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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빚투족' 못갚은 빚, 결국 전국민이 떠안는다

 

 

©pixabay

 

 

 

 

 

 

 

5대은행 각사

 

 

 

 

 

 

지난 5월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비트코인 시세 그래프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서울 서초구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 고객센터 스크린에 비트코인

시세 그래프가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

 

 

 

 

 

 

빚투족' 못갚은 빚, 결국 전국민이 떠안는다

 

 

 

정부·금융위·법원 잇따라 '탕감'
성실하게 빚 갚은 사람들만 '바보'

 

 

 


정부와 금융·사법 당국의 ‘빚 탕감’ 정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불공정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들 정책에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탓에 성실하게 빚을 갚고 있는 상환자들 사이에선 “‘빚투’(빚내어 투자) 손실금까지 떠안을 수는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125조원 이상의 금융 지원을 담은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 추진현황 및 계획’을 보고했다.

이 계획의 핵심은 금리 인상기 취약층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특히 ‘청년 특례채무조정’은 저신용 청년의 채무 이자부담을 최대 50% 경감해주고 연체이자는 전액 감면해준다.

또 최대 3년의 유예기간 동안 이자율을 연 3.25% 저리로 적용해 갚도록 한다.

신용대출 금리가 이미 연 5%대에 진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혜택이다.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빚도 파격적으로 덜어준다는 방침이다.

30조원 규모 예산이 배정된 ‘새출발기금’은 부실채권을 정부가 매입해 채무를 없애주는 프로그램이다. 최대 원금의 90%까지 탕감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정부와 당국의 빚 탕감 정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1일부터 코인·주식 등에 빚을 내 투자했다

실패한 이들이 개인회생을 신청할 경우 손실금을 변제금 산정 때 반영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예컨대 기존에는 빚을 낸 1억원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해 3000만원만 남았을 경우 원금 1억원을 기준으로 변제금이 산정됐다.

그런데 앞으로는 산정 기준을 3000만원으로 잡겠다는 것이다.

 

파격적인 빚 탕감 정책이 쏟아지자 그동안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사람들은 허탈한 모습이다.

금융·사법 당국이 주식·코인 등에 ‘영끌 투자’를 했다가 실패한 이들을 대거 구제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투자의 기본 원칙인 자기책임원칙을 정부가 나서서 비틀고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직장인 임모(34)씨는 17일 “코인에 ‘영끌’하면 되는데 왜 직장을 다니냐는 비아냥을 들어가면서도 성실하게 적금만 부어왔는데 정부가 나서서 나 같은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재테크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정부가 투기를 조장한다” “도박하다 빚져도 나라가 없애준다” 등 조롱 섞인 글들이 쏟아졌다.

문제는 빚을 성실하게 갚아온 사람들까지 빚 부담을 함께 나눠 지게 된다는 점이다.

 

금융위는 이번 취약층 금융 지원 정책에 따라 최대 4만8000명이 연 263만원의 이자부담을 덜 것으로 보고 있다.

세금 1262억원을 이자 경감 정책에 쏟아붓는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상점(은행)을 압박해 외상값(대출)을 없애버린다면 그 손실은 어떻게 메우겠나”며 “결국 성실하게 이자를 내온 대출자들 금리가 조금씩 올라가는 방식으로 리스크가 분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 . 

 

 

 

 

 

 

금융위원회. ⓒ스카이데일리

 
 
 

 

 

 

금융당국, 최대 90% 빚 탕감… 은행에 채무조정 유도

 

 

 

민생지원 ‘새출발기금’ 추진

도덕적 해이·역차별 논란도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조치가 9월 만료를 앞둔 가운데 금융당국이 별도의 연장·유예를 추진키로 했다.

특히 윤석열정부의 민생금융지원 사업(10월 예정)인 ‘새출발기금’의 대상에서 빠진 대출자에게는 대출 원금을 90%까지 감면해준다는 것이 골자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의 추진현황 및 계획’을 논의했다.

 

코로나19를 겪는 동안 민간부채가 크게 늘어났는데, 최근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모두 빠르게 상승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청년·최저신용자 등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가운데 약 5%(약 93조원)가 금리상승에 따른 부실(우려)에 빠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조원 규모의 최약계층 금융지원예산에서 68조3000억원 정도를 정책금융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 부채 조정에 대부분(63조7000억원)을 투입하고, 신규자금에 일부(4조6000억원)를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9월 말 대출 상환유예가 종료되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포함한 대출자의 채무 조정을 위해 일종의 배드뱅크인 ‘새출발기금’을 만들기로 했다.

