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에 가석방으로
출소했다의왕 이동률 기자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이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광복절을 맞아 가석방으로 풀려나고 있다. 뉴시스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기자
들의 질문에 답하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가석방 출소···걱정, 비난, 우려 그리고 기대
"열심히 하겠다" 이재용 부회장, 미뤄뒀던 경영 현안 챙긴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저에 대한 걱정과 비난, 우려 그리고 큰 기대를 잘 듣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지난 2016년 말 국정농단 관련 수사를 기점으로 사실상 햇수로만 6년째 경영 공백이 불가피했던 이 부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라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경영 현안 챙기기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날 오전 10시 5분, 7개월여 동안 세상과 격리돼 있던 이 부회장은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했다.
지난 9일 8.15 광복절을 맞아 추진된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 회의에서 가석방이 확정, 지난 1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에 세상 밖으로 나왔다.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 대목은 이 부회장이 출소 후 던진 메시지다.
수척해진 표정으로 구치소 정문을 통과한 이 부회장은 가장 먼저 취재진 카메라를 향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후 "저에 대한 걱정과 비난, 우려, 큰 기대를 잘 듣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라는 짧은 발언을 남기고 구치소를 빠져나갔다.
이날 이 부회장의 발언을 두고 재계에서는 그간 삼성을 향한 대외 시선과 불확실성에 대한 위기의식과 더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현안 챙기기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함축적으로 담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용희 기자
◆ 걱정
이 부회장의 출소가 확정되기 전부터 경제계에서는 '총수 부재'라는 초유의 위기에 직면한 삼성의 위기론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 6월 15.7%로 중국 샤오미(17.1%)에 1위를 내줬고,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한 대규모 M&A 등 신규투자도 수년째 자취를 감췄다. 지난 5월 삼성이 공식화한 17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신규 파운드리 공장 설립 계획도 두 달이 넘도록 부지 선정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핵심 성장 동력인 반도체 부문이다. 삼성전자의 신규 투자가 지지부진 하는 사이 대만의 TSMC는 지난 4월 향후 3년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5월에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5곳의 반도체 생산 공장을 추가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 선언한 미국의 인텔 최근 역시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글로벌파운드리(GF) 인수 추진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지난달 기술전략 설명회에서는 세계 최초로 0.1㎚(나노미터) 시대를 열겠다며 추격 의지를 드러냈다.
메모리반도체 부문도 비상등이 켜졌다.
연말 가격 하락을 점치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삼성전자 주가도 연중 최저치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일 대비 3.38% 내린 주당 7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부회장이 출소 직후 첫 행선지로 한남동 자택이나 부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이 안장된 수원 선영이 아닌 삼성전자 서초 사옥을 낙점한 것 역시 삼성 안팎에 산재한 불확실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지난해 5월 중국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이재용 부히장의 모습 임세준 기자
◆ 우려
이 부회장이 출소했지만, 여전히 재계에서는 '온전하지 못한 경영 활동'에 관한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가석방은 '형 면제'가 아닌 형기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형기 내 재범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임시로 풀어주는 행정 처분으로 이 부회장은 형기 종료일인 내년 7월 18일까지 거주지는 물론 국내외 모든 동선에 제한을 받는다.
아울러 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른 취업제한 규정에 따라 형 집행 종류 기점으로 향후 5년 동안 취업이 제한된다.
여기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및 프로포폴 투약 혐의와 관련한 별건의 재판도 진행 중이다.
이에 재계 안팎에서는 사실상 '반쪽 복귀'라는 평가와 더불어 사면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의 가석방이 확정된 지난 9일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국내 주요 경제단체는 법무부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취업 제한과 해외 출장 제약 등을 고려한 행정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총수의 경영 복귀 자체는 삼성으로서도 반가운 일일 수밖에 없지만, 사면이 아닌 가석방이라는 행정 처분에 따른 여러 제한은 사업 현장 점검 및 글로벌 파트너사 미팅 등 대외 행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팩트 DB
◆ 비난
이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을 두고 환영의 목소리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일부 시민단체는 이날 서울구치소 앞에서 가석방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삼성과 이 부회장을 둘러싼 일각의 비판적 시선에 관해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해 5월 삼성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준법의 가치를 실현하고, 건전한 노사 문화 구축과 더불어 회사 가치를 제고하는 일에만 몰두하겠다"라며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전력을 쏟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후 삼성의 내부 변화는 뚜렷했다.
