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강행처리 저지를 위한 국민
의힘 당 대표-중진의원 긴급 연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4.21/뉴스1
지난 21일 국회 국민의힘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검수완박’ 법안 강행처리 저지
를 위한 당대표 -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준석 대표(오른쪽)와 권성동 원내대표
가 이야기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사진=연합뉴스[출처] - 국민일보
서인교기자
尹 당선인까지 부정적 시그널.. 국민의힘 기류 급변
정치권 중재안 합의 진통
안철수 "이해상충.. 정치권 야합"
원내지도부, 합의번복 가능성 일축
민주당 강경파도 지도부에 불만
합의 파기 땐 '원안' 강행 예고
이번주 사개특위 구성 실무 협의
여야 '중수청 입법' 재충돌 가능성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4일 건 더불어민주당과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합의와 관련해 ‘재검토’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나선 것은 이번 합의를 두고 당 안팎의 비판이 거센 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까지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데 따른 ‘판 흔들기’ 성격으로 해석된다.
원내 지도부의 “입법사항은 원내의 일”이란 입장처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재논의를 한다고 해도 별다른 구속력은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주장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은데 이어 합의 파기시엔 다시 ‘원안’을 밀어붙이겠다는 등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당장 검수완박 입법 후속 작업으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될 중대범죄수사청 관련 입법이 새 뇌관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날 이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25일 최고위에서의 재검토를 예고하며 “민주당은 이 입법을 통해 국민에게 정확히 어떤 혜택이 돌아가는지조차 국민들께 설명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에 입법 공청회 개최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의 공개적 논의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 사안에 대해 명확한 반대 관점을 가진 한 후보자에 대한 질의를 통해 민주당이 이 입법 추진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면 민주당으로서도 나쁘지 않은 제안일 것”이라며 “이것을 회피한다면 입법 추진이 졸속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 대표는 권 원내대표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을 의식해 연달아 올린 글에서 “힘의 논리로 나온 상대에 맞서 국민의 피해를 조금이라도 최소화 해보자는 협상의 목적에서 권 원내대표는 최선의 협상을 했다”며 재합의에 나설 경우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적 박탈) 법안 관련 국회의장
중재안에 합의했다. 사진은 이날 합의한 합의문. 뉴스1
그럼에도 ‘투톱’ 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원내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입법사항은 당의 일이 아니고, 원내의 일”이라며 “중재안을 받아들인 것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있는데, 이 대표의 말도 한 의견으로 생각하고 충분히 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의 글이 ‘반박’이라고 보지 않는다”고도 일축했다.
반면 당 대표실 관계자는 “(당 안팎의) 대부분의 사람이 박 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한 권 원내대표의 결정을 못마땅해하고 있다”며 “당 지도부(최고위)에서 이야기한 다음 그 내용을 의원총회에서 발표하는 정도까지 일종의 ‘제스처’를 취하자고 하는 것”이라고 이 대표의 발언을 부연 설명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이 대표의 재검토 발언에 “논평할 가치도 없다”는 입장이다.
양당 원내대표단 합의 이후, 의총 추인 절차까지 모두 거친 만큼 재합의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권 원내대표가 의총을 할 때 의원들을 설득했어야지, 이제 와서 합의를 뒤집겠다는 것이냐”며 “그쪽 집안 문제인 만큼 논평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겠다”고 일침을 놨다.
민주당 조오섭 대변인도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설마 국회의장과 양당 원내대표, 의원들이 의총으로 결정한 내용인데 그걸 뒤집을 정도의 국민의힘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가 불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합의 번복 사태까진 이어지지 않더라도 여야는 검수완박 후속 입법인 중수청 입법을 두고 또 다시 정면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오는 28일 또는 29일 본회의를 열어 박 의장의 중재안을 통과시는 한편, 사개특위에서 중수청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사개특위는 민주당 7명, 국민의힘 5명, 비교섭단체 1명 등 13명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민주당이 맡기로 여야가 합의했다.
비교섭단체 몫은 정의당이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번주 초 사개특위 구성 관련 실무협의가 열린다.
