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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공직자·선거범죄 뺀 검수완박 중재안…수사 피하려 야합했나

 

지난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들머리에 있는 검찰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2022.4.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수완박’과 관련해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04. 21 김명국 기자

 

 

 

 

 

 

공직자·선거범죄 뺀 검수완박 중재안…수사 피하려 야합했나

 

 

 

서울남부·서부 등 일선 검찰청 비판 입장문…

"권력자만 이익"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정성조 홍유담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의 주도로 여야가 합의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마저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서울남부지검과 서울서부지검 등 일선 검찰청 검사들의 '비판 릴레이'도 계속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심재철 검사장을 비롯한 서울남부지검 간부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수완박' 중재안을 반대한다"며 "전문가들조차 명확한 구별이 어려운 용어인 '단일성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에서만 보완수사를 허용하는 것은 실체적 진실 발견과 신속한 수사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사의 목적은 기소 여부다. 수사와 기소는 분리될 수 없다"며 "검사의 수사가 문제라면 똑같은 이유로 경찰의 수사도 문제인데, 이에 대한 아무런 통제 장치는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기, 횡령, 배임 등 고도로 지능화된 재산범죄의 경우 다수의 시민을 속이거나 거액을 빼돌리기 위해 다양한 범행 수법이 동원된다"며 "단일성과 동일성만으로 보완 수사를 하게 되면 범행의 전모를 밝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검찰의 직접수사를 종국적으로 폐지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검찰 수사를 허용한 부패·경제 범죄와 그 밖의 공직자·선거 등 4개 범죄를 왜 달리 취급해야 하는지 그 이유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재안대로라면 올해 9월 검찰의 선거범죄에 대한 수사권이 폐지되므로 선거일로부터 6개월 내 수사와 기소를 마무리해야 하는 선거범죄에서 자유로운 대상은 권력자들 뿐"이라며 "이번 입법이 과연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서부지검(지검장 이종근 검사장)도 차장검사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장, 인권보호관, 부장검사들 명의의 입장문에서 "검찰 직접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한다는 전제하에 마련된 '검수완박' 중재안이 국회에서 졸속 처리되는 데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70여년 이어온 우리 형사사법체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그에 맞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국회에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등 사회 각계의 의견을 두루 경청해 법안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1부 검사들은 "검찰 직접수사 폐지를 통해 이득을 보는 사람은 부패한 공직자, 대형 경제사범 등 국민적 지탄의 대상들"이라며 "이런 법안을 만들겠다고 합의한 여야 정치인들 역시 앞으로 영원히 검찰 수사를 받지 않기 위해 야합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수완박 추진을 비롯한 수사권 조정 과정을 '백서'로 기록해 검찰 구성원과 국민들에게 알리자는 주장도 나왔다.

박찬록 부산지검 2차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에 "대검에서 검수완박의 모든 과정을 백서로 정리해서 발간했으면 좋겠다"며 "2020년에 있었던 수사권 조정의 내용과 과정, 이번 검수완박의 내용 및 과정, 그 가운데 어떤 인물이 어떤 행위를 했는지 실명과 함께 구체적으로 적시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어떤 인물이 국민을 빙자해 매국적인 행위를 했는지, 우리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싸웠는지 생생하게 기록하자"고 덧붙였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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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

행사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2.04.25. photo@newsis.com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검수

완박 입법 추진 상황 관련 논의를 위해 열린 검찰정책자문위원회에서 조균석 위원장

을 비롯한 위원들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2.4.25 

 

 
 

 

 
 

검수완박 중재안…文 "잘 된 합의" vs 尹 '헌법정신 위배"

 
 

 

 
 
 

與에 힘 실어준 文 "불만, 후속 과정에서 보완"…중재안 긍정평가
장제원 "검수완박, 부패완판" 尹 발언 소환…文·尹 대리전 양상

 

 

 

