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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세계인은 왜 ‘오징어게임’에 열광할까

 

 

 

 

 

<오징어게임>에는 계급·계층의 단절과 갈등에 대한 비판의식이 들어 있다. 이런 주제

의식이 장르적 재미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오락적 재미만 추구한 여느 장르물과

다르다. /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세계인은 왜 ‘오징어게임’에 열광할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 신드롬이 전 세계적으로 거세다.

공개되자마자 장르물의 원조국가라고 할 수 있는 미국시장을 단숨에 압도하더니 10월 1일 현재 넷플릭스 서비스 국가(지역) 83개국 중 82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인도에서만 2위에 올라있다.

진작부터 한류가 강세였던 아시아는 물론 유럽, 중동, 남미 등 전 지구촌을 아우른다.

유아인·박신혜 주연의 영화 <#살아있다>가 지난해 미국 넷플릭스 및 글로벌 넷플릭스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올랐지만, K드라마 중에선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이 미국에서 3위에 오른 게 역대 최고 기록이다.

 

■빚에 쫓기는 자들의 서바이벌 게임

<오징어게임>은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신선도로 작품의 만족도를 평가하는 미국 로튼토마토닷컴에서는 최고 점수인 신선도 100%를 기록했다.

 

넷플릭스의 공동 CEO이자 최고 콘텐츠 책임자인 테드 사란도스가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의 가장 인기 있는 쇼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와 미국 CNN 방송, 프랑스 BFM 방송 등 해외 유수 매체에서도 호평이 이어졌고, 가면·의상·달고나세트 등 굿즈상품도 인기다.

 

<오징어게임>은 빚에 쫓기는 자들이 목숨을 건 의문의 서바이벌 게임에 초대돼 456억원의 상금을 두고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거는 이야기다.

극한 경쟁에 몰린 현대인들의 상황을 어린 시절 추억의 놀이와 결부시켜 잔혹하고 충격적인 죽음의 게임으로 탄생시켰다.

영화 <도가니>(2011), <수상한 그녀>(2014), <남한산성>(2016) 등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을 했다.

 

각본은 2009년 완성했지만 제작자를 찾지 못해 빛을 보지 못하다가 넷플릭스와 만나면서 영상화할 수 있었다.

 

 

 

 

 

 

 

 

넷플릭스 제공

 

 

 

 

 

생존을 위한 데스게임(Death Game) 콘텐츠는 한국인들에게는 낯설지만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에선 오래전부터 보편적 소재였다.

<오징어게임>이 일본영화 <배틀 로얄>, <신이 말하는대로> 등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한국에서 표절 논란부터 일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는 “여느 데스게임 콘텐츠와 기본 틀은 같아 보이지만 그 안에서 스토리를 풀어가는 방식 등 여러 면에서 차별성이 있어 세계인들을 매료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오징어게임>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줄다리기’, ‘구슬치기’ 등 외국인들에겐 이색적이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하고 다양한 게임의 등장, K드라마 특유의 약자에 대한 배려가 드러나는 휴머니즘, 시청자들의 감정이입을 높이는 현실감 등이 흥행 요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게임의 단순함은 연출자의 전략이다. 지난 9월 28일 화상 인터뷰에서 황동혁 감독은 “게임이 단순한 한국의 옛날 놀이지만 누가 봐도 30초 안에 이해될 수 있어 세계적으로 소구력이 있을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물에 대한 서사가 비교적 자세해 인물들에게 몰입할 수 있는 점과 눈에 띄는 비주얼 또한 흥행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즉 “게임이 벌어지는 공간과 계단 등 시각적 디자인이 살벌한 데스게임과 전혀 어울리지 않고, 그것도 아이들의 게임으로 목숨을 거는 싸움을 하는 설정이 시청자들에게 아이러니와 충격을 주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드라마가 담고 있는 휴머니즘은 전문가들과 시청자들 사이에 K신파로도 표현된다.

<오징어게임>에서 게임 참가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사회에서 낙오된 자들이다.

하지만 그중 선한 마음을 가진 기훈(이정재 분) 등은 극심한 심적 갈등은 겪지만 탈북 소녀,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손을 내민다.

 

김선영 드라마평론가는 “공동체가 살아남기 위해선 소외되는 사람이 없이 연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드라마는 굉장히 절망적인 상황에서 인류애를 회복하는 이야기로 이어지는데, 흔히 K신파라고 하는 면들이 여느 해외 데스게임과 달라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제공

 

 

 

 

■<킹덤>, <기생충>, <오징어게임>의 공통점

대개의 미국·일본의 데스게임 콘텐츠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갑자기 미션이 주어져 풀지 못하면 죽는다거나(<신이 말하는대로>) 가상의 공간에서(<헝거게임> 등) 이야기가 전개된다.

반면 <오징어게임>에서 게임 참가자 456명은 빚에 쫓기는 신용불량자들이다.

 

김헌식 평론가는 “빚 없이 사는 사람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 감정이입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게임에서 진 사람이 죽음을 맞는 규칙은 현실에서는 다르다고 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입시경쟁, 조직에서의 성과전쟁, 주식시장 등에서 실패한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에 심각한 파괴를 겪는 일이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세대 특징을 지적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고 자란 세대가 일본의 생존서사를 많이 소비하는데, 이것이 <오징어게임>의 흥행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그는 “빈부, 선악, 승자와 패자, 고정적 성 역할 등 다소 유치할 정도의 극단적 이분법적 서사에 이색적인 놀이와 사회비판 메시지가 가미되면서 눈에 익숙해 힘들이지 않고 볼 수 있는데, 새롭다는 점이 <오징어게임>의 흥행 포인트”라고 풀이했다.

 

김선영 평론가는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 등 주제의식’을 흥행 핵심 요소로 주장한다.

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제작돼 가장 먼저 K드라마의 축포를 터뜨린 <킹덤>(2019)과 지난해 오스카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 그리고 <오징어게임>의 공통점을 말한다.

