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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스토리

 

 

지난 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北京)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대규모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있다. [로이터]

 

 

 

 

 

 

AP 뉴시스

 

 

 

 

 

 

 

 

베이징 뉴시스

 

 

 

 

 

컬링이 그나마 돈이 적게 들어갈 것 같은 종목처럼 보인다면 오산이다. 한 경기에는

16개의 스톤이 필요한데, 스톤 한 개의 가격이 180만원이다. [AP=연합뉴스]

 

 

 

 

 

 

베이징 동계올림픽 최강 노르웨이의 비결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겨울스포츠에 어울리는 적절한 자연환경, 그리고 동계 종목에 필요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경제적 뒷받침이다.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딴 국가는 인구가 540만 명에 불과한 노르웨이다.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1924년 1회 대회부터 2018 평창 대회까지 노르웨이는 368개의 올림픽 메달(금 132, 은 125, 동 111)을 획득했다. 두 번째로 많은 메달을 기록한 나라가 노르웨이보다 인구가 60배나 많은 세계 최고의 경제 대국인 미국(305개)이다.

서울 인구의 절반에 불과한 노르웨이는 어떻게 동계스포츠의 최강자가 될 수 있었을까?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모든 북유럽 국가들이 동계스포츠에 강하지는 않다.

덴마크와 아이슬란드가 여기에 속한다.

덴마크는 1998 나가노 대회에서 획득한 컬링 은메달이 전부다.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나라 덴마크는 적은 강설량에 평지로 구성된 국토를 가지고 있다.

더불어 동계스포츠에 대한 낮은 관심과 부족한 시설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인구가 35만 명에 불과한 아이슬란드는 동계올림픽에서 하나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국명(Iceland)과 달리 이 섬나라는 멕시코만류의 영향으로 같은 위도상의 다른 나라보다 훨씬 온화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

 

겨울 평균 온도가 0°C에 불과하고 기후 변화가 심해서, 얼마 안 되는 이 나라 유망주들은 날씨의 영향을 덜 받는 하계스포츠에 집중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노르웨이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이 그들을 동계스포츠 최강국으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분명 그들이 가진 풍부한 눈과 얼음 등은 많은 도움을 줬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든다.

 

그렇다면 왜 그들과 비슷한 자연환경을 가진 이웃 부자 나라 스웨덴은 노르웨이만큼 동계올림픽에서 성공하지 못했나. 1000만 명 넘는 인구를 가진 스웨덴은 158개의 메달을 획득, 노르웨이의 메달 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핀란드가 획득한 메달 수도 167개에 그친다.
 
인구 3800만 명을 가진 G7국가이자 동계스포츠에 최적화된 자연환경을 품은 캐나다는 어떨까?

캐나다가 평창올림픽까지 획득한 메달 수는 199개다.

이 중 75%에 해당하는 149개가 1994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나왔다.

다시 말해 캐나다가 동계스포츠 강국이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따라서 자연환경만으로는 노르웨이의 동계올림픽 성공을 설명할 수 없다.

그럼에도 적절한 기후는 동계스포츠에 필요조건인 관계로, 오늘은 노르웨이가 가진 환경을 알아보자.  
 
노르웨이 사람들은 자연을 사랑한다.

그들은 여름에는 하이킹을, 겨울에는 스키를 타는 등 일 년 내내 자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 나라에는 많은 캠핑용 오두막집이 있고, 이곳에서 사람들은 자연과 하나가 되는 시간을 즐긴다.

대부분의 도시도 자연과 가까이 인접해 있어 접근성도 좋다.
 
이 나라에는 많은 눈이 내린다. 그냥 눈이 아니다.

노르웨이에는 솜털같이 부드럽고 스키 타기에 좋은 최상급 품질의 눈이 내린다.

“노르웨이인은 스키를 신고 태어난다(Norwegians are born with skis on their feet)”는 속담이 있듯이, 이들과 스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태어나서 걸음마를 배울 때 사람들은 스키도 같이 배운다.

 

스키는 노르웨이에서 단순히 스포츠가 아니라, 생활의 일부이자 문화다.

그들은 스키를 타고 어디든지 간다.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스키로 통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노르웨이인들은 수도 오슬로를 포함해 전국 곳곳에서 스키를 타고 학교와 직장을 가고, 가방을 들고 다니듯이 스키를 지니고 다닌다. 
 
많은 나라에서 인기를 얻는 스키는 산악지형의 경사면을 내려가는 알파인 스키다.

