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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바이든 "미군 철수 완료"… 탈레반 "아프간 독립 완수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미군이 철수를 완료한 직후인 31일(현지시간) 새벽 탈레반이

 ‘아프간의 완전 독립’을 자축하는 의미로 폭죽을 터뜨리고 있다.

카불=AFP연합뉴스

 

 

 

 

 

 

국 공군 항공기가 아프가니스탄 철군 시한을 하루 앞둔 30일(현지시간)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 카불| AP 연합뉴스

 

 

 

 

바이든 "미군 철수 완료"… 탈레반 "아프간 독립 완수

 

 

미국인·아프간인 총 12만여명 대피 성공
100명 남짓한 미국인은 아프간에 남아
탈레반, "아프간 전역 우리가 통제" 자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를 완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약 보름 전 아프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은 ‘아프간의 완전한 독립’을 선언하며 20년 만의 권좌 복귀를 자축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중동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 케네스 프랭크 매켄지 사령관(해병 대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미군의 C-17 수송기가 아프간 현지시간으로 30일 밤 11시 59분 카불공항에서 이륙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이 제시하고 미국이 받아들인 철군 시한 31일 0시를 불과 1분 남긴 시점이었다.

 

매켄지 사령관은 아프간 철수의 완료와 미국 시민, 제3국인, 아프간 현지인의 대피 임무 종료를 확인했다.

그는 아프간 수도 카불이 탈레반 손에 떨어진 것을 계기로 자국민 및 전쟁 기간 미군에 협조한 아프간인의 대피 작전이 본격화한 이후 총 12만3000명이 아프간을 탈출했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미국인은 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켄지 사령관은 “100명 미만의 미국인이 탈출을 희망했지만 시간 내에 카불공항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극악무도한 탈레반 치하의 아프간에 남겨진 미국인의 존재는 앞으로 두고두고 바이든 행정부를 괴롭히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시간으로 30일 바이든 대통령도 “아프간에서 20년간의 우리 군대 주둔이 끝났다”고 말했다.

2001년 9·11 테러를 계기로 시작한 아프간 전쟁이 20년 만에 종료했음을 군 통수권자가 명확히 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31일 오후, 한국시간으로는 9월1일 오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할 예정이다.

 

 

 

 

 

 

 

 

케네스 프랭크 매켄지 미국 중부사령관(화면 속 인물)이 30일(현지시간)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완료를 알리는 화상 브리핑을 하는 동안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2001년 미군에 패해 권좌에서 쫓겨났던 탈레반은 20년 만의 복귀에 축제 분위기다.

현지 언론들은 카불공항에서 미국의 마지막 비행기가 출발하는 순간 카불 시내에서 폭죽이 터지고 환호성이 울렸다고 전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수석대변인은 “미군이 카불공항을 떠났으며 우리나라는 완전한 독립을 얻었다”고 말했다. 

“아프간 전체가 탈레반 통제 아래 있다”고도 했다.

미군이 마지막까지 통제했던 카불공항 역시 철군과 동시에 탈레반 손으로 넘어왔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은 “탈레반 대원들은 마지막 미군기가 공항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승리를 축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탈레반이 주도하는 아프간 새 정부 구성 및 출범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내각을 꾸리는 작업이 마무리 단계라는 얘기가 탈레반 쪽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그간 은둔해 온 탈레반 최고지도자 히바툴라 아쿤드자다도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탈레반 측은 “아쿤드자다가 곧 대중 앞에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카불 순찰 중인 탈레반 대원들[AFP=연합뉴스]

 

 

 

 

 

탈레반, '아프간 완전 독립' 선언…"역사 만들었다" 자축

 

 

 

탈레반 대변인 "아프간 전체 영토 통제 중"

마지막 탈출구 카불공항도 탈레반 통제하…

"공항운영 재개할 것" 주장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이의진 기자 =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을 완료하면서 탈레반이 아프간의 '완전한 독립'을 선언하고 아프간 전역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31일 "미군이 카불 공항을 떠났으며 우리나라는 완전한 독립을 얻었다"고 밝혔다.

 

 

 

 

 

 

 

 

 

 

 

 

 

 

다른 탈레반 대변인 모하마드 나임은 스푸트니크 통신에 "아프가니스탄 전체 영토가 탈레반 통제에 있다"며 "마지막 외국군이 아프간을 떠났고 이제 우리나라는 자유와 독립을 얻었다"고 말했다.

탈레반 간부 아나스 하나키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다시 역사를 만들었다"면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20년 아프가니스탄 점령이 오늘 밤 끝났다"고 밝혔다.

 

탈레반 대원들도 어둠 속에서 마지막 미군기가 공항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승리를 자축했으며 축포를 쏘아 올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카불 공항을 경비 중인 한 탈레반 대원은 "이 행복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면서 "20년간 우리의 희생이 효과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아프간 철군 시한 앞두고 속속 이륙하는 미군기 (카불 AFP=연합뉴스) 미국 공군

항공기가 아프가니스탄 철군 시한을 하루 앞둔 30일(현지시간) 수도 카불 국제공항

에서 이륙하고 있다. jsmoon@yna.co.kr

 

 

 

 

 

 

 

2001년 뉴욕 무역센터 등에 대한 무장조직 알카에다의 9·11 테러에서 촉발된 미국과 아프간의 전쟁은 이날 미국이 미군 철수와 민간인 대피 완료를 선언함에 따라 20년 만에 공식 종료했다.

아프간을 떠나려는 사람들의 대피를 돕기 위해 카불 공항을 통제하고 있던 미군이 떠나면서 카불 공항은 탈레반 통제에 놓였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카불 공항에 항공교통 관제 서비스가 없다면서 미국 민간 항공기의 아프간 상공 운항을 전면 금지했다.

이와 관련해 탈레반은 국제선·국내선 등 공항 운영을 재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임 대변인은 스푸트니크 통신에 "공항 운항 재개가 우리의 우선순위 중 하나"라면서 "우리 목표 중 하나는 국내 전역뿐만 아니라 바깥 세계와의 소통과 운항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불 공항 운영에 기술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아프간 장악 이후 대외적으로 유화한 태도를 보여 왔지만, 아프간 안팎에서 이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많다.

수만 명이 아프간 탈출을 시도해 왔으며 카불 공항 등이 거의 유일한 항로 탈출구 역할을 해 왔다.

 

 

 

 

 

pual07@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29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자폭테러로 숨진 13명의 미군 유해

귀환식에 참석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카불(아프가니스탄)=AP/뉴시스] 미국 국방부가 제공한 지난 28일(현지시간) 미 공군

C-17기의 카불 공항 임무 수행 모습. 2021.08.31.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인 수백명 남았는데"..미군, 20년만에 아프간서 철수 완료

 

 

 

 

블링컨 "100명에서 200명 사이 현지에 남아"

매켄지 사령관 "철군 연장됐엇도 모든 미국인들 대피 불가능"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수백명의 미국인들을 아프가니스탄에 남겨둔 채 미군이 철수를 완료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프랭크 매켄지 미군 중부사령관은 "마지막 C-17 수송기가 아프간을 떠나면서 철수 작전이 완료됐다"며 "수백명의 미국인들은 아직 현지에 남아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 행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아프간내 미국인 대부분은 이중국적자이며 대사관에 등록을 하지 않은 이들이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에 현지에 남아있는 미국인들이 정확히 몇명인지는 아직 확실히 파악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아프간에 남아있는 미국인에 대한 명단을 현재 검토하고 있다"며 "100명에서 200명 사이라고 추정한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아프간에 남은 미국인은 250명 이하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미 공군 C-17 수송기는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 11시59분쯤 카불 공항에서 이륙했다.

