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4일 직원들의 3기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에 대해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 2021.3.4/뉴스1 photolee@news1.kr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전경. 연합뉴스
LH공사 직원 투기 의혹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땅.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국민의힘 국토교통위 위원들이 4일 오전 LH공사 직원 투기 의혹과 관련 경기 시흥시 과림동
현장을 방문한 가운데 항공촬영한 과림동 178-6번지이수길 기자 Leo2004@
LH 직원들이 사들인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소재 농지의 모습. 뉴스1
사진=연합뉴스
민변ㆍ참여연대, LH 땅 투기 의혹 2건 추가 공개…LH는 "사실 확인 어렵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는 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연루된 의혹이 있는 토지 2건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일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사전투기 의혹을 제기한 민변·참여연대는 이날 "(첫 기자회견을 연 2일 이후 7일까지) LH 직원과 관련해 구체적인 지번이 특정된 제보는 2건이었다"고 밝혔다.
두 단체가 공개한 추가 사례는 중앙일보가 8일 보도한 LH 직원 투기 의혹 정황에 포함된 사례다. 민변·참여연대가 공개한 추가 사례 중 한 건은 지난해 7월 거래된 과림동 논(답) 2285㎡이다.
해당 토지는 공유자 5명 중 3명의 이름이 LH 직원 명단에 들어 있다.
또 다른 1건은 같은 달 거래된 토지(2029㎡)로 LH 직원 한 명이 지인 4명이 함께 매입한 것으로 의심된다.
민변·참여연대는 "지난 2일 발표 당시와 동일하게 등기부 등본과 LH 공사 직원명단을 대조해 확인했다"며 "2건 중 1건은 여러 명의 명단이 일치해 LH 직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1건은 등기부 등본의 소유자와 LH 직원 명단 일치 외에 추가로 밝혀진 부분은 없는 관계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LH공사가 해당 내용에 대해서도 LH 공사 직원이 맞는지, 합동조사단의 조사에 포함된 건인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LH직원 시흥 과림동 토지 추가 매입 정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 밸류맵, 인터넷등기소 등]
LH 측은 직원들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개인정보 문제로 사실관계를 확인해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 LH는 전날 동명이인 가능성을 확인해달라는 본지 요청에 "해당 직원의 개인정보라서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정부 조사 결과를 기다려달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 합동조사단은 지난 5일부터 국토교통부와 LH 직원들을 대상으로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1차 조사 결과는 금주 중반쯤 발표할 계획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LH 투기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국가수사본부에 설치된 특별수사단을 국세청·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로 확대 개편해, 공직자의 개발지역 차명 거래 등 모든 불법·탈법적 투기행위를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송명숙 진보당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한 진보당원들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LH공사 서울지역본부 앞에서 ‘신도시 투기’ 의혹 LH 공사 임직원 규탄 기자회견을
한 뒤 엄벌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1.3.4/뉴스1 photolee@news1.kr
기업문화로 본 LH 투기 의혹....회식자리에서도 땅 투자 얘기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이 계속 나오고 있다.
특히 관련 전문가들도 깜짝 놀라는 ‘지분 쪼개기’나 ‘희귀 나무 심기’ 같은 꼼수까지 써 보상을 극대화하려 한 정황에 국민적 분노도 커지고 있다.
LH는 2009년 10월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합병해 탄생한 공기업이다.
택지개발이나 도시개발부터 주택 분양까지 전 과정을 수행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와 LH에 따르면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8010만원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일대.
채혜선 기자
토공·주공 통합 반발…10년 만에 통합 노조
LH는 1990년대 들어 토공이 각종 신도시를 조성하며 주택건설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주공과 업무가 중복되자 양 회사를 통합해 새 법인으로 설립됐다.
L은 토공(Land)이고 H는 주공(House)이다.
이 과정에서 토공과 주공 직원들은 각각 통합에 크게 반발했는데 LH 설립 이후에도 적대적인 분위기는 쉽게 바뀌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노조 활동이다. 통합 이후에도 이전 회사의 노조가 각각 활동했고 통합한 지 10년이 지난 2019년에야 통합 노조가 탄생했다.
익명을 요구한 LH 직원은 “부서장이 토공 출신이냐 주공 출신이냐에 따라 부서원의 승진 여부가 달라진다는 얘기가 공공연했다”며 “2009년 이후 통합된 LH로 입사한 사원이 늘어나면서 그나마 적대적인 분위기가 나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3기 신도시로 추가 확정된 광명·시흥 지구에 LH 공사 직원의 땅투기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3일 오후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의 모습. 장진영 기자
LH 직원들은 토지를 개발하고 주택을 분양하는 것이 주요 업무라 부동산 관련 지식이 풍부하다.
