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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푸틴은 왜 우크라이나를 원하는가

 

 

 

 

12일(현지시간) 독일의 반전 시위에 등장한 죄수복을 입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형. (사진=AFP)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 문서에 서명하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세계의 화약고로 떠오른 ‘키예프 루스’

 

 

지난 몇 달 동안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우크라이나 사태가 결국 전쟁으로 결론 났다.

지난 2월 초,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이 2월16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공식 발표했다.

이 발언으로 세계의 금융, 에너지 산업은 흔들렸고 외국인의 우크라이나 탈출이 본격화되었다.


2월16일 러시아는 국경 지대에 배치한 탱크 등 중무기의 철수 모습을 보여주며 미국의 예측이 빗나갔음을 세계에 알렸다.

하지만 정보 자산을 총동원해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리고 결국 지난 2월21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친 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독립 국가 선언을 승인하며 후속 조치로 이 지역의 분쟁 완화와 돈바스 지역 약 400만 명에 이르는 시민의 안전, 특히 러시아계 시민 보호를 목적으로 러시아 평화유지군의 돈바스 진입을 승인했다.

2월24일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내에서 러시아 군의 군사 작전을 승인, 돈바스 지역뿐만 아니라 벨라루스, 크림반도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향해 미사일 발사와 지상군을 투입했다.

이에 미국을 비롯한 EU회원국들은 돈바스 지역 두 곳의 친 러시아 국가인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분리 독립 승인을 거부했다.

하지만 세계의 언론과 학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미 시작되었으며 러시아는 이 돈바스 지역에서의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 러시아 반군과의 분쟁을 이유로 군사행동을 할 것’이라 예측했었다.

 

미국과 EU는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 무역, 은행 거래 정지 등을 금지하는 본격적인 경제 제재를 시작하며 세계 국가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의 경제 및 금융 제재, 국제 사회의 비판을 무릅쓰면서까지 왜 우크라이나에 집착하는 것일까.

 

단순히 푸틴의 국내 정치 돌파용 혹은 구 소련의 영광을 재현하고픈 야망의 발로만은 아니다.

이 외에도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러시아의 현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역사와 뿌리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러시아는 광대한 국가이다.

국토 면적은 한반도의 약 78배 크기인 약 1709만㎢로 세계에서 가장 넓으며, 인구는 1억4600만 명이다.

물론 전 국토의 약 70%가 불모지라 인구의 80%는 유럽과 인접한 서부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동토인 시베리아 등에 천연가스, 석유 등의 각종 자원이 엄청나게 매장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며 러시아의 미래는 밝게 점쳐졌다. 인구의 대부분은 동슬라브인이다.

러시아는 자신들의 국가 기원을 약 9세기경 지금의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전성기를 누렸던 키예프 루스에서 찾는다.

이 키예프 루스가 현재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의 기원인 셈이다.

즉 동슬라브인의 최초 국가가 바로 키예프 루스인 것이다.

 

키예프 루스는 ‘항해술이 뛰어난 키예프 사람’이라는 뜻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역사의 대부분은 게르만족, 바이킹족, 투르크족, 몽골족 등 주변 강력한 세력을 형성한 국가의 침략과 지배의 시간이었다.

그러다 9세기경 지금의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중심으로 도시국가 연합체인 키예프 루스가 등장했다.

 

키예프가 지금의 국가 형태를 형성한 것은 바이킹의 후손인 올레크가 키예프를 점령한 이후이다.

물론 도시국가 형태의 ‘공국公國’ 연합이었다.

이 키예프의 전성시대를 연 군주가 스뱌토슬라프이다.

 

그는 평생을 말 위에서 내려오지 않은 ‘전쟁의 왕’으로 불린 군주이다.

그는 키예프 루스의 영토를 확장해 지금의 볼가강과 카스피해까지 진출해 비잔틴 제국과 맞닿은 국경선을 확보했다.

 

얼마 후, 스뱌토슬라프는 비잔틴 제국과 일전을 불사했지만 패하고 971년 비잔틴 제국과 강화 조약을 체결했다.

이윽고 스뱌토슬라프의 아들 블라디미르 대공이 즉위했다.

그는 키예프를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발전시킨 군주이다.

블라디미르는 그리스 정교를 받아들였고 본인 스스로 비잔틴 제국의 공주와 결혼해 이후 러시아 정교회 발전의 토대를 만들었다.

 

이때부터 키예프 루스의 전성기가 시작되었다.

1036년에 즉위한 블라디미르의 아들 야로슬라프는 키예프를 눈부시게 발전시켰다.

그는 법전을 정비하고 학교와 도서관을 지어 국민을 계도했다.

 

후에 역사가들은 야로슬라프를 ‘현자’라 불렀다.

하지만 키예프 루스의 전성기는 13세기 초 몽골 제국의 침략으로 끝났다.

야로슬라프의 손자인 블라디미르 모노마흐 때부터 키예프는 분열하기 시작했고 1240년 몽골 제국에 의해 멸망되었다.

이후 몇 세기 동안 키예프의 후손들 즉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의 동슬라브인들은 국가가 없는 시간을 지냈다.

이후 몽골 제국이 멸망하고 우크라이나 지역은 오스트리아 등 주변 강국의 분할 통치에 들어갔다.

 

모스크바 대공국은 주변 지역을 모두 장악했으며, 그들은 몽골 제국에 세금을 내는 대신 지역 지배권을 유지했다.

그 뒤 17세기 폴란드 지배 하에 있던 우크라이나는 독립을 위해 러시아에 도움을 요청한다.

이 시기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배와 간섭이 시작된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 우크라이나는 독립 국가를 건국할 기회를 얻었지만 당시 프랑스가 폴란드의 서 우크라이나 지역의 병합을 용인함으로써 그 기회도 상실했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우크라이나는 비로소 국가의 형태를 갖추고 독립했지만 역시 소련의 위성국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우크라이나와는 달리 러시아는 제국으로 발전했다.

