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언론과 시사

재정 통한 빚잔치 끝났다”… 새 성장동력 ‘돈줄’ 찾아야

 

 

 

 

 

 

 

 

 

사진=뉴시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재정 통한 빚잔치 끝났다”… 새 성장동력 ‘돈줄’ 찾아야

 

 

 

 

나랏빚 1000조…거시경제 새판짜야
팬데믹 위기 속 사상 첫 6번 추경
재원 대부분 국채 발행으로 충당
文정부 확장재정 기조 계속되면


8년 뒤 국가채무 2000조 가능성
“국가채무 한도 규정 재정준칙 시급”
정부는 탄소중립 성장동력 제시
일각 “기술 미비… 현실적 어려움”

“고령화시대 맞는 제도 개선 불가피

수입과 지출 맞추는 균형화” 강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전 세계 각국의 경제정책에 변화를 가져왔다.

정부는 지출을 늘렸고, 중앙은행도 돈을 풀었다.

확장적 재정정책과 양적완화다.

이는 코로나19 충격에 빠진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마지막 보루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도 미증유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의 역할을 주문했다.

2년여에 걸친 이 같은 정책은 이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시기를 맞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재정과 통화 정책의 정상화가 선행돼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코로나19 위기까지 이어지며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양의 돈이 풀린 상태다.

 

정부 지출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극복에 올인하다 보니 전시 수준으로 재정지출을 늘렸고 그 결과 국가채무 비율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결국 유동성과 재정지출 정상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는 기회가 아닌 위기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토대 위에서 탄소중립·디지털 기술과 같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코로나 위기 극복 위해 확장적 재정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수많은 국가가 재정지출에 크게 의존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선진국 정부부채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코로나 위기 이전인 2019년 말 108.6%에서 2020년 말에는 135.9%로 상승했다. 그만큼 국가별 정부 지출이 컸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2년 새 6번의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120조원에 달하는 재정을 투입했다.

필요한 재원은 대부분 적자국채 발행으로 충당했고, 추가 세수를 활용하기도 했다.

 

 

 

 

 

 

 

 

 

 

 

 

 

그 결과 국가채무는 빠르게 상승했다.

지난 9월 기준 국가채무는 963조9000억원에 달한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47.2%에 달한다.

 

문재인정부 초기인 2017년 36%에 불과했던 국가채무비율이 4년 만에 10% 이상 뛰었다. 내년 국가채무는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정부의 확장재정 기조가 계속될 경우 8년 뒤 국가채무가 2000조원까지 올라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국가예산정책처가 펴낸 ‘2021∼2030 중기재정전망’을 보면 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이어지는 ‘현상 유지’ 시나리오 결과 2029년 국가채무가 202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75.2%에 달한다. 예산정책처는 “현상 유지 시나리오에서는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5% 수준을 유지하는 등 경제위기 때 경험한 높은 적자 수준이 지속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지출 통제와 세입 확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가채무 상승 가능성이 있으므로 한국형 재정준칙 등 재정규율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재정준칙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형수 K-정책플랫폼 원장(전 조세재정연구원장)은 지난달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의 재정건전성 진단과 과제’ 세미나에서 “한국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아동수당 확대,

 

기초연금 인상 등 한번 늘리면 줄이기 어려운 항구적 복지지출 비중이 높아져 재정 악화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한도를 법으로 규정하는 재정준칙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테이퍼링 시작… 통화정책 정상화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 8월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 미팅에서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올해 안에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는 ‘테이퍼링’ 가능성을 시사했다.

 

테이퍼링은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궁극적으로 금리 인상을 준비하는 사전 단계다.

통화정책의 정상화는 궁극적으로 정책금리 상승을 뜻한다.
한국은행은 이미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15일 국정감사에서 “11월 금리 인상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수차례 인상을 시사했다.

 

한은이 공개한 제20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10월12일 개최)에 따르면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밝혔다.

여기에 내년 1월 추가로 인상에 나서는 등 내년 말 기준금리가 연 1.75%까지 높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치솟는 물가를 제어하고 빨라지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억제하기 위해서다.

◆비대면·디지털·탄소중립 핵심 변수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재정·통화 정책의 정상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야 하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어갈 핵심 변수로 디지털 기술과 탄소중립을 꼽고 있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지난달 29일 국제재정포럼에서 “경제·사회의 패러다임이 바뀌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또 다른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며 “지금 이 순간이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재정혁신의 기반을 마련할 때”라고 말했다.

 

최 실장은 이어 “디지털 기술과 탄소중립은 미래 경제와 사회를 위한 핵심 변수”라며 “이와 같은 변수들은 변화를 이끌어야 할 재정당국이 한층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해준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 2050년에는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확정했다.

기후대응기금은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에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기후대금기금을 신설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목표가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학계에서는 탄소중립위원회가 내놓은 구상이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두고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인구절벽’으로 4대 공적연금 지속 불가능”

 

“4대 공적연금 제도가 지속 불가능 상태에 이르렀다.

적립금 고갈 문제의 직접적 원인은 저출산·고령화인데, 당분간 인구구조의 획기적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인구 고령화 시기에도 제도가 지속할 수 있도록 개편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김용하(사진)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지속가능한 재정을 위해 4대 공적연금의 국고지원을 가능한 자제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위원, 한국경제연구학회장, 한국사회보장학회장 등을 역임한 연금 및 복지 정책 분야의 전문가다.