새출발기금은 1~3년 거치기간을 두고 10~20년 장기 분할 상환을 돕는 새 정부의 민생금융지원 사업이다.

부실(우려)채권 30조원 상당을 매입해 최대 90%까지 채무조정을 돕는다.

 

새출발기금 대상에서도 제외된 이들은 은행이 대출금액의 90~95% 정도까지 만기연장·상환유예를 해주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정상적으로 추진하는지 살피기 위해 금융감독원(금감원)과 공동 점검단을 가동키로 했다.

 

결국 은행의 부실 채무를 새출발기금에 넘기거나 은행이 기금과 거의 같은 조건으로 채무조정을 해주는 셈이다.

폐업이나 부도로 빚을 갚지 못하는 경우(연체 90일 이상 등)에는 새출발기금이 은행들로부터 대출채권을 넘겨받아 원금 60∼90% 감면을 포함한 채무조정을 해줄 방침이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계획은 9월 이후 대출 부실 위험을 은행도 일부 떠안아야 한다는 취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를 두고 정부의 역할을 민간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개인의 도덕적 해이를 오히려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한편 이달 초 서울행정법원은 코인·주식 등의 투자로 생긴 손실은 개인회생 절차에서 갚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법원이 이른바 ‘먹튀’를 부추긴다는 여론의 거센 비난이 이어진 바 있다.

 

 

 

 


 [김학형 기자 / hhkim@skyedaily.com]

 

 

 

 

 

 

 

 

연합뉴스

 

 

 

취약계층에 청년 '영끌족'까지? 연이은 '빚 탕감' 정책에 논란

 
 

자영업자·소상공인, 원금 최대 90% 탕감…

저신용 청년까지 이자 최대 50% 감면
결국 성실상환자들이 대신 갚는데…

도덕적 해이 방조 논란 우려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사태로 부각된 취약계층에 대해 '새출발기금'과 같은 수준으로 채무 조정 조치를 하도록 유도한다.

게다가 더 나아가 청년 '영끌족'에게까지 채무 조정에 나서자 성실상환자들의 부담이 과도해진다는 반발이 예상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대출 상환 유예가 종료되는 오는 9월 말까지 상환이 어려운 취약차주의 채무를 조정하는 '새출발기금' 신청을 받으면서, 지원 대상에서 빠진 대출자들도 은행이 기금과 동등한 수준의 채무 조정을 조치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채무 상환이 어려운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부실 채권을 약 30조 원 매입해 채무를 조정해주는 사업이다.
최대 1~4년의 거치 기간을 두고 10~20년 장기 분할 산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대출금리도 인하해준다. 특히 연체 90일 이상 부실 차주는 최대 90%까지 원금도 감면해준다.

그런데 은행들이 새출발기금 대상자로 차주들을 넘긴 뒤에도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차주들이 남을 수 있어, 은행들이 남은 대상자들에게 자체적으로 이 기금과 같은 수준의 혜택을 부여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은행권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초부터 정부의 금융지원 정책에 따라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대출 원금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도 유예했다.

그 결과 17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코로나19 금융 지원 실적' 자료에 따르면 정부의 금융 지원이 시작된 후 지난 14일까지 납기가 연장된 대출 및 이자 초액은 168조 5323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이자가 유예된 사례에 지난 5월 기업의 평균 대출 금리(연 3.60%)를 적용하면 약 3조 3578억원의 대출 원금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5대 은행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171조 8901억 원 규모의 잠재적인 부실 대출을 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금융당국은 금리가 급등하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취약층을 보호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조치란 입장이지만, 대출 만기 연장·상환 유예를 과도하게 지속하면 도덕적 해이를 불러온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취약차주 지원 프로그램 현장 점검 나선 이복현 금감원장. 연합뉴스

 

 

 

 

 


여기에 더해 논란의 불을 붙인 것이 지난 14일 발표한 '청년 특례 프로그램'이다.
'청년 특례 프로그램'은 청년층의 회생·재기를 명분으로 이자 감면, 상환유예 등을 신용회복위원회에서 1년간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만 34세 이하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채무 정도에 따라 이자를 30~50% 감면하고, 최대 3년간 원금 상환을 유예하면서 해당 기간 이자율을 3.25%로 낮춰준다.

