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AP/뉴시스]2020 도쿄올림픽 남자 허들 400m 우승자 카르스텐 바르홀름.
2021.08.03. /사진=뉴시스
일레인 톰프슨이 31일 도쿄올림픽 여자 육상 100m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EPA]
新, 新, 新… '내 한계를 넘어섰다' 올림픽 신기록들
한달전 자신 기록 갈아치운 바르홀름
대회 첫 5관왕 '제2의 펠프스' 드레슬
스쿤마커, 여 평형 200m 8년만에 기록도쿄올림픽에서 새로운 기록이 쏟아지고 있고 있다.
자신의 기록을 넘어선 선수가 있는가 하면, 8년만에 대회 기록을 경신한 선수도 탄생했다.
또한 개인이 아닌 여러명이 힘을 합해 세운 기록도 나왔다.
육상과 수영, 역도 등 다양하다.
카르스텐 바르홀름(25·노르웨이)이 3일 낮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400m허들 결선에서 45초94의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자신이 지난 7월 2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작성한 46초70을 무려 0.76초 앞당겼다.
사상 처음으로 46초대 벽을 깨며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 바르홀름은 노르웨이 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육상 400m허들에서 우승한 선수가 됐다.
이날 바르홀름은 라이 벤저민(24·미국)과 '세기의 대결'을 펼쳤다.
마지막 10번째 허들을 넘을 때까지도 승부를 알 수 없는 엄청난 레이스였다.
벤저민도 46초17의 세계기록을 세웠지만, 함께 출발한 벤저민이 먼저 레이스를 끝내 '벤저민의 세계기록'은 탄생하자마자 2위 기록이 됐다.
[도쿄=AP/뉴시스] 케일럽 드레슬(미국)이 1일 오전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벌어진 2020 도쿄올림픽 경영 남자 자유형 50m 결승에서 21초07을 기록,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기뻐하고 있다.
2021.08.01 /사진=뉴시스'펠프스의 후계자' 케일럽 드레슬(26)은 지난 1일 남자 자유형 50m에서 세사르 시엘루(브라질)가 2008년 베이징 대회서 세운 종전 올림픽 기록(21초30)은 13년 만에 새로 썼다. 시엘루가 2009년 작성한 세계기록(20초91)은 깨지 못했지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드레슬은 이후 이번 대회 경영 종목 마지막 경기로 치러진 남자 혼계영 400m 결승에서도 미국 대표팀의 세번째 선수(접영)로 나서 3분26초78의 세계신기록과 금메달을 합작했다.
이날 미국 대표팀이 낸 기록은 역시 미국이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웠던 종전 세계기록(3분27초28)을 무려 12년 만에 0.50초 줄인 것이다.
드레슬은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의 은퇴 후 처음 치러진 올림픽에서 대회 첫 5관왕에 올라섰다.
남자 자유형 400m 계영, 자유형 100m, 접영 100m, 자유형 50m, 혼계영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쿄=AP/뉴시스]남아프리카공화국의 타티아나 스쿤마커(24)가 '2020 도쿄올림픽'
여자 평영 200m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1.07.30. /사진=뉴시스
이와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타티아나 스쿤마커(24)는 여자 평형 200m에서 8년 만에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여자 평영 200m 결승에서 2분18초95로 금메달을 따냈다.
종전 세계신기록은 덴마크의 리케 묄러 페데르센이 세운 2분19초11이었다.
이 기록은 201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나왔다.
스쿤마커는 남아공 여자 수영선수로는 25년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쿄올림픽 수영에서 세계신기록이 수립된 것은 단체전인 여자 계영 400m(호주·3분29초69)와 800m(중국·7분40초33)에 이어 세번째다.
이외에도 지난 2일 역도 여자 87㎏ 이상급에 출전한 리원원(21·중국)은 총합계 320㎏을 들어올리면서 올림픽 신기록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원원이 기록한 인상 140㎏, 용상 180㎏은 모두 이번 대회에서 나온 올림픽 신기록이다.
(도쿄=뉴스1) 송원영 기자 = 2일 일본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역도 최중량급(87㎏ 이상). 중국 리원원이 용상 173kg을 성공하고 있다.
2021.8.2/뉴스1 /사진=뉴스1화상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도쿄(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021.08.02. 20hwan@newsis.com
브라질 선수들이 8월 3일 화요일 일본 가시마에서 열린 2020년 하계 올림픽 남자
축구 준결승전에서 멕시코를 승부차기로 꺾고 기뻐하고 있다.ⓒ사진=AP/뉴시스
가시마=AP/뉴시스]결승 진출에 환호하는 브라질 선수들. 2021.08.03.
스페인 마르코 아센시오가 3일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20 도쿄
올림픽 남자축구 4강에서 연장 후반 결승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가시마=AP연합뉴스
일본 선수들이 3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준결승
에서 스페인에 0-1로 패배한 뒤 실망하고 있다. 사이타마 | AP연합뉴스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브라질·스페인, 축구 금메달 놓고 격돌…일본 탈락
아시아 국가 첫 우승 바라보던 일본, 스페인에 연장 패배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브라질이 멕시코를 누르고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결승에 선착했다.
스페인은 개최국 일본을 울렸다.
브라질은 3일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축구 준결승 멕시코전에서 연장 120분 간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1로 이겼다.
5년 전 와일드카드 네이마르(PSG)를 내세워 사상 첫 축구 금메달을 따낸 브라질은 두 대회 연속 우승에 1승 만을 남겼다.