특히 가장 민원이 많아 최전방 부서로 꼽히는 보상 업무는 LH 신입사원이 가장 먼저 배정받는 부서다.
대개 10년 차 직원의 경우 평균 4년 정도는 보상 관련 업무를 했다고 보면 된다. 이 때문에 신입사원도 땅에 대한 지식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LH의 또 다른 직원은 “입사 초기부터 친분 있는 동료끼리 회식을 하면 주된 화제가 부동산 투자 얘기”라며 “어떤 선배는 어디 어디에 땅이 있고, 얼마 벌었고, 어디는 적금을 깨서라도 지금 사둬야 하고 여윳돈이 없으면 서너 명이 모여서 같이 사서 묻어두라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LH에선 1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 중 신도시 개발 정보를 미리 알 수 있는 부서는 크게 신도시 후보지를 결정하거나 개발을 추진하는 사업부와 후보지가 결정된 후 토지 보상 업무를 처리하는 부서 정도다.
신도시 사업부는 국토교통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신도시 후보지를 고르고 이 중에서 개발지를 확정한다.
말 그대로 일찌감치 관련 정보를 알 수 있다. 보상 업무는 대부분 직원이 신도시가 지정된 직후 알게 되는 구조다. LH 직원들이 “1만 명 중에 신도시 후보지 관련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부서는 일부에 부과하고 그것도 높은 직급이나 알 수 있는데 싸잡아 욕먹는 게 속상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신도시 사업부나 보상 업무를 맡은 직원은 관련 정보를 보기 위해 PC에 접속할 때마다 접속 기록이 남는다.
자료 유출을 막기 위해 관련 정보를 인쇄하면 암호화된 수식어로 출력이 된다. 신도시 사업 관련 업무를 맡은 직원은 정보를 유출하지 않겠다는 비밀유지서약도 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세 번째)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 발표에 앞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투기 막을 안전장치 미비…‘갑질’ 논란도
그런데 직원들의 내부 정보를 활용한 투기를 막는 안전장치는 이뿐이다. 스마트폰으로 PC 화면만 찍어도 정보를 쉽게 빼돌릴 수 있다. 실제 2018년 고흥 원흥지구 개발도면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때도 스마트폰이 동원됐다.
LH 직원이 원흥지구와 관련된 개발계획서를 LH 군 자문위원에게 메신저로 전송했고 이후 군 관계자들이 도면을 사진으로 촬영해 자료가 유출됐다. 유출된 도면은 인터넷에 게재까지 됐다. 하지만 당시 관련 직원이 받은 징계는 ‘경고’ 수준이었다.
LH 규정에 '미공개 개발정보 이용 금지' 조항이 있지만, 지난 10년간 이 조항에 근거해 적발·처벌된 직원은 단 한 명도 없다.
처벌 규정도 ‘내부규정에 의한 자체 징계’일 뿐이다. 이와 달리 금융 공기업은 이런 사실이 적발될 경우 검찰에 고발된다.
LH는 집을 지을 택지를 조성하고 시공사를 선정해 아파트를 지어서 분양하고, 임대아파트에 대해서는 임차인 관리까지 한다.
모든 업무가 이른바 ‘갑’의 역할이다.
건설업체는 공사 수주와 대금 결제에 불이익 생길까, 임대아파트 입주민은 하자·보수를 해주지 않거나 재계약이 안 될까 싶어 LH 눈치를 본다. 이 때문에 LH를 둘러싼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선 ‘LH 갑질’ 관련 청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지난해 9월엔 대구의 한 중소업체가 “피를 토하는 민원인에게 (LH직원이)협박과…” 등의 글을 남겼다.
2018년엔 부산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감독 업무를 맡은 LH 차장급 직원이 20살 이상 나이가 많은 하도급 업체의 현장 직원에게 “(집합에) 늦으면 초당 천 원” “억울하면 계약조건 봐라” 같은 고압적인 문자를 남겨 논란이 됐다.
같은 달 LH 간부급 직원이 대구의 한 국민임대 아파트 입주자 대표에게 “못 사는 게 저 XX 한다니까” “이 XXX, 국민임대 살면서. 국민임대 살면서 주인(LH직원)한테 그런 소릴 하고 있다”는 발언을 해 문제가 됐다.
당시 문제가 됐던 LH 직원들에 대한 징계는 1개월 감봉이 전부였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어지간한 비리는 눈감아주는 LH의 '비리 불감증' 조직 문화가 문제를 키운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8일 LH공사 직원의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무지내동 일대 토지. (좌) 해당
토지에 식재된 용버들나무,/사진=홍순빈 기자
LH 직원이 산 땅은 달랐다, 직접 가보니 "이건 투기
H 투기’ 현장은 겉보기부터 달랐다. 향나무, 용버들나무 등 묘목이 빼곡히 차 있었다.