 

그는 “해외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이 세 작품에는 모두 계급·계층의 단절과 갈등에 대한 비판의식이 들어 있다”며 “바로 이러한 주제의식이 장르적 재미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오락적 재미만 추구한 여느 장르물과 <오징어게임>은 다르다는 인식을 세계인들에게 심어줬다”고 말했다.

 

<기생충>은 지하, 반지하, 1층, 2층 등 수직적 기준으로 나뉜 공간을 통해 계층·계급 간의 간극을 상징했다.

김 평론가는 “<오징어게임>에서는 사회 밑바닥 인생인 게임 참가자들이 머무는 공간을 마트의 상품 진열대처럼 구성함으로써 이들이 자본주의 사회의 진열대 속 한낱 상품에 불과함을 드러내고, 세계 최상위 포식자들인 백인 VIP 계급들은 다른 공간에서 게임을 관전(상품을 고르는)하는 공간 연출을 통해 직관적으로 이 드라마가 담고 있는 핵심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풍자임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국가 83개국 중 76개국서 1위

 

부자가 가난한 사람을 갖고 노는 게임은 문학이나 예술작품에서 흔히 쓰이는 소재다.

황동혁 감독은 이와 관련해 “2008년 작품을 구상하던 시기는 제가 경제적으로 힘들어 거의 만화방에서 살았던 때”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라이어 게임>, <도박묵시록 카이지>, <헝거게임> 등을 많이 봤는데, 거기 나오는 전제들이 빚이 있거나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을 돈을 미끼로 게임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그 작품들을 보고 <오징어게임>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흥행 요인으로 한국 배우들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뇌종양과 치매 증상을 앓고 있는 칠순의 노인 일남역을 맡은 오영수 배우의 연기는 놀랍다.

1967년 데뷔 후 연극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이 드라마에서 ‘천의 얼굴’을 가진 일남을 농익은 최고의 연기로 소화해냈다.

 

물론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선영 평론가는 “현실을 반영한다는 이유로 여성캐릭터들의 가능성을 끝까지 살리지 못한 점이나, 플롯상 미완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고 지적했다.

 

김헌식 평론가는 “시즌2에서는 경찰 황준호(위하준 분)와 프론트맨 황인호(이병헌 분)의 숨겨진 서사 등 시즌1에서 드러나지 않은 부분에 대한 보완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VIP로 출연한 외국인 배우들의 연기가 어설프다는 지적도 많다.

 

황 감독은 시즌2 제작과 관련해 “시즌 2를 만들더라도, 다른 영화를 먼저 찍고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시즌2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프론트맨을 다루는 서사는 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연기자

 

 

 

 

 

 

 

 

'오징어 게임'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오징어 게임', 한국은 시들한데 해외서 난리 난 이유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한국에서 공개됐을 때의 반응은 같은 넷플릭스 드라마 'D.P.'가 공개됐을 때 한국 시청자들의 열성적이었던 반응과는 사뭇 달랐다.
'D.P.' 당시에는 많은 이들이 1화를 보자마자 끊을 수 없어 전편을 몰아 보고 새벽에 잠든 후 다음 날 겨우 일어나 출근했다고 했다.

 

'오징어 게임'은 '배틀로얄', '종이의 집' 등 서바이벌 데스(주고 죽이는) 게임 류의 장르를 베꼈을 뿐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에 더해 "1부만 보다 껐다", "2부까지는 참았지만 재미 없어서 껐다"는 반응들이 줄을 이었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미국에서 한국 콘텐츠 최초로 넷플릭스 순위 1위에 올랐다.

지난 23일에는 넷플릭스 '전 세계 오늘의 톱1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29일 집계 대상 국가 83곳 중 80개국에서 1위에 올랐다.

영상 콘텐츠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선 '오징어 게임'의 신선도 지수(평론가 점수)가 한때는 100%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반 관객의 평점을 보여주는 팝콘 지수는 88%를 찍었다.

 

또 다른 평점 사이트 아이엠디비(IMDb)에선 10점 만점에 8.3점을 기록했다.

모두 상당히 높은 점수대다.

전 세계 주요 외신도 '오징어 게임'에 대해 호평 일색으로 도배했다.

CNN은 "'오징어 게임'이 화제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하는 것은 절제된 표현"이라며 '오징어 게임' 흥행은 "한국 영화 '기생충'에서 드러났던 것과 매우 같은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주요 영화매체 데드라인은 "'오징어 게임'이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의 이정표를 세웠다"며 "미국 시청자들 사이에서 비영어 콘텐츠 인기가 커지면서 '오징어 게임'이 혜택을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오징어 게임, 전 세계를 사로잡은 지옥 같은 호러쇼'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분석했다.



◆인기요인1: 빈곤 문제라는 보편적 주제

 

 

[서울=뉴시스] 오징어게임(사진=넷플릭스) photo@newsis.com 

 

 

 


극이 다루고 있는 주제의 보편성이다.

양극화와 계급화, 이로 인한 빈곤 문제는 전 세계적인 문제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게임에 참가한 이들은 모두 빚에 쫓기는 이들이다.

이들은 첫 번째 게임에서 실패한 이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고, 다수결에 따라 게임을 그만둘 수 있다는 조항에 따라 게임장을 떠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쳐 이내 게임장으로 다시 돌아온다.

그만큼 현실은 죽음이 도사리는 게임장보다 더 지옥 같다. 이를 그리는 2편의 부제는 '지옥'이다.

실제로 시청자들은 극에서 다루는 빈곤의 문제에 감정 이입하거나 이러한 사회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절묘한 묘사에 감탄하며 극에 빠져들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가디언은 "'오징어 게임'의 배경은 오늘날 한국의 매우 실질적인 부의 불평등이다.

 

비교하기에 가장 가까운 것은 2019년 오스카상을 수상하며 시대 정신을 다룬 영화 '기생충'"이라며 "두 작품의 공통점은 계급 분열이 나타나고 유혈 결말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오징어 게임'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외국에선 '오징어 게임'을 '기생충' 같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세상을 비판하는,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고 짚었다.

◆인기요인2: "적절히 자극적이고, K-감성까지 들어가 있잖아!"

