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탑 참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을 참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오후 경북 안동시 경상북도 유교
문화회관을 방문해 지지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2021.7.01./뉴시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오후 고향인 경북 안동을 찾아
경상북도유교문화회관에서 지지자들의 환영에 손을 흔들며 화답하고 있다.
안동=뉴스1
이재명 “유능한 4기 민주당 정권 창출”
“모두가 잘 살자” 대선 출마선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일 ‘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중인 대한민국을 ‘위기’로 규정하면서 “더 유능한 4기 민주당 정권이 되겠다”고 했다. 여권 지지층을 결속하면서도 현 정권과 차별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지사는 비대면 방식의 영상 출마선언문에서 “자랑스러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의 토대 위에, 필요한 것은 더하고 부족한 것은 채우며 잘못은 고치겠다”며 “더 새로운 이재명 정부로 국민 앞에 서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억강부약(抑强扶弱) 정치로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대동(大同) 세상을 향해 가야 한다”고 했다. 힘있는 자는 누르고 약한 자를 띄우는 방향으로 국정 기조도 잡겠다는 것이다.
14분가량의 영상에 담긴 출마의 변(辯)은 ‘위기의 대한민국’이라는 말로 요약된다.
출마선언문에서 ‘위기’라는 말은 19차례 등장했다.
이 지사는 저성장, 저출생, 고령화, 실업 등을 거론하며 “오늘날 대한민국 국민의 삶은 위기를 맞고 있다”며 “국민의 위기는 곧 국가의 위기”라고 했다.
고향 안동 찾은 이재명 "영남 선비정신이 내 에너지 원천" -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오후 경북 안동 유교문화회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환영
꽃다발을 받은 뒤 어린이의 귀엣말을 듣고 있다. /뉴시스
위기의 근본 원인은 불공정·양극화라고 진단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정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했다.
이 지사는 “기회는 공평하고, 공정한 경쟁의 결과로 합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사회여야 미래가 있다”고 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취임 즉시 강력한 경제부흥정책을 실시하겠다고도 했다. 이 지사는 “대공황시대 뉴딜정책처럼, 대전환 시대에는 공공(公共)이 길을 내고 민간이 투자를 감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대대적 인프라 확충과 강력한 산업경제 재편으로 투자 기회를 확대하고, 공정 성장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저는 위기가 더 많았던 흙수저 비주류”라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성과를 만들어 온 이재명이야말로 위기의 대한민국을 ‘희망민국’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야당은 이 지사의 ‘형수 욕설' ‘여배우 스캔들', 음주운전 전과 등과 함께 핵심 정책인 ‘기본소득’ 및 포퓰리즘 문제에 대한 검증을 예고했다.
14분 연설중 “위기” 19번 외쳐… “강력한 경제 부흥책 시행”
이재명 경기지사는 1일 출마 선언에서 자신을 “위기가 더 많았던 흙수저 비주류 출신”이라며 “‘억강부약(抑强扶弱· 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와 줌)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그는 외교·안보에 있어선 미·중 사이 균형 외교를 할 것이라고 했고, 경제·복지 정책에선 정부 역할을 강조하며 ‘기본소득’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치권에선 “강자와 약자의 대립 구도는 선명했지만, 분배를 강조할 뿐 재원 마련 등 구체적 방안이 없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지사의 평소 직설적 화법과 달리 추상적 표현도 많았다.
국정 기조, “강자의 욕망 절제시킬 것”
이 지사는 강자와 약자를 확연히 구분했다
. 그는 “특권과 반칙에 기반한 강자의 욕망을 절제시키고 약자의 삶을 보듬는 억강부약 정치로 모두 함께 잘 사는 대동(大同) 세상을 향해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자가 규칙을 어겨 얻는 이익은 규칙을 어길 힘조차 없는 약자의 피해”라고 했다.
이 지사는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개혁 정책일수록 기득권 반발은 그만큼 더 크다”고 했다.
그는 자신을 “위기가 더 많았던 흙수저 비주류”라면서 “이재명이야말로 위기의 대한민국을 희망민국으로 바꿀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경북 안동에서 화전민의 아들로 태어나 고학으로 변호사가 됐다.
정치적으로도 비(非)문재인계의 비주류 후보로 꼽힌다.
경제, “공공이 길을 내는 강력한 경제 부흥”
이 지사는 현재 상황을 “대전환의 위기”로 규정하며 “강력한 경제 부흥 정책을 즉시 시행하겠다”고 했다. 시장보다는 국가가 나서 경제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경제는 민간과 시장의 몫이지만 대전환 시대의 대대적 산업 경제 구조 재편은 민간 기업과 시장만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며 “대공황 시대 뉴딜처럼 대전환 시대에는 공공이 길을 내고 민간이 투자와 혁신을 감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규제 합리화로 기업의 창의와 혁신이 가능한 자유로운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으로 공공 투자를 늘리면서도 일부 규제 완화로 기업 활동을 촉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주택 정책과 관련해선 “투기 이익 같은 불공정한 소득은 의욕을 떨어뜨리고, 불평등과 양극화를 키운다”며 “투기용 주택의 세금과 금융 제한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규제 정책이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온라인을 통해 차기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이 지사는
자신을“위기가 더 많았던 흙수저 비주류”라고 표현하며‘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합니다!’를 슬로건으로 실천력을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
복지, “기본소득, 기본주택”
이 지사는 자신이 그동안 주장해왔던 ‘기본소득’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는 “보편복지 국가의 토대를 만들겠다”며 “기본소득을 도입해서, 부족한 소비를 늘려 경제를 살리고, 누구나 최소한의 경제적 풍요를 누리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사회 안전망으로 해고가 두렵지 않고,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이 보장되는 합리적 노동 환경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 지사가 기본소득과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을 공약한 만큼 재원 마련을 위한 각종 증세 방안과 전례 없이 강한 비정규직 관련 방안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기본주택’도 공약했다. 그는 “적정한 분양 주택 공급, 그리고 충분한 기본주택 공급으로 더 이상 집 문제로 고통받지 않게 하겠다”고 했다. 이 지사 측은 이미 지난 3월 무주택자가 3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장기임대형 기본주택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공공주택특별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또한 상당한 재원이 필요한 공약이다.