매켄지 사령관은 미군과 연합군이 지금까지 12만3000명 이상의 민간인을 대피시켰으며 아프간에는 이제 단 한 명의 미군도 남아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20일 (현지시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뒤 카불 공항 주변 도로에서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아프간인들이 미국 군용기의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매켄지 사령관은 아프간의 미국인 대다수는 탈출을 원했으며 6000명 이상이 아프간을 떠났다면서도 "우리가 탈출을 원한 모든 사람을 대피시키지 못했다"고 순순히 인정했다.

그는 또한 철군이 연장됐다고 하더라도 현지에 남아 있는 미국인들을 모두 대피시키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미군 철수 연장은 없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만약 그곳에 미국 시민들이 남아 있다면 우리는 그들을 모두 구출하기 위해 기한을 연장해서라도 남을 것”이라고 강조한바 있다.

 

매켄지 사령관은 이날 "현재 실망한 사람들이 많겠지만 철군이 10일 연장됐다고 하더라도 모든 미국인들을 대피시키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미국 관리들이 철군 완료 이후에도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 아프간에 남아있는 미국 시민들과 위험에 처해있는 현지인들을 대피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성명을 통해 "아프간을 떠나기를 원하는 미국인과 현지인들을 위해 국제 사회와 지속적인 협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탈레반 부지도자이자 하카니 네트워크 지도자인 시라주딘 하카니의 동생 아나스 하카니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역사를 다시 만들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아프간을 20년간 점령한 것이 오늘 밤 끝났다"고 적었다.

그는 "20년 동안의 지하드(성전)와 희생, 고난 끝에 자부심을 갖고 이런 역사적인 순간을 보게 돼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

폭탄테러 관련 대국민 연설서 테러 배후를 자처한 IS를 향해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대피와 철군은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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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8월 26일(현지시간) 구급요원들이 테러 부상자들을

구급차에 싣고 있다. 로이터뉴스1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은 20년간 계속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끝났다고 발표했다

[사진=백악관]

 

 

 

 

 

 

 

 

미, 탈레반 제안 거부하고 카불 넘겨줬다" WP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장악해 치안을 책임질 수 있다는 제안을 탈레반으로부터 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월 30일(이하 현지시간) 미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카불은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이 국외로 탈출하면서 미국은 물론이고 탈레반조차 예상치 못한 속도로 빠르게 붕괴됐고, 치안이 무너져 갱단들이 거리를 장악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때문에 미군 지휘부가 소집돼 탈레반과 협상에 나서 합의을 이끌어냈다.

미 정부 소식통은 탈레반 지도자 압둘 가니 바라다로부터 "2가지 옵션을 제안 받았다"면서 "당신들(미군)이 카불 치안을 책임지거나,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카불 치안을 책임지도록 하라"는 것이 그 제안이었다고 전했다.

 

카불 통제권 제안을 수용할지 아니면 탈레반이 카불 치안을 책임지도록 할지를 놓고 미국은 후자를 택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8월 31일까지는 아프간 철수를 완료한다고 강조한 터라 카불을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합의에 따라 미국은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되 미국이 8월 말까지 철수를 위해 한시적으로 카불공항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WP에 따르면 탈레반은 이전만 해도 8월 31일까지 카불을 점령할 생각이 없었다.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아프간 정부가 계속해서 카불을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둘 다 믿었다.

그러나 가니 대통령을 비롯해 일부 고위 관리들이 휴가를 떠난다고 하더니 실상은 국외 탈출이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카불 사수' 약속은 공염불이 됐고, 카불은 빠르게 무정부 상태가 됐다.

가니가 아프간을 탈출한 뒤 무정부 상태가 된 카불을 누군가 개입해 치안을 확보해야 했지만 미국은 결국 탈레반에 그 임무를 맡긴 셈이었다.

 

WP는 무함마드 나시르 하카니 탈레반 사령관조차 상황 전개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카니 사령관과 탈레반 군 지휘부는 카불 경계에 머물며 탈레반 지도부의 지시를 기다렸고, 이튿날 1시간도 채 안되는 시간 동안 카불에 진입해 도시를 점령했다.

하카니 사령관은 WP에 "카불 시내에서 군인이나 경찰관을 단 한 명도 못 봤다"고 말했다.

 

하카니는 "우리 스스로 감정을 통제할 수 없었다"면서 "너무도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전사들 대부분이 오열했다"면서 "우리 누구도 카불을 이렇게 빨리 점령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WP는 탈레반이 치안을 담당하면서 이슬람국가-호라산(IS-K)이 미군을 공격할 수 있었다면서 자살폭탄 테러와 총격으로 아프간인 최소 170명을 포함해 미군 1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멍청한 철군, 탈레반 99조원 미군 장비 한 푼도 남김없이

되찾아와야”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처럼 형편없거나

불완전하게 이뤄진 적이 없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탈레반이 미군 장비를 내놓지 않으면 군사공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탈레반이 아프간 장악으로 확보하게 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군사장비를 반납하지 않을 경우 군사력으로 대응해회수하거나 최소한 장비를 폭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탈레반에 넘어간 미군 군사장비가 850억 달러 규모(한화 99조원)에 이른다면서 한 푼도 남김없이 되찾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사상 전쟁에서의 철군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처럼 형편없거나 불완전하게 이뤄진 적이 없다”면서 “이 멍청한 철군처럼 그런 멍청함이 가능할 거라고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23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아프간 주민

들이 미 공군의 C17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카불=AP뉴시스

 

 

 

 


이달 중순 탈레반이 파죽지세로 아프간을 장악하면서 아프간군이 보유했던 총기류와 군용 차량, 군용 항공기 등 수십억 달러 규모의 미군 장비도 탈레반 수중에 넘어갔다.

블랙호크 공격헬기 같은 첨단 장비도 예외가 아니었다.

 

군용기의 경우 별도의 훈련이 없으면 사실상 무용지물이지만 탈레반은 이를 전리품 삼아 선전선동에 활용할 수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6월말 현재 아프간군이 장부상 미국에서 제공받은 211대의 항공기를 보유했었고 최소 46대는 아프간군이 탈출에 사용해 현재 우크베키스탄에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소속인 제임스 코머·글렌 그로스먼 하원의원은 지난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서 서한을 보내 장비 회수 방안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탈레반이 미국 무기를 가지고 미국이나 동맹에 맞서거나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같은 적국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 바이든 행정부에 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에 따른 대혼란을 미 역사상 최악의 수치라 칭하며 바이든 대통령을 맹공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세계일보 & Segye.com, 

 

 

 

 

 

 

 

 

 

2015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방탄차 안의 국제기구 직원을 발견하고 환호하는 학생들.