신용대출 금리가 이미 연 5%대에 진입한 마당에 단순히 젊다는 이유만으로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해도 되느냐는 반발이 나온다.

 

주식·코인 등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해 '빚투'(빚내서 투자)하다 실패한 이들까지 정부가 나서서 채무를 감면해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청년 특례 프로그램을 발표하던 당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취재진으로부터 비슷한 지적을 받자 "취약계층에 대해서, 더군다나 2030 세대는 우리나라를 이끌어나갈 미래의 핵심"이라며 "이들이 재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빨리 마련해 주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나중에 부담해야 할 비용은 훨씬 더 클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2030뿐만 아니라 취약계층에 대해 추진하는 이유는 지원이 마땅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건강한 사회가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라며 "도덕적 해이 문제는 운용 과정에서 최소화하고, 지원 대상 등에 대해서도 협의해 해결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다음날인 15일 기자들과 만나 "(채무 조정 프로그램은) 소상공인이나 2030 청년들이 일시적인 외부 충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그들이 생태계에서 일탈하지 않도록 '넛지(nudge·부드러운 개입)'와 같은 형태로 도움을 주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위는 설명자료를 통해 "(청년이) 신용불량자, 실업자 등으로 전락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야 궁극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고 사회 전체의 이익과 후생을 높일 수 있다"며 "금융권과 함께 지원대상 및 수준, 심사기준 등을 세밀하게 설계해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면서도 정책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노컷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

을 하고 있다. [연합]

 

 

 

 

 

 

개인 빚, 세금으로 갚아준다?"..'빚탕감' 정책에 여론은 뜨겁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정부가 내놓은 '새 출발기금 30조원' 투입 정책에 대해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찬반 양측이 거세게 충돌하고 있다.

 

새 출발기금이 빚 갚을 능력 안 되는 자영업자·소상공인·빚투 투자자의 부담을 정부세금으로 탕감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여기에 찬성하는 측은 '사회안정'을 반대하는 측은 '형평성'을 주장하며 맞선 것이다.

 

한 누리꾼은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왜 개개인 빚을 나라 세금으로 갚아줘야 하느냐"면서 "공정이 사라진 정책이다.

공정하게 모든 국민 빚을 제로로 만들어주든지, 모든 국민에게 1000만 원을 주는 게 맞는 거 아니냐"는 게시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은 2900여 회의 추천과 240여 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누리꾼들의 높은 호응을 받았다.

 

같은 날 MLB파크에 게시글을 올린 한 누리꾼은 "이번 정책은 원금 탕감이 아니다.

대상자들이 가진 채권을 국가가 예산을 들여 은행으로 가져오고, 최장 10년까지 빌려주는 것"이라면서 "영끌 빚투족들이 파산과 회생절차를 거치면 대출을 내준 은행들이 손실을 보고 국가 경제에 손해가 갈 수 있기 때문에 나온 정책"이라고 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글 쓴 누리꾼의 주장처럼 '대한민국 경제 전체'를 위한 정책이라는 의견과, 부담해야할 이자를 탕감해주는 것만으로도 '혜택'이라는 의견이 대립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 사태로 상환 능력에 문제가 생긴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짊어져야 할 대출을 일부 탕감하거나 장기분할상환하도록 하는 대책을 내놨다.

 

이와 함께 소위 '빚투'에 나섰다 실패한 청년들 구제책도 발표했다.

새출발기금 30조 원을 투입해서 자산관리공사가 각 금융사로부터 채권을 사들인 뒤, 채무자들이 최대 3년까지 이자만 내도록 하고 최장 20년에 걸쳐 나눠 갚도록 한 것이다.

 

8조 7000억 원을 투입해, 연 7%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하는 대책도 내놨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 규모도 20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다양한 대출 상품을 대상으로 정부가 공적 자금을 활용해 이자부담을 경감해주는 정책을 내놓기로 하자, 빚투 등 일부 투자자들을 구제하기로 한 결정에 대한 불만·자영업자에 제공하는 특혜가 지나치다는 불만·집을 장만하지 못한 이들의 불만 등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15일 빚투(빚내서 투자) 등으로 손실을 본 청년층에 대한 구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완전히 부실화돼 정부가 뒷수습하기 보다 선제적으로 적기 조치하는게 국가 전체의 후생과 자산을 지키는데 긴요한 일"이라고 응답했다.