지난 1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그는 “우리나라 4대 공적연금 제도는 심각한 재정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인연금은 1977년쯤, 공무원연금은 2000년쯤 각각 적립기금이 고갈돼 매년 재정으로 메꾸고 있는데, 내년 기준 재정적자 보전액이 각각 3조원, 2조9000억원에 달하며 적자폭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 커질 전망이다.

 

사학연금과 국민연금은 아직은 적립기금이 증가하고 있지만 점점 수급자가 늘어나면서 각각 2049년, 2057년쯤이면 적립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교수는 “적립기금 고갈 문제는 과도한 ‘저부담·고급여’ 구조 때문인데, 건전성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보다는 지금 당장 쓰고 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국민연금은 낸 돈 대비 1.88배,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은 2배, 군인연금은 3배 정도를 돌려받게 돼 있다.

처음에는 연금수급자가 없어 적립기금이 쌓이지만 일정 시점이 되면 결국 적립기금이 바닥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비해 민영보험은 ‘사업비’를 내야 하므로 실제 낸 돈보다 적게 돌려받는다.

그는 “국민연금의 경우 ‘2030세대’가 2050년, 2060년이면 수급 시기인데, 지금 제도로는 그때 적립기금이 고갈돼 연금을 못 받을 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공적연금 등 사회보험료 비용 부담 변화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산물이자 세대 간 공정성 문제와 직결돼 있어 보험료 인상 자체를 마냥 늦출 수 없다”며 “현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도 공감할 수 있도록 지금 제도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해결책으로 수입과 지출을 맞추는 ‘균형화’를 제시했다.

이미 적립금이 고갈된 군인연금과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을 고려하면서 국고 보전액을 줄일 수 있도록 부담·급여의 균형을 맞추고,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은 적립금이 고갈되지 않도록 부담 수준을 높여 수지균형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반 국민이 보기에 공무원연금 등이 국민연금보다 급여 수준이 높은데 낸 것에 비해 많이 받는 데다 수조원씩 국고 보전을 하니까 결국 일반 국민이 세금으로 부담하는 것이라 화가 나 있는 상태”라며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균형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안용성, 우상규 기자 ysah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한국 경제 성장엔진 식어가는데… 정치권은 선심공약 남발

 

 

 

 

국제경제기구 잇단 ‘경고음’


가채무비율 2026년 66.7%
35개 선진국 중 최대 상승률
9년 뒤 잠재성장률 연 0.8%


OECD “38國 중 加와 꼴찌”

‘정책 변화없이 現유지 경우’ 전제
저출산 고령화에 생산인구 감소
복지 지출 늘고 세수 기반은 약화
文정부 내년 나랏빚 1000조 전망
한·미 증시 디커플링 현상도 심화

 

 

 

 

국제경제기구들이 한국 경제에 대해 잇따라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지금 상태로라면 성장잠재력은 0%대로 떨어지는 반면, 국가채무는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란 우려다. 성장동력을 잃고 빚더미에 빠지게 될 것이란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치권에서는 재정 상황에 대한 꼼꼼한 점검 없이 양대 정당 대선 주자들이 나란히 ‘선심성 정책’ 경쟁에 뛰어들었다.

경제가 정치 논리에 휘둘리면서 나라 살림살이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작성한 ‘재정점검보고서(Fiscal Monitor)’를 살펴보면 2026년 우리나라의 일반정부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66.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말 기준 GDP 대비 일반정부 채무비율인 51.3%보다 15.4%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 같은 상승폭은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35개국 중 가장 크다.

같은 기간 35개 선진국의 GDP 대비 채무비율은 121.6%에서 118.6%로 3.0%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관측됐다.

 

채무비율만 놓고 볼 때 우리나라는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상승폭만 놓고 보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빚의 증가속도가 가장 가파르다는 뜻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 등으로 구성된 주요 7개국(G7)의 GDP 대비 채무비율은 139.0%에서 135.8%로 3.2%포인트 하락한다.

GDP 대비 채무비율 상승 폭 2위인 체코가 8.7%포인트, 3위인 벨기에가 6.3%포인트인 점을 감안하면 10%포인트대로 상승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경기도의 한 산부인과 병원 신생아실의 아기 침대 대부분이 비어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세종=안용성 기자, 조희연, 남정훈 기자 ysah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21년 11월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답변 자료를 살펴보며 이마를 만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생산가능인구 감소도 겹쳐… 점점 쪼그라드는 한국경제

 

 

 

OECD “2035년 이후 한국 잠재성장률 1% 아래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준 잠재성장률은 2035년(0.96%) 이후 1% 밑으로 추락하게 된다.

이후 2044년에 0.62%로 최저점을 찍는다.

OECD 38국 중 꼴찌다.

 

그 뒤로는 다소 나아지지만 미래 잠재성장률 전망 마지막 해인 2060년에도 0.94%로 1%를 회복하지 못한다.

미국(0.96%), 일본(1.32%), 중국(1.79%)보다 낮다.

OECD 국가 평균(1.24%)과 주요 20국(G20) 중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나라들의 평균(1.14%)을 하회한다.

