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Energy Survey/DOE/FNAL/DECam
1974년 나사의 파이어니어 11우주선이 북극 위헤서 관찰한 목성의 모습
NASA Ames
유인 달 탐사 미션 '아르테미스'의 상상도. NASA 제공.
2022년 인류, 우주에 한걸음 더 다가간다
2021년에는 2개의 새로운 로버(탐사 로봇)가 화성에 착륙했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퍼시비어런스’와 중국의 ‘톈원1호’다. 퍼시비어런스와 함께 화성에 도착한 무인헬기 ‘인저뉴이티’는 지구 외 다른 행성에서의 인류 첫 동력 비행 쾌거를 이뤄냈다.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의 민간 우주 관광 경쟁도 불붙었다.
중국은 자체 우주정거장 구축에 착수했고 미국 NASA는 인류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기 위한 우주선을 발사했다.
2022년 임인년에는 지난해보다도 드라마틱하고 다채로운 우주개발 이벤트가 찾아온다.
대표적인 게 역대급 규모의 우주발사체와 우주선 발사다.
NASA는 유인 달탐사 미션인 ‘아르테미스’를 겨냥한 현존 최강 우주로켓 ‘스페이스론치시스템(SLS)’ 발사를 올해 추진한다.
‘아르테미스1’으로 알려진 첫 발사는 사람을 태우지 않은 우주선 ‘오리온’을 SLS에 실어 발사해 달 주위를 돌고 지구로 귀환하는 미션이다.
이르면 3월~4월 발사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신형 유인우주선 오리온이 지구 대기권
으로 재진입하는 모습을그린 상상도. NASA 제공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의 첫 우주비행에 나선다.
몇 차례 어려움 끝에 지난해 5월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이르면 1월 중 우주비행에 나서 지구 궤도를 돌고 하와이에 착륙시킨다는 계획이다.
2021년이 화성 탐사의 해였다면 올해 인류의 시선은 달로 향한다.
올해 예정된 달 탐사 미션에서는 한국의 역할도 주목할 만하다.
우선 NASA는 아르테미스1 미션 외에도 달의 과학 탐사와 상업 개발과 관련된 탑재체를 실은 무인 달착륙선을 올해부터 매년 발사하는 ‘상업용 달 탑재체 서비스(CLPS)’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NASA가 CLPS를 위해 무인 달 착륙션 제작업체로 선정한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즈’의 착륙선에 한국천문연구원 등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달 우주환경 모니터(LUSEM)’가 설치된다.
달 표면에서 고에너지 입자를 검출하는 센서로 고에너지 입자가 우주인의 건강이나 우주선의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는 데 활용된다.
2019년 달 착륙 미션에 실패한 인도도 올해 달 착륙 미션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있으며 러시아도 1976년 이후 처음으로 달 착륙선을 발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한국의 달 궤도선(KPLO)도 이르면 8월 발사될 예정이다.
일본의 민간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는 아랍에미리트(UAE)의 달 탐사 로버를 포함한 화물을 달 표면에 착륙시키는 미션을 진행한다.
이밖에 민간 로켓 기업 로켓랩은 ‘캡스톤’으로 불리는 소형 위성을 달 궤도에 발사한다.
중국은 올해 자체 우주정거장인 ‘톈궁’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해 이미 우주정거장 발사하면서 3명의 승무원을 보냈다.
지난 10월 발사된 중국의 유인 우주선 ‘선저우13호’를 탑승한 승무원들은 6개월간 우주에 머물며 톈궁 조립·건설에 대한 핵심 기술 테스트, 톈궁 건설에 필요한 장치 설치, 과학 실험 등을 수행한다.
중국은 늦어도 올해 말까지 톈궁 우주정거장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오는 2024년 국제우주정거장(ISS) 운영이 종료되면 한동안 중국의 톈궁이 유일한 우주정거장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잇따라 발사된 우주선 ‘다트(DART)’와 노후화한 허블 우주망원경과 임무를 교대할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지구를 잠재적으로 위협하는 소행성의 궤도를 수정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23일(현지시간) 발사된 우주선 다트는 9월 말 지구에서 약 1100만km 떨어진 지구 근접 소행성 ‘디모르포스’에 초속 6.6km 속도로 충돌할 예정이다.
지난달 25일 발사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1월 말 지구에서 약 150만km 떨어진 궤도에 진입해 본격적인 관측에 나선다.
이르면 6~7월에는 제임스웹이 관측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1 미션에서 활용될 초대형 우주로켓 '스페이스론
치시스템'이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시험중이다. NASA 제공.
우주로 쏘아올린 미래… 韓·中·日 치열한 ‘스타워즈
中 ‘우주굴기’… 日, 경쟁력 확보 주력
中, 선두 美 맞서 30년간 막대한 투자·연구
우주 정거장 ‘텐궁’ 2022년까지 완공 가동
日, 가격 절감 차세대 로켓 ‘H3’ 첫 발사
후발주자 韓, 2022년 획기적인 출발점
2035년까지 위성항법시스템 개발 박차
한국형 달 궤도선 8월 발사… 탐사 수행
‘절반 성공’ 누리호 기술 보완 2,3차 도전
동북아의 숙적 한·중·일이 2022년에는 천공 패권을 놓고 새로운 경쟁을 시작한다.
물론 앞서가는 건 30년 전부터 ‘우주굴기’를 부르짖으며 엄청난 투자를 해온 중국이다.
오랜 선행 작업 끝에 올해 비로소 자신들의 우주정거장 ‘톈궁’(天宮·하늘 궁전)을 가동한다.
