 고문은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반대로 군사독재정권이 공포를 느낄 것이다.
공포는 국민이 아니라 독재정권이 가지게 되는 것"이라며 "공포를 넘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우는 사람들이 이기는 것이다. 아니 미얀마 국민들은 이미 이기고 있다. 민주화 승리 그 자체다"라고 했다.
▲ 한국미얀마연대 등 단체들은 7일 오후 창원 한서병원 앞 광장에서 "미얀마 군사
쿠데타 규탄, 한국-미얀마 민주주의 연대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김영만 열린사회
희망연대 고문이 "최루탄" 모형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윤성효
네옴 경남미얀마교민회 회장은 "미얀마에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뒤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이 죽고 부상을 당하고 체포, 구금되었다"며 "우리는 한국에서 일하거나 공부하고 있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다. 고국의 민주화를 위해 힘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했다.
설미정 마창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창원시민 '1'로 이 자리에 나왔다. 미얀마의 오늘은 대한민국의 어제다.
함께 투쟁해서 군사쿠데타를 물리치도록 하자"고 했다.
한국미얀마연대 등 단체들은 이날 발표한 '우리가 미얀마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쿠데타 세력이 직면한 가장 큰 두려움은 아무리 야만적으로 짓눌러도 물러설 줄 모르는 미얀마 시민들이지만, 그들을 향한 국제적 연대의 움직임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이들은 "군부의 총칼이 아무리 잔인해도 실시간으로 세계에 미얀마의 움직임이 알려지는 것은 막을 수 없다"며 "전 세계시민들이 미얀마를 지켜볼 수 있는 것이야말로 미얀마 민주주의의 가장 큰 우군일 것이다"라고 했다.
또 이들은 "오늘 우리는 한국과 미얀마 시민들의 연대를 선포하면서, 역사의 고비마다 한국 민주주의를 선도적으로 이끌어온 경남의 시민들께 적극적인 동참이 있기를 호소한다"라고 했다.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권력은 총구가 아닌 시민의 투표에서 나온다. 미얀마 쿠데타 정권은 시민을 향한 살상을 중단하고 당장 물러가라", "권력은 군인에서 시민에게. 정치인은 구금에서 해제로"라고 외쳤다.
또 이들은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국적을 막론한 대한민국 거주자들의 적극적인 합류와 동참을 바란다", "시민사회단체들에게 미얀마 민주주의 국제협력을 위한 범연대기구 추진을 제안한다"라고 했다.
경남미얀마교민회 등 단체들은 앞으로 매일 경남 곳곳에서 미얀마 군사 쿠데타 규탄 1인시위를 벌이고, 매주 일요일 오후 집회를 열기로 했다.
▲ 한국미얀마연대 등 단체들은 7일 오후 창원 한서병원 앞 광장에서 "미얀마 군사 쿠데타
규탄, 한국-미얀마 민주주의 연대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윤성효
한국미얀마연대 등 단체들은 7일 오후 창원 한서병원 앞 광장에서 "미얀마 군사 쿠데타
규탄, 한국-미얀마 민주주의 연대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윤성효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만달레이에서 군경이 최루탄을 발사하자 시위대가 피하고 있다. 2021.3.7
[이라와디 캡처.
↑ 마을 입구에 널린 타메인을 제거하는 경찰들 / 사진=트위터 캡처
마을 입구에 널린 타메인을 제거하는 경찰들. 트위터 캡처
미얀마 군부 총격에… ‘여성 치마’로 맞서는 시민들
미얀마 군경이 쿠데타에 맞서는 군중을 향해 실탄사격을 하는 등 유혈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시위에 나선 여성들이 전통 통치마 ‘타메인’(Htamain)을 저항 수단으로 사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시위대는 군부의 무자비한 총격에 속출하는 희생자를 줄이기 위해 빨랫줄에 타메인을 내걸었다.
군경을 조금이라도 지체시켜 시위대가 피할 시간을 만들어 한 명의 목숨이라도 살리고 싶은 미얀마 여성들이 여성 혐오적인 미신을 이용해 군부를 막는 묘책을 내놓은 것이다.
미얀마에는 ‘남성이 타메인을 걸어놓은 빨랫줄 밑을 통과하면 남성성을 잃는다’는 미신이 있다.
여성 혐오적 미신을 역이용한 시위대의 전략은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실제 타메인을 제거하고 나서야 진입하는 군경이 적지 않다.