[서울=뉴시스]김태규 안채원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로 여야가 합의했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둘러싸고 정반대의 인식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 방향성 차원에서 중재안을 긍정 평가하며 원만한 국회 처리에 기대감을 나타낸 반면, 윤 당선인 측은 '헌법정신 파괴'라는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재협상을 공개 거론한 국민의힘을 합의 파기로 간주하며, 중재안 강행 처리와 함께 원안 처리 가능성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의장 중재로 한숨돌린 듯 했던 여야 검수완박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여야 합의 파기로 귀결될 경우 자칫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대리전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주재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검수완박 중재안과 관련해 "가능하면 (여야) 합의 하에 처리가 되면 더 좋고, 또 검찰과 경찰 간에도 협의들이 필요하다"면서 "그런 점에서 이번에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이루어진 양당 간의 합의가 저는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이 (검수완박의) 원안이나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강행처리 한다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민주당 원안이 아닌 중재안의 본회의 처리 시에는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분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는 저의 입장은 잘 아실 것"이라며 "그런 방향으로 우리 정부가 노력을 해 왔다"면서 "다만 바람직한 방향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추진하는 방법 또는 과정에 있어서는 역시 국민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권, 기소권이 당장 완전히 분리돼야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로서는 끝까지 다 가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불만스러울 수 있고, 반대로 또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에 반대하는 분들은 그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간 것이 불만일 수 있겠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서로 조금씩 불만스럽더라도 또 한 걸음씩 양보하면서 서로 합의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 의회주의에도, 의회민주주의에도 맞는 것이고, 나아가서는 앞으로 계속해 나가야 될 협치의 기반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여야 합의의 중재안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검찰 모두에서 만족스럽지 못 하더라도 합의 과정에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안의 일방 추진 과정에서 "국민을 위한 입법이 돼야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냈던 것과는 평가의 결이 사뭇 다르다.

문 대통령은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부여했던 기존 6대 중대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분야를 2대 분야(부패·경제)로 축소한 중재안이 오히려 검찰이 중요 수사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계기로 평가했다.

국민의힘이 합의의 명분으로 삼았던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통해 균형을 이뤘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나서고 있다. 2022.04.25. photo@newsis.com

 

 

 

 

 

문 대통령은 "검찰이 그동안 장점을 보여 왔던 부패수사나 경제수사 부분은 직접 수사권을 보유하게 되고, 또 직접 수사권이 없는 부분도 중요한 사안들은 영장이 청구되거나 기소까지 가게 되기 때문에 영장을 검토하는 과정, 또 기소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보완 수사 요구를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검찰이 잘하는 일과 중요한 일에 더 집중하고 보다 가벼운 사건들은 경찰에 넘겨서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하는 그런 방안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이번 합의안에 담긴 대로 중대범죄수사청 같은 것들이 만약에 만들어진다면 거기에 수사검사와 수사관들의, 검찰수사관들의 수사 능력, 그리고 또 검찰의 일부 특수수사 능력 부분들이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좀 다소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앞으로도 후속 절차 과정에서 얼마든지 보완될 수 있는 것"이라며 "결국 수사권, 기소권 분리의 문제는 검찰과 경찰이 얼마나 협력해서 국민들을 위한 수사 효율을 높이고 공정한 수사를 이루게 하느냐 거기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긍정 평가와 달리 국민의힘에서는 재협상 요구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검수완박은 부패완판'이라며 검찰총장직을 던졌던 윤 당선인의 발언을 재환기하는 것으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장 실장은 "당선인은 검수완박은 부패완판, 법안 통과는 헌법 정신을 크게 위배하는 것이라는 검찰총장 사퇴 당시와 생각이 전혀 변함이 없다"며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께서 국민들이 우려하는 걸 잘 받들어 잘 해결해 나갈 거라 믿는다는 게 당선인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한 국민의힘의 조직적 반대 뒤에는 윤 당선인이 의중이 작용했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동안 민주당 주도의 검수완박 법안 처리 과정에 거리를 둬왔던 윤 당선인이 여야 합의안에 제동을 걸면서 추후 문 대통령과의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 newkid@newsis.com

 

 

 

 

 

 

 

 

흔들리는 검찰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재안 손들어준 文 vs '부패완판' 尹…검수완박 신구권력 대치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정권이양기의 가장 뜨거운 이슈인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입법 논의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정반대 입장을 내놓으며 대치 전선이 형성됐다.

최근 여야가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에 합의를 이룬 것에 대해 윤 당선인이 우려를 표하며 사실상 법안 처리에 제동을 건 가운데 문 대통령은 중재안에 대해 '잘 된 합의'라고 평가하며 이를 바탕으로 여야가 입법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동안 이 문제에 직접적 언급을 피해오던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공교롭게 같은 날 상반되는 의견을 펴면서 신·구 권력 간 대립각이 다시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 문대통령 "중재안, 잘된 합의" vs "윤당선인 '부패완판' 생각 여전"

검수완박 법안을 둘러싸고 극한 대치를 이어가던 여야는 지난 22일 박 의장이 내놓은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부패·경제' 분야만 한시적으로 남기고 나머지를 삭제하는 내용의 중재안에 합의를 이뤘다.

