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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묘한 시기, 묘한 한 수..'박근혜 사면'의 정치학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앞에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쾌유를 기원하는 화환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한 시민이 박근혜 전 대통령 옥중

서간집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를 구매하고 있다.뉴스1

 

 

 

 

 

 

묘한 시기, 묘한 한 수..'박근혜 사면'의 정치학

 

 


후보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의혹이 지배하는 대통령선거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박근혜 사면’이라는 새 폭풍은 의혹 해명으로 바쁜 유력 대선후보들의 고민거리를 늘렸다.

표면적으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보인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살얼음판 건너듯 상황에 대응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사면 정국 이후 발표된 양 후보 여론조사 지지율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하락하며, 이 후보가 앞서가는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가 모두 ‘박근혜 사면’의 결과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사면과 지지율 역전 현상은 거의 동시에 발생했다.

 

완벽한 ‘인과관계’는 아니더라도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발생한 셈이다.

게다가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갖는 정치적 상징성도 있다.

 

향후 박씨가 어떤 말을 하든, 아무런 말을 하지 않든 그 자체가 정치적 언어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의미다.

양 후보의 격돌이 점차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박씨 사면이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주목된다.

 

■박근혜 사면을 둘러싼 딜레마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4일 ‘2022년 신년 특별사면’ 대상에 박근혜씨를 포함시켰다.

이로써 박씨는 12월 31일 0시부터 공식적으로 자유의 몸이 됐다.

구속수감된 2017년 3월 31일부터 계산하면 약 4년 9개월 만이다.

기습적으로 발표된 박씨 사면에 대선후보들은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박씨 사면이 결정된 24일, 이 후보에게 지지율이 오차범위 밖으로 뒤진 여론조사 성적표를 받은 윤 후보는 상황을 가볍게 넘기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앞에 박근혜씨의 쾌유를 기원

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사면’을 묻는 질문에 찬성 여론이 높게 집계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서던포스트가 CBS 의뢰로 지난해 24~25일 전국 18세 이상 101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박씨 사면에 대해 ‘잘한 결정’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59.8%로, ‘잘못된 결정’ 34.9%에 비해 24.9%포인트 많았다.

 

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같은 기간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박씨 사면에 찬성이 57.7%, 반대가 31.7%로 집계됐다.

두 여론조사는 모두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박씨 사면에 대한 우호적 여론이 높게 집계됨과 동시에 윤 후보 지지율은 하락하는 모양새다.

 

이러한 현상이 지지율 역전까지 만드는 이른바 ‘데드 크로스’ 상황이 발생하자 윤 후보 측은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28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 관련 수사가) 공직자로서 제 직분에 의한 일이었다고 하더라도 정치적으로 정서적으로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인간적으로 갖고 있다”며 “지금은 우리 박 전 대통령의 조속한 건강 회복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다음날인 29일부터 이틀간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해 민심 달래기 행보를 이어갔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박 전 대통령 사면 찬성이 높은 것은 동정여론이 형성된 것이 기여한 바가 크다”며 “이번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처럼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배종찬 인사이트 케이 소장은 “윤 후보와 박 전 대통령 관계가 복잡미묘하다는 것이 문제”라며 “여론조사를 보면 우리 국민은 관계가 명쾌하지 않고, 복잡한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박 전 대통령 문제를 인정할 수도, 부정할 수도 없는 윤 후보의 복잡미묘한 상황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 역시 “박 전 대통령 사면으로 언론을 통해 탄핵, 최순실 등의 부정적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노출된다는 것이 윤 후보 입장에서는 악재”라며 “윤 후보의 ‘심정적으로 미안하다’는 말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딜레마 상황은 윤 후보뿐만 아니라 박씨 지지자를 포함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발견된다.

 

박씨 관련 수사를 주도한 윤 후보가 불편하지만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지지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TK가 윤 후보를 비판하면 정권교체가 안 될 상황인데 그들이 더욱 분노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정권교체를 목표로 윤 후보를 찍을 사람들이 박 전 대통령 문제로 지지를 철회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위기가 반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해석도 있다.