외교·안보, “한반도 평화 경제 체제 수립”
이 지사는 이날 “한반도 평화 경제 체제를 수립하고, 대륙을 여는 북방 경제 활성화를 하겠다”고 공약했다.
김대중 정부 이래 이어져온 햇볕 정책을 이어받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한반도는 해양과 대륙 세력의 충돌로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며 “강력한 자주 국방력을 바탕으로 국익 중심 균형 외교를 통해 평화 공존과 공동 번영의 새 길을 열겠다”고 했다.
이것 또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과 같이 한미 동맹을 앞세우기보다는 미·중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펼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형원 기자 조의준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선 출마선언을 한 1일 경북 안동시 경북유교문화회관을
방문해 어린이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받은 뒤 손가락을 걸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억강부약… 함께 잘사는 세상 만들 것”
SNS 동영상으로 대선출마 선언
“불공정-양극화가 국가위기 원인…
강자 절제시키고 약자 보듬을 것”
복지확충 더불어 경제부흥 강조…野
“권력쟁취 위한 눈속임 아니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억강부약(抑强扶弱·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돕는다) 정치로 모두 함께 잘사는 대동세상을 향해 가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슬로건은 “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합니다”로 내걸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어 이 지사까지 출마 선언과 함께 대선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합류하면서 내년 3월 대선을 향한 후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출마 선언 영상을 공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현직 도지사 신분인 점을 고려해 비대면 출사표를 낸 것.
이 지사는 14분 11초 분량의 영상에서 “오늘 대한민국 위기의 원인은 불공정과 양극화”라며 “공정성 확보, 불평등과 양극화 완화, 복지 확충에 더해 경제적 기본권이 보장돼야 지속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공정’이라는 가치를 앞세워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겠다는 의도다.
여기에 이 지사는 “특권과 반칙에 기반한 강자의 욕망을 절제시키고 약자의 삶을 보듬는 억강부약의 정치”를 강조했다. 스스로 “흙수저 비주류”라고 표현한 이 지사가 기득권에 대한 과감한 조치를 통해 불공정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
이 지사는 “우리가 저성장으로 고통받는 것은 불공정과 불평등 때문”이라고도 했다.
이 지사는 ‘성장’을 위한 비전도 제시했다.
그는 “대전환 시대에는 공공이 길을 내고 민간이 투자와 혁신을 감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대전환의 위기를 경제 재도약의 기회로 만드는 강력한 경제부흥정책을 즉시 시작하고, 국가재정력을 확충해 보편복지국가의 토대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경제부흥정책의 세부 방향으로 규제 합리화, 대대적인 인프라 확충, 강력한 산업경제 재편 등을 꼽았다.
여권 주자들 사이에 불붙은 ‘개혁 경쟁’과 관련해 이 지사는 “실용적 민생개혁에 집중해 곳곳에서 작더라도 삶을 체감적으로 바꿔 가겠다”고 말했다. ‘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라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를 이어 가면서도 검찰개혁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것. 여권 관계자는 “중도층의 표심을 의식한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진정 약자를 돕는 삶을 실천해 왔는지 묻고 싶다. 오늘의 구호가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달콤한 눈속임이 아니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강력한 경제부흥책 즉시 시작… 약자의 삶 보듬겠다”
‘지속적 공정성장’ 대선 출사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을 참배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박찬대 김남국 의원. 사진공동취재단
“투자 기회 확대와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새로운 일자리와 지속적 공정성장의 길을 열어야 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일 영상으로 공개한 대선 공식 출마 선언문에서 ‘성장’과 ‘공정’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대대적 인프라 확충과 강력한 산업경제 재편”을 성장의 방법으로 제시했다.
그동안 강조해 왔던 공정의 가치에, 보수 진영이 중시해 온 성장까지 더해 중도층까지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면서도 이 지사는 “약자의 삶을 보듬겠다”며 진보 진영에 대한 구애도 잊지 않았다.
○ “공정해야 성장이 가능하다”
약 15분 분량의 영상에서 이 지사는 “오늘날 대한민국 국민의 삶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운을 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뿐만 아니라 청년세대의 절망, 불공정·불평등과 양극화가 위기의 원인이라는 것이 이 지사의 진단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 지사는 “공정성 확보가 희망과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며 “기회는 공평하고, 공정한 경쟁의 결과 합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사회여야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규제 합리화로 기업의 창의와 혁신이 가능한 자유로운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재정 정책 등에서 정부가 앞장서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민간 기업의 투자를 유도해 국가 경제 규모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다.