 

 

 

 

zzz@heraldcorp.com

 

 

 

 

 

정부가 내놓은 '빚투(빚내서 투자)'·'영끌(영혼까지 끌어 대출)' 청년층 채무 탕감

방안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정하지 않다" vs "영끌 이유 고려해야"…영끌·빚투족 지원 '갑론을박'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최근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면서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를 맞자 정부가 청년층의 금리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투자 책임이 개인에게 있는 만큼 정부의 지원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코로나19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던 당시 상황에 비춰 젊은층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고려해야 한다는 다른 의견도 있다.

 

정부는 14일 서울 중구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금융 민생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금리상승에 따른 소상공인·가계·청년·서민 등 취약부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저금리 등 대환과 채무조정, 신규자금지원을 추진하는 게 골자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약자인 청년층의 빚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신용회복위원회에 '청년 특례 프로그램'도 신설한다. 기존에 신청자격 미달 청년층에 대해서도 이자감면, 상환유예 등을 1년간 한시적으로 지원한다.

 

채무조정 프로그램 대상에 선정되면 소득·재산을 고려한 채무과중도에 따라 이자를 30~50% 감면받을 수 있다.

연 10% 수준의 금리가 5~7% 수준으로 낮아지는 것이다.

 

또 최대 3년간 원금 상환유예를 해주고 이 기간 연 3.25%의 낮은 이자율을 부과한다.

대상자는 만 34세 이하인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나이스 744점·KCB 700점) 저신용 청년층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로 대출이 늘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부동산 가격 폭등에 불안한 마음으로 내집 마련을 위한 '영끌'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서민들,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한 청년들 모두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가 선제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면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가 안고 가야 할 사회적 비용은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법원도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했다가 실패한 이들에 대한 구제 방안을 내놓았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달 개인회생 절차 관련 '주식 또는 가상화폐 투자 손실금' 실무준칙 조항을 새로 만들고, 1일부터 변제금 산정할 때 주식·가상자산 투자로 생긴 손실금은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개인회생이란 빚 부담으로 파탄에 이른 채무자 중 앞으로 계속 수입이 예상되는 이를 구제해 주는 제도로 일정 기간 빚 일부를 갚으면 나머지 빚이 탕감된다.

 

 

 

 

 

 

 

 

 

마포대교에 설치된 생명의 전화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하지만 청년층들의 경제적 재기를 위해 지원에 국가가 나선 것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영끌·빚투족(빚내서 투자하는 사람)들의 낸 빚을 성실하게 노동한 다른 사회구성원들이 지는 게 부적절하고,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직장인 A씨(25) "투자의 판단은 개인이 하는 것 아니냐"며 "누가 등 떠밀어서 투자한 것도 아니고 저금리 상황 이용해 투자했다가 빚지게 된 건데 자기책임 원칙을 벗어나는 정책 같다"고 토로했다.

 

반면 코로나19 대규모 유행 이후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2030세대 사이에서 영끌과 빚투는 물론 '패닉바잉'(공황 구매)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혼란스러웠던 상황인 만큼 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당시 너도 나도 '막차를 타야한다'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투자 실패 시 겪는 정신적 충격이나 생활고를 겪기도 하니 원금 상환을 늦춰주는 정도는 괜찮아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과 가상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한강 교량에서의 상당 전화량이 급증하기도 했다.

지난 4일 한국생명의전화에 따르면 'SOS생명의전화' 4일 올해 1~6월 한강 교량에서 상담 전화를 건 MZ세대는 전년 대비 8%p(포인트) 이상 늘었다.

 

전문가는 이번 대책에 대해 전 정부의 부동산 폭등 여파로 인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이전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사람들이 영끌로 내몰린 영향도 있다"며 "특히 영끌족의 상당수가 청년층인 만큼 현 정부는 이들에 대한 지원을 늘리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현재 금리인상으로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이고, 이후에는 실업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문제는 이 역시 청년층에게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빚 부담을 줄여주는 일회성 지원을 넘어서 청년 일자리 대책을 체계적으로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서울회생법원의 ‘개인회생 시 코인, 주식 등 투자 손실금은 재산 총액에 포함하지

않기로 한’ 준칙 발표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법원이 코인·주식 투자 빚 탕감? 사실은…

 

 

 

 

[일요신문] “만약 회생이 안된다면, 그때는 어떻게 될지 거꾸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파산하면 오히려 공공의 이익 측면에서 손해기 때문에 서울회생법원이 길을 열어준 겁니다.”