 

OECD는 “코로나 사태가 유발한 성장세의 하락과 반등 이후에는 OECD 국가와 G20·개발도상국 모두에서 성장세가 다시 점진적으로 둔화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성장세는 인구구조가 변하고 생산성 향상이 둔화하면서 대체로 하락해 왔고 정책 변화가 없다면 향후 수십 년간 계속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의 잠재성장률 하락세는 다른 나라보다 급격하게 진행된다는 것이 OECD 전망이다.

김원식 건국대 교수는 “인구가 줄어 잠재성장률은 떨어지고, 일해서 세금 내는 사람이 줄어 국가채무는 늘어날 것이란 국제기구들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각국의 잠재성장률 전망

 

 

 

 

적자성 국채 발행액·잔액 추이

 

 

 

 

◇2019년부터 줄어들고 있는 생산가능인구

그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장기적으로 0%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는 끊이지 않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2.2% 수준인 잠재성장률이 10년 내 0%대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금융연구원도 2030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0.97%로 0%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OECD는 이 같은 추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장기화될 것으로 본 것이다.

 

OECD는 이번 미래 잠재성장률 예측에 ‘현 상태의 정책이 유지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효과를 보지 못하는 저출산 고령화 대책, 복지 확대를 위한 재정 지출 확대가 그대로 이어지고,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개발 등이 없다면 성장률 하락은 피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가파른 인구 감소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생산가능인구(15~64세) 수는 2019년부터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 중 경제활동이 활발한 핵심생산가능인구(25~49세)는 2008년 2101만명으로 정점에 올라선 뒤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14년부터 2000만명을 하회한다.

 

생산할 사람이 줄면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줄고 경제 성장의 맥박은 느려진다.

복지 지출로 인한 재정 부담이 커지는 반면 세금 낼 사람이 줄어 세입 기반은 약화된다.

일할 사람은 줄어드는데 돈 쓸 곳은 늘어나면서 성장률이 둔화한다는 의미다.

 

◇노동생산성은 G7의 3분의 2에 그쳐

노동의 투입이 감소할 수밖에 없고, 자본 투입은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생산성을 높여 잠재성장률을 회복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영국계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최근 ‘한국-앞으로 30년’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우 전반적인 노동생산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며 특히 서비스 분야에서의 생산성은 정부의 과도한 규제 탓에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시간당 생산성은 41.8달러로 10년 전(32.1달러)에 비해선 상당 부분 올라왔다.

하지만 여전히 OECD 38국의 평균(54달러)에 미치지 못하고, 주요 7국(G7)의 평균인 65달러의 3분의 2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비교 가능한 OECD 37국 중 한국보다 생산성이 낮은 나라는 콜롬비아(16.4달러), 멕시코(20.2달러) 등 8국에 불과하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노동과 자본은 투입량 확대의 한계가 뚜렷해, 성장 잠재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총요소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며 “이를 높이려면 기업 규제를 개혁하고 세제 지원을 더해 연구·개발(R&D)과 기술 발전을 촉진하는 정책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김정훈기자

 

 

 

 

 

 

 

유영규기자

 

 

 

 

 

 코로나19 직격탄에 자영업자 휘청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폐업한 상점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1.10.11 uwg806@yna.co.kr 

 

 

 

 

 

 

 

4일 오후 서울 강동구청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2021 강동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

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2030년부터 韓 잠재성장률 0.8%···38개국 中 꼴등

 

 

OECD 장기 재정 전망 보고서

2007~2020 2.8%에서 급락

한은도 성장 둔화 가능성 경고

 

IMF "2026년 韓부채 GDP 67%"

나랏빚 증가 속도는 세계 1위

기업 생산성 높일 규제 개혁 시급

 

 



국가 경제의 기초 체력인 잠재성장률이 2030년부터 2060년까지 0%대로 추락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에서 최하위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코로나19 충격뿐 아니라 비효율적인 노동시장 문제와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기업 활력 둔화 등 여러 가지 구조적 문제가 맞물리면서 나타난 총체적 문제다.

 

이렇듯 성장 엔진이 멈출 수 있다는 경고가 국내외에서 쏟아지고 있지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 개혁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8일 OECD가 발표한 2060년까지 재정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정책 대응 없이 현 상황이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경우 우리나라의 2030~2060년 1인당 잠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간 0.8%로 추정된다. 이는 분석 대상인 38개국 중에서 캐나다(0.8%)와 함께 가장 낮은 수준이고 전체 평균 1.1%보다도 낮다.

잠재성장률은 인플레이션 같은 부작용 없이 노동력이나 자본 등 생산요소를 투입해 국가 경제가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경제성장률을 말한다.

OECD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2000~2007년 3.8%에서 2007~2020년 2.8%, 2020~2030년 1.9%까지 낮아지더니 결국 2030~2060년에는 0.8%로 0%대까지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OECD는 경제활동인구 비율 측면에서 잠재성장률을 0.7%포인트 낮출 것으로 봤는데 이는 인구구조 변화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에 가장 큰 충격을 준다고 본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84명까지 낮아졌을 뿐 아니라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어지는 인구 데드크로스도 나타난 상태다.