약 15세기경 모스크바 대공국 이반 3세는 스스로를 차르 즉 황제라 칭하고 국가를 재정비해 17세기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리고 18세기에 들어 러시아는 표트르 1세와 예카테리나 대제의 확장 정책으로 서유럽 국가와 견줄 만한 제국의 면모를 갖추었다.

하지만 로마노프 왕조의 부패와 무능으로 1917년 소비에트 혁명이 일어나고 러시아 제국은 멸망한다. 소비에트 사회주의연방 즉 구 소련은 1922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자카프카스 등을 포함한 연방을 출범시켰고 이 연방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약 15개 연방으로 늘어났다.

 

그 뒤 소련은 미국과 냉전시대를 이끌며 사회주의의 종주국 위치를 점했다. 이후 고르바초프, 옐친을 거치면서 시민 혁명과 사회주의 포기로 1991년 구 소련은 붕괴되고 러시아가 재탄생했다.

1999년 당시 옐친 대통령은 정보국장이던 블라디미르 푸틴을 총리로 지명하고 대통령 직에서 물러났다.

 

푸틴은 대통령 권한 대행을 거쳐 이듬해 2000년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푸틴은 4년 연임이 끝나는 2008년 대선에서 심복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대통령 후보로 내세워 그를 당선시켰다.

 

그리고 메드베데프는 푸틴을 총리로 임명했다.

이후 메드베데프는 대통령의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연장하는 개헌을 실시한다.

 

2012년 푸틴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곧이어 대통령의 3선 금지 조항도 폐지해 푸틴은 2036년까지 합법적으로 대통령 직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2000년 이후 푸틴 대통령은 강력한 러시아 재건을 시작했다.

그의 목표는 미국과 세계를 주도했던 구 소련이다.

푸틴은 군비를 증강하고 천연가스, 석유 등 자원 수출을 통해 러시아를 국제무대의 주역으로 재등장시켰다.

 

푸틴은 체첸 지역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2014년에는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전격적으로 병합하는 등 강력한 러시아의 재건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푸틴과 러시아로서는 지정학적 위치, 자원과 곡창 지대 혹은 정치군사적 역학관계의 중요성을 떠나서 슬라브족의 뿌리이자 기원인 우크라이나와 키예프를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푸틴은 미국이 더 이상 세계 유일의 패권국을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 시작은 아프가니스탄 철수였다.

20년 전쟁을 황급히 마무리하고 떠나는 미군의 모습에서 푸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도 미국의 지상군이 개입하지 않으리라 판단했을 것이다.

 

또 중국의 강력한 부상으로 대만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가중되는 현 정세에서 미국이 대만과 우크라이나에서의 두 개의 전선을 형성할 능력과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과감하게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이다.

 

 

 

 

 

 

 

 

 

 

 

▶러시아의 역사적 뿌리, 키예프 루스

 

 

 



푸틴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배권을 국제 사회에 공개적으로 표방하기 위해 이번 침공을 단행했다.

러시아와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원하는 첫 번째 이유는 러시아의 뿌리가 바로 우크라이나의 키예프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민족, 종교에서 동질감이 있다.

 

물론 언어와 기타 문화적인 면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원래부터 러시아의 일부라는 인식을 감추지 않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뿌리가 같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키예프에서 분리한 형제국이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보다는 게르만, 투르크, 바이킹, 비잔틴 문화와 오랜 시간 교류하면서 우크라이나만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해 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동질적 뿌리 인식을 갖고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인은 그렇지 않다.

우크라이나인들의 러시아에 대한 역사적 기억은 좋지 않다.

그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 수많은 러시아 인을 이주시켰고 그로 인해 분쟁의 씨앗이 잉태됐다고 생각한다.

 

즉 돈바스 지역에 약 200만 명에 달하는 러시아 인들이 이주하면서 이곳에서 친 러시아 분리 독립이 시작된 것이다.

또한 유럽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큰 영토인 우크라이나는 비옥한 곡창지대를 보유한 ‘유럽의 빵 공장’이다.

 

우크라이나인들은 이런 지리적 이점의 수혜를 그동안 각종 수탈과 핍박을 통해 러시아가 가져갔다고 생각한다.

유럽에서 가장 축복받은 비옥한 땅에서 벌어진 스탈린 시절의 우크라이나 대기근의 트라우마를 우크라이나인들은 잊지 않고 있다.

 

 

 

 

 

 

 

 

 

 

구 소련의 붕괴 이후 러시아의 영향력이 감소하자 우크라이나는 실질적 독립을 했다.

철의 장막이 무너지자 그동안 소련의 영향권 안에 있던 동독은 서독과 통일하고 헝가리, 체코, 폴란드, 알바니아, 루마니아 등을 비롯해 발트해 3국 등은 러시아의 위성국에서 벗어났다.

 

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여타의 동구권 국가와 다른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것은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에 배치했던 약 1800여 기의 핵탄두. 이 숫자는 미국과 러시아에 이은 세계 3번째 핵보유국이 바로 우크라이나라는 뜻이다.

 

러시아는 물론이고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은 우크라이나가 1800여 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불안감을 표출했다.

해서 이들은 1994년 부다페스트 안정보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각서의 주된 내용은 우크라이나가 핵폭탄 1800여 개를 러시아에 넘기고 대신 미국, 영국,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존과 정치적 독립을 약속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결국 핵 대신 달러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 부다페스트 각서는 말 그대로 각서. 즉 국가 간의 조약이나 협정보다는 구속력이 약한 약속일 뿐이다.

 

러시아는 핵탄두를 손에 넣었고, 미국과 영국은 우크라이나보다는 러시아가 핵탄두를 관리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해 각서를 써준 것이다.

이후 러시아는 국가 재정비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런 상태에서도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는 여전히 친 러시아계 주민들의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무장 투쟁이 일어났다.

즉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 러시아계 반군의 전투가 끊이지 않은 것이다.

드디어 러시아가 구 소련급의 국력을 회복했다고 판단한 푸틴 대통령은 2014년 전격적으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에 대한 야망은 거의 집착 수준이었다.