양곤 양킨구 도로 위에 걸린 미얀마 여성 전통치마 타메인의 모습. 연합뉴스
타메인 시위는 세계 여성의 날(3월8일)을 맞아 미얀마 시위 과정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여성의 영향력을 상징하는 의미도 있다. 미얀마는 남성 우위의 사회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현대에 들어서며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여성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 전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시위에서 남성과 여성의 참가 비율이 거의 비슷할 만큼 여성의 참여가 높은 편이다. 또 ‘잘 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시위에 참여했다가 최근 군경 총격에 사망한 ‘태권 소녀’ 치알 신(19)이 시위 도중 동료들을 먼저 챙겼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장기 기증을 서약했던 점 등이 알려지며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상징으로 떠올랐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시위하다 미얀마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카알 신의 묘. 연합뉴스
미얀마 군부 낮엔 총격, 밤에는 체포·고문…폭력진압 수위 높여
야간체포 아웅산 수치측 인사 고문으로 사망…
백색테러 더해 시위동력 약화 노려
군정 "아이들 미래 안망치려면 시위하지 말라"…
수치측엔 "반역죄, 사형도 가능"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쿠데타 규탄 시위대에 대한 미얀마 군부의 폭력이 갈수록 그 강도를 더하고 있다.
낮에 시위대를 상대로 무차별 실탄사격까지 서슴지 않은 데 이어, 밤에는 주요 인사들의 집에 침입해 체포·고문까지 하면서 사망자까지 내고 있다.
7일 현지 언론 이라와디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소속으로 양곤 파베단 구(區) 의장인 킨 마웅 랏(58)이 전날 밤 군경에 의해 끌려간 뒤 고문을 당한 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NLD 관계자도 전날 밤 군경에 의해 당 관계자들 일부가 체포됐음을 확인하고, 이들이 현재 어디에 구금돼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AFP 통신에 밝혔다.
전날 밤 양곤 시내에서 포착된 군경의 모습.[트위터 캡처.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전날 밤 양곤의 곳곳에서 군경이 섬광 수류탄 등을 사용하면서 여러 집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NLD 의원 시투 마웅은 페이스북에 "전날 밤 군경이 NLD 공보담당인 마웅 마웅을 잡으러 왔지만 찾지 못했다"면서 "그의 동생이 군경에 맞고 거꾸로 매달린 채 고문을 당했다"고 적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지난 5일엔 중부 마궤 지역의 한 마을에서 군부 지원을 받는 통합단결발전당(USDP)의 지지자 약 25명이 NLD 지역 대표와 가족, 친지 등 8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로 인해 NLD 지역 대표와 17세인 조카가 숨졌고, 다른 가족과 친지 5명이 흉기에 찔리거나 새총으로 부상했다고 미얀마 나우가 보도했다.
군정이 NLD 인사들을 대상으로 야간체포 및 백색테러에 나선 것은 시위 동력 약화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군정은 이미 국영 매체를 통해 오는 8일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는 공무원은 파면될 것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양곤 노스오깔라빠에서 열린 사망자 추모식 현장
{양곤<미얀마>=연합뉴스 이정호 통신원]
군경은 시위대에 대해서는 이날도 폭력 진압을 이어갔다.
수 만명이 시위에 나선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는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수 명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중부 바간에서도 군경이 시위대를 향해 실탄 및 고무탄을 발사하면서 수 명이 다쳤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보도했다.
군정은 관영 매체인 '글로벌 뉴라이트 오브 미얀마'를 통해 시위대를 향해 "아이들의 미래를 망치지 않으려거든 시위에 연루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경고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군정은 또 NLD 소속 의원들이 군사정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결성한 '연방의회 대표 위원회'(CRPH)에 대해서도 국가에 대한 대역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최대 사형이나 징역 22년 형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와 함께 CRPH와 연락하는 이들도 징역 7년 형을 받을 수 있다고 군정은 겁을 줬다.
south@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정은혜 기자
3일(현지시간)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 반 쿠데타 시위에 참가했다가 군의 무력 진압에
사망한 여성 쥐 텟 소에의 장례식이 5일 열렸다. [AFP=연합뉴스]
대낮에 잔혹살해, 시신도 도굴···미얀마 10대 17명이 숨졌다
반군부 인사 찾아가 일가족 찔러 2명 피살
"미얀마 군 10대 청소년에 머리 조준 사격"
“너무 끔찍해서 아직 충격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군부의 진압으로 희생자가 다수 발생한 만달레이 거주 미얀마인 텟은 6일(현지시간) 중앙일보에 전날 마궤 지역에서 벌어진 '백색테러' 사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7세 소년이 잔혹하게 살해됐다는 내용을 관련 자료와 함께 전하면서다.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에 따르면 5일 마궤 지역의 한 마을에서는 군부의 지원을 받는 통합단결발전당(USDP)의 지지자 약 25명이 이 마을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지역 대표 트웨이 아웅(53)과 그의 조카인 17세 소년 난 와이 아웅을 살해하고 이들의 가족 5명에게 흉기 등을 휘둘러 다치게 했다. 두 사람은 자상으로 숨졌다.
