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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20년 내 최저 기록한 엔화 가치.."아베노믹스의 청구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년 내 최저 기록한 엔화 가치.."아베노믹스의 청구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치솟던 엔·달러 환율이 20년 만에 최고 수준을 돌파했다.

‘엔저는 좋은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해오던 일본은행 총재와 재무상도 20년 내 최저를 기록할 정도로 가파른 엔화 가치 하락에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할지는 미지수이다.

 

엔·달러 환율은 1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오전 한때 1달러당 126.78엔까지 치솟았다.

2002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후 환율은 소폭 낮아져 1달러당 126엔대 중반에서 거래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은행이 통화정책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엔·달러 환율은 13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으로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NHK에 따르면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중의원 결산행정감시위원회에서 “엔화 가치가 최근 한 달 동안 10엔 가량 하락했다.

 

상당히 급속한 환율변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엔저는 일본경제에 플러스”라면서도 “엔화 약세가 급속하게 진행되면 불확실성을 고조시켜 경제에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도 이날 같은 자리에서 엔화 약세가 일본 경제에 플러스인지 마이너스인지 묻는 질문에 “지금의 엔저는 좋은 엔저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엔저 현상이 나타나면 흔히 수출기업에 유리하지만 반대로 수입물가는 상승하는 만큼 원자재 가격 부담이 큰 중소기업이나 가계에는 불리하게 작용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구로다 총재가 여전히 ‘엔저는 플러스’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마이너스 측면도 언급해 엔화 하락에 견제구를 날렸다고 평가했다.

엔저 현상의 문제를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완화적 통화정책을 바꾸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연일 환율이 치솟는 이유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달러에 대한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 8% 넘게 하락하면서 주요 10개국(G10) 통화 가운데 가장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이 돈 옥죄기에 나선 반면 일본은 반대 방향의 정책을 펼쳤다.

 

지난달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올린 후에도 일본은행은 금리를 동결시켰다.

현재 일본의 단기금리는 -0.1%, 장기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0%이다.

이후 장기 국채를 정해진 이율에 무제한 매수하는 ‘지정가 주문’까지 단행해 금리 상승을 막았다.

 

일본경제가 코로나19에서 제대로 회복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파장으로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실질적인 가계소득 감소와 경제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통화 정책의 근원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2차 집권기(2012년 12월~2020년 9월)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에서 찾을 수 있다.

아베노믹스가 엔저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다쓰자와 겐이치 교토다치바나대 객원교수는 최근 경제 주간지 프레지던트에 보낸 기고문에서 “지금 발생하고 있는 엔화 약세와 물가 상승은 아베노믹스의 청구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베노믹스는 완화적 통화정책, 기동적 재정정책, 규제완화를 중심축으로 하는데 핵심은 돈을 풀어내 엔화가치를 떨어뜨리고 인위적인 인플레이션을 만든다는 점에 있다.


문제는 아베노믹스가 일본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일본 기업이 이미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해 놓은 상황에서 엔저 정책의 수출 회복 효과는 크지 못했다.

기업 경쟁력 회복 없이 엔저 현상만 계속되면서 일본 국민들은 오히려 앉아서 가난해진 결과가 됐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각국의 실질구매력 평가에 이용되는 빅맥지수에서 일본은 3.38달러로 태국(3.84달러), 한국(3.82달러)보다 저렴하다.

엔화 약세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국면에서는 기업의 부담을 주는 족쇄가 됐다.

 

유니클로의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타다시 회장도 최근 “엔저가 일본 경제에 좋은 부분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엔저에 대한 당국자와 시장의 인식에 간격이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의 엔화약세는 한국 기업에게는 크게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기업 역시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고 품질로 승부하는 수출 품목이 많아지면서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많이 줄었다”며 “대일 수출품이 많지 않은 데다가 부품·자재 위주 대일수입품이 많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유리한 면도 있다”고 말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AFP연합뉴스

 

 

 

 

취임 6개월 기시다 총리, ‘아베 차별화’와 ‘아베의 견제’ 사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4일 취임 6개월을 맞았다.

