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샵=동양뉴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출처 : 동양뉴스(http://www.dynews1.com)
봉쇄령에 텅빈 시드니 도심 7일(현지 시간)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의 한 쇼핑몰
인근 거리가 완전히 비어 있다. 이날 당국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창궐 등으로 12일
종료 예정이던 봉쇄령을 19일까지 1주일 더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시드니=AP 뉴시스
델타변이 전파력 2.5배 강해… “스테로이드 맞은 코로나
전 세계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비상
지구촌 방심 틈타 104개국 번져… 다시 멀어진 일상회복
감기와 증상 구분 어려워… 그래도 믿을건 백신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의 공포에 떨고 있다.
지난해 10월 인도에서 처음 확인된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올해 봄부터 빠른 속도로 퍼져 현재 104개 국가에 등장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은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곧 이뤄질 것처럼 보였던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도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코로나19 변이는 바이러스가 유전자 코드를 복제할 때 특정 염기가 다른 것으로 대체되면서 발생한다. 현재 알파, 베타, 감마, 엡실론, 델타플러스 등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했다.
당초 해당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국가의 이름으로 불렀으나 세계보건기구(WHO)가 낙인 효과를 방지한다며 그리스 문자를 붙였다.
여러 변이 중 델타 변이가 특히 무서운 이유는 다른 바이러스보다 월등히 높은 전파력과 확산 속도를 가졌기 때문이다.
영국 보건당국은 델타 변이가 원래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력이 2.5배 높다고 분석했다.
알파(1.5배), 베타(1.5배), 감마(2배) 등 다른 변이보다도 높다.
실제 최근 3만 명대 일일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영국에서 델타 변이가 지배적 바이러스로 자리 잡는 데 걸린 시간은 약 한 달에 불과했다.
영국 보건당국은 당초 5월 7일 델타 변이를 “우려할 만한 변이에 포함시킨다”고만 했다.
당시 영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1000∼3000명대였고 델타 변이 누적 감염 사례는 520건에 불과했다. 지난달 18일 당국은 “신규 확진자의 99%가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일일 신규 확진자 또한 눈 덩이처럼 불었다.
현재 인도, 러시아, 이스라엘,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우간다 등 세계 각국에서 신규 감염자의 90% 이상이 델타 변이에 걸렸다.
신규 확진자 중 델타 변이 감염자 비율이 낮은 편에 속했던 미국, 독일 등에서도 그 수치가 50%를 넘어섰다.
각국 보건전문가 또한 델타 변이 대유행이 진행 중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 멀어진 ‘일상 복귀의 꿈’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세계 일일 신규 확진자는 4월 말 90만 명대로 지난해 코로나19 발발 후 최고점을 찍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늘어나면서 6월 한때 30만 명대로 줄었지만 8일 기준 45만 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그 핵심 원인으로 델타 변이 창궐이 꼽힌다.
서구 연구진은 델타 변이가 처음으로 발견된 인도에서는 올해에만 약 100만 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밝힌 지난해와 올해의 누적 사망자는 각각 15만 명, 25만 명이다.
실제로는 올해 공식 사망자보다 4배 많은 사람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세계 최대 감염국인 미국에서는 50개 주 전역에서 델타 변이 감염자가 확인됐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 신규 확진자 중 델타 변이 감염자 비율은 4월 초 0.1%에 불과했는데 불과 3개월 만인 7일 50%를 넘어섰다.
높은 백신 접종률에 힘입어 방역 규제를 완화하려다 델타 변이로 규제를 강화한 나라도 속속 늘고 있다.
950만 명인 국민의 60% 이상이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한 이스라엘은 최근 실내외 마스크 착용을 다시 실시하고 있다.
아일랜드 등은 델타 변이가 창궐하고 있는 영국발 입국자의 규제를 강화하고 식당 영업 재개를 연기했다. 호주는 델타 변이가 확산되고 있는 최대 도시 시드니 일대를 봉쇄했다.
말레이시아도 이동 제한 조치를 연장했다.
스페인은 야간 활동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잠시 스치기만 해도 감염
델타 변이의 높은 감염력은 여러 경로로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호주에서는 두 사람이 한 쇼핑몰에서 잠시 스쳐 지나간 순간 델타 변이가 전염된 것으로 폐쇄회로(CC)TV를 살펴본 결과 나타났다.