'배틀로얄'로 대표되는 데스(주고 죽이는) 게임 류의 드라마·영화는 보통 한국에선 마니아들에게만 소비되는 장르다.


조폭을 소재로 한 영화가 다수 제작돼 인기를 끈 바 있는 한국이지만 '생존'을 목표로만 해서, 서로 처절하게 찌르고 쏘고 시뻘건 피를 쏟는 잔인성을 2시간('오징어 게임'의 경우, 약 9시간)이나 참아야 하는 것은 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고역일 수 있다.

이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국인들에게 '종이의 집'의 인기만큼이나 '오징어 게임'은 그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한 콘텐츠였을 것이다.


여기에 외국에선 없는 주요 스토리 이외에 각각의 캐릭터에 부여된 인물의 배경(K-드라마의 클리셰 중 하나, 때로는 신파로 연결돼 시청자를 이탈시키는 요인이 된다)은 외국 시청자들에게 참신한 요소가 되기에 충분했다는 분석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한국 시청자들 중에 '오징어 게임'을 즐긴 시청자가 없었다는 뜻은 아니니 오해 없길 바란다.

◆왜 상대적으로 국내서 인기가 시들했나…"시청 관점이 약간 달라"

정덕현 평론가는 위에 언급한 부분에 더해 외국과는 다른 우리의 시청 태도가 '오징어 게임'으로부터 한국 시청자를 멀리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의 시청자들은 디테일한 부분까지 본다.

'이런 표현까지 해도 되나' 이런 것을 본다.

 

한국에선 특히 성폭력 사건이거나, 그런 것에 대한 감수성이 외국인보다 남다를 수 있다. 약자에 대한 감수성이 되게 강해졌다.

그런 차이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흥행 현상이 지닌 의미도 덧붙였다.
정덕현 평론가는 "평가라는 게 정답이 없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 평가는 달라진다.

 

입장에 따라서도 평가가 달라진다.

호불호 관련된 거는 취향과도 관련된다.

 

기존의 로컬(한국)에서 반응이 있다고 해도 글로벌 반응이 다를 수 있다.

'이 작품은 좋은 거야. 나쁜 거야'라고 나눠서 보는 시각이 익숙한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사진/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오징어게임이 만들어낸 5가지 기적

 

 

전 세계 82개국서 1위…"넷플릭스 최고 흥행작 될 것"
K식품·K놀이 新한류 급부상…넷플릭스, 5500억 투자

 

 

 


바야흐로 오징어게임 전성시대다. 13년 동안 외면받았던 시나리오는 무명배우들을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올려놓았고, 한류 콘텐츠의 위상을 다시 한번 공고히 했다.

또 대형 기술주들의 잇단 하락세 속 넷플릭스 주가는 오징어게임으로 인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오징어게임은 이제 전 세계의 문화적 트렌드를 한류로 바꿔놓았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 사상 최대액을 투자하면서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에 한류 콘텐츠의 힘, 오징어게임이 일궈놓은 다섯 가지 기적을 찾아가 본다.

1. 전 세계가 들썩…넷플릭스 82개국서 1위

1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랭킹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가 서비스 되고 있는 전세계 83개국 중 82개국(TV쇼 부문)을 점령했다.

 

이는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높은 기록으로, 종전 최고 기록을 세웠던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인도를 제외한 세계인이 오징어게임을 제일 많이 시청한다는 말이다.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각자 절박한 상황에 놓인 456명의 사람들이 총 상금 456억원이 걸린 '데스 게임'에 초대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살기 위해서는 다른 참가자를 제거해야 하며, 456억원은 사실상 사람들 1명의 목숨값과도 같다. 제목은 우리나라 골목 게임인 오징어에서 따왔다. 

심지어 넷플릭스가 서비스되지 않는 중국에서도 오징어게임의 광풍이 미치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이날 기준 오징어게임 해시태그 누적 조회수가 16억회를 돌파했다.

중국 리뷰 사이트인 더우반도 오징어게임 평점이 7.7점을 기록하는 등 인기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 동영상앱 틱톡에서는 오징어게임 관련 해시태그(#)만 약 80억회에 이르는 상황이다. 

이 같은 인기에 넷플릭스 최고경영자인 테드 서랜도스는 오징어게임에 대해 "비영어권 넷플릭스 콘텐츠 중 최고 인기 시리즈로 평가받는 프랑스 드라마 '뤼팽'보다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으고 있다"며 "영어권 드라마까지 포함해 모든 작품 중 가장 흥행할 가능성이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구독자 1326만명에 달하는 미국 공식 트위터 계정을 오징어게임 포스터로 교체했다. 영국과 아일랜드 등 유럽권 트위터 계정도 오징어게임 포스터로 변경했으며, 브라질의 경우 극중 게임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장면으로 대체했다.  

이 같은 인기에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오징어게임: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지옥 같은 공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징어게임을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에 빗대기도 했다.

미국의 CNN 역시도 "넷플릭스 최신 히트작 오징어게임은 정말 끝내준다"며 "오징어게임이 화제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하는 것은 절제된 표현이다"고 치켜세웠다. 


2. K식품·K놀이 등 한류 테마 급부상  

오징어게임 속 '데스 게임'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어린 시절 해봤을 골목길 게임을 주 종목으로 한다. 이에 드라마 속 딱지치기나 달고나 뽑기, 줄다리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의 게임을 따라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밈(meme: 인터넷 유행 콘텐츠)' 현상도 국경을 초월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한 지하철역에서는 정장을 입은 남성과 허름한 복장의 남성이 딱지치기 하는 영상이 틱톡에 올라와 수백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오징어게임 속 배우 공유와 주인공 기훈 역의 이정재가 딱지치기를 하는 모습을 패러디한 것이다. 

필리핀 대형 쇼핑몰 앞에서는 오징어게임 속 캐릭터 인형이 세워지면서 현지인들이 극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따라하기도 했다.

필리핀의 한 식당은 음식 주문 시 달고나를 서비스로 제공하고, 그려진 모양에 따라 뽑기에 성공할 경우 무료로 준다.