이 부회장의 공언 이후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 삼성전자구미지부노동조합, 삼성전자노동조합,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 4개의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공동교섭단과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계열사 간 부당지원 논란이 이어져 온 주요 사업장의 구내식당 운영에도 변화를 줬다.
지난 2월 수원과 기흥 사업장 내 구내식당 운영권을 외부에 개방한 데 이어 지난 11일에는 본사 소재지인 수원사업장의 사내식당 2곳을 비롯해 광주와 구미, 용인, 서울 등 모두 6곳의 식당 운영과 관련된 공개 입찰을 공고했다.
이외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지원 활동, 스타트업 육성, 협력사 상생 방안 마련, 청소년 교육 및 아동 보호 사업 등 사회 공헌 활동에도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월 올해 첫 현장경영 행선지로 경기도 평택2공장 파운드리
생산설비반입식 현장을 찾아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기대
활동 제약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고 있지만,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복귀가 삼성의 멈춰선 '경영 시계'의 동력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당장 이 부회장의 향후 동선에 관해서는 밝혀진 바 없지만, 이 부회장이 그룹 주력 사업인 반도체·스마트폰 분야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현장을 챙기는 것으로 복귀 첫 단추를 꿸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 1월 올해 첫 현장경영 행선지로 경기도 평택 2공장을 낙점하고, 평택 2라인 구축·운영 현황과 반도체 투자·채용 현황, 협력회사와 공동 추진과제 등을 보고받고, 초미세 반도체 회로 구현에 필수적인 EUV 전용라인을 점검했다.
특히, 이날 청와대가 이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 배경과 관련해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서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들이 많다"라며 "(가석방 결정은) 국익을 위한 선택"이라고 입장을 내놓은 것 역시 이 같은 관측에 설득력을 더한다.
배터리 분야 점검도 우선순위로 꼽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배터리 제조사인 삼성SDI는 다음 달을 기한 목표로 삼고, 미국 신규 공장 부지를 선정을 위해 후보지역을 돌며 각 주정부와의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출소는 곧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복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아직 글로벌 현장 경영의 제약이라는 걸림돌이 남아 있지만, 정부에서도 가석방의 배경에 관해 '국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듯이 큰 틀에서 총수 부재라는 리스크를 해소한 만큼 신속한 결단과 의사결정 및 삼성의 경영정상화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 확정 후 복역중이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시민들이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규탄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용 출소하던 날, 서울구치소 아수라장…완전한 자유까지 '머나먼 길'
이재용 지지자-반대자 서로 고성·욕설…"회장님 화이팅!" "재용씨 속죄하라"
핼쑥한 이재용 출소 첫마디 "국민 여러분께 큰 걱정 끼쳐 죄송하다"
가석방 기간 보호관찰·취업제한 적용, 사법리스크 여전…
"경영활동 전념하기 쉽지 않을 것"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했다.
지난 1월 '국정농단' 공모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돼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이 부회장은 일단 자유의 몸이 됐지만, 완전한 자유를 얻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우선 형 집행이 완료될 때까지 보호관찰을 받아야 하고, 5년간 취업제한도 받는다.
여기에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어 경영활동에만 전념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13일 오전 10시 이 부회장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장에 노타이 차림의 이 부회장은 눈에 띄게 핼쑥해졌고 흰머리도 부쩍 늘어난 모습이었다.
이 부회장은 수감기간 동안 급성충수염을 앓아 수술을 받았다.
수술 과정에서 괴사 상태였던 대장의 일부를 절제한 탓에 정상적으로 식사를 못했고 체중이 7㎏나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 그를 응원하러 온 시민들은 "이재용 이재용!"
"회장님 화이팅!"을 열렬히 외치며 환호했다.
이들은 "환영 대한민국을 부탁합니다" "세계 일류 기업 삼성그룹 필승! 월드 반도체 전쟁!" "세계 초일류 기업을 만드십시오" 등등의 현수막을 흔들었다.
이 부회장을 규탄하러온 시민들은 "이재용은 좋겠다 재산은 세습받고 죄는 사면받고" "재용씨 죄를 지었으면 속죄해야해" "이재용 풀어주는 문재인 정권은 촛불 참칭 찬탈정권" 등의 플래카드와 대형 현수막을 흔들며 이 부회장을 규탄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 확정 후 복역중이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규탄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들은 또 확성기를 통해 "문재인 정부는 뭐하는 정부냐!"며 "민주주의를 짓밟은 사람에게 자유를 주라고 줬던 자리가 절대 아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이를 지켜본 보수 유튜버들은 "불법집회인데 경찰들이 체포도 안 한다" "쓰레기 좀비 XX들아"라며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구치소 정문 앞 포토라인에 선 이 부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 정말 죄송하다"며 90도로 허리 숙여 사과했다.