그러나 이날 오전 국민의힘은 최고위원회를 열고 이 중재안을 재논의해야 한다며 입장을 선회했고, 특히 이 과정에서 윤 당선인의 이번 법안에 대해 우회적으로 우려를 표시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9시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은 정치권 전체가 헌법 가치 수호와 국민 삶을 지키는 정답이 무엇인가 깊이 고민하고 중지를 모아주기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대로 입법이 추진되는 것에 대해 더 고민해야 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 역시 기자들을 만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검수완박은 부패완판이다'라고 말씀하신 것과 생각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 4시 청와대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하며 정반대 입장을 폈다.

 

배 대변인이 윤 당선인의 발언을 전한지 약 7시간만이다.

문 대통령은 "박 의장의 중재로 이뤄진 양당 간 합의가 저는 잘 됐다고 생각한다"며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서로 합의할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의회민주주의에도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장의 중재안 자체를 높게 평가한 것은 물론 '의회민주주의'를 위한 양보와 타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여야가 애초에 합의한 안을 지켜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같은 메시지는 결과적으로는 합의를 뒤집은 국민의힘을 향해 다시 박 의장의 중재안을 바탕으로 한 법안 처리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 文 '합의에 따른 개혁'·尹 '국민 여론'…방점도 달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경우 이번 논의에서 강조하는 지점도 서로 달랐다.

우선 문 대통령은 여야가 한발씩 물러서며 절충한 박 의장의 중재안을 최대한 존중하며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여기에는 여야가 일단 어렵게 합의를 이룬 만큼 최대한 이를 무산시키지 않고 검찰 개혁을 조금이라도 더 진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검찰 내부 반발에 대해 "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거나 김 총장의 사표 문제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으며 당분간 처리를 유보할 듯한 모습을 보인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여야 뿐 아니라 검찰과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며 개혁안을 진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의 경우 국민적 여론에 가장 초점을 맞춘 듯한 모습을 보였다.

 

윤 당선인은 여야 합의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를 그대로 밀고 가서는 안된다는 점을 명분으로 중재안 처리에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배 당선인이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의 입장을 정하며 "국민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

거대 여당이 국민이 걱정하는 가운데 입법 독주를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점에서도 이런 인식을 읽을 수 있다.

 

◇ '단독처리' vs '재협상' 극한대치…양측 부담도 함께 남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이처럼 상반된 입장을 드러내긴 했지만, 이와 별개로 국민의힘의 재협상 요구에 민주당이 '단독처리 불사'로 맞서며 정국이 급격히 경색된 지금의 상황은 양측 모두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선 문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을 향해 "가능하면 (여야가) 합의처리 해야 한다"며 단독처리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이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했다면서 단독 처리도 불사하겠다는 주장을 펴는 상황이어서 문 대통령의 당부가 통할지는 불투명하다.

 

만일 민주당이 이를 단독처리한다면 문 대통령 역시 이를 국무회의에 상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여소야대 지형 속에 국정을 이끌어야 하는 윤 당선인으로서는 부담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에서는 윤 당선인이 취임도 전에 여야 간 합의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 대해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hysup@yna.co.kr

 

 

 

 

 

 

 

김오수 검찰총장이 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한

검찰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검수완박 저지 앞장서는 형사·공안 검사들…검찰 지형 달라졌나

 

 

 

정치권의 ‘검찰개혁’ 논의는 늘 검찰의 조직적 반발을 불렀다.

그러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 검찰 반응은 예년과 같으면서도 사뭇 다르다.

그간에는 직접수사의 칼자루를 쥔 특수부 검사가 반발의 주축이었다면 이번에는 형사·공공형사부 검사들의 반발 강도가 세다.

 

검수완박이 검찰의 직접수사와 보완수사를 가리지 않고 검찰 수사권에 제약을 두는 데다 문재인 정부에서 특수부 인력이 잇달아 감축돼 검찰 내부 지형도가 바뀐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검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일선 형사·공공형사부 검사들이 전면에 나서다보니 검찰 내 조직적 반발 정도가 과거 어느 때보다 광범위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에는 검찰개혁 논의가 불거지면 특수부 검사들이 앞장 서 반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2005년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가 공판중심주의 강화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을 추진하자 특수부 검사들은 “조서의 증거 능력 포기는 특별수사 현실을 저버린 것”이라며 했다.