박광흠 법무법인 이래 변호사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개인회생 시 코인, 주식 등 투자 손실금은 재산 총액에 포함하지 않기로 한 준칙’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번 서울회생법원이 발표한 준칙은 그 자체로 엄청난 이슈가 되고 있다.

누리꾼 사이에서는 ‘성실하게 빚 갚은 사람만 호구 되는 세상’이라며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이슈는 6월 28일 서울회생법원에서 보도자료를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사실 서울회생법원 보도자료가 이슈가 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변호사들 중에서도 도산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대중적 관심에서는 멀어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도산법 전문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회생법원 판사도 이 정도 화제가 될 줄 몰라서 놀랐을 것”이란 얘기까지 나오는 배경이다. 
서초동 로펌에서 일하는 A 변호사는 “파산, 개인회생 등이 담긴 ‘도산법’은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익숙하지 않은 영역이다.

소위 시험에도 안 나오는 법이기 때문에 실무를 안 해 본 변호사들의 경우 어떤 취지인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회생법원 결정을 두고 비난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막말로 빚내서 주식하다 수익을 보면 주머니로 넣고 날리면 개인회생 절차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빚을 진 것도 사회적 약속인데 약속을 지키고, 국가에서는 최대한 받도록 해야지 왜 주식 손실금은 갚아야 할 빚에서 빼주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도산법 관련해 파산관재인이나 개인회생 절차를 관리하는 전문가들은 대개 ‘현실을 모르는 얘기’라는 입장이다.
파산은 그 역사가 1910년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개인회생은 2004년 만들어진 제도다.

 

두 제도의 차이를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채무자가 파산을 신청하면 법원은 이를 검토해 빚을 더 이상 갚을 수 없다고 판단하면 실행된다.

이때 채무자의 남아 있는 재산을 청산가치라고 하고, 이걸 채권자에게 소위 빚잔치라고 표현하는 배당을 통해 나눠주고 면책시켜준다.

 

이때 남아 있는 재산을 어떻게 설정할지, 숨겨둔 재산은 없는지 등을 법원에서 정한 파산관재인을 통해 확인한다.

파산이나 개인회생이나 개인 재산, 계좌 내역 등을 꼼꼼히 살펴본다는 건 같다.

다만 파산은 면책 뒤에도 파산 사실이 은행권에 통보돼 5년 동안 보관된다.

사실상 5년 동안 신용거래가 막히는 셈이다.

개인회생은 이와 달리 앞으로 갚을 여력은 있지만 과도한 빚 이자 증가 때문에 갚을 수 없게 됐을 때 실행하는 제도다.

개인회생은 개인이 변호사 등 법률 조언을 받아 개인회생 계획안을 제출하고 이게 통과되면 빚을 갚아 나가면 된다.

 

개인회생에서 갚는 돈은 파산 시 청산가치보다 높은 금액이 돼야 한다.

개인회생 계획안은 3년을 기한으로 벌이에서 최소 생활비를 빼고 얼마나 갚을 수 있을지 설정한다.

3년 동안 갚으면 나머지 빚은 면책된다.

 

개인회생의 경우 파산과 달리 면책을 받으면 바로 회생사실이 삭제돼 신용등급에 따라 신용거래가 가능해진다.

청산가치를 결정하는 계산에서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재산이지만 없는 것으로 계산하기도 하고, 없는 재산을 있다고 계산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서울의 경우 채무자의 5000만 원 이하 임대보증금은 개인 재산이지만 최소한의 생계 차원에서 청산가치에서 제외한다.

 

반면 채무자 본인 소유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재산 형성에 기여한 배우자가 소유한 부동산은 절반을 청산가치로 보는 경우가 있다.

예전에는 채무자가 배우자와 이혼한다면 부동산 절반을 받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청산가치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이번 서울회생법원 결정을 두고 비난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다른 하나는 빚을 진 것도 사회적 약속인데 약속을 지키고, 국가에서는 최대한 받도록 해야지 왜 주식·코인 손실금은 갚아야 할 빚에서 빼주냐는 것이다.