기시다 총리는 코로나19 대책을 비롯한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입장을 바꾼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유연한 리더십이라는 평가도 얻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단호한 대처도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

 

여론 지지율이 꾸준하게 50%를 웃돌고 있어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에 승리하면 장기집권의 길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우 어려운 판단과 결단의 연속이었다”며 “신형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국내 경제재생 등 과제가 산적해 있어 긴장과 위기감을 갖고 계속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1~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정권 지지율은 전달보다 2%포인트 오른 59%를 기록했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70%대의 높은 지지율에서 출발했다가 도쿄올림픽 강행 이후 급락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00년 이후 실시한 자사 여론조사에서 출범 반 년 후에도 지지율 50%대가 유지된 정권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과 아베 신조 2차 내각 뿐이라고 짚었다.

두 정권 모두 5년 이상 장기집권에 성공했다.

 

지지율이 견조하게 유지되는 근본적 이유는 아베·스가 정권과 다른 통치방식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평가했다.

기시다 총리는 코로나19 방역 대책 발표, 도호쿠 지역 강진 발생 등 주요 현안이 있을 때 직접 장시간 기자회견을 했다.

취임 165일째인 지난달 17일까지 약식 인터뷰 100회, 공식 기자회견 10회를 채웠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비판 여론이 고조되면 수정하는 일도 잦았다.

지난해 11월 말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확산에 대응해 외국인 신규 입국을 금지하면서 항공권 예약을 중단하는 방법으로 자국민의 입국까지 막으려고 했다가 과도한 조치라는 비판이 커지자 항공권 신규 판매 중단 조치는 철회했다.

 

18세 이하 자녀에게 1인당 10만엔(약 100만원)을 지급하는 정책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10월 ‘5만엔 연내 현금 지급·5만엔 내년 봄 쿠폰 지급‘ 방침을 결정했다가 행정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든다는 지적에 ‘연내 전액 현금 지급’으로 선회했다.

 

이런 모습을 두고는 우왕좌왕한다는 비판과 유연하다는 호평이 엇갈렸다.

교도통신은 “정책 입안은 총리 관저, 정국 대응은 자민당 집행부가 하는 형태인데 조정역의 부재로 삐걱거리고 있다”며 “향후 기시다 정권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마이니치신문은 “아베·스가 정권에서 진행한 관저 주도 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정책결정 과정이 전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당내 불만도 있으나 국민 일부에게는 유연하다고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어 야당도 비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현 정권이 아베·스가 정권의 일방적 운용과는 달라졌다는 평가는 공통적이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자민당은 ‘아소 다로 전 부총리·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 두 사람이 중축이 돼 운영하고 있으며, 아베 전 총리파인 다카이치 사나에 정무조사회장은 의사결정에서 소외돼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강력한 대응도 ‘아베 외교노선’에서 빠져나온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침공 직후 경제 여파를 걱정하는 국내 일각의 목소리에도 수출규제, 자산동결 등 단호하게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했다.

 

아베 총리 시절 일본은 쿠릴영토(일본명 북방영토) 문제를 염두에 두고 푸틴 정권과 유화적인 관계를 맺어 왔다.

 

히로시마가 지역구인 기시다 총리는 러시아의 핵 위협이 고조되던 지난달 24일 브뤼셀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반핵 연설로 호평을 얻었다.

아베 전 총리의 ‘핵 공유’ 주장에도 선을 긋고 있다.

자민당 내 기시다파(宏池會)는 중도·실용·아시아 중시 외교를 지향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정작 아시아 외교에서는 소신을 밀어붙이지 못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반발하는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추천에 관해서도 당초 추천을 보류하려고 했다가 아베 전 총리 등 당내 강경보수파의 반발에 추천을 강행했다.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내건 ‘새로운 일본식 자본주의’도 성과가 없다.

 

아베 전 총리 세력과의 갈등 등 불안한 당내 정국은 기시다 내각이 정책으로 성공을 거두는 데 장애물로 꼽힌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고유가 등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일본 내에서 코로나19가 재차 확산 조짐을 보이는 것도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둔 기시다 내각의 숙제이다.

 

7월 참의원 선거 이후 3년 동안 일본에서 전국단위 선거가 없다.

이 때문에 참의원 선거에서 이기면 ‘황금의 3년’을 보내고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일본 정계 안팎에서 관측하고 있다

 

 

 

 

박은하기자

 

 

 

 

 

 

 

 

 

 

 

 

 

 

박민우 기자 도쿄 이상훈 특파원

 

 

 

 

 

 

송유근 기자

 

 

 

 

 

▲ 1만엔 권 화폐 [사진 = 연합뉴스]

 
 
 
 
 

 

그래도 일본 굳건"…엔화 추락에도 긍정론 강한 이유는 

 

 

 

일본 화폐인 엔화 가치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는 뉴스를 보신 적 있나요?