감염자와 마주한 시간이 불과 몇 초인데도 전염이 이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세포에 더 쉽게 감염되게 만드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델타 변이는 갈고리 역할을 담당하는 바이러스의 외피 부분, 즉 스파이크 단백질이 원래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 인간의 세포와 더 쉽게 융합하도록 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연구진이 사람의 기도(氣道) 세포에 델타 변이를 전염시킨 결과 다른 변이보다 복제 속도가 빠른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 1명이 직접 감염시키는 평균 인원을 뜻하는 감염재생산지수만 봐도 델타 변이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다. 영국 시사매체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델타 변이의 감염재생산지수는 8이다.
원래의 코로나19(2.5), 알파 변이(4∼5)에 비해 훨씬 높다.
물론 현실에서는 백신 접종,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등으로 감염재생산지수가 8까지 올라가는 사례는 드물다.
최근 델타 변이 확산이 가장 심한 영국에서도 현재 1.2∼1.4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선임 고문을 지낸 앤디 슬라빗은 7일 CNN 인터뷰에서 “델타 변이는 스테로이드(근육 강화제)를 맞은 버전의 코로나19로 전염성이 기존 바이러스의 2배에 이른다”며 “다행히 지난해와 달리 우리는 델타 변이가 트랙에서 (뛰는 걸) 멈추게 하는 백신이라는 도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의료 환경이 낙후되고 백신 접종률이 높지 않은 저개발국에서는 감염재생산지수에 상관없이 델타 변이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 감기와 비슷한 증상
2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뉴델리=AP 뉴시스
델타 변이 감염의 주요 증상이 일반 감기와 비슷하다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
기존 코로나19도 감기와 비슷한 기침 발열 증상이 있지만 후각 감퇴, 호흡 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진에 따르면 델타 변이 감염의 주요 증상은 보통의 감기와 비슷한 두통, 인후통, 콧물 등이 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후 델타 변이에 감염된 일부 환자에게서 재채기 증상이 두드러진다는 보고도 나왔다.
비교적 방역 여건이 우수한 나라 또한 델타 변이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코노미스트는 백신 접종률이 높지 않은 나라들이 델타 변이에 특히 취약할 우려가 높다며 한국, 일본, 호주 등을 지목했다.
가디언 역시 한국, 호주 등 그간 코로나19에 잘 대처한 것으로 평가받았던 아시아태평양 국가에서도 델타 변이 확산으로 신규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전파가 빠른 바이러스는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통해 부지런히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을 찾아낸다 해도 지역사회에서 무증상 감염이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델타 변이의 변종인 델타플러스 또한 11개국 이상에서 발견됐다.
인도 연구진에 따르면 델타플러스는 폐 세포 수용체와의 강한 결합력, 항체 반응의 잠재적 감소에 백신 면역 효과 저하 등의 특징을 보유했다.
영국 레스터대 연구진 또한 델타플러스가 기존 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를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 세계에서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편에 속하는 이스라엘에서도 7일 델타플러스가 처음 발견됐다.
○ 섣부른 규제 완화로 우려 고조
이 와중에 영국 등 일부 국가가 방역 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 또한 문제로 꼽힌다.
WHO는 7일 “섣부른 일상 복귀로 전 세계가 엄중한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일일 신규 사망자가 33명으로 올해 1월의 30분의 1 수준”이라며 19일로 예정된 마스크 의무 착용 및 거리 두기 해제에 변함이 없을 것이란 태도를 고수했다.
델타 변이로 신규 확진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국민 65% 이상이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한 덕에 사망자 수가 낮게 유지된다는 의미다.
앞서 6일 프랑스 또한 델타 변이가 확산 중인 남서부 지역의 봉쇄 조치를 해제했다.
독일 역시 영국, 인도 등 델타 변이가 창궐하고 있는 나라의 방문객에 대한 격리를 완화했다.
독일은 다음 달 중 모든 방역 조치를 해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캐나다 또한 향후 몇 주 안에 국경을 완전히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또한 12일부터 식당 내 5명까지 취식을 허용하기로 했다.
여행과 모임 제한도 없어진다.
방역 규제 정책으로 향후 계속 발생할 수 있는 변이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사실상 감염 통제를 포기하고 코로나19와 공존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변이 바이러스 창궐로 입원 위험이 늘면 각국 의료체계에 심각한 과부하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 CNN은 3만8805명의 영국인 델타 변이 감염 환자를 분석한 결과 14일 이내에 입원할 위험이 알파 변이에 비해 2.6배 높았다고 보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역시 “델타 변이가 입원 위험 및 중증 질환 발생 증가와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 백신 맞고 마스크 계속 써야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에 대처하는 방법은 전 세계가 하루빨리 백신을 맞고, 접종 후에도 마스크 착용 및 거리 두기 같은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백신은 반드시 2회 접종해야 예방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1차 접종 시 델타 변이 예방 효과가 33%에 그쳤다.