2012년 런던 대회 결승에서 멕시코에 당한 패배도 설욕했다.
8강에서 한국을 6-3으로 대파한 멕시코는 9년 만의 정상 복귀가 무산됐다.
브라질의 파상공세를 어렵게 버텼지만 승부차기 고비를 넘기지 못해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다.
두 팀은 정규시간 90분과 연장 30분 동안 한 차례도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브라질은 연장 들어 주도권을 쥔 채 멕시코를 몰아쳤지만 상대 탄탄한 수비에 막혔다.
승부차기는 의외로 쉽게 갈렸다.
4명의 키커가 모두 성공한 브라질과 달리 멕시코 1~3번 키커의 슛은 막히거나 골문을 벗어났다.
이타마=AP/뉴시스]준결승 패배에 고개 숙인 일본 선수들. 2021.08.03.
또 다른 4강전에서는 스페인이 일본을 연장전 끝에 1-0으로 제압했다.
승부차기가 예상되던 연장 후반 10분 스페인의 결승골이 터졌다.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레알 마드리드 소속 마르코 아센시오가 벼락같은 왼발 감아차기로 굳게 닫혀 있던 일본의 골문을 열었다.
일본은 막판 코너킥 기회에서 골키퍼까지 공격에 가담시키는 강수를 뒀지만 소득은 없었다.
브라질과 스페인은 7일 오후 8시30분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일본과 멕시코의 3~4위전은 6일 오후 8시에 진행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hjkwon@newsis.com
(도쿄 EPA=연합뉴스) 카르스텐 바르홀름이 3일 낮 일본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400m허들 결선에서 45초97의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뒤, 유니폼을 찢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바르홀름, 세기의 레이스 펼치며 올림픽 金
올림픽- '세기의 레이스' 바르홀름 男 400m허들 세계新…
45초94
(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카르스텐 바르홀름(25·노르웨이)이 라이 벤저민(24·미국)과 '세기의 대결'을 펼쳤다.
레이스도, 기록도 화려했다.
바르홀름은 사상 처음으로 46초대 벽을 깨며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
벤저민도 세계 기록을 세웠지만, 바르홈름의 질주가 더 대단했다.
바르홀름은 3일 낮 일본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400m허들 결선에서 45초94의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자신이 한 달 전인 7월 2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작성한 46초70을 무려 0.76초 앞당겼다.
벤저민도 엄청난 레이스를 펼쳤다.
마지막 10번째 허들을 넘을 때까지도 승부를 알 수 없는 세기의 대결이었다.
그러나 바르홀름은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벤저민과의 격차를 유지했다.
벤저민도 46초17의 세계기록을 세웠지만, 함께 출발한 벤저민이 먼저 레이스를 끝내 '벤저민의 세계 기록'은 탄생하자마자 2위 기록이 됐다.
3위는 앨리송 두스 산투스(브라질)가 차지했다.
두스 산투스도 46초72로 '선수 기준' 역대 3위 기록을 작성했지만, 바르홀름과 벤저민과는 격차가 컸다.
바르홀름과 벤저민, 세기의 대결(도쿄 EPA=연합뉴스) 바르홀름(왼쪽)과 벤저민이 3일
낮 일본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400m허들
결선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바르홀름과 벤저민은 도쿄올림픽이 다가오면서, 다른 장소에서 기록 경쟁을 펼쳤다.
벤저민은 6월 27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미국 육상대표 선발전 남자 400m허들 결선에서 46초83으로 우승했다.
당시까지는 종전 세계기록 보유자 에릭 영의 46초78(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0.05초 뒤진 '역대 2위 기록'이었다.
그러나 바르홀름이 7월 2일 46초70에 레이스를 펼치면서 '역전'했다.
바르홀름과 영의 기록 경쟁이 본격화하자 영은 "도쿄올림픽에서 바르홀름과 벤저민이 벌일 대결이 기대된다. 역사적인 경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영의 예상은 적중했다.
둘이 함께, 잘 정돈된 일본 트랙을 달리자 엄청난 기록이 나왔다.
바르홀름과 벤저민은 남자 400m허들 역대 1, 2위 기록을 작성하며 육상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을 연출했다.
바르홀름은 노르웨이 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육상 400m허들에서 우승한 선수가 됐다.
육상 10종경기 선수였던 바르홀름은 "400m허들로 전향하면 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커진다"는 조언에 2015년부터 400m허들에 전념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올랐지만, 준결선에서 4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2017년부터 바르홀름의 기록은 가파르게 상승했고, 2017년 런던·2019년 도하 세계선수권 2연패를 달성했다.
바르홀름은 마지막 허들이었던 올림픽 결선도 '세계 신기록'으로 넘어섰다.
jiks7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 자스민 카마초-퀸이 2일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육상 여자 100m
허들 결선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포효하고 있다.
축배는 콜라로” 올림픽신기록 세운 ‘100m 허들’ 여왕의 소박한 소망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선수촌에서 봤는데 너무 맛있을 것 같더라고요.”
올림픽은 절제와 금욕의 무대이기도 하다.
그토록 그리던 금메달을 위해선 좋아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참아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인내의 열매는 언제나 달콤하다.
도쿄올림픽에서 육상 여자 100m 허들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까지 차지한 자스민 카마초-퀸(25·푸에르토리코)도 이 축배의 맛을 기다리고 있었다.