이는 러시아가 부동항을 갖기를 원하는 오랜 역사의 결과였다.

 

크림반도 안에 있는 세바스토폴 항구는 바로 러시아 흑해함대의 주둔지.

러시아는 이 흑해함대를 통해 지중해로 진출하려는 야망을 갖고 있었다.

2014년 3월11일, 크림 자치공화국과 세바스토폴이 독립을 선포하고 이른바 ‘크림공화국’을 결성했다. 그리고 친 러 악쇼노프라가 크림 자치공화국 총리 자격으로 푸틴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푸틴은 흑해함대와 러시아 주민보호 명분으로 크림반도에 군대를 파병했다.

2014년 3월16일, 러시아와 합병을 내건 주민 투표를 실시했다.

 

당시 주민의 63%가 러시아계라 결과는 예정되어 있었다.

투표 결과 95% 찬성으로 러시아와 크림공화국의 합병은 통과되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현재까지도 이 크림공화국을 인정한 국가는 전 세계에서 8개국뿐이다.

 

러시아로서는 옛 소련의 영화를 재현하기 위한 첫 단추를 크림반도 주민들의 자발적인 선택이라는 방법으로 이뤄낸 것이다.

2014년 당시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친러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시위대는 정부의 진압에도 반정부 봉기를 계속해 드디어 야누코비치 정권이 물러나고 새로운 친 서방 정권이 들어섰다.

이 시민 운동이 바로 ‘유로마이단’이다.

 

물론 그 시작은 2008년 세계 경제위기였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국가 부도의 직격탄을 맞았다.

2013년 유럽연합과 IMF국제통화기금은 우크라이나에게 지원을 제안했지만 당시 친러 성향의 대통령은 러시아의 손을 잡았고, 이에 분노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정권 축출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이윽고 크림반도 합병에 자극받은 돈바스 지역 친러파들이 분리 독립을 주장하며 내전을 선포했다.

바로 돈바스 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 내전으로 약 1만4000명의 사상자와 약 15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이에 2015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독일, 프랑스 등 4개국이 만나 분쟁 해결을 위한 민스크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민스크 협정은 사실 미봉책이다.

근본적인 해결 없이 협정을 체결, 그 이후에도 돈바스 지역에서의 내전은 끊이지 않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간접적인 간섭 역시 계속되었다.

▶미국과 나토의 동진을 막아라

나폴레옹, 히틀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두 사람은 권력으로 유럽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고, 두 사람 모두 러시아, 소련에 대한 공격과 패전으로 멸망의 길을 걸었다.

 

나폴레옹과 히틀러의 러시아 침공 루트가 바로 우크라이나였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노리는 자에게는 첫 번째 목표이자 러시아를 위협할 수 있는 목줄인 셈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은 냉전체제에 접어들었다.

미국은 서유럽 재건을 위해 마샬플랜을 통해 막대한 달러를 쏟아부었고 또한 소련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군사동맹을 결성했다.

바로 ‘NATO북대서양동맹’이다.

 

이 동맹은 회원국이 비회원국의 공격을 받으면 회원국들은 군사적으로 자동 개입하는 직접적인 미국의 안보 우산이다.

소련은 1955년 나토에 대항하기 위해 ‘WTO바르샤바조약기구’를 결성했다.

구 소련과 동유럽 위성국들이 포함된 군사동맹체이다.

동독, 폴란드, 알바니아, 체코, 유고슬라비아, 헝가리 등이다.

1989년 치열했던 동서냉전이 종식되며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었다.

 

유럽의 정치 지형이 급변한 것이다.

1990년 독일의 통일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 서독, 동독이 모였다.

여기서 서독과 동독은 통일 과정과 그 이후에도 통일 독일을 비롯해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의 동진, 즉 소련을 향한 공격이나 위협은 없을 것이라는 협정을 체결했다.

 

구 소련 체제가 붕괴되면서 동유럽의 소련 위성국들은 줄줄이 독립했다.

이후 이 국가들의 행보는 바로 나토 가입으로 이어졌다.

1999년 헝가리, 폴란드 체코를 시작으로 2004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과 루마니아, 불가리아가 나토에 가입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는 바르샤바동맹국의 일원. 그리고 우크라이나 역시 나토의 31번째 회원국이 되기 위해 가입을 공식 선언했다.

그동안 러시아는 동맹 혹은 위성국들의 나토 가입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러시아 내의 국내 정치와 민족 문제 혹은 경제 및 군사적 재건이 더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러시아로서는 마지막 선이다.

러시아와 인접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벨라루스, 조지아, 우크라이나 중에서 특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나토의 완충지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평원 지대. 특히 러시아와의 국경지대는 모두 평원으로 러시아로서는 이곳에 나토의 군사적 자원이 주둔하는 것은 러시아의 국경 방어에 치명적이라고 판단했다.
더구나 우크라이나에 나토의 핵 자산과 미사일 시스템이 설치된다면 러시아로서는 하루도 편하게 잠을 잘 수가 없는 위협인 셈이다.

 

우리나라에 사드가 배치되자 중국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고 우리에 대한 각종 제재를 가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재정비를 마친 푸틴의 입장에서는 키예프를 포기할 수도 없고, 더구나 나토 회원국이 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 유럽의 에너지 패권

21세기는 자원 전쟁의 시대이다. 이 자원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대두되는 것이 바로 천연가스이다.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탈원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다.

이에 가장 필요한 것이 천연가스, 즉 액화천연가스LNG이다.

러시아는 천혜의 혜택으로 이 천연가스 매장량이 막대하다.

 

러시아의 재건에 필요한 재원을 이 천연가스 수출로 충당할 정도. 이에 비해 서유럽은 자원이 빈약하다. 해서 러시아는 막대한 양의 천연가스를 그동안 서유럽 국가에 수출했다.

이 러시아 산 천연가스는 서유럽 국가의 난방 그리고 산업용으로 활용되었다.

 

지리적 특성상 러시아 산 천연가스의 주요 수출길에 우크라이나가 있다.