그러면서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그리고 큰 기대를 잘 듣고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특혜 논란을 어떻게 보는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승용차에 올라 구치소를 떠났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말로 형기의 60%를 채워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올랐다.
법무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국가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 등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 부회장을 가석방하기로 결정했다.
법조계는 가석방은 사면과 달리 '조건부 석방'에 가까워 일상에 제약이 많은데다 여전히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아 이 부회장이 경영 활동에만 전념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이 부회장은 형을 면제해주는 사면과 달리 구금 상태에서만 풀려나는 것이기에 가석방 기간 동안 대외 활동에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된다.
특히 보호관찰을 받아야해 돼 거주지를 이전하거나 1개월 이상 국내·외로 출국할 경우 미리 보호관찰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 확정 후 복역중이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되어 나오며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취업제한 규정도 그대로 적용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상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르면 징역형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날부터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 등에 취업할 수 없다.
더욱이 이 부회장은 2개의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수시로 서울 서초동 법원을 나와야 한다.
그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불법 합병 사건과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
사법 리스크가 온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이다.
무엇보다 가석방 기간 중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면 가석방은 취소된다.
다만 정치평론가 서정욱 변호사는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형기는 내년 7월이 만기인데,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 건은 아직 첫 공판조차 열리지 않은 상황"이라며 "가석방 기간 중 대법원까지 형이 확정될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서 변호사는 이어 "경영 활동에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활발하게 해외 활동을 했던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되기 전까지 도합 5년 가까이 미국을 간 적이 없다는데 이 부회장 측에서 출국 신청을 할지도, 법무부에서도 승인해줄 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수척해진 이재용… 수술후 몸무게 13kg 줄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했다. 의왕=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밀렸던 경영현안부터 챙긴 이재용… 文 “반도체-백신역할 기대”
李, 가석방 직후 집무실로
반도체 공급망 둘러싼 미중갈등 등…
207일 경영공백기간 현안 쌓여
재계 “李, 투자-M&A 성과 의지”…
연휴기간 부친 묘소 참배후
삼성 준법감시위 찾을 가능성도
이재용, 가석방후 곧바로 집무실로 ‘경영 복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이 부회장은 출소 직후 자택이 아닌 삼성전자 서초사옥 집무실을 찾아 업무 현안을 보고받는 등 사실상 곧바로 경영에 복귀했다.
반도체, 백신 등의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바라는 사회적 기대가 큰 만큼 하루빨리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를 드러낸 행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날 오전 10시 10분경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온 이 부회장은 취재진에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려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저에 대한 걱정과 비난, 우려, 그리고 큰 기대를 잘 듣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한 차례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했다.
삼성 안팎에선 미국 내 반도체·전기차 배터리 투자, 신사업 인수합병(M&A) 등 각 계열사 경영 현안과 백신 확보 등에 대한 의사결정이 발 빠르게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대외 메시지 등을 통해 계획을 밝히기보다는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현장 경영도 곧 재개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을 통해 “반도체와 백신 분야의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들도 많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은)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국민들께서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밀렸던 경영현안부터 챙긴 이재용… 文 “반도체-백신역할 기대”
“걱정-비난-기대 잘 듣고 있어… 열심히 하겠다” 13일 가석방 출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을 나서고 있다.
의왕=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13일 오전 흰셔츠에 노타이 양복 차림으로 서울 구치소에서 출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저에 대한 비난과 우려,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며 간단히 소회를 밝힌 뒤 곧바로 서울 서초구 서초사옥으로 향했다.