 

이 음식점은 직원이 오징어게임 속 진행 요원을 모방해 가면과 모자를 뒤집어쓴 채 서빙하는 등 곳곳에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 밖에 이베이 등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서는 오징어게임 속 달고나 키트와 가면과 모자, 도시락 등이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도시락은 35달러(약 4만1000원)로, 국내 가격보다 10배가량 비싸게 팔릴 정도다.

또 할리우드 스타인 사이먼 페그는 오징어게임 속 초록색 유니폼을 직접 착용한 채 인증 사진을 찍기도 했다. 

멕시코는 "오징어게임을 멕시코에서 한다면?" 등의 게시물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멕시코 전통놀이와 간식을 결합한 밈 콘텐츠를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멕시코의 한 일간지는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 공개 며칠 만에 중남미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 성공했다"며 한국인의 놀이 문화와 식품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3. 출연배우들 팔로워 수도 1000배 늘어  

오징어게임은 오랜 시간 무명배우 생활을 거쳐야 했던 배우들에게도 전성기를 맞게 했다.

특히 넷플릭스로 공개된 후 이주일 만에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만 최대 1000배 가까이 이르는 등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오르게 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동생의 미래를 책임지기 위해 데스 게임에 뛰어든 강새벽 역할을 맡은 배우 정호연은 오징어게임 이후 팔로워 수가 기존 40만명대에서 현재 960만명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극중 정호연이 손길을 내민 신스틸러 지영 역의 이유미 역시 팔로워 수가 4만명에서 현재 350만명에 이르는 등 촉망받는 대세 배우로 올라섰다.

형을 찾아 오징어게임에 뛰어든 형사 황준호 역할의 위하준은 70만명에서 420만명으로 팔로워가 늘어났다. 

특히 오랜 시간 무명배우로 생활해야 했던 한미녀 역의 김주령은 400명대에서 불과하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현재 96만2000명을 넘었고, 조폭 덕수 역의 허성태는 1만명에서 77만9000명으로 말 그대로 드라마틱한 전성기를 맞게 된 것이다.

미국 패션매거진 마리끌레르는 정호연에 대해 평론가 퀸시 레가르다이의 입을 빌려 "정호연의 강렬하고 매혹적인 연기가 그녀를 이 쇼의 스타로 만들었다"며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4. 넷플릭스 주가도 사상 최고치 경신

오징어게임의 대성공은 넷플릭스 주가도 사상 최고치로 이끌었다.

30일 뉴욕증시에서 넷플릭스의 주가가 전장보다 1.88% 오른 610.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는 최고 619달러까지 찍을 정도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미국 국채 금리 급등으로 대형 기술주들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넷플릭스의 이 같은 주가 상승세는 눈에 띄는 성과다.

이번주에만 3% 이상의 상승률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넷플릭스의 이 같은 상승세를 오징어게임으로 인한 넷플릭스 콘텐츠 기대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월가에서는 넷플릭스가 연달하 히트작을 내놓으면서 신규 구독자들의 유입에 따른 낙관적인 시각을 갖게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영향력은 OTT 시장에서 단연 독보적이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업체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만 20세 이상 한국인의 넷플릭스 카드결제액은 75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424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78% 성장한 수치다. 결제자 수도 지난해 8월 316만명에서 올해 8월 514만명으로 63% 폭증했다. 

월간 활성이용자수(MAU)에서도 넷플릭스는 국내 모든 OTT 플랫폼을 압도한다. 6월 기준 넷플릭스 월간 MAU는 830만명으로, 웨이브(313만명), 티빙(264만명), 왓챠(138만명)을 합친 것보다 많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글로벌 다운로드 건수 역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에 올해에만 약 5500억원에 이르는 금액을 한국 콘텐츠 제작에 쏟아부을 방침이다. 

 

 

 

 

 

 

사진/넷플릭스

 

 

 


5. 제작비 200억원으로 세계를 뒤흔든 한류 콘텐츠 

오징어게임은 사실 13년 동안 한류 콘텐츠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작품이었다.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게임을 지난 2008년 처음 구상했고, 2009년 극본으로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많은 투자자나 제작자로부터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외면받기 십상이었다.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일각에서는 "잔인하고 선정적이다" 등의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초대형 글로벌 콘텐츠를 탄생시키면서 세계적인 감독으로 유명세를 떨치게 됐다. 

9부작으로 제작된 오징어게임에 투입된 총 제작비는 200억원에 불과하다. 한 편당 25억원에 불과한 것이다.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을 320억원 수준으로 판권을 사들였다.

특히 넷플릭스의 종전 히트작인 '기묘한 이야기'와 비교했을 때 오징어게임의 성공은 주목할 만하다.

 

'기묘한 이야기' 회당 제작비는 1200만달러(약 142억원)으로 7분의 1도 못 미치는 제작비로 대히트를 친 것이다. 
황 감독은 이 같은 성과에 "넷플릭스가 금기를 깨고 있다"며 "오징어게임이 평생의 훈장이자 부담으로 따라다닐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미국 블룸버그통신도 적은 제작비로 콘텐츠의 저력을 보여준 한국 드라마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의 콘텐츠 생산 능력은 세계 속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할리우드에 필적한다"며 "한국 콘텐츠가 할리우드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한국에 진출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7700억원을 투자해 80여편의 콘텐츠를 만들어 세계 190개국에 전파했다.

 

이를 통해 일자리 1만6000여 개를 생산했으며, 5조6000억원 상당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이끌었다. 한류 콘텐츠에 대한 넷플릭스의 기대감은 연이어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잡으면서 오징어게임 이후 더욱 폭발할 전망이다. 

이에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에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가는 한편, 올해에만 10편 이상의 신작을 내놓는다.

 

▲백종원의 토크예능 '백스피릿'(10월 1일) ▲한소희 주연 '마이네임'(10월 15일) ▲동명 웹툰 원작 '지옥'과 예능 '신세계로부터'(11월) ▲김태호PD의 예능 '먹보와 털보'와 SF시리즈물 '고요의 바다', 일반인 연애예능 '솔로지옥'(12월) ▲김혜수 주연의 '소년심판'과 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내년 1월) ▲서현 주연 영화 '모럴센스'(내년 2월) 등이 또다른 신드롬을 예고하고 있다. 