 

 

 

 

20년 퍼붓기만 한 국제원조, 물처럼 새나갔다

 

 

[아프간은 지금 ④] 국제사회 원조금 어디로
송첫눈송이 전 유네스코 아프간 사무소 직원


 

 

 

미군 철수와 탈레반 재집권이 현실화한 아프가니스탄에서 국제사회의 재건 지원이 어떤 방식으로 다시금 진행되어야 할지에 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아프간을 지원하는 국제기구에서 3년 반 동안 일했던 나는, 일을 하면 할수록, 아프간 상황을 깊이 알아갈수록, 희망이 보이지 않는 깊은 수렁에 빠지는 듯한 절망감에 잠식되곤 했었다.

 

그 끝 모를 피로감을 외면하고 나의 삶을 살고 싶었다.

그렇게 아프가니스탄을 떠나왔지만, 그 후로 내게 무력감이 찾아왔다.

주변에서 큰 소리만 나도 몸이 먼저 테러로 인식해 불안에 떠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도 반년이 채 안 되어 사라졌는데, 무력감은 아주 오랜 시간 나를 갉아먹었다.

 

그 어떤 일에도 크게 마음이 동하지 않았고, 그 어떤 일도 충분히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세상에 중요한 업이란 존재하는 것이었을까?

이는 아프간을 떠나온 다른 많은 동료들도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종류의 무력감이다.우리가 무력감에 사로잡히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단순히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종류의 전쟁을 목도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다만 국제기구 직원으로서 불안한 정세의 국가에서 오랜 시간 개발협력 업무를 하게 되면 피할 수 없이 직면하게 되는 온갖 종류의 민낯이 있다.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믿고 의지할 수밖에 없는 마지막 보루와도 같은 신념들이 낱낱이 까발려지는 상황을 경험한 이후엔 이 세상 모든 것이 거짓으로 쌓은 탑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재건 계획 없는 미국과의 ‘동맹 비용’

 

지난 20년간 아프간엔 수천조원이 넘는, 어쩌면 비공식적으로는 경 단위로 세야 할지도 모르는 국제 원조가 쏟아졌다.

인도주의적 원조와 군사 훈련, 그리고 사회개발협력을 위해 들어온 이 국제 원조는 대부분의 대규모 원조가 그러하듯, 애초부터 어느 정도의 목표와 결론을 염두에 두고, 타임라인을 세워, 예산을 계산하고 필요한 정도의 돈이 필요한 만큼만 입금된 그런 종류의 원조가 아니다.

 

사실 아프간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원조는 정치적으로 계산되어 입금된 돈이다.

아프간의 상황에 공감하고, 치열한 토의 끝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에서 나오는 원조라기보다는 정치적 함의가 많이 들어간, 미국과의 관계를 위한 우방국의 “동맹 비용” 차원의 원조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아프간 사회를 다시 일으키기 위한 의지를 지니고, 중·장기적 “계획”을 세우는 자는 많지 않다. 제대로 된 중·장기적 계획을 굳이 세우지 않아도 돈은 들어오기 때문이다.

2년에 한번씩 여러 국가에서 돌아가며 열리는 아프간 콘퍼런스는 그간의 원조 결과와 성취를 발표하고, 다음 2년간의 원조 규모를 확정 짓는다.

 

날조된 성과가 아니고서야, 완전히 붕괴된 사회에서 2년 안에 어떤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수 있겠는가? 콘퍼런스에 모인 공여국 정상 그 누구도 발표된 성과가 완전한 진실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아주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어차피 출연한 기금도, 앞으로 출연해야 할 기금도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고정 비용이고, 발표된 자료를 토대로 각국 국회에 기금의 용처를 보고하기만 하면 될 뿐이다.

너무나도 짧은 2년 주기의 콘퍼런스는 아프간 정부가 정말 보고를 위한 보고를 준비하는 것에 불필요하게 많은 여력을 쏟게 되는 문제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 2년 주기의 보고만 잘 넘기면 다음을 위한 돈이 약속되기에 그 누구도 중·장기 계획에 대해 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한 시스템이 되어버린다.

 

아프간 인재들, 연줄로 큰돈 챙겨 출국

 

아프간의 중·장기적 계획이 표류하는 동안 아프간은 돈이 물처럼 새는 곳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그런데 나름의 변명거리가 있기도 하다. 앞서 말했듯 큰 프로젝트일수록 프로젝트 비용이 우선 계산되고 그 비용에 맞추어 예산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예산이 먼저 주어지고, 그 예산에 맞춰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 아이러니하게도 진짜 문제는 예산이 부족한 경우가 아니라 예산이 차고 넘치는 경우에서 발생한다.

 

 

 

 

 

 

 

 

 

 

2016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콘퍼런스.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아프간 여성 인권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일례를 들어보자. 나는 아프간의 교과 과정 개혁과 관련한 워킹그룹에 참관한 적이 있다.

1학년부터 12학년까지 아프간 전역의 교과 과정 개혁을 단행하기 위해 넉넉하게 계산된 금액은 8천만달러, 기간은 5년이었다.

 

한데 그다음 미팅에서 교과 과정 개혁 기간을 3년 이내로 줄였으면 좋겠다는 대통령궁의 요청이 들어온다. 현 대통령의 임기 내에 사업을 완수하고 싶다는 이야기다.

 

이 프로젝트를 실제로 집행해야 하는 전문가들이 모인 워킹그룹 내에선 비용을 아무리 늘려도 3년 이내에 아프간과 같이 분쟁 지역이 많은 나라에서 전 지역의 동시다발적인 교과 과정 개혁을 하기란 어렵다는 아우성이 빗발친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선지, 그날 오후 갑자기 한 공여 기관에서 아프간의 교과 과정 개혁을 위해 1억2천만달러의 기금을 출연한다는 뉴스를 낸다.

그리고 실무진이 모르는 단계에서 정치적으로 기금의 규모가 정해진 것이라는 소문이 돈다.

 

그다음 미팅에서는 체념한 모두가 3년 안에 1억2천만달러를 이용하여 교과 과정을 어떻게 개혁할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쥐어짠다.

사실은 8천만달러가 필요한 프로젝트에 4천만달러의 잉여 자금이 생겼고, 이를 두배는 더 빠른 속도로 소비해야 한다.

 

희망 속 자립 북돋는 원조여야

 

어떻게 되겠는가? 우선 아프가니스탄 시장 경제의 기틀이 망가진다.

현장에서 실제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자 고군분투하는 국제기구 인력들은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소소한 비용을 경제적으로 소비하기 위하여 따지고 흥정을 할 시간이 없다.

 

상인이 부르는 값을 치르고 빠르게 다음 업무에 임하는 것이, 돈은 많고 시간은 촉박한 프로젝트의 진척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돈을 넉넉하게 쓴다.