이후 서초사옥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집무실에서 1월 재수감 뒤 총 207일의 경영 공백 기간 동안의 밀린 업무 현안들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반도체·스마트폰, 바이오 등 주력 사업 부문 및 사업지원TF 등 실무 경영진도 시급한 경영 현안을 우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오후 7시 20분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출소 직후 사회적 기대를 알고 있다고 강조한 만큼 가석방에 대한 여러 사회적 논란과 비판에 얽매이지 않고 대규모 투자, 인수합병(M&A) 등 실질적인 ‘경영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이 부회장)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들도 많다”며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국민들도 이해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 부회장이 취업 제한 등의 제약에 발목 잡히지 않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로써 ‘총수 부재’라는 악재를 털어낸 삼성전자의 경영시계는 더욱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청와대가 반도체와 백신을 콕 집어 국민 요구에 부응하길 기대한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둘러싼 미중 갈등 위기를 헤쳐 나갈 해법, 코로나19 백신 확보 등의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가석방을 찬성한 국민의 요구와 관련해 “(찬성하는) 국민 명분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구축이라는 한미정상회담 후속조치, 코로나 백신 확보 역할”이라며 “그런 국민 요구가 있었고 이 부회장도 그런 마음이겠지만 대통령 입장에서는 국민 요구에 부응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까지 찬반 여론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여러 차례 입장이 없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청와대는 종합적으로 시점을 고려해 이 부회장이 출소한 이날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14∼16일 연휴기간에는 경기 수원시 가족 선영을 찾아 부친인 고 이건희 회장 등의 묘소에서 참배할 것으로 알려졌다.
17일에는 정기회의가 예정돼 있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외 현장경영 재개 시점 역시 관심사다. 이 부회장은 명절 기간을 이용해 계열사 해외 현장을 찾아왔다.
10월 25일은 지난해 별세한 이건희 회장의 1주기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이 부회장은 한눈에도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4월 급성충수염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대장 일부를 절제하는 응급수술을 받은 뒤 고열 등 후유증을 겪은 탓이다.
이 부회장은 이후 몸무게가 약 13kg 정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일부 회복했지만 여전히 건강이 안 좋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날 가석방 현장에는 수많은 취재진을 비롯해 경찰, 삼성노조 및 민주노총, 보수·진보단체 지지자 등 수많은 인원이 몰렸다.
이 부회장이 정문으로 모습을 드러내자 양측 지지자들은 ‘경제를 살려 달라’ ‘가석방에 반대한다’ 등 지지와 비난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이 부회장은 출소 직후 경영현안 우선순위, 취업제한 및 보호관찰, 사법 리스크 등이 지속되고 있는 점에 대한 계획 등을 묻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의왕=서동일 기자 dong@donga.com기자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방송화면 캡처
흰머리 늘고 야윈 이재용, 가석방 후 서초사옥 직행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파기환송심으로 법정구속돼 재수감된 지 207일만인 지난 13일 오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이 부회장은 출소 직후 자택 대신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국민들께서도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 부회장이 경제 활성화 기여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해 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재수감된 지 207일 만에 가석방으로 출소
하고 있다. 뉴시스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해 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재수감된 지 207일 만에 가석방으로 출소
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앞두고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가석방되어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부회장은 소감을 밝힌 뒤 제네시스 승용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를 빠져나갔고 이 차량은 곧바로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향했다.
이 부회장이 탄 차량은 이날 11시쯤 사옥에 도착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는 2018년 2월 석방 당시에는 출소 직후 삼성의료원에 입원 중이던 부친 고(故) 이건희 회장을 찾아갔았다.
또 수감 기간에 건강이 상해있고 취업제한 이슈는 해결된 것이 아니라, 이 부회장이 출소 당일 고 이건희 회장이 잠든 수원 선영을 먼저 찾거나 자택에 가서 휴식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휴식 없이 출소하자마자 곧장 회사로 직행한 것은 그만큼 시급한 현안들을 챙기겠다는 강한 뜻을 드러낸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당장 전 사장단을 소집한 공식 회의를 주재한 것은 아니지만 집무실에서 일부 핵심 사업부 사장 등 경영진과 미팅을 하며 업무 현안들을 보고 받고 파악하면서 경영 일선 복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당장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초격차 지위를 갖기 위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과제가 산적하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의 20조원대 미국 파운드리 공장 건설 투자 프로젝트 확정이 임박해 있다.
평택캠퍼스 추가 투자, 인공지능 등 미래 사업 분야 인수합병 등도 이 부회장의 복귀와 맞물린 시장의 관심 사안이다.
삼성SDI의 미국 배터리 공장 진출도 조만간 가시화할 전망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도 이 부회장에 대한 역할을 주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앞으로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와 행보에 더욱 큰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의 가성방을 두고 여권 일각과 진보진영의 반발이 이어지자 “가석방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국민께서도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반대하는 국민의 의견도 옳은 말씀”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서, 특히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들도 많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 역시 “그동안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요구하는 측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구축, 백신 확보 등을 명분으로 내걸었다”며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로서는 이런 국민의 요구가 있으니 이 부회장이 이에 부응하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찬반이 대립하고 있지만, 코로나 위기 극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이 가석방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입장 발표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이 내려진 지 나흘 만이다.