그에 반해 노르웨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지형이 비교적 평탄한 곳에서 교통수단으로 발달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보며 ‘힘들고 지루하며 이상함’을 느낄 때, 노르웨이 사람들은 이를 ‘삶의 일부이자 자연과의 교감’으로 생각한다.
크로스컨트리 스키가 언급된 흥미로운 역사도 있다.

 

12세기 노르웨이의 내전 당시 농부 집단인 비르케바이너는 숨진 왕의 두 살 아들을 품에 안은 채 혹독한 산악지역 450㎞를 스키로 행군한 끝에 어린 왕자를 안전하게 피신시켰다.

이 왕자가 바로 노르웨이 왕국의 위대한 군주로 불리는 호콘 4세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노르웨이에는 90년 전통의 크로스컨트리 스키 대회가 있다.

참가자들은 당시 어린 왕자의 몸무게를 상징하는 3.5㎏짜리 배낭을 멘다고 한다.
 
노르웨이가 동계올림픽에서 획득한 메달의 33%는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서 나왔다. 이 종목에서 파생된 바이애슬론(크로스컨트리 스키+사격), 노르딕 복합(크로스컨트리 스키+스키점프)과 스키점프에서도 노르웨이는 세계 최강이다.

 

성공한 스키선수들은 엄청난 인기를 누린다.

이들은 축구로 따지면 메시나 호날두 같은 존재이다.

따라서 유망주들은 다들 스키선수가 되고 싶어하고, 이러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노르웨이 스키는 최고의 자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스케이팅도 노르웨이에서 이동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강이나 호수가 얼면 신발에 동물 뼈를 달고 미끄러지듯이 그 위를 지나 목적지에 갔다.

 

이 나라는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별로 강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으나, 노르웨이(85개)는 이 종목에서 네덜란드(129개) 다음으로 많은 메달을 획득했다. 1998 나가노대회부터 20여년 동안 이어진 부진으로 이러한 선입견을 준 것뿐이다.

부진 속에 스케이팅팀은 스폰서가 없어지고 예산도 대대적으로 깎였다.
 
하지만 2018 평창올림픽에서 노르웨이는 4개(금2)의 메달을 획득하며 부활의 서곡을 알렸다.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노르웨이 스케이팅은 자국에서 크로스컨트리 스키 같은 최고의 인기 스포츠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들이 가진 자연환경은 노르웨이를 하계대회보다 동계올림픽에서 훨씬 더 많은 메달을 획득하는 조금은 특별한 나라로 만들었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18 평창 올림픽에서 5개의 메달을 획득한 노르웨이의 마리트 비에르옌. 그녀는 총 15개의

메달을 기록해 남녀 선수 통틀어 동계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한 선수다.

[EPA=연합뉴스]

 

 

 

 

 

[베이징(중국)=뉴시스] 김병문 기자 =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 한국 황대헌이

곽윤기와 터치하고 있다. 2022.02.11. dadazon@newsis.com

 

 

 

 

 

 

 

환하게 웃는 최민정. [사진=연합뉴스]

 

 

 

 

 
 

아직 金 1개…한국, 동계올림픽 30년만에 최악 성적?[베이징2022]

 

 

 

한국이 동계올림픽서 첫 메달 신고한 1992년에도 금메달 2개

1992년 이래 매 대회 금메달 2개 이상씩 획득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총 4개의 메달을 땄다.
메달 4개 중 금메달은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황대헌(강원도청)이 딴 것이 유일하다.
이외에 쇼트트랙에서 은메달 2개,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가 나왔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에이스' 최민정(성남시청)이 1000m에서 은메달을 수확했고,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이 3000m 계주 은메달을 합작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남자 500m에서 차민규(의정부시청)가 은메달을, 남자 1500m에서 김민석(성남시청)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재까지의 성적은 한국이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메달을 획득한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이래 가장 저조하다.

 

 

 

 

 

 

[베이징(중국)=뉴시스] 김병문 기자 = 쇼트트랙 황대헌이 10일 오후 중국 베이징 메달

플라자에서 열린 남자 쇼트트랙 1500m 메달 세리머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2022.02.10. dadazon@newsis.com

 

 

 

 

 

 

1948년 생모리츠 대회에서 처음 동계올림픽 도전에 나선 한국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동계올림픽 첫 메달을 신고했다.
당시 한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알베르빌 대회부터 처음 정식종목으로 치러진 쇼트트랙에서 남자 1000m(김기훈), 남자 5000m 계주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후 한국은 매 대회 2개 이상의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를 시작으로 매번 동계올림픽에서 4개 이상의 메달을 품에 안았다.
2006년 토리노 대회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기록한 금메달 6개가 역대 동계올림픽 단일 대회 최다 금메달이다.