일본도 이에 못지않다.
오랜 개발 역사를 지닌 H로켓 최신형 H3을 올해 발사할 예정이다.
상업용 우주 개발의 경쟁력을 극적으로 높이기 위한 일본의 승부수다.
가장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에도 2022년은 우주 개발의 획기적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독자개발한 우주발사체가 발사되며, 달 탐사선도 출발한다.
과연 가능할까 싶었던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첫 도약도 이뤄진다.
그야말로 2022년은 출발선은 다르지만 동북아 삼국이 우주 개발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시작하는 원점이 될 전망이다.
◆중국의 ‘톈궁’과 일본의 ‘H3’ 로켓
벌써부터 ‘우주의 자금성’이란 별명이 붙은 ’톈궁’은 고도 400~450㎞에서 올해부터 10년간 떠 있을 중국의 우주 정거장이다.
우주인 세 명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최종 완성 시 총중량은 180t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은 ‘톈궁’을 짓기 위해 그야말로 먼 길을 걸었다.
1992년부터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한 선행 연구에 착수해서 우주발사체를 연속 개발하고, 시험 삼아 소규모 우주정거장을 쏘아 올려 도킹 실험과 우주 유영 실험까지 끝마쳤다.
1990년대 당시 미국이 국제우주정거장 사업을 벌이면서 의도적으로 중국을 배제한 것에 큰 충격을 받고 꾸준히 우주개발에 집중투자한 결과다.
실험실과 화물칸, 거주공간 등 다섯 개 모듈로 이뤄진 톈궁이 2022년 완공돼 가동을 시작하면 우주 개발 경쟁은 다시 치열해질 수도 있다.
중국을 빼놓고 지어진 국제우주정거장은 2024년 임무가 종료된다.
그러면 톈궁은 한동안 인류의 유일한 우주정거장이 된다.
이미 우주발사체로 ‘H2A’와 ‘엡실론’을 보유한 일본 역시 차세대 로켓으로 오랫동안 개발한 ‘H3’을 조만간 처음 발사할 예정이다.
일본의 로켓 개발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새로 선보일 H3은 대형 로켓이지만 쏘아 올리는 화물(위성) 무게에 따라 보조 로켓 수를 조정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가격을 낮춰 상업용 위성 발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2022년, KPS, 코리안-GPS와 달궤도선의 해
중·일에 비해 뒤처졌지만 2022년은 우리나라 우주 개발의 전환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사상 최대 예산이 투입되는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이 완성까지 14년간의 긴 여정을 시작한다.
KPS는 한국 우주개발 역사상 최대 규모 사업이다. 2022∼2035년 14년간 3조7234억원이 든다.
위성항법시스템은 인공위성 여러 대를 이용해 정확한 위치·항법·시각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교통·통신 등의 기반 기술이자 자율주행차·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신산업의 핵심 인프라로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GPS’가 위성항법시스템 대명사처럼 인식되나 이는 미국이 구축한 시스템이다.
전 지구를 아우르는 위성항법시스템으로는 GPS 외에 러시아의 글로나스(GLONASS), 유럽연합의 갈릴레오(Galileo), 중국의 BDS(Ⅲ)가 있다.
이 밖엔 오직 인도·일본 정도가 지역 위성항법시스템을 갖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측은 “현재 해외 위성항법 서비스들이 무료로 민간의 자율적 사용을 권장하나 항구적으로 무료 사용이 담보될지는 미지수”라며 “4차 산업혁명에 필수적인 초정밀 위치·항법·시각 정보를 제공하고 국가 핵심 인프라의 완전성을 보장하려면 한국만의 독자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KPS는 위성·지상·사용자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위성시스템은 정지궤도 3기와 경사궤도(적도면에 대해 약간의 경사각을 갖는 궤도) 5기로 이뤄지고, 지상시스템은 통합운영센터, 위성관제센터, 안테나국, 미터급·센티미터급 서비스 임무제어국 등을 갖추게 된다.
정부는 개발 과정에서 공공이 개발한 기술을 민간 기업으로 적극 이전해 ‘뉴스페이스’ 생태계를 만들 계획이다. 초정밀인 KPS를 활용한 서비스 산업도 함께 키운다.
올해 예정된 또 다른 주요 우주개발 사업은 8월의 달 궤도선 발사다.
달 궤도선은 달 주변을 돌며 달 탐사를 수행하게 된다.
오는 12월 무사히 달 궤도에 도착하면 이후 1년간 달 고도 100㎞를 비행하며 각종 정보를 수집한다.
미국 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발사되며, 무게는 약 678㎏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설계·제작·조립·시험·발사와 운영을 담당한다.
달 궤도선은 당초 총 중량 550㎏으로 설계됐으나 개발 과정에서 경량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128㎏이 늘어나게 됐다.
발사 일정도 노무현·박근혜정부 때부터 변경을 거듭한 끝에 2020년 12월에서 올해 8월로 연기됐다.
한국형 달 궤도선에는 58㎏에 달하는 6개 탑재체가 실린다.
한국 기술로 개발한 △고해상도 카메라 △광시야 편광 카메라 △자기장 측정기 △감마선 분광기 △우주인터넷과 나사 탑재체인 섀도 캠이다.
고해상도 카메라는 2030년으로 예정된 우리나라 달 착륙선이 달에서 내려앉을 만한 주요 후보지들을 미리 촬영한다.
물, 헬륨-3(헬륨 동위원소)이 있을 만한 지역, 달 표토와 동굴, 자기장 이상 지역 등을 광학촬영한다. 아름다운 천체 영상도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다.