법무부는 지난 9일 8·15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고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결정했다.
이 부회장은 보호관찰을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보호관찰관의 지도·감독을 따라야하고 5년의 취업제한 대상 조건으로 가석방됐다.
이같은 결정에 정치권을 비롯한 곳곳에선 찬반 논쟁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계속 침묵을 이어갈 경우 논란이 계속 증폭돼 국론분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참여연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부회장에게 특혜를 준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며 문 대통령의 직접 해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이 언제 언급하는 게 좋을지 저희도 고민하고 있었다”며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 부회장이 실제로 가석방되는 날에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지난 정권에서는 야권 인사로서 재벌 총수 가석방에 반대하다가 이제는 입장을 바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이 관계자는 “별도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언급했다.
문 대통령 언급처럼 반도체·백신 분야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가장 크다.
이 부회장의 행보 중 평택 반도체 사업장이나 삼성바이로직스의 백신 위탁생산 현장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국민 신뢰 회복 의지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17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정기회의에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이 부회장이 명절 연휴를 이용해 해외 사업장을 찾은 전례가 많아, 9월 추석 연휴에 해외 출장을 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가석방 상태에서 해외 출국을 위해서는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다만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의 활동 복귀 일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취업제한 이슈는 정부가 해제해주지 않는 한 계속 안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일단 불가피하다”며 “이 부회장이 코로나19 상황에서 국가 경제에 기여하라는 구원투수 역할을 주문 받았으니 막중한 부담감을 안고 빠르게 경영 행보를 펼쳐 나가며 기대에 부응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오후 7시20분쯤 서울 한남동 자택으로 복귀하며 출소 첫날 일정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구치소에서 나온 후 곧바로 경영진과의 회의를 진행한 후 약 9시간 만이다.
오는 19일엔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재판이 예정돼 있으며 프로포폴 혐의 첫 재판은 다음달 7일로 연기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재수감 207일 만에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오며 인사하고 있다. 의왕=박종민 기자
국익' 위한 선택 맞나…이재용, 반도체·백신 현안 떠안았다
'총수 부재' 리스크 걷힌 삼성전자, 대규모 투자로 반전 삼아야
침묵하던 靑 "백신 분야 역할 기대"…'백신 특사'도 당면 과제
'취업제한' 꼬리표와 매주 계속되는 재판은 '걸림돌'
"국민 여러분들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그리고 큰 기대를 잘 듣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글로벌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반도체 부문에서의 대규모 투자 결정 등 시급한 경영 현안은 물론, 국가적 현안인 백신 수급 문제 해결과 관련한 역할도 주문받고 있다.
가석방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교차하고 비난과 기대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국익'을 위한 올바른 선택이었다는 점을 몸소 입증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떠안았다.
'총수 부재' 리스크 걷힌 삼성전자, 대규모 투자로 반전 삼아야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이 당면한 최대 현안은 170억달러(20조원)가 들어가는 미국 파운드리 제2공장 건설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후보지도 확정하지 못했다.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협상이 지지부진한 탓이다.
이 부회장이 수감된 지난 7개월 동안 파운드리 시장을 둘러싼 경쟁사의 공세는 치열했다.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며 업계 3위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50%대의 압도적 1위인 대만의 TSMC는 향후 3년간 1천억달러를 신규 투자하기로 했다.
당초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71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은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아직이다.
회사의 미래를 좌우하는 굵직한 투자는 아무래도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만큼 이 부회장의 복귀로 대규모 투자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 부문에서도 경쟁사인 미국의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가 선전하면서 삼성전자의 '초격차'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더구나 3분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 부회장이 출소한 13일 삼성전자 주가는 7만4400원까지 떨어졌다.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에,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에 밀리며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지켰으나 2위인 샤오미와의 격차는 불과 2%p였다. 심지어 5G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5위까지 추락했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총수 부재'로 미뤄둔 주요 투자와 M&A(인수합병)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마침 이 부회장이 출소한 이날 삼성 SDI가 미국에 배터리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삼성 SDI는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이노베이션과 달리 미국 내 생산기지가 없어 미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글로벌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주요 반도체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돈주머니'를 풀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대형 M&A 사례가 전무하다.
삼성전자는 작년 말 현재 104조원의 현금을 갖고 있고, 올해 상반기에도 21억8천만원의 영업이익을 냈기 때문에 실탄은 넉넉하다.