카마초-퀸은 2일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육상 여자 100m 허들 결선에서 12.37을 기록하고 경쟁자들을 모두 제쳤다.
전날 준결선에서 올림픽 신기록인 12.26을 세운 뒤 결선에서도 가장 먼저 100m를 주파해 금메달을 따냈다.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이라 더욱 뜻깊다.
카마초-퀸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실격패로 일찌감치 짐을 쌌지만, 5년 뒤 열린 이번 대회에서 100m 허들 여왕으로 등극했다.
이날 우승 후 카마초-퀸은 가장 먼저 레이스를 함께한 켄드라 해리슨(29·미국)에게 감사를 표했다.
카마초-퀸과 해리슨은 미국 켄터키대학교에서 함께 훈련을 소화한 동료 사이다.
결선 직후에는 서로 눈을 맞추며 미소를 짓는 장면도 포착됐다.
카마초-퀸은 “해리슨과 함께 레이스를 뛸 수 있어서 편안했다.
해리슨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해리슨 역시 “우리 둘이 함께 출발선에서 서 있던 것만으로도 힘이 났다”고 화답했다.
흥미로운 소감도 남겼다.
카마초-퀸은 “선수촌에는 맛있어 보이는 것이 정말 많더라.
특히 탄산음료가 정말 맛있어 보였다”면서 “이제 겨우 탄산음료를 마실 수 있게 됐다.
오늘은 콜라로 축배를 들겠다”며 그간의 노력을 보상받겠다는 작은 소망을 이야기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게티이미지코리아
톰프슨, 올림픽 여자 육상 100m·200m 금메달 첫 역사
일레인 톰프슨(29·자메이카)이 사상 최초로 올림픽 육상 여자 100m와 200m ‘더블더블’에 성공했다.
톰프슨은 3일 일본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여자 200m 결선에서 21초53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달 31일 10초61의 올림픽 기록으로 여자 100m 챔피언이 된 톰프슨은 리우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100m와 200m를 석권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여자 스프린터가 올림픽에서 2개 대회 연속 100m·200m에서 우승한 건, 톰프슨이 처음이다.
톰프슨은 올림픽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도쿄에서 두 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정말 놀랍고 기쁘다.
내 개인 최고 기록은 물론이고, 자메이카 기록(종전 21초64)까지 경신했다”며 “올림픽 더블더블 달성은 상상하지도 못한 성과다.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음보마(18·나미비아)는 21초81의 20세 미만 기록을 작성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음보마도 이번 대회 내내 주목받은 선수다.
400m가 주 종목이었던 음보마는 세계육상연맹이 ‘여자 선수가 400m,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1.62㎞) 경기에 나서려면 테스토스테론 수치 5n㏖/L(나노몰) 이하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일반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0.12∼1.79n㏖/L, 남성의 수치는 7.7∼29.4n㏖/L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5n㏖/L 이상인 음보마는 ‘출전 금지 규정’을 피해 도쿄올림픽에서는 200m에 출전했다.
2003년생 스프린터인 음보마는 생애 처음으로 치른 메이저대회 200m에서 예선 22초11, 준결선 21초97, 결선 21초81로 기록을 단축했다.
앨리슨 필릭스가 작성한 20세 미만 기록 22초11을 준결선부터 넘어섰다.‘
하버드 졸업생’ 개브리엘 토머스(25·미국)는 21초87로 3위에 올랐다.
도쿄 무대를 마지막으로 올림픽에서 퇴장하는 ‘전설적인 스프린터’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35·자메이카)는 21초94, 4위에 머물렀다.
올림픽에서 메달 7개를 획득한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자신의 올림픽 마지막 레이스인 400m계주에서 8번째 메달을 노린다.
ⓒ 스포츠경향 & 경향닷컴,
아먼드 듀플랜티스. 연합뉴스
여친 전화 덕에 코로나 피하고, 金 넘은 장대 황제
남자 장대높이뛰기 세계랭킹 1위 아먼드 듀플랜티스(스웨덴)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선수촌에 머무는 동안 라이벌 샘 켄드릭스(미국)와 약속을 잡았다.
선수촌 내에서 가볍게 커피 한 잔을 마시기로 했다.
듀플랜티스는 여자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켄드릭스를 만나러 나갈 준비를 했다.
하지만 여자친구가 전화를 끊지 않았고, 듀플랜티스는 켄드릭스가 아닌 여자친구와 통화를 선택했다. 켄드릭스와 약속은 취소됐다.
듀플랜티스를 붙잡은 여자친구의 전화 덕분에 올림픽 금메달이 나왔다.
듀플랜티스는 3일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육상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6m02를 뛰어넘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막에 앞서 듀플랜티스와 만나기로 했던 켄드릭스는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켄드릭스와 만난 호주 육상 대표 3명도 양성 반응이 나왔다.
만약 여자친구가 전화를 일찍 끊어서 듀플랜티스와 켄드릭스가 만났다면, 듀플랜티스의 올림픽 출전도 좌절됐을 가능성이 크다.
듀플랜티스는 BBC를 통해 이 사연을 공개했다.
듀플랜티스는 "여자친구가 전화를 끊지 않아 다행"이라면서 "켄드릭스와 올림픽 대결을 준비하고, 기대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듀플랜티스는 지난해 9월 로마 다이아몬드리그에서 6m15를 넘어 '인간새' 세르게이 붑카가 보유한 세계기록 1~8위를 한 번에 갈아치웠다.