달 궤도선이 지구에서 달로 가는 동안, 달 궤도를 도는 동안 고해상도카메라가 지구, 금성, 화성, 목성, 토성, 플레이아데스 성단 등을 촬영해 공개한다.
광시야편광카메라는 달 표면 편광지도를 세계 최초로 제작한다.
이를 통해 우주 풍화가 일어나는 3대 과정이 달 표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규명한다.
또 100m급 해상도의 티타늄 지도를 세계 최초로 제작해 우주 자원 탐사 후보지를 발굴한다.
자기장측정기로는 달 표면에 특이하게 분포하는 자기 이상지역의 진화와 기원을 연구한다.
감마선분광기는 달 표면 원소지도를 그린다.
물, 산소, 헬륨-3, 철, 칼슘, 티타늄, 규소, 라돈, 자연방사성원소 등 5개 이상 원소에 대한 지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원소 지도가 있으면 달 착륙 때 현지에서 필요한 자원을 가늠할 수 있다.
우주인터넷은 달과 지구 사이에 파일 다운·업로드, 실시간 동영상 전송 등을 수행한다.
나사 섀도 캠은 달에서 1년 내내 빛이 전혀 들지 않는 남북극 영구음영지역을 고정밀로 촬영한다.
또 미국의 달 극지역 착륙 임무인 ‘아르테미스 미션’을 위한 후보지 기초 자료를 확보한다.
◆누리호, 미비점 보완 후 2·3차 도전
지난해 ‘미완의 성공’에 그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는 2·3차 도전에 나선다.
2차 발사는 5월 예정이었으나 3단부 산화제 탱크 설계 변경이 필요해 하반기로 연기됐다.
더미위성만 실은 1차 발사와 달리 2차 발사 때는 0.2t 성능 검증 위성과 1.3t 더미 위성을 탑재한다.
이어 12월 다시 우주로 솟아오른다.
누리호의 신뢰도·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2027년까지 4차례 예정된 반복발사 일정 중 하나다.
다만 2차 발사가 늦어짐에 따라 3차 발사 일정도 밀릴 가능성이 크다.
이 외에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 6호가 올해 발사될 예정이다.
아리랑 6호는 눈·비 등 악천후에도 한반도 주변 지상을 감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2018년까지가 수명인 아리랑 5호를 대체하기 위해 2019년 발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에어버스DS·LIG넥스원이 위성의 눈에 해당하는 합성영상레이더(SAR) 부품을 늦게 납품하고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치면서 발사 일정이 3년이나 뒤로 밀리게 됐다.
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아시아 우주개발은 중국이 가장 앞서 나가고 있고 인도와 일본이 뒤를 따라가고 이어서 한국이 따라가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채 전 원장은 “중국은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많은 우주개발 예산을 투입하고 있고, 인도도 화성에 무인우주선을 자체 우주발사체로 보내는 등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일본은 가격 경쟁력 있는 우주발사체 개발에 열중할 것 같다”며 “한국 역시 누리호 개발을 완료한 후 가격 경쟁력 있는 우주발사체로 개량하는 연구를 시작하고 KPS 사업을 본격 시작함에 따라 아시아권의 우주개발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도 새 정부에서는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우주청 등 새로운 조직체계를 갖추고 좀 더 많은 우주개발 예산을 확보해 우주산업이 활성화되는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송은아·박성준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사진은 아르테미스 계획 중 유인 달 착륙
상상도다. NASA 제공
2022년 우주에서 뉴스 쏟아진다
2022년 우주시대를 향한 굵직한 도전이 예고되고 있다.
한국의 달 궤도선 발사를 비롯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계획 첫 로켓 발사, 중국의 우주정거장 완공, 유럽의 화성 탐사 등이 이뤄진다.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화성 탐사 우주선으로 개발 중인 '스타십'도 이르면 3월 중에 첫 궤도 시험비행에 나서고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 오리진은 올해 안에 첫 궤도 로켓 '뉴 글렌'을 선보이는 등 새로운 발사체들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美 아르테미스 첫 발사로 달 탐사 본격 시작.....누리호 2차 발사 하반기
NASA는 달과 화성 유인 탐사를 염두에 두고 개발해온 차세대 대형 로켓인 스페이스론치시스템(SLS) 발사체를 3월 중순이나 4월에 처음 발사하며 달 무인 탐사에 나선다.
유인 달 탐사를 목표로하는 아르테미스 계획의 일환이다.
아르테미스 계획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 일본, 영국, 호주, 캐나다, 룩셈부르크, 아랍에미리트, 우크라이나, 뉴질랜드 등이 참여하고 있다.
과거 달 탐사가 지구 외 천체를 탐사하는 것에 목적이 있었다면, 아르테미스 계획은 달 거주와 차후 화성 탐사의 전초기지 확보를 목표로 한다.
'아르테미스 1’ 임무에 투입된 SLS 블록1 로켓은 길이 111.25m, 지름 8.4m에 이르는 2단 로켓으로 약 95t의 화물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
한 번 발사에 약 20억 달러(2조3800억 원)에 이른다.
미래의 화성 탐사에 투입될 블록2 로켓은 약 130t의 화물 적재력을 갖고있다.
이번 비행에서는 SLS 발사체를 통해 무인 궤도선 ‘오리온’을 달 궤도에 진입시킨 뒤 지구로 귀환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임무 기간은 26일로 예정됐다.