러시아는 미국을 비롯한 서유럽 국가와 마찰이 생길 때마다 가스관의 밸브를 잠가 버렸다.

물론 러시아도 피해를 보았지만 서유럽 국가는 당장 산업시설이 멈추고 국민들은 겨울에 냉방에서 지내야 하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의 가장 큰 고객인 독일은 가스관을 직접 연결하는 노르트스트림1을 설치했다. 이 가스관 설치에 제일 반발한 것은 미국과 우크라이나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서유럽에 대한 영향력 감소를, 미국으로서는 러시아의 서유럽 국가에 대한 영향력이 증대되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까지 미국은 서유럽 동맹에 막대한 가스를 수출했다.

 

하지만 러시아산 천연가스는 지리적 여건으로 미국산보다 유용했다.

미국이 반발했지만 러시아와 유럽, 특히 독일 주도의 노르트스트림2 설치 계획이 발표되면서 공사는 시작되었다.

미국의 공식 반대에도 불구, 독일은 이를 내정간섭이라 여기며 러시아와 직접 협력 입장을 고수했다.

 

이미 2012년 노르트스트림1은 설치되어 가동 중이며 여기에 더해 노르트스트림2 건설을 주도한 것은 독일이다.

독일은 2000년 당시 슈로더 총리가 이미 탈원전을 선언하며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확대시켜 왔고 노르트스트림2 건설도 2021년 완공했다.

 

발트해를 통해 러시아 북부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이 거대한 해저 가스관은 길이가 무려 1200여km에 가스 공급량은 연 550억 입방미터.

 

약 13조 원이 투입된 이 가스관으로 독일은 자국 가스 필요량의 약 50%를 러시아로부터 공급받으려는 계획이었다.

미국과 영국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이를 러시아의 영향력 증대를 이유로 반대했다.

 

물론 지금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출 라인은 노르트스트림을 제외하고도 몇 개가 더 있다.

1997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러시아-벨라루스-폴란드-독일을 경유하는 야말 가스관과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는 가스관이다.

러시아가 이 가스관들의 밸브를 잠가버리면 유럽은 큰 곤란에 직면하게 된다.

 

이미 작년 천연가스 가격이 연초에 비해 800% 폭등하는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지난 2월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노르트스트림2를 끝장내겠다”고 선언했다.

독일의 숄츠 총리도 이에 동의했다.

 

이만큼 가스관은 유럽 각국의 복잡한 이해가 얽힌 존재이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노르트스트림2 가동을 위해 우크라이나를 포기할까.

국제 정치전문가들은 ‘노’라고 답한다.

 

러시아에 필요한 것은 노르트스트림보다 우크라이나를 통해 공급되는 라인이다.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에 푸틴은 절대 우크라이나를 그 어떤 것과 대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럽에서 가장 풍요로운 곡창지대, 유럽의 동쪽 중추인 우크라이나에게 이제 운명의 시간을 다가왔다. 푸틴은 돈바스 지역을 실효적으로 지배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친 러시아 정부를 세울 것이다.

이제 우크라이나에게는 고통의 시간만이 기다리고 있다.

 

국제 정치에서 무엇보다 우선되는 자국 우선주의, 그리고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주의 때문이다.

힘이 먼저인 세상이다.

 

우크라이나 내에서도 ‘우리가 너무나도 순진하게 핵무기를 포기했었다.

만약 우리가 지금도 1800개의 핵탄두를 갖고 있다면 러시아가 함부로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제 우크라이나 문제는 단순히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어쩌면 우크라이나보다 더 복잡한 각국의 이해관계가 집약된 우리에게도 언제든 닥칠 문제이기 때문이다.

 

 

 



[글 조영원 칼럼니스트 사진 픽사베이]

[ⓒ 매일경제 & mk.co.kr,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2년 2월 4일 (현지시간) 베이징 조어대에서 동계 올림픽

개막에 맞춰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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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신냉전' 첫 충돌지로 확대될 수도"

 

 

 

 

예상보다 길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에 러시아가 중국에 군사적·경제적 지원을 요청한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무기 및 물품지원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만들어낸 가짜뉴스"라며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무기 지원이 실제로 이뤄지면 세계 지정학 판도가 중국·러시아와 미국 등 서방진영이 대립하는 신냉전 구도로 변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가 첫 대리충돌지가 될 수도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경제적 지원을 할 의향이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이 이런 정보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아시아 동맹국들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미 국무부는 동맹국 정보 당국자들에게 해당 정보는 직접 전달하고, 외교 전문으로도 보냈다"며 여기엔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 계획을 부인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정보를 어느 국가에 전달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FT는 해당 사안에 정통한 두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중국에 지대공 미사일 등 5가지 유형의 군사무기를 요청했다.

또 드론(무인기), 정보장비, 장갑차, 보급 지원에 사용할 물류차량 등도 목록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동맹국에 보낸 외교전문엔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겠다는 중국의 의지가 상대적으로 모호하게 언급됐고, 중국이 러시아에 제공할 수 있는 지원 규모나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들이 대면 브리핑을 통해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 공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13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에서 러시아 군의 공습을 받아 불길에

휩싸인 아파트가 보인다. /AFP=뉴스1

 

 

 

냉전시대 중·소련 동맹으로 회귀?