평소 관리가 잘 안된 듯 용버들나무는 서로 엉켜있기도 했다. 누가봐도 정상적으로 수목이 자랄 수 있는 환경
(묘목간 거리)이 아니었다.
8일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받는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재활용사업장 일대를 찾았다. 3996㎡(약 1208평)의 크기로 해당 토지는 LH 직원 4명이 15억1000만원에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용버들나무가 한뼘도 안되는 거리를 두고 빽빽하게 심어져 있었다.
용버들나무는 사실상 거래가 거의 안 되는 품종이다. 토지 보상용이라는 재배 목적이 뻔히 보인다.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민모씨(55)는 "저렇게 넓은 토지에 빽빽하게 심은 나무들만 봐도 벌써부터 매입한 목적이 보인다"며 "묘목들을 여러개 심어 보상을 받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직선 거리로 2.3km가량 떨어진 과림동의 또 다른 토지도 LH 직원의 손이 닿았다. 의혹이 제기된 토지 중 가장 비싼 22억5000만원에 거래된 곳이다. 5025㎡(약 1522평)나 되는 넓은 부지에는 작은 향나무들만 심겨 있었다.
이들은 LH 직원 등 7명은 크기가 다른 주변 필지를 산 다음 하나로 병합했다.
이어 1000㎡ 이상 크기의 필지 4개로 나눴다. 1000㎡ 이상 토지를 아파트 건설에 양도하면 주택 1채를 특별공급 받을 수 있는 것을 노렸다.
땅을 그대로 뒀으면 집 1채에 현금이지만 땅을 쪼개 4채의 아파트를 얻을 수 있게 했다. 전문가의 솜씨다.
향나무 토지 바로 위 세탁용품 등을 납품하는 업체에서 근무하는 조모씨(57)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농작물을 키우던 밭이었는데 이번달 들어서 향나무가 심어져 있었다"며 "매매 보상을 노릴 목적으로 심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8일 LH공사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일대 토지. 농사와
상관없는 향나무가 심어져 있다/사진=홍순빈 기자
경기자동차과학고등학교 뒤편에 있는 무지내동 필지는 5905㎡(약 1786평) 규모로 2018년 4월 LH 직원 2명과 가족 등 4명이 공동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거래가는 19억4000만원이었다.
필지로 직접 들어가는 문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지만 인근 야산에서 바라보니 해당 토지에는 용버들나무 묘목이 빽빽하게 심겨 있었다. 향후 있을 토지보상에서 보상을 더 받기 위한 꼼수다.
이미 해당 토지는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게 주변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인근에서 15년째 부동산을 하는 이모씨(67)는 "2018년 매입 전 당시 토지 매매가가 약 3.3㎡(1평) 당 약 140만원 정도였는데 당시 매도자가 급전이 필요해 108만원 정도의 헐값에 팔았다"며 "지금은 3.3㎡당 200만원이 훌쩍 넘어 산 사람은 엄청 이득을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 묘목 빼곡한 LH 땅투기 의혹 농지
사진은 4일 LH직원들이 사들인 뒤 묘목을 심어 놓은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소재
농지의 모습. 2021.3.4 뉴스1
선수 아니면 못해” LH직원이 희귀수종 빽빽이 심은 이유
LH 직원, 밭 갈아엎고 희귀수종 심어
적당한 간격보다 촘촘하게 심어져 있어
희귀수종, 자료 부족해 보상금 늘 수도
“규정 회피 잘 아는 직원이 벌인 일” 의혹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이 광명시흥지구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되기 전에 땅을 매입하고, 희귀수종을 빽빽이 심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
8일 토지보상·감정평가업계에 따르면 LH에서 토지 보상업무를 한 간부급 직원 A씨는 2017~2020년 광명시흥지구 내 토지를 매입해 밭을 갈아엎고 그 자리에 희귀수종으로 꼽히는 왕버들 나무를 심었다.
㎡당 약 25주의 나무가 180~190㎝ 간격으로 촘촘하게 심어졌는데, 이 나무는 3.3㎡당 한 주를 심는 것이 적당한 것
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보상금을 많이 받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을 받는다.
하지만 토지보상법 시행 규칙은 수목 밀식에 의한 투기 성행을 방지하기 위해 정상적인 범위를 넘어 빽빽하게 심어진 수목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식재를 기준으로 한 감정평가액을 보상하게 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감정평가사는 “수종 밀식은 딱 보면 티가 난다”며 “수종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길이 0.5m 안팎의 묘목을 기준으로 1~1.5m 간격으로 심겨 있으면 밀식으로 판단하고 감정평가를 한다”고 설명했다.