 

가장 많은 메달을 딴 것은 2018년 평창 대회였다.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 등 총 17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현재 금메달 수를 기준으로 한 종합 순위에서 한국은 15위에 올라있다.

1992년 이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종합 순위가 가장 낮았던 대회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로, 당시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로 종합 14위에 자리했다.

 

 

 

 

 

 

 

 

[베이징(중국)=뉴시스] 김병문 기자 = 14일 오후 중국 베이징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계주 3000m 메달 세리머니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한국 최민정이 시상대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2.14. dadazon@newsis.com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1~2개로 종합 15위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중국의 안방 텃세와 코로나19로 인한 훈련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목표를 다소 낮게 잡았다.
태극전사들은 목표 이상의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아직 희망은 남아있다.

한국이 최강국의 과시해 온 쇼트트랙에서 추가 금메달이 기대된다.
16일 쇼트트랙 여자 1500m와 남자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여자 1500m에 에이스 최민정과 2021~2022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랭킹 여자 1500m 1위인 이유빈(연세대), 맏언니 김아랑(고양시청)이 출격해 메달 획득에 도전장을 던진다.

 

 

 

 

 

 

 

 

[베이징(중국)=뉴시스] 고범준 기자 =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오벌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 한국

차민규가 역주하고 있다. 2022.02.12. bjko@newsis.com

 

 

 

 

 

 

황대헌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의 계주 금메달 획득도 충분히 기대해볼만 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강릉시청)도 메달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3승 3패로 공동 5위에 올라있는 팀 킴은 16일 스위스, 덴마크와, 17일 스웨덴과 남은 예선 경기를 치른다.

차민규의 은메달과 김민석의 동메달로 분위기가 달아오른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메달이 기대되는 종목이 있다.

바로 매스스타트다.

남자 매스스타트에는 한국 장거리 간판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한 정재원(의정부시청)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인 이승훈(IHQ)이 출격한다.


평창 대회에서 여자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수확한 김보름(강원도청)도 2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을 꿈꾸고 있다.
남녀 매스스타트는 19일 준결승, 결승이 차례로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계주 3000m 결승전에서 대한민국의 김아랑(왼쪽 첫 번째)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연합]

 

 

 

 

 

계주 결승 김아랑의 부정출발, 알고보니 고도의 작전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김아랑(27·고양시청)이 지난 13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부정출발 했던 것이 알고보니 고도의 작전이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전해졌다.

당시 한국 대표팀의 1번 주자로 나선 김아랑은 안쪽에서 가장 바깥쪽인 4번 레인에서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아랑은 출발 총성이 울리기 직전 몸을 살짝 움직였다.

심판은 부정 출발을 선언했고, 네 명의 선수는 다시 출발선에 섰다.

김아랑이 부정 출발을 한 건 실수가 아니었다. 예정된 플레이였다.

 

쇼트트랙 대표팀 관계자는 15일 “하나의 작전이었다”며 “우리는 가장 불리한 자리에서 출발했는데, 다른 팀이 경기 초반 앞으로 치고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예정된 플레이였다”고 밝혔다.

 

쇼트트랙은 부정 출발이 발생하면 모든 선수는 다시 출발선에 선다.

이후 두 번째로 부정 출발을 하는 선수는 누구든지 실격이 된다.

선수들은 실격을 당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안전하게 출발하게 된다.

 

한국은 이를 노렸다.

첫 번째 부정 출발로 네덜란드 등 출발선에서 유리한 자리를 잡은 팀들의 초반 독주를 막았다.

견제 작전을 수행한 한국은 두 번째 주자인 최민정(성남시청)이 특유의 아웃코스 질주로 단숨에 2위 자리를 꿰찼다.

 

초반 기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은 한국은 네덜란드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이 같은 작전과 노련함으로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 작전은 전력분석을 담당하는 이소희 코치의 아이디어였다”고 소개했다.

 

한국은 1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도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대표팀 관계자는 “공개할 수는 없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작전을 준비했다”며 “선수들의 기량을 비춰볼 때 우리 선수들이 분명히 좋은 결과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in3654@heraldcorp.com

 

 

 

 

 

미국 선수들에게 핀 세트를 선물한 중국 컬링 선수들.

[AP=연합뉴스]

 

 

 

판정 승복·패자 위로·선물 교환…동계올림픽 따뜻했던 순간들

 

 

 

 

(베이징=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대회 중반을 넘어서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치열한 승부 속에 따뜻함을 전하는 장면들이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미소를 자아내고 있다.