 

OECD는 “성장세는 인구구조가 변하고 생산성 향상이 둔화하면서 대체로 하락해왔고 정책 변화가 없다면 향후 수십 년간 계속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성장 동력 둔화는 한국은행에서도 우려하고 있는 문제다. 한은은 코로나19 충격으로 2021~2022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평균 2%까지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대내적으로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구조적 문제가 누적돼 있는 상태에서 코로나19 충격이 겹치면 성장 잠재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도 향후 10년 안에 잠재성장률이 현재 수준보다 낮은 0%대로 진입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viewer

 

 

 



문제는 성장 동력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떨어지는데 나라 빚이 늘어나는 속도는 가장 빠르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재정점검보고서를 통해 2026년 한국의 일반정부 부채가 GDP 대비 66.7%로 올해 말(51.3%)보다 15.4%포인트나 높아질 것으로 봤다.

 

이는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35개국 중에서 가장 크다.

생산성 하락과 정부 확장 재정이 겹치면서 재정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인구구조 변화를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은 만큼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규제 개혁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지만 구체적인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총요소 생산성이나 자본 투입 등을 확충할 수 있는 신성장 산업에 대한 지원 강화나 기업의 투자 여건 개선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총요소 생산성은 노동·자본 등 물적 생산요소 투입으로 설명되지 않은 기술 발전과 같은 요인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더라도 산업에 적용하려면 주요국보다 2~3배 많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각종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양극화, 주택 문제 등에 대응하면서 에너지가 분산돼 잠재성장률 증가에 필요한 정책적 역량이 부족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1997년 외환위기에도 3차 산업혁명에 효율적으로 대처한 경험을 되살려 이번 4차 산업혁명 전환기에도 규제를 대폭 간소화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국민연금공단에서 고객이 상담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사진=한경DB

 

 

 

 

사회보험 개혁 더 미루지 말라"..인구 변화가 보내는 경고

 

 

 

 

본격화된 저출산의 위협 ‘위험해진 사회보험’

 

물구나무서기는 넘어질 수밖에 없다. 아래는 가볍고 위가 무겁다면 버텨 낼 재간이 없다.

분수도 가분수보다 진분수가 안정적이다. 인구도 마찬가지다.

성별·연령별 인구구성을 그래픽화한 인구피라미드는 삼각형일 때 사회유지를 위한 지속가능성을 높인다.

 

고도성장을 견인해온 인구보너스의 힘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피라미드 같은 삼각형은 애시당초 끝났다.

아직은 거대한 중년인구가 유·노년을 떠받치는 방추형(위·아래가 좁은 원통형)이나, 곧 역삼각형으로 전환된다.

 

감사원의 인구정책 감사결과 수정된 미래예측을 보면, 한 세대 후인 2047년이면 역삼각형이 한층 뚜렷해진다.

 

최근 4~5년의 충격적인 저출산을 반영하면 역삼각형의 하중부담은 버텨 내기 힘들 정도다.

사회근간은 세대부조로 완성된다.

중년세대가 자녀양육·부모봉양을 책임지는 가족체계처럼 일하는 현역인구가 취약한 고령·유년인구를 떠받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생산가능인구의 탄탄한 유지공급을 국력의 기본토대로 본다.

반대로 출생에 따른 인구공급이 적어지면 위기신호로 해석된다.

수명연장의 초고령화까지 반영하면 부양부담의 무게·범위는 한층 가속화된다.

사회근간이 뿌리째 흔들린다는 뜻이다.

 

우선적인 갈등지점은 세대부조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인 복지훼손에서 시작된다.

한국이 자랑하는 5대 사회보험 모두 보험료는 줄고 급부비는 늘기 때문이다. 내는 건 적고, 받는 게 늘면 유지불능은 당연지사다.

당면한 삶을 뒤흔들 인구변화의 심각한 후폭풍이다.

 

 

 

 

 

 

 

 

 

여가 생활을 즐기고 있는 노부부. 게티이미지뱅크

 

 

 

경고등 켜진 5대 사회보험의 본격위기

 

 

 

 

이미 세대부조형 사회체계는 위험수위를 넘겼다.

파괴적인 저출산이 인구구조를 급속도로 가분수화시켰기 때문이다.

시점의 문제일 뿐 넘어지는 건 예고된 상태다.

실제 5대 사회보험 가운데 재정악화에서 비켜선 건 하나도 없다.

 

그나마 국민연금이 아직은 ‘보험료>급부비’로 흑자지만, 적자전환과 기금고갈의 타이밍은 갈수록 앞당겨진다.

시점단축은 추계 때마다 반복된다.

최근 본격화된 베이비부머의 대량은퇴도 지급불능의 연금위기에 직면했음을 뜻한다.

 

연평균 85만 명의 1955~75년생(1,700만 명)이 향후 20년에 걸쳐 새롭게 연금수급자로 가세한다.

특히 상당수는 고액수급일 확률이 높다.

가입기간이 긴 데다 만액조건을 두루 갖춘 건 물론 소득비례로 보험료 자체가 높다.

 

정규직에 맞벌이면 더더욱 되돌려줄 수급비는 증액된다.

푼돈에 불과해 용돈연금으로 불리던 예전의 국민연금이 아닌 것이다.

지금 쌓고 있다고 안심해선 곤란하다.

댐을 무너뜨릴 작은 틈일 때 보강작업을 서두르는 게 맞다.