‘한국형 FBI(미 연방 수사국)’라는 별칭이 붙은 중수청이 출범하면 기존 검찰이 가지고 있던 수사권을 모두 넘겨받게 되는 만큼, 여야가 입법 과정에서 중수청의 권한과 청장 임명권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여야는 6개월 내에 사개특위에서 입법 작업을 마친 뒤 1년 내 중수청을 출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중수청 출범 후 공수처 폐지 여부나 중수청 견제 방안 등을 둘러싼 이견이 예상돼 시간표대로 지켜질 지는 미지수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 세계일보 자료사진
여야가 사개특위에서 중수청 입법 관련 합의를 도출하더라도 국회 상황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등 상황에 따라 또 다시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중수청 법안은 사개특위에서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인데, 21대 국회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는다.
법사위 통과를 두고 여야가 재차 충돌한다면 본회의 상정도 전에 논의가 흐지부지될 수 있다.
법안이 본회의 문턱까지 넘어서도 대통령에 취임한 윤 당선인이 국무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면 결국 검찰이 다시 수사권을 가지게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김주영·김병관·김현우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연합뉴스
검수완박 중재안 28일 본회의…검찰에게 남은 '최후의 카드'는
권한쟁의심판 등 다각도로 검토
김오수 중재안 묵인의혹 25일 해명
여야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 법안을 이르면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함에 따라 검찰로서는 저지 총력전을 펼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간 중재안의 문제점을 부각하는 여론전을 펼치겠지만 법안이 처리된 후 검찰이 쓸 수 있는 ‘최후의 카드’는 헌법재판 청구다.
다만 헌재가 검찰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검수완박 법안의 위헌성 여부와 헌법재판 청구를 위한 법리를 검토 중이다.
대검 관계자는 “구체적인 법안 내용이 확정되면 위헌성을 따져 보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꺼내 들 카드로는 권한쟁의심판·헌법소원심판이 꼽힌다.
권한쟁의는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 간 권한 다툼이 있을 때 이를 헌재가 판정하고 중재하는 제도다.
헌법소원은 어떤 법률이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했을 경우 청구할 수 있다.
검찰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검찰은 헌법에 그 설치 근거가 명시돼 있지 않다.
권한쟁의 대상인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이 아니므로 재판을 청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검찰은 법무부 하위 관청이므로 권한쟁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며 “권한쟁의 청구를 하려면 법무부(행정부)가 국회(입법부)를 상대로 제기해야 하는데, 이미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으로 입법부에 대한 견제 장치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입법 행위에 대한 권한 다툼을 헌재가 인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헌법소원은 검사나 검찰 수사관 개인이 자신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며 제기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하지만 전직 헌재 연구관은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될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꺼진 불씨’로 보인다.
여야가 합의한 중재안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서다.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지난 1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검찰 수사권
폐지 법안에 반발하며 사의를 밝힌 김오수 검찰총장과 면담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날 “취임 후 헌법가치 수호를 위해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라며 검수완박에 대한 첫 입장을 낸 것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5일 최고위원회를 통해 중재안 추진 여부를 재논의하겠다고 밝힌 것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상 초유의 ‘지휘부 총사퇴’로 수뇌부 공백 상태인 검찰은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를 중심으로 국회에 낼 대응 자료를 준비 중이다.
대검은 경찰 송치사건을 수사할 때 ‘단일성·동일성을 벗어나는 수사를 금지’한 중재안 4항은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서 추가 수사를 어렵게 한다며 ‘단일성·동일성’ 기준을 삭제해야 한단 입장이다.
선거범죄 수사권 박탈에 따른 문제점도 전달할 예정이다. 전국 선거사건 전담 평검사들은 이날 별도의 호소문을 내고 “선거사건은 법리가 매우 복잡하고 6개월의 초단기 공소시효”라며 “당장 6월 지방선거에서 발생할 수천 건의 사건이 부실하게 처리될 우려가 크다”고 했다.
지난 18일 오후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의 심사를 위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의 개회를 예정한 가운데 국회를 찾은
박성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법사위원장실에서 나오고 있다. 뉴스1
한편 김오수 검찰총장은 25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재안이 나오게 된 경과와 검찰 입장 등을 밝힐 예정이다.
김 총장이 중재안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한 설명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안·박진영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전국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1일 경남 진주시 중앙유등시장을 방문해 시민
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사진기자단
검수완박'='부패완판'이라던 윤석열은 어디에?
檢, 민주당 칼끝만 노려보다…尹에 찔리자 '아연실색'
지난해 7월쯤이었다. 한 검찰 고위급 인사와 만나 이런 저런 현안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이 인사는 돌연 테이블 위에 있던 신문 기사를 보더니 혀를 차며 말했다.