이 지사는 출마 선언문에서 ‘공정’을 13차례, ‘성장’을 11차례 언급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가장 고심했던 부분이 성장과 관련한 부분이었다”며 “경제를 성장 시켜 전체 ‘파이’를 늘려야만 기본소득도 가능하고 기본대출도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규제 혁신, 인프라 확충 등 적극적인 민간 기업 지원을 통해 성장의 과실이 전 국민에게 돌아가고, 자연스럽게 이 지사의 핵심 정책 브랜드인 ‘기본 시리즈’의 토대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을 도입해서 부족한 소비를 늘려 경제를 살리고, 누구나 최소한의 경제적 풍요를 누리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또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적정한 분양주택 공급, 그리고 충분한 기본주택 공급으로 더 이상 집 문제로 고통받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지사의 기본주택 공약은 취약계층뿐 아니라 소득·자산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공공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택정책 목표를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복지’에서 ‘보편적 주거권 보장’으로 넓히겠다는 취지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 “억강부약의 정치로 대동세상 향해 가야”
이 지사는 또 “특권과 반칙에 기반한 강자의 욕망을 절제시키고 약자의 삶을 보듬는 ‘억강부약’의 정치로 모두 함께 잘사는 대동세상을 향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 대선 때부터 거침없는 발언으로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온 만큼 기득권 체제를 손보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밝힌 것.
이 지사와 가까운 한 여당 의원은 “불공정과 불평등을 바로잡는 개혁이 바로 공정이고, 이를 통해 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 이 지사 집권 구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청년배당, 극저신용대출, 재난기본소득, 계곡 불법 정비 등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의 정책 성과를 하나하나 열거했다.
그는 “성남시장 8년, 경기도지사 3년 동안 공약이행률이 90%가 넘는다”며 “지킬 약속만 하고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켰다”고 했다.
반면 이 지사는 적폐청산,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은 한 번도 언급하지 않고 “실용적 민생개혁에 집중해 곳곳에서 작더라도 삶을 체감적으로 바꿔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강력한 자주 국방력을 바탕으로 국익 중심 균형외교를 통해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의 새 길을 열겠다”고 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내내 강조해온 외교·국방 기조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추상적인 개혁 과제들로 인해 사회적 논란을 불렀던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이 지사의 시선은 경선이 아닌 내년 3월 본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안동=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후 첫 행선지로 자신의 고향인
경북 안동을 방문해 경북유교문화회관에서 지역 유림과 덕담을 나누고 있다.
이재명 "강력한 경제정책·추진력으로 공정 성장의 길 열겠다
90% 넘는 단체장 공약이행률 강조하며
성과로 증명하는 인물 필요성 부각시켜
기본소득 도입·동일노동 동일임금 보장
투기용 稅·금융제한 등 부동산 해법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국민을 가르치는 '지도자'가 아닌 주권자를 대리하는 일꾼으로서 높은 곳이 아니라 국민 곁에 있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야권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출마 선언에 이어 이틀 만에 여권 1위인 이 도지사가 공식적으로 레이스에 뛰어들면서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불이 붙는 모양새다.
이 도지사는 이날 오전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 '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하며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 및 각오를 밝혔다.
당초 윤 전 총장과 같이 행사를 열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온라인을 통해서만 출마 선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도지사는 출마 선언 영상에서 '강력한 경제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적임자임을 자처했다.
그는 "대대적 인프라 확충과 강력한 산업경제 재편으로 투자 기회 확대와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새 일자리와 지속적인 공정 성장의 길을 열어야 한다"며 "대공황 시대 뉴딜처럼 대전환 시대에는 공공이 길을 내고 민간이 투자와 혁신을 감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강력한 경제 정책이 대전환의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획기적인 미래형 경제산업 전환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국가 재정력을 확충해 보편복지국가의 토대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영상에서 이 도지사는 '경제'를 18번, '공정'을 13번 언급하는 등 사실상 '공정 경제'를 키워드로 제시했다. 즉 양극화 등 불평등 문제를 '공정경제'를 통해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란 분석이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규제 합리화 △미래형 첨단 육성시스템으로 기초·첨단 과학기술 육성 △문화 예술 지원 확대 △한반도 평화경제체제 수립 및 북방경제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경북 안동을 찾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육사문학관을 방문해 방명록에 "아름다운,
그러나 힘겨운 삶을 기억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 도지사는 이를 위해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인사가 필요함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주권자 중심의 확고한 철학과 가치, 용기와 결단, 강력한 추진력으로 저항을 이겨내며 성과로 증명했다"며 "위기가 더 많았던 흙수저 비주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성과를 만들어 온 저 이재명이야말로 위기의 대한민국을 희망민국으로 바꿀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 이재명은 지킬 약속만 하고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켰다"며 "성남시장 8년, 경기도지사 3년 동안 공약 이행률이 90%를 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 도지사를 대표하는 정책인 '기본소득'도 연설문에 포함됐다. 이 도지사는 "기본소득을 도입해 부족한 소비를 늘려 경제를 살리고 누구나 최소한의 경제적 풍요를 누리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면서 "충분한 사회안전망으로 해고가 두렵지 않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보장되는 합리적 노동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불가능해 보이던 계곡 불법시설을 정비한 것처럼, 실거주 주택은 더 보호하되 투기용 주택의 세금과 금융 제한을 강화하고, 적정한 분양주택 공급 그리고 충분한 기본주택 공급으로 더이상 집 문제로 고통받지 않게 하겠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이날 이 도지사가 출마 선언에서 '경제'를 강조한 것은 결국 윤 전 총장이 출마 선언 당시 '법치·공정' 외에 정책 비전 측면에서 모호함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은 것을 의식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뚜렷한 정체성이 반영된 경제 정책과 추진력 등을 강조해 윤 전 총장과 차별점을 부각시켰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출마 선언을 온라인으로 한 것 역시 윤 전 총장의 기자간담회에 수백 명의 지지자들이 모여들었고, 한 60대 남성이 실신하는 등 소동도 일어난 것과는 확연히 대비됐다는 평가다.