제대로 된 시장 경제에서라면 상인들은 마땅히 가격과 품질 경쟁을 거쳐 돈을 벌고 스스로의 경쟁력도 키워야 하지만 국제사회의 넉넉한 씀씀이를 경험한 이들은 더 이상 경쟁하지 않게 된다.

 

다만 어떻게 하면 외국인들과의 연줄을 만들어 자신의 사업에 돈을 쓰게 만들지를 고민한다.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해서 원조기구들로부터 한몫 잘 건지면 온 가족이 당분간 먹고살 걱정을 안 해도 되기 때문이다.

결국 상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상품들의 질은 더 높아지지 않는다.

 

 

 

 

 

 

 

 

유럽연합(EU), 아프가니스탄 관계자들이 향후 아프간 원조 계획에 대해 서명하는 가운데,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가운데)이 서 있다.

 

 

 

 

 

이 상황이 지난 20년간 이어졌다고 생각해보라. 또 그간의 이러한 경험으로 쌓인 아프간 사람들의 마음 자세가 어떨지 상상해보라. 그 와중에 테러는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매년 꾸준히 수백의, 수천의 시민이 눈앞에서 죽어간다.

끔찍한 테러의 다음 사상자가 내 가족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그리고 넘쳐나는 액수의 국제 원조 부산물을 경험한 상황에서 이들은 꾸준히 자신의 실력을 키워서 장기적으로 고객을 모을 생각을 하지 못한다.

대신 될 수 있는 대로 돈을 모아 목숨이 위험하지 않은 곳으로 떠날 채비를 한다.

 

돈을 많이 쏟아붓는다고 국가가 바로 일어서게 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 재건의 토대는 사람들이 건강한 마음으로 더 나은 내일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매일매일을 열심히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있다.

 

 

 

 

 

 

 

 

 

송첫눈송이 전 유네스코 아프간 사무소 직원.

 

 

 

 

 

다시 교과 과정 개혁 프로젝트로 돌아와보자. 3년 이내에 1억2천만달러를 사용해야 하는 국제기구 요원들은 매우 바쁘고 치열하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의 실제 성과는 좋지 못할 것이 뻔하다.

아프간과 같은 분쟁지역에서는, 34개 주 내의 421개 지역에 있는 모든 선생님과 매일같이 원활하게 소통하지 못한다.

 

어쩌다가 몇주씩 연락이 끊기기도 하고, 우편과 책이 배달되는 데에 또 몇달씩 걸리기도 한다.

예상했던 5년 타임라인이 더 늘어질 수는 있지만, 그 시간을 줄이기는 아무리 돈이 많아도 불가능하다.

 

돈은 돈대로 쓰고, 시장 경제는 망가지고, 프로젝트는 완수되지 못하고, 시장의 사람들은 한탕주의에 빠진다. 부실한 국가가 탄생하는 배경이다.

다시 아프간 원조를 준비하는 국제사회가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교훈이다.

 

 

 

 

 

 

글·사진 송첫눈송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한겨레

 

 

 

[카불(아프가니스탄)=AP/뉴시스]아프가니스탄 카불 주민들이 은행 앞에서 돈을 인출

하기 위해 긴 줄을 서서 대기 중이다. 2021.08.31.photo@newsis.com

 

 

 

 

美, 아프간 철수…주민들, 탈레반보다 경제난 더 두려워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은 미국의 완전 철수 후 탈레반의 통치에 두려움을 나타냈다.

특히 일부는 탈레반의 폭압 통치보다 경제 붕괴를 더 두려워했다.
AP통신은 30일(현지시간) 아프간 수도 카불 주민들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분위기를 보도했다.

 

긴 수염 기르는 것 등 탈레반이 집권했을 때의 관행보다 경제난으로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없게 될 것이 더 걱정된다는 입장이다.
카불의 한 패스트푸드점 웨이터인 무스타파씨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도망쳐야 한다"고 말했다.

무스타파는 11명의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인접 국가 이란에서 일자리를 구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한 뒤 월급을 이전의 75% 수준인 50달러 미만으로 삭감했다고 말했다.

피자집을 운영하는 모하마드 야신씨는 하루 매출이 급감했다고 토로했다.

이런 매출 규모로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내가 떠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내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며 해외 정착을 도와줄 지인을 찾고 있다.

 

 

 

 

 

 

 

 

[카불(아프가니스탄)=AP/뉴시스]무장을 한 탈레반 소속원들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트럭 뒤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2021.08.31.photo@newsis.com

 

 

 

 



AP통신에 따르면 도시 곳곳에 경제난이 드리워져 있다.
월급이 체불됐고 탈레반이 복귀를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부처는 거의 가동되지 않고 있다.
아프간 국립은행 앞에는 5~6명의 주민이 줄지어 현금을 인출하려 하고 있다.

탈레반이 매주 인출액을 200달러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카불에서 11년 동안 철물점을 운영해온 누룰라씨는 "은행들은 문을 닫았고 돈을 가진 사람들은 이 나라에서 도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떠날 기회가 없고, 떠날 수 있다고 해도 확신할 수 없다"며 "경제가 회복되면 탈레반이 집권하더라도 아프간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며칠 동안 카불 공항에는 아프간을 탈출하기 위해 수천명이 몰리며 참혹한 상황을 그렸다. 또 탈출 현장에 폭탄 테러가 발생하고 인근에 로켓포가 쏘여지는 등 위기의 순간들이 이어져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간 전역에서는 500백만명 이상이 경제 활동에 복귀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카불의 많은 지역에서 과거처럼 교통 혼잡 현상을 찾아볼 수 있고, 시장들이 문을 열었다.

이전 아프간 정부에서 활동했던 경찰들이 교통 통제를 위해 근무 중이기도 하다.

 

 

 

 

 

 

 

 

 

[카불(아프가니스탄)=AP/뉴시스]3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한 남성이

탈레반 깃발을 팔고 있다. 2021.08.31.photo@newsis.com

 

 

 

 

 



벌써부터 코란 구절이 새겨진 탈레반의 백기를 팔아 수익을 올리는 노점상도 있다.
한 노점상은 하루에 다양한 크기의 탈레반 깃발을 판다.

그는 교통체증을 뚫고 지나가는 차에 작은 크기의 탈레반 깃발을 들이대며 15달러를 벌어들인다.

그는 이전에는 자동차 청소용 옷을 팔았는데, 당시엔 하루 수입이 4달러 정도에 그쳤다고 밝혔다.

탈레반 소속원들의 경우 일부는 위장복을 입고, 다른 일부는 아프간 전통 의상을 입고 정부 부처 앞 등 도시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미국은 이날 기준 아프간 철수를 완료했다. 마지막 미 공군 C-17기가 31일 오전 0시께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이륙했다.