박씨 사면 문제가 정치적 영향력은 제한적이지만 심리적 영향력은 매우 크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배 소장은 “만약 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로 실제 데이터상에서 윤 후보가 불리한 것이 확인되면 오히려 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라며 “정권교체를 바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더 많은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 문제는 언더독 효과(상대적으로 약세에 있는 후보가 유권자들의 동정을 받아 지지도가 올라가는 경향)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27일 박근혜씨 사면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 묘한 시기에 묘한 한 수”

신중한 대응에 나선 윤 후보와 달리 이 후보는 상황을 지켜보며 관망하는 모양새다.

이 후보는 “(박씨 사면 결정 여부를) 미리 알지 못했다”며 “워낙 예민한 상황이고 저는 (사면에) 반대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에 후폭풍이나 갈등 요소를 대통령 혼자 짊어지겠다고 생각하신 게 아닌가 싶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당내 강경 세력을 향해 “실망스럽다는 분들이 있는데 거기에 (저도) 답을 못하고 있다. 핵심 지지층, 원칙주의에 가까운 분은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달랬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이 후보 입장에서는 아직 문 대통령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사면에 관해 이래라저래라 할 상황이 아니다”며 “분명한 입장을 내지 않아도 크게 불리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29일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해 12월 26~2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37.4%, 윤 후보는 29.3%의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한길리서치가 아주경제 의뢰로 지난해 12월 25~2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 후보는 42.4%를 얻어 윤 후보(34.9%)를 앞섰다(두 여론조사 모두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대장동 의혹, 김건희씨 의혹 등의 큰 이슈가 여론의 향배를 결정하고 있지만 박씨 사면 발표 직후 지지율 역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점은 사안의 파급력을 지켜볼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배 위원은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이 굉장히 묘한 시기에 묘한 한 수를 던졌다”며 “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가 선거쟁점화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고, 보수 진영 내부에 미묘한 분위기를 만드는 절묘한 한 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과 향후 발언에 따라 2차 파동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며 “태극기부대, 탄핵, 촛불 이런 단어들이 연쇄적으로 나오면 국민의힘은 이미 건넜다던 탄핵의 강 앞으로 다시 끌려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사진=뉴스1

 

 

 

 

 

 

 

박항구 기자

 

 

 

 

 

 

홍금표기자

 

 

 

국민 75% “李·尹 ‘가족 리스크’ 영향”… 49% “박근혜 사면, 대선에 영향

 

 

 

 

대선 표심 주요 변수
후보 선택 기준 31.5% ‘정책’ 꼽아
40대 이상 기성세대 ‘인물론’ 뚜렷
‘가족 리스크’ 대선 영향력 전망엔
與지지자 83%·野 67% “영향 미쳐”
대장동 특검 공전에 45% “與 책임”

투표율 전망
19대 조사선 83%… 실제와 5.6%P차
만18∼29세 66%만 적극 투표 의사
4050 85%·60세 이상 88%와 큰 격차

전직 대통령 사면과 선거
“영향 미칠 것” 20대 이하서 가장 많아
李엔 ‘긍정적’·尹엔 ‘부정적’ 영향 전망

 

 

 

 

60여일 앞으로 다가온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인물론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조사 결과 유권자들은 차기 대통령을 선택할 때 후보의 공약보다는 능력·도덕성 등 자질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나서다.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둘러싼 가족 리스크가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대장동 의혹을 두고 특검법 협상에 돌입했지만, 논의가 지지부진한 데에는 국민의힘보다는 민주당의 책임이 더 크다는 여론이 높았다.

세계일보 신년 여론조사에서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 투표한다면 후보를 선택할 때 어떤 점을 가장 많이 고려하겠느냐”는 질문에 39.6%가 ‘인물·능력·도덕성’이라고 답했다. ‘정책·공약’(31.5%)을 택한 응답자 비율보다 오차범위 밖으로 높았다.

 

이어 ‘소속 정당’(9.6%), ‘정치 경력’(7.5%), ‘주위 평가’(2.4%), ‘출신 지역’(1.0%), ‘학연·지연’ 등의 ‘개인적 연고’(0.8%) 순이었다.

 

 

 

 

 

 

 

 

 

 

 

 

 

 

다만 인물론은 이번 대선 핵심 유권자층으로 떠오른 2030보다는 40대 이상의 기성세대에게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연령별로 보면 18∼29세·30대는 인물·능력·도덕성보다 정책·공약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지만, 40대·50대·60세 이상에선 반대 양상이 펼쳐졌다.