글=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사진=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에서 이재명(왼쪽부터), 정세균, 이낙연 후보가
행사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2021.07.01 kilroy023@newspim.com
반(反)이재명 연대 속내는 '결선 투표 대역전극'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 후보 없을 시, 1·2위 결선투표
'친문' 끌어안기 나선 이낙연·정세균…개헌도 전선 형성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결선 투표에서 2위를 노린다.
' 여권 대선주자 1위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를 제외한 나머지 캠프에서 논의되는 '필승 전략'이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친문 당원 사이에서는 이재명 지사의 가정 불화와 연예인과의 스캔들에 대한 조롱이 유행했다.
이 지사가 유력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과 대립하는 구도가 완성되면서는 그 강도가 날로 심해졌다.
'빅3' 후보 캠프 중 이 지사를 제외한 이낙연·정세균 캠프 측은 이 같은 당심에 기대를 품고 있다.
이낙연 캠프 고위 관계자는 1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여전히 당내 친문 지지자들은 이 지사에 대한 반감이 있다"며 "본 경선에서 이 지사가 과반 득표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해찬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29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특별당규 '제20대대통령선거후보자선출규정'을 통과시킨 바 있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위 득표자와 차순위 득표자 간의 결선투표를 실시하게 돼 있다.
사표 논란 등 추후 대선 주자간 불거질 갈등을 막고자 만들었지만 새로운 갈등 요소로 떠오른 셈이다.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인원은 총 9명이다.
이중 정세균 전 총리와 이광재 의원은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 단일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도 후보 단일화에 대해 "생각이 비슷한 사람이라면 어디서나 뜻을 함께 모을 수 있다"고 말하며 가능성을 열어놓은 바 있다.
각 후보들이 각자의 출마 선언 자리에 함께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동안 주자들의 출마 선언에서는 선언을 하는 후보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가게끔 자리를 비키는 것이 예의였다. 하지만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는 달랐다.
'빅3' 중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는 다른 후보들의 출마 선언에 함께하고 있다.
본경선을 앞두고 반(反)이재명 연대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너 나와' 행사 자리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지목했다.
각 후보들이 다른 후보 특정 1인을 지명해 질문을 하는 행사였다.
이 전 대표는 "요즘 윤석열 씨가 하는 것을 보니 추 후보에 대한 이해가 좀 높아졌다"며 "윤씨는 법치, 공정,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이 치우쳐 있고, 역사인식이 대단히 얕다.
추 전 장관이 검찰총장으로서 만났을 때 많이 애를 태웠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을 잡는 '매'가 되겠다며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강성 '친문' 지지자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지점이다.
이낙연 캠프 대변인, 오영훈 의원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이 지사는 검찰의 완전한 수사권 박탈은 시기상조 같고, 필요한지도 공감이 안 간다고 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정권의 명운을 걸고 검찰개혁을 추진해 왔고 나름의 성과를 거뒀지만 이 지사가 이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개헌을 두고서도 반이재명 연대는 형성돼 있다.
이낙연 전 대표가 토지공개념과 기본권 개헌을, 정세균 전 총리가 4년 중임제 개헌을 꺼내든 바 있다.
반면 이재명 지사는 "방역, 민생으로 국민이 고통받고 있고 이 문제에 에너지를 집중해도 쉽지 않은 판"이라며 "여야 합의가 쉽지 않고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그 일에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가"라는 입장이다.
이재명 지사 측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 지사 캠프 비서실장을 맡은 박홍근 의원은 지난달 30일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오신 분들 모두 국가를 이끌만한 충분한 재목"이라면서도 "특정 후보를 배제하기 위해 그런 선거를 쓸 만큼 그렇게 협소하게 편협하게 하실 분들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박 의원은 "유권자는 그런 정치공학적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라며 "세를 불리기 위한 과거 문법 혹은 특정인을 배제하는 방식에 국민이 동의를 하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재명계의 한 의원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전략적 투표를 할 줄 아는 유권자들"이라며 "이길 사람에게 표를 몰아준다. 과반투표까지 가더라도 이 지사가 흔들리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withu@newspim.com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발표한 온라인 출마선언 동영상 화면
ⓒ 이재명 캠프 제공
시작부터 180도 다른 윤석열과 이재명
대선주자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출마선언은 형식부터 내용까지 180도 달랐다.
우선,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대비가 극명했다. 윤 전 총장의 출마선언은 전통적이라 할 수 있다.
6.29 선언 날짜에 맞춰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연설과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틀 뒤인 1일 이 지사는 미리 제작해놓은 14분짜리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업로드하는, 간단하고도 전례 없는 방식으로 대선 출마선언을 갈음했다.
윤 전 총장 출마선언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20명 넘게 집결했다. '못살겠다 갈아보자 윤석열로 정권교체' 등 현수막을 든 수백 명의 지지자들이 몰려 전통적인 세과시의 형태가 됐다.
반면, 이 지사의 출마 동영상엔 이 지사 혼자다.