2001년부터 20년 동안 이어진 아프간 전쟁에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하지만 당장의 생활고에 시달릴 아프간 주민들은 미군 철수에 대한 실망감을 앞세웠다.
누룰라씨는 "미국은 이곳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그들은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까지 부패를 방치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사진 출처,GETTY IMAGES 여러 나라가 아프간 권력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집권, 각 나라의 '득실 셈법'은?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새로운 통치자로 자리매김하면서, 여러 나라가 아프간 내 권력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독일, 파키스탄에 이르기까지 각 나라 정치권에서는 활발한 외교 패러다임 전환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26일 카불 공항에서 일어난 2차례 폭탄 테러에서 알 수 있듯이, 저항 세력들도 탈레반의 통치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탈레반 득세 이후 이들이 얻으려 하는 이익은 무엇일까?

아프간 변화가 주요 국제정치 '플레이어들'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해봤다.

 

 

 

 

파키스탄

 

사진 출처,EPA

 

 

 

 

 

파키스탄에 체류하고 있는 아프간 난민만 140만 명에 달한다. 그중 상당수가 불법체류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아프가니스탄과 이웃한 파키스탄은 카불의 정권 교체로 인해 득과 실이 각각 존재한다.

 

두 국가는 2400km에 달하는 국경을 공유하고 있는데, 파키스탄에 체류하고 있는 아프간 난민만 140만 명에 달한다.

그중 상당수가 불법체류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기에 아프가니스탄이 불안정하면 잃을 게 많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탈레반과 가장 많은 연관이 있는 나라다.

 

파슈토어로 '학생'이라는 뜻의 탈레반은 1990년대 초 파키스탄 북부에서 등장했다.

당시 이 움직임에 가담한 많은 아프간 사람들이 파키스탄 마드라사(종교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

파키스탄은 탈레반을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을 부인해왔지만, 1990년대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정권을 잡았을 때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와 함께 이들을 인정한 단 3개국 가운데 하나였다.

탈레반과 외교 관계를 가장 마지막에 단절한 나라이기도 하다.

 

 

 

 

 

 

 

 

 

 

 

 

 

 

 

 

우메르 카림 영국 왕립연합서비스연구소(RUSI) 방문연구원은 "나중에 그 관계가 복잡해지긴 했지만, 파키스탄 의사 결정자들 사이에선 그들이 어느 정도 입지를 굳혔다는 전반적인 인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와의 경쟁'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세상을 보는 파키스탄에서 탈레반의 점령은 인도의 영향력이 줄어든다는 점을 시사한다.

카림은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을 사이에 두고 있는 특히 잘랄라바드와 칸다하르와 같은 도시에 인도 영사관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동요했었다"고 말했다.

 

"북쪽의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TTP)', 남쪽의 '발로치(Baloch) 반군'과 같은 반파키스탄 단체가 주요 후원 세력으로 간주됐다."

카림은 파키스탄은 탈레반이 집권하면 자신들의 영향력이 다시 커지리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밀가루, 쌀, 채소, 시멘트, 건설자재 등 기본적인 생산품을 포함한 아프간의 무역은 파키스탄을 통해 이뤄진다."

 

또한 파키스탄은 아프간을 통해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경제적 육교'를 건설해 자국이 더 넓은 경제권과 연결되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이 이걸 노리고 안보 등 다양한 이슈와 관련해 파키스탄과 협력하려 할 수도 있다.

카림은 "이미 세계적으로 고립된 탈레반 정부가 파키스탄에 대항하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사진 출처,REUTERS 지난 8월 10일 러시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군이 타지키스탄-

아프간 국경 근처에서 합동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러시아는 1979~1989년 소련이 아프간 반군에 대항해 벌인 10년 간의 전쟁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현재 아프간에 대해 관심은 줄었지만, 아프간의 불안정한 정세는 시아파와 밀접하게 연결된 북부 인접국들, 즉 구소련 국가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러시아는 자국 내 캅카스 지역이 지하디스트(극단주의 이슬람 성전주의자), 특히 러시아와 탈레반의 적인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이들의 은신처가 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탈레반의 힘을 재빨리 인식했고 서방 군이 철수하기 전부터 탈레반과 접촉하기 시작했다.

국제문제를 다루는 글로벌 어페어스(Global Affairs) 저널의 표도르 루키아노프 편집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아프간에 대해 '이중 정책'을 계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치적 안보를 보장하려고 탈레반과 접촉하려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론 타지키스탄에서는 러시아군 수가 증가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극단주의자들이 아프가니스탄 영토에서 타지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등의 나라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군사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좀 더 광범위하게 보면, 중앙아시아에서 미국 철수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영향권이라 여기는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하는 걸 의미한다.

모스크바의 정치 분석가인 아르카디 두브노프는 파이낸셜 타임즈에 "우리에게 좋은 것은 미국인에게 나쁘고, 우리에게 나쁜 것은 미국인에게 좋다"라며 "현 상황은 미국인에게는 나쁘므로 우리에겐 좋다"고 말했다.

 

중국

 

중국의 이익 셈법은 경제 및 안보와 관련 있다.

미국의 철수로 중국 기업들은 마이크로칩과 여러 첨단기술에 사용되는 희토류 등 아프간의 채굴 잠재력을 이용할 수 있는 입지가 커졌다.

 

미국 전문가들은 아프간의 히토류 매장량이 1조달러(약 1164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아프간 정부 추정치보다 3배 더 높은 수치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 기업들이 정치와 안보 위험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사진 출처,EPA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발 테러와 마약 밀매 위협에 맞서고자 노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합의했다

 

 

 

 

 

 

이 신문은 아프간에서 작전 수행 여부는 향후 채택될 수 있는 서방세계의 제재에 어떤 영향을 받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중국 민간기업들은 이미 "1000가지 일이 기다리고 있다"며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전략적 관점에서도 중국 정부는 아프간에 추가 개입할 여지가 있다.

중국은 이란-파키스탄의 무역과 인프라 사업을 포함하는 중국의 실크로드 경제 벨트 이니셔티브의 중요한 분기점에 위치한 나라다.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는 아프간이 이 지역 극단주의자에게 안전한 피난처로 이용될까 봐 우려하고 있다.

특히 서부 신장 지역의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외교 분석가이자 전 BBC 군사 전문기자인 조나단 마커스는 "중국은 아프간과 짧지만 국경을 맞대고 있다.

중국은 소수 이슬람교도를 적극 박해하고 있기에 반중국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아프간을 기지로 이용하려 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우려해야 한다.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외교 당국이 탈레반의 환심을 사려 했던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8월 25일 전화 통화를 갖고 "아프가니스탄발 테러와 마약 밀매 위협에 맞서고자 노력을 강화할 준비가 됐다"고 합의했다.

 

 

 

 

이란

 

 

진 출처,EPA카림은 아프간의 지역적 고립으로 이란이 이 나라에서 영향력을 확대

할 수 있으리라고 추측했다

 

 

 

 

 

 

 

카림은 이란의 경우 탈레반과 지난 몇 년간 접촉했다는 점을 짚었다.

특히 비 재래식 전쟁을 전문으로 하고 미국이 테러 그룹으로 간주하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한 분파인 쿠드스군을 통해서다.

 

카림은 "(이란은) 탈레반과 실무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탈레반 지도자들도 접대했고 무기와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 대가로 탈레반은 아프간 시아파, 특히 하자라족을 쉽게 접수할 수 있었다.