대회 공식 소식지를 발행하는 차이나 데일리는 최근호를 통해 '추운 겨울을 훈훈하게 해주는 이번 대회의 친절한 장면들'을 소개했다.

 

가장 먼저 컬링 믹스 더블 경기에서 나온 중국과 미국 선수들의 선물 교환 장면이 선정됐다.

5일 열린 컬링 믹스 더블 경기에서 미국의 크리스토퍼 플라이스-빅토리아 페르징거 조를 상대한 중국의 링즈-판쑤위안 조는 경기가 끝난 뒤 미국 선수들에게 기념 배지 세트를 선물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의 정치적인 갈등이 첨예화한 가운데 대회 초반에 나온 미국과 중국 선수들의 선물 교환은 '스포츠와 정치는 별개'라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 됐다.

 

 

 

 

 

 

 

오심을 받아들이고 팬들에게 심판 비난 자제를 호소한 쑤이밍.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18세 스노보드 선수인 쑤이밍의 판정 승복도 중국 내에서 커다란 감동 스토리였다.

쑤이밍은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 결선에 출전해 은메달을 땄다.

그런데 금메달리스트 맥스 패럿(캐나다)이 오심에 따른 판정 이득을 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국제스키연맹(FIS)에서도 사실상 오심을 시인했을 정도로 명백한 사안이었으나 쑤이밍은 자신의 일본인 코치와 함께 '판정에 승복한다'며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한다.

우리는 이것을 더 발전하려는 동기로 삼겠다"고 팬들에게 심판에 대한 비난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테스 르되(2번)를 위로하는 에일린 구(4번)

[EPA=연합뉴스]

 

 

 

 

패자를 위로하는 장면도 이런 올림픽에서는 빠지지 않는 뉴스다.

중국의 동계스포츠 최고의 스타 에일린 구는 8일 열린 프리스타일 스키 빅에어 결승에서 마지막 3차 시기에서 역전 우승을 달성한 뒤 은메달을 따낸 테스 르되를 위로했다.

특히 르되는 작년에 부친상을 당한 선수이기도 하다.

 

에일린 구는 "르되와 같은 선수들이 저에게 영감을 줬기 때문에 오늘의 제가 있을 수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 스포츠를 함께 하는 동료"라고 말했다.

 

 

 

 

 

 

 

 

 

이보 니스카넨(오른쪽)과 카를로스 킨타나

[EPA=연합뉴스]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클래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보 니스카넨(핀란드)은 자신보다 17분 이상 늦게 들어온 최하위 카를로스 킨타나(콜롬비아)를 결승선에서 따뜻하게 맞아주는 장면으로 '진정한 챔피언'이라는 평을 들었다.

쇼트트랙 남자 500m에 출전한 황대헌(강원도청)은 준결승 도중 충돌한 스티븐 뒤부아(캐나다)에게 경기가 끝난 뒤 사과했다.

실격으로 탈락한 황대헌이 어드밴스로 결승에 오른 뒤부아에게 사과하는 장면은 '패자가 승자에게 한 사과'로 이례적이었다.

남자 1,500m 금메달리스트로서의 여유가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올림픽] 캐나다 스티븐 뒤부아와 대화 나누는 황대헌

 

 

 

 

(베이징=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결승 2조 경기를 마친 뒤 경기 도중 충돌한 캐나다 스티븐 뒤부아에게 사과하고 있다. 2022.2.13 hkmpooh@yna.co.kr

베이징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린 13일 알파인 스키 남자 대회전 경기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아이티, 동티모르, 가나 등 더운 나라 선수들이 많이 출전했다.

동계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파인 스키 선수 파이크 아브디는 1, 2차 시기 합계 2분 46초 85로 출전 선수 89명 중 중위권인 44위에 올랐다.

 

눈이 워낙 많이 내리는 악조건에서 열린 이날 경기에서 89명 중 절반에 가까운 43명이 중도 탈락한 것에 비하면 '열사의 나라'에서 온 파이크 아브디가 1, 2차 시기 모두 완주한 것 자체가 아름다운 도전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동계올림픽 선수 아브디

[EPA=연합뉴스]

 

 

 

emailid@yna.co.kr

 

 

 

 

 

 

 

대한민국 컬링 대표팀의 김은정이 14일 중국 베이징 내셔널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단체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10-5 승리를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2022.2.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안경 선배' 김은정의 칭찬 반기는 일본.."올림픽 정신 돋보여"

 

 

한일전 이후 상대 선수를 칭찬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의 스킵 김은정이 일본 대표팀을 칭찬한 것을 두고, 일본 매체와 일본 팬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

'팀 킴'은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 내셔널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단체 6차전에서 일본을 10-5로 꺾었다.