이를 통해 차후 유인 달 탐사를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유인 달 궤도 비행은 2024년, 유인 달 착륙은 2025년으로 계획돼 있다.
마지막 유인 달 착륙은 1972년 아폴로 17호를 통해 이뤄졌다.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차세대 대형 화물 수송선 '스타십'도 3월 첫 궤도 시험 비행에 나선다.
스타십은 랩터 엔진 29개로 구성된 '슈퍼헤비'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나간 뒤 잠시 궤도비행을 하다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하와이 인근 태평양에 착수할 예정이다.
슈퍼헤비 로켓과 스타십은 모두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개발됐다.
100t이 넘는 화물을 지구저궤도에 실어나르도록 설계된 스타십 성공 여부는 지구저궤도(LEO)를 포함한 우주 상업화 성공을 가를 중요한 전기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가장 강한 경쟁자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이끄는 블루오리진은 올해 안에 첫 궤도 로켓 '뉴 글렌'을 선보일 예정이다.
길이 98m, 지름 7m의 2단형 로켓인 뉴 글렌은 45t가량의 화물을 지구저궤도에 실어나르도록 개발됐다.
전통 항공우주기업인 보잉과 록히드마틴의 로켓 제조 합작회사인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는 아틀라스 5호와 델타 4호 로켓을 대체할 2단형 '벌컨 센토'를 발사할 예정이다.
보잉은 이와 별도로 5월 중에 유인 캡슐 'CST-100 스타라이너' 무인 시험 비행을 시작으로 경쟁사인 스페이스X 따라잡기에 나선다.
스타라이너가 이 무인 시험비행에 이어 유인 비행까지 성공하면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오가는 민간운송은 복수 경쟁체제가 된다.
지난해 10월 21일 1차 시험 발사때 3단 엔진이 조기 연소 종료되면서 임무에 실패한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가 올해 하반기 2차 발사를 진행한다.
애초 누리호의 2차 발사는 5월쯤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지난달말 엔진이 조기 종료한 이유가 설계상 오류로 밝혀지면서 재설계와 조립이 필요해졌다.
이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하반기 중 2차 시험발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정확한 시기는 설계 변경 범위에 따라 달라질 예정이다.
한국형 달 궤도선(KPLO)이 올해 8월 발사돼 1년 간 달 궤도를 돌며 과학임무를 수행
할 예정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 달 궤도선 올 8월부터 1년 임무 시작
올해는 본격적인 달 탐사가 재개되는 해다.
미국이 주도하는 유인 달 탐사계획인 아르테미스 계획 외에도 다른 국가들의 달 탐사 계획이 여럿 잡혀있다.
한국도 올해 8월 한국형 달 궤도선(KLPO)를 발사할 예정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는 민간 기업들과 손잡고 달 탐사에 나선다.
NASA의 지원을 받은 ‘아스트로보틱’은 탑재체 11종을 실은 착륙선을 달 북동부의 현무암 평원으로 보내며, ‘인튜이티브 머신’은 탑재체 6종을 실은 착륙선을 달 서부 ‘폭풍의 대양’ 지역에 보낼 예정이다.
12월쯤 이를 통해 달 표면 조사와 지하수 매장량 등 달 내부 조사를 수행하는 '극지자원얼음채굴실험(PRIME)-1' 미션을 진행한다.
달에서 미국의 영원한 맞수 러시아도 달 남극을 향해 탐사선 '루나(Luna)25'를 발사한다.
당초 지난해 10월로 예정돼 있었으나 착륙시스템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확인돼 올 7월 이후로 연기됐다.
루나 25호가 계획대로 발사돼 달 착륙에 성공하면 러시아는 1976년 루나24 이후 46년만에 달에 복귀하며, 최초로 달 남극을 탐사하게 된다.
한국이 8월 발사할 KLPO에는 고해상도 카메라, 광시야편광카메라, 자기장측정기, 감마선분광기, 우주인터넷 검증기, 섀도 캠 등 6종 탑재체가 실린다.
달 상공 100km 궤도에서 1년 동안 한국 달 착륙선 후보지 탐색, 달 생성 원인 연구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4월 6종 탑재체 개발을 모두 완료했다고 밝혔다.
KLPO는 올해 8월 스페이스X의 팰컨9에 실려 발사된다.
인도도 지난 2019년 여름 실패로 끝난 달 착륙을 재시도한다.
유럽우주국(ESA)과 러시아연방우주국(로스코스모스)의 화성 탐사 계획 ‘엑소마스’가
올해 9월 2차 발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은 2차 발사에 투입될 착륙선이자 탐사선
인 '카자초크'의 모습이다. 위키미디어 제공.
○화성 탐사·中 우주정거장 완공·소행성 폭파 등 다양한 이벤트
지난해 성탄절에 발사된 차세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가 테니스 코트 크기의 태양 빛 차광막을 펼치고 팽팽하게 고정하는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
제임스 웹 망원경은 약 한 달간 로켓 탑재를 위해 접었던 부품을 차례로 펼치며 지구에서 약 150만㎞ 떨어진 목표점인 라그랑주점 L2 지점으로 향하고 있다.
향후 5개월의 준비와 점검을 거쳐 올해말까지는 첫 관측 사진을 인류에게 보낸다는 목표다.
지난해 미국과 중국,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붉은 행성 화성에 대한 탐사가 올해도 이어진다.
유럽우주국(ESA)와 러시아연방우주국(로스코스모스)이 공동 추진하는 엑소마스 계획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엑소마스 계획은 2001년 처음 시작된 유럽의 숙원 사업이다.