 

2011년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대검 중수부의 직접 수사기능 폐지가 논의될 때는 특수부 검사들이 수사도 제쳐두고 여론전에 나서 “직무유기”라는 빈축을 샀다.

 

특수부 검사들이 반발을 주도한 것은 종전까지 대부분의 검찰개혁이 검찰의 직접수사권 통제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직접수사만 담당하는 특수부 검사들이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였던 셈이다.

 

정·관계 로비 등 굵직한 사건을 담담하는 특수부는 검찰 내 요직으로 꼽혔고, 그만큼 발언권도 강했다. 검찰 수뇌부가 수사를 막거나 수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 사표를 들고 가 뜻을 관철하곤 했던 특수부 검사들의 강골 기질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상대 전 검찰총장은 2011년 서울중앙지검장 때 “1차장 산하(형사부)는 동물원이고, 2차장 산하(공안부)는 식물원이다. 3차장 산하(특수부)는 사파리”라고 했다.

형사부는 울타리 안에서 통제가 되고, 공안부는 말없이 태양(권력)만 보고 자라지만, 특수부는 통제가 안 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번 검수완박 국면에선 형사·공안부 검사가 전면에 나섰다.

검수완박이 직접수사와 보완수사를 가리지 않고 검찰의 수사권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받아 보완수사를 거쳐 기소여부를 결정하는 형사부 검사들이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원안은 검사의 보완수사를 아예 금지했고, 여기서 한 발 물러선 여야 중재안은 경찰이 넘긴 범죄 혐의에 대해서만 검사가 보완수사를 하도록 제한했다.

이른바 ‘별건 수사 금지 조항’이다.

이 조항이 시행되면 검사가 경찰이 발견하지 못한 추가 범행을 확인해도 수사를 진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검사의 보완수사가 무력화된다고 형사부 검사들은 우려한다.

가평계곡 살인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박세혁 인천지검 검사는 지난 24일 “‘평범 오브 평범’ 검사가 서민 피해 사건 처리 업무를 하면서 경험한 바에 비춰보면 ‘범죄의 단일성과 동일성을 벗어나는 수사를 금지한다’는 내용은 수사 현실을 모르는 단견”이라며 “범죄는 두부나 카스테라처럼 딱 절단돼 구분지어 질 수 없다”고 했다.

 

검찰은 가평계곡 살인사건을 보완수사하는 과정에서 2건의 살인미수 범죄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선거사범 등을 수사하는 공공형사부 검사들의 반발 강도도 형사부 검사들 못지 않다.

중재안은 선거범죄에 대한 검찰 수사권을 4개월 뒤 경찰로 넘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공소시효가 6개월로 짧고, 법리 구성은 복잡해 어려운 사건으로 꼽힌다.

 

입건자 수가 다른 전국 단위 선거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지방선거는 불과 1달 앞으로 다가왔다.

검찰은 선거법 수사 중 사건을 경찰에 넘겨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희동 법무연수원 교수는 25일 “선거사건은 그 특성상 권력, 재력, 인맥까지 갖춘 기성 정치인 쪽에서 발생활 확률이 높다”며 “수사기관의 대응이 부실할수록 혜택을 보는 것은 권력과 재력을 갖춘 기성 정치인들”이라고 했다.

 

검찰 일각에서는 직접수사권을 폐지하더라도 보완수사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규현 남양주지청 검사는 지난 22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이제는 직접인지 수사권한은 모두 내려놓을 때가 됐다”며 “보완수사 환경을 강화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중재안이 처리되기 전에 국회를 설득해 직접수사권을 모두 내려놓더라도 보완수사권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검은 ‘별건 수사 금지 조항’ 등 주요 쟁점에 대한 검찰의 입장을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검찰에서는 6대 범죄에 대한 직접 수사권 폐지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적지 않다.

검수완박에 대한 대응을 두고 형사부·공공형사부 검사들과 특수부 검사들 사이에 입장차가 있는 셈이다.

검찰 고위간부는 “직접 수사를 안한다고 선제적으로 이야기를 했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하지만 내부 의견이 서로 달라서 통일된 대응 방안을 찾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효상기자

 

 

 

 

 

 

연합뉴스

 

 

 

 

 

더불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발언하는 권성동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수완박' 중재안

합의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2022.4.25 [국회사진기자단] srbaek@yna.co.kr

 

 

 

 

검수완박 합의처리 백지화..'재협상 vs 단독처리' 정국 급랭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이슬기 강민경 기자 =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분리)을 둘러싸고 가까스로 봉합되는 듯했던 여야 갈등 국면이 다시 극한 대치로 치닫고 있다.