 

90%의 샷 성공률을 자랑한 김은정의 활약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김은정은 승리 후 기쁨을 표하면서도 맞대결을 펼쳤던 일본의 스킵 후지사와 사쓰키을 향한 존중도 잊지 않았다.

 

김은정은 "후지사와는 뛰어난 기량을 가진 스킵이다. 샷 감각과 차분히 팀을 이끄는 리더십 등 배울 점이 많다. 앞으로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경 선배'라는 별명 그대로 일본에서 '메가네 센빠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김은정의 인터뷰는 이후 큰 화제가 됐다.

일본 매체 '주니치 스포츠'는 "김은정은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선수"라며 "서로를 존중하는 올림픽 정신을 보여줬다"고 높게 평가했다.

 

한일 양국 팬들도 이 인터뷰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일본 팬은 "승리 후 상대의 장점을 잊지않고 언급해주는 김은정의 모습이 아름답다"며 박수를 보냈다.

한국 팬들도 큰 감동을 받은 모습이다. 한국 누리꾼들은 올림픽 한국어 공식 SNS 계정에 "경기는 치열했지만 그 끝은 존경과 우정이었기에 더 의미있다",

"일본이 미웠지만 은정 언니의 말을 듣고 나니 상대를 존중하게 됐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한편 김은정이 이끄는 팀 킴은 올림픽 4강 진출을 위한 중요한 승부처에서 스위스와의 격돌을 앞두고 있다.

 

 

 

 

 

1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단체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팀 킴'의 스킵 김은정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오른쪽은 일본의 스킵 후지사와 사츠키. 2022.2.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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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 KBS 갈무리

 

 

 

 

쇼트 6위' 유영, 연기 전 코치에게 뺨 맞은 이유

 
 

 

 

 

대한민국 피겨스케이팅 간판인 유영(18·수리고)이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시작하기 직전. 그녀의 전담 코치인 하마다 미에 코치가 유영의 뺨을 약한 강도로 세 차례 때렸다.
하마다 미에 코치는 이어 유영에게 “엄마한테 온 메시지”라고 말했다.

긴장이 풀린 유영은 그렇게 은반 위를 달렸고, 큰 실수 없이 6위로 쇼트프로그램을 마쳤다.
하마다 미에 코치의 행동은 유영 어머니의 부탁에서 나온 것이었다.
유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저희 엄마가 코치님한테 제가 정신을 못 차리면 볼을 때리는 것까진 아니더라도 이렇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유영은 이어 “선생님이 이렇게 해주시면서 ‘엄마한테 온 메시지야’라고 말해주셔서 좀 웃겼다”며 경기 전 긴장이 풀린 이유를 설명했다.

 

 

 

 

 

 

 

 

유영. KBS 갈무리

유영은 15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피겨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6.80점, 예술점수(PCS) 33.54점으로 총점

70.34을 획득했다.

 
 
 
 



전체 30명 중 6위에 오른 유영은 25명이 나서는 프리스케이팅 출전권을 따내며 성공적인 올림픽 데뷔전을 치렀다. ‘피겨여왕’ 김연아 이후 첫 올림픽 톱5 가능성도 열었다.
이날 연기에서 유영은 한국 여자 선수가 한 번도 올림픽 무대에서 성공하지 못한 트리플 악셀(3회전 반)을 시도해 착지까지 잘 마쳤지만, 회전수가 부족해 성공 판정을 받지 못했다.

이후 유영은 트리플 러츠,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과 마지막 점프 과제인 트리플 플립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유영. 뉴시스

 
 

 

 

유영은 “큰 실수 없이 잘 마친 것 같아 만족스럽다”면서 “오늘 굉장히 긴장하고 불안했는데, 나쁜 결과가 아니라 다행”이라고 말했다.
‘도핑 파문’으로 논란에 휩싸인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다음인 전체 27번째로 연기한 유영은 “들어가서 내가 할 것만 생각했다”며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연기를 마친 뒤 눈물을 글썽인 이유에 대해선 “꿈에 그리던 무대를 큰 실수 없이 잘 끝내서 울컥했다”며 “코치님을 보는 데 그동안 훈련했던 것들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난 해설하지 않겠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카밀라 발리예바가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박종민 기자

 

 

 

 

 

 

 

 

www.mydaily

 

 

 

 

방송 사고 아니었나?' 美 NBC, 발리예바 해설 거부

 

 


금지 약물 복용 사실에도 올림픽 출전이 허용돼 전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킨 여자 피겨 최강자 카밀라 발리예바(16). 15일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여유 있게 1위에 올랐다.