최근에 이런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보통 '1000원=100엔'이라고 많이들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은 '970원=100엔' 정도란다.

 

엔화 가치가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하는데, 막상 숫자를 보니 생각보다 별로 놀랍지는 않다. 그런데 왜 이렇게 언론은 '엔저 현상(엔화 가치가 낮아지는 현상)'을 뉴스 소재로 많이 다룰까.

그저 멀고도 가까운 나라인 일본 이야기라서 더 호들갑인 걸까?

고개 드는 일본 경제 '위기론'



일단 엔저 현상이 최근 주목받는 건 달러 외에 가장 안전한 화폐이자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던 엔화가 점점 지위를 잃어가는 게 아니냐는 일부 전문가의 분석 때문이다.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자리 잡은 근거는 그만큼 일본 경제가 탄탄하다는 믿음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믿음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경제가 위기라고 부를 만한 상황을 맞았다는 것이다.

사실 일본의 경제 상황과 엔저 현상에 대해선 전문가들 전망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워낙 큰 나라의 경제이다 보니 쉽게 어느 쪽이 옳다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수많은 경제주체의 선택과 셀 수 없는 변수가 계속해서 작용하는 게 국가 차원의 경제다.

그래도 언론과 전문가 집단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근거들은 있다.

오늘은 엔저 현상을 두고 엇갈리는 해석의 주요 근거들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일본은 빚쟁이?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유 가격은 12일에 급등한 뒤 중국과일본의 경제

지표 약세로 인해 13일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

 

 

 

 

 

 

 

 

▲ [자료 출처 = 국제통화기금(IMF)]

 
 
 
 
 
 

일본은 경제 규모 대비 빚이 가장 많은 국가다.

보통 '부채 비율'이 높다고 표현하는데, 일본 경제를 두고 위기론이 등장할 때마다 항상 따라붙는 근거가 이 부채 비율이다.

일본 부채 비율은 지난해 10월 기준 257%로 세계 1위였다.

 

영국·프랑스·미국이 109~133%, 독일과 중국이 70% 수준이었던 걸 고려하면 압도적으로 높다.

이렇게 많은 빚을 지게 된 건 일본의 '확장적 재정정책' 때문이다.

혹시 뉴스에서 '돈 풀기'라는 표현을 들어보셨나?

 

한 나라가 돈을 푼다는 건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투자와 소비를 촉진한다는 의미다.

이럴 때 쓰는 게 확장적 재정정책이다.

정부가 빚을 내서(국채를 발행해서) 직접 여러 분야에 투자하고, 지원금을 나눠 주며 소비를 촉진하는 걸 말한다.

일본의 부채 비율이 높은 것도 이런 정책을 오래 펼쳤기 때문이다.

1980년대 후반 투자 광풍으로 생겨났던 일본의 '경제 버블'이 1990년대 초반에 꺼지자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기 시작했고, 이 정책이 오래 이어져 왔다.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라는 사회구조도 부채를 줄이지 못한 요인이었다.

복지 예산을 계속 늘려야 하는데 젊은이들은 감소하니 세금으로 벌어들일 돈이 줄어들었다.

 

"일본 경제·엔저 문제없다"는 주장의 근거들




①다른 나라에 빚진 건 별로 없다

 

▲ [자료 출처 = 일본은행, 2020년 기준]

 
 
 
 
 
 

이렇게 빚을 많이 진 나라인데도 일본 경제가 탄탄하다는 믿음은 비교적 잘 유지돼 왔다.

빚은 많지만 다른 나라가 아닌 일본 내 기관들에 진 빚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일본 정부가 빌린 돈은 대부분 일본 국민에게 빌렸고, 엔화로 갚으면 된다는 뜻이다.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정말 최악의 상황이 닥칠 땐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에서 돈을 찍어내 갚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다른 국가에 큰 빚을 진 나라들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②'엔저' 때마다 수출로 더 벌었다

엔화 가치가 떨어졌을 때마다 수출이 늘어나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많아졌다는 점도 일본 경제를 안정적으로 지탱하는 힘이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는 높아졌다.

 

예를 들면 '1달러=100엔'이었던 환율이 '1달러=120엔'이 되는 것이다.

이러면 외국에 수출하고 달러로 대금을 받았을 때 더 많은 돈을 번다.