2차 접종 후에는 이 수치가 88%로 대폭 올라갔다.
접종은 입원 확률도 대폭 낮췄다.
영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백신 1차 접종자의 입원 확률은 백신 미접종자에 비해 75% 낮았다.
2차 접종을 완료하면 95% 적었다.
폴 버렐 영국 케임브리지대 수석 연구위원은 “가능한 한 서둘러 백신 2차 접종을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광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백신 접종률이 최소 60%는 돼야 감염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러시아, 터키, 영국 등은 델타 변이 위험을 낮추기 위해 백신 2차 접종을 끝낸 국민에게도 백신을 더 맞히는 ‘부스터샷’(3차 접종)을 실시하거나 실시할 뜻을 밝혔다.
지난달 말 세계 최초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한 러시아는 2차 접종을 끝낸 지 6개월이 넘은 사람을 상대로 3차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2차 접종을 마치지 않아도 코로나19에 걸렸다 회복된 후 6개월이 넘은 사람 또한 부스터샷을 맞을 수 있다.
WHO는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지역에서는 백신 접종 완료자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백신 접종에만 치중하는 것은 자전거를 타면서 앞바퀴로만 달리려는 것과 같다”며 접종률을 최대한 올릴 수 있을 때까지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강화 등 현재의 방역 정책을 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기자
일본 도쿄 올림픽주경기장
[로이터=연합뉴스]
델타 변이에 떠는 지구촌…NYT "백신이 델타에도 효과있다
높은 효과 보여주는 연구도 많아…
"이스라엘은 무증상 확진 많이 잡아낸듯
(뉴욕·상파울루=연합뉴스) 강건택 김재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부터 한숨 돌리려던 지구촌이 더욱 강력한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공포에 떨고 있다.
일본 도쿄는 긴급사태 재선포 방침으로 '무관중 올림픽'을 치를 가능성이 커졌고, 미국은 최근 2주 동안 발생한 신규 확진 케이스의 절반 이상이 델타 변이로 확인됐다.
브라질에서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4명의 델타 변이 감염자가 보고됐다.
이런 가운데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예방 효능이 94.3%에서 델타 변이 유행 후 64%로 크게 낮아졌다는 이스라엘 보건부의 5일 발표가 이러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그러나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적으로 볼 때 화이자를 비롯한 코로나19 백신들이 델타 변이에도 효과적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5월 영국 연구진은 화이자 백신이 유증상 델타 변이 감염을 막는 데 88%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고, 6월 스코틀랜드에서는 화이자 백신이 델타 변이에 79%의 예방 효과를 발휘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어 지난 3일 캐나다 연구진은 화이자 백신의 델타 변이 예방률이 87%에 달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스라엘 통계만 보면 백신의 예방 효과가 상당폭 떨어졌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많았던 셈이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다소 헷갈리는 '숫자'들에 대해 백신 전문가들은 하나의 연구만으로는 백신의 예방 효과를 정확하게 짚어낼 수 없다고 지적한다.
미 에모리대의 생물통계학자 내털리 딘은 NYT에 "모든 숫자를 퍼즐의 작은 조각들로 합쳐서 봐야지 어느 한 숫자에만 지나치게 무게를 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수천명의 참가자를 백신 접종자와 플라시보(가짜 약) 투여자로 나눠 백신의 효과를 비교해 측정하는 임상시험과 달리 실제 환경에서 투여된 백신의 예방 효과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연구진이 통제할 수 없는 환경에서 백신 접종 여부 외에 감염률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보건부의 연구 결과는 다른 변수를 배제하고 백신 자체의 예방 효과를 산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비판했다.
또 이스라엘이 비슷한 연구를 한 다른 나라들과 달리 확진자와 접촉한 모든 사람에 대해 증상 유무에 관계없이 진단검사를 의무화한다는 점도 '돌파 감염'이 많이 나온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영국, 캐나다 등 서구권 국가들은 증상이 있는 환자들이 주로 검사를 받는다.