오징어게임 인기에 힘입어 국내 OTT 플랫폼도 한류 콘텐츠 제작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웨이브는 오는 2025년까지 총 1조원 규모의 콘텐츠 제작비를 투입할 계획이며, CJ ENM은 OTT 플랫폼 '티빙'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1조원가량 콘텐츠에 투자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KT 또한 오는 2023년까지 OTT 시즌에 4000억원을 투입한다. 


업계 관계자는 "OTT 플랫폼은 190개국이 넘는 국가에 우리의 콘텐츠를 알릴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자 경험"이라며 "OTT 플랫폼을 통해 한국 콘텐츠의 세계적 성장은 물론 또다른 한류를 이끌어 내 재능 있는 아티스트들의 모든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평했다.

 


출처 : 중소기업신문(http://www.smedaily.co.kr)

 

 

 

 

 

 

 

 

 

오징어게임' 흥행에 신고점 찍은 넷플릭스, 월가 베팅은 어느쪽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상승 베팅에 참여하시겠습니까?"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넷플릭스(종목명:NFLX) 주가도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각)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넷플릭스는 619달러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뒤 전날보다 1.88% 오른 610.3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뛰면서 기술주 중심의 하락 흐름이 나타난 것과는 대조적으로, 넷플릭스 주가는 9월 들어서만 7.5%가 올랐고 7월 말 이후로는 18% 넘게 뛰었다.

 

코로나 펜데믹의 대표적 수혜주였던 넷플릭스는 지나치게 높아졌던 기대감 탓에 올해 들어 주가는 다소 부진한 성적을 보여왔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 흥행과 함께 주가가 사상 최고치로 오르면서 넷플릭스를 향했던 우려의 시선은 기대감으로 빠르게 반전되고 있다.

 

 

◆ 콘텐츠·가입자 기대감 UP

 

'오징어 게임' 돌풍을 계기로 넷플릭스의 콘텐츠 기대감이 커지면서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가입자 증가세와 매출이 다시 기지개를 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오징어 게임과 같은 히트작이 꾸준히 나오면 신규 구독자 유입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애널리스트 기타 란가나탄은 연초 둔화됐던 넷플릭스 가입자 성장세가 반전되고 있다면서 특히 오징어 게임 흥행이 사용자 성장을 견인하고 있음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명확히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집계와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기술 회사 이핏(Yipit)에 따르면 글로벌 다운로드 횟수는 올해 역대 최대로 늘었고 특히 아태 지역이 다운로드 증가 일등공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최근 넷플릭스 주가 랠리는 최근 여러 행사들을 통해 드러난 신규 콘텐츠 제작 및 모바일 비디오게임 사업 추진에 대한 넷플릭스의 강한 열망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분석했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 겸 콘텐츠 책임자는 최근 코드 컨퍼런스 행사에서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역대 최대 흥행작이 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해당 행사에서 사란도스가 추가로 언급한 수치들은 넷플릭스 콘텐츠 인기를 증명해주는데, 일례로 2018년 제작된 넷플릭스 공포영화 버드박스(Bird Box)는 개봉 첫 4주 동안 2억8200만 관람시간을 기록했다.

해당 영화 길이가 2시간 남짓임을 감안하면 1억4000만명이 관람을 한 것으로, 영화 관람 금액이 1인당 9달러 정도라고 가정했을 때 티켓 판매로만 12억50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셈이다.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그 정도의 흥행을 거둔 작품은 3편 정도에 불과하다.

 

넷플릭스 흥행 드라마 브리저튼(Bridgerton)의 경우도 개봉 첫 4주 동안 6억2500만 관람시간을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이번주 인기 게임 '옥센프리' 제작사인 나이트스쿨스튜디오(Night School Studio) 인수 소식도 공개해 게임 산업 진출 본격화를 예고했으며, 일주일 전에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 '마틸다'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로알드 달 스토리 컴퍼니(RDSC) 인수에 나서며 성장 기대감을 더했다.

 

한편 투자자들은 오는 19일 공개될 넷플릭스 3분기 실적을 통해 가입자 성장세와 향후 전망을 확인할 예정이다.

현재 넷플릭스는 3분기 중 350만명의 순가입자가 생겨 2분기 기록했던 150만명보다 성장세가 가팔라졌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매출은 74억8000만달러, 주당순이익은 2.55달러를 예상했다.

 

 

 

 

 

 

로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애널 평가는 일단 '합격점'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넷플릭스 주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는 분위기다.

다만 목표가를 통해 본 주가 상방 여지는 그리 크지 않은 수준이다.

에버코어 ISI 애널리스트 마크 마하니는 최근 넷플릭스 팬이벤트를 보면 앞으로 강력한 콘텐츠들이 잇따를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된다면서 넷플릭스에 대해 '시장수익률 상회' 의견과 함께 목표가를 695달러로 제시했다.

 

투자 전문매체 팁랭크스(Tipranks)에 따르면 넷플릭스에 대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최근 3개월 투자의견 제시 31명)의 투자의견 컨센서스는 '완만한 매수(Moderate Buy)'였다.

다만 이들이 제시한 목표가는 627.34달러로 상방 여지가 3%가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일주일 사이 투자의견을 낸 5명의 애널리스트들 중 에버코어의 마하니를 포함한 4명은 '매수'를 추천했고, 이틀 전 의견을 낸 벤치마크컴퍼니의 매튜 해리건은 '매도'의견을 제시했으나 목표가는 종전의 448달러에서 493달러로 상향했다.

 

 

 

 

넷플릭스 주가 1년 추이 [사진=구글] 2021.10.01 kwonjiun@newspim.com

 

 

 

 

kwonjiun@newspim.com

 

 

 

 

 

 

화면제공: 넷플릭스


국가를 가리지 않고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중국에서도 연일 화제다.