"세계 지정학 판도 뒤바뀐다"국무부의 발표대로 중국이 실제 러시아에 군사무기를 지원하면 미국과 중국은 물론 중국·러시아와 서방 진영 간 갈등을 한층 심화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더 악화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무기 지원이 이뤄지면 세계 지정학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조지타운대의 중국 전문가이자 백악관의 전 아시아 최고고문인 에반 메데이로스는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이전한다면 '깊은 우려(요인)'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1950년대 (냉전시대의) 중국·소련 동맹 시절로 회귀하고, 우크라이나가 신냉전 시대의 첫 대리충돌지가 될 위험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미국과 옛 소련 간 냉전 당시 소련의 동맹국이었다.
미국 공화당계의 정책연구기관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아시아 보안 전문가 에릭 세이어스는 "러시아가 (중국에) 지원 요청한 (무기) 목록은 '충격적'"이라며 "러시아의 '절박함'(desperation)을 보여준다"라고 진단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계획보다 길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에 러시아군의 전력이 중국에 손을 내밀 만큼 약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CNN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러시아가 중국에 지원을 요청한 물품에는 야전 식량도 포함돼 현재 러시아군이 기초적인 보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사진=AFP

 

 

 

중·러 "미국의 가짜뉴스"vs 미 "지원 이뤄지면 국제사회서 고립"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무기지원 요청설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모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충분한 군사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중국에 군사장비를 요청했다는) 관련 보도 내용은 '가짜'"라고 반박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14일 브리핑에서 "최근 미국은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 중국을 겨냥한 가짜뉴스를 연이어 유포하는 등 속셈이 매우 사악하다"고 일축했다.

 

중국은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 쪽으로 다소 기울었지만 주권의 중요성도 인정하는 등 모호한 태도를 보여왔다.


양측의 이런 반박에도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의 회담에서 러시아의 군사장비 지원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리번 보좌관은 회담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중국에 대한 경제적 제재는 물론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는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미국은 앞으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된 정보를 보다 공개적으로 알릴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공영매체 등에서 퍼지는 허위정보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한 당국자는 "(국무부가) 러시아의 (무기지원) 요청과 중국의 반응을 모두 공개한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정보 문제에 평소보다 훨씬 더 개방적으로 정보를 공개해 허위정보에 대응하려는 미 당국자들의 의도적 전략 중 일부"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푸틴과 애증관계에 있는 유대인 올리가르히들. 베레좁스키(맨 왼쪽)와

호도르콥스키(왼쪽에서 두 번째)는 푸틴을 권좌에 올렸다가 숙청당한 인

물들이고 아브라모비치(왼쪽에서 세 번째)와 올레그 데리파스카(맨 오른쪽)는

현재 푸틴의 이너서클이다. photo 뉴시스

 

 

 

 

푸틴의 돈줄 유대인 ‘올리가르히’의 숨은 전쟁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 3월 5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이스라엘의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와 만나 3시간 동안 회담했다.

푸틴은 이번 전쟁 직전 모스크바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만났을 때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을 이유로 10m가 넘는 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 앉았다.
   
   그런데 베네트와는 마스크도 하지 않고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했다.

이는 유대인들에 대한 우호적인 제스처일 가능성도 있다.

물론 두 사람의 회동을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해결의 실마리가 도출될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를 한 사람도 거의 없다.
   
   
   푸틴을 크렘린 주인으로 만든 올리가르히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유대인 출신 대통령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를 ‘나치스’라고 성토하며 연일 포탄을 퍼붓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푸틴은 러시아의 유대인들 덕분에 대통령이 된 인물이다.

 

푸틴은 소련 붕괴 이후 하루아침에 억만장자가 된 유대인 올리가르히(Oligarch·신흥재벌)들의 지원으로 크렘린의 주인이 되었다.
   
 20세기 초 러시아에는 200만명가량의 유대인이 살고 있었다.

유대인 지식인들 가운데에는 1917년 볼셰비키혁명에 가담한 사람들도 많았다.

레닌의 후계 자리를 놓고 스탈린과 경쟁하던 트로츠키가 대표적 인물이다.

 

우크라이나 오데사 출신 유대인이던 트로츠키는 적군(赤軍)을 창설하여 러시아 제국군으로 구성된 백군(白軍)을 물리친 인물이다.
당시 백군은 ‘유대인을 죽여서 러시아를 구하자’는 구호도 내세웠을 정도로 공산혁명에 참여한 유대인들이 많았다.

 

적색테러와 10월혁명의 기획자인 볼셰비키 지도자 야코프 스베르들로프도 유대인이다.

그는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인 니콜라이 2세 일가 총살을 결정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공교롭게 총살 집행자도 유대인이었다.

 

소련 초기에는 유대인들 가운데 공산당은 물론 군, 정보기관 등 국가기관에 고위직을 차지한 인물들이 많았다.
   이후 집권한 스탈린은 자신의 통치 기간 중 유대인들을 고위직에서 몰아냈다.

 

많은 유대인이 건국 이스라엘이나 미국 등으로 이주하고 소련 말기에는 20만명 정도로 감소하게 된다. 소련 시절 국가고위직에 진출할 수 없게 된 유대인들은 수학·물리학·공학·예술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화이트칼라 직종에 종사하는 유대인들은 해외의 유대인 네트워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덕분에 이들은 소련과 서구 간 엄격하게 규제된 상거래에 진출할 수 있었다.

1991년 12월 소련이 붕괴되자 전문직에 종사하던 많은 유대인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오게 된다.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에 따라 국영기업의 신속한 민영화를 추진하였다.
   
 이는 통제경제로부터 자본주의 경제체제로 이행하는 데 필수적 과정이었지만, 워낙 졸속으로 추진하는 바람에 국가경제를 파탄에 빠뜨리고 많은 러시아인이 가난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준비된’ 러시아 최초의 자본주의자인 유대인들은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올리가르히가 된다.

 

1990년대 러시아의 7대 올리가르히 가운데 표트르 아벤, 보리스 베레좁스키, 미하일 프리드만, 블라디미르 구신스키, 미하일 호도르콥스키, 알렉산드르 스몰렌스키 등 6명이 유대인이었다.

유대인 올리가르히들은 옐친의 이너서클이 되어 국가의 운영과 주요 인사를 좌지우지하였다.
   
   옐친의 이너서클로 부를 움켜쥔 올리가르히
   국가의 자산이 사기나 다름없는 입찰을 거쳐 헐값에 유대인들에게 넘어가자 러시아 국민들 사이에서는 유대인에 대한 원성이 자자해졌다.

지식인들도 유대인 음모론을 담은 책들을 읽고 전파하였다.