이런 이유로 무증상 확진이 많이 발견되는 이스라엘 연구에서 백신의 예방 효과가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마크 립스티치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만약 같은 결과를 낸 5개의 연구가 있고 다른 결과를 낸 1개의 연구가 있다면 5개의 연구가 더 정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을 포함한 모든 연구에서 백신이 델타 변이에 대해서도 입원과 중증 질환을 예방하는 데에는 매우 높은 효과를 보였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firstcircle@yna.co.kr<저작권자(c) 연합뉴스,
싱가포르 전경. [AFP=연합뉴스]
확진자 집계 중단" 파격 선언…전세계 놀란 싱가포르 자신감
싱가포르, 확진자 집계 중단 위중증만 관리
중국 백신 불인정, 그래도 접종률 63%
방역 포기? 모임 제한 등 기본 방역 철저
"바이러스 근절 아닌, 함께 사는 법 모색"
전 세계가 델타(인도발)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방역 고삐를 조이는 가운데 최근 싱가포르에선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싱가포르 당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더 높아지면 봉쇄를 하지 않고, 감염자 추적과 확진자 수 집계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일종의 '독감'처럼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만 관리한다고 한다.
싱가포르는 장기적으로 코로나19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이 아닌,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하는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알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존'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싱가포르의 이런 계획 전환은 코로나19가 빠른 시일 내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고 평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들은 변이 확산 등으로 이런 전환은 아직까지 엄두내지 못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함께 '코로나 청정국'으로 꼽혀온 뉴질랜드와 호주까지도 델타 변이 확산에 방역 수준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이런 선언을 가능하게 한 건 철저한 방역과 높은 백신 접종률이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가 발견된 후 1년 넘게 감염 상황을 잘 통제하고 있다.
9일 정오 기준 싱가포르의 지역사회 감염자는 1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하루 평균 확진자가 10명 정도인데, 대부분 해외 유입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1·2차 모두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압도적인 1위다.
아시아 국가 코로나19 백신 1·2차 접종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
@joongang.co.kr
싱가포르의 파격 선언으로 일각에선 싱가포르가 "방역을 포기한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지금도 강도 높은 방역 조치를 시행 중이다.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오는 12일부터 방역 조치를 완화하는데, 식사 제한 인원이 현재 2명에서 5명으로 늘어난 데 그쳤다.
마스크 의무 착용, 거리 두기 등도 그대로 유지된다.
지금처럼 재택근무도 시행하지만, 금지 사항이었던 직장 내 모임(5명 제한)은 허용된다.
적은 확진자 수를 감안할 때 매우 염격한 조치다.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싱가포르는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지키되, 서두르지 않고 단계를 서서히 완화하면서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방법을 터득해 나가려고 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식사를 2명까지 가능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 조치는 12일부터 완화돼
5명까지 식사가 가능해진다. [EPA=연합뉴스]
싱가포르 정부 관계자들은 현지 언론에 "사람들은 이제 이 전투에 지쳤다"고 전했다.
이어 "모두가 '코로나가 언제 종식될까요?'라고 묻는데 나쁜 소식은 코로나19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고, 좋은 소식은 코로나가 있어도 우리가 정상적으로 사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싱가포르가 이처럼 '코로나가 있어도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고 하는 건 백신 접종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에 걸려도 대체로 증상이 경미하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이스라엘·영국 등 접종률이 높은 나라들에선 확진자가 다시 급증해도, 입원 환자와 사망자는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는 국민의 백신 접종률이 70~80%에 달하면 일상 생활을 거의 회복해도 감염 상황이 크게 악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우선 이달 말에 2차 접종률이 50%에 달할 경우 식사 가능 인원을 8명으로 늘리는 등 제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의 1차 접종률은 62.8%, 2차 접종률은 37.4%다.
백신을 조기에 확보한 효과가 컸다.
싱가포르에선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가운데 국민이 하나를 선택해 접종받을 수 있다.
싱가포르는 두 백신의 임상 최종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전문가단과 정보력을 동원해 백신을 선구매했다고 한다.
중국 백신 접종은 통계서 제외
싱가포르 보건부는 접종자 통계에서 중국산 시노백 백신 접종자는 아예 제외한다고도 밝혔다.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접종하는 백신이 아니며, 델타 변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충분한 자료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싱가포르는 코로나 백신 접종자에게 모임 참석시 코로나 검사를 면제하고 있는데, 시노백을 맞은 경우는 예외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다시 받도록 하기도 했다.
싱가포르에서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싱가포르의 인구는 약 580만명으로 인구가 많은 나라들에 비해 감염병 통제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측면도 있다.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싱가포르 전문가들 사이에선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해도 봉쇄 정책은 펴지 말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당국의 로드맵처럼 공존을 준비하자는 의미다.