삼성전자 서병훈 IR담당 부사장은 지난달 29일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 콜에서 "사업이 급변하고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핵심 역량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전략적인 M&A는 필요하다고 본다"며 "3년 내 의미 있는 인수합병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침묵하던 靑 "백신 분야 역할 기대"…'백신 특사'도 당면 과제
지난 7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모더나 백신. 연합뉴스
국가적인 코로나19 백신 수급 문제도 이 부회장이 떠안은 당면 과제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침묵하던 청와대는 출소 당일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서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들도 많다"며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신'을 콕 집어 역할을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을 맡은 모더나의 백신은 최근 두 차례나 공급 지연을 빚었다.
정부는 모더나 사측과 면담을 위해 같은날 미국으로 출국했다.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의 생산분을 국내에 직접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모더나 백신은 미국을 제외한 세계 각지에서 생산된 완제품을 해외 거점으로 일단 보냈다가 다시 배분을 받는 방식으로 공급된다.
삼성바이오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맺은 백신 위탁생산 계약에 따라 9월 안에 완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 물량을 국내에 우선 공급할 수 있다면 공급 지연 등의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지난해 화이자와 우리 정부의 협상 과정에서도 글로벌 네트워킹을 통해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가 이날 화이자와 옵션 포함 6천만회 분의 내년도 백신 계약을 체결했지만 변이 바이러스의 증가에 따른 '부스터샷(추가접종)' 등을 감안하면 백신의 안정적인 수급 문제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는 날까지 최우선 국정과제일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그간 '백신 특사'의 역할을 기대하며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왔다.
집권여당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100일 취임 간담회에서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더나가 국내로 소비될 수 있도록 모더나와 삼성바이오 간의 적극적인 협의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특별한 혜택을 받은 이 부회장이 이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취업제한' 꼬리표와 매주 계속되는 재판은 '걸림돌'
박종민기자
이 부회장은 이처럼 '국익'을 위해 반도체와 백신 부분에서 역할을 기대받고 있지만 '취업제한' 꼬리표는 온전한 경영 복귀에 걸림돌이다.
이 부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따라 5년간 취업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보수를 받지 않는 미등기 임원이라 취업제한을 피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지만 법원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재판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현 정부에서 경영 공백을 이유로 취업 제한을 해제한 전례가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로선 긍정적이다. 김정수 삼양식품 총괄사장은 지난해 3월 취업 승인을 신청해 7개월 뒤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4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확정판결을 받은 김 총괄사장은 경영에 복귀했다.
더구나 이 부회장은 두 건의 형사 재판으로 장기 해외출장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당장 이 부회장은 오는 19일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해야 한다.
이 재판은 오는 9월말까지 추석 연휴 때 한 번을 제외하고는 매주 기일이 예정돼 있다.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 재판도 다음달 7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한편, 출소 직후 서울 강남구 서초사옥으로 직행했던 이 부회장은 주말 동안 휴식을 취하며 가족과 시간을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 후 첫 공식 외부 일정으로는 오는 17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정기회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 측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CBS노컷뉴스 박종관기자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을 통해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4주년 성과 보고대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2021.08.12. bluesoda@newsis.com
국익'으로 이재용 방정식 푼 文 "국민들도 이해해주길…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을 통해 찬성과 반대 의견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반대하는 국민의 의견도 옳은 말씀입니다.
한편으로는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서, 특히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들도 많습니다.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국민들께서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된 지난 13일 오전10시. 문재인 대통령과 핵심 참모진은 티타임을 갖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의 가석방과 관련해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국익'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 부회장 가석방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은 그렇게 정리됐다.
이날 오후 2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문 대통령의 이같은 생각을 전했다.
반대하는 국민들도 있지만, 찬성하는 국민들도 많다며 결국 국익에 따른 선택이었다는 게 골자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오늘 발표한 것은 문 대통령의 뜻이다"며 "청와대와 대통령의 입장을 요구하는 언론도 있었는데, 그것을 어느 시점에 말씀을 드려야 하는지는 종합적으로 청와대가 판단을 했고, 이재용 부회장이 실제로 가석방 된 날인 오늘 말씀을 드리게 됐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은 시민사회계의 이 부회장 가석방에 대한 반대 목소리에 부담도 갖고 있었다. 다만 공개적으로 알려지진 않았다.