 

소련 붕괴 직후 필자는 모스크바에 머물고 있었는데 당시 필자의 친구인 모스크바대학 교수는 “소련을 세운 것도 러시아를 말살시키려는 유대인의 음모였다”며 분노하였다.
   그는 “옐친 대통령의 부인도 유대인”이라며 “유대인이 정치인들을 조종하며 러시아인들을 가난에 빠뜨리고 있다”고 분개하였다.

 

당시 민영화 작업을 지휘하던 아나톨리 추바이스 장관이 유대인인 것도 이러한 분노에 기름을 끼얹는 요인이었다.

서구에서 늘 우려하는 반유대주의(anti-Semitism)는 1990년대 중반 러시아 대중 사이에서는 광범위한 정서였다.
   
러시아 유대인들이 옐친 정권과 더 밀착된 계기는 1996년 대통령 선거였다.

당시 선거를 앞두고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가 출마를 선언하였는데, 그는 민영화한 자산의 재국유화 및 소련 재연을 공약하며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반면 재선을 준비하던 옐친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주가노프의 당선이 불을 보듯 뻔했다. 유대인 올리가르히들은 공포에 빠져들었다.
   
 올리가르히들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미디어를 통해 옐친의 재선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블라디미르 구신스키가 소유한 전국적 네트워크인 NTV 등은 공산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무시무시한 독재가 재개되고 내전이 발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옐친의 선거운동을 주도하게 된 유대인 올리가르히 미하일 레신의 역할도 결정적이었다.

광고대행사인 비디오인터내셔널을 보유한 그는 옐친의 라디오 연설을 기획했으며 대중에 호소하는 구호를 제작하여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결국 옐친은 재선에 성공했지만 올리가르히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미래를 걱정했다.

그들은 별도로 모여서 러시아 정세의 위험성에 대해 토론했다.

 

데이비드 호프먼은 2002년 저서 ‘올리가르히’에서 “이들은 유대인 은행가들에 대한 러시아 대중의 반응에 초조할 정도로 걱정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소수의 유대인 억만장자들은 병들고 알코올중독에 빠진 옐친 정권을 더 이상 지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푸틴을 옹립한 베레좁스키
   
 이때 옐친의 후계자로 푸틴을 옹립한 올리가르히가 바로 보리스 베레좁스키다. 베레좁스키는 민영화 과정에서 세계 최대의 에너지회사 중 하나인 시브네프트(Sibneft)의 오너가 되어 억만장자가 되었다. 요즘 영국 첼시 구단주로 유명한 라몬 아브라모비치는 그의 20년 연하로 당시 함께 시브네프트의 대주주가 되어 역시 억만장자가 되었다.

 

두 사람은 1995년 러시아 최대 상업은행인 알파뱅크의 오너인 표트르 아벤의 요트에서 처음 만나 의기투합하였다.
   베레좁스키는 당시 연방보안국(FSB)의 책임자였던 젊고 건강하고 절도 있는 푸틴을 옐친의 후계자로 지목했다.

 

베레좁스키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자동차 딜러를 했을 때 부시장 대행이던 푸틴과 친하게 지내기 시작했다.

그후 두 사람은 서유럽을 오가며 함께 호화판 휴가를 보내기도 하였다.

베레좁스키는 옐친을 설득하여 푸틴을 총리로 임명하게 했으며, 나중에는 대통령직도 이양하게 만들었다.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는 말이 있다.

토끼를 잡으면 사냥하던 개는 쓸모가 없어져 삶아 먹는다는 의미로, 정권을 잡으면 공신들을 먼저 숙청하는 정계의 냉정한 관행을 두고 하는 말이다.

 

푸틴도 2000년에 대통령이 되자마자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유대인 올리가르히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당시 러시아 언론은 체첸전쟁과 핵잠수함 쿠르스크호 침몰 등을 놓고 푸틴을 비판했다.

 

푸틴은 비판적인 미디어를 보유한 베레좁스키와 블라디미르 구신스키를 먼저 공격하였다.

이들을 탈세 등의 혐의로 압박하고 투옥했다.

푸틴은 올리가르히들이 재산을 국가에 헌납하고 해외로 이주하면 처벌을 면하는 법도 만들었다.
   
 베레좁스키는 시브네프트 등 13억달러어치의 재산을 아브라모비치에게 넘기고 영국으로 이주하였다. 하지만 베레좁스키는 2012년 런던의 아파트에서 사체로 발견되었다.

구신스키는 미디어 모스트 등 모든 자산을 3억달러에 가즈프롬에 넘기고 스페인으로 이주하였다.

 

민영화 과정에서 석유회사인 유코스를 취득하여 러시아 최대 부호가 된 미하일 호도르콥스키 역시 푸틴의 부패를 비판하다가 2003년 탈세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고 투옥됐다.

그는 2013년에 석방되어 서유럽으로 이주하였다.

호도르콥스키의 유코스 지분 등은 모두 푸틴의 측근들에게 분배되었다.
   
   

 

 

 

 

 

 

▲ 지난 3월 5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회담 중

인 푸틴 러시아 대통령. photo 뉴시스

 
 
 


   푸틴의 주인에서 머슴으로 전락하다
   
이처럼 푸틴은 유대인 올리가르히들을 차례로 제거하였다.

2015년에는 푸틴의 가장 유력한 정적이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개입을 반대하던 유대인 정치인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가 암살당했다.
   
물론 푸틴은 반(反)유대주의자라고 불리지 않기 위해 각별히 주의를 기울였고 여전히 주변에 유대인 측근들을 두고 있다.

푸틴은 모스크바에 유대인기념관도 개관하였다.

 

현재의 총리인 미하일 미슈스틴도 유대인이다.

푸틴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절도 있는 태도는 소련 말 FSB의 전신인 국가보안위원회(KGB)의 동독주재관으로 활동한 덕분이다.

 

푸틴에게 독일어를 가르친 사람은 고교 시절 유대인 여교사였다.

푸틴은 2005년에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 그녀를 만나 텔아비브에 아파트를 사주었다.
   