 

 

 

 

 

 

 

‘오징어 게임’ 속 달고나 게임에서 착안해 아내가 남편에게 남긴 쪽지 (출처: 웨이보)


‘오징어 게임’을 본 사람들이라면 바로 무슨 의미인지 눈치를 챌만한 이런 사진도 등장했다.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 사진 (출처: 웨이보)

 

드라마 장면을 패러디한 사진이나 영상들도 쏟아지고 있다.

 

 

 

 

 

 

중국 배우 우징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시비를 거는 듯한 모습이 밈으로 만들어져

유명한데, 같은 모습을 ‘오징어 게임’에 이용한 밈까지 등장했다. (출처: 웨이보)

 

 

 

 

 

오징어 게임' 中 열풍이 우려되는 이유

 

 

 


중국 유명 배우 우징(吴京)의 경우 원래 꾸중하는 듯한 표정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모습이 밈(meme: SNS 등에서 유행해 다양한 모습으로 복제되는 짧은 동영상 혹은 패러디물)으로 자주 만들어지곤 하는데, 이번에는 ‘오징어 게임’과 연관된 밈도 탄생했다.

중국의 ‘오징어 게임’ 열풍은 중국 대표 SNS 웨이보의 ‘오징어 게임’ 해시태그(#) 누적 조회 수만 봐도 알 수 있다.

10월 1일 오후 현재 16억 4천만이 넘었다.

 

 

 

 

 

 

 

 

중국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팔고 있는 ‘오징어 게임’ 상품들

(출처: 타오바오 갈무리)

 

 

 

 


그런가 하면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에는 이미 ‘오징어 게임’ 관련 상품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달고나는 물론, 드라마 속 인물들이 입었던 단체복, 통제요원 가면까지 판매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오징어 게임’을 어떻게 생각할까?

그런데 ‘오징어 게임’, 중국 당국의 입장에서 보면 문제가 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이 드라마는 한국 감독이 만든 한국 드라마다.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K-드라마에 대한 세계적 관심 자체가 커지는 중이다.

 

하지만 중국은 다르다.

잘 알려졌다시피 ‘한류’는 사드 배치 논의가 시작됐던 2016년 말 무렵부터 현재까지, 중국 내에서는 일종의 ‘금지어’다.

 

일명 한한령(한류 금지)은 지금도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 예능, 드라마, 영화 보려면 불법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징어 게임’ 연출과 각본을 맡은 황동혁 감독 (화면제공: 넷플릭스)

 


더구나 이번 드라마는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넷플릭스가 제작· 유통했다.

문제는 중국에서는 넷플릭스를 공식적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서비스를 중국 당국이 허가하지 않아서다.

(타이완과 홍콩은 제외)

 

그렇다면 ‘오징어 게임’을 본 사람들은 어떻게 이 드라마를 시청했을까?

모두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중국 당국이 불법으로 단속하고 있는 VPN(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가상사설망)을 이용해 시청한 것으로 추정된다.

쉽게 말하면 두 방식 다 중국이 하지 말라는 걸 하는 것이다

.

한류도 막았고(콘텐츠), 시청 서비스도 허락하지 않았는데(플랫폼), ‘오징어 게임’은 중국인들에게도 회자 되는 드라마가 됐다.

공식적으로 볼 수도 없는데 대단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화면 제공: 넷플릭스

 

 


화제성도 화제성인데, 드라마 내용도 중국 당국으로서는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것 투성이다.

사회적 약자들이 목숨을 걸고 게임을 하는 과정을 통해 현실 세계를 은유적으로 꼬집고 있는 이 드라마는 폭력적이거나 잔인한 장면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또 게임을 설계하고 즐기는 사람들, ‘없는 사람들’끼리 경쟁시키면서 공정을 논하는 사람들, 극 중 VIP로 불리는 지배 계층은 영어와 중국어를 사용한다.

 

 

 

 

 

 

 

 

화면 제공: 넷플릭스

 

 

 

 


한 마디로 ‘오징어 게임’의 내용도, 표현법도, 불법적인 시청방식도 모두 최근 중국 당국이 벌이고 있는 연예계 정풍(政風) 운동에 배치되는 상황이다.

연예계 정풍운동은 말 그대로 “잘못된 연예계 문화를 바로 세우겠다며” 중국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규제들이다.

실은 외부 세력이 문화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을 막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크다.

 

홍콩이나 타이완 독립을 지지하거나 중국 공산당에 반대하는 연예인, 외국 국적을 가진 연예인, 소득이 너무 많은 연예인 등이 이미 이 정풍에 휩쓸려 대중 앞에서 한순간에 사라졌다.

또 각종 팬클럽 게시판, 예능 프로그램도 ‘관리’에 들어간 상황이다.

 

 

■중국 한한령에는 어떤 영향 줄까?

중국 당국이 대대적인 정풍 운동에 시동을 건 이 시점에, 공식적으로는 볼 수 없는 한국 드라마가 화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내 ‘오징어 게임’ 열풍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 받을수록 역설적으로 중국은 한류를 더 경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중국으로서는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떨치는 한국 드라마에 더 경계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일이 앞으로 한한령을 푸는 데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너무 ‘잘 나가서’ 더 ‘무섭다’는 반응에 우리는 어떤 식으로 한한령(한류 금지)을 해결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진다.

 

 

 

이랑 기자 (herb@kbs.co.kr)

저작권자ⓒ KBS(news.kbs.co.kr) 

 

 

 

 

 

 


사진제공=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청자는 이제 의미분석 게임중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재차 설명하는 건 입아프다.

이미 볼 사람은 다 봤고, ‘N차’ 관람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분석 놀이가 더 각광을 받고 있다.

 

‘오징어 게임’ 속 각종 상징과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디테일들이 주목받는 모양새다.

‘오징어 게임’,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

#왜 456일까?

‘오징어 게임’ 속 목숨을 건 게임의 우승 상금은 456억 원이다.

하지만 ‘456’이라는 숫자는 이 때 처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찬찬히 기억을 훑어 보라. 