이 관계자는 "가석방의 결정 자체도 법무부가 법과 절차에 따라서 한 것이고, 그 이후에 지금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서도 그것은 법과 절차에 따라서 법무부가 할 일이다"면서도, '문 대통령이 과거 의원 시절에 했던 말과 지금의 가석방이 대치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그동안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출입기자단에 힌트는 줬다.
문 대통령이 민감한 사안일수록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결정을 내렸다는 것. 이번 일본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열릴 것으로 보였던 한일정상회담이 대표적이다.
박수현 수석은 도쿄올림픽 개막 4일을 앞둔 지난달 19일 문 대통령의 올림픽 개막식 참석 여부에 대해 "여러가지 여론이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국익을 위한 대통령의 길은 달라야 하는 신념으로 정상회담을 조율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왜 '굴종적 외교'를 하냐고 비판하지만, 대통령의 길에 대해선 이해하시리라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결국 일본에 가지 않았고, 정상회담도 무산됐다. '국익'에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이 부회장 가석방도 역시 국익에 따라 결정이 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부회장은 재판 과정에서 형기의 상당 부분을 복역, 형기의 60%를 채워 가석방 요건을 충족했다.
일단 국민 3명 가운데 2명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찬성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23일부터 전국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부회장의 광복절 가석방에 응답자의 66.6%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석방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특혜 소지가 있으니 하면 안 된다'는 의견은 28.2%에 불과했다.
정치권에서도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코로나19(COVID-19) 재확산으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한 경제상황과 위기를 맞은 반도체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익적 차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종합적인 상황이 문 대통령의 결단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그동안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대해서 찬성하거나 요청하시는 국민들의 명분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구축이라고 하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 후속 조치 그리고 지금 코로나의 엄중한 상황 속에서 백신 확보에 대한 그런 역할이었고, 이런 것들의 명분으로 가석방을 요구했다"며 "그런 국민의 요구가 있으니 대통령이나 청와대 입장에선 그에 부응할 수 있는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지지층의 반대가 많아 복잡했던 이 부회장의 가석방 방정식을 국익이란 공식으로 풀어낸 셈이다"며 "남은 건 이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문제인데, 남은 임기동안 국익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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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에 모여있는 취재진들의 모습. 길 건너편에서는
과천철거민대책위원회 등이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오문영 기자
달라지겠죠" 이재용 복귀 첫날 삼성 서초사옥 풍경
지난 13일 삼성 서초사옥.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바라보는 삼성그룹 임직원들의 표정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2016년 말 국정농단 사건과 얽혀 반복돼온 경영리더십 부재 상황이 일단락됐다는 기대감과 여전히 이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대한 걱정이 뒤섞인 분위기였다.
이날 서초사옥 정문에는 오전부터 취재진이 몰리면서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 부회장이 출소 직후 서초사옥을 찾을 가능성에 대비한 언론사 취재진의 카메라가 정문 앞으로 가득 채웠다.
진보단체나 시민단체가 몰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소동을 염두에 둔 듯 서초구청 직원들과 인근 경찰서에서 나온 경찰 등 10여명도 자리를 지켰다.
이 부회장이 출소한 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쓴 채 건물 밖으로 나온 임직원들 중에선 스마트폰으로 언론보도를 살피거나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삼성 계열사 한 직원은 "그동안 다른 그룹에서는 총수가 그룹을 아우르는 비전을 제시했는데 삼성만 그런 부분이 없었다"며 "이 부회장이 풀려났으니 앞으로 뭐라도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또 다른 직원은 "아직 진행 중인 재판도 있고 보호관찰도 받는다는데 제대로 활동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삼성그룹의 경영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초격차 지위를 공고히 하고 반도체·배터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게 재계의 기대다.
일각에선 다만 가석방에 따른 취업제한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상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르면 형이 확정된 날부터 5년 동안 취업이 제한된다.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으면 가석방 기간에도 취업이 가능해진다.
이 부회장의 향후 경영활동과 관련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지난 11일 취재진과 만나 "(홍남기) 부총리가 (이 부회장을) 챙기고 있다"며 "(홍 부총리가 이 부회장에 대해) 불편 없이 잘 해달라고 하는 말씀을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도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광복절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4분쯤 흰 셔츠에 노타이 검은색 정창차림으로 서울구치소 정문을 나왔다. 이 부회장은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지난 3월19일 맹장 끝 충수 돌기에 염증이 발생하는 충수염으로 응급 수술을 받고 치료를 받으면서 체중이 10kg 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국민들께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의 말을 전한 뒤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에 대한 걱정, 비난, 큰 기대를 모두 잘 듣고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남은 재판과 반도체 사업 등 경제 대책 등과 관련한 이어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준비된 차를 타고 구치소를 떠났다.