"쯧쯧…정치는 하더라도 원전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좋으실텐데…"
윤석열 당선인이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와 면담한 뒤 "탈원전 방향은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고 한 발언이 크게 실려 있었다.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등 월성 원전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재판 시작이 1개월 남짓 남은 시점이었다.
비슷한 시기 만났던 대전지검 관계자의 속내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윤 당선인의 원전 발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데 따른 부담감을 감추지 않았다.
"변호인측에서 전(前)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의도적으로 기획한 사건이라고 주장하면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유죄를 입증해도, 입증에 실패해도 정치권으로부터 욕을 먹을 사건이 돼버린 것이다.
사건 수사를 지시한 총장은 물러난 뒤 원전 이슈를 철저히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데 소모했고, 뒤처리는 고스란히 후배 검사들 몫이었다.
민주당의 '검찰총장' 윤석열 집중포화…검찰도 치명타
윤 당선인과 검찰조직 간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지 1년 만에 대통령 자리에 오르는 전대미문의 과정 속에서 대중들은 윤 당선인과 검찰 조직이 한 몸처럼 움직였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총장 임기 내내 윤 당선인을 바라보는 검찰조직의 시선은 오히려 차가웠다는 쪽이 다수 의견이다.
윤 당선인이 총장 부임 첫해 전례를 깨고 극단적인 자기 사람 챙기기 인사를 강행하면서 내부 반발을 야기한 것이 컸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채널A 사건, 라임 로비 의혹 사건에 대해 연이어 수사 지휘권을 발동하면서 검찰총장을 사실상 허수아비로 만들어 버렸지만 검찰 내부는 이상하리만치 침묵을 지켰다.
총장과 검찰조직의 '어색한 동거'를 하나로 묶은 것은 역설적이게도 윤 당선인이 아닌 추 전 장관이었다.
추 전 장관이 월성 1호기 수사에서 검찰총장 직무를 배제하고 총장직에서 쫓아내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서야 전국의 검사들이 집단 반발에 나서면서 총장편에 서기 시작했다.
황진환 기자
검찰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했는데, '윤석열 총장'을 모신 대가는 검찰이 오롯이 치러야 했다.
검찰 조직은 윤 당선인의 총장 부임 이후 대선 승리 때까지 원하든 원치 않든 당선인에게 쏟아진 여당의 정치적 집중포화에 고스란히 함께 노출되며 막대한 피해를 감내해야 했다.
윤 당선인을 고립시키고 축출하기 위해 이뤄진 '친정부' 검사들의 전진 배치와 추미애·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무리수가 반복되면서 유능한 검사들이 조직을 떠났고 조직 내부도 서로를 믿지 못하며 망가져갔다.
"설마 윤석열이?" 검수완박 여야 합의에 분노한 검찰
최초의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탄생으로 시련의 끝을 보나 했던 기대도 잠시, 오히려 최악의 위기가 닥쳐왔다.
지난 22일 공개된 박병석 국회의장의 검수완박 중재안을 야당인 국민의힘이 받아들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검찰은 말을 잇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검수완박이 현실화 됐다는 것도 충격이었지만 야당이 중재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 혐의로 수년간 검찰에 시달려야 했던 권성동 원내대표에게야 큰 기대를 걸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검찰 희생을 발판으로 대통령 자리까지 오른 당선인이 검찰의 위기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희망은 어이없을 정도로 속절없이 무너졌다.
한 고위급 검찰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중재안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상상도 못하던 일이 벌어졌다"며 "당선인이 이렇게 빨리 정치인으로 탈바꿈하실지 몰랐다"는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인수위에서 여야 합의를 "존중한다"는 입장이 나오자 한 부장 검사는 "정말이냐"며 선뜻 믿으려 하지 않았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 여야가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을 양측이 수용한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했다는 야당 주장에 대한 반응에서는 냉소마저 느껴진다.
지방에 근무하는 한 검사장은 "중수청이 설립될 때까지 1년 6개월 정도의 시간을 벌었다는 야당 주장은 다음 총선에서 자신들이 과반 넘게 얻을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다음달 지방선거 결과조차 모르시는 분들이 2년 뒤 상황까지 예상하시니 존경스러울 따름"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민형배 의원의 탈당으로 여론이 악화돼 여당이 궁지에 몰리던 상황에서 여야 합의가 검수완박의 숨통만 틔워줬다는 안타까움도 묻어나온다.