전염병 전문가 데일 피셔는 "목표는 바이러스 근절이 아니라,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감염병 컨설턴트 폴 탐비아 교수는 "국경이 개방돼 있는 한 때때로 바이러스는 해외에서 유입되고, 또 밖으로 나가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싱가포르에서도 기본적인 방역 수칙은 상당 기간 지켜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선 이런 조치는 내년 말까지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중보건 전문가인 테오는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선 감기 예방을 위해서라도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닦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2일 오후 서울 용산역 임시선별진료소 모습. 2021.07.02. 박효상 기자[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국민일보DB
인도에서 유래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 유래 알파형 변이나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동일한 배출기간을
갖는다는 분석이 나왔다.미 CDC 제공
델타 변이, 감염력만 높고 바이러스 배출기간 차이 없어
격리기간 연장 불필요"
6일 질병청 정례브리핑…
코로나 바이러스·알파 변이와 바이러스 배출기간 비슷
인도에서 유래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 유래 알파형 변이나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동일한 배출기간을 갖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알파 변이나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력이 강할 뿐 감염이 가능한 정도의 바이러스가 나오는 기간은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환자 격리기간을 변이 종류별로 다르게 설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6일 질병청 정례브리핑에서 델타 변이 배양시험을 실시한 결과를 공개했다.
정 청장은 “델타 변이의 위험도를 확인하기 위해 배양 시험을 실시했다”며 “이 실험에서는 델타 변이에 감염되어 발병한 후에 배출되는 바이러스를 시기별로 배양 정도가 가능한지 측정했다”고 말했다.
델타 변이 감염자 62명에게서 채취한 74개 검체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그 결과 배양이 가능한 기간은 증상 발현 후 10일 이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간 확인된 기존 바이러스나 알파 변이의 배양 기간과 차이가 없는 것이다.
배양이 가능하다는 것은 곧 감염이 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정 단장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각국은 델타 변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책임 있는 국제 사회 일원으로서 한국은 이 연구결과를 대외에 발표하고 국내외 연구진들과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델타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던 알파형보다 전파력이 약 1.6배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변이다.
지금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염기쌍 3만 개 가운데 델타 변이에서 확인된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비롯해 19곳에 이른다.
그중에서도 과학자들이 관심을 갖는 변이는 L452R와 E484Q 두 가지다.
델타 변이의 가장 큰 특징은 이 두 가지 변이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중 변이 바이러스라는 점이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는 전세계 우세종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과 함께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약 100여 개국에 확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델타 변이가 확산한 국가에서는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델타 변이 감염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최근 1주일 간 유전자 분석을 통해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주요 변이 4종이 확인된 검출률은 50.1%로 직전 주인 지난달 20~26일 37.1%보다 높아졌다.
발견된 변이 중 알파형이 25.9%(168명), 델타형이 23.6%(153명), 브라질 ‘감마형’이 0.6%(4명)다.
직전 주인 지난달 20~26일 델타 변이 감염자가 73명인데 크게 증가한 것이다.
알파 변이는 189명, 감마 변이는 4명으로 유사했다.
정 단장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8월 말경에는 한 90% 정도의 우세종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며 “변이 바이러스 대응에서도 특별히 다르지 않고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 해외 유입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인도발 비행기 입국자들이 경찰의
안내를 받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코로나 신규 확진자 5명 중 1명 이상,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 감염됐다
델타 변이, 기존 바이러스 보다 전파력 높아
감염시 중증 진행·입원 가능성 높이는 특징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5명 중 1명 이상이 인도 유래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1주(6.27∼7.3)간 지역 발생 및 해외 유입 확진 사례 가운데 델타 변이 검출률은 23.6%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알파형·베타형·감마형·델타형 등 주요 변이 4종의 검출률은 50.1%로, 델타 변이는 알파 변이(25.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감염 경로별로 보면 해외유입 확진자의 델타 변이 검출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검역 단계에서 확인된 해외유입 확진자의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은 96.8%로, 세부적으로는 델타형이 81.5%, 알파형 12.1%, 감마형이 3.2%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1주일간 해외에서 유입된 확진자 10명 중 8명은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는 의미다.
지역 발생의 경우, 검역 단계에서 발견되는 비율보다는 낮은 편이다.
전체 확진자 가운데서는 39.0%에서 주요 변이가 검출됐다.
그중 알파형이 29.1%, 델타형이 9.9%다.