▲ LH 직원 땅 투기 의혹 지역에 심어진 묘목
4일 오전 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땅에 묘목이
심어져 있다. 2021.3.4 연합뉴스
문제는 A씨가 심은 나무가 희귀수종이다 보니 보상에 대한 자료와 근거가 부족해 보상금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는 부분이다.
LH는 “지장물(공공사업 시행 지구에 속한 토지에 설치되거나 재배돼 사업 시행에 방해가 되는 물건) 조사는 관련 지침에 따라 객관적으로 조사된다”며 “감정평가업자는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사유가 발생하면 전문기관의 자문이나 용역을 거쳐 감정평가가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규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을 개연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토지보상·부동산개발정보 플랫폼 ‘지존’의 신태수 대표는 “원칙은 있으나 이론과 현실은 다소 괴리가 있다”며 “희귀종에 대한 토지 보상 자료와 기준은 부족하고, 촘촘한 규정 밖에서 LH의 지장물 조사 지침에 따라 토지 소유자는 ‘로또’를 맞을 개연성도 그만큼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은 LH 직원처럼 선수가 아니라면 도저히 벌일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다른 감정평가사는 “희귀 수목은 감정 평가에서 감을 잡기 힘든 부분이 있다”면서도 “난도가 있는 지장물은 평가사들이 전문기관에 의뢰하지만, 값비싼 큰 나무도 아니고 묘목의 감정 평가를 전문기관에 의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이번 사안은 조사자의 재량에 따라 보상금이 상이하게 매겨질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다.
투기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는 존재하지만, 현실에서 규정을 회피할 방법을 잘 아는 LH 직원이 더 많은 토지보상금을 노리고 벌인 일이라는 의혹이 나온다.
무엇보다도 신규 택지 확보와 보상 업무를 총괄하는 공공기관인 LH의 직원이 신도시 지정 이전에 해당 토지를 매입하고, 나아가 더 많은 토지 보상금을 노린 것이라고 충분히 의심받을 행위를 했다는 것 자체가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 LH공사 직원 투기 ‘묘목 심은 땅’
사진은 5일 오후 LH 직원들이 사들인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소재 농지의 모습.
2021.3.5 뉴스1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투기의혹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에서 민변·참여연대 관계자들이 땅투기 의혹을 받는
LH공사 직원의 명단 공개하고 있다. 우철훈 기자
LH 직원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땅 [연합]
LH 투기 땅값, 1년새 평당 120만→200만원 ‘껑충’
국토부 실거래 공개시스템 확인
과림동에서만 16억원 이상 이익
정부 투기 확인되면 부당이익 환수
참여연대 “정부 조사 신뢰 어려워”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있는 시흥 신도시 지역의 땅값이 1년새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자체조사를 통해 투기에 따른 부당이익을 환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시민단체 등은 정부의 대책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8일 헤럴드경제가 국토교통부 실거래 공개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LH 공사 직원들이 투기한 시흥시 과림동 지역의 땅은 지난해 말 1평당(3.3㎡) 약 180만~200만원에 거래됐다. LH 공사 직원들이 구입한 땅은 등기부등본과 토지대장의 자료를 기반으로 조사했다.
LH 공사 직원들은 2019년 6월 인근 땅을 평당 약 120만원에 구입했다.
이들이 구입한 땅 규모는 2040평(6735㎡)으로 약 24억5000만원에 달한다. 1년만에 16억원이 넘는 이익을 거둔 셈이다.
LH 공사 직원들이 2018년 4월 구입한 시흥시 무지내동 인근 땅값은 지난해 말 평당 200만원 선에 거래됐다. LH 공사 직원들은 인근 땅을 평당 105만원에 구입했다. 이들이 무지내동에 구입한 땅은 2089평(6896㎡)으로 22억원 규모다.
정부는 LH 공사 직원들의 투기가 확인되면 부당이익을 환수할 계획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부당하게 얻은 이득은 반드시 환수되도록 해 다시는 그런 시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합동조사단을 꾸려 공직자의 투기 행위를 전수 조사할 예정이다. 국무조정실·국토부·행정안전부·경찰청·경기도·인천시가 참여하는 합동조사단은 3기 신도시 6곳(광명 시흥·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고양 창릉·부천 대장)과 택지면적이 100만㎡를 넘는 과천 과천지구·안산 장상지구 등 총 8곳을 전수 조사할 예정이다. 입지 발표 5년 전부터 현재까지 관련 기관이나 부서에서 근무한 직원과 배우자·직계존비속의 토지 거래 내역 등이 조사 대상이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에서는 정부의 대책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정부가 자체적으로 조사하는 것에 대해 제 식구 봐주기식 축소·소극조사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큰 상황”이라며 “정부의 합동조사단 조사와 별개로 수사기관의 강제 수사나 감사원의 감사 등도 병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123@heraldcorp.com
국민의힘 국토교통위 위원, LH공사 직원 투기 의혹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현장 방문.