검찰 총수가 곧바로 대권에 도전하는 부적절한 선례에 입바른 소리 조차 내지 못했던 조직 내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른 검찰 간부는 "당선인이 총장직을 그만 두고 곧바로 대권 도전에 나섰을 때에 내부망에 비판하는 목소리 한 마디를 찾기 힘들었다.
지금 조직이 그 후과를 철저히 치르고 있는 것"이라며 한탄했다.
검수완박 한 목소리 반대하던 윤석열·한동훈의 침묵
"검찰은 나쁜 놈들을 잘 잡으면 된다"며 목소리를 높이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스스로 자신들에게 겨눠질 검찰 수사권을 무력화 시킨 합의에 침묵을 지켰다.
언론의 요구가 빗발치자 다음날 "면밀한 분석과 사회적 합의 없이 급하게 추가 입법이 되면 문제점들이 심각하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잖은' 평가를 내놨을 뿐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황진환 기자
여야 합의 당일 "존중한다"던 논평을 내놓은 인수위는 이틀이 지난 24일 "당선인은 일련의 과정을 국민이 우려하는 모습과 함께 잘 듣고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1분 1초가 아쉬워 동분서주하고 있는 검찰 분위기와 대조되는 차분한 화법이었다.
지난해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며 "중수청 신설은 민주주의 퇴보이자 형사사법시스템을 파괴하는 졸속 입법" "부패완판(부패가 완전 판친다)"이라고 일갈했던 윤석열의 모습은 검찰 최대 위기 앞에서 깨끗이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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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황진환 기자
소통령' 한동훈發 검수완박 저격…책임론 몰린 권성동 '전전긍긍
여야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에 합의한 지 불과 이틀 만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을 포함한 야권에서 반대 목소리가 분출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합의를 이끈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SNS에 연일 사과성 메시지를 내놓으며 수습에 나섰지만, 당내에선 합의안 재검토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검수완박 합의한 국민의힘…"협상 패착" "민주당에 출구" 반발 속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대치 끝에 가까스로 지난 22일 극적 합의에 성공한 검수완박 법안은 24일 뒤늦게 불이 붙었다.
정작 합의 당일엔 잠잠했지만,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안철수 인수위원장 등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피력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불이 번지는 형국이다.
한 후보자는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가 합의한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해 지난 23일 별도 입장문에서 "2020년 개정으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도에서조차 서민보호와 부정부패 대응에 많은 부작용과 허점이 드러났다"며 "면밀한 분석과 사회적 합의 없이 급하게 추가 입법이 되면 문제점들이 심하게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친상 후 업무에 복귀한 안 위원장도 24일 기자들과 만나 "만약 이 법이 통과되면 이행 과정 중에서 범죄자들이 숨 쉴 틈을 줘서 국민들이 피해를 입을까봐 우려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박 의장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중재안은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 수사권 중 '부패·경제'만 한시적으로 남기는 것을 골자로 한다.
향후 한국형 FBI에 해당하는 수사기관을 설립, 검찰에 남아 있는 부패·경제 수사권도 해당 기관으로 이전하는 방식이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 여야가 박병석 국회의장
이 제시한 중재안을 양측이 수용한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
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문에 서명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국민의힘 내부에선 검수완박에 합의한 원내 지도부에 대한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당내 한 중진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2019년 민주당이 공수처법을 강행했을 때 우리당이 끝까지 반대를 했지만 결국 법안은 통과됐고 지금 공수처는 설립됐다"며 "지나고 보니 각종 부작용이 나오면서 우리당의 반대에 명분이 생겼는데, 더 위험한 검수완박 법안을 합의해주면 나중에 무슨 말을 할수 있냐"고 말했다.
율사 출신 한 의원은 통화에서 "내용도 내용이지만 시간적으로도 우리에게 유리한 구도였는데 이렇게 급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었냐"며 "반대 여론도 컸고, 민주당은 쫓기고 있어서 우리당이 협상에서 우위를 확보했는데 결국 민주당에게 출구만 열어준 격"이라고 지적했다.
뒤늦게 번진 '검수완박 반대'…'소통령' 한동훈 눈치보기?
검수완박 합의안이 미흡하다는 지적과 별개로 당내 반발이 뒤늦게 분출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여야가 합의안을 발표했던 지난 22일 당시만 해도 다소 잠잠했던 국민의힘 내 의원들이 우연찮게 한 후보자의 공개 비판을 계기로 강경 대응에 나선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검찰 시절부터 윤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소통령(小統領)이라 불리는 한 후보자의 공개 메시지가 결국 윤 당선인의 의중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황진환 기자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은 일련의 과정을 국민이 우려하는 모습과 함께 잘 듣고 잘 지켜보고 있다"며 "취임 이후에 헌법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책임과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만 했다.