 

국민연금 적립금은 908조 원에 달한다(2021년 2분기 말). 세계 3대 연기금에 속하는 엄청난 기금규모다. 2022년 예산안(604조 원)보다 많다.

다만 30여 년 후면 1,800조 원까지 육박하다 가파르게 소진될 전망이다.

쌓는 건 완만해도 주는 건 급경사라 정점 이후 10여 년을 버텨 낼지 염려스럽다.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작업을 미룰수록 붕괴압박은 당겨질 수밖에 없다. 솔직히 털어놓고 고통분담을 일궈내도 장기지속이 구조적으로 어려운 판에 지금처럼 회피해선 그 끝은 뻔하다.

건강보험조차 갈수록 난항세다.

 

팬데믹 후 진료행렬이 줄며 최근 반짝 흑자를 내고 있지만, 장기추세는 적자가 확실시된다. 정상화되면 다시 적자전환(2018년)이 불가피하다.

 

최근 보험료가 늘어도 적립금은 줄어드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급격한 고령화 탓에 장기요양보험은 2017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고령인구를 중심으로 간병·의료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1,700만 베이비부머의 유병노후 분기점(±75세)까지 10여 년이나 남았는데도 벌써 고령특화의 장기요양보험이 적자란 건 중대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정도 차이가 있을 뿐 사실상 모든 사회보험의 유지불능은 시작됐다.

 

 

 

 

 

 

 

 

세대 간 갈등. 게티이미지뱅크

 

 

복지제도의 개혁압력과 파괴적 후폭풍

 

유지불능이면 지속가능을 논의·실험하는 게 상식이다.

세대부조형 사회체제의 재구성 미션이다.

많은 노력을 했으나, 아쉽게도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일각에선 직무유기란 격한 평가까지 내린다.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더는 곤란하다.

매년 세계기록을 깨는 압도적 꼴찌의 초저출산은 이미 세대부조를 못 믿는 청년세대의 날선 공격과 같다.

신음해도 무시하니 나홀로 잘사는 새로운 삶을 찾는다.

 

MZ세대에게 사회보험은 해괴한 외상장부이자 기묘한 부양숙제일 따름이다.

근본적인 대개혁 없이 미래주인을 설득할 논제는 없다.

괴롭고 성가신 일이나 회피할 여유도 없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타이밍이다.

 

정치·정책당국은 ‘실리 vs. 명분’을 재검토하되 개혁방향이 ‘지속가능성’임을 잊어선 안 된다.

시간이 없다.

사회보험(보험·연금)의 재정상황은 급속도로 악화된다.

빚잔치는 추계보다 한층 앞당겨진다.

 

2~3년 후면 버텨 왔던 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의 기금고갈마저 가시화된다.

2020년 연금(국민·공무원·군인·사학연금)·보험(건강·고용·산재·장기요양)에만 19조 원의 세금이 지원됐다.

 

본인부담의 사회보험이라 재정지원의 이유가 없음에도 안 주면 버텨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2022년 대선 이후 관련개혁은 본격화할 전망이다.

5년 단임의 대통령제를 볼 때 막강한 권력이 발휘되는 1~2년차가 아니면 힘을 받기 어렵다.

단 복지개혁을 위한 리더십의 의지·능력이 있을 때의 시나리오다.

 

수술방에 들어가면 어영부영해선 곤란하다.

저항조직·반발세력에 휘둘려도 패착이다.

확실한 스케줄과 섬세한 개혁안으로 강력하고 우직하게 신시대형 세대부조 복지시스템을 갖추는 게 좋다.

연금은 일원화(국민+직역) 후 고부담·저급여에 맞춰 평평한 부담·수급체계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보험은 비용(본인부담)과 혜택(잠재위기)을 설득적으로 매칭해 고갈압력에서의 구조적 탈피가 권유된다.

필요하면 연령을 세분화한 부담·급여의 단계별 적용방식도 바람직하다.

정년연장 및 고령기준의 조정과제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하나같이 쉽잖은 정책과제다.

 

손쉬운 개혁이었다면 지금껏 방치됐을 리 없다.

그만큼 만만찮은 후폭풍을 낳는 이슈다.

 

표를 잃는 일이라 미루기만 해왔던 폭탄돌리기는 끝낼 때다.

유지만 된다면 세대부조형 사회보험은 괜찮은 아이디어다.

인구증가·고도성장의 시절을 떠받친 일등공신이다.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로 보험을 꼽듯 사회공조는 개인불행을 이겨낼 몇 안 될 묘책이다.

 

지속가틍한 세대부조의 전제조건

 

사회부조가 세대전쟁의 격전지로 전락했다.

노청(老靑) 간은 공경·자애보다 외면·질타에 익숙하다.

바통 교환의 계주경기로 달려온 사회를 제각각의 딴짓이 매섭게 위협한다.

 

바통을 쥔 기성세대는 줄 생각이 없고, 받아야 할 후속주자는 라인 자체를 벗어난다.

집값 사태처럼 개인의 합리적 선택이 사회의 비효율을 낳는 구조다.

정책단위의 중재·유도가 시급하다. 2019년 특별추계의 데드크로스(출생·사망 역전) 현실화는 세대부조의 불능경고가 10년(애초 2029년)이나 앞당겨졌음을 보여줬다.