 

이날 발리예바는 트리플 악셀 착지 실수 등 흔들린 모습을 보였으나 82.16점을 얻었다. 80.20점을 받은 같은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안나 셰르바코바에 앞서 1위로 프리 스케이팅에 진출했다.

발리예바의 경기를 미국 NBC 중계를 본 시청자들은 다소 이상한 느낌이 들었을지 모른다.

중계진의 해설이 거의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의도적인 침묵이었다.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는 15일(현지 시각) 해설 침묵 방송에 대해 '발리예바의 올림픽 출전 문제, 조니 위어와 타라 리핀스키의 조용한 분노'라고 전했다.

또 다른 매체 워싱턴 포스트도 이날 해설을 맡은 위어와 리핀스키가 발리예바의 도핑 파문에 거의 멘트를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15일 베이징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경기를 마친 뒤 눈물을 보이고 있는 발리예바.

박종민 기자

 

 

 

 

 

 

리핀스키는 1998년 나가노올림픽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위어는 2008년 세계선수권 남자 싱글 동메달리스트다.

피겨 선배로서 도핑에 적발되고도 올림픽에 나선 후배를 침묵으로 준열하게 비판한 것이다.

 

뉴욕 포스트는 "이들은 발리예바가 경기장에 나타나자 두세 마디만 했을 뿐 연기 도중에는 거의 무음이었다"고 전했다.

발리예바의 경기 뒤 리핀스키는 "그는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면서 "우리는 이 경기를 보지 말았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리핀스키는 경기 후 올린 동영상에서 "지금까지 해설 중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발리예바가 메달을 따면 시상식은 열리지 않는데 출전한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면서 "올림픽에 서기 위해 인생을 건 다른 선수들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달라"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리핀스키는 발리예바가 "심장약을 먹는 할아버지의 컵을 함께 사용해 도핑에 적발됐다"고 해명한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리핀스키는 "선수 때 나는 감기약을 먹을 때조차 도핑에 걸리는지 확인하고 복용했다"고 발리예바의 해명을 일축했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소변 샘플에서 금지 약물이 검출됐음에도 러시아반도핑기구가 징계를 내렸다가 철회하는 바람에 올림픽에 나섰다.

이미 단체전에서 ROC의 금메달에 힘을 보탰지만 발리예바의 도핑 적발에 시상식도 열리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발리예바의 올림픽 출전 결정을 내렸다.

 

비난 여론이 비등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도 SNS를 통해 발리예바를 에둘러 저격했고, 김예림(수리고) 등 올림픽 출전 선수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거침없이 내고 있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저작권자ⓒ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다카기 나나가 15일 베이징올림픽 여자 팀추월에서 넘어져 아쉽게 금메달을 놓친 뒤

오열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금메달 고지 60m 앞 비극..일본 팀추월 팀은 왜 넘어졌을까

 

 

 


선수간 접촉이 불가피한 쇼트트랙 경기와 달리 스피드 스케이팅은 적은 돌발 변수로 승부가 갈린다. 적어도 선수가 넘어져서 메달 주인이 바뀌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결승에서는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변수로 승부가 갈렸다.

사토 아야노(26), 다카기 미호(28), 다카기 나나(30)로 구성된 일본 여자 팀추월 팀이 결승선까지 고작 60m를 남겨두고 마지막 코너를 돌고 있던 상황. 맨 뒤에서 달리던 다카기 나나가 갑자기 중심을 잃고 넘어지며 코스를 이탈했다.

마지막 반바퀴를 앞두고 0.32초로 뒤져있던 캐나다 팀에 금메달이 돌아갔다.

일본 언론은 이들이 실수에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것을 들어 ‘아름다운 메달’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다카기 미호는 친언니인 다카기 나나를 보듬으며 위로하는 장면도 조명됐다.

 

그러나 올림픽 2연패를 앞두고 허무하게 금메달을 놓친 일본의 세 선수는 시상대에 올라서도 여러 감정이 혼재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스포츠호치와 데일리스포츠 등 여러 일본 매체에 소개된 인터뷰에서 다카기 미호는 정확히 얘기하지 못했다.

그 사이 일본 야후 뉴스는 마지막 코너 부분 빙판에 깊게 패인 홈을 지목하는 듯한 기사를 싣기도 했다.