 

여야가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안한 중재안을 수용하며 합의점에 도달하는 듯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중재안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국민의힘이 재협상을 공식 제안하면서 합의안은 사흘 만에 사실상 백지화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재협상 요구를 사실상 합의 파기라고 규정하며 수적 우위에 기대 법안 통과에 나설 태세다.

 

민주당은 이날 곧바로 법사위 소위를 가동하며 법안 심사에 돌입했다.

당 일각에서는 중재안 파기시 6개 수사권을 즉시 이관하는 '검수완박 원안'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는 상황이다.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 예정인 한덕수 총리 후보자 청문회가 자료 제출 부실을 이유로 한 민주당과 정의당의 불참으로 초반부터 파행을 겪는 가운데 검수완박 입법을 놓고 여야가 '재협상'과 '단독 통과 불사'로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어 정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검찰의 반발도 계속되며 전선이 복잡하게 형성된 양상이다.

 

앞서 여야는 지난 22일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검찰의 기존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수사권 가운데 부패·경제만 한시적으로 남기고 나머지 수사권을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한 재협상 추진을 공식화했다.

중재안을 수용한 당사자인 권성동 원내대표는 "선거범죄와 공직자 범죄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권 박탈을 놓고) 국민들의 뜻이 모일 수 있도록 여야가 머리를 맞대서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도 열린 마음으로 재논의에 응해달라"고 말했다.

 

전날 '재검토'를 언급한 이준석 대표는 이날에도 "부패한 공직자에 대한 수사나 선거 관련 수사권을 검찰에게서 박탈하는 것에 대해 국민의 우려가 매우 크다.

국회는 더 신중하게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과 긴급 면담을 갖고 재논의 의사를 전달했다.

이같은 입장 선회의 배경에는 윤 당선인의 의중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은 정치권 전체가 헌법 가치 수호와 국민 삶을 지키는 정답이 무엇인가 깊이 고민하고 중지를 모아주기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검수완박은 부패완판이다',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는 것은 헌법정신을 크게 위배하는 것이고 국가나 정부가 헌법정신을 지켜야 할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검찰총장 사퇴할 때 말씀한 것과 생각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확인했다.

 

 

 

 

 

윤호중 비대위원회의 발언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4.25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합의안을 손바닥 뒤집듯 취급하고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에 경고한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를 파기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며 "국민의힘이 합의를 파기하는 즉시 검찰개혁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중재안에 마련에 참여한 박홍근 원내대표도 "합의한 대로 금주 법사위에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조문 작업을 끝내고 28일 또는 29일에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며 "윤석열 인수위와 국민의힘의 오락가락 말 바꾸기는 국회 합의를 모독하고 여야 협치를 부정하는 도발"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와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의견을 교환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렸다.

이에 민주당은 애초 여야 합의에 따라 이달 말 본회의를 열고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민주당은 이날 저녁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를 소집, 법안 심사에 들어갔다.

신현영 대변인은 "밤새 법사위 심사를 진행할 것에 대비해 준비 중"이라며 "정 안 되면 민주당 단독으로라도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심야 소위를 거쳐 이르면 내일 새벽이라도 법사위를 통과시키고 바로 본회의에 올리는 '속도전'을 재개하겠다는 기세다.

일단 심사 대상은 박 의장이 중재한 합의안이지만, 일각에서는 합의의 의미가 사라졌다며 민주당이 당초 제출했던 원안대로 처리하자는 강경한 목소리도 분출하고 있다.

 

당내 강경파 의원들의 모임인 '처럼회'를 중심으로 한 의원 20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이 먼저 합의를 깬 만큼, 의장 중재안을 수용했던 민주당의 원안대로 입법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박 의장을 만나 같은 뜻을 전했다.

 

 

 

 

 

 

 

 

기자간담회서 발언하는 김오수 검찰총장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여야의

검수완박 중재안 수용에 반발하며 사의를 밝힌 김오수 검찰총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4.25 [공동취재] hkmpooh@yna.co.kr

 

 

 

 

중재안 마련의 당사자인 박 의장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며 말을 아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중재안이 파기될 위기에 처한 것에 대해 "말을 아낄 때"라며 "더 이상의 의견 피력은 안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박 의장은 이날도 양당 원내대표와 박광온 법사위원장, 민주당 내 강경파 의원들을 두루 만나며 의견을 청취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여야의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해 "검수완박 법안의 시행 시기만 잠시 늦춘 것에 불과하므로 검찰은 중재안에 동의할 수 없고 명확하게 반대한다"며 기존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이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2∼23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천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야가 검찰의 기소-수사를 분리한 국회의장 중재안을 수용한 것에 대해 응답자의 42.5%는 '잘못했다'고 답했다.