똑같이 100달러를 받아도 1만엔이 아니라 1만2000엔을 벌게 되니까.

그래서 일본의 수출 기업들은 과거 엔저 현상이 일어났을 때 무역에서 큰 폭의 흑자를 냈고, 기업가치가 오르면서 주식 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었다.

이러면 곧 엔화 가치가 하락을 멈추고 적정 수준에서 유지되곤 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본 정부는 오히려 엔저 현상을 유도하는 정책을 펼쳤다.

2013년 아베 신조 정권이 시작한 '아베노믹스' 정책이 대표적이었다.

아베노믹스는 기준금리를 '0%(제로)' 수준으로 낮춰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기업 수출을 늘려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중앙은행이 정하는 기준금리를 낮추면 시중에서 예금이나 대출 이자율도 함께 낮아진다.

이러면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사람은 늘어나고, 예금을 하는 사람은 줄어들어서 '돈 풀기 효과'가 나타난다.

 

앞서 설명한 '확장적 재정정책'처럼 돈을 푼다는 뜻에서 이런 저금리 정책을 '확장적 통화정책'이라고 부르죠. 일본은 여러 측면에서 돈을 푸는 정책을 펼쳐온 것이다.



③해외에 가진 자산도 넘친다

 

 

 

▲ 일본 버블경제 말기인 1989년 일본 기업 미쓰비시가 사들였던 미국 록펠러 센터.

미쓰비시는 버블 붕괴 이후 록펠러 센터를 다시 매각했지만, 뉴욕의 상징적 건물 중

하나를 일본 기업이 통째로 사들였다는 사실은 당시 미국 사회에서 큰 화제가 됐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이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자산 규모가 30년째 전 세계 1위를 지킬 만큼 막대하다는 점도 중요하다.

가진 게 워낙 많다는 점은 일본 경제가 아직 안정적이고, 엔화도 여전히 안전자산이라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으니까.

2020년 기준 일본 정부와 기업, 개인이 해외에 보유한 순자산(자산-부채)은 356조9700억엔(약 3515조원)에 달한다.

일본인이 외국 회사나 부동산, 주식, 채권 등을 엄청나게 사서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대외 순자산'이라고 부르는데, 워낙 이 금액이 크다 보니 이들 자산에서 꾸준히 발생하는 수익도 크다.

일본의 대외 순자산 규모가 큰 건 투자 광풍이 불었던 1980년대 후반 '경제 버블' 시기에 투자자들이 해외 자산까지 적극적으로 사들였기 때문이다.

그 덕에 거품이 꺼진 후에도 30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막대한 해외 자산은 일본 기업들의 수출이 주춤할 때 버팀목 역할을 했다.

앞서 언급했던 '엔저 현상→기업 수출 증가' 흐름은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지다가 둔화하기 시작했다.

 

그 후에는 해외 자산에서 발생하는 소득이 빈자리를 메꿨다.

수출로 돈을 좀 못 벌어도 각종 자산에서 올린 수익까지 따지면 결국 일본에서 빠져나가는 돈보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이 많았다.

 

"일본, 예전 같지 않다" 위기론의 근거들


쭉 살펴본 근거들을 보면 일본 경제는 꽤 탄탄해 보인다.

일본 화폐인 엔화도 안전한 자산으로 취급받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런데도 엔저 현상을 두고 위기론이 들려오는 건 '예전과 달라진 점들' 때문이다.

①안전자산이라더니 위기에 떨어지는 엔화 가치

 

 

 

 

 

▲ [단위 = 달러 당 엔]

 
 
 
 
 
 

기본적으로 안전자산은 국제적 혼란이나 위기 상황에선 찾는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것이다.

 

일본 엔화는 국제적 위기 상황이 닥칠 때마다 가치가 높아지곤 했다.

실제로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1달러=110엔' 정도였던 엔화 가치는 약 4개월 만에 '1달러=80엔' 수준까지 급등했다.

그런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적 혼란이 발생한 최근에는 달랐다.

전쟁 발발 후 엔화 가치는 주요 25개국 화폐 중 러시아 루블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사실상 가치가 가장 많이 떨어진 것이다.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패턴이니 '엔화의 안전자산 지위가 흔들린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②주요국들과 점점 벌어지는 기준금리

최근 미국은 '돈을 그만 풀겠다'고 선언하고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경기 침체를 막고자 기준금리를 내려 돈을 풀었는데, 물가 상승이라는 부작용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 기준금리는 여전히 -0.1%이고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을 제외한 주요국도 미국을 따라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이렇게 주요국 간에 기준금리 차이가 많이 나면 상대적으로 엔화 가치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본에선 엔화를 자꾸 푸는데, 미국에선 달러화 풀기를 그만하면 당연히 상대적으로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지겠다.