검수완박 논란에 직접적 발언은 피하면서, 최측근인 한 후보자를 통해 우회적으로 입장을 드러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논란이 확산되자 권 원내대표는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네 차례에 걸쳐 페이스북에 검수완박 관련 메시지를 올리며 진화에 나선 상태다.
당초 합의 직후엔 과거 패스트트랙 사태를 언급하며 "전략적 협상 없는 투쟁은 악법을 막지 못한다"는 해명에 집중했지만, 이날 오후엔 "실망하신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시작하는 등 사과로 무게 추를 옮겼다.
윤 당선인 측을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되자, 원내 지도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분위기다.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보완수사에 대한 부분이 다 해결됐는데 일부 세력들이 왜 문제를 삼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준석 "최고위서 재검토"…의총 추인 뒤집는 부담도
이준석 대표는 오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당 협상안에 대해 재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두 차례 올린 글에서 "이 법안은 추진 이전에 법률가들과 현장 수사인력들을 모시고 공청회부터 진행해야 한다"면서도 "다시 협상을 하게 된다면 그 담당자는 압도적인 표로 선출돼 원내전략을 총괄하는 권 원내대표"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윤창원 기자
합의안을 재검토하겠다고 표명하는 동시에 추가 협상 당사자를 권 원내대표로 지정하며 출구 전략을 모색하는 듯한 발언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권 원내대표를 향한 압박 공세에 합류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가 재검토 입장을 SNS에 공개하기 전에 '검수완박 합의 반대' 입장을 표명한 한 후보자와 별도 연락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것도 압박 공세 쪽에 힘을 실었다는 정황 중 하나로 꼽힌다.
인수위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야 지도부가 합의한 중재안을 파기하게 되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할 상황에 몰릴 수 밖에 없다"며 "결국 합의 당사자인 권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까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당내 한 관계자는 "여야 합의 당시 열린 의총에선 잠잠했던 의원들이 한동훈 후보자가 나선 이후에 우르르 몰려가는 것도 문제"라며 "반대하고 뒤집으려면 합의 당일에 처리했어야 하는데, 의원들 스스로 자신들이 결정했던 것을 뒤집는 딜레마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CBS노컷뉴스 이메일 jebo@cbs.co.kr
배현진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사진=임현범 기자
검수완박' 여진 지속… 중재안 합의 두고 국민의힘 내 '파열음'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 합의로 여야 간 극한 대립은 멈췄으나 검찰의 집단 반발을 포함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도 중재안에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검수완박 중재안에 우려를 표명한 터라 중재안에 사인한 원내 지도부가 인수위, 당 대표, 새 정부 법무부 수장 등의 비판에 둘러싸인 상황에 처했다.
권성동 두 차례 '중재안 합의' 사과, 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4일 페이스북에 두 건의 글을 올려 검수완박 중재안 합의에 대해 사과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페이스북에 "'하나라도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더 축소하지 않으면 원안 통과밖에 없다'는 민주당의 강력한 요구를 이겨낼 수 없었다"며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썼다.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을 결사 반대해오다,
지난 22일 검찰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수사권 중 '부패·경제'만 한시적으로 남기고 나머지를 삭제하는 중재안에 전격 합의한 것에 당 안팎의 비판이 컸기 때문이다.
선거와 공직자 범죄에 대한 검찰 수사를 피하려는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서 여야가 야합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이준석·안철수, 합의 비판... "최고위서 재검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게시판에는 사흘째 '중재안 합의 파기'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날 이준석 대표까지 "(중재안에) 심각한 모순점들이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입법 추진은 무리"라며 "내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재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위원장은 "정치인들이 스스로 검찰 수사 대상에서 정치인을 제외하는 것은 이해상충"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한 후보자는 전날 "검수완박 중재안은 수사권 개정의 문제점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에서도 불만 섞인 목소리는 여전하다.
검수완박 입법의 대표적인 강경파인 박주민 의원은 취재진과 만나 "실질적으로 제가 생각하고 추진해왔던 검찰개혁과는 매우 다른 중재안"이라고 지적했다.