 

지역별로는 유일하게 충청권(대전·세종·충청)에서만 인물·능력·도덕성(25.8%)보

다 정책·공약(43.5%)을 택한 비율이 높았다.
지지 후보별로도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응답자는 인물·능력·도덕성과 정책·공약 선택 비율이 각각 38.3%, 36.6%로 비슷했다.

 

반면 윤 후보 지지자 사이에서는 정책·공약(20.6%)보다 인물·능력·도덕성(40.8%)을 꼽은 응답자가 20%포인트 이상 높았다.

이 후보 핵심 정치철학인 ‘실용주의’에 공감하는 이 후보 지지자들과 문재인정부의 대척점에서 ‘윤석열식 공정·정의’를 외치는 윤 후보 지지자들의 성향 차이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결과 이번 대선에 ‘비호감’ 꼬리표가 괜히 붙은 게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인물론 중시에 이어 이·윤 두 후보의 가족 리스크가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 응답자가 75%에 달해서다.

 

“매우 영향을 미친다”는 30.7%, “대체로 영향을 미친다”는 44.3%였다.
지지정당별로 가족 리스크가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은 민주당 지지층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자 10명 중 8명 이상(83.1%)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 반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응답은 13.6%에 불과했다.

국민의힘 지지층도 “영향을 미친다”(66.7%)는 응답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28.6%)는 응답보다 높았지만, 민주당보다는 그 격차가 작았다.

 

 

 

 

 

 

 

 

 

유권자들은 여야의 ‘대장동 특검’ 협상이 공전하는 데에 민주당의 책임이 더 큰 것으로 인식했다.

“이·윤 후보 모두 대장동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에 찬성했지만, 국회에서의 도입 논의는 진전이 없다. 두 정당 중 어디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45.2%가 민주당을, 22.9%가 국민의힘을 꼽았다.

 

“잘 모르겠다”고 답한 비율도 31.9%에 달했다.

더 큰 책임이 있는 정당이 민주당이라는 응답 비율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국민의힘이라는 응답은 광주·전라와 민주당 지지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81% “반드시 대선 투표”… ‘스윙보터’ 젊은층은 낮아

 

국민 10명 중 8명가량이 20대 대통령 선거에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현행 헌법 제정 후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던 13대 대통령 선거 때의 89.2%를 경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대선의 대표적 부동층으로 평가받는 20대는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의향을 보였다.

 

세계일보 신년 여론조사에서 “20대 대선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한 응답률은 81.4%로 집계됐다. “대체로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한 6.9%를 합치면 88.3%가 투표 의향을 보인 것이다.

“대선 당일 투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8.3%, “대체로 투표하지 않을 것”은 0.5%, “절대로 투표하지 않겠다”는 0.8%였다.

 

80%가 넘는 투표의향이 실제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직전 선거였던 19대 대선의 경우 선거 한 달여 전에 선거관리위원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적극 투표층은 82.8%였다.

19대 대선 실제 투표율은 77.2%로 5.6%포인트 줄었다.

 

 

 

 

 

 

 

 

 

여야 지지층 모두 이번 대선에 적극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20대 대선 초반 레이스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간 양강 구도로 전개되면서 양당 지지층의 결집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 후보 지지자의 91.8%, 윤 후보 지지자의 86.4%가 적극 투표 의사를 밝혔다.

 

조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젊은 층의 적극 투표 의사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다.

만 18∼29세 응답자의 65.6%만이 적극 투표 의사를 보였다.

30대에서는 78.4%였다.

40·50대(각 84.7%)와 60세 이상(88%)의 높은 의사와는 대비를 이룬다.

 

2030세대는 19대 대선에서 각각 76.1%, 74.2%의 투표율을 보이는 등 최근 선거에서 적극적인 투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윤 후보 모두 이번 대선의 대표 ‘스윙보터’인 2030세대의 지지를 온전히 얻지 못하면서 젊은 층의 투표 의지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투표율이 실제 투표 결과로 이어지면 투표에서의 세대별 영향력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

2021년 11월 주민등록 인구 기준 20대는 전체 유권자의 15.5%였다.

11월 기준 유권자들이 이번 조사대로 투표를 한다고 가정하면 20대 비중은 12.5%로 줄어든다.

 

반면 60세 이상은 30%에서 32.5%로 늘어난다.