법무부는 지난 9일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고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이 부회장을 가석방하기로 결정했다.
형기가 만료되지 않은 이 부회장을 가석방한 배경으로 법무부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제상황 악화 등을 들었다.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자제하고 있다.
삼성그룹 내부 사정에 밝은 재계 한 인사는 "고 이건희 회장의 사망과 이 부회장의 재구속으로 침체됐던 사내 분위기가 활력을 되찾고 있다"며 "그간 시장에서 제기돼 왔던 각종 위기와 관련해 대응과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으로 불안감이 해소되는 분위기"라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용 매일 웃통 벗고 구치소 운동장 달렸다
수감자들이 본 '이재용 감방생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가석방되면서 그의 수감 생활도 법조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코로나 재확산 전까지 ‘JY(이재용)’는 매일 웃통을 벗고 운동장을 달렸다.”
최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한 인사가 본지에 전한 이 부회장 수감 생활의 일부다. 서울구치소에는 칸막이가 쳐진 10여 개의 독립된 운동장이 3층짜리 수용동 앞에 마련돼 있다.
2~3층 수용실에서 운동장 내부가 훤히 보이는데 구치소 안에서는 ‘매일 웃통 벗고 달리는 JY’가 화제였다고 한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이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광복절을 맞아 가석방으로 풀려나고 있다./뉴시스
지난 1월 국정 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이 선고돼 재수감된 이 부회장은 이날 석방되기까지 207일 동안 ‘1616번’(수용자번호)으로 불렸다.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 6.05㎡(1.8평) 독방에서 지냈는데 화장실을 제외하면 성인 한 명 누우면 꽉 차는 넓이다.
이 부회장은 최근 코로나 상황 악화로 운동시간이 ‘주(週) 1회’로 제한되기 전까지 매일 30분씩 주어지는 운동시간에는 어김없이 웃통을 벗고 100여 평의 공터를 전력 질주했다고 한다.
사형수를 비롯한 독방 수용자는 운동도 혼자 시키는데 이 부회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출소자는 “독방에 있으면 급격히 체력이 무너진다. 살려고 운동하는 것”이라며 “당시 수감된 모 대기업 회장은 이 전 부회장과는 달리 매일 환자복 입고 환자방에서만 살았다”고도 했다.
한 법조계 인사는 “이 부회장은 운동장에 못 나가는 날이면 독방에서 ‘스쿼트(앉았다 서는 하체운동)’를 매일 30회 10세트씩을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급성 충수염으로 외부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더욱 운동에 매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수감 7개월 만에 13㎏이 빠졌다고 한다.
이날 구치소를 나서며 카메라 앞에 섰을 때는 흰머리도 생긴 모습이었다.
출소하자마자 삼성 서초사옥으로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10시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 밖으로 걸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거물급 재계 인사도 구치소에서는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처지가 된다.
구치소 식사 외에도 훈제 닭다리, 참치 등의 사식(私食)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모 재벌 계열사 대표는 730원짜리 요구르트를 자주 사 먹었다고 한다
. 반면, 이 부회장은 “속이 부대낀다”며 그런 음식들을 일절 구매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부회장 역시 1만4380원짜리 칼날 없는 전기 면도기와 1만 8790원짜리 전자 손목시계 등 구치소 생필품을 직접 구매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수용자들처럼 3만4650원짜리를 운동화를 사 신고 운동장도 뛰었다.
기소된 ‘범털(힘 있는 수용자를 뜻하는 은어)’들 대부분은 서울구치소에 수용돼 서초동 법정을 오간다. 서울구치소 관계자는 “많은 재벌 회장을 봤지만 이 부회장처럼 누구와 마주쳐도 먼저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매너갑’으로 통했다”고 했다.
또 다른 출소자는 “밤 9시 불이 꺼지면 이 부회장 독방이 있는 구치소 1층의 다른 수용자들이 ‘이재용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며 “구치소에 두 번 오는 건 조폭도 진절머리 치는 일이라 동병상련을 느끼는 것 같았다”고 했다.
2017년 2월 구속기소된 이 부회장은 353일간 서울구치소 독방에서 지내다가 2018년 2월 2심 집행유예 선고로 풀려났는데, 올 1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이 선고되는 바람에 재수감됐다.
ⓒ 조선일보 & chosun.com,
강용규기자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앞두고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가석방되어
걸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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