 

'잘했다'는 응답은 34%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3.5%였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자동응답 방식 100%로 실시됐고 응답률은 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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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

직인수위원회를 방문한 뒤 떠나고 있다. 2022.4.25 [인수위사진기자단] photo@yna.co.kr

 

 

 

 

 

 

 

 

 

사진 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수완박’

중재안 합의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핵관' 권성동, 검수완박 중재안 번복에 리더십 첫 시험대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류미나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취임 보름여 만에 첫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집권여당 원내사령탑에 오른 뒤 첫 여야 협상의 결과물인 '검수완박'(검찰 수사지휘권 완전 박탈) 중재안을 사흘 만에 스스로 뒤집게 되면서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핵심관계자)으로서 의원들의 압도적 지지 속에 원내대표로 선출됐지만, 이번 사태로 리더십이 일정 부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권 원내대표는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수완박 중재안'을 다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그는 "공직자 범죄, 선거 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이 제외된 부분에 대해서 국민의 지적이 많이 있다"며 "여야가 머리를 맞대서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검수완박 중재안'에 합의했다.

이후 지지층의 강력한 반발에도 '협치' 정신과 '여소야대'라는 현실적 여건을 강조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그러나 전날 이준석 당 대표와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피력하고 윤 당선인마저 사실상 제동을 걸면서 더 이상 중재안을 고수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버렸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적 비판이 높다 보니 여야 간에 정치적 합의를 봤다 해도 국민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국민의 뜻에 따르는 게 의무고 정치인의 책무"라고 중재안 재논의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윤 당선인이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해 우회적으로 우려를 표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권 원내대표와 윤 당선인 사이에 사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의 검수완박 중재안 입장을 묻는 말에 "윤 당선인은 정치권 전체가 헌법 가치 수호와 국민 삶을 지키는 정답이 무엇인가 깊이 고민하고 중지를 모아주기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도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은 '검수완박은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이고, 법안 통과는 헌법정신을 위배하는 것이라는 검찰총장 사퇴 당시와 생각이 전혀 변함이 없다"고 못박았다.

장 실장은 윤 당선인과 권 원내대표 간 소통이 있었는지와 관련, "특별히 그 문제로 교감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을 방문했지만, 윤 당선인을 따로 만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배현진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일일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4.25 [인수위 사진기자단] photo@yna.co.kr

 

 

 

 

한편에서는 윤 당선인이 지난 22일 여야 합의 직후에 중재안 수용에 대해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불가피하게 택한 '고육책'으로 어느정도 받아들였으나, 주말을 거치며 여론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면서 상황 인식이 보다 엄중해진 것 아니냐는 시선도 제기됐다.

권 원내대표로선 이날 최고위에서 '재논의' 결론을 내리며 당내 이견을 가까스로 수습했지만, 민주당을 상대로 다시 한번 협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당장 민주당은 "몇 사람이 주장한다고 다 합의해서 밥상까지 차려놨는데 다 뒤짚어야 겠느냐"(박홍근 원내대표)며 합의를 파기한 권 원내대표와 국민의힘에 대해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저녁 법사위 법안소위 논의를 거쳐 이번 주 내에 본회의를 열어 '검수완박 중재안'을 강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이 중재안을 끝내 강행 처리한다면 애초 합의에 응했던 권 원내대표에게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다.

3선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권 원내대표가 이제 이 합의안을 막아내지 못하면 본인의 입지도 상당히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적 비판이 높다 보니 여야 간에 정치적 합의를 봤다 해도 국민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국민의 뜻에 따르는 게 의무고 정치인의 책무"라며 "특히 선거범죄에 대해 정치인들이 야합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높기에 그런 비판을 우리 국회가 겸허히 수용할 필요가 있다. 재논의 제안에 대해 민주당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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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운데)가 25일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의 면담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도 가세한 ‘검수완박 합의’ 뒤집기, 협치 걷어차나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5일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검수완박 합의문’을 재논의해달라고 요구했다.