공동개발을 하던 NASA가 참여를 종료한 뒤 러시아가 합류하는 등 여러 부침을 거쳐 2016년에 첫 발사를 진행했지만, 착륙선이 추락하며 실패의 쓴 맛을 봤다.
2차 발사가 애초 2020년 계획됐으나 발사 기간까지 착륙선의 낙하산 시스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2년이 연기가 됐다.
엑소마스 외에도 유럽은 2개, 러시아는 19개의 화성 탐사 임무가 모두 실패한 경험이 있다.
2차 발사는 올해 9월에 이뤄지며, 착륙선은 2023년 6월 화성에 착륙할 예정이다.
지구 궤도에는 중국이 짓는 새로운 우주정거장 ‘톈허’가 완공된다.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세계 17개국이 운영에 참여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 2024년 퇴역을 앞둔 가운데 3분의 1크기인 중국의 우주정거장 건설은 1992년 최초 계획돼 2010년대 모듈 시험 발사가 진행됐다.
‘톈허’의 핵심 모듈이 지난해 4월 성공적으로 발사됐으며, 올해 중순과 말에 다른 모듈들이 차례로 발사돼 도킹될 예정이다.
다만 지난해 핵심 모듈 발사에 사용한 창정5호B 로켓의 잔해가 추락할 지점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전 세계가 우려한 경험이 있다.
로켓 잔해가 인도양에 떨어지며 별 탈 없이 소동은 일단락됐지만, 중국이 올해 발사에서 로켓 관리 방식에 변화를 줄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NASA가 지난해 11월 발사한 우주선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다트)’ 탐사선이 올해 9월 지구에서 약 1100만㎞ 떨어진 곳에서 축구장 크기의 소행성 디모르포스와 충돌한다.
550kg의 다트는 초속 6.6km 속도로 디모르포스에 충돌해 지구에서 멀어지도록 궤도를 변경할 수 있는지 시험해볼 예정이다.
최초로 금속 천체를 탐사하는 임무도 진행한다.
NASA는 올해 8월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 위치한 소행성 '16 프시케'(Psyche)를 탐사할 우주선을 발사한다.
이 탐사선은 2026년에 지구에서 약 2억4000만㎞ 떨어진 화성과 목성 사이에 도착해 프시케 소행성의 궤도를 돌며 탐사를 진행한다.
대부분 소행성이 탄소나 규소로 이뤄진 반면, 이 소행성은 철, 니켈, 금, 백금 등 금속으로 이뤄져 있다. 이는 다른 천체와 수차례 충돌을 통해 표면이 벗겨진 것으로, 행성의 핵을 조사할 전례 없는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경북 울진 전망대에서 1일 떠오른 새해 첫 해돋이.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생중계로 전했다.
[사진=국립과천과학관 생중계]
韓 우주과학, 올해는 ‘떠오름(Rising)’이다
누리호 2차 발사, 달 궤도선 등 ‘우주과학 떠오름’의 해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지구계에서 중요한 천체는 태양, 달, 지구이다.
이들 세 천체는 시간과 공간을 지배하면서 우리 삶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
‘붉은’ 태양이 떠오르는 해돋이(Sunrise), ‘밝은’ 달이 떠오르는 달돋이(Moonrise), ‘푸른’ 지구가 떠오르는 지구돋이(Earthrise). 이 모든 현상은 시공간의 우리를 존재하게 하는 이유이다.
지구에 사는 우리로서는 지구돋이를 볼 수는 없다.
지구돋이를 볼 수 있는 곳은 1968년 아폴로 8호가 달 궤도를 돌면서 마치 지구가 떠오르는 것처럼 찍은 사진이 대표적이다.
우주인이 달에 착륙해서도 지구돋이를 직접 볼 수는 없다.
달은 공전과 자전이 약 28일로 같기 때문이다.
달에서 지구를 본다면 항상 하늘에 떠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다만 달 궤도를 돌면서 우주선에서 지구가 떠오르는 것처럼 느낄 수는 있다.
아폴로 8호는 1968년 12월 크리스마스이브 때 이 같은 체험을 했다.
당시 찍은 영상은 생중계됐고 저 조그만 행성에 수십억명의 인류가 살고 있다는 경외감을 던져줬다.
달돋이는 지구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보름달이 뜨는 날에는 동쪽에서부터 서서히 떠오르는 밝고 둥근 달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보름달은 어두운 밤을 밝힐 만큼 밝게 빛난다.
경북 울진 전망대에서 본 첫 해돋이.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생중계로 전했다.
[사진=국립과천과학관 생중계]
새해 첫 해돋이는 늘 새롭다. 1월 1일 해돋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이들이 온라인으로 간접 체험하기도 했다.
1일 오전 7시부터 국립과천과학관은 경북 울진에 있는 국립해양과학관 바닷속전망대에서 새해 첫 해돋이를 생중계했다.
바닷속전망대는 ‘한반도-독도’ 사이 최단거리(216.8km)에 위치한 해상‧해중 전망대이다.
2022년 첫 날 해는 힘차고 붉게 떠올랐다. 맑은 날씨로 고우면서도 붉은 기운이 가득했다.
올해 우리나라는 우주관련 큰 행사가 연이어 준비돼 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올해 5월 2차 발사예정이었는데 1차 발사의 실패 원인을 보완하기 위해 하반기로 연기됐다.
실패의 원인이 파악된 만큼 2차 발사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오는 8월에는 우리나라 달 궤도선이 발사된다.