아프간 중부의 하자라 중심지가 단 한 발의 총알도 발사되지 않은 채 탈레반에게 넘어간 이유다.

 

어느 정도 그들의 입장이 포용적이 됐다지만, 탈레반군이 하자라 소수민족을 학대했다는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다.

카림은 아프간의 지역적 고립으로 이란이 이 나라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으리라고 추측했다.

"이란은 또한 미국이 남겨두었거나 현재 탈레반이 자체 방어 제조 프로그램에 사용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일부 첨단 드론, 미사일 및 기타 무기 시스템을 입수하고 분석하는 일에도 관심을 가지리라고 본다."

 

한편, 유엔난민기구는 아프간이 안정이 되면 현재 78만 명의 아프간 난민과 망명 신청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이란 내 이민자 유입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방 국가들

 

서방 지도자들은 20년간의 아프간 캠페인을 성공으로 포장하려들 수도 있지만, 탈레반은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굳게 믿고 있다.

한 탈레반 지도자는 그들이 카불을 접수하기도 전인 4월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쟁에서 승리했고 미국은 패했다"고 말했다.

 

상황은 역전됐고,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은 이미지를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8월 25일 독일 의회에서 "탈레반이 점령했다고 해서 큰 비상사태에 빠진 아프가니스탄 사람들과 이들을 돕는 이들을 보호하는 노력이 중단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지난 2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룬 것을 최대한 보호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샤를 미셸 EU 이사회 의장은 8월 24일 G7 온라인 회의 후 연설에서 "새로운 아프간 당국과 어떤 관계를 발전시킬지 결정하기엔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이는 새 정권의 행동과 태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아프간 국민을 위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성과와 특히 여성, 소녀,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일 모두가 여기에 속한다.

아프가니스탄의 국제적 의무, 특히 안보, 테러와의 전쟁, 마약 밀매 등의 영역도 마찬가지다."

 

 

 

 

 

 

 

 

 

 

사진 출처,REUTERS 서방 국가들은 20년간 이어진 전쟁에서 군인들을 도운 이들과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대규모 작전에 착수했다.

 

 

 

 

 

 

새로 발생한 난민과 망명 신청자를 막는 것 외에도 아프간이 극단주의의 온상이 되는 상황을 막는 일이 서방 국가들의 최우선 과제다.

이 같은 위험은 아프가니스탄 IS 산하 이슬람국가 호라산분파(Isis-K)가 했다고 주장하는 카불 공항 인근 테러에서도 드러났다.

 

앞서 미 정보당국은 탈레반의 맞수인 이 단체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경고를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테러 이후 공격을 감행한 자들을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이 공격을 감행한 사람들 뿐 아니라 미국의 피해를 바라는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고 잊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쫓아가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탈레반과 미국의 합의 중에는 극단주의 단체가 미국 및 동맹국을 공격을 지휘하는 기지로 아프간을 이용하는 걸 허용치 않는다는 항목이 있다.

하지만 카불 공항 테러만 봐도, 이미 이와 관련된 단체들이 이미 카불에 들어와 활동 중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슬람 집단

 

최근 테러 공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프간의 새 질서에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각국 정부만이 아니다.

새로 부상한 권력은 반군 집단 간의 세력 다툼과 균형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편 전문가들은 2001년 9·11 테러로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촉발한 알카에다의 재편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하고 나섰다.

 

자카르타의 분쟁정치분석연구소(IPAC) 사나 제프리 소장은 IS에서 영감을 받은 지하드 단체들이 이제 자신들의 연관성을 입증하라는 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 출처,GETTY IMAGES 사나 제프리 소장은 IS에서 영감을 받은 지하드 단체들이

이제 자신들의 연관성을 입증하라는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IS 지지세력들이 탈레반의 승리를 "진정한 지하드가 아니라 미국과의 사악한 거래에서 나온 승리"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프리 소장은 탈레반의 승리를 두고 "알카에다 단체들이 긴 세월 속에서 본 뉴스 중 최고의 뉴스"였을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남아시아 내에서는 극단주의 단체가 운영하는 소셜 미디어 채널과 공식 성명을 통해서 탈레반이 승리했다는 사실을 전반적으로 축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그들이 얻은 주요 메시지는 '끈기가 결실을 맺는다'는 거다.

그리고 이건 이 지역의 많은 극단주의자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다."

 

 

 

 

 

파블로 우초아

BBC 월드 서비스

 

 

 

 

 

 

8월15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장악한 탈레반 지도자들이 대통령궁에

모여 있다.ⓒEPA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의 앞날은 어떨까

 

 

 

탈레반은 이슬람 근본주의 집단과 다르다.

탈레반의 목표는 ‘지역과 민족을 초월한 이슬람 국가’가 아니라 ‘국민국가’다.

또한 경제발전을 위해 외부에 ‘확실히 변화한’ 모습도 보여야 한다.

탈레반이 미국에 의해 패주한 지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아프간)의 권력을 다시 장악했다.

 

전 세계는 최소한의 저항도 받지 않고 탈레반이 카불에 무혈입성한 것에 놀랐다.

더 놀라운 일이 있다.

유창한 영어와 SNS를 활용하며 여성의 교육권과 노동권을 허용하겠다는 탈레반의 변화된 모습이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간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만행들을 보면 ‘탈레반은 절대 변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증명되는 듯하다.

지금까지 정보를 토대로 향후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의 미래에 대해 예측해보고자 한다.

 

사실 미국은 물론 러시아·중국·중앙아시아 등 인근 국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형태가 어떻든 탈레반의 정권 장악을 예상했다.

탈레반과 협상을 진행하며 상황에 대비해왔다.

 

주변 국가들은 서구와 달리 대사관 철수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알카에다는 물론 IS까지 등장했던 아프간은 다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온상이 되어 주변 국가를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

 

그런데도 주변 국가들이 탈레반의 정권 재장악을 방조해온 것은, 탈레반과 여타 이슬람 근본주의 집단 사이의 차이점을 알고 있을 뿐 아니라 탈레반 역시 변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다고 분석하기 때문인 듯하다.

 

사실 탈레반은 아랍 국가들에서 등장한 다른 이슬람 근본주의 집단들과 여러 면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갖고 있다.

탈레반과 다른 근본주의 집단은 가장 보수적 성향의 이슬람을 지배 이념의 기초로 삼는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그러나 탈레반의 목표는 다른 근본주의자들과 달리 ‘지역과 민족을 초월한 이슬람 국가 건설’이 아니다.