붑카의 세계기록이 깨진 것은 무려 26년 만이었다.
도쿄 올림픽 육상 종목에서 가장 금메달에 가까운 선수였다.
그렇게 첫 올림픽 무대를 밟은 듀플랜티스는 예상대로 가장 높이 날아올랐다.
여자친구의 전화 덕분에 도쿄에서 새 황제에 오른 듀플랜티스다.
도쿄=CBS노컷뉴스 김동욱 기자
417발, 한국 양궁이 쓴 새 역사
(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총 417발, 10점샷 184개, 혼성 단체전부터 개인전까지 올림픽 양궁 국가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쏜 화살들이다
. 비록 올림픽 최초 5개 종목 싹쓸이 위업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도 금메달 4개를 휩쓸며 한국 양궁이 다시 한 번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한국 양궁의 존재감은 4개의 금메달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양궁은 이번 대회에서 다양한 신기록과 진기록들을 대거 작성하기도 했다.
혼성 단체전 초대 금메달에 한국 최초 단체전 9연패, 그리고 한국 최초의 하계 올림픽 3관왕까지 양궁에서 많은 기록들이 쏟아져 나왔다.
안산(20·광주여대)과 김제덕(17·경북일고) 막내들이 스타트를 끊었다.
이번 대회에서 새롭게 추가된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초대 챔피언이 된 것.
한국 양궁도 막내들의 활약으로 올림픽 양궁 최초의 개인 3관왕과 팀 5관왕을 바라 볼 수 있게 됐다.
단체전은 파죽지세였다.
안산과 강채영(25·현대모비스), 장민희(22·인천대)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이 이탈리아와 벨라루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차례로 꺾고 우승하면서 기세를 이어갔다.
남자 대표팀도 김제덕과 오진혁(40·현대제철), 김우진(29·청주시청)이 합심해 인도-일본-대만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산과 김제덕은 2관왕이 됐다.
한편, 여자 대표팀은 양궁이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9연패를 달성했다.
역대 하계 올림픽 전 종목을 통틀어서도 두 번 밖에 이루지 못했던 단일 종목 9연패를 해낸 것. 한국 여자 양궁이 또 하나의 신기록이 만들어냈다.
개인전은 고전했다. 시작부터 김제덕을 비롯한 남녀 궁사들이 준결승 문턱도 가보지 못하고 탈락했다. 31일 가장 마지막으로 경기를 치렀던 김우진도 8강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한국 양궁엔 안산이 있었다.
파죽지세로 준결승까지 올라 두 번의 슛오프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산은 이번 우승으로 양궁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3관왕에 올랐다.
이어 안산은 한국 최초의 하계 단일대회 3관왕이라는 업적도 달성했다.
동계 올림픽에선 두 명의 3관왕(안현수, 진선유 이상 쇼트트랙)이 있었지만, 하계 단일 대회에선 3관왕이 없었다. 하지만 안산이 3관왕에 오르며 새 역사를 썼다.
신기록, 진기록뿐만 아니라, 여러 재밌는 해프닝으로 많은 국민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막내 김제덕의 파이팅 소리와 남자 단체전 오진혁의 “끝” 한 마디, 여자 단체전 선수들의 귀여운 손하트 금메달 세레모니 등 다양한 재미를 선사했다.
하지만 대회 도중 때 아닌 숏컷 페미니스트 논란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외풍에도 한국 양궁은 4개의 금메달과 다양한 기록들을 남기며 국민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세계최강 다운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 양궁 대표팀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네덜란드 시판 하산이 지난 2일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육상 5000m 결선에서 우승한 후 환호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넘어졌으면 일어나’ 도쿄에서 반짝인 스포츠 정신
넘어졌으면 일어나’ 도쿄에서 반짝인 스포츠 정신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선수들의 투지가 빛나는 장면들이 탄생하고 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끝까지 달리는 선수들이 스포츠 정신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있다.
에티오피아 태생의 시판 하산(28·네덜란드)은 2일 오후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육상 여자 5000m에서 14분36초79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 승리는 경기 11시간 전에 벌어졌던 상황 때문에 더욱 값진 평가를 받고 있다.
하산은 이날 오전 여자 1500m 예선을 치르던 중 마지막 한 바퀴(400m)를 남겨 놓은 지점에서 자신의 앞에 넘어진 에디나 제비토크(케냐)에게 발이 걸려 함께 넘어졌다.
하산은 제비토크의 몸을 뛰어넘으려고 했지만 결국 바닥에 구르고 말았다.
AP통신은 “대부분의 선수들은 여기서 경기를 그만뒀을 것”이라며 “제비토크 때문에 넘어졌으므로 하산은 대회 측에 이의를 제기한 후 구제를 받고 결선에 나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하산도 이런 생각을 잠시 했지만 그는 2초 만에 벌떡 일어났다.
그는 “나 자신에게 ‘그건 안 된다’고 말했다.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핑계대고 싶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하산은 달리기 시작했고 다른 주자들을 한 명씩 제치더니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예선 통과를 위해선 상위 6위 안에만 들면 됐지만 하산은 끝까지 질주했다.
하산은 “커피를 20잔은 마신 사람 같았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하산은 난민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1993년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나 2008년 고향을 떠났고 네덜란드에 정착했다.