 

지금처럼의 인구변화라면 100년 후(2117년) 총인구가 1,510만 명까지 쪼그라든다고 덧붙인다.

바통 단절은 사회붕괴를 뜻한다.

복지대국까진 아니나 기능부전에 빠진 세대부조형 안전장치의 개선·보완은 필수다.

개별대응으로 맡겨본들 상황은 마뜩찮다.

 

자원배분의 왜곡과 신뢰자본의 손실만 낳는다.

향후 2~3년은 지속가능한 세대부조를 위한 마지막 기회다.

세대부조 없는 사회구조는 없다.

선진국 대부분이 사회보험과 인구대책을 최우선 통합의제로 채택한 이유다.

 

무엇보다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이대로면 사회보험이 멈춰 선다는 공감에서 개혁작업은 시작되는 게 옳다.

5대 사회보험은 본인부담·본인수급이 원칙이다.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서비스·공공부조의 최소안전망(National Minimum)은 몰라도 연금·보험은 신중한 혈세투입이 좋다.

 

인구구성의 노청 역전이 세대부조를 훼손한다고 세금으로 메우면 속 편한 포퓰리즘과 같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계속될 수 없다.

또 퍼주기는 쉬워도 메우기는 어렵다.

결국 정부개입보단 제도개혁이 상식이다.

 

쌓아서 받아가는 적립식이 힘들면 보험료·급부비를 맞춘 부과식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요율인상도 마찬가지다.

얘기인즉슨 세대별 유불리를 정밀히 배분하라는 뜻이다.

동시에 기금관리용 구조조정부터 보장수준·부정회피를 위한 균형회복도 요구된다.

 

사회보험은 근로소득과 비례하기에 길게는 성장동력의 지속확보도 필요하다.

빡빡해진 호구지책에 사실상의 증세(사회보험=준조세)까지 더해지면 세대부조는 더 힘들어진다.

영국처럼 사회투자를 통한 복지산업화가 잠재후보다.

 

흔들리는 사회보험은 인구변화가 던진 실체적 당면위협이다.

지금 응급실엔 근본수술 없는 대증요법으로 내성을 키워 온 환자가 누워 있다.

현명한 의사의 확실한 판단이 간절하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한국일보 www.hankookilbo.com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26차 유엔기후변화

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각국 대표들이 의자에 앉아 블라블라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COP26

 

 

기후변화가 아니라 체제변화를

 

 

[인권으로 읽는 세상] 기후변화당사국 총회(COP)는 이제 그만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영국 글래스고에서 한창 열리고 있다.

한 달 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청소년기후정상회의에서 그레타 툰베리는 정치 지도자들이 지난 30년 동안 국제회의장에 모여 "녹색경제, 더 나은 재건 블라블라블라~만 반복하며 거짓 약속을 하며 행동하지 않았다"고 일갈했다.

 

이번 당사국총회는 다를 수 있을까?

당사국총회(COP)는 1995년 처음 열린 뒤 매년 개최되어 왔지만, 이번 회의는 2015년 체결된 파리협약이 발효되는 첫 해에 열리는 회의이다.

 

지난 몇 년 사이,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가 확산되고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파리협약에 따라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얼마나 줄일 것인지를 전 세계에 처음 밝히는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혹시나 했던 기대감은 역시나 하는 익숙한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다.

 

국제기후회의에서 26년째 반복되는 이 지긋지긋한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이제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

 

감축계획에도 늘어만 가는 온실가스 배출량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지난 9월 '파리협정에 따른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종합보고서'를 발표했다.

191개국 중 164개국이 제출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분석한 결과,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0년 대비 16.3%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절망적인 결과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묶어두기 위해서는 2010년 대비 최소 45% 이상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IPCC 특별보고서의 권고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감축 계획을 모았는데, 오히려 예상 배출량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흔히 유럽과 미국 중심으로 보도되는 온실가스 감축목표치의 상당량이 중국, 인도, 브라질과 같은 개도국들에게 전가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번 당사국총회에 인도(연간배출량 3위)는 감축목표치 제시를 거부했고, 중국(연간배출량 1위)은 2030년 전에는 감축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영국은 1990년 대비 68% 감축안을 내며 가장 큰 폭의 감축안을 냈는데, 이는 금융, 서비스업 중심으로 경제를 재편하면서 상품 대부분을 개도국에서 수입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상품을 엄청나게 소비하는 서울에 공장이 없다고 해서 온실가스 배출의 책임이 없는 건 아니다.

 

또한 세계 인구의 35%를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은 고스란히 온실가스 배출증가로 이어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1인당 배출량은 미국의 1/8 수준이다.

이러한 개도국들의 탈탄소 사회 전환을 위해 2009년 COP15에서 선진국들이 개도국에 지원하기로 한 전환비용은 작년까지 1조 달러가 모여야 했지만, 현재 770억 달러에 불과하다.

 

오히려 미국, 호주와 같은 국가들은 막대한 양의 화석연료(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수출하기에 바쁘다. 그렇다고 개도국이 발전권을 내세우며 온실가스 배출을 정당화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기후재앙'의 문턱을 넘는다는 1.5도 온도상승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이미 기후변화의 파괴적 영향은 남반구를 중심으로 한 개도국들에 집중되고 있다.