탈레반은 자신들의 역사적 공간 내에서 국민국가 건설을 더 큰 목표로 설정한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차이로 인해 탈레반은 위기 국면에 알카에다 등 외국 출신 테러 집단들과 잠시 협력하곤 하지만 근본적인 연대는 어렵다. 특히 IS와 대립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탈레반이 수니파이며 이슬람 근본주의 집단이라는 사실만으로 다시 아프간이 국제 이슬람 테러의 온상이 되리라는 예측은 주·객관적 조건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한 탈레반은 자신들이 권력을 장악할 경우 국제적으로 어떤 경제적 압박을 받을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서구로부터 원조가 중단되면 아프간은 경제적으로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되면 탈레반 정권 역시 내부로부터 붕괴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소수민족 탄압으로 인한 내전 확대를 저지하면서 평화적 상태를 유지하고, 옛 정부에 협조한 젊은 전문가·기술자들을 활용할 필요가 객관적으로 존재한다. 탈레반이 옛 정부 복무자들과 소수민족에 대해 사면과 평화를 약속한 것도 완전한 거짓말은 아닐 가능성이 있다.

여성에 대해 교육과 일을 허용하겠다는 발언 역시 경제회복에 여성의 노동력을 빌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수 있다.

특히 서구의 지원이 끊기면 중국과 러시아, 아프간 인근 중앙아시아 및 남아시아 국가들의 원조나 투자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라도 탈레반은 자신들의 이념을 다른 나라로 확산시키지 않겠다고 천명하는 것으로 확실한 변화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게다가 오랜 전쟁으로 붕괴된 아프간 경제는 최근 지구적 기후위기로 인한 가뭄의 지속, 코로나19의 확산 등으로 한층 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어렵게 획득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경제발전은 필수가 아닐 수 없다.

 

끔찍한 경제 상황 속에서 또다시 외국 군대의 침공을 야기할 행동은 자제하려 할 것이다.

이는 물론 근본적인 변화라고 할 수는 없다.

 

권력을 장기적으로 공고화하려면 국가경제를 발전시켜야 하기 때문에 본심을 감추고 유화적 모습을 연출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탈레반은 하나의 단일한 중앙집권적 조직이 아니다.

지역 토호, 부족 대표, 군벌 지휘관 등이 형성한 집단이 탈레반의 이름을 사용하지만 독자적으로 활동하기도 한다.

 

다른 근본주의 집단과 마찬가지로 사실상의 범죄조직들이 탈레반의 이름을 사용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향후 탈레반 중앙정부 방침과 다른 별도의 잔혹한 일들이 아프간에서 되풀이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앙에서도 강온파 사이에 대립과 갈등이 존재한다.

이 권력투쟁의 결과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8월17일 카불 공항에서 프랑스인과 아프가니스탄 협력자가 프랑스군 수송기에

탑승하려 줄 서 있다.ⓒAFP PHOTO

 

 

 

 

 

개혁파 주도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라크와 아프간에 발이 묶여 있던 미국은 인도주의적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기는 하지만, 이제 인도-태평양 전략 등 새로운 세계 지배 전략에서 유연성을 발휘하기가 쉬워졌다.

 

미국의 아프간 철군은, 미국이 유라시아 지역에서의 헤게모니를 러시아와 중국에 넘겨버린 사건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정반대의 미래(유라시아 헤게모니 장악)를 노린 미국의 도박일 수 있다.

 

이제 인도, 파키스탄, 이란, 그리고 중앙아시아 국가들(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이해가 뒤엉키며 아프간은 물론 유라시아 전 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 간에 잠재되었던 갈등이 폭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른바 ‘민주주의와 인권, 시장’의 가치와 동떨어졌다는 중국과 러시아가 이 혼란을 해결하지 못하면 미국(서구)의 귀환이 화려하게 이루어질 수도 있다.

아프간은 ‘제국의 무덤’으로 불린다. 아프간 민중은 외세에 거세게 저항하는 가운데 큰 고통을 겪었다.

 

침략과 저항의 역사가 지속되는 동안 아프간은 심각한 저발전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미군의 철수(외세 축출)’에만 초점을 맞춰 아프간의 현재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비서구 세계에서는 종종 외세나 부패 정권에 맞선 투쟁이 저항 이데올로기로 반동적 이념과 종교를 채택하면서 ‘민주주의와 보편적 인권’에 반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사례의 전형 중 하나인 탈레반의 정권 장악 과정을 ‘외세 축출’이라는 측면만으로 긍정 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탈레반 내의 개혁파 혹은 ‘진화한 탈레반’이 상황을 주도하기를 기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희박한 시나리오다. 설사 개혁적 분파가 아프간에서 정권을 잡는다 하더라도 민주주의, 인권(특히 여성 인권) 등 국내 문제에선 ‘반동의 시기’가 휘몰아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탈레반의 승리로 아프간이란 국가는 외세로부터 해방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 나라 민중들은 해방되기는커녕 경제적 궁핍과 난민으로 전락, 여성과 소수민족에 대한 가혹한 인권탄압, 샤리아 법 등 전근대적 규율이라는 이중 삼중의 고통으로 절규하고 있다.

출구가 보이진 않지만 아프간이 ‘정상 국가’로 최소한의 발돋움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국제사회는 이 나라에 대한 관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정재원 (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

 

 

저작권자 © 시사IN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 세력 탈레반이 8월 19일(현지시각) 탈레반 기를

꽂은 차를 타고 카불 시내를 순찰하고 있다. 사진 AP연합

 

 

 

제프리 삭스(Jeffrey Sachs)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대표

 

 

 

 

 

G7과 유엔,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의 미래

 

 

 

주요 7개국(G7) 정상이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의논하기 위해 모였다. G7의 존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유혈 사태, 대규모 난민 유입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G7 논의는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가 움직이기에 앞서 7개국의 정책을 조율하는 목적으로 활용돼야 한다.

 

또 중국과 러시아의 참여 없이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일관된 접근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G7은 아프가니스탄을 고립시키거나 굶기면 안 된다. 탈레반 통제하에 있더라도 그들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이는 아프가니스탄에 거주 중인 서양인과 아프가니스탄 국민의 탈출을 돕는 단기적 전술로 중요할 뿐 아니라 유혈 사태, 인도주의의 위기, 난민 급증과 같은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미국과 G7 동맹국은 아프가니스탄의 외환 보유고를 동결하고, 개발 원조를 끊고, 미국(또는 UN)의 제재를 강화하고 싶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임무가 실패했듯이, 

 

① 이런 식의 접근은 성공할 수 없다.

미국은 다른 국가를 벌하는 행위에는 능숙하지만,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거나 관심이 없다.

 

이번에 미국은 큰 굴욕을 당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탈레반을 처벌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는 미국과 나토를 40년간 혼란에 빠뜨린 미국 정치인과 전략가들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개입이 2001년이 아닌 1979년에 시작됐다는 걸 기억하자).

이들은 후에 탈레반과 알카에다가 된 무자헤딘에 대한 미국의 초기 지원을 옹호했던 사람들이다.

 

또 2001년 미국의 지속적인 아프가니스탄 개입을 주장했으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기에는 병력 증가의 효과를 믿은 사람들이기도 하다.

탈레반 정권이 적에 대한 복수·살인과 여성에 대한 잔인한 탄압을 자제한다면, G7과 유엔 산하 기구,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은 아프가니스탄에 재정적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

 

이 경우 미국 보수주의는 경악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배반자로 낙인찍을 것이다.

미국 보수주의는 모든 해외 원조를 혐오하는 경향이 있다.