다만 수도권으로 한정할 경우, 전체 변이 검출률은 39.3%로 상승했으며, 알파형은 26.6%, 델타형은 12.7%로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와 관련해 "현재까진 나온 델타 변이 검출률로 봤을 때는 델타 변이가 유행 전반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일부 유행(집단감염)에서는 유행 속도를 높인다거나, 발생 규모를 키우고 있어 다른 변이보다 더 큰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시점에서는 해외 유입을 통제하는 것이 중요해 (유입 통제) 관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델타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높고, 감염됐을 경우엔 중증 진행 및 입원 가능성을 높이는 특징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단장은 "델타 변이는 비변이주에 비해 일단 전파력이 20% 정도 높고, 감염 시 중증 이행률이나 입원율도 2배 더 높다는 평가가 있다"며 "그 외에는 비변이 바이러스에서 흔하게 나타난 후각·미각 손실 증상 빈도가 낮아지고, 일반적인 기침·콧물 증상이 더 많이 나타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델타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전반적인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단장은 "현재 변이 바이러스 분석 비율이 (전체의) 20%가 넘는 수준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수준이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 좀 더 속도를 높여 검사 건수를 늘릴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도 "변이가 확인될 경우, 접촉자 조사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주요 관리 방안 중 하나"라며 "보통 일상 접촉자는 감염 가능성이 작아 자가격리 대상으로 분류하지 않지만, 변이와 관련됐을 경우에는 확진자와의 마지막 접촉일로부터 14일이 지난 시점에 증상 유무와 상관없이 진단검사를 한번 받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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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DB
두통, 인후통, 콧물 등 증상 있다면 델타변이 의심
전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가 우세종으로 확대되고 있어
방역당국이 두통이나 인후통, 콧물 들의 증상이 있다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바이러스의 델타변이에 감염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8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처음 델타변이가 발생한 인도에서의 자료에 의하면 증상이 비변이주하고 유사하지만 두통이나 인후통, 콧물 등의 증상들이 좀 더 있었다는 보고들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상만으로는 구분하기 어려우니 발열, 기침, 미각·후각 소실 그리고 두통, 인후통, 콧물 등의 증상이 있다면 코로나19를 의심하고 즉각 검사를 받아달라고 밝혔다.
현재 델타 변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우세종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로 유행이 많이 발생했던 다른 나라들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영국에서 전염력에 대한 평가를 한 자료는 알파 변이보다는 전파력이 1.64배 높고, 입원률, 위중증률도 높을 가능성이 있다.
국내 감염자 중 주요 변이 검출률은 39%를 보이고 있다. 정 본부장은 “3일 기준이라므로 좀 더 유행이 진행된 최근 자료가 분석되면 주요 변이 검출률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일본이나 영국, 미국 등 다른 나라들에서의 주요 변이 검출률에 비하면 아직까지 주요 변이 검출률이 50% 아래로 보고가 되고 있는 상황이긴 하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의 점유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양상이고 특히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같은 경우는 다른 나라 사례들에서도 보면 굉장히 급속하게 확산되고 우세종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게 될 가능성, 위험성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은 델타변이 감염에 대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정 본부장은 “영국 자료를 보면 델타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의 예방효과가 2번 접종했을 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약 70%, 화이자 백신은 88% 정도 되는 것으로 보고받았다.
최근 이스라엘에서 발표한 데이터에 의하면 델타 변이로 인한 화이자 백신의 예방효과가 88%보다 좀 더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을 예방하는 데 백신이 조금 효과가 낮아지긴 하지만 여전히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나오고 있고, 위중증이나 사망을 예방하는 데도 90% 가까이 효과를 보고 있어 예방접종이 상당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모더나나 얀센에 대해서는 아직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효과가 많이 발표되지 않아 좀 더 확인해보겠다고 방역당국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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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12명으로 폭증한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역6번출구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약 100m 떨어진 곳까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2021.7.7/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4차유행 '방아쇠' 델타변이…"방역완화 신호 잘못, 만남·모임 안된다"
감염력 기존 '2배 이상'…코감기와 증상 비슷해 놓치기 쉬워
"방법은 거리두기 강화뿐…기존 방침과 똑같아서 더 어렵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대에 진입한 가운데 감염속도가 기존보다 2배 이상 빠른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4차 대유행의 '최대복병'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기존 방역수칙만으로 예방이 가능하다며 철저한 개인위생을 강조하고,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강화를 주문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212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루 만에 전일(746명)보다 466명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말 '3차 대유행' 당시 일일 최다 기록(124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4차 대유행'으로 불리는 이번 사태는 지난 3차와 규모와 양상이 비슷하지만 델타변이 바이러스와 여름휴가 등 활동량이 늘어나는 계절적 시기로 인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도에서 시작된 델타변이 바이러스는 감염력이 기존보다 2배 이상 높고, 초기진단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통화에서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증상의 4대 증상은 전에 없던 두통, 인후통, 콧물, 재채기로 비염이나 코감기처럼 온다"며 "감기처럼 지나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6일 "높은 감염력으로 국내 델타변이 환자가 2주 전에는 30여명 늘었고 1주 전에는 70여명 늘었는데, 이번 주에 150여명이 증가해 증가 폭이 매주 2배씩 커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전수검사가 아닌 표본조사를 진행하는 만큼 전체 확진자 규모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도 한계다.