달 궤도선은 스페이스X의 대형 팰컨9 로켓에 실려 달로 향한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달 궤도선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우주강국으로서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
한국천문연구원은 2029년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 아포피스 소행성 연구에 뛰어들 예정이다
탐사선을 쏘아 올려 동행비행 등으로 지구근접 소행성에 대한 연구의 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올해 9월 말~10월 초에 우주과학사에 한 획을 장식할 이벤트도 펼쳐진다.
소행성에 충돌해 궤도를 바꾸는 임무를 맡은 다트(DART, 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탐사선 때문이다. 다트 탐사선은 지난해 11월 발사됐다.
시속 2만4천km의 속도로 우주를 날아 올해 9월 말쯤 지름 780m인 소행성 ‘디디모스(Didymos)’와 디디모스 위성인 지름 160m의 ‘디모포스(Dimorphos)’에 가깝게 비행한다.
이중 디모포스에 인위적으로 충돌해 궤도를 바꾸는 도전에 나선다.
우리나라 천문연 연구원도 이 프로젝트에 연구팀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아포피스 연구에 적극적으로 뛰어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는 앞으로 10년 동안 약 170기의 위성과 약 40기의 발사체 발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우주 관련 정부 조직은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정부와 산업, 학계가 어떤 조화로운 시스템을 만들 것인지 매우 중요한 시점에 서 있다. 올해 대선 이후 우주정책에 눈길이 쏠리는 배경이다.
누리호 2차 발사와 달 궤도선 성공을 통해 우리나라가 올해 우주과학의 ‘떠오름의 해((Rising Year)’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서동준 기자bios@donga.com
(켄트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9일(현지시간) 워싱턴주 켄트에서 열린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의 우주 관광 로켓 '뉴 셰퍼드 유인
캡슐' 탑승권 응찰가가 1차 입찰서 240만 달러(약 27억1천920만 원)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C) AFP=뉴스1
2021년 12월 15일 프랑스령 기나에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을 싣도 발사된 아리안5호
로켓의 발사장면/사진제공=미 항공우주국(NASA)
11조원짜리 '우주 눈(Space Eye)'의 비밀
지난해 민간기업인 스페이스X(테슬라), 블루오리진(아마존)과 버진갤러틱(버진그룹) 등이 우주유영과 여행 등 민간 우주개발 시장에 뛰어들면서 우주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미국은 러시아 등 16개국과 공동 운영하는 우주정거장(ISS)을 2024년까지만 운영하기로 했던 것을 2030년까지 6년 연장했다.
중국이 올해말까지 텐궁(天宮)이라는 새로운 우주정거장을 완성키로 함에 따라 미국이 중국과의 우주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한화나 현대중공업 등 우리 기업들도 누리호 발사를 계기로 항공우주 산업으로의 한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이같은 민간 우주시대가 활발히 준비되는 가운데 우주 탄생의 비밀에 다가갈 '우주의 눈'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 James Webb Space Telescope)이 지난달 25일 발사되자 우주에 대한 관심은 점증하고 있다.
100억달러(약 11조원)를 투자해 150만km 깊은 우주로 가는 JWST가 어떻게 135억년전 과거를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며, 이런 관측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지 파봤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지금 어디쯤 가고 있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홈페이지에서의 항로추적 모습. 9일 11시간 27분경의 위치가
아래 쪽에 표시돼 있다./사진제공=미 항공우주국(NASA)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 25일 프랑스령 기아나 쿠로우 우주센터에서 아리안5 로켓에 실어 발사한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은 발사 열흘 후인 4일(우리시간 오전 9시 현재) 태양가림막을 펴고 지구로부터 약 88만km 지점까지 날아갔다.
현재 시속 약 1950km(음속 340m/s보다 빠른 541m/s: 항공기 평균 비행속도 800km의 2배 이상)로 비행하고 있다.
이 속도로 9일 11시간 정도만에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38만 4400km) 2.3배에 해당하는 우주로 이동했다.
비행 중 각종 망원경 펼침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사흘 후인 7일경 망원경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보조 반사경을 펴게 된다.
그 이틀 후인 9일 6.5m의 주반사경의 배치에 들어가고, 12일경 육각형 거울 18개가 벌집 모양으로 조립된 후 귀착지인 라그랑주 L2지점까지 남은 17일간의 여행을 이어간다.
이미 이곳에는 제임스 웹보다 먼저 8년전 우주로 떠난 가이아 우주 망원경이 도착해 있다.
2013년 12월 19일 유럽우주국(ESA)에서 발사한 이 망원경은 JWST가 계획하고 있는 것과 같이 라그랑주 L2 지점에서 공전하고 있다.
본다(관측)는 것은 무엇인가...과거다.
아리안5 로켓에 탑재돼 발사된 제임스웹우주망원격이 로켓탄두로부터 분리되는
장면의 상상도/사진제공=미 항공우주국(NASA)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을 지구로부터 150만km의 거리인 라그랑주 지점(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힘의 균형을 이루는 점)에 보내는 이유는 최적의 관측을 위한 목적이다.
지구 대기로 인한 빛의 산란과 반사를 막고, 중력의 영향으로 인한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며 관측하기 위한 최적의 지점이다.
지구 대기의 각종 먼지나 수증기 방울들은 빛을 흩어놓거나 막는다.
또 가시광선을 제외한 적외선이나 자외선, X-선, 감마선 등은 지구 내부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
따라서 그런 영향이 없는 우주에서 심연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고대 철학자들과 과학자들은 인류의 기원에 대한 호기심으로 우주를 관측했고, 그 과정에서 '보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왔다.