생존자들이 현지 매체에 전한 내용에 따르면 이들은 목공소 앞에서 피해자들을 기다리다가 갑자기 공격했다고 한다.
트웨이의 아들은 “그들은 흉기와 무기를 준비해놓고 우리를 기다렸다가 공격했다“며 “‘저들을 죽이면 우린 뭐든지 할 수 있다, 모두 죽여라’라고 소리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도망가야했기에 아버지를 구할 수도 없었다”면서 숨진 친척에 대해 “너무 어린 아이”라고 말했다.
6일(현지시간)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 반 쿠데타 시위 참가자가 경찰의 최루탄 공격을
받고 의료 처치를 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군부의 무력 진압에 이어 군부 지지 세력까지 공공연하게 테러에 나서면서 미얀마는 공포에 휩싸였다.
양곤에 거주하는 미얀마인 킨은 6일 중앙일보에 “매일 밤 인터넷이 끊기고, 대낮 거리에서도 군부의 통제가 심각하다”며 “군은 전쟁용 무기를 쓰는데, 시민들은 무기 없이 전쟁 중인 것이나 마찬가지”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도청이 우려된다”며 기자에게 메신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전화를 걸었다. 또 다른 양곤 시민은 자신의 아버지가 일감을 찾던 중 길에서 체포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기자에게 전송하며 “시위도 하지 않았고, 아무 이유도 없는데 교도소로 끌고 갔다”고 분노했다.
10대 희생자 키알 신 묘지 시멘트로 덮여
CNN은 미얀마에서 어린 희생자들이 늘면서 미얀마가 슬픔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시위의 주축이 된 젊은 세대가 저격으로 피살되고 있어서다.
키알 신(19), 마이 묘 아우(16), 진 코코 자우(22)는 머리와 복부에 총탄을 맞고 사망했다.
현지 매체들은 지난 5일 밤 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키알 신의 묘지를 도굴한 뒤 시신을 시멘트로 덮었다고 보도했다.
총격 피살 증거를 없애려 도굴을 했다는 것이다.
지난 3일 군부의 무력 진압으로 사망한 '태권 소녀' 키알 신의 묘지가 6일 시멘트로 덮여있다.
[SNS 갈무리]
지난 3일 군의 무력 진압으로 최소 38명이 사망하면서 국제 사회의 규탄이 이어졌지만 미얀마 군경은 이를 아랑곳하지 않는 듯 계속해서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일 만달레이에선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20대 남성이 목에 총을 맞고 사망했다.
시위 도중 체포된 이들도 성치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미얀마나우에 따르면 3일 양곤에서 시위 도중 체포된 18세 소년 윈 칸트 마웅은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상처와 멍으로 덮여 돌아왔다.
윈의 어머니는 “얼굴도, 어디도 만질 수 없다”며 “내 아들은 무기도 없는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라며 흐느꼈다.
엠네스티 “군부 잔혹성 늘고 있어”
국제인권단체 엠네스티는 4일 성명을 발표하고 “현재 미얀마 전역에서 나오는 끔찍한 장면은 군부의 잔혹성이 증가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들”이라며 “명백한 초법적 처형과 불법 살인이 급증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규탄했다.
미얀마 시민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군의 진압으로 사망한 48명 중 절반이 25세 미만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20세 미만 사망자 수는 이들 가운데 17명이었다.
유엔아동기금 (UNICEF)도 3일 벌어진 진압에서 14~17세 사이의 청소년 다수가 사망했으며 최소 4명의 어린이가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미얀마 '19세 태권소녀'로 알려진 고 치알 신이 지난 3월 3일 만달레이에서 시위 도중
뒷사람에게 엎드려 몸을 피하라며 챙기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진=뉴스
[fn사설] 미얀마 유혈사태 종식에 한국도 힘보태야
미얀마 군부의 시위대 강경진압이 걷잡기 힘든 유혈사태를 빚고 있다.