푸틴의 이너서클에는 여전히 유대인 올리가르히가 몰려 있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공격 3일 만에 평화적 해결을 호소한 올레그 데리파스카, 미하일 프리드만 등은 유대인이다.

 

이들 이외에도 표트르 아벤, 유리 밀너, 빅토르 벡셀베르크 등 유대인 올리가르히들이 여전히 건재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올리가르히는 첼시 구단주 아브라모비치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재산을 푸틴의 재산으로 보고 있으며, 그가 푸틴의 재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여긴다.

 

   푸틴이 집권하면서 올리가르히라는 말의 의미도 변했다.

옐친 시절 올리가르히는 개별적·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부호들이었던 반면, 푸틴 체제에서는 푸틴이 허용하는 한에서만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소수의 부호들로 변질됐다.

이 때문에 올리가르히들의 재산은 모두 푸틴의 재산이며, 푸틴이 세계 최고의 부자라는 주장도 나온다.
   
“푸틴은 올리가르히들의 재산을 자신의 돈으로 간주한다.

이 재산은 이익을 좇아서 이리저리 투자될 수도 있다.…

서구에 널려 있는 크렘린 부의 네트워크를 해체하는 것이 푸틴의 이익추구 기반을 해체하는 것이다”라고 영국의 저널리스트 벤 주다는 말한다.

 

이 때문에 올리가르히를 제재하라는 요구는 이전부터 있었다.

러시아의 반정부지도자로 지금은 투옥된 알렉세이 나발니는 2021년 1월 아브라모비치가 “러시아 도둑정치(kleptocracy)의 가장 중요한 실행자이며 수혜자”라며 서구가 제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리가르히들의 막대한 재산은 러시아의 에너지와 광물자원에서 나온다.

이들 재산은 지금 지중해나 카리브해 은행들의 비밀계좌에 숨겨져 있다.

또 런던, 마이애미, 뉴욕 맨해튼 등의 호화 아파트나 콘도, 프랑스 리비에라 해안 등의 호화 요트나 전용기 등으로 보유된 상태다.

 

미국의 국립경제조사국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GDP의 60%가 해외로 유출되었으며, 그 액수는 1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리가르히의 재산은 모두 푸틴의 재산’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미국과 서구 국가들은 푸틴의 정권기반을 약화시키는 방법의 하나로 올리가르히들의 해외자산 압류를 지목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1일 의회연설에서 올리가르히를 직격해 큰 박수를 받았다.

 

“러시아의 올리가르히와 부패한 지도자들이 수십억달러를 버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법무부는 러시아 올리가르히들의 범죄를 추적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우리는 유럽 동맹국들과 협력하여 그들의 요트와 호화 아파트, 전용 제트기들을 찾아 압류하고 있다. 우리는 너희들을 잡을 것이다.”
   
우크라이나에서도 유대인 올리가르히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이 나라에서도 소련 붕괴 이후 민영화 과정에서 올리가르히가 나타났는데, 이들 중 대표적 인물들이 대부분 유대인이다.

이 나라에서도 올리가르히는 금융, 산업, 미디어를 소유하여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했다.
   
이호르 콜로모이스키는 프리바트금융산업그룹의 소유주로 포브스가 선정한 우크라이나 3위의 부호이며 정치적 영향력도 강력한 유대인 올리가르히이다.

그는 자원개발회사, 항공사, 은행, TV방송 8개와 신문사 등을 소유하고 있다.

 

젤렌스키가 대통령이 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코미디 시리즈 ‘국민의 종’은 그가 소유한 TV를 통해 방영되었다.

 

콜로모이스키는 푸틴이 신나치 조직이라고 비난하는 아조프군단 등 우크라이나의 민병대를 재정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푸틴은 콜로모이스키가 “아브라모비치와의 계약을 위반한 사기꾼”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재계 랭킹 2위인 빅토르 핀추크도 유대인이다.

그는 레오니드 쿠치마 전 대통령의 사위이기도 하다.

민영화 과정에서 철강회사를 인수하여 인터파이프그룹 소유주가 되었고 4개의 TV 채널과 신문사를 소유하고 있다.
   
   민영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올리가르히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미디어를 이용하여 서로 공격하는 일이 많아지자 당시 ‘키이우포스트’는 “보통사람들은 전화를 구입하여 이야기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억만장자들은 TV를 매입하여 다툰다”며 “이것이 우크라이나 사업가들의 법칙”이라고 비판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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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뉴시스

 
 

 

 
 

우크라 공격이유?…“푸틴 분노장애, 스테로이드 부작용”

 

 
 
 


블라디미르 푸틴(69) 러시아 대통령이 분노 장애를 갖고 있고, 이로 인한 스테로이드 과다 복용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향한 공격적 행보를 보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메일온선데이,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5개국 기밀정보 동맹체인 파이브아이스(Five Eyes) 고위 인사는 최근 크렘린궁 관계자로부터 푸틴 대통령의 건강 관련 첩보를 입수했다.

해당 인사는 외신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로이드 분노(roid rage)’를 앓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로이드 분노는 스테로이드 약물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분노 조절 장애 등의 뇌 질환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인사는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에 ‘로이드 분노’가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치매·파킨슨병 같은 뇌 질환 혹은 암을 치료하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장기 복용하다 부작용을 얻었을 수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변덕과 비대해진 얼굴, 터무니없는 거리 유지 등이 모두 건강 이상 신호라고 강조했다.

해당 인사는 “최근 급격히 비대해진 푸틴 대통령의 외모를 보면 그가 스테로이드를 과다 복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와 다르게 얼굴과 목이 붓고 안색이 많이 창백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크렘린을 방문하는 사람들과 터무니없을 정도로 먼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가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판단했다.