불과 사흘 전 박 의장이 중재하고 의원총회에서도 추인한 여야 합의를 깨자고 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잉크도 마르기 전에, 손바닥 뒤집듯 합의문을 파기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보름 뒤면 집권여당이 될 공당이다. 합의·약속 이행을 중시하는 의회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은 정치를 불신케 하고 책임정치에도 반한다.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합의 뒤집기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가세했다. 윤 당선인은 “헌법 가치 수호와 국민 삶을 지키는 정답이 무엇인가 중지를 모아달라”며 우회적으로 국회 재논의를 주문했다.

대통령 당선인이 직접 여야 합의를 세우고 비토한 것은 전례가 없다.

 

기류는 국회 합의 다음날부터 급선회했다.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가 “(검경)수사권 개정의 문제점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했고, 그와 통화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총을 거친 당론을 번복했다.

당초 국회 합의를 “존중한다”던 인수위 입장도 안철수 위원장이 뒤집었다.

 

검찰과 일부 보수 지지층 반발로 촉발돼 한동훈-안철수-이준석으로 이어진 국회 합의 번복엔 윤 당선인 의중이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지난해 3월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를 반대하며 총장직을 사임하고, 대선 때 검찰권 재강화를 공약하고, 인수위에서 ‘취임 후 검수완박 거부권 행사’를 공언한 윤 당선인 뜻이 정권이양기 파행을 부른 셈이다.

 

국민의힘은 합의문에서 오는 9월쯤 검찰이 경찰에 넘기도록 한 선거·공직자 수사를 문제 삼았다.

권 원내대표는 “지방선거 앞에 오해 살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지만, 그 말은 사흘 전의 합의정신을 뿌리째 부정하고 있다.

 

여야 합의문은 검찰의 직접수사 범죄를 단계적으로 다른 수사기관에 넘겨 협업·견제토록 하고, 국회 사법개혁특위에서 구체적 틀을 짜도록 하고 있다.

검수완박 원안에서 물러선 민주당도 지지층이 반발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은 합의문 한 대목으로 전체 틀을 흔들고, 어느 쪽도 만족하지 못할 거라던 박 의장 중재를 ‘협치’로 받아들인 결정을 스스로 희화화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 여야는 과거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검찰 공안부가 선거 수사에서 여당 편을 들고, ‘유권무죄’ 논란이 일어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검찰은 그것부터 반성하고, 국회는 중재안의 미비점을 촘촘히 메워가야 한다.

 

공소시효 6개월인 선거 수사가 지방선거 전후로 생길 수 있는 문제는 검찰 개혁 취지대로 수사기관 간 협업을 촉진시키고, 그래도 국민적 우려가 남는다면 국회에서 한시적으로 시효를 조정할 수도 있다.

검수완박의 대치 고비를 넘는가 했던 4월 국회가 다시 경색되고 있다.

 

1차적 책임은 국회 합의를 물린 국민의힘에 있다. 사흘 전 국민 앞에서 약속한 대로, 여야는 4월 국회에서 검찰개혁을 매듭짓고 원만한 정권이양과 민생 과제에 주력하기 바란다.

 

 

 

 

경향신문 오피니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장영수 칼럼] 검수완박 중재안, 진정 누구를 위한 건가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교체기의 최대 갈등사안이던 검수완박이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여야가 모두 수용하기로 함에 따라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로써 검수완박에 대한 갈등이 해결의 가닥을 잡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심각한 혼란 속에 빠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검수완박의 문제는 표면상 민주당과 검찰의 갈등으로 볼 수 있으며, 실제로 민주당의 공세에 검찰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모습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논의 진행 과정에서 검수완박의 파급효가 훨씬 큰 것으로 확인되었다.

 

단순히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하여 6대 범죄에 대한 수사공백이 문제되고 이는 국민의 인권보장에 사각지대를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민주당의 검수완박 강행에 대해 검찰뿐만 아니라 대부분 법률전문가들이 비판하고, 국민들도 다수가 반대하였을 뿐 아니라, 국민의힘, 나아가 참여연대, 경실련, 민변 등의 진보성향 단체들까지 반대하고 나섰다.

 

그런데 민주당은 법사위로 사보임했던 양향자 의원이 반대 의견을 보이자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켜서 탈법적인 안건조정위 통과를 시사하였다.

민주당의 입법폭주에 대한 비판 여론이 팽배한 가운데 박병석 의장의 중재안이 나왔으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중재안 내용이 검수완박의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한 이후에 검수완박은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검수완박에 대한 그동안의 비판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첫째는 검수완박 자체의 타당성에 대한 비판이고, 둘째 검수완박의 진행 방식에 대한 것이며, 셋째는 그 결과 수사공백으로 인해 국민에게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에 관한 것이다.