사진=국회사진취재단
LH 투기 방지법’ 등장…임직원 부동산거래 상시공개
LH 직원 투기 논란 이후 방지법 발의 이어져
현행법, 5년 징역·5천만원 벌금 ‘약하다’ 지적
임직원 부동산거래 상시공개…투기 수익 몰수
뒤늦은 대책…어디까지 불법으로 볼지 어려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된 이후 국회에서 관련 법이 등장하고 있다.
LH 직원의 투기를 방지하겠다는 명목으로 만들어진 이들 법안은 임직원의 부동산 거래를 상시공개하고, 투기로 인한 수익을 몰수하도록 했다. 다만 공기업 직원의 부동산 거래에 대해 어디까지를 내부정보에 따른 투기로 추정할지는 미지수다.
LH 직원이 내부 정보를 통해 부동산 투기를 했다면 현행법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
현행법은 국토교통부 등 관련 기관 종사자가 내부 정보를 부당하게 사용하거나 누설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다만 이 경우 처벌 규정이 너무 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국회에서 처벌규정을 상향하는 법이 나올 예정이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투기이익을 환수하기 위해 벌금을 금융 범죄(이익의 3∼5배)에 준하도록 상향하는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공공주택지구 지정 시기를 전후해 국토부·LH 등 임직원과 가족의 토지거래를 조사하도록 하는 내용도 검토 중이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도 형량을 10년 이하 징역형 또는 1억원 이하 벌금형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정보 누설 등을 1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3∼5배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이를 통해 얻은 이익이 크면 가중처벌을 할 수 있고 징역과 벌금을 동시에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야당에서도 투기를 막기 위한 법안을 내놓고 있다.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은 LH 사장이 소속 임직원의 주택·토지거래를 매년 정기조사하고 결과를 공개하도록 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도시주택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토지개발·주택건설 관련 지방 공공기기관의 일반 직원까지 재산등록을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공직자 윤리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고위공직자의 주택 보유를 1가구 1주택으로 제한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과 국회의원을 포함한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여야에서 앞다퉈 ‘LH 투기 방지법’을 내놓고 있지만, 사태가 발생했을 때마다 나오는 환심사기용 법안 발의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여러 법안이 발의돼도 정작 통과는 몇몇 법안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태로 투기 범죄가 밝혀져도 현행법상 수익 환수가 어렵다는 해석도 있다.
또한 공기업 직원의 부동산 거래에 대해 어디까지를 내부정보에 따른 투기로 추정할지도 관건이다.
실제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국회에서 “이들이 개발 정보를 땅을 미리 산 것은 아닌 것 같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발언은 LH 직원을 두둔한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떤 직원이 내부정보로 거래했는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대현 기자 xpressure@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면담을 마친 뒤 당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LH 투기 사태 일파만파…與 일각, 홍남기·김상조 교체론도
문재인 정부 명운 걸렸다' 민주당 총력 대응
검찰 아닌 국수본이 전면…검찰개혁 평가도
진상규명 장담하지만, 의혹 해소될지 부정적
與 일각 "책임자 문책 없으면 백약이 무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사태로 국민들의 분노가 임계점을 향하고 있다.
부동산과 공정이라는 민심의 역린을 관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직자 부패 문제까지 얽혀있기 때문이다.
수사권 조정 이후 첫 대규모 부패 사건이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의 성패도 걸려 있다는데 이견이 없다.
8일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1차 회의를 주재한 이낙연 대표는 "최근 LH 공사 직원들의 투기 의혹으로 시민 여러분께서 얼마나 큰 분노와 실망을 느끼고 계실지 저희가 아프도록 잘 안다"며 "강제 수사를 통해서라도 있는 그대로 밝혀내고, 현행법이 허용하는 가장 강력한 처벌을 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특히 민주당은 LH 사태가 오는 4.7 재보선은 물론이고 내년 대선까지 파장이 미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의뢰로 지난 5일 전국 유권자 10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이 32.4%를 돌파했는데, LH 사태에 따른 중도층 이반의 효과도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지도부의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의 사퇴로 인한 컨벤션 효과에 LH 사태가 겹쳐 상승작용을 일으킨 것으로 본다"며 "민주당이 잘 대처를 하면 극복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중도층에서 대규모 이탈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고 굉장히 뼈아픈 게 사실"이라고 했다.
진상규명 및 수사 결과에 따라 검찰개혁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여권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LH 사태의 수사는 원칙적으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맡게 된다.