고대인들은 사람의 눈에서 빛이 나와 그 빛이 사물에 닿음으로써 색깔을 볼 수 있게 된다고 믿었다.
그리고 먼 별을 볼 때 눈을 뜨자마자 즉시 볼 수 있는 것은 눈에서 나간 빛의 속도가 무한히 빠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색에는 두종류가 있다고 믿었다.
원래 물체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색깔과, 빛이 사라지면 없어지는 겉보기 색깔이 그것이다.
어두워지면 사라지는 색깔들은 겉보기 색깔이고, 모든 물체는 자신의 고유한 색깔을 가진다고 생각했다.
이를 깬 것이 프랑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와 영국의 천재 과학자 아이작 뉴튼이다.
데카르트는 빛은 미생물로 구성돼 있는데 이 미생물이 물체에 부딪히면 반사와 굴절 과정에서 색이 변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뉴튼은 빛의 구성물이 미생물이 아니라 광자이며, 이는 프리즘을 통해 일곱 빛깔 무지개색으로 분광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우리가 보는 색깔은 원래 그 물체가 가진 고유의 색이 아니라 그 물체가 가장 잘 반사시키는 색깔이라는 것을 300여년 전에 파악한 것이다.
사과가 붉게 보이는 것은 가시광선 중 붉은 파장의 빛을 사과의 껍질이 반사하기 때문에 우리 눈에 그렇게 보이게 되는 것이다.
프리즘의 푸른 빛만을 사과에 비추면 사과는 파란색으로 보이는 것을 통해 물질 고유의 색깔이 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1000여년전의 믿음을 뒤집은 것이다.
본다는 것은 빛의 파장을 측정하는 행위다. 우리의 눈은 수정체로 들어온 외부의 빛이 반사돼 망막의 시신경에 빛 신호를 전달하면 이를 전기적 신호로 바꿔 대뇌의 시세포로 전달하고 이를 우리의 대뇌가 인식하는 형태로 작동한다.
가시광선은 빛의 반사를 우리의 눈이 인지할 수 있는 것이고, 그 외 적외선이나 자외선 등의 파장들은 우리 눈으로는 인식하지 못하지만 이를 감지할 수 있는 측정방식을 통해 관측 가능한 것들이다.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가는 타임머신
18개의 벌집모양의 반사경을 모아 지름 6.5m의 주반사경을 만드는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의 실험실 내 펼쳐진 모습./사진제공=미 항공우주국(NASA)
이런 관측 행위가 과거라는 시간의 흐름과는 무슨 연관이 있을까.
빛의 속도가 무한대라고 생각했던 고대인들과 달리 빛이 일정한 속도(초속 약 30만km)를 가진다는 것을 안 이후부터 우리는 "내가 지금 보는 빛은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달려온 것"이라는 인식을 하게 됐다.
그 빛이 우리에게 도달하는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가면 과거를 만날 수 있다는 상상을 하게 된 것이다.
이탈리아의 천재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고대인들이 생각하는 '빛의 속도는 무한대다'는 인식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빛의 속도는 유한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측정에 나섰다.
1638년 이탈리아 프로렌스의 산 위에서 덮개가 있는 등불을 들고 5마일(약 8km) 떨어진 산 위에 같은 종류의 등불을 든 조수를 보내 등불을 점멸하며 빛의 속도를 측정했다.
자신이 등불 덮개를 여는 순간 이를 본 조수도 덮개를 열어 등불을 비추면 자신이 이를 관측했을 때의 시간을 측정해 빛의 속도를 알아내려 했다.
하지만 초속 30만km를 달리는 빛을 약 8km(왕복 16km) 떨어진 위치에서 1초 미만의 차이를 측정하는 것은 당시로는 불가능해 그는 빛의 속도가 무한대라고 오히려 믿었다.
하지만 올레 뢰머(덴마크 천문학자), 아르망 이폴리트 피조(프랑스 물리학자)나 제임스 크라크 맥스웰(영국 이론물리학자) 등 다양한 과학자들이 빛의 속도가 초속 약 30만km이며, 전자기파라는 것을 실험과 계산을 통해 밝혀냈다.
이를 통해 태양에서 지구(거리 약 1억 5000만km)로 온 빛이 8분 전 태양에서 출발한 '과거의 빛'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더 먼거리에서 온 빛은 더 먼 과거를 보여주는 타임머신의 열쇠가 됐다.
라그랑주 지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제임스웹망원경은 지구로부터 150만km 떨어진 곳에서 운행된다.
여기서 초당 30만km 속도로 빛 신호를 보내면 우리가 받아보는 데는 5초 가량 걸린다.
우리는 5초 전 과거에 보낸 신호를 앞으로 받아보게 되는 것이다.
135억년 전(빅뱅 후 2억년 시점) 우주의 탄생시기를 관측한다는 것은 제임스웹 망원경이 135억광년 떨어져 있는 곳의 빛을 찾아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빛을 찾는다면 우리는 우주 탄생초기의 모습을 어렴풋이라도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7개 우주 감각...우주에선 어떻게 보나
우주에서 관측되는 파장별 스펙트럼. 긴 파장일수록 먼거리를 이동하지만 에너지의 강도는 낮다.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대역은 400nm~700nm 사이의 가시광선 대역 뿐이다.
인간이 볼 수 있는 빛(가시광선)을 프리즘으로 분광하면 빨주노초파남보(400nm~700nm 파장)의 일곱가지 색이다.