그만큼 노인층의 의사가 선거에 더 영향을 끼치게 된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20대의 15.7%는 “대체로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소극적 투표 성향까지 합치면 20대의 투표 의향은 81.3%로 늘어난다.

 

20대가 투표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음을 유추할 수 있다.

30대도 ‘대체로 투표하겠다(7.9%)’는 응답까지 합치면 투표의향은 80%대 중반까지 올라간다.

대선 전개 과정에 따라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

에서 우리공화당 당원들과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석방을 축하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49% “朴 사면 영향” 39% “영향 없을 것”

 

국민 절반가량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이 다가올 대선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봤다.

여야 대선 후보가 박 전 대통령 사면으로 받을 영향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일보 신년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이번 대선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49.0%(매우 영향을 미친다 14.4%, 대체로 영향을 미친다 34.6%)였다.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답변은 39.6%(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11.3%, 대체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28.3%)였다. “잘 모르겠다”는 11.4%였다.

 

성별로는 남성의 53.2%가, 여성은 44.9%만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만 18∼29세에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응답이 가장 높았다.

 

 

 

 

 

 

 

 

 

 

 

 

응답자들은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겐 긍정적 영향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에겐 부정적 영향을 더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주당 이 후보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응답자의 45.2%(매우 긍정적 7.8%, 대체로 긍정적 37.4%)가 긍정적 영향을, 30.1%(매우 부정적 6.5%, 대체로 부정적 23.6%)는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에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이끌었던 국민의힘 윤 후보에겐 박 전 대통령 사면이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응답이 43.2%(매우 부정적 12.1%, 대체로 부정적 31.1%)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 31.9%(매우 긍정적 5.7%, 대체로 긍정적 26.2%)를 크게 웃돌았다.

 

◆조사 어떻게 했나

 

세계일보 신년 여론조사는 지난 12월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13명을 대상(통계 보정으로 1000 표본으로 분석)으로 일대일 전화면접조사(CATI, 유선 21%·무선79%) 방식으로 진행됐다.

 

남녀 각각 536명(52.9%), 477명(47.1%)이다. 표본은 유무선 RDD 표본추출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 ±3.1%포인트(응답률 10%)다.

 

일부 백분율 합계는 99.9% 또는 100.1%가 될 수 있는데, 이는 소수점 반올림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전체 결과 해석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조사는 리서치앤리서치가 진행했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부 지역에 배달된 신문에서는 선거여론조사기준 개정(12월 15일) 전 기준인 목표할당 사례수(1000명)로 가중적용한 결과를 보도했다.

 

이후 보도에서는 조사기관이 개정 후 기준인 실제 조사 완료된 사례수(1013명)로 가중적용한 결과 자료를 다시 제공했기 때문에 미세한 수치 차이가 발생했다.

 

 

 

 

 

 

이동수·이도형·김주영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사진 김태형기자

 

 

 

 

 

 

 

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4년간

옥중에서 지지자들과 나눈 편지를 묶어 펴낸 신간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가 진열돼 있다. 뉴스1

 

 

 

 

국민 여러분 다시 뵐 날 올 것”… 박근혜, 옥중 서간집서 활동 재개 암시

 

 

4년9개월 간 수감생활로 건강 악화
당분간 치료 집중하며 활동 안할 듯
지지자들과 옥중 서신 엮은 책 관심


탄핵 절차 부당함·억울함 거듭 강조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에 그리움도
광화문 집회엔 “가슴이 뭉클해졌다”

 

 

 

 

 

31일 0시를 기해 특별사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정국에 미칠 영향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박 전 대통령은 현재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당분간 별다른 정치 활동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날 공개된 옥중 서간집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

서문에 “언젠가 될지 모르지만, 국민 여러분을 다시 뵐 날이 올 것”이라고 적어 활동 재개를 암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자정 무렵 입원 중인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병실에서 서울구치소 유태오 소장 등 관계자들에게 A4용지 1장 분량의 사면·복권장을 직접 수령했다.

 

사면·복권장에는 박 전 대통령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죄명, 형명, 형기 등과 함께 ‘위 사람에 대하여 사면법 제5조의 규정에 따라 형의 선고의 효력을 상실하는 동시에 복권하는 대통령의 명령이 있으므로 이에 사면·복권장을 발부함’이라는 문구와 효력일자 등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영하 변호사 등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수감 생활 중 건강이 나빠져 최소 오는 2월2일까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유 변호사 등 소수의 측근 인사 외에는 외부인 접촉이 일체 차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된 이후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징역 22년을 확정 받은 뒤 수감 생활을 이어오다가 4년9개월(1736일) 만에 사면됐다.