보수주의는 저개발국의 발전을 돕기보다 그들을 정복하기를 원한다.

 

G7이 해야 할 일은 더 있다.

우선, 2001년부터 2020년까지 개발 프로그램이 가동됐음에도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의 정권 재탈환에 저항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안정화하지 못한 이유를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 밝혀야 한다.

 

힌트를 주자면, 개발보다는 안보에 치우친 지출, 만성적으로 불충분한 사회 인프라와 계획 자금, 전략이 결여된 접근법, 아프가니스탄과 미국 건설 업체의 부패, 명확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의 부재 등이 있겠다.

 

, G7은 아프가니스탄 내 유엔 관계자들의 정기적인 보고를 듣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경제적이고 지속 가능한 아프가니스탄 개발 계획을 요구해야 한다.

안전보장이사회는 여학생을 포함한 아이들과 교사가 학교에 있는지, 병원이 잘 운영되고 있는지, 마을의 수도와 전기 공급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등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이는 유엔 SDGs(지속가능개발목표)의 일환이다.

나토의 지원을 받는 정부에 SDGs가 적용되는 것처럼, 탈레반 정부가 이끄는 아프가니스탄에도 SDGs는 적용돼야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월 24일(현지시각) 화상으로 열린 G7 회의에 참석한 뒤

발언하고 있다. 사진 EPA연합

 

 

 

 

 

안타깝게도 그간 나토는 SDGs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9년 기준 아프가니스탄 교육 프로그램을 향한 기부금은 3억1200만달러(약 3643억원)에 불과했다. 1500만 명의 학생(5~19세)이 누린 혜택이 일 일인당 20달러(약 2만원)에 그쳤다는 말이다.

미국이 매년 수천 명의 군인을 ②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하면서 쓴은 일인당 100만달러(약 12억원)에 달한다.

 

얼마 안 되는 교육비 가운데 정부 예산으로 지원된 돈은 한 푼도 없었다.

모든 지원금은 비정부기구(NGO)를 비롯해 외부인이 가동한 프로젝트의 형태로 마련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프가니스탄 국민이 그들의 정부를 무시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교육이나 그 외의 사회 핵심 분야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기부자들도 안전을 제공하는 것 외에 어떠한 도움도 제공하지 않은 셈이다.

미국의 일부 정치인은 협상 테이블에서 탈레반을 압박하기 위해 탈레반에 맞설 만한 새로운 반란 세력을 지원하길 원할지 모른다.

이는 ③ 미국의 전형적인 대응 방식인데, 틀림없이 전면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다행인 건 미국이 이런 부류의 반란을 지원할 물류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또 이런 뻔한 접근에 중국과 러시아가 찬성할 리 만무하다.

저항 세력에 대한 지원이 제한될 경우 미국이 주도하는 G7은 탈레반 정부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아프가니스탄의 외환 보유고를 동결하고, IMF·세계은행·아시아개발은행의 신규 자금 조달을 보류하는 법적 기반으로 활용될 수 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더욱 강한 경제적·인도주의적 위기를 조성할 것이다.

 

그런데, 무엇을 위해?

미국의 제재가 이란과 북한, 베네수엘라에서 실패하는 걸 보지 않았나.

마찬가지로 아프가니스탄에서도 (탈레반) 정부를 몰아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

G7은 아프가니스탄 사태 해결을 위한 핵심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교민과 아프가니스탄 국민을 탈출시키는 것, 아프가니스탄의 40년 내리막을 끝내기 위해 중국·러시아 등 다른 국가들과 건설적으로 협력하는 것 등으로 말이다.

파괴는 충분히 이뤄졌다.

이제부터는 새롭게 건설해야 한다.

 

 

 

 

 

ⓒ프로젝트신디케이트

 

 

 

 

 

 

 

김대식 열린연구소장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최근 아프가니스탄 문제가 국제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미국이 9월11일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히 철군하겠다고 결정했다.

그런데 미군이 철수를 진행하는 동안 이슬람 무장 단체인 탈레반이 빠른 속도로 아프가니스탄을 장악, 지난 8월15일 수도 카불까지 진입했다.

 

이에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평화적 정권 이양을 약속하는 항복 선언을 했고, 아프간 사람들은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카불공항에서 테러단체에 의한 폭탄테러가 발생,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테러는 이게 끝이 아닐 것이라 관측된다.

국제사회의 많은 나라들은 이 같은 사태를 초래한 미국의 철군을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아프가니스탄 피란민을 위한 행동에는 매우 소극적이다.

돌이켜 보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은 트럼프 정부에서 결정된 사항이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 결정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2001년 9·11테러에서 시작된 이 전쟁은 오는 9월11일 20년을 맞이한다.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해 4명의 대통령이 이 전쟁을 거쳤다.

이 전쟁으로 인해 2천조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했고, 2천400여명의 미군이 전사했다.

 

 

군인과 민간인에 대한 보상과 지원까지 고려하면 앞으로 들어갈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 입장에선 이 명분도 이익도 없는 전쟁에 드디어 마침표가 찍힌 것이다.

하지만 이는 국제사회에서 기대하는 미국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번 결정의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 바이든 대통령과 아프가니스탄의 관계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완전히 희망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부정부패로 지원해준 무기도 암시장에 내다파는 국가를 위해 대신 싸워줄 명분을 더 이상 찾지 못했다.

 

대의가 없는 곳에 어떠한 리더가 자국민의 희생을 강요할 수 있을까.

매끄럽지 못한 철수 과정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바이든은 이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반복해 이야기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난 26일 390명의 아프가니스탄 피란민을 받아들였다.

 

단순히 국경을 넘어온 난민을 받은 것이 아닌, 직접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들을 구출해왔다.

이들은 오랜 시간 대한민국 정부와 협력한 사람들과 그 가족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아프가니스탄 '친구들'을 탈출시켜 대한민국으로 데려온 행동은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이들을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라고 설명하는 섬세함까지 보였다.

 

현지 여론과 한국에 도착한 사람들이 겪어야 할 잠재적 차별과 혐오를 고려한 배려 깊은 행동이었다.
얼마 전 주한미군 내 난민을 수용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후부터 난민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테러 위협, 종교 등의 이유로 난민을 절대 받으면 안 된다는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아직 대한민국에 오지도 않은 사람들에 대해 이미 '나와 다른' 사람, '어울릴 수 없는' 사람으로 분류하고 배척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별공로자'들을 진천에서 받아들인 지금도 여전히 여론은 둘로 나눠 있다.

진천에서 농산물을 구매하며 응원을 보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난민에 대한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는 이들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을 직접 경험해 보지 않았으면서도 단지 언론에 보도되는 제한적 정보를 바탕으로 그들을 평가한다.우리가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하는 것에 화를 내면서, 똑같은 이유로 우리가 또 다른 이들을 차별하고 있다.

전쟁의 그늘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이들에게 또 다른 아픔을 주는 대신 희망을 줄 수 있는 우리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김대식 열린연구소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YTN PLUS 최가영 (weeping07@ytnplus.co.kr)

 

 

 

 

 

 

 

 

 

김동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