③산업구조 변화에 줄어든 엔저 수출 효과

일본 기업들이 '엔저 현상'을 바탕으로 예전처럼 큰 수출 증가 효과를 볼 수 없게 됐다는 점도 중요하다.

'엔저→무역 흑자 확대'라는 예전 공식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일본 기업들은 세계화 추세에 따라 생산기지를 해외로 많이 이전했다.

이러면 현지에서 제품을 만들어 팔면 되니 일본에서 수출할 물량은 적어진다.

예전만큼 환율 효과를 보기는 힘들어진 것이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은 현지에 재투자하는 경우가 많아서 '수출 증가→일본 내 소득 증가→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내수 경제 활성화 효과도 줄어들었다.

④고유가 탓 42년 만에 경상수지 적자 위기

지난 1월 일본은 역대 2위 규모(1조1887억엔)의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으로 떠들썩했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적자였다.

 

'경상수지'란 앞서 언급했던 '해외로 빠져나간 돈과 벌어들인 돈'을 따져보는 지표다.

해외로 빠져나간 돈이 더 많으면 적자, 벌어들인 돈이 많으면 흑자다.

일본은 연 단위로는 42년 동안 흑자를 기록했다.

그런데 올해는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벌어진 전쟁 때문에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자, 에너지를 외국에서 수입하는 일본에선 해외로 빠져나가는 돈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고, 엔저로 인한 수출 증대 효과도 줄어든 상황이라 경상수지 적자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엔저'는 어떤 영향 미칠까? 엇갈리는 전망




앞서 살펴본 근거들이 서로 충돌하는 것처럼, 엔저 현상이 일본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일본 내에서도 전문가들 간에 전망이 엇갈린다.

여전히 긍정적 영향이 부정적 영향보단 더 크다는 주장과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엔화 가치가 10% 하락하면 일본 국내총생산(GDP)이 1%포인트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산업구조가 바뀌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엔저 현상이 일본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반면 엔화 가치가 하락해 수입 물가가 높아지고 무역 적자가 계속되는 부정적 효과가 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일본 최대 경제 신문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오히려 무역 적자가 불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5달러이고 엔화 가치가 달러당 110엔일 때' 올해 일본 무역적자는 22조7000억엔으로 예상됐다.

같은 조건에서 엔화 가치가 달러당 130엔으로 떨어지면 무역적자는 25조4000억엔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엔화 가치가 떨어졌을 때 기업들이 수출에서 누리는 이익보다 원자재를 수입할 때 늘어나는 비용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과연 어떤 쪽이 정답을 말하고 있을까?

일단 일본 정부는 엔저 현상의 긍정적 측면을 더 믿는 것 같은데 말이다.

 

 

 

 



[뉴미디어팀 디그(dig)]
[임형준 기자 / 박재영 기자]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 사진=연합뉴스

 

 

 

 

 

 

 

일본 경제학자 "'트리플 펀치' 위기가 한국 경제 덮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출신 마카베 교수, 日경제매체에 칼럼 기고
‘원화가치 하락’, ‘무역적자’, ‘격차확대’ 3가지 언급

 

 



‘포스트 코로나19’의 불확실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해 세계경제가 ‘퍼펙트 스톰’(총체적 난국)에 빠질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도 '트리플 펀치(삼중고)'의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일본 경제학자가 내다봤다.

마카베 아키오 호세이대 교수는 오늘(11일) 일본 경제매체 ‘겐다이(現代)비즈니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세계적으로 재화와 서비스 가격이 상승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며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는 부존자원이 빈약하고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원화가치 하락’, ‘무역적자’, ‘격차확대’ 등 3가지를 언급하며 “마침내 ‘트리플 펀치’의 위기가 한국을 덮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카베 교수는 “우크라이나 위기 이후 외환시장에서 브라질 헤알화 등 자원부국의 통화가치는 상승한 반면 한국, 일본, 터키 등 자원부국이 아닌 나라들은 통화가치 하락이 컸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은 원화 약세로 수입물가가 상승하고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식료품과 전력요금 등이 상승할 것"이라며 "그 결과 경제 성장률은 떨어지고 비정규직 근로자 등은 더욱 어려운 경제환경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 사진=연합뉴스

 

 



이어 “그러한 우려를 높이는 징후가 이미 한국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3월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는 지난 1일 발표가 그 중 하나”라고 밝혔다.