이 지사 측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을 감안해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기념관을 나서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대비되는 출마선언 형식에는 각 주자가 처한 정치 현실이 반영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1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잠행을 거듭하던 윤 전 총장 입장에서 6.29 일정은 정치 입문을 선언하는 첫 행보였기 때문에 공개 기자회견 방식을 통해 자신의 출마 경위를 직접 설명하는 게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석에 동의한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반면 이 지사는 대선주자로서 이미 오랫동안 노출돼온 사람이기 때문에 동영상 출마 같은 형식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짚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윤 전 총장은 사실상 국민의힘 경선부터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보수 정체성을 마음껏 드러내는 계기가 필요했다"라며 "이 지사 출마가 윤 전 총장 선언과 시차를 두고 이뤄졌다는 점이나, 간단한 동영상으로 처리했다는 점에선 최근 당내 '경선연기' 파고를 넘은 이 지사 쪽의 여유도 느껴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보수 주도권 확보차 '이념' 앞세운 윤석열
코로나 비대면 '맞춤형' 출마선언한 이재명
형식만큼이나 달랐던 건 내용이다. 윤석열 전 총장이 자신의 보수 정체성이나 이념을 규정하는 데 힘을 쏟았다면, 이재명 지사는 기본소득·기본주택 등 자신의 구체적인 정책을 어필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박성민 대표는 "윤 전 총장은 '자유'의 가치를 강조하는 등 자신의 철학과 이념,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과 국가관을 주로 얘기했고, 이 지사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뭘 하겠다는 구체적인 정책에 치중했다"고 분석했다.
엄경영 소장은 이에 "최근 야권 일각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띄우고, 홍준표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의 공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윤 전 총장 입장에선 흔들리는 반문(반문재인) 대표성을 회복하고 보수 1등 주자로서의 주도권을 되찾아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라며 "야권의 복잡한 대선 구도 속에 윤 전 총장이 자신의 보수 정체성과 명확한 철학을 의도적으로 강조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이 지사에 대해선 "대선출마 '재수생'인 점을 고려하면 국정 비전, 특히 정치개혁 비전의 깊이는 다소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당장 당내 다른 주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개헌 문제라든지, 지난번 선거법 개정 논란 때 불거진 위성정당 문제를 위한 해결책 등 큰 줄기들이 빠졌다"는 것이다.
그는 "또 대통령은 전체 국민의 대표여야 하는데, 이 지사가 서민과 기득권을 지나치게 갈라치는 듯한 선동적인 표현들이 우려되는 면도 있었다"고도 지적했다.
김형준 교수는 두 주자가 공히 주장하고 있는 '공정' 담론이 앞으로 논쟁 지점이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김 교수는 "출마선언상 윤 전 총장과 이 지사가 모두 공정을 강조했지만, 윤 전 총장의 공정은 시장 경쟁주의에 의한, 예컨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얘기하는 능력주의에 기반을 둔 것일 가능성이 크다"라며 "반면 이 지사는 역시 복지를 통해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의 공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공정과 상식으로'를 핵심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다.
이 지사는 "공정성 확보"와 함께 "불평등과 양극화 완화, 복지확충에 더해 경제적기본권 보장"도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공통점도 있다... D-250 막 오른 양강 경쟁
출마선언의 형식과 내용면에서 크게 대비되는 여야 1등 대선주자지만, 한 가지 공통된 행보도 있었다.
이 지사는 이날 출마선언 직후 첫 공개 행보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택했다.
이 지사는 대선주자들이 통상 찾았던 대통령 묘소 대신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에 참배하며 "누군가는 이름이라도 남기지만, 누구는 이름조차 남길 수 없고 위패조차 남기지 못하고 사라진다. 그분들이 이 나라를 지키셨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역시 지난 6월 5일 같은 장소를 찾아 충혼탑 지하 무명용사비와 위패봉안실에 헌화한 일이 나중에 알려졌다.
일반 묘역에선 월남전·대간첩 작전 전사자 유족을 만나 위로했던 그는 당시 방명록에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적었다.
양측 모두 '대한민국을 지킨 것은 민초들'이라는 공통된 인식을 나타내며 맞불을 지핀 것이다.
내년 3.9 대선까지는 오늘로 250일. 여야의 후보 경선 등의 관문을 남겨두고 있지만, 양강 구도를 유지하고 있는 이재명과 윤석열의 경쟁은 시작부터 절묘한 대비를 이뤘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방명록을 쓰고 있다. (윤 전 총장 지인 제공)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현재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대선주자들. 왼쪽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대권도전 경제 키워드...윤석열 ‘자유’ 이재명 ‘기본’ 이낙연 ‘복지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여야 대선 주자들이 최근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 채비를 준비하는 가운데 이들의 대선 공약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대선 후보들의 여러 공약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분야는 경제정책이다. 이는 일반 서민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서다.
경제 공약은 대선주자들이 공약을 구상할 때 가장 공들이는 분야가 됐다.
특히 부동산과 금융정책은 빼놓을 수 없는 핵심 내용으로 볼 수 있다.
현재 대선주자들도 저마다 이색적인 공약을 내놓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대선 잠룡들은 저마다 차별화된 공약과 정책을 내놓고 있다.
야권주자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아직 구체적인 공약은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그의 대선 출마문을 통해 자유시장과 혁신을 강조했다.
여당 대선주자 잠룡들, 금융·부동산 공약 ‘각양각색’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강력한 개입을 통한 큰 정부’를 지향한다. 그는 전날 1일 공식적인 대선출마 자리에서 “강력한 경제 정책이 대전환의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적 기본권’을 확대하자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 지사는 실제 경기도에서 ‘기본소득’ 정책을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한 청년세대를 대상으로 일정 소액을 적정 저리로 장기간 이용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인 ‘기본금융’도 지난 5월 26일 ‘경기도 청년 기본금융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안’으로 입법 예고했다.
이 정책은 금융소외계층 중 우선 만 19세~34세 이하 청년층에 최대 1000만원을 연 3% 저금리로 대출해주자’는 것이 기본 골자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도 규제와 개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가 내세운 부동산 공약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기본주택’이다. 기본주택 장기임대형은 무주택자에게 조건 없이 적정 임대료를 통해 30년 이상 안정적인 거주공간을 공급하겠다는 주택 정책이다.