그해 15세였던 하산은 육상 수업을 받기 시작했는데 일반적인 엘리트 선수들보다 늦은 나이였다.
2013년 네덜란드 국적을 취득한 그는 유럽이 주목하는 중장거리 선수로 성장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5000m뿐만 아니라 1500m, 1만m까지 총 3개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지난 1일 육상 남자 800m 준결선에선 마지막 곡선 주로를 달리던 아이자이어 주잇(미국)이 먼저 넘어지고 니젤 아모스(보츠와나)가 주잇에게 발이 걸려 넘어지는 장면이 나왔다.
망연자실하던 주잇이 일어나 아모스에게 손을 내밀었고, 두 사람은 어깨동무를 하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다른 선수들이 모두 결승선을 통과한 후에도 이들은 걷기를 멈추지 않았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아모스는 주잇에게 발이 걸려 넘어진 게 인정돼 4일 열리는 결선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27일 열린 여자 트라이애슬론에서도 선수들의 집념이 빛났다.
24위로 달리고 있던 로테 밀러(노르웨이)는 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 클레르 미셸(벨기에)과 마주치자 걸음을 잠시 멈추고 미셸에게 다가가 격려와 응원의 말을 건넸다.
힘을 얻은 미셸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결승선을 향해 달렸다.
이날 출전한 선수 54명 중 20명이 중도포기했으나 미셸은 결국 34위로 대회를 마쳤다.
밀러는 미셸에게 “당신은 전사”라며 “이게 올림픽 정신이다.
당신은 올림픽 정신을 100% 갖고 있다”고 말했다.
’
ⓒ 스포츠경향 & 경향닷컴,
이스라엘 태생 체코 감독과 이란 감독의 악수, 진정한 올림픽 정신
이스라엘 태생 체코 감독과 이란 감독의 악수, 진정한 올림픽 정신2020 도쿄올림픽 남자농구의 시작을 알렸던 지난 25일, 체코와 이란의 개막전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등장했다.
바로 이스라엘 태생인 체코의 로넨 긴즈버그 감독과 이란의 메흐란 샤힌탑 감독이 경기 시작 전 서로 악수한 것이다.
평범한 경기였다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지만 이스라엘과 이란의 국제 관계를 생각해보면 쉽게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언제든지 서로에게 미사일을 날릴 수 있을 정도로 최악의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이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한 적대 관계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 여권 소지자 및 방문 기록이 남아 있는 이들의 입국을 철저히 막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은 이란과 적대적인 이슬람·중동권 국가들과 평화무드를 조성하며 철저히 고립시키고 있다.
즉 두 나라의 외교 관계는 개선될 가능성이 현저히 적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긴즈버그 감독과 이란의 샤힌탑 감독이 경기 전, 악수를 나눈 건 매우 놀랄 일이었다.
그동안 이슬람·중동권 국가들이 국제대회에서 이스라엘과의 접촉을 피해왔기 때문이다.
이는 도쿄올림픽에서도 나타난 일이다.
남자 유도 73kg급에 출전 예정이던 알제리의 페티 누린은 자국 매체인 알제리안 TV와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기 때문에 이스라엘 선수와 경기를 치르지 않겠다.
정치적인 이유로 올림픽 출전을 포기한다”라고 밝혔다.
누린은 1라운드에서 승리하면 이스라엘의 토하르 부트불과 맞대결 가능성이 높았다.
경기는 했지만 악수를 거절한 사례도 있다. 2016 리우올림픽 남자유도 100kg 이상급 32강 경기에서 이집트의 이슬람 엘 셰하비가 이스라엘의 오르 사손에게 패한 후 악수를 거절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직접적인 사례도 존재했다. 2019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이란의 사이에드 몰라레이가 81kg급 준결승에서 고의 패배했다.
만약 승리할시 결승에서 이스라엘의 사기 무키를 만나기 때문.
이후 몰라레이는 이란올림픽위원회가 고의 패배를 지시했다고 폭로, 이러한 사실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남자농구에선 이스라엘 출신의 긴즈버그 감독이 이끄는 체코와 이란이 농구 개막전을 맡았다. 긴즈버그 감독은 도쿄올림픽 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출신 감독인 내가 이란과 경기하는 건 매우 특별한 일이다.
그들이 경기장에 오기를 바란다”라며 “경기 전후 악수를 하는 것이 우리의 예의이지만 이란이 원하지 않는다면 그건 그들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 역시 보이콧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긴즈버그 감독의 우려와는 달리 이란은 이날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매우 멋진 경기를 펼쳤다.
체코와 이란은 명승부를 펼쳤고 결국 체코가 뒷심을 발휘 84-78로 올림픽 첫 승리를 해냈다.
긴즈버그 감독은 경기 후 “매우 특별한 일이었다.
샤힌탑 감독과 나는 경기 전에 악수했고 끝나고 난 뒤에는 경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라며 “이날 있었던 모든 일들은 (이란의)지도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어쩌면 평범해 보일 수도 있는 긴즈버그 감독과 샤힌탑 감독의 악수는 국제 평화 증진의 의미가 담긴 올림픽 정신을 대표하는 명장면이었다.
또 그동안 자유롭지 않았던 스포츠와 정치 및 이념의 연결고리를 어느 정도 끊어내는 듯한 제스쳐였다.
스포츠에 정치 및 이념이란 오물이 제거됐을 때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그들이 증명했다.