쿠데타에 반발하는 평화시위에 군부가 무차별 총격을 가하면서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지난 4일까지 최소 54명이 숨지고, 1700명 넘게 구금됐다.
특히 최소 30명의 사망자가 나온 3일은 가히 '피의 수요일'이었다. 인류 문명사에 씻을 수 없는 큰 오점을 남긴 꼴이다.
작금의 미얀마 사태는 국제사회가 강 건너 불인 양 보고만 있기엔 너무 심각한 양상이다.
그러니 문재인 대통령도 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미얀마 국민들에 대한 폭력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을 법하다. 물론 유엔 등 국제사회가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몇몇 서방국들이 사태 초기부터 미얀마 군부에 자제를 요구하긴 했다. 하지만 미국과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내정간섭은 안 된다"며 미온적 태도를 보여 실효적 대처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사이에 사태는 악화일로를 치달았다. 미얀마 군경이 청소년에게 조준사격을 가하는 장면이 목격될 정도다.
더욱이 미얀마 언론인 수십명이 체포되면서 군부의 만행을 외부 세계에 알릴 통로마저 차단됐다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국제사회가 최소한 유혈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철저한 공조에 나서야 한다.
다만 미얀마의 폐쇄적 경제시스템을 감안하면 국제제재가 큰 효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추론도 없지 않다.
하지만 무고한 미얀마 국민의 희생을 막기 위한 수단이라면 유엔의 이름으로 무엇이든 강구해야 할 절박한 시점이다.
앞으로 유엔이 대(對)미얀마 무역·금융 제재를 추진한다면 정부도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하는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이미 미얀마 군부의 폭력사용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을 내놓은 만큼 보편적 인권을 중시하는 국제연대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혹여 미얀마 군부의 배후라는 의심을 사고 있는 중국의 눈치를 본다는 오해를 자초할 이유는 더더욱 없을 것이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광주지역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6일 광주 유스퀘어 광장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5·18기념재단 제공
광주 시민단체 “미얀마 돕자”...응원모금·의료용품 지원나서
“1980년 광주와 똑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미얀마 시민을 외면해선 안 된다.”5·18기념재단과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 광주지역 5월·시민·사회·종교·여성단체 10곳이 군사 쿠데타에 맞서 결사 항쟁하는 미얀마 시민들을 돕는 응원모금 운동과 의료물품 지원 등에 나서기로 했다.
시민단체들은 지난 6일 5·18기념재단에서 간담회를 열어 미얀마 상황을 담은 슬라이드를 함께 본 뒤 이렇게 뜻을 모았다. 이들은 “미얀마에서 사상자가 50명 이상 나오는 등 심각한 국가폭력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묘네자 재한미얀마인 광주 대표는 “민 아웅 흘라잉 군부가 시민을 무자비하게 체포하고, 시위대를 향해 고층 건물에서 조준 사격을 하고 있다.
그러나 미얀마 시민들은 수많은 희생자가 생겼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항쟁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8일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원할 연대기구를 구성해 국제사회에 지지를 촉구하고, 민주세력을 지원하는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이들은 우선 미얀마 민주항쟁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지속해서 발표하고, 유엔의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또 미얀마 민주항쟁을 응원하는 모금운동에 나서고, 마스크를 비롯한 생필품, 의료품을 지원할 방침이다.
속출하는 부상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인도적 차원의 의료인 파견도 촉구하기로 했다.이들은 전날 광주 유스퀘어 광장에서 열린 주한 미얀마인들의 쿠데타 규탄 시위에 참여해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을 펼쳐 보이며 연대감을 표현했다.
황정아 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 대표는 “미얀마의 시민 불복종 운동이 승리할 때까지 연대하겠다.
비폭력 시위대를 향한 미얀마 군부의 유혈 진압을 단호히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도 올해 5·18 41돌 행사 때 국가폭력과 군사주의의 부활을 경고하는 등 미얀마 민주항쟁을 지원하기로 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박성원기자
'언론과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미 방위비 분담금 원칙적 합의 “5년 계약” (0) | 2021.03.08 |
---|---|
서울시장 여론조사 양자대결... 박영선 39.8 vs 안철수 47.3…박영선 41.6 vs 오세훈 45.3 (0) | 2021.03.08 |
올해 119조 불어난 나랏빚…'나랏빚 1000조 시대'도 성큼 (0) | 2021.03.07 |
특별법 통과로 탄력붙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까지는 '첩첩산중' (0) | 2021.03.06 |
주사위 던진 윤석열 "국민과 함께 광야에서 뛰겠다" (0) | 2021.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