 

박 전 대통령이 당장 대외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그의 옥중 서간집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책에 실린 지지자들에게 보낸 답장에서 탄핵 절차에 대한 부당함과 억울함 등을 거듭 드러냈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어머니 육영수 여사에 대한 그리움도 감추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때론 평범한 삶이 부러울 때도 있었다”며 “하지만 제게 주어진 삶을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해 살아가겠다는 신념으로 자신을 다지곤 했다”고도 털어놨다.

 

책에 관심을 모았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에 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

다만 과거 친이(친 이명박)계 인사들이자 탄핵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현재는 윤 후보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권성동·장제원 의원에 대해선 “거짓말로 속이고 선동한 자들은 누구라도 언젠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좋지 않은 감정을 드러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수감 소식을 전하는 편지엔 “소식을 전해 듣고 안타까웠다”고 답했다.

그는 지지자들의 광화문 집회 소식에 대해서는 “많은 분이 집회에 참석해서 느끼셨던 소회를 편지로 전해주신다”며 “‘광화문에는 나이 드신 분들이 뜨겁게 정의를 지키고 계신다’는 말씀에 가슴이 뭉클해졌다”고 적기도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동아DB]

 

 

 

대선 맞춤형’ 박근혜 사면에 윤석열 복잡해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1년 12월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대선 맞춤형 특별사면’이라는 말이 나온다.

대선을 75일 앞둔 시점이었고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내분이 발생한 때였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지율을 역전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날이기도 하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尹,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이력 부각

이 시점에 박 전 대통령을 특별사면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자연스럽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최순실 게이트 수사로 박 전 대통령 탄핵에 기여한 과거가 부각된다.

 

국민의힘 당내 옛 친박근혜(친박)계가 복권을 노리면서 윤 후보 주변의 옛 친이명박(친이)계와 주도권 다툼을 벌일 우려도 있다.

대구·경북(TK)의 옛 친박계 지지층이 윤석열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이번 특별사면은 적진 분열을 노린 카드 성격이 강하다.

문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주도했다는 것이 청와대 측 설명이다.

박수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수석은 2021년 12월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도 당일 아침에서야 기류를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대통령이 참모들도 눈치를 못 채도록 혼자 고심하고 결단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별사면 발표 직전이던 12월 24일 ‘동아일보’는 “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특별사면한다”는 단독보도를 내놨다. ‘중앙일보’는 뒤이어 이철희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이 얼마 전 서울 여의도에서 민주당 송영길 대표 등 당 지도부와 만나 사면 문제를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는 단독보도를 내놨다.

청와대와 송 대표 모두 관련 보도를 부인한 상태다.

박 수석은 앞선 인터뷰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

송 대표에게 그날 아침 전화했더니 그냥 웃었다. 잘 모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12월 28일 YTN ‘뉴스Q’와 인터뷰에서 “최근 한 달 정도는 대통령이 답변이 없어서 거의 물 건너간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그날 아침 9시 이철희 정무수석이 전화를 해 알았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사면에 정치적 고려도, 논의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사전 교감설이 불거지자 청와대는 재차 해명했다.

청와대 한 고위 관계자는 12월 26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 사면이 보수 진영을 분열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는 주장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용납할 수 없는 해석”이라고 부인했다.

그럼에도 옛 친박계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대구·경북 지역 민심 역시 요동치고 있다.

후보 교체론 꺼내 든 친박계

 

옛 친박계 중에서도 강성으로 꼽히는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는 12월 2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대구에서는 선수 교체 여론까지 나오고 있다”며 대선 후보 교체론을 꺼내 들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12월 19일부터 엿새간 전국 유권자 30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대구·경북 지역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7.8%p 상승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1.8%p.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청와대와 민주당이 적진 분열을 의도했다면 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박 전 대통령 특별사면 이후 윤 후보는 한껏 몸을 낮췄다.

특별사면 직후인 12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밝힌 데 이어, 12월 28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는 “수사는 공직자로서 내 직분에 의한 일이었다 하더라도 정치적·정서적으로는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인간적으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12월 29일과 30일에는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했다. 요동치는 지역 민심을 다잡기 위해서다.
윤 후보는 이 위기를 잘 헤쳐 나가 전화위복 계기로 만들 수 있을까. 이는 향후 옛 친박계 행보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렸다.