이는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하는 주거복지’에서 ‘보편적인 주거권 보장’으로 바꾸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같은 당 대선주자인 정세균 전 총리와 이낙연 전 대표는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론에 대해 비판적이다. 정세균 전 총리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나라가 기본소득론의 정치적 실험장이 돼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정 전 총리는 대기업 임원 출신 답게 상생의 혁신을 내세웠다.
그는 지난달 16일 대선출마문을 통해 “소득 4만불 시대를 열기 위해 먼저 담대한 사회적 대타협을 제안한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신복지 제도’를 차기 대선 키워드로 내세웠다.
이는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론’에 맞선 보편적 복지국가 구상의 또다른 방안으로 불린다. 이미 이 전 대표는 지역 마다 신복지 포럼을 열고 자신의 정책 방향에 대해 홍보하고 있다.
범여권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3위에 오른 박용진 의원은 대기업에 대한 감세를 통해 기업 활력과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견해를 공식 발표했다. 박 의원의 이 같은 입장은 여당 내에서도 논란거리다. 다만 박 의원을 규제 완화론자로 보긴 어렵다는 것이 재계와 정치권의 시각이다.
박 의원은 앞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보유를 제한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또한 최근 그는 금융지주 회장 임기를 제한(6년)하는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 발의를 예고한 바 있다.
야권 최대어 윤석열의 키워드는 ‘자유’
야권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경제 키워드는 ‘자유’다.
그는 공식적으로 공약을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대선 출마선문문을 보면 ‘자유’라는 용어를 수차례 언급하고 있다.
그는 출마선언문에서 “우리에게 닥친 새로운 기술 혁명 시대의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학 기술과 경제 사회 제도의 혁신이 필수”라며 “혁신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 자율적인 분위기, 공정한 기회와 보상, 예측가능한 법치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대선출마문에서 나온 윤 전 총장의 경제 철학은 현 정부의 국정기조로 불리는 탈원전, 소득주도성장, 정부개입 주택정책 등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의 경제 참모로 불리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도 행정고시를 통해 경제부처에서 활동한 경제관료다. 이 전 국무조정실장은 기획재정부 경제예산심의관,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역임하며 ‘예산통’으로 불리던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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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vs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이재명 28.7% vs 윤석열 26.1%… 尹 대권도전 선언 컨벤션 효과 ‘미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대권도전을 선언하며 본격 행보에 나섰지만 정치적 이벤트 이후 일시적으로 지지율이 오르는 컨벤션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검찰총장직 사퇴 직후 지지율이 수직상승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정체된 양상을 보였다.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1일 발표한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26.1%로 이재명 경기지사 28.7%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9.5%),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5.2%),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4.7%), 유승민 전 의원(4.2%), 최재형 전 감사원장(3.4%) 등의 순이었다.
여야 후보 간 가상 양자대결의 경우 ‘이재명 대 윤석열’에서도 이 지사가 42.2%, 윤 전 총장은 39.2%로 오차범위에서 이 지사가 앞섰다.
이번 조사는 SBS 의뢰로 지난달 28~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날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발표한 조사에서도 이 지사가 27%, 윤 전 총장은 21%로 집계됐다.
다만 이 지사는 지난주에 비해 변동이 없었지만 윤 전 총장이 1%포인트 지지율이 올랐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8~30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두 조사 모두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윤 전 총장의 정치 참여가 기성사실화 됐던 만큼 정치적 이벤트의 효과가 떨어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그의 메시지가 국민 기대치에 못 미친 것 아니냐는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공명
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를 가졌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형수 욕설·여배우 스캔들· '혜경궁 김씨'.. 이재명 '첩첩산중'
시험대 오른 이재명, 도덕성 문제·친문의 비토 넘을까
형수 욕설·스캔들 등 아킬레스건
"가족에 폭언한 것은 사실" 울먹
직접 해명하며 '정면돌파' 의지
과감한 정책에 포퓰리스트 논란
反李 연대 검증공세도 막아내야
“제가 가족에게 폭언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다시 그 시절로 되돌아간다면 안 그러려고 노력하겠지만, 어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1일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같이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들이 한 데 모여 공정한 경선 경쟁을 다짐한 ‘공명선거 협약식’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생활 관련 도덕성 문제 등 네거티브가 우려된다’는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였다.
이 지사가 이날 출마선언을 통해 대선에 공식 등판하자마자 혹독한 검증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형수 욕설, 여배우 스캔들, ‘혜경궁 김씨’, 친형 강제입원 등 이 지사의 도덕성 뇌관은 야권뿐 아니라 당내 대선 예비후보 경쟁자들에게도 총공세 대상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이 지사는 막말을 넘어 쌍욕을 하는 사람”이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고, 같은 당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검증받지 않은 도덕성은 국민께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형수 욕설 논란과 관련해 “7남매에 인생을 바친 어머니이신데 저희 형님이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해서 어머니에게 불 지른다 협박했고, 어머니는 보통의 여성으로 견디기 어려운 폭언도 들었고 심지어 어머니를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져 제가 참기 어려워서 그런 상황에 이르렀다”며 울먹였다.