지난달 한국의 무역수지는 1억 4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수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석유, 가스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적자가 발생했다.

 

마카베 교수는 “이는 자원 등을 수입해 반도체 등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수출함으로써 경제성장을 실현해 온 한국에 무시할 수 없는 부정적 변화”라면서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 전환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국의 수입물가가 상승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마카베 교수는 "한국은 자원부국이 아니다. 2020년 초가을 이후 코로나19 재확산과 기상이변 등으로 에너지 자원, 광산 자원, 곡물 등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라며 "자원을 수입하는 한국이 전 세계적인 공급 경색에 기인하는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화가치 하락까지 겹치면서 한국의 수입물가 상승세는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미카베 교수는 한국의 수출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 위기 등으로 당장 세계경제 회복세가 둔화하기 시작했고,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또 마카베 교수는 "대외적인 역풍 속에 내수가 부진해지면 경제성장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그 결과로 우려되는 문제 중 하나가 한국내 경제적 격차의 확대”라고 꼬집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은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부채가 증가했다"며 "한국은행은 물가상승 압력을 억제하고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다.

물가와 금리 상승으로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생활수준(지출)을 낮출 수밖에 없는 가구가 늘어날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체감경기 악화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일자리, 소득 등 경제 환경이 불안정해지기 쉽다”며 “향후 전개에 따라서는 사회 전체에 절망감이 고조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윤석열 차기 대통령은 정부 출범 초기 경제와 사회 안정을 어떻게 도모해 가야 할 지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마카베 교수는 미즈호종합연구소 수석연구원 등을 지낸 베테랑 이코노미스트 출신이다.

그는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은 늘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 일본에 찾아올 수 있다’고 하는 등 자국 경제의 현실에 대해 경고를 보내 온 인물이다.

 

 

 

 



[디지털뉴스부]

 

 

 

 

 

 

 

 

한중일 3국의 수소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디자인=이넷뉴스)

 

 

 

 

 

한국·중국·일본 '수소경제' 경쟁 "불 붙었다"···승자는?

 

 

한국, 최근 3년 수소차 세계시장 점유율 50% 넘어
중국, 2025년까지 그린수소 20만 톤 생산
일본, 세계 최초 수소운반선 취항

 

 

 

[이넷뉴스] 한국은 일본과 함께 아시아 수소경제 선도국으로 꼽힌다. 중국은 최근 수소 산업을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수소경제에 본격 나섰다.

아시아 3국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각 국의 수소경제 핵심 전략 및 성과를 짚어본다.

 

◇ 일본, 세계 최초 액화수소 해상 운송

일본은 액화 수소 운반선을 통해 세계 최초로 수소 해상 운송에 성공하는 등 수소경제 실현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일본 정부는 2050년 기준 수소 2,000만 톤을 자동차·선박·철강 등 전 산업 분야에서 활용하겠다고 선언하고, 해외에서 생산한 싼 가격의 수소를 들여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일본은 수소 생산과 기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호주와 손을 잡았다.

일본·호주 정부는 갈탄 수소화 프로젝트 HESC(Hydrogen Energy Supply Chain)를 공동 진행하고 있다.

 

 

 

 

 

 

세계 최초 액화수소운반선 '수소프론티어'. (사진=가와사키중공업)

 
 
 
 
 

글로벌 에너지 정보분석기업 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1월 말 호주 헤이스팅스에서 출항한 세계 최초의 액화수소 운반선 ‘스이소 프론티어(Suiso Frontier)’가 1250세제곱미터(㎥) 규모의 수소탱크에 약 50톤의 액화 수소를 싣고 한달 만에 일본 고베항에 도착했다.

스이소 프론티어는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이 건조한 선박이다.