옛 친박계로서는 무엇보다 상실한 당내 주도권을 되찾고 싶을 것이다.

 

박 전 대통령 특별사면을 계기로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후보 교체론도 약방의 감초처럼 활용할 테다. 박 전 대통령의 의지와 무관한 문제다.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기 때문이다.

요행수도 없진 않다. 특별사면에 대한 반발이 진보 지지층 내에서 심해지면서 오히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역풍을 맞는 상황이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는 “국민은 ‘이재명 후보를 당선시키는 데 박 전 대통령이 협조하겠다’는 밀약을 한 것이 아닌가 의심한다”며 사전 교감설을 넘어선 사전 밀약설까지 제기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참여연대를 비롯한 1000여 개 시민사회단체도 사면 철회를 촉구 중이다. 대선에 미칠 장기적 여파는 그런 점에서 아직 예단이 어렵다.





 

주간동아 1321호 (p12~13)

이종훈 정치경영컨설팅 대표·정치학 박사

 

 

 

 

 

 

2021년 7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성모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박근혜 사면과 윤석열의 ‘캐릭터 붕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면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유례없이 거친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원팀 선대위를 꾸렸다.

2022년 ‘선거의 해’를 한 주 앞두고 정치권에서 일어난 일들이다.

 

〈시사IN〉 정치팀 기자들이 2021년 12월29일 한자리에 모여, 현장에서 지켜본 장면들의 뒷이야기와 의미를 풀었다.

 

솔직한 방담을 위해 각 기자의 이름은 최근 화제가 된 단어로 대신했다.

정치인들의 직책은 처음에만 쓰고 이후는 생략했다.

아이빌리브(아):윤석열 후보가 화가 많이 났다.

 

발언 수위가 높아졌다.

대구·경북(TK) 방문 일정에서 ‘무식한 삼류 바보’ ‘대깨문’ ‘같잖다’ 등 거친 단어가 나왔다.

이프로tv(이):이렇게 화내는 모습은 고발 사주 의혹 긴급 기자회견(2021년 9월)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통신조회(통):2021년 12월27일 대장동 현장 방문 때도 그랬다.

 

입장문을 미리 준비해왔는데 읽으면서 감정을 실었다. 화내는 모습으로 보이도록 연습해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코스피만(코):윤석열은 최근 본인 장점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가족 의혹이 확산되고 당과 선대위 안팎이 소란스러워지니 지지율이 흔들렸다.

판을 뒤집을 필요가 있었다.

그동안 본인이 주장해왔던 문재인 정부 심판론에 집중해 힘을 싣는 모습이다.

구글정부(구):이런 윤석열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사안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이다. 사실상 침묵으로 지나가는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지 않나.

제갈량(제):윤석열이 직접 입장을 밝히긴 했다.

“공직자로서 제 직분에 의한 일이었다 하더라도,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인간적으로 갖고 있다”라고.

 

아:정치적·정서적이라는 단서도 달았다.

그래도 공직자 출신이 본인의 업무에 대해, 특히 검사가 자신이 수사해 결과까지 낸 사안에 대해 미안하다고 하는 게 적절한가라는 의문은 든다.

 

통:박근혜 측은 아직도 사과는 물론 사실관계 인정도 하지 않고 있다.

코:윤석열에 대한 긍정적 평가, 특히 중도층까지 미쳤던 메시지 중 하나는 진영 구분 없이 공정하게 칼을 휘두르는 정의로운 사람이라는 점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박근혜 수사까지도 표를 위해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일종의 ‘캐릭터 붕괴’다.

제:박근혜 사면이 민주당에는 상대적으로 별 영향이 없는 것 같다.

 

전직 대통령 사면 카드를 먼저 꺼낸 사람은 2021년 초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다. 당시 민주당 핵심 지지층이 반발하고 문재인 대통령도 거부하면서 하락한 지지율을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구:대선이 다가오니까 민주당 핵심 지지층도 관용도가 높아졌다는 느낌이 든다.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코:박근혜 사면은 민주당의 호재는 아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이재명 손을 들어준다기보다 윤석열을 안 찍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

국민의힘 측에 폭탄이 하나 떨어졌다.