박병석 의장의 중재안은 이러한 비판들에 대해 아무런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검수완박의 타당성에 대해 검토하는 절차도 없으며 졸속으로 강행하는 문제에 대한 대안도 없다.

더욱이 수사 공백의 문제가 3개월을 4개월로 늘려서 해결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의 발족으로 검찰수사권 완전박탈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1년여 전에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라 경찰의 권한과 업무는 크게 증가하였다.

그 결과 경찰 수사의 지연에 대한 비판이 계속 늘고 있다.

 

업무량의 증가, 과거 검찰에서 담당하는 법률검토까지 해야 하는 부담, 그리고 경찰권의 비대화에 대한 우려로 인해 인력보충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6대범죄 중의 4개를 4개월 후에 경찰로 이관하는 것이 합리적인가?

과연 경찰이 4개월 동안에 이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전문인력과 노하우를 갖춘다는 것이 가능할까?

중수청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공수처의 예에서 보듯이 신설기관이 구성돼 제대로 수사역량을 갖추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결코 만만치 않다.

 

그런데 특위 구성 후 6개월 내에 입법을 하고, 입법 후 1년 내에 발족시켜서 바로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가?

오히려 제2의 공수처가 될 우려가 더 크지 않은가?

결국 그 타당성에 대한 검증조차 없이, 절차적 정당성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수사권의 이관에 따른 수사공백에 대한 충분한 준비 없는 검수완박의 결과는 국민을 범죄로부터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6대 범죄는 민생범죄가 아니기에 괜찮다고 말하는 자가 있다면, 이러한 범죄의 현재적·잠재적 피의자 또는 피고인일 것이다.

선거범죄가, 공직자범죄가 만연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민주시민은 존재하지 않을 터이니 말이다.

결국, 박병석 의장의 중재안 수용은 탈법을 불사하던 민주당에게 합법적 법안 처리의 기회를 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

국민의힘이 뒤늦게라도 합의안에 대한 재논의를 결정함으로써 정치적 야합 의혹을 벗어난 것은 다행스럽다.

 

이제 국민의 목소리가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에도 제대로 전달되기를 바란다.

무리한 검수완박 강행을 접고 국민의 입장에서 재논의하는 것이 민주당이 사는 길이고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다.

 

 

 

 

 

 

 

 

 

의장실 나오는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사설] 검수완박 야합 아닌 국민 위한 합의 이뤄야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국민의힘이 25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22일 여야가 합의한 중재안에 대해 다시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로 합의한 지 3일 만이다.

 

이준석 대표는 "공직 선거, 공직자 범죄와 관련해 중재안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국민들의 우려를 확인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야합이나 다름없는 합의안을 폐기하고 재논의하기로 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박 의장의 중재안은 기껏해야 검수완박의 시기만 늦췄을 뿐이고, 야당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검찰에 남아 있는 6대 범죄 수사권을 결국 단계적으로 모두 박탈하는 안이다.

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분야는 4개월 내, 부패·경제 분야는 1년 6개월 내 사라진다.

 

공직자와 선거 분야에 대한 검찰 수사가 사라지면 이득을 보는 사람은 따로 있다.

당장 오는 9월부터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산자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검찰의 손을 떠난다.

뿐만 아니라 6·1 지방선거 이후 선거사범에 대한 수사도 경찰로 넘어가야 한다.

여야의 검수완박 합의는 정치인 스스로 검찰 수사를 받지 않는 법안에 합의한 것이나 다름없다.

정치인과 권력자들만 살 판나게 생겼다는 얘기다.

검찰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정치권이 스스로 보호막을 치는 식이면 곤란하다.

 

국민들 눈에는 정권교체를 앞두고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가 사법 리스크에 대비해 '안심 보험'을 든 것으로 비칠 소지가 다분하다.

상황이 이러니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비호용 법안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런 검수완박 중재안이 백지화되면서 정국이 또다시 얼어붙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주 법사위에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조문 작업을 끝내고 본회의까지 열어 법안을 처리할 태세다.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둘러싼 충돌이 예상되지만 한번 합의한 전례가 있는 만큼 극적인 타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이 칼자루를 쥐고 있지만 입법 폭주 이후 후폭풍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다.

국민들은 급하지 않다.

여야는 굳이 시기를 못 박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해야 한다.

이번에는 야합이 아닌 국민을 위한 합의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