국가 간 경쟁 구도가 가리는 세계 자본주의 질서

 

국제정치의 기본단위이자 행위자인 국가를 중심으로 COP26이 보도되고 분석되는 건 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앞서 보았듯이, 1990년대 이후 가속화된 경제 질서의 지구적 통합은 온실가스 감축 실패를 단지 미-중 패권 경쟁, 선진국-개도국 갈등의 결과로 볼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한다

1989년 냉전 종식 이후 소비된 화석연료의 양이 그동안 인류가 사용한 화석연료의 절반에 달한다.

끊임없이 성장하고 이윤을 남겨야만 살아남는 자본주의 질서 속에서 인류는 지금껏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수준의 광물과 자원을 추출해 에너지를 만들고, 노동력을 착취해 재화를 생산하면서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그 결과가 기후위기와 불평등이며 파헤쳐지고 폐기물로 가득한 자연이다.

 

국가 간 구도를 넘어, 바로 그 이윤과 권력을 축적한 계층과 계급의 분할 선과 온실가스 배출량의 차이는 정확히 일치한다.

 

옥스팜(2020)에 따르면 1990~2015년까지 상위 10%(6억 3천만 명)의 소득계층은 전체 탄소 배출량의 52%를 차지했다.

최상위 1%는 15%를 차지했으며 하위 50%는 7%에 불과했다.

역설적이게도 같은 시기에 기후변화가 국제정치의 공식 의제가 되었고, 리우협약, 교토의정서, 파리협약 등을 맺으며 국제기후정치는 작동해왔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못했다.

매번 지금과 같은 기대와 환멸이 반복됐다.

 

오히려 기후정치는 자본주의 질서에 '지속가능한 성장', '녹색 성장'이라는 거짓 환상을 더했을 뿐이다. 재생에너지는 늘어났지만, 화석연료를 대체하지 못하고 늘어난 에너지 수요와 경제성장을 뒷받침했다.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탄소중립을 선언해도 석유 수출은 규제는 할 수 없는 게 기후변화 당사국총회이다.

 

한국도 탄소중립위를 통해 결정한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들고 문재인 대통령이 글래스고로 갔다. 출발 전 탄중위 전체회의에서 그는 "우리 경제의 지속성장과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가의 명운을 걸고 탄소중립에 나서겠다며, 기업 혼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배출제로가 목적이 아니다.

경제의 지속성장과 국가경쟁력 제고가 목적이다. 다른 나라도 비슷하다.

이런 국가 정상 130여 명이 모였으니 뻔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기후변화가 아니라 체제변화를

온실가스 감축은 정치인들의 진심과 선의, 혁신적인 녹색 기술로 가능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전 세계 기후정의 활동가들이 이미 10여 년 전부터 '기후변화가 아니라 체제 변화를' 외치기 시작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당사국 총회장 바깥에는 전 세계에서 모인 기후정의 활동가들이 꾸린 <기후정의를 위한 민중회의>가 열리고, 11월 6일에는 <글로벌 기후정의를 위한 행동의 날>이 글래스고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진행된다.

 

그렇게 COP은 글로벌 자본주의 시스템의 부품이자 실행자일 뿐인 각국의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이 모인 공식 총회장에서 희망을 찾기보다, 이 체제를 변혁하기 위한 힘을 조직하고 연결하는 것만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임을 확인해 왔던 기후정의운동의 역사이기도 했다.

 

창피한 줄도 모르고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들고 영국으로 간 한국 정부도 이제부터 온실가스 감축하겠다면서 뭐라도 하려고 할 것이다.

실제 온실가스 감축이 아니라 기업과 자본의 돈벌이 기회에 그칠테지만, 기후위기니 온실가스 감축이니 하면서 지금처럼 뻔뻔하고 당당하게 노동자와 농민, 지역주민의 생존권을 짓밟는 짓을 시작할 것이다. 석탄발전에 투자한 자본의 눈치를 보느라 탈석탄 선언에 동참하지 않았지만, 폐쇄예정인 발전소 노동자 해고에는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지난 30년 동안 수입 농산물 시장 개방으로 농업을 고사시켜왔던 정부는 이제 농민에게 땅에서 나가라고 한다.

 

태양광 발전을 늘리겠다며, 사업자들에게 땅을 내주고 황금 들녘을 검은 들판으로 만들고 있다.

지역균형발전이라면서 전국을 공사판으로 만들면서 추진되고 있는 신공항 건설 계획들, 폐기물화력발전소, 송전탑 공사는 탄소중립이라는 가면 뒤에 가려진 정부와 자본의 진심이다.

 

'기후변화가 아닌 체제변화'는 온실가스 감축이 아니라, 이윤축적과 경제성장이 목적인 저들에 맞선 싸움에서부터 시작한다.

공공이 주도하는 에너지 전환, 정의로운 전환을 석탄발전 노동자들이 요구하고, 수입 농산물 확대가 아니라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친환경 농업 육성이 온실가스를 줄이는 길이라고 농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토건 자본의 배만 불리는 난개발 사업을 막는 게 기후위기 시대, 기후정의운동의 현장이라고 주민들은 생각한다.

 

멀게만 느껴지는 체제변화는 바로 이러한 운동들이 아래로부터 연결되고 조직되면서 시작된다.