 

아:선거철에는 각 당이 비공식으로 여론조사를 한다. 민주당에서 조사한 여론조사에선 두 후보 지지율이 같이 떨어져 오차범위 내에서 겨루고 있다고 하는데, 윤석열 하락 폭이 더 크다고 한다. 일부 당 관계자는 윤석열에게 너무 고맙다고 했다.

통:윤석열에서 이탈한 지지층이 이재명 쪽으로 고스란히 이동한 건 아니다.

좋아할 만한 결과가 아닌데.

코:그래서 골든크로스라고 하지 않고 데드크로스라고 한다.

이재명과 민주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윤석열이 못해서 크로스가 일어났다는 얘기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전체 투표율이 떨어질 수도 있어서 민주당에 좋은 상황이 아니다.

제:이재명이 슬로건을 바꿨다.

‘나를 위해, 이재명’이다. 이 사람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해줄 것 같다는 심리를 자극하겠다는 건가.

통:묘하다. 2012년 박근혜 슬로건이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였다.

당시 ‘나’의 주체가 박근혜라는 뒷말이 나왔었다(웃음).

구:민주당이 최근 꺼내든 카드 중 하나는 범여권 통합이다.

 

크리스마스 전후로 그동안 잠행하던 이낙연이 선대위에 합류했고 천정배·정동영 등 과거 민주당을 떠난 국회의원들과 당원들의 복당이 결정됐다.

열린민주당과 합당도 추진하고.

제:지난 크리스마스엔 눈에 띄는 일이 많았다.

 

대선후보들이 크리스마스를 활용한 선거운동, 이벤트를 했는데, 이거 박근혜가 남긴 ‘정치적 유산’ 아닌가.

이:크리스마스에 선거운동 하게 된 것 자체가 박근혜 탄핵 때문에 생긴 거니까.

공교롭게도 사면과 시기가 겹쳤다.

 

 

 

 

 

 

 

 

지난 12월26일 김건희씨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아:크리스마스 다음 날에는 윤석열 배우자 김건희씨가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첫 행보가 허위 경력 의혹에 대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이긴 했지만.

통:같은 날 오전 윤석열이 경제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했다. 후보가 직접 나서서 설명하는 공약 발표 시리즈 1탄이었는데, 김건희씨가 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바람에 묻혔다.

 

아:현장에선 김건희씨 손에 눈길이 끌렸다. 사과문을 낭독하는 동안 단상 아래서 검지, 엄지손가락 끝을 계속 튕기고 있었다

 버릇일 수도 있고, 긴장을 많이 했을 수도 있다.

 

연습을 정말 많이 하고 나와 편안해서 그랬을 수도 있고. 보는 입장에선 집중을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자리가 빨리 끝났으면’ 하는 느낌이었다.

구:윤석열을 수행하는 분이 있다. 당사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시사IN〉 사진기자가 그분을 우연히 만났다.

 

사진기자가 “김건희씨 언제 오셨어요?”라고 물으니 “아침에 왔어요”라고 했다더라. 당사에 일찍 도착해서 연습도 하고 장소도 둘러봤던 것 같다.

 

코:어떤 형태로 사과했어도 진정성이 전달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

저를 처벌하십시오” 이렇게 말할 수도 없고.

 

그런데 사과 이틀 전까지도 (김건희씨가 번역에 참여했는데 오역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책에 대해) ‘안 보면 된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했다는 사실이 보도(YTN)된 것처럼, 마지못해 한 사과였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맥락들이 있다.

 

제:사과 기자회견 이후 김건희씨에게 질문을 하지 않은 기자들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아:회견 시작 전 김은혜 의원이 10여 분간 기자들 앞에 섰다.

김건희씨 대신 선대위가 자료를 배포하고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부탁한다며 사실상 읍소했다.

질문하러 간 자리였지만 사전 설명이 있었던 상황에서 그걸 무시하는 게 맞는지 판단이 쉽지 않았다.

기자로서 이런 순간엔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을지 고민스럽다.

 

통: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가 각종 이슈로 박스권에 계속 갇혀 있는 상황에서 몸값이 뛴 대선후보가 있다. 안철수 후보다.