국민들의 분노를 해소할 만큼의 수사 결과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감안한 듯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국수본에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 설치와 함께 "(정부의) 조사 결과를 통보받으면 지체없이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경찰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는지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도 수사 노하우, 기법, 방향을 잡기 위한 경찰과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며 검찰의 협조를 당부했다.
정부합동조사단에 따르면, 1차로 국토부 직원 등 2만3,000명에 대한 3기 신도시 내 토지거래 내역 조사에 들어갔으며 이르면 11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직원 가족 등 이해관계자에 대한 전수조사 착수한다.
조사대상 시기는 3기 신도시 발표가 있었던 2018년 12월 기준으로 5년 전인 2013년 12월부터다.
당·정·청이 강경한 메시지로 진상 규명과 처벌을 다짐하고 있지만, 민심의 분노를 잠재우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직계존비속 등 2차 조사를 위해서는 개인정보제공동의를 받아야 하는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 차명거래의 경우 잡아내기가 만만치 않아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LH 사태는 계기였을 뿐, 집값 폭등을 부른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분노가 터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여권 일각에서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상조 정책실장 등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개각 카드로 책임자를 문책해 국민적 분노를 달래는 한편, 공직기강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권의 한 전략통은 "재난지원금과 백신 접종 등 민생 관련 정책 이슈가 LH 사태로 모두 덮히거나 퇴색되고 있다"며 "LH 사태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국민께 집권세력이 시원함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이후 어떤 정책이 나오더라도 백약이 무효"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변창흠 장관은 물론이고 정책실장, 넓게는 경제부총리까지 부동산 정책 관련 상징적 자산을 가진 분들을 결국엔 모두 정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2일 땅투기 의혹 LH공사 직원과 위치 공개한 민변과 참여연대(사진=연합뉴스)
땅투기 의혹' LH…“창사 이래 최대 위기…참담하다"
삼사십 년 자랑스럽게 다녔는데…배지도 뗐다”
직계존비속까지 개인정보 100% 제공 동의
민간 차원의 취재·조사엔 입 꾹 다물어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창사 이래 최고의 위기감을 느낀다.
30~40년간 자랑스럽게 다닌 회사인데 이제는 배지를 떼고 다닌다.” “우리(LH 직원)들을 투기꾼으로 몰아가고 있다.
일부의 일탈이 열심히 일한 99%의 노고를 덮을 정도인가.”
1만여명에 달하는 LH 임직원들이 참담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의 신도시 땅투기 의혹이 사회적 이슈로 불거지고, 개인정보까지 정부에 모두 공개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반발심과 위기감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합동조사반을 경찰 국가수사본부, 국세청, 금융위까지 확대 개편하겠다고 밝힌 8일 LH 한 직원은 “특정 몇명 때문에 창사 이래 최고의 위기감을 느낀다”며 “하루아침에 투기꾼으로 몰렸지만 죄인이 무슨 할 말 있으랴 하는 심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현재 내부에선 자숙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많지만, 억울하단 반응도 많은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회사 내부 직원들만 익명으로 쓸 수 있는 ‘블라인드’ 앱엔 “LH 직원들이 투기꾼으로 도매급으로 넘어가고 있다”
“일부의 일탈이 열심히 일한 99% 직원들의 노고를 덮을 만큼 큰 건가”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다른 직원은 “말 한마디 하기가 조심스러운 분위기”라며 “공석인 사장 임명이 서둘러 이뤄져 쇄신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외부에는 철저한 입단속을 하는 모양새다. 정부의 공식 조사와 별개로 언론, 시민단체 등이 3기 신도시 토지 등기부등본과 LH 직원 명단 대조를 통해 투기 의혹자를 밝히려는 시도를 계속하자 ‘개인정보’라며 확인을 막고 있다.
LH는 직원들에게 “일부 언론사에서 광명·시흥 관련자를 특정하기 위해 특정인의 근무여부, 직급, 소속 등을 확인하려는 연락이 계속되고 있지만 회사 기본 입장은 ‘개인정보라 확인해줄 수 없다’임을 명심하고 언론사 등에 대응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실제로 광명·시흥 등 개발지역의 등기부등본을 통해 LH 직원과 성명이 같은 토지소유주의 생년월일을 찾아 LH 직원 여부를 확인해달란 이데일리의 요구도 LH 측은 ‘개인정보’를 이유로 거부했다.
국회의 요구에도 마찬가지다.
한편 LH는 3기 신도시 관련한 땅투기 의혹 조사를 위한 개인정보이용동의서를 이날까지 100% 제출했다고 밝혔다.
동의서 제출률은 전날 95%를 보였으나 회사 차원의 독려와 사실상 강제적인 분위기에 이날 오전 모든 직원이 제출을 마쳤다는 전언이다.