중수청 설치... 사개특위 '검수완박 제2라운드'
여론뿐 아니라 각 당 내 비판이 적지 않은 만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를 위한 후속 입법을 논의하는 국회 사법개혁특위가 검수완박의 또 다른 전장(戰場)이 될 전망이다.
중재안에 따르면, 여야는 조만간 사개특위를 구성해 '한국형 FBI'로 불리는 중수청 설치 관련 논의를 시작한다.
중수청은 사개특위 구성 후 6개월 내 입법을 마무리하고, 입법 조치 후 1년 이내 발족한다.
특히 검찰의 수사권한 중 부패와 경제 범죄를 담당하는 중수청의 관할 및 중수청장 임명권 등을 두고 대립을 벌일 수 있다.
민주당이 발의한 중수청 관련 법안에는 중수청을 법무부 산하에 두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의 최측근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했다는 점에서 이를 두고 이견이 분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밖에 △현직 검사의 중수청 파견 △중수청에 대한 견제 방안 등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중수청 설치 입법 논의가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넘어가는 점도 긴장을 높이는 지점이다.
사개특위와 법사위, 본회의를 거처야 하는 과정에서 여야 합의가 불발된다면 민주당은 171석의 의석 수를 활용해 단독 처리할 수 있다.
다만 21대 국회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고, 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다음 달 취임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국무회의에서 거부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윤 당선인이 이날 배현진 대변인을 통해 "일련의 과정들을 국민들이 우려하는 모습과 함께 잘 듣고 지켜보고 있다"고 밝힌 것은 향후 중수청 설치 입법 논의 과정을 보다 세세하게 챙기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에 민주당 이수진(비례)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이 벌써 여야 합의 내용을 파기하기 위한 밑자락을 깔고 있지 않은지 우려스럽다"며 견제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 국민연금공단을 방문, 전북금융타운
예정부지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검수완박` 합의에 제기되는 의문들, 국민의힘은 해명해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여야 합의를 놓고 '야합'이라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우선 국민의힘 내부 반발이 거세다.
이준석 대표는 "검수완박 입법 추진은 무리"라며 25일 최고위원회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중재안 수용에 주도적 역할을 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24일 "6대 중대범죄 중 선거와 공직자 범죄를 사수하지 못했다"며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중재안을 받아들일 때와는 다른 말을 하는 것이다.
이밖에 검수완박 법안 합의에 이해하기 어려운 점들이 한둘이 아니다.
먼저 모든 가용한 방법을 동원해 입법을 저지하겠다고 벼르던 국민의힘이 왜 갑자기 타협했는가이다. 합의안을 보면 더불어민주당 안이 거의 관철됐다.
6개월 내 중수청법을 제정하고 그 1년 후 검찰로부터 나머지 중대범죄 수사권을 중수청으로 넘긴다는 것은 시기만 늦췄을 뿐 '검수완박'의 실현이다.
그때까지 부패와 경제 범죄는 검찰이 수사권을 갖도록 한 것을 권 원내대표는 수확이라고 하지만 말로 주고 되로 받은 격이다.
정작 핵심은 공직자 및 선거 범죄 수사권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한 울산선거 개입 의혹이나 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 이재명 전 경기지사와 관련한 대장동 및 백현동 특혜비리 의혹 수사는 법 시행 후 붕뜨게 된다.
민주당이 검수완박을 강행하려는 속내가 여기에 있었다는 점을 모를 사람이 없을 것이다.
'2차 수사권'이라며 검찰의 보완수사 권한을 지켰다고 하지만, 이도 사건의 단일성·동일성 등 조건을 붙여서 제대로 된 수사를 못하게 했다.
무엇보다 납득이 안 되는 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침묵이다.
윤 당선인이야말로 문 정권의 검수완박 강행에 저항하면서 정치적 아이콘으로 부상한 사람이다.
'검수완박이 되면 부패완판이 된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적극적으로 반대의사 표시를 하지 않았다.
여야 합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윤 당선인은 배현진 대변인을 통해 "취임 후 헌법가치 실현을 위해 대통령으로서 책임과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야합이란 비난이 거센 마당에 알듯 모를 듯한 말만 했다.
검수완박의 근본적 문제는 국가수사능력의 저하와 수사총량의 감소로 국민이 범죄로부터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검찰이 이뻐서 반대하는 게 아니다.
'검수완박' 합의에 제기되는 의문들에 대해 국민의힘과 윤 당선인은 해명해야 한다.
디지탈 타임즈 사설에서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
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기자단 출처 시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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