일본 빙상 전문가들은 그보다 이번 대회 들어 달라진 팀전술과 코로나19에 따른 훈련양, 그에 따른 체력 등을 냉정히 지적했다.

 

 

 

 

 

 

다카기 나나가 15일 베이징올림픽 여자 팀추월에서 넘어져 아쉽게 금메달을

놓친 뒤 오열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 대표팀의 전 코치인 이리사와 고이치는 일본 매체인 ‘히가시 스포웹’과 인터뷰에서 “다카기 나나가 마지막 코너에서 몸을 지탱하기 어려울 만큼 체력이 소진돼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부각된 부분은 이번 대회 팀추월의 트렌드가 된 새 전술이다.

팀추월 경기에서는 공기 저항 때문에 체력 부담이 큰 맨 앞 자리를 교대하며 경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앞 주자 교대를 최소화하고 있다. 앞 주자가 전반적인 레이스를 이끌며 뒷주자들이 앞 주자의 엉덩이를 손으로 밀며 서로의 힘을 안배하고 있다.

이른바 ‘푸시 전술’로 이전 전술에 비하면 앞 주자를 밀어야하는 뒷주자의 체력 부담이 커졌다.

일본 매체는 “(선수가 넘어지는 장면은) 아이러니하게도 타카기 나나가 사토를 미는 순간 일어났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실전 훈련을 충분히 가져가지 못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다카기 미호는 “두 시즌 전부터 스케이트를 탈 기회가 적었다”고 털어놨다.

개인 능력보다는 조직력에 의존하는 일본 추월팀에는 영향이 더 컸을 수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 저작권자(c)스포츠경향. 

 

 

 

베이징 뉴시스

 

 

 

 

 

올림픽의 저주’ 인가…베이징에 드리운 먹구름

 

 

 

로벌IB·세계은행, 中 성장률 전망치 하향
베이징조직위 “최소 개최비용 대회” 주장에
“인프라 구축비용 등 누락…실제 10배 이상  

 


관광無·오염산업 생산제한·지방정부 부채↑   
얼어붙은 소비까지…본격 적자는 지금부터”

 

 

 

 

올림픽의 이상을 추구하는 행동파인 중국은 이번 올림픽을 간소하지만 안전하고 멋지게 선보이겠다.”

열전이 이어지고 있는 2022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화상으로 열린 제139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연설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한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여파로 대규모 방문객을 유치하지 못한 채 대회를 치르지만, 적은 비용으로 내실있는 대회를 치르겠다는 것이다.

이미 주요 2개국(G2) 국가로 떠오른 중국이 국력을 과시하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예산을 올림픽에 투입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대회를 치러냄으로써, 대회 후 빚더미에 올라앉거나 경기 불황을 겪는 징크스인 ‘올림픽의 저주(Curse of the Olympics)’에 걸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이번 올림픽을 치르는 데 사상 최저 수준의 비용이 들었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하지만, 벌써부터 이번 올림픽 역시 저주에서 자유롭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고질적인 ‘불투명 회계’ 속엔 공개되지 않은 막대한 올림픽 개최 비용이 숨겨져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동시에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 반감 등 돌발 변수가 중국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2022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에서 스 키점프 종목이 열리고 있는 허베이성 (河北)

성 장자커우(張家口) 국립 스키 점프센터(위 사진)와 수도 베이징과 썰 매 경기가

열리는 허베이성(河北)성 옌 칭(延慶)과 스키 경기가 열리는 허베이 성 장자커우

(張家口)를 이어주는 자율 주행 고속철도 ‘푸싱(復興)’의 모습.

[로이터·비즈니스인사이더]

 

 

 

 


▶ ‘최소 비용’이라던 베이징올림픽…알고보면 10배 들어가=중국 당국은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저비용 고효율’ 올림픽이라는 점을 연일 강조 중이다.

이번 대회에 들어간 총 비용 39억달러(약 4조6726억원)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약 29억달러, 약 3조4745억원) 이후 열린 하계·동계 올림픽 가운데 가장 적은 규모의 비용이 투입됐다는 것이다.

이는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당시 들어간 527억달러(약 63조1399억원) 의 7.4% 수준 규모이며, 역대 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비용이 소요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의 597억달러(약 71조5266억원)와 비교했을 때는 6.5% 정도에 불과한 액수다.