LH 한 관계자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본인은 물론 직계존비속의 거래 현황 파악을 위한 부동산거래 내역 등 정보를 합동조사단 등이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내용”이라며 “직계존비속 개인정보까지 모두 써내야 해 일부 불만이 없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는 조사를 거쳐 이르면 오는 11일 LH 및 국토부 등 공직자 땅투기 추가 의혹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8일 LH공사 직원의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무지내동 일대 토지.
(좌) 해당 토지에 식재된 용버들나무, (우) 인근 야산에서 바라본 인근 토지 전경
/사진=홍순빈 기자
두배 오른 땅값 "괘씸해"…LH 직원에 분노한 주민들
LH 직원들이 산 땅값에 2배는 올랐을 거예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이 사들인 곳으로 꼽힌 경기 시흥시 무지내동 일대 부동산 중개업자가 한 말이다.
당시 땅주인이 급매를 해 시세보다 싸게 LH 직원들이 구매했고, 현재는 시세가 2배가까이 된다고 설명했다.
주변에 땅을 가진 거주자는 “LH 직원들이 괘씸하다”며 화를 냈다.
용버들나무 묘목 빼곡..."LH 직원 투기 소식 듣고 허탈했다"
(시흥=뉴스1) 구윤성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제기된 지역
(시흥시 과림동)의 토지거래 건수가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 전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소재 농지의 모습. 2021.3.4/뉴스1
8일 LH 직원들이 투기했다고 의심을 받는 경기 시흥시 일대를 돌아봤다. 경기자동차과학고등학교 뒤편에 있는 무지내동 필지는 5905㎡(약 1786평) 규모로 2018년 4월 LH 직원 2명과 가족 등 4명이 공동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거래가는 19억4000만원이었다.
필지로 직접 들어가는 문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지만 인근 야산에서 바라보니 해당 토지에는 용버들나무 묘목이 빽빽하게 심겨 있었다. 향후 있을 토지보상에서 보상을 더 받기 위한 꼼수다.
이미 해당 토지는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게 주변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인근에서 15년째 부동산을 하는 이모씨(67)는 "2018년 매입 전 당시 토지 매매가가 약 3.3㎡(1평) 당 약 140만원 정도였는데 당시 매도자가 급전이 필요해 108만원 정도의 헐값에 팔았다"며 "지금은 3.3㎡당 200만원이 훌쩍 넘어 산 사람은 엄청 이득을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기 의혹을 받는 토지 인근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는 이모씨(75)는 "어느날 갑자기 와서 학교 뒤 땅을 산 LH공사 직원들이 참 괘씸하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30년 동안 무지내동 인근에서 살았다.
철물점을 포함된 일대의 토지를 가진 이씨는 2014년 보금자리지구 지정이 해제되고 2015년부터 특별관리구역으로 묶여 이도 저도 못해 절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몇 년 전에도 재개발된다고 기대만 잔뜩 불어주고 해제돼 절망했었다"며 "논밭이었던 땅이 저렇게 바뀔 것을 우리가 어떻게 예상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나무가 심겨 있어 이상하게 생각하던 찰나에 LH 공사 직원들이 심었다는 얘기를 듣고 참 허탈했다"고 덧붙였다.
필지 합치고 나눠서 '아파트 4채 보상'으로..."직원 꼼수에 놀랐다"
8일 LH공사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일대 토지. 농사와 상관없는
향나무가 심어져 있다/사진=홍순빈 기자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받는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재활용사업장 일대도 찾았다. 3996㎡(약 1208평)의 크리고 해당 토지는 LH 직원 4명이 15억1000만원에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토지는 무지내동 일대 토지과 마찬가지로 용버들나무가 빽빽하게 심어져 있었다.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민모씨(55)는 "저렇게 넓은 토지에 빽빽하게 심은 나무들만 봐도 벌써부터 매입한 목적이 보인다"며 "묘목들을 여러개 심어 보상을 받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직선 거리로 2.3km가량 떨어진 과림동의 또 다른 토지도 LH직원의 손이 닿았다. 의혹이 제기된 토지 중 가장 비싼 22억5000만원에 거래된 곳이다. 5025㎡(약 1522평)나 되는 넓은 부지에는 작은 향나무들만 심겨 있었다.
이들은 LH 직원 등 7명은 크기가 다른 주변 필지를 산 다음 하나로 병합했다. 이어 1000㎡ 이상 크기의 필지 4개로 나눴다. 1000㎡ 이상 토지를 아파트 건설에 양도하면 주택 1채를 특별공급 받을 수 있는 것을 노렸다.
땅을 그대로 뒀으면 집 1채에 현금이지만 땅을 쪼개 4채의 아파트를 얻을 수 있게 했다. 전문가의 솜씨다.