이어 “아픈 이야기를 했다”며 “언젠가는 전후 과정을 소상히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레이스 시작부터 자신의 최대 리스크인 욕설 논란을 직접 해명하고, 앞으로도 피하지 않겠다는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의 도덕성 리스크의 파급 효과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이미 과거 선거 과정에서 혹독한 검증 과정을 거쳤고, 친형 강제입원 의혹의 경우 지난해 10월 무죄가 확정되는 등 법적으로도 최종 판단이 내려진 사안들이 있어 의혹을 제기해도 파괴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 지사가 여권 잠룡 가운데 지지율 독주 체제를 지속하고 있어, 판을 뒤집기 위한 검증 공세도 이전보다 더욱 날카로워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지사의 과감한 정책 설계, 거침없는 발언 등은 포퓰리스트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특히 이 지사의 대표 브랜드인 기본소득·주택 등 ‘기본 시리즈’와 관련해 국민의 힘 윤희숙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과 민주당의 정 전 총리, 이낙연 전 대표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약 실천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인기영합주의’로 치부하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공명
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를 가졌다. 이재명 후보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내 장악력이 큰 강성 친문(친문재인)을 중심으로 남아있는 ‘반감’ 정서도 이 지사가 넘어야 할 고개로 꼽힌다. 이 지사가 2017년 대선 경선,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 및 친문 진영과 반목하면서 앙금이 풀리지 않았고, 이날까지도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 ‘이재명은 탈당하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오는 등 ‘이재명 비토’ 정서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이 지사는 이에 “80만 권리당원 중 극히 일부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차이는 있지만 끊임없는 설득과 토론을 통해 합의점에 이를 수 있다고 본다”며 친문 구애를 멈추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 지사로선 친문 반발에도 대응을 자제하는 ‘원만한 경선’으로 갈등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경선에서 승리한 뒤 ‘원팀’ 민주당으로 거듭나 본선 경쟁력을 최대한 높이는 전략이 유효하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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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20년 9월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첫 재판에 출석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둘러싼 ‘의혹의 사슬’은 무엇이고 어떻게 검증됐나?
2017년에 이어 두번째로 대선 도전을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는 당내 지지율 1위 주자라는 고지를 선점했지만, 검증이라는 ‘넘어야 할 산’을 앞에 두고 있다.
이 지사를 끊임없이 괴롭혀온 ‘의혹의 사슬’은 △친형 강제입원 의혹 △석사논문 표절 의혹 △여배우와의 스캔들 의혹 △조직폭력배 연루설 등이다.
이 지사 쪽은 의혹에 관해 “도정 수행 능력과 관련이 없는 비극적 가정사를 꼬투리 잡아 인신공격에 몰두해 ‘정치의 도’를 넘어선 것”이라며 “근거 없는 소문을 확대재생산해 불신만 키우고 있다”고 반박해왔다.10년 넘게 이 지사를 흔드는 친형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해서는 2019년 5월 수원지법 판결로 일단 검증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이 지사가 자신이나 타인에게 위해를 입힐 수 있는 정신질환자(친형)를 입원시키려 했던 것은 위법·부당한 행위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가천대 석사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서는 이 지사가 일부 사실을 인정하고 논문을 반납했다.
여배우 스캔들 의혹에 대해선 2018년 10월 아주대병원에서 스스로 ‘신체 검증’까지 받으며 의혹을 반박했으나, 여전히 논란은 이어지는 중이다.과거 형수에게 한 막말과 욕설은 본인이 인정하고 사과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1일에도 “제 부족함에 용서를 바란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2018년 <에스비에스>(SBS)가 ‘변호사 시절 성남지역 조직폭력배를 변론하고, 조폭 연관 회사에 수의계약 등의 혜택을 준 의혹이 있다’며 제기한 조폭 연루설은 당시 야당이 검찰에 고발까지 했으나 2018년 12월 검찰은 ‘혐의없음 증거불충분’ 처분을 했다.
이 지사는 “인권변호사 시절 문제의 인물을 변호한 것은 사실이나, 아무도 변론을 맡지 않은 그의 어머니가 통사정해 어쩔 수 없었다.
조폭 연루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이 지사를 둘러싼 이런 의혹들은 여러차례 반복해서 언급된 것들이다.
여러차례 수사와 재판을 거치면서 이를 버텨낸 바람에 이 지사의 ‘맷집’은 더 단단해진 면이 크다.
하지만 ‘여권 1위 대선주자’에 대한 검증 칼날은 더욱 매서워질 수밖에 없다.
이 지사는 이번에도 ‘검증의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1990년 토론회에 참석한 변호사 시절의 이재명 경기지사. 이재명 지사 측 제공
월급 1만원 소년공 이재명..사진엔 지하방 탈출날 식사 풍경
“흙수저 비주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성과를 만들어 온 이재명이야말로 위기의 대한민국을 희망민국으로 바꿀 수 있다”(1일 출마선언문)
1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젊은 시절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가난’이다.
2017년 대선 때도 “나는 흙수저보다 더 낮은 무수저”라고 한 그의 말이 반향을 일으켰다.
가난은 그의 정치적 자산이 됐다.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이 지사 후원회 이름도 ‘흙수저 후원회’였다.
이 지사는 1963년 10월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너무 가난해 어머니는 그의 생일도 잊어버렸다고 한다.
그가 6세 때인 1968년 학교 등록을 위해 생년월일이 필요하자 역술인을 찾아가 생일날짜를 새로 정했다.
그게 음력 10월23일이다.
삼계국민학교(현 삼계초등학교)에서 소년기를 보낸 이 지사는 졸업 직후 가족들과 함께 경기도 성남으로 이사했다.
1980년 성남으로 이사온지 4년 만에 지하를 벗어나 처음 1층으로 이사한 날, 가족들과
이재명 지사(왼쪽에서 두 번째). 이재명 경기지사 측 제공
그곳에서 이 지사는 중학교 입학도 포기한 채 일에 매달려야 했다.