노모의 통장에서 돈을 빼내 친구와 함께 승마를 하러 간 기훈(이정재 분).

승리마를 맞춰 그가 받은 돈은 456만 원이다.

그리고 게임 참가자의 수도 456명.

그리고 그들이 받을 수 있는 최종 우승 상금 역시 456억 원이다. 

왜 황동혁 감독은 456이라는 숫자에 집착했을까?

그 해석은 징검다리 게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 시작 전 참가자들에게 순번을 정할 기회가 부여된다.

 

앞서 나간 이들은 중간 번호를 먼저 택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관전자들은 "역시 중간 번호가 먼저 나간다.

동물들의 본성"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각종 인터뷰에서 "10년 전 이 각본을 썼을 때는 1000명이 참가해 100억 원을 두고 경쟁하는 거였다.

그런데 10년이 지나니 100억 원이 작은 돈이 돼 상금을 올렸다.

 

역대 로또 당첨금 중 가장 큰 금액을 찾아보니 초창기 400억 받은 분이 가장 크더라.

누군가의 해석을 보니 1과 10의 중간이라는 분석이 나오던데, 해석해준 분의 창의성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황 감독의 말보다 시청자들의 해석이 더 설득력있게 들리는 건 왜일까?

그만큼 시청자들이 ‘오징어 게임’을 단순한 재미를 넘어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며 진심으로 다가서고 있다는 뜻이다.

 

 

 

 

 

 

 

 

사진출처=영상 캡처

 

 

 


#왜 빨간 머리일까?

‘오징어 게임’에서 우승한 기훈은 머리칼을 빨간색으로 염색한다

미용실에서 벽면에 붙은 포스터를 본 후 이 같은 선택을 한다. 갑작스럽다는 느낌도 든다.

‘오징어 게임’에서 빨간색은 상징적이다.

이 게임의 진행자들은 빨간 옷을 입고 있다. 일종의 권력의 상징처럼 느껴진다.

기훈이 지하철에서 만난 남성과 딱지치기를 할 때도 게임 설계자의 일원인 이 남성은 빨간색, 기훈은 파란색 딱지를 갖고 겨룬다.

 

이 장면은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에게 빨간약과 파란약을 두고 선택을 권하던 장면과 비교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게임의 최종 승자가 된 후 456억 원이라는 거액을 갖게 된 기훈이 이제는 ‘부를 가진 권력자가 됐다’는 의미로 머리색을 바꾼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내가 기훈이라면 미용실에 앉아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를 고민했을 때 ‘절대로 하지 않을 것 같은 행동’을 할 것 같았다"며 "그 상황에서 기훈이 할 수 있는 가장 미친 짓이 빨간 머리로 염색하는 것이었다.

그것에 기훈의 분노가 내재돼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왜 벽면에 게임이 그려져 있었을까?

‘오징어 게임’이 진행되는 내내 가장 큰 궁금증 중 하나는 ‘다음 게임은 무엇일까?’였다.

의료 사고를 저지르고 나락에 빠진 의사는 죽은 이들의 몸에서 몰래 장기를 적출해주는 대가로 다음 게임의 종목을 미리 들었다.

그런 경우 팀원 구성 등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썰미가 좋은 시청자들은 일찌감치 알아차렸다. 456명의 참가자가 자는 숙소의 벽면에는 그들의 참가하게 되는 종목이 이미 그려져 있다.

게임이 거듭돼 사망자가 늘고 그들이 자던 침대가 하나 둘 빠져나가고,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벽면에 그려진 종목이 훤히 드러난다. 

이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그 중 가장 설득력 있는건 ‘협동을 통한 인간다움을 중시하는 것’이란 해석이다. 징검다리 게임에서 강화유리와 일반유리를 구분할 줄 아는 기술자가 등장한다.

참가자들은 왜 미리 이를 알리지 않았냐고 성토하고 이 기술자는 "내가 왜요?"라고 반문한다.

누군가 죽어야 자신이 더 많은 상금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라 할 수 있다.

누군가는 벽면의 게임을 보고 다음 게임을 유추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공론화해 함께 난관을 헤쳐나가려는 이들은 없었다.

 

결국 ‘오징어 게임’은 타인을 배려하고 함께 살아가려는 기훈이 승자가 되고, 끝까지 이기적인 상우는 죽음을 맞는다는 결말을 통해, 인간다움을 강조하려 했다고 볼 수 있다.

 

벽면의 게임의 의미를 깨달은 누군가가 이를 이야기했다면 많은 이들의 허무한 죽음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몸으로 때우시면 됩니다."

어릴 적 게임을 하면서 어린이들을 이런 말을 자주 쓴다. "죽었다" "살았다"

단순히 게임에 졌을 뿐인데, "죽었다"는 극단적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징어 게임’은 이에 착안해 실제로 목숨을 건 게임을 제안한다.

‘오징어 게임’은 몸을 돈으로 치환하는 상징적 장면을 수시로 보여준다.

지하철에서 만난 남자는 기훈과 딱지를 치면서 질 때는 10만 원을 주지만, 돈이 없는 기훈에게는 "몸으로 때우라"며 따귀를 때린다. 

사채업자들은 어떠한가?

기훈을 찾아와 결국은 신체포기각서를 받아간다.

돈을 못 갚으면 몸이라도 내놓으라는 아찔한 경고다.

 

게임의 진행자 몇몇은 부패한 의사와 손잡고 시체의 장기를 내다 판다.
결국 ‘오징어 게임’은 물질 만능주의, 배금주의 앞에서 땅에 떨어진 인간의 존엄성을 꼬집는다. 

 

 

 



저작권자 © 아이즈(ize)

출처 : 아이즈(ize)(https://www.ize.co.kr)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 기훈(이정재 분).