지난주(6월27일~7월3일) 코로나 감염자 649명의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이 50.1%로 집계됐다.
최근 국내 코로나 확진자 중 절반이 델타변이를 포함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7일까지 35명의 델타변이 확진자가 확인됐다고 밝혔으나, 실제 확진자 규모는 더 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손씻기 등 개인 위생관리와 사적모임·활동 자제, 마스크 착용 등 기존 방역수칙 준수 만으로도 델타변이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직장 등 사회생활로 활동량이 많은 20~40대 젊은층의 방역수칙 준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학과 교수는 "방역은 기본기이기 때문에 원칙대로 가는 게 중요하다"며 "델타변이 바이러스라고 해서 특별한 게 요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백신 접종률을 획기적으로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강화하는 식으로 밖에 접근할 수 없다"며 "정부가 방역완화 신호를 준 것을 굉장히 잘못됐다고 본다"고 했다.
천 교수는 "감염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타인을) 만나지 말아야 한다"며 "그런데 직장생활을 하는 젊은층이 어떻게 만남을 아예 안 할 수 있겠나"라고 우려했다.
이어 "증상이 약할 경우 바이러스 배출기간이 훨씬 길고, 이 경우 N차감염 속도도 빠르다"며 "모임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모임을 줄이고, 개인위생에 신경쓰는 등 기존 코로나 방역 방침과 똑같다"며 "초기대응에 있어서도 특별할 것이 없고 그래서 더욱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soho0902@news1.kr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습격에 전 세계가 아우성이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
감염 전파력과 면역 회피 능력이 월등해 결국 우세종이 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부산일보DB
델타 변이 바이러스, 공든 탑 허무나
변종과 무한전쟁,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설상가상 ‘델타 변이’ 공포
백신 1등국 이스라엘 점령
영국 확진자 99%나 감염
러시아도 매일 2만 명 속출
더 치명적 변종 플러스까지
수도권 확산 시간문제
부산도 조만간 우세종 전망
휴가철 ‘원정 유흥’이 고비
변이종 따로 관리 동선 확보
최대한 신속한 백신 접종
철저한 방역준수만이 살길
[
코로나19 사태가 중대한 변곡점 앞에 섰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라는 ‘새로운 위협’이다.
감염 전파력이 한층 커진 이 변종의 기세에 전 세계가 다시 아우성이다.
델타 변이는 이미 영국과 인도, 러시아, 포르투갈, 미국 등 전 세계 100여 국가에 퍼져 있다.
우리나라에도 400명 이상의 감염 사례가 나왔다.
피서철을 맞아 관광객들이 몰리는 국제도시 부산도 안전지대일 수 없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스쳐 가는 미풍일까,
공든 탑 허무는 지옥문일까.
설
전 세계 100여 나라 휩쓰는 변종
백신 접종률 60%를 넘기며 호기롭게 마스크를 벗어던졌던 이스라엘. 지금은 다시 지난 2월의 강력한 방역 강화와 봉쇄 정책으로 되돌아갔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때문이다.
최근 2주간 신규 확진자 중 델타 변이 감염 비중이 90%에 달한다.
전 세계 확산 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지난주 영국에서 발생한 하루 2만 명의 확진자 중 99%가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
델타 변이 무엇이 다르길래
변종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살아남으려는 생명체의 본능이다.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 속에서만 산다.
숙주의 면역 체계를 피하면서 숙주와의 결합력을 높여 감염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변이 바이러스는 자신의 유전물질인 RNA를 복제해 수를 불린다. DNA와 달리 RNA는 단일 가닥이라서 복제 과정에서 변이가 쉽다.
2020년 12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앞서 영국에서 시작한 알파 변이, 남아공 베타 변이, 브라질 감마 변이보다 더 독한 놈이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감염 전파력이 높은 알파 변이와 항체 무력화 능력을 지닌 베타·감마 변이의 모든 특징을 다 가졌다고 보면 된다.
같은 화장실에 단 14초간 함께 머물렀는데 감염이 됐다거나 감염자의 12%가 증상이 나타난 뒤 3~4일 만에 위독해졌다는 보고가 중국에서 나온 바 있다.