“한때 대학물을 먹었다는 아버지가 자식들을 학교로 보내지 않고 공장에 나가게 했으며, 공장을 그만두고 쉬기라도 하면 무조건 아버지의 리어카를 밀어야 했다.
폐지를 줍고 쓰레기 더미를 치워야 했다.” 2018년 출간된 에세이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에 나오는 회고다.
소년공 이재명의 첫 직장은 집 근처(성남 상대원동)의 목걸이를 만드는 이름 없는가내수공업장이었다. 월급 1만원을 받고 황동선을 납과 염산으로 땜질했다.
1년쯤 다녔지만 사장의 야반도주로 세달치 월급을 떼였다고 한다.
1980년 시계공장 오리엔트 재직 시절 동료들과 야유회에 참가한 이재명 경기지사
(왼쪽 끝). 이재명 경기지사 측 제공
두 번째로 취직한 ‘동마고무’에서는 벨트 속으로 손가락이 말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지사는 “지금도 지문 없는 손가락 안에 상처와 함께 아물어버린 까만 고무 가루들이 수없이 박혀있다”고 기억했다.
냉장고를 만드는 ‘아주냉동’에 들어갔을 땐 월급(7만5000원)이 크게 늘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가 도산했다.
이후 가죽 재단 프레스공으로 취직한 ‘대양실업’에서 이 지사는 두 번째 산업재해를 당했다.
프레스에 눌려 손목뼈 하나가 부러졌다.
사고 후 30분 당겨진 퇴근 시간 덕에 이 지사는 고입 검정고시를 볼 수 있었다.
이후 시계회사인 ‘오리엔트’에 입사했다.
1982년 모친 구호명 여사(지난해 별세)와 중앙대 입학을 위해 학교를 찾은 이재명
경기지사. 이 지사는 당시 처음 맞춰 입은 교복을 입은 데 대해 "쑥스러웠다"고
기억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측 제공
이재명 경기지사와 어머니. 이재명 경기지사 측 제공
자서전 중 이 시기를 다룬 부분엔 어머니에 대한 회상이 잦다.
“살림하랴, 돈 벌랴 항상 바쁘고 힘드셨지만 자식들을 따뜻하게 보살펴 주셨다.
팔을 다쳤을 때는 한 손에 도시락을 들고 한 손으로 내 손을 꼭 잡은 채 매일 공장까지 데려다 주셨다. 대입 검정고시 원서에 쓸 도장을 새기라고 1000원을 내주신 분도 어머니였다.” 1982년 중앙대 법대에 진학했을 때 학교를 함께 찾은 것도 어머니였다.
사법연수원 졸업식 당시의 이재명 경기지사(왼쪽). 이재명 지사 측 제공
1987년 사법연수원 동기들과 이재명 경기지사(첫째줄 왼쪽에서 두 번째). 이재명
경기지사 측 제공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 지사는 처음엔 여느 합격생과 마찬가지로 판·검사 임용을 희망했다.
하지만 사법연수원 동기들과 진보적인 공부 모임을 하면서 인권변호사로 진로를 바꿨다.
훗날 노동법학회가 된 이 모임엔 현재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 문무일 전 검찰총장 등이 함께 했다. 이 지사는 “연수원 시절 ‘변호사는 굶지 않는다’는 믿음을 준 노무현 변호사의 강연이 진로 결정에 한몫했다”고 회고했다.
첫째 아들과 함께 집에서. 이재명 경기지사 측 제공
두 아들과 함께 낚시하는 이재명 경기지사. 이재명 경기지사 측 제공
1994년 첫째 아들과 함께. 이재명 경기지사 측 제공
1990년엔 성남에 변호사 사무실을 열고, 인근 이천시와 광주시의 노동상담소장을 지내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활동했다.
청년 변호사 이재명이 음대 졸업생이던 부인 김혜경 씨를 처음 만난 것도 이 때다.
이 지사는 1995년 성남시민모임 창립 구성원으로 참여하면서 시민운동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2000년 분당 부당용도변경 반대 집회 참석한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 끝). 이재명
지사 측 제공
10년 가까이 시민운동가로 지낸 이 지사가 정치권에 입문한 건 2004년이다.
이 지사는 당시 시민 1만8595명이 만든 주민조례를 성남시의회가 부결시킨 것에 거세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회의장 점거해 수배를 받게 됐을 때 정계 입문을 결심했다.
민주당에 입당해 2006년 성남시장 선거와 2008년 총선에서 잇따라 낙선한 이 지사는 2010년 민선 5기 성남시장에 당선돼 첫 공직을 맡았다.
재선 성남시장 시절이던 2016년 11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가장 먼저 주장하며 전국적 인지도를 얻었고 이듬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어 3위를 기록했다.
“페이스 메이커로 나섰는데 이길 것 같은 착각이 들면서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나섰다.
지금은 왜 그랬나 싶다”는 게 첫 대선 후보 경선에 대한 이 지사의 되새김질이다.
2016년 12월 24일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9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가운데)의 모습. 당시 이 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여권에서 가장 먼저 주장하면서, 일약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게 된다.
중앙포토.
2018년 경기지사에 당선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곤란을 겪었지만 지난해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직후부터 이 지사의 지지율은 급등했다.1년 가까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내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1일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이렇게 말했다.
“정치적 후광, 조직, 돈, 연고, 아무 것도 없는 저를 응원하시는 것은 성남시와 경기도를 이끌면서 만들어 낸 작은 성과와 효능감 때문일 것입니다.
실적으로 증명된 저 이재명이 대한민국을 위해 준비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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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을 통해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오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동을 방문한 이재명지사가 경북유교회관을 방문해 열열한 환영을 받고 있다.
ⓒ프레시안(최홍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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