사진│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증명한 돈 버는 방법

 

 

 

 

한국 드라마 첫 넷플릭스 전 세계 시청 1위 <오징어 게임>
자본주의 사회 내 돈이 지닌 정서의 보편성 겨냥
콘텐츠의 보편성, 넷플릭스 성장의 핵심 동력

 

 

박희아 대중문화전문기자ㅣ“그때도 꼭 지금처럼 교대로 불침번을 서가며 동료들과 공장을 지켰어요. 언제 경찰들이 쳐들어오나 벌벌 떨면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 주인공인 기훈(이정재 분)이 자신과 함께 게임에 참가한 일남(오영수 분)에게 한 말이다.

두 사람은 거대한 돼지 저금통에 하루하루 넘치게 쌓여가는 돈다발 아래에서, 우리 편이 아닌 다른 편의 사람들과 선을 긋고 자신들의 목숨을 지키려 고군분투한다.   

 

이 장면에서 기훈과 일남이 불침번을 선 이유가 자신들 때문인지 자신 때문인지 그 경계는 일견 모호해 보인다.

기훈이 털어놓는 자신의 과거는 그가 철없고 능력 없는 아버지이자 아들이 된 이유를 변명하지만, 여기까지 따지기에 시청자들이 마주한 이들의 모습은 너무 절박해서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

 

주인공들은 함께 팀을 이뤄 밤새 서로의 목숨을 지켜주고, 내일도 이어질 게임에서 서로를 응원하기 위해, 또 힘을 모아 앞으로의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 애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만든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시청 1위 올라

 

그러나 <오징어 게임>을 보는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

겉보기에는 극도로 절박한 상황에서 인간들이 오히려 이타심을 발휘하는 휴머니스트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여도 이 이야기의 본질은 휴머니즘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돼지 저금통, 즉 극단적인 자본주의의 상징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오징어 게임>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한 번쯤 꿈꿔봤을 한탕주의, 좀 더 자세히는 한탕주의를 꿈꾸게 만드는 불평등한 세상에서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되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자본주의의 원리에 대해 얘기할 때 지겹게도 소환되는 애덤 스미스가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한 번 더 자신의 이야기를 완벽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주장한 ‘보이지 않는 손’은 돈의 흐름을 만들어내지만 궁극적으로 그 흐름을 타고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이고, 결과적으로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가 나뉘며 사회의 분열을 초래한다. 

 

갖지 못한 자들 중 누군가는 가진 자를 증오하고, 가진 자를 동경하게 된다.

<오징어 게임>에서 이런 흐름에 가장 악독한 태도로 몸을 맡긴 사람은 상우(박해수 분)다. 작가는 상우를 통해 가진 자를 동경했던 이가 가진 자가 된 뒤, 모든 것을 잃고 목숨까지 걸어가며 다시 그 자리를 차지하고자 하는 열망에 휩싸인 인물을 그린다.

 

그가 고작 구슬 열 개를 걸고 사기를 치는 모습에서 우리가 사는 이 세계에 대한 허무를 발견할 수 있는 까닭이다.     

 

 

 

 

 

 

 

▲ <오징어 게임> 공식 포스터 

 

 

 

 

돈. 돈은 일국 안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수단으로 쓰이거나 은행의 환율 그래프에서 사용될 때나 화폐라는 재화로 쓰인다,

 

하지만 지금 넷플릭스라는 거대한 플랫폼을 통해 연결된 사람들에게 돈이란 재화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정서다.

가족에 대한, 친우에 관한, 여기에 장유유서라 얘기하는 유교적 개념이 포함된 한국 특유의 정서가 가장 진하게 우러난 6화에 대한 서구권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국경과 인종 넘은 '돈'에 대한 정서적 보편성

 

돈은 이 관계를 모두 휘두를 수 있는 기민하고 열정적이며 반면에 불길하기도 한 성질을 모두 표출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가장 서정성이 부각된 6화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거나 무겁게 만드는,마음껏 주무르는 존재가 된다.

 

스릴러 장르물이 지녀야 할 잔혹한 설정, 이 설정을 구체화해줄 세트의 정교함,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 등과는 별개로 <오징어 게임>이 인기를 끈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돈’이라는 존재가 지닌 정서의 보편성 때문이다.      

 

분명 지금 <오징어 게임>은 분명 전 세계 넷플릭스 이용자들에게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콘텐츠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인기 순위 1위에 올랐고, 넷플릭스에 공급된 한국 콘텐츠 중 역대 최고의 흥행 성적을 올렸다.

 

그럼에도 정작 한국에서는 “생각보다 재미없다”

혹은 “재미있기는 한데 이 정도로 흥행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는 평이 나오고, 오히려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D.P>에 “군대에서 있을 법한 일이라 재밌게 봤다”며 좋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의 기형적인 군대 문화를 다룬 <D.P>의 정서를 해외에서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의 10대 청소년들이 달고나 만들기에 열광하며 플라스틱 국자에 설탕을 녹이고 있는 지금,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의 한국인 사용자들에게 얼마만큼 호응을 얻고 있는지, 어떤 평을 듣고 있는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넷플릭스, 보편성 담보로 콘텐츠 플랫폼 경쟁 우위 전략

 

중요한 것은 그저 달고나를 만들어 보겠다고 스테인리스 국자가 아닌 플라스틱 국자에 무턱대고 설탕을 녹인 외국인들의 모습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게임 암호로 설정해놓고 즐거워하는 그들의 모습이야말로 <오징어 게임>에 대한 수많은 대중의 평가 그 자체다.

 

이제 넷플릭스는 어떤 국가가 만든 콘텐츠에 담긴 보편적 성질을 전 세계를 상대로 실험하는 거대한 플랫폼이 되었다.

동시에 유튜브보다 더 질 높은 콘텐츠로, 심지어 더 빠른 속도로 흥미로운 리액션을 양산해 내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이 말인즉슨,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를 통해 얻은 이득보다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을 통해 얻은 이득이 훨씬 더 크다는 뜻이다. 자, 우리는 <오징어 게임>의 흥행을 통해 또 한 번의 커다란 변화를 마주하게 되었다. 당신은 이제 어떤 플랫폼에 돈을 쓸 것인가?

아니다. 그전에,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 물어야겠다.

 

 

 

 

 

편집국 기자 itnno1@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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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적인 비주얼을 완성한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