해당 인사는 “푸틴 대통령의 정신 상태에 대한 정보는 인적 자원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지난 5년간 푸틴 대통령의 의사 결정에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푸틴 대통령의 말은 타당성과 명료함을 잃었고, 사고 능력에서도 현저한 이상이 감지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도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추측했다. 해당 인사는 “푸틴 대통령 참모들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실패에 대해 정확히 보고 하는 것 같지도 않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공격적 행보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 와병설이 확산한 건 처음이 아니다. 러시아 유명 정치 분석가 발레리 솔로베이(61)는 2020년 푸틴 대통령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모스크바 국립 국제관계대 교수 출신인 솔로베이는 당시 모스크바 라디오에 출연해 “푸틴 대통령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으며, 2021년 초 대통령직을 그만둘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건강 문제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푸틴 대통령이 경련을 일으키는 모습, 진통제를 소지한 영상 등이 확산하기도 했으나 크렘린궁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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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연합뉴스

 
 
 
 

 

치매로 인한 뇌질환?'…얼굴 퉁퉁 부은 푸틴, 건강이상설 확산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 최근 5년간 발언의 설득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얼굴의 부기도 점점 심해졌다는 주변 측근들의 증언이 연이어 전해지고 있는 까닭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서방 고위정보 기관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관계자는 "푸틴이 '로이드 분노'를 앓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했다.

로이드 분노는 스테로이드 약물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분노 조절 장애 등의 뇌 질환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최근 5년여간 푸틴의 의사 결정에 분명한 변화가 있었다.

이전과 달리 명확성이 현저히 떨어졌다"며 "푸틴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어 "파킨슨병, 치매, 암 등을 치료하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과다 복용한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푸틴의 부은 얼굴을 그 증거로 들었다.

 

실제 최근 공식 선상에 보인 푸틴 대통령의 얼굴을 5년 전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부기가 심해졌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일부 언론에선 푸틴의 실각 상황까지 내다봤다.

 

영국 더타임스는 러시아군의 고전이 계속돼 병력과 자원 손실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면 크렘린궁 핵심 인사들이 푸틴을 축출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장의 교착 상황이 계속되고, 서방 제재로 고통이 가중되면 푸틴의 전쟁 수행 방식에 분노한 러시아 엘리트나 군부, 보안기관, 생활고에 격분한 민중 시위 등에 의해 푸틴이 타도될 수 있다고 전했다.

 

 

 

 

 

 

©(주) 데일리안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에서 원격으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03.11.

 

 

 

 

 

얼굴 퉁퉁, 손 덜덜…'건강이상설' 푸틴 곧 권력 잃을 수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3주 가까이 지난 가운데 서방 매체를 중심으로 '푸틴 축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70) 러시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강제로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것만이 전쟁 종식으로 가는 길이고 그런 일이 곧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텔레그래프는 최근 '푸틴은 어떻게 권좌에서 제거될 것인가, 그리고 누가 그를 대체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 정권의 교체 가능성을 분석했다.
텔레그래프는 먼저 그의 건강 문제를 들었다.

 

외국 정상과 회담하면서 5m 이상의 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앉은 것을 두고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해명이 있었지만 와병설이 돌았고, 손을 떠는 모습이 화면에 포착돼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숨을 헐떡이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는 것을 근거로 그가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그의 공격적인 행보가 스테로이드 과다 복용으로 인한 '로이드 분노(Roid Rage)'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서방 정보기관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관계자는 "푸틴이 로이드 분노를 앓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푸틴의 최근 의사 결정에 분명한 변화가 느껴진다.

이전과 달리 명확성이 현저히 떨어졌다"며 "파킨슨병, 치매, 암 등을 치료하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과다 복용한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이드 분노는 스테로이드 약물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분노 조절 장애 등의 뇌 질환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미 상원 정보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마르코 루비오 의원은 "푸틴이 신경적, 생리적 건강 문제가 있는 것 같다"라며 "더 많은 것을 알리고 싶지만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가 분명히 뭔가 이상하다는 점이다. 그는 항상 살인자였지만, 지금 그의 문제는 이전과는 다르고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유럽·러시아 담당 선임 이사로 푸틴 대통령을 몇 차례 만나본 피오나 힐 역시 "푸틴 얼굴이 부어있다.

다량의 스테로이드 복용이나 다른 푸틴의 개인적인 문제도 관련된 긴급한 상황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자신이 언제 살해될지 모른다는 강박적인 편집증을 앓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선 암살 가능성도 나오지만, 크렘린궁의 삼엄한 경호를 감안하면 가능성이 높지 않다.
쿠데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더타임스는 "크렘린 엘리트들이나 군부, 보안기관 인사들 또는 격분한 민중 시위 등에 의해 푸틴이 타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러시아 초대 외무부 장관 안드레이 코지레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 권력층 내부에서 푸틴을 축출하기 위한 움직임이 곧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지레프는 인터뷰에서 "러시아 제국의 차르(황제) 가운데 다수가 살해됐고 어떤 형태로든 쫓겨난 이들도 많다"고 밝혔다.

이어 "소련 시절에도 스탈린은 독살됐다고 알려졌고, 흐루쇼프는 권좌에서 밀려났다"며 러시아의 전통에서 권력자를 축출하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크렘린 권력을 보위하기 위해 모스크바 외곽에 최정예 2개 사단과 특수부대가 배치돼 있고 그들을 감시하는 연방보안국(FSB)이 이들 부대 안에 파견돼 있으며, 모스크바 시내에도 사단급 이상의 전투력을 갖춘 경호부대와 보안부대가 깔려 있다.

따라서 군대만으로 푸틴을 축출하고 권력을 장악하겠다는 시도는 모험으로 그칠 수 있다.

텔레그래프는 어떤 형태이건 푸틴이 권력에서 내려올 경우 잠재적인 후계자로 헌법상 승계자인 미하일 미슈스틴(56) 총리를 비롯해 세르게이 소뱌닌(63) 모스크바 시장, 세르게이 쇼이구(66) 국방부 장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56) 전 대통령 등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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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우크라이나 현지시각) 한 남성이 키이우 인근 비슈고로드 지역을

지나가는 병력수송 장갑차에 탄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손을 흔들며 유모차를 밀고 있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전 사위 소유 프랑스 저택

[AF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