# 사진_FIBA 제공[저작권자ⓒ 점프볼.
올림픽 반대 집회에 참석한 한 중년 남성이 2일 일본 도쿄 신주쿠의 한 사거리에서
버스 앞으로 달려와 ‘Cancel the Tokyo Olympics’(도쿄올림픽을 취소하라)을 적은
팻말을 들어올리고 있다. 도쿄=김철오 기자
지금이라도 올림픽 취소하라”… 힘겹고 끈질긴 저항통제된 길
벗어나자 들려온 외침
우리에게 올림픽은 필요 없다!”
지난 2일 아침 도쿄 올림픽스타디움 인근 정류소로 향하던 중 신주쿠 도심에서 신호대기를 위해 정차한 버스 안으로 확성기 소리가 들려왔다.
올림픽 참가자의 입국 초반 14일의 활동 제한 의무가 해제돼 일본 도쿄 시내 대중교통을 처음으로 이용한 날이었다.
사거리 한쪽 보도에서 ‘올림픽 취소’를 요구하는 집회가 벌어졌다.
15명가량의 집회 참가자 주변에 ‘NO TOKYO 2020’(도쿄올림픽 반대)을 적은 종이 팻말이 펼쳐졌다. 경찰관 3명이 집회 참가자들에게 뭔가를 설명했다.
도쿄 시민들에겐 익숙한 풍경인지 버스 승객 대부분은 차창 밖으로 시선을 주지 않고 쪽잠을 청하거나 스마트폰 화면에 고개를 파묻었다.
집회에 관심을 보인 건 버스 안의 일부 외국인뿐이었다.
스마트폰을 꺼내 차창 밖 집회 현장을 촬영했다.
이때 중년 남성 1명이 버스 쪽으로 다가와 ‘도쿄올림픽을 취소하라’를 영어로 적은 팻말을 들어 올렸다.
출발한 버스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팻말을 내리지 않았다.
일본 도쿄 신주쿠의 한 사거리에서 2일 올림픽 반대 집회가 펼쳐지고 있다. 15명
가량의 집회 참가자에게 경찰관 3명이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다. 도쿄=김철오 기자
이날은 도쿄올림픽 개막일(7월 23일)로부터 11일째 되는 날이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방역지침에 따른 최소 3일의 자가격리 위무를 개막일부터 벗기 위해 지난 19일 입국한 해외 참가자는 이날부터 여러 통제에서 벗어난다.
경기장과 메인프레스센터(MPC) 같은 올림픽 시설과 숙소로만 제한됐던 활동 공간을 벗어나도 방역지침 위반이 아니다.
MPC 인근 환승 터미널로 일제히 집결한 뒤 각자의 목적지로 흩어지는 미디어 전용 버스, 혹은 큰돈을 지불해야 하는 택시에 의존하지 않아도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도쿄 시내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조직위는 입국 후 방역수칙을 위반하지 않고 15일째 체류한 해외 취재진에게 출국 시점까지 무료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카드를 지급했다.
일본으로 들어온 뒤 14일간의 통제에서 벗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목격한 것이 ‘올림픽 취소’ 요구 집회였다. 폐막일(8일)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도 올림픽 취소를 요구하는 일본 내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은 셈이다.
일본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급증하고 있다.
도쿄도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3000명을 넘나든다. 해외 참가자도 감염을 우려한다.
무료 대중교통 카드를 수령하기 위해 MPC를 찾은 한 캐나다 기자는 “무료라고 해도 대중교통을 마음껏 이용할 순 없을 것”이라며 “도쿄의 확진자가 심각하게 늘고 있다”고 걱정했다.
도쿄=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폐막 를 남긴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은 역대 최다 금메달이라는 기록과 함께
역대 최악의 올림픽 흥행을 기록할 전망이다.(사진출처/뉴시스)
올림픽’이라는 마취제 맞은 日
말 많고 탈 많던 도쿄 올림픽이지만, 막을 올리니 일본 내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른다.
TV를 켜면 여러 채널에서 생중계를 하고, 메달을 딴 선수의 인생 스토리가 쉬지 않고 흘러나온다.
대회 일정의 절반을 소화한 지난달 31일 시점에 일본은 금메달 17개를 땄다.
종전 대회 최다인 16개(1964년 도쿄 올림픽, 2004년 아테네 올림픽)를 이미 넘어섰으니 일본 국민들이 열광할 만하다.
기자는 특히 2개 장면이 인상 깊었다.
먼저 지난달 29일 열린 일본과 중국의 배드민턴 여자 복식 8강전. 일본 팀은 세계 랭킹 1위인 후쿠시마 유키(福島由紀)와 히로타 사야카(廣田彩花)로 구성됐다.
히로타가 오른쪽 다리에 찬 검은색 보호대가 눈에 띄었다.
히로타는 올림픽을 한 달여 앞둔 6월 18일, 전방십자인대에 부상을 당했다.
의사 소견은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이었고, 올림픽 포기였다. 그때 파트너인 후쿠시마가 말했다.
“내가 더 뛰면 되잖아.” 히로타는 수술을 미루고 재활운동을 택해 올림픽 무대에 섰다.
중국 팀은 히로타에게 공격을 집중시켰다.
히로타는 네트 근처에서 수비에 주력했고, 점프해 스매싱을 날리는 경우는 드물었다.
결과는 2-1로 일본 팀의 패배. 승부가 결정된 순간 한 살 아래 히로타가 “미안”이라고 말하자 후쿠시마는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고맙다.