향나무 토지 바로 위 세탁용품 등을 납품하는 업체에서 근무하는 조모씨(57)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농작물을 키우던 밭이었는데 이번달 들어서 향나무가 심어져 있었다"며 "매매 보상을 노릴 목적으로 심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 경남을 비롯한 전국 농민들이 8일 진주시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앞 광장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LH공사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관련자들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용규기자
농민단체 “LH공사 직원 땅 투기 일벌백계해야”
농지투기 재발 방지 등 비농민 농지소유 엄격히 막아야”
전국농민회총연맹, LH 정문 앞 투기 의혹 규탄 기자회견
경남을 비롯한 전국 농민들이 LH공사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과 관련 내부정보에 의한 부당이익을 취하려 한 투기 관련자들을 일벌백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경남연합 회원들은 8일 진주시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기 신도시 LH공사 직원들이 투기한 땅 중 98.6%가 농지라는 사실에 분노하며 공정과 공평을 갈망했던 국민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투기꾼들이 대규모 농지투기로 인해 비농민의 농지소유비율과 위장농민들의 소유농지를 포함하면 70%는 될 것으로 농민들은 체감하고 있다”며 “식량의 보고인 농지는 절대 투기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며 비농민의 농지소유는 엄격히 막아야 한다”고 강조 했다.
또 ‘농지투기’ 재발 방지와 농지법 전면 개정, 농민 농지 소유, 농지투기 원천 차단 등 농지의 공공성을 높여낼 것을 주문하고 농식품부가 포함된 행정조치와 함께 조사지역과 범위도 LH 직원과 관련 지자체의 3기 신도시 투기내역은 물론 전체 농지소유에 대한 전면 조사를 호소했다.
이어 “농지관리의 책임을 수수방관하고 있는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 경질은 물론 총괄책임자인 변창흠 국토부장관은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농민들은 LH 직원들의 신도시 ‘농지투기’ 사건에 대해 농민들은 ▲농지는 농민에게 경자유전 헌법정신에 따라 농지투기 원천 차단하는 농지법으로 전면 재개정 ▲제식구 감싸며 범죄행위 두둔하는 자격 없는 국토부 장관 즉각 사퇴 ▲농지투기 수수방관하고 아무런 역할도 못하는 무능한 농식품부 장관 경질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농지소유 직원 전면 공개하고, 농민에게 석고대죄 ▲투기꾼 소유농지 즉각 몰수할 것을 요구했다.
배병일기자
저작권자 © 경남도민신문
청년진보당원들이 5일 청와대 앞에서 LH직원 땅 투기 의혹에 대한 청와대 해결 촉구
기자회견 중 '땅 투기'라고 적힌 종이판을 밟고 있다. 2021.3.5 [사진=연합뉴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년TF 활동성과 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07. photo@newsis.com
이낙연 "LH 투기 의혹…가장 강력하게 응징 후 반드시 처벌"
재발방지 대책 최단시일 내 수립"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부지 투기 의혹과 관련해 "이러한 일에 대해 가장 강력하게 응징하고, 가장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을 최단 시일 내 수립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확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낙연 대표는 이날 오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박영선 후보 캠프에서 진행된 중앙선대위 첫 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낙연 대표는 "LH 공사 직원의 투기 의혹으로 시민께서 얼마나 큰 분노와 실망을 느끼고 계실지 저희들도 아프도록 잘 안다"며 "시민께 정말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이어 "이 일에 대해 가장 강력하게 응징하고 가장 강력한 재발방지 대책을 최단시일 내 수립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확실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총리실 주도 조사가 진행돼 며칠 안에 1차 결과가 발표될 예정인데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본인 명의 거래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밝혀낼 수 있겠지만 가족이나 친인척을 포함한 가명·차명 계좌는 강제 수사를 통해서라도 있는 그대로 밝혀내고, 현행법이 허용하는 가장 강력한 처벌을 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일은 시민사회의 제보로 시작됐다"라며 "앞으로 강제수사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협력하는 체제로 임하겠다. 한 점 의혹 남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낙연 대표는 이날 박 후보에 대해서는 "오랜 기간 서울시장을 꿈꾸고 설계해 온 사람이다. 구상과 전략을 동시에 갖춘 아주 보기 드문 지도자"라며 "박 후보에게 서울시를 맡겨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 한경닷컴,
3월 1주차 현 정부 국정 지지율 조사 결과 지난주 좁혀졌던 긍정-부정 응답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사진제공=리얼미터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국수본)의 보고 받기에 앞서 발언을 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신도시 투기 의혹 사건 수사를 총괄 지휘한다.
2021.3.8/뉴스1
강나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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