COP이 아니라, 그렇게 일국을 넘어 지구적으로 연결된 힘이 세계를 구하고 변혁할 것이다.

 

 

 

 

정록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

 

 

 

 

은퇴와 투자

 

 

 

허공에서 떨어진 코요테

 

 

코끼리 등 모양의 베이비부머
고령화사회 부작용 늦게 발현
대비 안하면 코요테처럼 추락
파국 막는 골든타임 10년 남아

 

 

 

‘로드러너(Road Runner)’라는 애니메이션을 보면 승냥이 생김새를 한 코요테가 로드러너(길달리기새)를 잡기 위해 온갖 짓을 다한다.

로드러너는 중력 법칙을 무시하고 절벽의 허공을 달리기도 하는데 코요테가 이를 쫓다가 순간 자신이 허공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순간 바로 아래로 추락한다.

‘코요테의 추락’은 패턴이 있다.

절벽 전에 깨닫는 게 아니라 허공을 한참 달린 후 뒤늦게 자신의 처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나서는 날개 없는 추락을 경험한다. 뒤늦게 깨달으며 완충장치 없는 큰 충격을 받게 된다는 뜻이다.

앞으로 닥칠 우리나라 인구구조 변화가 이와 똑 닮았다.

 

인구구조에 관한 여러 지표 중 노인부양비율을 살펴보자.

노인부양비율은 생산에 참여하는 인구(15~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의 수를 나타낸 것이다.

생산가능인구와 노인인구가 모두 포함돼 있어서 인구구조 변화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좋다.

 

이 값이 50이라는 것은 생산가능인구가 100명이라면 65세 이상 인구가 50명이라는 뜻이다.

노인부양비율 변화를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라는 일본과 비교해보자.

유엔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현재 우리나라 노인부양비율은 22다.

일본은 49나 된다.

 

하지만, 20년 후면 우리나라는 이 값이 58로 크게 증가하여 OECD 평균의 1.5배가 된다.

일본 역시 66으로 증가하나 속도는 둔화한다.

문제는 불과 10년이 더 지나 2050년이 되면 그 값이 73으로 일본과 같아진다.

우리나라 노인부양비율은 증가 속도가 빠르다 못해 가속까지 붙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고령화의 부작용이 바로 표면화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인구구조 특징 때문이다.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는 1차(1955~1963년)와 2차(1968~1974년)로 나눌 정도로 층이 두텁다.

그래서 출생자 숫자를 보면 마치 코끼리 등 모양 같다.

 

1, 2차 베이비부머가 코끼리의 어깨와 엉덩이이고 그 사이가 등에 해당한다.

베이비붐 세대가 장기간에 걸쳐 분포해 있다 보니 고령화의 부작용이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

올해 1차 베이비부머 맏형의 나이는 67세이지만 2차 베이비부머 막내는 48세로 여전히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인구의 22% 이상을 차지하는 베이비붐 자녀들인 베이비부머 에코 세대(1979~1992년 출생)가 뒤에 버티고 있다.

하지만, 눈도 자꾸 쌓이면 가지가 부러지듯이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지속하면 균형이 무너진다.

 

지금부터 20년 세월이 흐르면 베이비부머는 68세~87세 사이로 모두 고령자가 된다.

그 뒤를 이어 베이비부머 에코 세대의 은퇴가 시작된다.

2040년쯤이면 국민연금으로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은 적자 전환 시점이 된다.

 

2050년이면 노인부양비율이 일본을 넘어서 세계에서 가장 높게 되고, 제도 개선이 없으면 2050년대 중반 국민연금 기금이 소진된다.

인구구조 변화의 부정적 영향이 쉴 틈을 주지 않고 경제를 강타한다.

코끼리 등처럼 길게 분포된 베이비부머는 장단점이 모두 극명하다.

 

장점은 대비할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식당에 한꺼번에 200명이 들이닥치지 않고 30분에 50명씩 2시간에 걸쳐 들어오는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식당에 사람이 50명 온 것을 보고 준비를 소홀히 하다가 계속해서 사람들이 닥치게 되면 큰 낭패를 보게 된다.

 

대비할 시간이 주어지지만 늦게 대처하면 파국을 면할 수 없다.

자칫하면 코요테처럼 추락한다.

코로나19로 출생아 숫자가 27만 명으로 뚝 떨어졌다.

 

그러다 보니 고령화 대책은 뒤로 밀려난 감이 있다.

출생과 고령 대책은 구분돼야 한다.

지금 출생하더라도 본격적으로 노동시장에 들어오려면 25년은 걸린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이미 출생한 인구가 살아갈 고령사회다.

저출산과 별개로 고령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고령자가 가진 인적자산, 주택자산, 금융자산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2차 인구 배당금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연금제도 개선 등 세대 간 문제를 균형 있게 해결하여 세대 간 동반성장을 위한 기반을 닦아 놓아야 한다.

 

다행히 지금부터 10년간 잘 준비하면 늦지 않다.

속절없이 손 놓고 있으면 긴 터널이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10년은 고령사회 회생을 위한 골든타임이다.

대선 후보자들의 현명한 대책을 기대한다.

 

 

 

 

 

 

김경록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대표



 

 

 

 

머니 투데이 정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