 

이처럼 청산가치 계산을 할 때는 여러 사정을 고려한다.

과거에는 빚 내서 투자했다가 날린 돈의 경우 비록 내가 갖고 있지 않은 돈이지만 청산가치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이번 준칙 도입으로 투자 실패로 날린 돈은 청산가치에서 제외하기로 변경됐다.

예를 들어 1억 원의 채무가 있는데 남아 있는 재산은 2000만 원인 채무자가 있다.

그런데 그가 투자로 날린 돈이 5000만 원인 경우 과거에는 청산가치가 7000만 원으로 잡혀 개인회생을 하려면 청산가치인 7000만 원 이상의 금액을 3년 동안 갚아야 했다.

 

그런데 이제는 투자손실금 5000만 원은 청산가치에서 제외돼 2000만 원 이상의 금액을 3년 이내에 갚으면 개인회생이 된다. 
과거 기준으로는 3년 동안 7000만 원을 갚을 수 없어 개인회생이 아닌 파산을 선택하면 채권자들이 남은 재산 2000만 원을 나눠 갖게 된다.

 

그렇지만 이제는 법률 조언을 받아 2000만 원 이상으로 책정되는 개인회생 금액을 3년 동안 갚는 개인회생 계획안을 마련하면 개인회생을 할 수 있게 됐다.

채권자 입장에선 조금이라도 더 채무를 받을 수 있고, 채무자는 파산이 아닌 개인회생을 통해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된다. 

채무자의 개인회생 금액은 청산가치 그대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고 개인회생은 수입에 따라 그 액수가 유동적이며 법원 측에서 상당히 꼼꼼하게 확인한다.

서울회생법원은 투자 빚 때문에 파산하게 되면 채권자도 손해고 채무자도 나락에 빠질 수 있으니, 계산에서 제외해 개인회생의 길을 최대한 열어주려고 한 것이다. 

언뜻 ‘왜 빚을 깎아주지?’, ‘투자로 날린 빚도 포함해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박광흠 변호사는 ‘현재 얘기 되는 사례나 상상과 달리 일반적인 파산, 개인회생 사례는 투자는 거리가 멀고, 갚다가 지쳐서 오래된 빚을 결국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파산, 개인회생까지 가게 된 채권은 사실상 받기 힘든 돈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파산관재인으로 일하면서 만난 수많은 파산 사례의 일반적인 모습은 나이가 많아서 일을 못하게 돼 신용카드를 쓰다가 결국 몸도 안 좋아져서 병원비까지 들어가는 다중채무자가 일반적이다. 계좌를 열어봐도 투자와 거리가 먼 경우가 100명 가운데 95명 이상이다.

 

‘빚내서 투자하다 실패하면 개인회생’이라고 하기에는 개인회생을 한 게 알려지면 회사에서 잘리는 등 페널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 변호사는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건 만약 개인회생 가는 길을 막았을 때는 파산으로 가게 된다. 이는 채권자도 빚을 받을 액수가 줄어들고 채무자도 나락으로 빠트리게 되는 결과다. 공리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투자 빚도 갚아야 할 빚으로 계산하면 개인회생으로 갚기를 포기하고 파산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도산법 전문 변호사들은 ‘빚을 냈으면 갚는 게 사회적 약속’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일리가 있지만, 반대로 파산 제도는 미국 등 선진국이나 자본주의가 성숙한 나라에서 오히려 더 활발하게 이용된다고 입을 모은다.

서초동의 다른 B 변호사는 “파산 제도 취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채무자를 빚으로 짓눌렀을 때 결국 채무자는 모든 걸 포기하고 기초수급자로 살아가게 된다.

그럼 결국 그 비용을 국가가 지불해야 한다.

 

이번 준칙은 채무자를 악성 채무에서 건져줘서 사회로 복귀할 수 있게 할 때 채무자의 빚이 투자 빚인지, 사업 빚인지 차이를 두지 않겠다고 설명할 수 있다.