우리 눈이 가시광선에 특화된 이유는 표면 온도가 약 6000K(절대온도)인 태양에너지의 대부분이 500nm 파장에서 방출되기 때문에 이에 맞게 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파장대는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한계다.
이보다 파장이 짧은 근자외선(300~400nm)은 새나, 곤충, 물고기 등은 볼 수 있다고 한다.
우주에선 이런 가시광선 대역보다 긴 파장인 라디오파(파장 1미터 이상, AM라디오 400m FM라디오 3m), 마이크로웨이브(1mm~1m), 적외선( 0.7μm~1mm)과,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은 자외선(10~400 nm), X-선(0.01~10nm), 감마선(0.07~0.01nm) 등 크게 7가지의 전자기파 스펙트럼을 접할 수 있다.
우주를 감지할 수 있는 7감(感)인 셈이다.
우주 선진국인 미국은 이런 감각 수단을 이용해 우주를 관측해왔다. 미 항공우주국은 1990년대부터 '위대한 관측(Great Observatory) 프로그램'을 가동해 서로 다른 파장을 관측하는 우주망원경 4대를 띄웠다.
그 첫번째가 우리 귀에 낯익은 허블망원경이다.
1929년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고 발표한 미국 천문학자인 에드윈 파월 허블의 이름을 딴 이 망원경은 1990년 4월 근자외선, 가시광선, 근적외선 스펙트럼 대역의 관측을 위해 지구 상공 559km 위치에 설치됐다.
주로 가시광선 대역에서 탁월한 성과를 올렸다.
찬드라엑스선망원경, 허블우주망원경, 스피처우주망원경으로 찍은 지구와 6523광년
떨어진 '게 성운'을 합성한 사진이다. /사진제공=미 항공우주국(NASA)
1년 뒤엔 X선의 콤프턴 효과를 발견한 미국의 물리학자 아서 콤프턴을 기린 콤프턴감마선망원경이 우주로 발사됐다.
두번째인 콤프턴감마선망원경은 파장이 가장 짧은 감마선과 X-선을 함께 관측하는 망원경이다.
세번째는 1999년 인도물리학자 수브라마니안 찬드라세카르를 기린 찬드라엑스선망원경으로 파장이 0.1~10nm의 X-선을 탐지했다. 블랙홀속에서 방출되는 X-선 등을 찾아내는데 사용되고 있다.
위대한 관측의 마지막은 우주망원경을 제안한 물리학자 라이먼 스피처의 이름을 따 2003년 발사된 스피처우주망원경으로 적외선 관측을 목적으로 하며 지구 옆에서 태양주위를 공전하는 망원경이다.
위대한 관측 시리즈로 완성된 '우주의 눈'은 감마선에서 적외선까지의 영역을 모두 관측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지구의 대기로 인한 산란이나 반사로 관측이 어려운 감마선, X-선, 자외선, 적외선 등은 우주에 망원경을 설치해 관측하고, 지구 대기를 뚫고 관측이 가능한 가시광선대와 라디오파의 경우 대형 전파망원경을 통해 관측하고 있다.
JWST은 왜 적외선 눈을 가졌나?
적외선 관측용 우주망원경인 제임스웹이 실험실에서 자세를 바로 세우는 모습
/사진제공=미 항공우주국(NASA)
전파는 파장의 길이에 따라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감마선이나 X-선, 자외선처럼 파장이 짧고 주파수가 높으면 에너지가 높고 짧은 거리만을 이동하는 한계가 있다.
방사능 붕괴에서 나오는 감마선이 우리의 세포를 파괴시키는 등의 강한 에너지를 갖고 있지만, 원거리 직진성이 약한데 이는 짧은 파장의 고준위 에너지 때문이다.
X선이 우리 피부를 통과해 내부 뼈를 촬영할 수 있는 것도 강한 에너지에 의한 것이지만 납으로 된 좁은 벽 등은 뚫지 못하는 게 이런 이유다.
반면 파장이 긴 라디오파나 마이크로웨이브, 적외선의 경우 파장이 길어 에너지는 낮지만 먼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직진성이 좋다.
라디오 전파나 TV 전파 이동통신 신호 등이 산을 넘고, 막힌 건물의 유리창을 통과하는 등 직진성이 좋은 이유다.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깊은 우주로부터 오는 적외선 신호를 감지하기 위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을 띄워보낸 게 이런 이유다.
중적외선과 원적외선 파장대는 지구 대기의 수증기에 의해 완전히 흡수되어 지상에서는 관측이 불가능해 우주망원경을 설치하는 것이다.
모든 열을 가진 물체에선 적외선이 방출되는데 이를 적외선 센서가 감지해 그 양을 파악하는 형태다.
코로나19 이후 체온 측정을 위해 사용하는 비접촉 체온계의 경우가 복사열에 의한 적외선을 감지하는 측정도구다.
36.5도의 체온을 가진 사람의 인체에서 발생하는 적외선 방출을 감지해 이를 체온수치로 표시하는 것이다.
우주에서 135억년 전의 과거를 찾는 방식도 다르지 않다.
어디에 있을지 모를 우주 생명 씨앗의 작은 체온을 찾는 일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천문학계의 한 관계자는 "11조원을 투자해서 관측하는 게 무슨 의미냐고 묻지만, 인류는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탐구해온 존재로 이번 JWST의 발사도 그 일환이다"며 "이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지구 저궤도를 도는 스페이스X 스타링크 군집 위성 모습 (사진=NASA/마르코 랭
영상=블루오리진
블루오리진이 구축할 계획인 우주정거장 '오비탈리프'(영상=블루오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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