 

일본과 호주 양국은 HESC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께 연간 최대 22만 5,000톤의 탄소중립 액화수소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플래츠는 이번 수소 해상 운송으로 국제 수소 공급망 구축을 위한 물꼬가 트이게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수소를 냉각하는 데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고 장시간 기체화를 방지할 수 있는 인프라 마련으로 액화수소 운송의 상용화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일본은 2050년 수소 중심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수소연료전지, 수소 공급망, 수전해 기술 등 3개 분야, 10개 항목을 지정해 수소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시아 3국의 수소경제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픽사베이)

 
 

 

 
 

◇ 중국, 2025년 수소 생산 20만 톤 ‘박차’

 

중국 정부는 최근 ‘수소 에너지 중장기 발전 계획’을 발표하고, 수소경제에 본격 나섰다.

‘수소 에너지 중장기 발전 계획’은 2035년까지 수소를 국가 에너지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키운다는 게 핵심이다.

중국은 운송과 산업 부문에서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그린수소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베이징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전날 성명을 통해 2025년까지 연간 10~20만 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수소연료차를 약 5만 대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현재 연간 수소 생산량은 약 3,300만톤으로 세계 최대 수소생산국이지만 대부분의 수소가 화석 연료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중국수소동맹(China Hydrogen Alliance)은 중국의 수소 수요가 현재의 연간 200만 톤에서 2030년까지 3,500만 톤에 달하고, 2050년까지 6,0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2025년 수소 산업망의 연간 산업 규모는 12조 위안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주요 도시 수소에너지 시장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8월 베이징시 경제정보화국은 2023년까지 글로벌 영향력을 가진 수소에너지기업 5~8개를 베이징에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상하이에 2023년까지 수소충전소 100개 설치와 수소차 1만 대 보급, 광둥성에는 수소차의 대규모 보급 계획과 더불어 주장 삼각주 및 주변 지역에 수소충전소 300개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허베이성은 해상풍력 연계 수소 생산과 수소 산업 시범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중장기 계획 추진으로 수소 생산량, 특히 그린수소 생산량이 증가할뿐만 아니라 그린수소 생산에 필요한 재생에너지 관련 인프라 구축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수소저장과 운송, 수소차 등 수소 관련 시장이 황금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수소경제 시장 규모는 약 430억 달러(2019년 기준)로 2025년까지 1,450억 달러, 2035년까지 7,250억 달러, 2050년까지 1조 7,41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World Economic Forum, Accenture, 2020.10).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 (사진=현대지동차)

 
 
 
 
 
 

◇ 한국, 수소차와 수소연료전지 보급은 세계 최고 수준···인프라 구축은 지지부진

 

우리나라는 2019년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제시한 데 이어 2020년 2월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했다.

지난해 2월부터는 수소법이 본격 시행되며 수소경제로의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은 크게 수소차 생산 확대와 수소연료전지 보급 확대, 수소 생산 및 공급 시스템 조성 등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됐다.

 

수소차의 경우 수출 포함 2022년 8.1만 대, 2040년 620만 대를 보급하며, 연료전지는 2022년 발전용 1.5기가와트(GW), 가정‧건물용 50MW, 2040년 발전용 15GW, 가정‧건물용 2.1GW 보급을 목표하고 있다.

또 2040년까지 연간 526만 톤의 수소를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초기에는 부생 수소와 추출 수소를 핵심 공급원으로 활용하고, 추후 수전해 수소 생산 및 해외 생산·수입량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강점을 지닌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축으로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 결과 수소차, 수소 충전소, 수소연료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며 수소경제 실현에 가속도를 높였다.

 

특히 수소차의 경우 지난해 보급 대수는 8,532대로, 2020년 5,843대 대비 46%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9월 수소차 판매량은 총 6,420대로,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전 세계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최근 3년 한국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었다.

 

그러나 일각에선 로드맵 발표 이후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수소경제 실현이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목표와 달리 수소 관련 인프라 구축이 크게 지연되고 있고, 수소경제의 근간이 될 청정수소 확보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

수소에너지 전문가는 “수소 활용의 경우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 이후 수소차와 수소연료전지 보급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다만 활용처가 수소차와 수소연료전지 발전에 집중돼 수요 견인 및 규모의 경제에 의한 온실가스 감축, 단가 저감 등 시너지 효과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수소법 개정안 등 다수 법안이 국회에 계류되면서 조속히 육성해야 할 수소 산업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자연스레 수소경제 선도 전략에도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업계는 수소를 '국가 전력 기술'로 키우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으로 수소법 개정안 통과에 속도가 붙을지 기대를 걸고 있다.

 

 

 

 

 

 

[이넷뉴스=김그내 기자] snowcat74@enetnews.co.kr

 

 

 

 

 

 

 

▲ 미래 청정에너지 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