 

사업 빚은 청산가치에 포함되지 않는데 투자 빚은 청산가치에 포함되는 바람에 채무자들이 개인회생을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이 부분을 고치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개인회생 관련 법률에 도박 빚은 채무에 포함되도록 했는데 투자 빚이나 도박 빚이나 뭐가 다른가’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누가 봐도 말도 안되는 사업을 벌이다 망했다고 하더라도 거의 전부 개인회생, 파산이 된다. 반면 투자 빚은 지금까지는 청산가치에 포함돼 왔다.

 

사업과 투자를 굳이 구별하는 건 투자를 백안시하는 문화 때문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면서 “애초에 서울회생법원 보도자료에도 채무자가 투자 실패를 가장해 재산을 은닉했다고 인정되면 은닉 재산은 청산가치에 반영한다고 했다.

 

또한 도박 빚은 채무 면책이 안되는 것처럼 실무에서는 도박에 가까운 투자, 인가 받지 않은 거래소에서 날린 돈 등은 면책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회생법원은 “투자 실패를 가장하여 재산을 은닉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청산가치에 반영하고 의심이 될 만한 정황이 있을 때는 자료 요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사진 = 연합뉴스]

 
 
 
 
 
 
 

 

성실히 빚 갚은 사람만 억울"…'빚투족' 이자 탕감에 부글부글

 

 

금융위 "도덕적 해이 알지만
청년세대 지원은 꼭 필요"

 

 
 

정부가 14일 발표한 금융 민생 안정 대책과 관련해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성실하게 원리금을 상환 중인 사람, 빚내서 투자하는 대신 근로소득 위주로 경제생활을 해온 이들을 역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다.

이번 대책 중에선 이른바 '빚투족'의 재기를 돕는 방안인 '청년 특례 프로그램'이 신설됐다.

청년층이 대출금으로 주식·가상자산 등 위험자산에 투자했다가 실패하며 과도한 빚을 지게 됐어도 채무 조정을 받아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지원 대상 청년은 신속채무조정 신청자격에 미달하는 경우에도 1년간 이자 감면, 상환 유예 등의 혜택을 받는다.

이날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청년 특례 프로그램에 도덕적 해이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짚었다.

김 위원장은 "(당국도) 도덕적 해이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진하는 것은 미래 핵심인 2030세대를 지원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사회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말했다.

 

 

 

 

 

 

 

 

 

 

 

 

청년 맞춤형 핀셋 금융 지원에 정권의 정치적 입장이 반영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청년층은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부담이 덜하고, 추후 경제활동을 통해 회생 가능성도 높아 금융 지원의 우선 대상으로 삼는 게 여러모로 적절하지 않다"며 "여권의 청년층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보니 주먹구구식으로 관련 정책을 만든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고 전했다.

민생 안정 대책에 포함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채무 경감 방안에 대해서는 성실 상환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코로나19 기간에 같은 영업난을 겪으면서도 성실하게 빚을 갚았던 차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어떻게든 은행 대출 이자부터 상환하려고 대리운전 같은 부업을 뛰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자영업자 고객이 많은데 이제 와 감면해준다니 배신감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며 "한계에 다다른 차주를 외면할 수는 없겠지만, 이래서는 '빚 갚는 사람만 바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대상 채무 조정에 대해서도 도덕적 해이 우려가 나왔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채무 조정 대상 기준을 세밀하게 설정하지 않으면 도덕적 해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상환하는 데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포함해 대출금 용처를 분명하게 해서 실제로 운전자금에 쓴 사람과 투자에 쓴 사람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지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pixabay

 
 
 

 

 
 
 

 

취약층 빚 탕감, 모럴해저드 막을 장치 보완해야

 

 

 

 정부가 지난주 내놓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저신용자, 청년층 등 취약 차주 금융지원 대책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금리가 치솟는 데 따른 이자부담 증대로 심각한 위기에 처한 민간부채의 출구전략이지만, 종전의 상환 유예에서 빚의 탕감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형평성과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문제가 집중 제기되고 있다.

 정부 대책의 골자는 ‘배드뱅크’ 성격의 새출발기금을 약 30조 원 규모로 조성하고, 한계상황에 몰린 자영업자 부실채무를 매입해 원금의 60∼90%를 경감하는 등 채무조정과 함께 장기·분할상환으로 전환해주는 것이다.

원금 감면 대상자는 25만 명 정도다.