 

바로 직전 대회인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154억달러, 약 18조4507억원)과 비교했을 때도 4분의 1 정도 금액이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딴판이란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자체 조사를 통해 중국 당국이 발표한 개최 비용의 10배에 가까운 385억달러(약 46조1269억원)가 실제로 사용된 최소 비용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의 비용 추산에는 수많은 경기장들에 대한 개보수 비용은 물론이고, 올림픽의 원활한 개최를 위해 신규 건설된 고속철도나 지하철 등 교통 인프라 관련 비용이 전반적으로 누락됐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수도 베이징과 썰매 경기가 열리는 허베이성(河北)성 옌칭(延慶), 스키 경기가 열리는 허베이성 장자커우(張家口)를 이어주는 자율주행 고속철도 ‘푸싱(復興)’ 건설 비용인 92억달러(약 11조234억원)는 개최 비용 산정에서 제외됐다.

이 밖에도 2020년 완공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아이스 리본’은 2017년 당시 건설에 1억8660만달러(약 2239억원)가 투입된 것으로 추산되지만 정작 정부가 발표한 공식 비용 목록에는 빠져 있다.

2008년 올림픽에서 활용한 후 이번 올림픽에서 컬링 경기장 등으로 용도를 변경한 수영 경기장에 들어간 리모델링 비용도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중국 당국의 불투명한 회계 관리가 문제”라며 “정부의 입김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관영 언론들이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쉬쉬하고 있는 것도 이런 결과를 불러온 주요 이유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3연임을 통해 시 주석의 영구 집권의 길을 여는 올가을 중국 공산당 당대회가 최종목표 지점인 가운데, 시 주석이 주창한 ‘중국몽(中國夢)’의 위용을 과시할 이번 올림픽이 ‘고비용·저효율 올림픽’이란 멍에를 뒤집어쓰지 않게 하려는 중국 당국의 의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것이다.

▶방역 탓 관광 無·제조업 억제…경제성장 전망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경제적 성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그다지 밝지 못하다. ‘올림픽의 저주’로부터 이번 올림픽 역시 자유롭기 어렵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해 대회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거나, 극히 제한된 중국 내국인 관중만 입장한 채 진행됨에 따라 관광과 소비 측면에서 중국 경제의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국제보도전문채널 ‘프랑스24’는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가 예상했던 입장권 수입 1억1180만달러(약 1340억원)가 팬데믹의 영향으로 날아가 버렸다”며 “ ‘제로(0) 코로나’ 정책 등으로 인한 삼엄한 방역 조치로 일반적인 관광 역시 급감할 수밖에 없어 손해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대회 기간 베이징 지역의 맑은 대기질을 유지하기 위해 오염 산업에 대한 생산 억제가 계속되며 경제적 타격 역시 발생하고 있는 데다 경기가 열리는 곳의 지방정부들이 막대한 빚으로 심각한 재정 문제에 직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무라증권의 루팅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동계올림픽은 올 1분기 중국 산업생산과 인프라 건설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팬데믹의 영향으로 소비마저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에릭 주 이코노미스트는 “패럴림픽과 3월 예정된 전국인민대표대회를 고려할 때 당국은 1분기 대부분 코로나19 제한 조치와 오염 산업 생산 억제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며 “관광과 서비스 부문은 계속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분위기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5.2%로 정부 전망치(5.5%)보다 낮다. 여기에 최근 세계은행은 기존 5.4%였던 전망치를 5.1%로 하향 조정하기까지 했다.
통상 올림픽의 투자·소비 촉진 효과는 개최 3~5년 전에 집중된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은 2020년 확산한 코로나19로 인해 성과 없이 경제적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 올 1분기 성장률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소비·서비스업 위축으로 전 분기(4%)보다 크게 낮은 3%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하계올림픽에 비해 동계올림픽이 참가국 수도 적고 관심도도 떨어지는 데다 경기장 시설 등에 대한 추후 관리 비용이 막대하다는 점도 과제다.
실제로 1998년 대회를 개최한 일본 나가노는 17조원 규모의 막대한 빚을 졌고, 이를 갚기 위한 세금에 못 견딘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떠나며 급격히 쇠락 중이다.

2010년 캐나다 벤쿠버 대회도 100억달러에 이르는 적자를 남겼고, 소치 대회도 매년 2조원이 넘는 유지비만이 유산으로 남았다. 2018년 대한민국 평창 대회 역시 이후 3년간 135억원에 이르는 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안드레프 파리 1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베이징 역시 개최 성공을 위해 비용을 과소평가하고 수익을 과대평가했다”며 “이런 행동의 대가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은 지금부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동윤 기자

 

 

 

 

 

 

AP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