정말 잘했어”라고 답했다.
중국 선수도 현장에서 짧은 찬사를 보냈다.
“리스펙트(존경한다).” 선수들은 울음을 참았지만 NHK 해설자가 울었다.
“경기 중 다리가 아팠을 텐데…,
(두 번의 경기를 이기고) 여기까지 올라온 게 대견하고….”
또 하나의 장면은 같은 날 오후 7시 반경 실시된 유도 남자 100kg급 시상식이다.
별다를 것 없는 시상식이었는데, 그 직전에 보도된 NHK 뉴스 프로그램 ‘뉴스7’로 인해 매우 특별하게 보였다.
그날은 일본 전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처음 1만 명을 넘었다.
뉴스7은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폭발적 감염 확대”, “의료 붕괴 직전”, “사람 이동이 줄지 않으면 감염 확대가 더 심해질 것” 등 보도를 쏟아냈다. 듣고 있으면 간담이 서늘해졌다.
뉴스가 끝나자마자 NHK는 올림픽 생중계를 이어갔는데, 바로 유도 남자 100kg급 시상식 장면이 나왔다.
한국 대표 조구함이 은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을 보니 기자의 마음이 훈훈해졌다.
일본 국적 에런 울프 선수가 금메달을 가져갔다.
일장기가 가장 높은 자리에 게양됐고, ‘기미가요’가 울려 퍼졌다.
일본인들은 분명 맥주라도 한잔 들이켜고 싶었을 것이다.
어느새 뉴스7의 섬뜩한 보도 내용은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요즘 저녁이 되면 도쿄 시내 공원은 캔맥주를 들고 휴대전화로 경기를 보는 이들로 북적인다.
신바시, 긴자 등지의 술집은 밤늦게까지 북적거린다.
도쿄에는 코로나19 대응 단계 중 가장 강한 ‘긴급사태’가 발령돼 음식점은 술을 팔 수 없고, 오후 8시까지만 영업해야 한다.
시민들은 외출 자제를 요청받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 앞에 정부 요청은 무용지물이 됐고, 코로나19 감염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감염 확대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때문이고 올림픽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말 그럴까. 올림픽 개최 자체가 감염 대책과 모순된 메시지를 준 것 아닐까.
8일 올림픽 폐막과 동시에 국민들이 마취에서 깰 때 받게 될 ‘코로나19 쇼크’가 걱정된다.
박형준 도쿄 특파원 lovesong@donga.com
도쿄=AP/뉴시스]지난 21일 일본 도쿄 시부야 횡단보도를 시민들이 건너고 있따.
2021.07.30.
올림픽: 의례 없는 도쿄
2021년에 치러지고 있는 ‘2020 도쿄올림픽’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의 시기에 많은 사람들의 ‘개막 반대’를 넘어서 올림픽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리며 힘겨운 걸음을 떼고 있다.
올림픽만큼 전 인류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국제적 행사는 없다.
올림픽이야말로 인류 역사에서 여러 가치의 모범이 되는 행사라고도 한다.
그런 만큼 올림픽 그 자체의 의미를 성찰하는 일은 중요하며, 도쿄올림픽처럼 많은 난관과 실수를 품고 진행된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인간은 잘못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이다.
고대 올림피아 제전, 쿠베르탱 남작, 현대 올림픽의 시작 등 올림픽의 역사는 일반 상식이 되었다.
럼에도 여전히 ‘올림픽’이라는 말은 따져볼 만하다.
올림픽(Olympic)은 영어에서 유별나게 머리글자를 대문자로 쓰는 형용사다.
따라서 다른 말을 수식한다. 그 말은 ‘경기’(games)이다.
곧 올림픽은 우리나라에서 ‘올림픽 경기’(Olympic games)를 줄여서 쓰는 말이다.
프랑스어(Jeux olympiques)를 비롯한 대부분 서구어에서도 ‘경기’라는 말은 꼭 들어간다.
경기 또는 게임이란 무엇인가. 우리말 사전이 외래어 게임을 “규칙을 정해 놓고 승부를 겨루는 놀이”라고 정의하듯이 그건 놀이의 일종이다.
영어는 놀이(play)와 게임을 가리키는 단어가 별도로 있지만, 대부분의 서구어에서는 놀이와 게임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
그만큼 게임과 스포츠는 본질적으로 놀이 형식을 띠고 있다는 뜻이다.놀이란 무엇인가.
<호모 루덴스>, 곧 ‘놀이하는 인간’의 작가 요한 하위징아는 놀이의 다양한 특성을 설파했는데, 그 가운데서 올림픽과 연관해 관심 있게 볼 것은 ‘장소의 격리성과 시간의 한계성’이다.
“놀이는 제한된 시간과 장소에서만 ‘노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놀이는 “놀이 고유의 과정과 의미를 갖게” 된다.
시공간의 한계에서 놀이는 스스로 질서를 창조하며, 그렇게 창조한 “질서 그 자체가 된다.”
이러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정해 놓는 것이 놀이의 규칙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놀이’는 그 자체로 ‘공정한 놀이’(fair play)여야 한다.
곧 ‘페어플레이’는 높은 수준의 성취를 이룬 놀이가 아니라, 놀이가 놀이이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이런 놀이의 특성은 스포츠의 제전(祭典)이라는 올림픽과 매우 밀접하다.
참가 선수들이 페어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모든 제전은 조직되고 운영된다.