 

현재 대출연장 및 상환유예가 적용되는 자영업자 대다수는 해당 조치가 연장된다. 특히 1년간 한시적으로 청년층 특례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저신용 청년의 빚에 대해 소득과 재산 등에 따라 이자의 30∼50%와 연체이자 전액을 감면하고, 최대 3년간 원금 상환을 유예해주기로 했다.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하고 복합적인 경제위기 충격으로 크게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청년 등에 대한 금융지원은 불가피한 측면이 크다.

최근 한국은행의 사상 첫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등 금리가 잇따라 큰 폭 오르는 상황은 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금융리스크 확산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며 “완전히 부실화돼 뒷수습을 하기보다는 선제적인 적기 조치가 긴요하다”고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취약계층, 또 2030세대가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빨리 마련해주지 않으면 사회가 나중에 부담해야 할 비용이 더 크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채무 원금까지 대폭 깎아주는 방식은, 그동안 성실하게 빚을 갚기 위해 노력해온 채무자들의 박탈감과 금융 모럴해저드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청년층 빚 탕감이 그렇다.

 

그동안 주식이나 코인 등에 대한 ‘빚투’(빚내서 투자)로 채무가 늘고 부실화한 청년들이 많은게 현실이다.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청년층의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돕고 재기를 지원하는 것이 시급하다 해도, 이들의 무리한 빚에 대한 책임을 면제하고 투자 손실까지 국가가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것은 적지 않은 부작용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보다 정교한 지원 방안과 모럴해저드 방지를 위한 대책 보완이 절실하다.

금융권과 함께 지원대상 및 수준, 심사기준 등을 합리적이고 세밀하게 설계해 정책효과를 살리면서 채무위기를 연착륙시켜야 한다.

가장 큰 문제인 모럴해저드를 차단할 수 있는 확실한 장치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동안 열심히 빚을 갚아온 정상적 채무자들과의 형평성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투데이 opinion@etoday.co.kr

 

 

 

 

 

 


사진=김선재 기자

 

 

 

 

취약계층 빚 탕감은 좋은데…‘안 갚아도 된다’ 인식 퍼질라

 

 

 

 

정부가 금리 상승기 채무부담이 크게 늘어난 취약차주에 대해 채무조정을 통해 상환부담을 낮춰주기로 했다.

코로나19로 부채가 많이 늘어난 자영업자·소상공인과 유동성 잔치로 호황이었던 자산시장에 빚을 내 투자했다가 시장이 침체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서민 투자자들이 대상이다.

 

금융당국 장기·분할상환, 대출금리 인하 등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상환부담을 경감시킬 방침이다.

또한 90일 이상 연체한 차주에 대해서는 원금을 최대 90%까지 감면해주는 ‘과감한 채무조정’가 함께 연 7%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사용 중인 차주에 대해서는 저금리로의 전환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빚을 내서 주식·가상자산 등에 투자했다가 최근 급격한 금리상승과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자산시장이 침체돼 어려움을 겪는 저신용 청년에 대해서는 소득, 재산 등을 감안한 채무과중도에 따라 대출이자를 최대 50% 깎아주는 ‘신속채무조정 특례 프로그램’도 신설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정부의 지원 규모는 125조원+α다.

 

취약계층·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국가적 의무 측면에서 이번 조치는 분명 필요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과 확산 차단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업시간 제한 등 방역조치로 불가피하게 빚을 지게 된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마땅히 이뤄지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건강한 사회가 이뤄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빚을 내 투자했다가 실패한 것까지 세금을 들여 구제해줘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당장 인터넷 커뮤니티는 “영끌 안 한 사람이 바보다”,

“정작 고생길 걷고 있는 것은 40대”, “착실하게 돈 벌어서 이자 잘 갚은 사람들을 아주 뭐같이 만드네” 등 역차별,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댓글로 들끓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30세대는 미래의 핵심으로, 이들에게 선제적으로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빨리 마련해주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나중에 부담해야 할 비용이 훨씬 클 것”이라며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자칫 ‘무리하게 빚을 내도 결국은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준다’는 식의 인식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빚을 안 갚아도 된다’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성실하게 채무를 상환하는 차주에 대한 역차별, 형평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시장경제,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금융소비자의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는 어디까지나 금융소비자 본인의 책임이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금융지원을 통해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빚만 내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정부는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또다시 찾아올지 모를 위기 상황에서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수도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사진제공: '금융위원회' 14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하고 있다.