안철수와의 단일화가 마지막 남은 정치 이벤트이고, 그래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에서 모두 러브콜 받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최근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안철수는 이렇게 답했다. “헛된 꿈 꾸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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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민일보

 

 

 



문재인 정부 5차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축하하기 위해 31일 새벽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 우리공화당 당원 등 지지자들이 석방 시간에 맞춰

기자회견 및 쾌유 기원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사랑합니다”…“촛불 배신” 다시 엇갈린 광장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0시 특별사면됐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영어의 몸이 된 지 4년 9개월 만에 다시 세상으로 나온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에서 광장이 ‘촛불’과 ‘태극기’로 나뉘었던 풍경은 이날 다시 재현됐다.

 

 박 전 대통령의 복귀를 환영하는 지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석방을 환영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에게 ‘전 대통령’이라는 과거 직함을 쓰지 않고 ‘대통령’으로 존칭해왔다.

반면 그의 사면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이럴려고 촛불 들었나’ ‘누구 맘대로 풀어주나’라는 손팻말과 함께 다시 촛불을 꺼내 들었다.

 

 

 

 

 

 

 

문재인 정부 5차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축하하기 위해 31일 새벽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 우리공화당 당원 등 지지자들이 석방 시간에 맞춰

기자회견 및 쾌유 기원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지지자들, 폭죽 터뜨리며 환호

 
 

이날 자정이 가까워 올 무렵 친박근혜계 정당인 우리공화당 측은 박 전 대통령이 입원 중인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숫자 카운트다운 전광판을 동원해 박 전 대통령의 사면효과가 발효되는 순간을 축하했다.

자정이 된 순간에는 하늘을 향해 폭죽 여러 발을 터뜨렸다.

 

 

 

 

 

 

문재인 정부 5차 특별사면 대상인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앞두고 30일 오후 박 전

대통령이 입원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지지자들이 석방 환영을

위해 모여 있다. 병원 인근에는 지지자들의 석방 환영 및 쾌유 기원 화환과 현수막이

늘어서 있다. 뉴시스

 
 
 
 


병원 인근 길거리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한다’는 현수막이 십여개 이상 걸렸다.

이날 저녁 현장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 복귀한다”는 구호도 울려 퍼졌다.

 

 

 

 

 

 

문재인 정부 5차 특별사면 대상인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앞두고 30일 오후 박 전

대통령이 입원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지지자들이 석방 환영을

위해 모여 있다. 병원 인근에는 지지자들의 석방 환영 및 쾌유 기원 화환과 현수막이

늘어서 있다. 뉴시스

 

 
 
 
 
 
 


병원 앞에는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축하하는 화환이 장사진을 이뤘다.

우리공화당 측에 따르면 화환 1000여개가 병원 인근에 도착했다고 한다.

화환에는 ‘대통령님 강건하세요’ ‘쾌유를 기원합니다’는 등의 내용이 적혔다.

한쪽에선 ‘이러려고 촛불 들었나’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반대하기 위해 모인 전국민중행동 관계자 및 시민들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 계단에서 모였다.

 

 

 

 

 

 

전국민중행동 관계자 및 시민들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 계단에서 열린

박근혜사면반대, 문재인정부규탄 시민발언대에서 촛불과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이들은 ‘이럴려고 촛불 들었나.

박근혜 사면반대’ ‘국민이 감옥 보낸 박근혜를 누구 맘대로 풀어주나’라고 적힌 손팻말과 함께 촛불을 들었다.

‘촛불정신 배반한 문재인정권 규탄한다’는 손팻말도 눈에 띄었다.

 

 

 

 

 

 

 

전국민중행동 관계자 및 시민들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 계단에서 열린

박근혜사면반대, 문재인정부규탄 시민발언대에서 촛불과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이날 사면 반대 현장에서는 ‘박근혜 사면 다시 감옥으로’라고 적힌 현수막을 바닥에 깔아놓고 밟고 지나가는 모습도 연출됐다.

 

 

 

 

 

 

전국민중행동 관계자 및 시민들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 계단에서 열린

박근혜사면반대, 문재인정부규탄 시민발언대에서 박근혜 사면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밟고 있다.

뉴시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는 않을 전망이다

.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따로 메시지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당분간 병원 생활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우리공화당 측은 “박 전 대통령이 석방 이후 회복하려는 의지가 달라졌다”며 “내년 2월을 지나 거처가 마련되면 퇴원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2021년 12월 30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앞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박 전 대통령은 신년 특별사면으로 30일 밤 12시 석방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