따라서 그 일을 맡은 사람들도 페어플레이를 해야 한다.
곧 올림픽을 조직하고 운영하는 일을 놀이 정신으로 해야 하며, 놀이의 규칙을 지켜야 한다.
그런데 도쿄올림픽은 두 가지 차원에서 그러지 못했다.
놀이의 제전으로서 올림픽의 근간을 이루는 것에는 ‘공간의 단위’에서 유래한 개념과 ‘시간의 단위’에서 유래한 개념이 있다.
전자는 스타디움(Stadium)이고, 후자는 올림피아드(Olympiad)이다.
스타디움은 그리스어 ‘스타디온’에서 유래하는데, 600보폭에 해당하는 길이의 단위로서 약 180~200m에 해당한다.
올림피아 제전의 초기에는 주로 육상 경기를 했는데 반드시 넓은 관중석이 있었다(현대의 스타디움에서도 경기하는 공간보다 관중석의 공간이 더 넓다).
출발선, 도착선, 관중석은 스타디온의 기본 요소였다.
제전은 종교의식과 밀접했기 때문에, 스타디온은 4년에 한 번씩 지중해 지역에 널리 퍼져 살던 그리스인들이 순례하듯이 정기적으로 회합하는 장소였다.
관중 없는 올림픽은 없었고 무의미한 것이었다.그런데 도쿄올림픽 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있다.
방송과 온라인의 원격 관중으로 변명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런 매체는 관중석을 조명하지 않기 때문에 제전의 많은 것을 은폐한다.
시청자의 격정과 환호 속에 문제의식은 묻히게 된다.
디지털 문명이 가속화할수록 실제 관중이 있는 올림픽 경기는 더욱 중요해진다.
삶의 균형은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이번에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라는 올림픽 구호에 “다 함께”를 추가했음을 자랑스럽게 강조했다.
그러나 올림픽은 원래부터 공동체, 곧 ‘다 함께’ 정신에 바탕을 두고 있다.
경기는 공동체적 소통의 한 방식이다.
‘다 함께’를 실천하는 핵심 요소인 관중이 없는데 그런 구호를 외치는 건 씁쓸한 자가당착이다.
이건 제전 진행의 페어플레이가 아니다.
그 구호는 오히려 다음 파리올림픽이 다시 관중 가득한 스타디움에서 치러질 때 추가되었어야 한다.
시간의 단위에서 유래한 개념인 올림피아드는 경기가 열리는 4년의 기간을 의미한다.
곧 올림픽 개최 시기의 간격을 기본으로 하는 시대 계산이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고대인들에게 4년이라는 시대 기준점은 매우 중요했다.
수많은 도시국가로 이루어진 그리스 전역에서 통일된 시대 계산 체계는 없었는데, 올림피아 제전이 정기적으로 개최됨으로써 중요한 기준점이 되었다. 그 후로 4년이란 단위는 서구 문화 곳곳에 스며들었다.
올림피아드의 시대 계산 원칙은 현대 올림픽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도쿄올림픽은 공식적으로 32회 올림픽이지만, 실제로는 29번째 대회이다.
1·2차 세계대전으로 세 번의 올림픽을 건너뛰었지만, 시대 계산으로는 그 회차들도 모두 계산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올림피아드의 정신이자 원칙이다.
도쿄올림픽은 이를 깬 것이다.
올림픽은 5년 만에 열렸고, 앞으로 3년 후에 열릴 것이며, 이런 격식 파괴는 반복될 수 있다.
19세기 말 쿠베르탱을 비롯한 선구자들은 올림피아 제전의 정신과 원칙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현대 올림픽을 창시했다.
도쿄올림픽 개최는 취소되었어야 했다.
그럼으로써 더욱 의미 있게 32번째 올림피아드로 남을 수 있었어야 했다.
이제 토마스 바흐를 비롯한 올림픽 관계자들에게 무슨 말을 더 하겠는가.
놀이하는 아이의 심정으로 동화의 한 구절을 들려주고자 한다.
‘어린 왕자’와 친구가 된 여우가 말했다.
“언제나 같은 시각에 와 주는 게 더 좋아.
이를테면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네 시가 가까워 올수록 나는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그리고 네 시가 다 되었을 때 난 안절부절못할 거야.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 알게 되겠지!
그렇지만 아무 때나 온다면 나는 몇 시에 맞추어 내 마음을 단장해야 하는지 모르잖아.
의례(儀禮)가 필요해.”
올림픽은 인류사적 의례이다. 예를 갖추어서 개최하고 진행해야 한다.
한겨레 김용석 ㅣ 철학자
도쿄(일본)=뉴시스] 최진석 기자 = 23일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2021.07.23. myjs@newsis.com
'언론과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인비냐 김연경이냐..한국 목표 금메달 7개, 누가 채워줄까 (0) | 2021.08.05 |
---|---|
델타·람다보다 강력한 '심판의 날' 변이가 온다 (0) | 2021.08.05 |
상승세 김경문호, 日과 준결승…여자 핸드볼·골프.배구 운명의 8강전 (0) | 2021.08.04 |
일본, 미국에 혈투 끝 승리…야구 준결승 한일전 성사... 배구, 여자 핸드볼, 육상외 (0) | 2021.08.03 |
도쿄올림픽의 이모저모 .. 높이뛰기,체조도마, 배구 ,여자골프외 (0) | 2021.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