여기 더해 ‘델타 플러스’라는 더 치명적인 변종까지 나왔다.
델타 변이가 지배종이 된 영국에서 지난 5월 추가 변이가 발생한 것이다.
변이의 변이, 점입가경이다.
수도권 감염 비상… 부산은
“델타 변이 국내 유입 초기 단계”(6월 24일), “수도권 델타 변이 확산 시간문제”(7월 2일), “비수도권도 유행 급확산 가능성”(7월 5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멘트 추이만 봐도, 불과 며칠 사이에 국내 상황이 엄중하게 변했음을 알 수 있다.
수치로도 확인된다.
현재 국내 델타 변이 확진자는 4일 기준으로 416명. 지난달 24일 190건에서 일주일 만에 급증한 것이다.
주요 변이 중 델타 변이가 차지하는 비중도 4월 7.3%에서 5월 12.8%, 6월 18.2%까지 올라갔다.
델타 변이가 우리나라에 상륙한 것은 지난 4월 중순, 부산에 처음으로 감염이 확인된 것은 지난달 23일이었다.
주로 해외 유입에 의해 수도권에 집중돼 있지만 지난달 19일 서울 마포구 홍대 앞 주점에서 촉발된 집단감염이 비수도권으로 이어질 우려가 큰 상황이다. 감염 동선에는 부산도 포함돼 있다.
확진자와 역학적 관련성이 있는 밀접 접촉자 수백 명에다 5~7일 걸리는 검사 시간까지 감안하면 향후 감염 규모는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부산 지역의 델타 변이 검출은 지난달 30일 15건에 이어 어제 23건이 보태져 가파른 증가세다.
피서객과 관광객들이 대거 몰리는 휴가철과 방학 시즌을 코앞에 둔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델타 변이 감염이 집중된 수도권의 젊은이들이 부산을 탈출구로 삼아 ‘원정 유흥’에 나설 경우 확산 차단을 장담하기 어렵다.
그래도 믿을 건 백신뿐?
백신으로 델타 변이를 막을 수 있을까. 가능하다. 하지만 1차 접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연구 결과다.
영국 쪽 자료를 보면, 1차만 접종했을 때 델타 변이에 대한 예방 효과는 30%대로 낮지만, 2차까지 접종했을 때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은 각각 60%와 88%를 보였다.
“백신 접종이 늦어지면 델타 변이는 또 다른 변이를 만들어 백신 효과를 떨어뜨릴 것이다.”
로셸 윌렌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국장의 말이다.
1차 접종률이 30%에 머문 우리나라가 델타 변이를 잡으려면 백신을 두 번 이상 맞되 속도를 최대한 높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부스터 샷’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같은 맥락이다.
백신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일정 기간 뒤 3차, 4차라도 추가 접종을 하자는 것이다.
바이러스 변종이 거듭되는 속도를 백신이 따라잡지 못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근본 해법은 ‘변이 맞춤형 백신’이다.
바이러스 돌연변이 정보를 분석해 그때그때 수정이 가능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이다.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내 기술이 여기에 초점을 맞추도록 정부의 역량 집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코로나의 장기화와 잦은 신종 감염병에 대비한 백신 국산화가 국가의 핵심 과제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기본 방역 준수 속 공존의 지혜를
현재 부산 지역의 델타 변이 감염 비중은 다른 나라, 다른 지역에 비해선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델타 변이가 조만간 우세종이 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방역 당국과 부산시가 선제적으로 대처하려면 델타 변이를 별도로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변이 환자 규모와 지역, 동선을 확보해 감염 경로를 차단하고 신속한 검사를 통해 확진자를 최대한 빨리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입국절차 강화 대책도 미리미리 준비해 놓고 있어야 한다.
델타 변이 확산은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지혜에 대해 다시금 경종을 울린다.
전문가들은 팬데믹을 넘어 엔데믹(endemic·감염병의 주기적 유행) 시대의 도래를 전망한다.
미래를 위한 상호 공존의 메시지로 받아들이자는 얘기다.
당장 큰일이 날 것처럼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는 미디어들이 있는데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델타 변이의 공포를 극복하는 길은 다른 데 있지 않다.
경각심을 늦추지 않고 마스크 착용과 개인위생 관리, 백신 접종 같은 기본적인 방역 지침을 충실하게 지키는 것이 최선이다.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선수 요기 베라의 명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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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 배훈식 기자 =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 속에 신규
확진자가 1200명 대로 오른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입국한 외국인
들이 국군 검역지원단의 안내를 받아 이동하고 있다. 2021.07.07.
dahora8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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